1 00:00:42.876 --> 00:00:44.658 더 좋은 사람을 소개해 주셨잖아요 2 00:00:44.658 --> 00:00:47.282 - 오늘 또 신상 언니 나오셨어요 - 그러니까, 신상 언니 오셨어 3 00:00:47.520 --> 00:00:48.698 저 신상이에요? 4 00:00:49.539 --> 00:00:50.658 반갑습니다 5 00:00:50.658 --> 00:00:52.995 신상 남친을 저희가 또 이렇게 모셔왔어요 6 00:00:55.549 --> 00:00:56.331 반갑습니다 7 00:00:57.708 --> 00:00:59.787 현정 씨는 그냥 얼굴만 봤을 땐 신상 동생 같아요 8 00:01:00.044 --> 00:01:02.529 - 현정 씨 너무 어려보이세요, 진짜 - 아, 정말요? 9 00:01:02.529 --> 00:01:04.658 저 싱글맘 된 지 10년 차예요 10 00:01:05.143 --> 00:01:05.975 - 벌써 그렇게 됐어? - 네, 10년 차예요 11 00:01:05.975 --> 00:01:07.638 - 올해로 싱글맘 10년차예요? - 네 12 00:01:07.638 --> 00:01:09.124 오늘 와보시니까 어떠세요? 13 00:01:09.183 --> 00:01:11.510 일단은 촬영장 분위기는 너무 편안했고요 14 00:01:11.945 --> 00:01:18.381 경란 씨도 그렇지만 저도 이렇게 저의 틀을 좀 깨고 나오고 싶거든요 15 00:01:19.213 --> 00:01:23.084 언니, 제가 그 틀을 깨려고 이 프로에서 욕도 했어요 16 00:01:23.975 --> 00:01:29.896 제가 정말 울어도 보고 했지만 용기를 가지면 할 수 있더라고요 17 00:01:29.896 --> 00:01:32.520 진짜 이게 알을 깨려는 노력이 시작이에요 18 00:01:33.005 --> 00:01:36.302 내가 봤을 때 현정 씨가 너보다 알을 빨리 깨실 것 같아 19 00:01:37.203 --> 00:01:38.520 진짜 현정 씨는 그러실 것 같아 20 00:01:40.500 --> 00:01:42.876 여기서 아는 사이 있으세요? 21 00:01:42.876 --> 00:01:46.490 아는 사이 있죠, 지안 씨는 내 친구 동생이니까 저랑 아는 거죠 22 00:01:46.876 --> 00:01:47.926 정말 그렇네 23 00:01:48.262 --> 00:01:52.549 - 친구 동생이면 좀 설레고 그런 적은 없어요? - 친구 동생이면 좀 설레잖아요 24 00:01:52.995 --> 00:01:55.648 원래 친구 동생이면 다 설레요 25 00:01:57.520 --> 00:01:58.955 나도 지안 씨 볼 때마다 설렜지 26 00:01:58.955 --> 00:02:02.104 - 왜냐하면 너무 예쁜 친구 동생이니까 - 그러니까 27 00:02:02.232 --> 00:02:04.836 그러면 여동생이 남자친구를 데리고 왔을 때는 어땠어요? 28 00:02:05.183 --> 00:02:06.510 그 때도 내가 설레더라고 29 00:02:06.599 --> 00:02:07.965 - 진짜? 의외다 - 네 30 00:02:07.995 --> 00:02:18.876 - 예를 들면 동생이 결혼할 남자라고 데리고 오면 되게 제 심장이 쿵쿵쿵쿵 뛰어요, 가족이 되는 거니까 - 좋은 쪽으로 심장이 뛰었어요? 31 00:02:18.876 --> 00:02:19.589 좋은 쪽이죠 32 00:02:19.589 --> 00:02:23.133 - 진짜? 의외다 - 약간 남자대 남자로 견제하거나 그런 건 없었어요? 33 00:02:23.322 --> 00:02:27.282 - 저 녀석을 어떻게 하고 싶고 그렇진 않았어요? - 난 여동생의 눈을 믿었다고 할까? 34 00:02:28.351 --> 00:02:30.727 - 수로 씨 멋있는 오빠네 - 정말 그러네 35 00:02:30.727 --> 00:02:31.886 너네 오빠는 어떠셨는데? 36 00:02:31.886 --> 00:02:34.470 - 우리 오빠는 내가 데려온 남자 다 싫어했어 - 무조건 반대했구나 37 00:02:36.906 --> 00:02:39.213 우리 오빤 내가 만나는 남자친구는 다 싫어했어 38 00:02:40.183 --> 00:02:45.173 이유가 되게 웃긴 게 오빤 남자친구가 잘생기면 날라리 같다고 싫어하고 못생기면 왜 너는 눈이 낮냐고 싫어했어 39 00:02:46.242 --> 00:02:48.242 그냥 오빤 핑계를 갖다붙이는 거야 40 00:02:48.242 --> 00:02:49.193 그냥 동생 남자는 다 싫은거지 41 00:03:08.104 --> 00:03:09.470 샵이 너무 예쁘네 42 00:03:09.470 --> 00:03:11.965 저는 진짜 저기 가보고 싶어요 43 00:03:11.965 --> 00:03:13.896 - 그때 나왔던 그 가게예요? - 맞아요 44 00:03:15.520 --> 00:03:16.589 너무 이쁘다 45 00:03:23.767 --> 00:03:28.401 신기한 게 안 나가는 옷은 세일해도 안 팔려요 46 00:03:29.114 --> 00:03:32.747 이런 옷 예쁘기만 한데, 학생들한테 입히면 좀 예뻐? 47 00:03:33.559 --> 00:03:40.262 내가 말이야, 세일을 하는데도 사람들이 안 사가는데 꼭 내가 입고 나면 예쁘다고 벗어달래 48 00:03:43.876 --> 00:03:44.817 맞아, 맞아 49 00:03:45.906 --> 00:03:48.015 참 사람 심리가 이상하다고 50 00:04:00.718 --> 00:04:04.440 이 자켓도 얼마나 예쁜데 51 00:04:04.846 --> 00:04:06.737 이게 안 나가서 내가 제일 속상하네 52 00:04:09.341 --> 00:04:11.034 옷은 재고가 문제니까 53 00:04:11.034 --> 00:04:13.341 - 재고를 안 남겨야 돼 - 그렇지 54 00:04:13.510 --> 00:04:16.242 재고가 적게 쌓일수록 좋은 거니까 55 00:04:22.153 --> 00:04:23.124 내가 입지 뭐 56 00:04:25.084 --> 00:04:26.955 재고를 본인이 다 가져가네요 57 00:04:35.104 --> 00:04:36.124 이건 내 거야 58 00:04:38.582 --> 00:04:39.750 그 다음에 또 뭐가 있을까? 59 00:04:54.312 --> 00:04:56.054 이건 규원이 줘야겠다 60 00:05:00.193 --> 00:05:03.727 이래서 우리 가게는 재고가 없지요 61 00:05:03.727 --> 00:05:05.430 우리가 다 가지니까 62 00:05:33.124 --> 00:05:37.153 파티션에 걸 옷 63 00:05:37.431 --> 00:05:38.926 정리 다 안 했어, 아직? 64 00:05:39.599 --> 00:05:40.470 뭐지? 누구지? 65 00:05:41.272 --> 00:05:43.371 이것만 집어넣으면 돼, 이것만 66 00:05:43.371 --> 00:05:44.529 다른 건 내가 거의 다 했어 67 00:05:46.183 --> 00:05:47.846 - 내 언니야 - 언니가 첫째인 거 아니에요? 68 00:05:48.173 --> 00:05:49.846 - 내가 막내야 - 아, 그렇구나 69 00:05:49.846 --> 00:05:51.401 미인 집안이십니다 70 00:06:02.064 --> 00:06:03.450 저기 규원이 있네요 71 00:06:04.016 --> 00:06:05.085 조카도 있구나 72 00:06:06.114 --> 00:06:08.044 온 가족이 다 같이 하네 73 00:06:08.044 --> 00:06:09.341 규원아, 브이 한 번 해줘 74 00:06:10.678 --> 00:06:11.411 귀여워 75 00:06:12.143 --> 00:06:14.935 내가 조금 더 샵 분위기를 밝게 해보고 싶어 76 00:06:14.935 --> 00:06:16.143 봄맞이 하는 거야? 77 00:06:19.074 --> 00:06:22.876 아니, 그런데 이렇게 판매기록을 수기로 적어서 하는 사람이 어딨냐고 78 00:06:22.955 --> 00:06:24.223 그럼 이렇게 적지, 어떻게 적어? 79 00:06:24.223 --> 00:06:28.826 - 핸드폰으로 다 적거나 포스로 하는 건데 - 그러니까 내 말이 80 00:06:28.826 --> 00:06:31.975 - 엄마, 보통은 기록을 포스로 해 - 야, 이거 봐 81 00:06:32.341 --> 00:06:33.777 네가 딱 편 부분을 봐 82 00:06:34.252 --> 00:06:36.826 - 초록 바지? - 피부과 원장님 추천 83 00:06:37.282 --> 00:06:39.411 커트머리 허스키 하신 분 84 00:06:40.272 --> 00:06:44.361 그걸로 엄마는 단골손님들 기억을 하려고 한 거야, 나름 85 00:06:44.906 --> 00:06:47.916 봐, 병원 예약 두 번으로 했다는 분 86 00:06:48.460 --> 00:06:51.896 - 그건 뭐야? 밑도 끝도 없어 - 그러니까 내 말이 87 00:06:51.896 --> 00:06:55.173 - 나중에 보면 저걸 못 알아 봐 - 그 밑에는 '세상 여자 같으신 분'이라고 내가 적어놨잖아 88 00:06:56.480 --> 00:06:59.005 여자 같은 분이 한 두 분이냐고 89 00:06:59.747 --> 00:07:02.094 - 머리 긴 분도 있고 - 근데 엄만 왜 이렇게 적어놓는 거야? 90 00:07:02.470 --> 00:07:08.579 내가 될 수 있으면 그 분 한 분한테만 옷을 팔고 겹쳐지지 않게 하려고 하는 게 나의 노하우예요 91 00:07:09.688 --> 00:07:11.886 전 그 분만의 옷을 맞춰주려고 하거든요 92 00:07:11.886 --> 00:07:13.312 - 그래서 똑같은 옷 많이 안 갖다 놓는 거예요? - 네 93 00:07:13.312 --> 00:07:15.846 - 그럼 언니는 단골들의 얼굴이 보이겠네요 - 응, 난 보여 94 00:07:15.846 --> 00:07:18.163 난 애초에 딱 그렇게 맞춰서 옷을 가지고 오지 95 00:07:18.262 --> 00:07:21.866 - 어떤 분이 입을 옷인지 생각해서 가져오는 구나 - 어차피 손님들이 거의 한 동네 사람들이니까 96 00:07:23.767 --> 00:07:26.698 추울 수도 있는데 옷들 잘 챙겼지? 97 00:07:26.955 --> 00:07:30.341 - 레츠고 - 레츠고 98 00:07:30.450 --> 00:07:31.965 차 키 어디 있어? 다 끝났지? 99 00:07:31.965 --> 00:07:33.341 - 가자 - 가자 100 00:07:36.430 --> 00:07:38.025 떠나자 101 00:07:39.104 --> 00:07:50.767 우리 원조 멤버들끼리 나의 주 거래처인 동대문에 가서 물건들을 사 오는 작업을 하러 나가는 거예요 102 00:07:52.876 --> 00:07:58.440 - 가게 문 닫고 난 언니가 퇴근하는 줄 알았는데 또 출근이야 - 퇴근이 아니라 다시 일하러 가시는 거구나 103 00:08:05.312 --> 00:08:07.421 사람이 이렇게 없는 거 실화야? 104 00:08:08.401 --> 00:08:10.549 사람 없는 거 실화야, 대박이다 105 00:08:11.104 --> 00:08:15.193 나 8년 동안에 여기 이렇게 사람 없는 건 처음 봤어 106 00:08:15.312 --> 00:08:16.980 정말 저렇게 사람이 없구나 107 00:08:16.980 --> 00:08:18.688 난 정말 사람 없어서 깜짝 놀랐어 108 00:08:18.688 --> 00:08:21.034 - 관광객도 하나도 없으니까 - 관광객 아예 없어 109 00:08:21.163 --> 00:08:23.688 저긴 원래는 거의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았어 110 00:08:25.515 --> 00:08:27.757 - 난 다 사고 싶어 - 완전 봄 같은 옷들 많은데? 111 00:08:33.520 --> 00:08:35.183 어느새 봄이 왔어요 112 00:08:35.787 --> 00:08:37.223 화사해, 화사해 113 00:08:37.223 --> 00:08:38.876 진짜 봄 분위기네요 114 00:08:39.599 --> 00:08:42.876 나 근데 저기 한 번 따라가 보고 싶어요 115 00:08:43.044 --> 00:08:44.737 - 난 저기 한 번도 안 가봤어 - 한 번도 안 가봤어? 116 00:08:44.737 --> 00:08:47.084 - 우리 다음에 저기도 같이 가요 - 저기 정말 재밌는데 117 00:08:48.727 --> 00:08:50.896 언니, 우리도 여기서 옷 건져가야 돼, 오늘 118 00:08:51.143 --> 00:08:52.846 - 당연하지 - 저 원피스 예쁘다 119 00:08:52.846 --> 00:08:54.767 언니가 뭐 하나 딱 발견했다 120 00:08:55.510 --> 00:08:56.371 예쁘다 121 00:08:57.520 --> 00:08:59.223 - 저 집이 예쁘네 - 네 122 00:08:59.539 --> 00:09:00.510 예쁘다 123 00:09:00.718 --> 00:09:02.242 - 예쁘지, 규원아? - 응 124 00:09:03.658 --> 00:09:04.945 언니, 이거 하나씩 주세요 125 00:09:07.034 --> 00:09:10.332 예쁘다, 항상 언니들이 입으셔서 예쁜 거예요 126 00:09:13.134 --> 00:09:13.866 예쁘다 127 00:09:16.480 --> 00:09:20.272 장끼 넣어주세요 128 00:09:23.153 --> 00:09:24.539 감사합니다 129 00:09:24.539 --> 00:09:25.777 연락드릴게요 130 00:09:25.777 --> 00:09:26.955 감사합니다 131 00:09:27.015 --> 00:09:28.569 장끼가 영수증이네요 132 00:09:28.569 --> 00:09:31.302 이름이 그렇게 된 데에 어떤 유래가 있어요? 133 00:09:31.440 --> 00:09:36.945 저기 시장에서 하는 용어들이 다 달라서 그걸 모르고 가면 바보 취급을 당해요 134 00:09:36.945 --> 00:09:40.965 처음에 가면 '뭐야, 저런 것도 모르고 왔나' 상인들이 그래요 135 00:09:40.965 --> 00:09:43.926 - 일부러 저런 용어를 쓰나 보다 - 우리는 '장기 주세요' 그러면 춤추는데 136 00:09:49.183 --> 00:09:52.252 - 우리 아까 이거 스몰하고 미디움 샀니, 아니면 스몰만 했니? - 스몰, 미디움 137 00:09:52.351 --> 00:09:53.638 - 두 개 다 했어? - 응 138 00:09:56.213 --> 00:09:57.708 색감이 너무 예쁜데? 139 00:09:58.876 --> 00:10:00.500 예쁜 게 너무 많은데 어떡하지? 140 00:10:04.391 --> 00:10:06.391 난 너무 오랜만에 가니까 좀 설레 141 00:10:06.975 --> 00:10:08.361 - 그렇지 않아? - 맞아 142 00:10:15.064 --> 00:10:16.005 들어가시죠 143 00:10:17.143 --> 00:10:19.777 - 오랜만이에요, 언니 - 안녕하세요 144 00:10:19.876 --> 00:10:20.916 너무 오랜만이야 145 00:10:22.876 --> 00:10:23.529 어딘데? 146 00:10:25.025 --> 00:10:26.015 뭐지? 147 00:10:27.183 --> 00:10:30.876 - 언니, 보고 싶었어요 - 그래, 내가 방송 보고 알았어 148 00:10:31.124 --> 00:10:32.638 우리가 만난지 몇 년 됐죠? 149 00:10:33.223 --> 00:10:34.836 규원이 완전 아기 때부터 우리가 봤지 150 00:10:35.331 --> 00:10:38.609 우리가 규원이 중학교 1학년 정도부터 여기에 왔나? 151 00:10:39.490 --> 00:10:40.411 단골집이에요? 152 00:10:40.411 --> 00:10:44.381 저는 이제 단골집 위주로 많이 다니니까 저긴 7년 단골이에요 153 00:10:44.381 --> 00:10:46.747 그래야 제가 더 배울 것도 많아지니까요 154 00:10:47.539 --> 00:10:51.520 내가 규원이 키 작을 때부터 봤는데 어느새 이렇게 컸어? 155 00:10:51.520 --> 00:10:53.490 이제는 자기가 짐 들고 다니잖아 156 00:10:57.985 --> 00:10:59.747 규원인 그때도 짐 들고 다녔어요 157 00:11:05.391 --> 00:11:06.985 그때도 짐 들고 다녔대 158 00:11:07.826 --> 00:11:09.232 시킨 엄마는 기억 못해 159 00:11:10.520 --> 00:11:11.727 맞아, 그랬어 160 00:11:11.738 --> 00:11:15.094 - 난 그 때 내가 짐 다 들고 다닌 줄 알았는데? - 저 분은 너무 많은 걸 알고 계시는데? 161 00:11:15.094 --> 00:11:18.015 여기 오면 언니들이 규원이한테 천군만마야 162 00:11:19.173 --> 00:11:21.232 언니들이 너무 예뻐해줘요, 규원이를 163 00:11:21.401 --> 00:11:22.737 규원인 너무 예뻐요 164 00:11:22.737 --> 00:11:25.361 누가 안 예뻐해 주겠어, 너무 예쁜데, 애가 165 00:11:25.361 --> 00:11:27.520 애가 항상 엄마 도와주러 나가고 하니까 166 00:11:29.440 --> 00:11:31.440 그럼 나 우선 옷 좀 후딱 볼게요, 언니 167 00:11:32.133 --> 00:11:33.391 천천히 봐야 돼 168 00:11:34.520 --> 00:11:38.025 - 난 저런 거 잘 고르는 눈을 가진 분들이 부러워 - 맞아, 나도 공감해 169 00:11:38.253 --> 00:11:43.015 빨리빨리 하는 게 그나마 내가 할 수 있는 방법 중 최선이거든 170 00:11:43.302 --> 00:11:46.876 - 오래 시간을 두고 보면 안 돼 - 언니는 감각이 있으니까 저거 잘 고르는 거잖아 171 00:11:48.064 --> 00:11:50.351 얘는 이 색깔로 할까 봐요 172 00:11:51.312 --> 00:11:53.579 - 이걸로 할게 - 나도 저 색깔이 예쁜 것 같아 173 00:11:53.885 --> 00:11:56.737 - 이 옷이 좋은 게 그냥 티셔츠처럼 입어도 돼요 - 맞아 174 00:11:57.371 --> 00:11:58.658 - 예쁘다 - 예쁘다 175 00:12:00.064 --> 00:12:03.104 언니, 장끼 넣어주세요 176 00:12:03.797 --> 00:12:04.916 저게 장끼다 177 00:12:05.450 --> 00:12:07.371 우리 이제 장끼라는 말 알아들어 178 00:12:08.480 --> 00:12:12.153 장끼 넣어달라는 말이 되게 재밌네 179 00:12:12.430 --> 00:12:15.440 나도 저기 다음에 가게 되면 장끼 달라고 해야지 180 00:12:15.698 --> 00:12:20.034 그런 전문 영어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저기 가면 대우 받아요 181 00:12:20.034 --> 00:12:21.757 뭐 아는 것처럼 나도 해 봐야지 182 00:12:24.876 --> 00:12:28.292 - 안녕하세요 - 안녕하세요 183 00:12:29.520 --> 00:12:34.549 언니, 제가 정장 하나를 예쁘게 자켓으로 포인트 되게 매장에 딱 세워놓고 싶거든요 184 00:12:34.678 --> 00:12:36.312 기본 자켓도 있어요 185 00:12:37.787 --> 00:12:39.599 기본이 예쁘긴 한데 186 00:12:39.807 --> 00:12:41.410 - 애쉬 그레이 색상이에요 - 예쁘다 187 00:12:41.490 --> 00:12:44.242 - 이게 기본 자켓이구나 - 베이지도 예쁘고 188 00:12:49.708 --> 00:12:53.648 지금 이 스타일이랑 언니 입으신 허리 묶는 스타일 두 스타일인 거예요? 189 00:12:54.133 --> 00:12:55.421 예쁘다 190 00:12:55.421 --> 00:12:57.559 옷들을 정말 잘 만들어서 너무 예뻐요 191 00:12:59.549 --> 00:13:01.282 - 예쁘다 - 베이지색 예쁘다 192 00:13:04.965 --> 00:13:06.430 난 허리 묶는 게 예쁜데 193 00:13:06.797 --> 00:13:10.737 - 나는 이게 예쁜데 - 나도 이게 예쁜데 194 00:13:10.737 --> 00:13:12.896 - 너희는 묶는 게 예쁘다고? - 아니, 안 묶는 게 예쁘다고 195 00:13:13.015 --> 00:13:14.916 - 안 묶는 게 예쁘다고? - 네 196 00:13:14.916 --> 00:13:16.292 난 묶는 게 예쁜데 197 00:13:17.787 --> 00:13:21.163 끈 안 묶는 자켓에 요즘 운동화 신는 게 예쁜 거예요 198 00:13:21.777 --> 00:13:23.421 - 안 묶는 게 예쁘지 - 맞아요 199 00:13:25.173 --> 00:13:26.262 난 묶는 게 예뻐 200 00:13:27.450 --> 00:13:31.638 엄마는 그러면 색깔까지 포함해서 여기서 마음에 드는 1등 자켓이 뭐야? 201 00:13:36.559 --> 00:13:37.579 난 묶는 게 예뻐 202 00:13:38.124 --> 00:13:40.064 나는 근데 자신이 없어, 묶는 거는 203 00:13:43.836 --> 00:13:45.044 - 난 이 스타일이 좋아 - 핑크색 끈 묶는 자켓? 204 00:13:46.123 --> 00:13:48.073 이게 마음에 드나 보네 205 00:13:49.025 --> 00:13:50.401 그럼 언니, 나 이걸로 할게요 206 00:13:53.143 --> 00:13:54.846 답은 정해져 있어 207 00:13:54.955 --> 00:13:57.223 - 맞아, 그럴 거면 우리한테 왜 물어봤어? - 우리한테 왜 물어보는 거야? 208 00:13:57.223 --> 00:13:59.213 언니한테 사장님의 뚝심이 있어, 지금 209 00:13:59.213 --> 00:14:00.926 - 뚝심 보이죠? - 네 210 00:14:01.846 --> 00:14:02.945 저 뚝심은 좋은 거 같아 211 00:14:03.163 --> 00:14:08.599 근데 이제 묶는 거를 내가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는 두 가지 스타일링을 다 쓸 수 있거든 212 00:14:09.379 --> 00:14:11.488 - 맞아 - 정말 그렇네 213 00:14:11.488 --> 00:14:14.708 같은 가격이지만 두 가지 모델이 나올 수 있으니까 214 00:14:16.985 --> 00:14:19.322 아니, 오늘도 왜 이렇게 물건을 많이 해서 이 고생이야? 215 00:14:22.589 --> 00:14:24.916 그럴 때일수록 웃어야 되는 거야 216 00:14:25.668 --> 00:14:26.995 보따리 점점 커져 217 00:14:33.282 --> 00:14:34.559 저 블라우스 어때? 218 00:14:36.926 --> 00:14:38.450 - 저 블라우스 예쁘지? - 응 219 00:14:40.658 --> 00:14:42.114 어때? 언니, 한번 찾아봐봐 220 00:14:44.937 --> 00:14:45.581 색감? 221 00:14:49.034 --> 00:14:51.034 엄마는 지치지도 않나 봐 222 00:14:53.579 --> 00:14:56.331 나 허리가 끊어질 것 같다 223 00:14:57.747 --> 00:15:02.529 이게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고충이라고 할 수도 있겠죠 224 00:15:03.044 --> 00:15:10.678 적어도 실패율을 줄이고 뭔가 조금 알차게 운영을 하려면요 225 00:15:11.371 --> 00:15:16.183 사입을 해서는 안 된다고 전 생각을 하고 내가 직접 해야 하는 거예요 226 00:15:22.826 --> 00:15:23.718 힘들지? 227 00:15:24.678 --> 00:15:26.965 오늘 그래도 웬만큼 하지 않았니? 228 00:15:26.965 --> 00:15:28.965 아까 그거 하나만 사기 잘했지? 229 00:15:29.104 --> 00:15:30.044 어, 잘했어 230 00:15:30.609 --> 00:15:33.025 옷을 꽤 많이 샀네 231 00:15:33.025 --> 00:15:36.104 - 보따리 들고 가는 거 귀여워 - 나도 그런 광경 많이 봤는데 다 저 이유구나 232 00:15:36.549 --> 00:15:37.450 보따리를 질질 끌고 다니네 233 00:15:42.331 --> 00:15:43.421 한 시가 다 됐어 234 00:16:02.846 --> 00:16:03.935 힘들다 235 00:16:04.950 --> 00:16:05.796 다리 아파 236 00:16:07.401 --> 00:16:10.307 죽겠다, 죽겠다 237 00:16:11.272 --> 00:16:12.643 우리 엄청 많이 샀다 238 00:16:12.801 --> 00:16:14.247 - 그러니까 - 그치? 239 00:16:15.841 --> 00:16:21.490 여기 너 우리 처음 일 시작했을 때 여기 왔는데 너 기억 안 나? 240 00:16:22.361 --> 00:16:24.005 - 여기 왔었어? - 맨 처음에? 241 00:16:28.302 --> 00:16:32.910 - 우리 처음 가게 오픈해가지고 아동복 할 때 말하는 거야? - 맞아, 그 때 왔었잖아 242 00:16:32.915 --> 00:16:36.975 - 우리가 그때 와서 먹었던 집이 이 집이라고? - 그게 여기야, 그 때 우리 계란말이 먹고 했잖아 243 00:16:37.579 --> 00:16:39.697 그때도 내가 귀찮아서 처음에 있는 집 들어왔나? 244 00:16:40.163 --> 00:16:41.133 멀리 안 가고 여기 온 거지 245 00:16:43.044 --> 00:16:45.876 여기 식당가들이 다 맛있어 246 00:16:46.312 --> 00:16:49.866 - 근데 난 멀리 가기 귀찮으니까 여기 가자 - 그래, 가까운 데로 가자 247 00:16:52.797 --> 00:16:57.213 들어오자마자 영원히 변하지 않는 나만의 루틴이라고 할까? 248 00:16:58.059 --> 00:17:03.064 그러면 가게 운영한 다음에 야식을 계속 드시니까 몸무게가 더 늘었어요? 249 00:17:03.064 --> 00:17:08.203 그러니까 저런 패턴이 반복되다 보니까 내가 10kg가 딱 늘더라고 250 00:17:08.203 --> 00:17:10.470 - 그치, 야식 참기가 참 쉽지 않아 - 맞아 251 00:17:10.470 --> 00:17:12.554 - 근데 저 유혹이 너무 강해요 - 맞아 252 00:17:12.837 --> 00:17:14.935 - 야식이 역류성 식도염도 많이 유발해 - 맞아 253 00:17:14.935 --> 00:17:16.539 저 비주얼을 보고 어떻게 안 먹어? 254 00:17:16.539 --> 00:17:19.143 난 저건 한 10인분도 먹겠네 255 00:17:19.817 --> 00:17:23.836 수로 씨가 역류성 식도염 얘기하시더니 갑자기 순식간에 홀랑 넘어가시네 256 00:17:24.064 --> 00:17:25.401 나 침 고이네 257 00:17:29.995 --> 00:17:32.876 - 맛있겠다 - 맛있겠다 258 00:17:34.440 --> 00:17:35.559 너무 맛있겠다 259 00:17:40.421 --> 00:17:41.025 먹자 260 00:17:42.341 --> 00:17:45.529 - 맛있게 먹겠습니다 - 잘 먹겠습니다 261 00:17:56.688 --> 00:17:58.866 - 진짜 맛있겠다 - 너무 맛있게 먹네 262 00:17:59.163 --> 00:18:00.005 배고파 263 00:18:01.945 --> 00:18:07.985 처음에 너희 엄마랑 이모랑 여기 물건 하러 나왔을 때 다들 얼마나 웃겼는지 알아? 264 00:18:08.242 --> 00:18:08.797 맞아 265 00:18:11.688 --> 00:18:17.074 우리가 너무 아무것도 모르고 나와가지고 몸으로 부딪히면서 그냥 깨달은 거지 266 00:18:18.807 --> 00:18:19.727 진짜 그랬어? 267 00:18:21.767 --> 00:18:24.876 - 저거밖에 없죠, 뭐, 몸으로 부딪히면서 배우는 거 - 맞아요 268 00:18:24.876 --> 00:18:27.153 저희는 누구한테도 물어볼 곳도 마땅치 않았어요 269 00:18:28.421 --> 00:18:35.876 웬만한 집들은 갔을 때 텃세가 있었고 상인들이 너무 냉담하게 하면 나도 사람인지라 상처받았죠 270 00:18:36.331 --> 00:18:40.223 그래서 저도 남모르게 눈물도 흘리고 속상하고 막 이랬었어요 271 00:18:41.054 --> 00:18:46.450 그래도 전 정신 똑바로 차리자고 결심하고 슬픈 감정 같은 건 잊으려고 노력했었어요 272 00:18:47.579 --> 00:18:53.688 근데 내가 물건 하러 갔을 때 상인한테 뭐 해달라고 했는데 되게 기분 나쁘게 해서 규원이가 되려 화냈어 273 00:18:54.450 --> 00:18:58.737 규원이가 '엄마, 저기서 하지 마, 왜 그런 소리 듣고 있어' 이러더라고 274 00:18:59.153 --> 00:19:01.510 얘는 그게 이제 너무 속상했던 거지 275 00:19:03.351 --> 00:19:04.104 그런 것 같아 276 00:19:04.955 --> 00:19:11.361 내가 부모님이 하시는 일을 안 봤으면은 그냥 돈을 흥청망청 썼겠지 277 00:19:11.361 --> 00:19:18.965 그런데 엄마가 이제 딱 이혼하고 혼자 나 키우면서 엄마랑 나랑 이제 붙어있는 시간이 확 늘어났잖아 278 00:19:18.965 --> 00:19:28.005 그런데 내가 이제 엄마랑 딱 붙어서 보니까 돈 한 푼의 소중함을 알게 된 것 같아요, 조금 279 00:19:30.817 --> 00:19:32.312 딸이 너무 든든하다 280 00:19:32.312 --> 00:19:35.955 그 과정을 다 봐서 아이가 더 어른스럽나 봐요, 그렇죠? 281 00:19:35.955 --> 00:19:36.747 그럼, 당연하지 282 00:19:36.747 --> 00:19:39.252 - 그럼 애가 인생을 더 빨리 배우고 - 인생을 빨리 배웠어요, 규원이가 283 00:19:40.322 --> 00:19:41.450 좋은 교육인 것 같아, 저것도 284 00:19:41.450 --> 00:19:44.678 - 애들한테 되게 좋은 교육인 것 같아요 - 나는 저게 엄청 좋은 교육이라고 생각해 285 00:19:45.193 --> 00:19:45.787 맞아 286 00:19:49.302 --> 00:19:49.926 맛있다 287 00:19:57.302 --> 00:19:58.015 그런데, 엄마 288 00:20:04.569 --> 00:20:05.173 이거 받아 289 00:20:12.242 --> 00:20:13.341 뭐야, 선물? 290 00:20:14.698 --> 00:20:15.529 - 선물? - 저거 뭐야? 291 00:20:15.698 --> 00:20:16.698 선물인가 봐 292 00:20:19.232 --> 00:20:21.757 아니 원래는 내가 이 스타일을 좋아하거든 293 00:20:34.787 --> 00:20:35.559 사장님 294 00:20:36.658 --> 00:20:42.450 - 아까 엄마가 그거 예쁘다 해서 하나 제가 사려고요 - 자켓? 295 00:20:42.450 --> 00:20:44.707 - 자켓 하나 사려고요 - 같은 색으로? 296 00:20:45.505 --> 00:20:48.856 - 그거 하나만 지금 제가 사려고 하는데 지금 있어요? - 지금 바로 드릴게요 297 00:20:49.084 --> 00:20:51.183 - 규원이가 저걸 몰래 산 거예요? - 네, 애가 몰래 산 거예요 298 00:20:51.183 --> 00:20:53.202 - 저걸 몰랐어요, 언니가? - 네, 전 몰랐어요 299 00:20:55.965 --> 00:20:56.926 자켓이 너무 예뻤어요 300 00:20:56.926 --> 00:20:58.747 엄마 입어도 괜찮겠죠? 사이즈는 301 00:21:00.193 --> 00:21:01.648 엄마한테 그거 입고 방송 나가라 그래야겠다 302 00:21:04.490 --> 00:21:07.361 - 지금 입은 그 옷이야? - 규원이가 이걸 선물로 사왔더라고 303 00:21:07.559 --> 00:21:10.856 - 규원이가 엄마 스튜디오 녹화 때 입으라고 사 줬어요 - 예뻐라 304 00:21:11.678 --> 00:21:12.777 대견하다, 대견해 305 00:21:14.381 --> 00:21:22.183 엄마가 연기 활동을 할 때는 정말 이 한 행거 가득이 엄마만을 위한 옷이 걸려 있었어요 306 00:21:22.401 --> 00:21:24.727 엄마가 거기서 막 골라 입고 했었거든요 307 00:21:24.727 --> 00:21:30.945 지금은 그게 아니라 이 행거가 남을 위한 행거로 바뀌어버린 것 같아요 308 00:21:31.223 --> 00:21:43.747 더 좋은 거 많이 해주고 싶지만 그래도 제가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엄마한테 옷 한 벌 선물해주고 싶었어요 309 00:21:45.569 --> 00:21:47.430 - 애가 말하는 것도 예뻐 - 장하다 310 00:21:47.787 --> 00:21:48.886 대견하다, 대견해 311 00:21:49.094 --> 00:21:51.916 규원아, 예쁘다, 잘했다 312 00:21:53.292 --> 00:21:54.480 네가 엄마 거 산 거야? 313 00:21:54.737 --> 00:21:58.500 아니, 엄마 맨날 옷 없다고 하잖아 314 00:22:01.569 --> 00:22:05.114 엄마가 보고 좋은 걸로 해야 되니까 이걸 내가 선물하고 싶었어 315 00:22:05.331 --> 00:22:06.826 아까 이거 그 옷 아니야? 316 00:22:06.826 --> 00:22:07.549 맞아 317 00:22:07.866 --> 00:22:09.935 - 완전 감동이겠다 - 나 감동받아서 어떡해? 318 00:22:09.935 --> 00:22:13.015 아니, 엄마 맨날 엄마 옷은 안 사고 맨날 내 옷만 사주니까 319 00:22:13.015 --> 00:22:18.579 - 아니, 엄마는 아까 그거 산 게 새로운 학기 시작되면 입혀주려고 그랬던 거야 - 아니야 320 00:22:19.005 --> 00:22:20.064 이건 엄마 입으라고 321 00:22:20.421 --> 00:22:21.767 웬일이야 322 00:22:21.767 --> 00:22:24.708 아니 엄마도 이제 좀 예쁜 거 입고 다녀야지 323 00:22:24.995 --> 00:22:25.836 맞아 324 00:22:25.836 --> 00:22:33.797 이런 거 입고 엄마도 소개팅도 하고 하는겨 325 00:22:35.104 --> 00:22:37.213 이거 입고 언니 소개팅 하기로 했대 326 00:22:41.876 --> 00:22:42.747 마음에 들어? 327 00:22:42.747 --> 00:22:43.688 너무 마음에 들어 328 00:22:45.213 --> 00:22:46.401 이거 너무 마음에 들어 329 00:22:48.450 --> 00:22:49.361 여기다 놓을게 330 00:22:49.520 --> 00:22:51.708 고마워 331 00:22:51.708 --> 00:22:53.351 대신 매일 입고 다녀야 돼 332 00:22:54.529 --> 00:22:58.648 엄마가 이걸 언제 입어야 되냐면 월, 화, 수, 목, 금, 토까지 입고 일요일은 쉬는 날이야 333 00:23:01.807 --> 00:23:02.926 교복처럼 입어야 해, 어떡해? 334 00:23:02.926 --> 00:23:03.628 귀여워 335 00:23:04.361 --> 00:23:07.965 - 지금 약간 규원이가 국민 딸 같은 이미지예요 - 국민 딸? 336 00:23:09.391 --> 00:23:12.787 저런 딸 있으면 뭐 천군만마지, 뭐 337 00:23:13.579 --> 00:23:14.658 언니가 딸을 저렇게 만든 거예요 338 00:23:14.906 --> 00:23:19.638 그러니까 내가 만들긴 했어도 애를 저렇게 키우진 않았는데 스스로 저렇게 애가 컸어 339 00:23:23.064 --> 00:23:25.727 우리 지금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어 340 00:23:25.727 --> 00:23:28.143 이거는 이제 1라운드 끝난 거야 341 00:23:29.015 --> 00:23:29.500 그러네 342 00:23:29.500 --> 00:23:33.401 이거 빨리 먹고 2라운드, 더 큰 일이 남아있어 343 00:23:33.529 --> 00:23:34.262 빨리 먹자 344 00:23:34.262 --> 00:23:37.688 빨리 먹고 가게 가서 다시 다림질 하자 345 00:24:09.515 --> 00:24:11.767 더 밝아지기 전에 빨리 일해야 되겠다 346 00:24:13.495 --> 00:24:14.867 가자, 가자, 가자, 가자 347 00:24:14.907 --> 00:24:16.595 아침이 오기 전에 끝내자 348 00:24:17.753 --> 00:24:19.025 빨리, 빨리, 빨리, 빨리 349 00:24:19.074 --> 00:24:21.515 - 규원아, 안에 불 켜 - 알았어 350 00:24:22.133 --> 00:24:24.698 - 우리 최대한 초스피드로 합시다 - 그래 351 00:24:25.579 --> 00:24:30.628 - 사 온 옷을 다 정리해서 걸어놔야 되니까 - 다음 날에 매장을 오픈해야 하니까 그런 거구나 352 00:24:30.628 --> 00:24:33.428 그러면 가격 태깅을 먼저 해야 되는데, 언니 353 00:24:35.747 --> 00:24:36.648 태깅부터 해 354 00:24:37.935 --> 00:24:44.648 일단 옷걸이 하나씩 다 여기다가 걸어서 줘 355 00:24:45.698 --> 00:24:48.381 언니, 내가 주는 순서대로 옷을 걸어, 이리로 와 356 00:24:49.371 --> 00:24:49.965 소현아 357 00:24:50.876 --> 00:24:54.797 앉아서 이거 두 개 바지걸이에 걸고 저기다가 놔 둬 358 00:24:56.549 --> 00:24:59.628 소현아, 이거 잘 접어서 놔둬 359 00:25:01.549 --> 00:25:02.361 오케이 360 00:25:02.549 --> 00:25:04.312 나 곱하기도 안 된다, 새벽이라 361 00:25:06.242 --> 00:25:12.678 정말 많은 양의 물건이 필요할 땐 솔직히 이 일을 나 혼자 할 수가 없어요 362 00:25:12.747 --> 00:25:15.658 좀 큰 작업을 할 때 가족들과 같이 많이 나가요 363 00:25:16.223 --> 00:25:23.658 양으로나 질적으로나 많은 걸 선택해야 할 때는 다 같이 내가 움직이자고 부탁하는 편이에요 364 00:25:25.480 --> 00:25:27.767 그런데 진짜 남들 잘 시간인데 365 00:25:28.094 --> 00:25:30.242 그럼 보통 평균 언제 주무세요? 366 00:25:30.757 --> 00:25:36.846 전 거의 저렇게 일주일에 한 3번, 4번 정도 시장 나가서 저 생활을 그대로 하고요 367 00:25:37.143 --> 00:25:43.975 그다음 시장 가지 않는 나머지 날엔 제가 저녁 업무 끝나고 집에 가면 한 8시, 9시 정도 돼요 368 00:25:44.173 --> 00:25:46.906 - 제가 그러면 자는 게 아까워서 못 자요 - 못 자지, 당연히 369 00:25:46.906 --> 00:25:50.797 - 제가 졸려도 막 눈을 뜨려고 하는 게 자면 아침이 돼 버리니까 아까워요 - 그렇지 370 00:25:50.916 --> 00:25:52.184 시간이 아까워서 그렇구나 371 00:25:59.114 --> 00:26:00.589 - 혜정아 -0 응? 372 00:26:01.084 --> 00:26:09.381 맨날 이렇게 밤새우고 너 이렇게 고생하는 거 보면 언니도 마음도 아프거든 373 00:26:09.628 --> 00:26:12.906 사실 이렇게 늦게까지 일하면 나도 체력이 모자라서 힘들거든 374 00:26:14.331 --> 00:26:21.698 그러니까 너도 이제 좋은 사람 만나서 새롭게 출발하는 거 어떻게 생각하냐? 375 00:26:22.529 --> 00:26:25.223 보통 저런 얘기는 다른 방향 보면서 하죠 376 00:26:25.955 --> 00:26:27.886 맞아, 저런 얘긴 무심한 듯 해줘야지 377 00:26:28.638 --> 00:26:31.440 - 저렇게 툭툭 질문해야 무겁지 않게 들리니까 - 맞아 378 00:26:32.411 --> 00:26:33.539 보면 있잖아 379 00:26:35.836 --> 00:26:39.064 언니 너를 보면 내가 새롭게 출발하고 싶은 마음이 별로 안 들어 380 00:26:39.331 --> 00:26:40.609 뭐야? 381 00:26:40.678 --> 00:26:44.124 - 언니 본인이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아니잖아 - 내가 본을 못 보여서 네가 안 하는 거였어? 382 00:26:44.124 --> 00:26:46.589 언니 너가 모범을 못 보였어 383 00:26:50.826 --> 00:26:53.678 우리 형부가 약간 자상한 면이 없거든요 384 00:26:53.920 --> 00:26:58.722 언니가 속상해할 때를 제가 보면 그냥 결혼은 안 하는 게 상책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385 00:27:01.651 --> 00:27:09.151 규원이 너는 엄마한테 만약 남사친이든 누구든 남자가 생긴다면 바라는 조건이 뭐야? 386 00:27:09.941 --> 00:27:14.070 1번이 성격이야, 아니면 능력이야, 아니면 외모야? 387 00:27:15.189 --> 00:27:18.001 나도 이거 궁금해, 남사친 조건 388 00:27:23.842 --> 00:27:28.520 난 성격과 능력이 반반 좋은 남자였으면 좋겠어 389 00:27:28.827 --> 00:27:30.113 얼굴은 안 봐? 390 00:27:31.836 --> 00:27:33.123 외모는 필요 없어? 391 00:27:33.291 --> 00:27:35.519 내가 만날 거 아니니까 외모는 필요 없어 392 00:27:38.093 --> 00:27:41.796 소현이는 이모한테 남사친이 생긴다면 1번을 뭘로 볼 거야? 393 00:27:41.796 --> 00:27:43.905 - 저도 성격이요 - 성격? 394 00:27:44.048 --> 00:27:49.048 아니, 나는 외모가 1번인데 왜 아무도 외모를 안 봐? 395 00:27:52.424 --> 00:27:56.741 아직 정신 못 차리고 있는 거지, 네가 396 00:27:58.345 --> 00:28:03.612 그리고 네가 지금 그래도 제일 예쁠 때 좋은 사람 만나야지 397 00:28:03.612 --> 00:28:09.552 - 게다가 요즘 엄마가 미모에 물이 올랐어 - 그러니까 398 00:28:12.000 --> 00:28:16.040 그러니까 엄마는 남자를 만날 생각이 있어? 399 00:28:17.574 --> 00:28:22.000 아직까지는 나도 내 마음을 모르겠어요 400 00:28:22.000 --> 00:28:27.812 저도 음악이 막 나오고 이러면 설렐 때도 있긴 해요 401 00:28:28.059 --> 00:28:30.158 그런데 아직 그게 나의 일인지는 모르겠어요 402 00:28:30.842 --> 00:28:34.267 전 아직까지는 연애라는 게 남의 일 같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드는 거예요 403 00:28:35.198 --> 00:28:36.495 응, 그럴 수 있지 404 00:28:37.747 --> 00:28:39.499 언니가 너무 익숙해졌으니까, 저 삶에 405 00:28:52.539 --> 00:28:56.776 이제 너희 너무 피곤하니까 들어가서 얼른 자 406 00:28:56.776 --> 00:28:57.301 엄마는? 407 00:28:57.697 --> 00:29:01.123 엄마는 이거 DP 마무리만 하고 빨리 문 닫고 갈게 408 00:29:01.123 --> 00:29:03.737 엄마도 쉬었다가 옷 갈아입고 씻고 나와야 되니까 409 00:29:04.301 --> 00:29:05.113 우리 진짜 가? 410 00:29:05.251 --> 00:29:06.925 어, 얼른 가서 쉬어 411 00:29:06.925 --> 00:29:08.274 진짜 우리 가도 엄마 후회 없겠어? 412 00:29:08.274 --> 00:29:09.601 끝까지 있어야 해 413 00:29:09.898 --> 00:29:12.720 아니야, 나 이것만 하고 얼른 갈 거니까 다들 들어가 414 00:29:12.720 --> 00:29:13.651 아니면 너무 늦어 415 00:29:16.373 --> 00:29:17.581 이것 좀 거기다 걸래? 416 00:29:18.522 --> 00:29:20.611 - 가라 그러면서 내가 또 시키네 - 가라 그러면서 일을 시키는 거야 417 00:29:20.948 --> 00:29:23.383 엄마, 우리 갈게 418 00:29:23.621 --> 00:29:24.710 고생했어, 그거 뜨거우니까 조심해 419 00:29:26.076 --> 00:29:27.294 소현이도 수고했어 420 00:29:28.106 --> 00:29:29.106 전화할게 421 00:29:29.571 --> 00:29:31.918 이거 뜨거우니까 조심해 422 00:29:32.829 --> 00:29:33.928 전화할게 423 00:29:34.254 --> 00:29:36.888 - 엄마, 올 때 전화해 - 응 424 00:29:37.017 --> 00:29:38.858 - 안녕히 계세요 - 조심히 가 425 00:29:39.215 --> 00:29:41.007 - 올 때 전화해 - 알았어 426 00:29:41.551 --> 00:29:43.066 죽겠다, 죽겠어 427 00:29:43.066 --> 00:29:46.690 - 남들 진짜 잘 때 나와서 일어날 때 들어가네 - 맞아요 428 00:29:46.690 --> 00:29:49.928 그래야 남들이 일어났을 때 이 옷을 볼 수 있으니까 429 00:29:52.651 --> 00:30:03.205 예전에 내가 가지고 있었던 탤런트, 영화 배우, 화려했던 시절을 계속 내 머릿속에 갖고 있으면요 430 00:30:03.542 --> 00:30:09.842 내가 지금 꼭 해야 될, 내 눈앞에 있는 것들을 놓치고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거든요 431 00:30:12.287 --> 00:30:12.911 예쁘다 432 00:30:17.059 --> 00:30:21.901 나도 이거 운동해야 해, 아침 체조 433 00:30:23.099 --> 00:30:30.871 어떤 한 가정을 꾸리는, 책임을 지는 사람으로서 내 감정놀이를 할 시간이 없더라고요 434 00:30:33.515 --> 00:30:36.802 진짜 허리가 부러지겠다, 부러지겠어 435 00:30:40.317 --> 00:30:49.644 그러니까 어쩔 수 없이 그 모든 건 다 묻어두고 전 그냥 규원이, 엄마, 내 가족들만 생각하기로 했어요 436 00:30:50.911 --> 00:30:58.218 전 잘 참고 가면 언젠가는 좋은 날이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부딪히면서 지금까지 해왔던 것 같아요 437 00:31:08.366 --> 00:31:11.752 - 혜정의 밤은 48시간이네요 - 맞아, 48시간 438 00:31:12.515 --> 00:31:13.436 그런 것 같아요 439 00:31:14.466 --> 00:31:23.277 제가 어느새 7년을 가게를 하다 보니까 희로애락이 저 안에서 다 있어서 지금은 또 다른 집이 됐어요 440 00:31:23.713 --> 00:31:30.663 - 그리고 미웠던 고객들도 세월이 지나니까 이제는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었죠 -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었구나 441 00:31:30.663 --> 00:31:35.050 내가 최선을 좀 다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좀 끈끈해진 것 같아요 442 00:31:35.050 --> 00:31:37.136 - 그것보다 규원이가 사 준 옷 좀 보여주세요 - 옷 좀 자랑 좀 해봐요, 언니 443 00:31:37.136 --> 00:31:38.745 한 번 쭉 걸어보세요, 언니 444 00:31:38.774 --> 00:31:40.839 규원이한테 선물 받았는데 그래도 자랑 좀 해 주세요 445 00:31:42.176 --> 00:31:44.403 언니 옛날에 했던 모델 포즈 해 주세요 446 00:31:44.403 --> 00:31:46.448 - 정말 내가 또 보여줘야 하나? - 워킹 한 번 해주세요 447 00:31:46.903 --> 00:31:49.101 워킹 한 번 해주세요, 워킹 한 번 448 00:31:49.101 --> 00:31:50.452 한 바퀴 도셔야겠네 449 00:31:50.591 --> 00:31:52.131 한 바퀴 돌아주세요 450 00:31:52.131 --> 00:31:53.319 그리고 장끼 주세요 451 00:31:56.745 --> 00:31:59.655 - 날씬해 보여 - 예뻐요 452 00:31:59.655 --> 00:32:00.966 규원아, 고마워 453 00:32:02.046 --> 00:32:04.145 너무 아름다우시다 454 00:32:04.313 --> 00:32:06.164 규원이의 마음도 아름답고 455 00:32:06.164 --> 00:32:08.214 맞아, 규원이 마음이 너무 예뻐요 456 00:32:09.501 --> 00:32:11.659 언니 근데 이거 진짜 주 6일 입어야 돼 457 00:32:11.659 --> 00:32:13.966 어떡해, 그럼 옷을 언제 빨아? 458 00:32:15.362 --> 00:32:21.659 - 국민들이 많이 아실 것 같아요, 규원이가 사준 거니까 자주 입으셔도 돼요 - 맞아요 459 00:32:22.157 --> 00:32:24.237 근데 자주 입어줘야 돼요, 언니 460 00:32:24.860 --> 00:32:31.553 그래야 규원이가 되게 뿌듯해하고 기뻐하고 엄마가 이렇게 좋아하는구나 하고 좋아하더라고 461 00:32:45.395 --> 00:32:46.395 여기가 언니 집이에요? 462 00:32:47.068 --> 00:32:49.346 - 엄청 깔끔하다 - 집이 너무 예쁘다 463 00:32:49.534 --> 00:32:50.336 예뻐 464 00:32:51.080 --> 00:32:54.516 안녕하세요, 저는 배우 박현정이고요 465 00:32:54.872 --> 00:33:01.308 저는 1995년도 KBS 슈퍼 탤런트 1기로 방송국에 들어왔고요 466 00:33:02.318 --> 00:33:04.654 저때는 언니가 되게 보이시한 캐릭터셨구나 467 00:33:04.654 --> 00:33:05.981 네, 제가 저 때 커트머리였었어요 468 00:33:05.981 --> 00:33:07.348 너무 예쁘다, 저 옷도 469 00:33:20.981 --> 00:33:24.338 그리고 저는 10년 차 싱글 맘입니다 470 00:33:27.605 --> 00:33:28.753 저한테 딸이 둘 있는데요 471 00:33:32.209 --> 00:33:36.407 큰 아이는 지금 일본에서 공부를 하고 있고요 472 00:33:37.942 --> 00:33:39.278 - 하이 - 안녕 473 00:33:39.625 --> 00:33:40.536 수인아, 어디야? 474 00:33:42.050 --> 00:33:42.724 나 도서관이야 475 00:33:42.724 --> 00:33:43.476 도서관? 476 00:33:45.546 --> 00:33:46.773 수인이는 지금 일본에 있어요 477 00:33:47.635 --> 00:33:51.698 - 지난번에 너 협회에다가 장학금 신청한 거 있잖아 - 그거 합격했어? 478 00:33:51.698 --> 00:33:52.985 - 응, 합격했어 - 진짜? 479 00:33:52.985 --> 00:33:56.035 어, 진짜 방금 전화 왔어 480 00:33:56.530 --> 00:33:59.678 - 진짜로? - 응, 진짜 합격했어 481 00:33:59.827 --> 00:34:01.163 되게 뿌듯했겠다 482 00:34:01.163 --> 00:34:02.104 뿌듯했어요 483 00:34:03.282 --> 00:34:06.144 둘째 딸은 고등학교 2학년이 되고요 484 00:34:06.401 --> 00:34:08.579 춤을 아주 좋아해요, 우리 세정이는 485 00:34:19.886 --> 00:34:22.385 우리 세정이가 지금 댄스 학원 다니고 있거든요 486 00:34:22.385 --> 00:34:24.242 그럼 댄서가 꿈인가요, 세정이는? 487 00:34:24.469 --> 00:34:27.431 - 네, 세정이는 춤을 좀 전공을 하고 싶어해요 - 춤 잘 추는 것 같아 488 00:34:27.431 --> 00:34:31.213 세정이가 지금 전문 학원 다닌 지 한 2, 3개월 정도밖에 안 됐어요 489 00:34:32.837 --> 00:34:33.356 앞뒤 490 00:34:34.411 --> 00:34:34.965 옆으로 491 00:34:37.698 --> 00:34:38.262 어깨 492 00:34:39.530 --> 00:34:40.025 머리 493 00:34:43.906 --> 00:34:45.847 언니, 예쁜데 좀 뻣뻣하네 494 00:34:48.718 --> 00:34:53.334 현재는 저와 우리 세정이가 둘이 한 집에서 아주 잘 살고 있습니다 495 00:35:10.892 --> 00:35:16.783 - 집이 너무 예쁘다 - 웬만한 인테리어 전문점에서 해놓는 집 같이 잘 해놓으셨네 496 00:35:17.932 --> 00:35:19.565 인테리어는 직접 하시는 거예요? 497 00:35:19.565 --> 00:35:21.150 - 인테리어를 본인이 직접 하신 거예요? - 네 498 00:35:21.150 --> 00:35:23.526 - 진짜 인테리어 감각이 좋으시다 - 진짜 너무 예쁘다 499 00:35:35.357 --> 00:35:44.051 제가 딸과 같은 공간에서 잠을 자고 싶어서 그냥 그렇게 침실을 텄죠 500 00:35:48.872 --> 00:35:49.932 벽이 없어요 501 00:35:51.308 --> 00:35:53.021 애들이 사춘기인데 안 싫어해요? 502 00:35:53.090 --> 00:35:58.377 딸들하고 저는 그냥 각 방 쓰고 싶지가 않아서 아이들한테 양해를 구했죠 503 00:35:58.377 --> 00:36:00.110 그냥 큰 방 느낌이네 504 00:36:00.110 --> 00:36:03.060 - 되게 특이한 구조예요 - 되게 특이하다 505 00:36:04.397 --> 00:36:08.674 다른 친구들처럼 저도 방이 있으면 꾸미고 싶어요 506 00:36:10.318 --> 00:36:13.855 벽지도 새로 해서 엄마가 아무것도 못 붙이게 해요 507 00:36:15.152 --> 00:36:18.806 둘이 동상이몽이야, 다른 생각을 하고 있어 508 00:36:18.806 --> 00:36:22.380 - 우리 3학년짜리 아이도 꾸미고 싶다고 하는데 - 이건 저의 욕심이었어요 509 00:36:31.440 --> 00:36:37.360 전 배우 생활 한 5년 정도 하다가 결혼을 했고 그리고 두 아이를 낳았어요 510 00:36:52.531 --> 00:36:58.719 전 결혼 생활을 13년 정도 하고 2011년도에 이혼을 했어요 511 00:37:06.184 --> 00:37:07.451 그때 전 너무 힘들었어요 512 00:37:07.709 --> 00:37:13.541 그래서 제가 정말 세상이 무서웠고 사람 자체가 너무너무 무서웠어요 513 00:37:13.857 --> 00:37:15.818 그래서 제가 밖을 못 나갔어요, 한동안은 514 00:37:17.600 --> 00:37:21.184 공황장애 있으신 분들의 증세를 제가 그때 겪었어요 515 00:37:22.461 --> 00:37:27.808 정말 우울하고 힘들었던 시절이 저도 있었어요, 동굴에 갇혀있었던 시절이 516 00:37:31.897 --> 00:37:37.593 공식적으로 이렇게 인터뷰한 건 처음인데 10년 동안 기사는 계속 나오는 거예요 517 00:37:37.593 --> 00:37:39.355 저는 인터뷰를 한 적이 없었거든요 518 00:37:40.563 --> 00:37:47.643 그리고 그런 댓글들이 너무너무 자극적으로 너무 힘들게 다가오더라고요, 저한테 519 00:37:48.524 --> 00:37:56.355 아이들한테 어느 날은 그냥 불러서 제가 솔직하게 얘기했어요, 댓글에 너무 상처받지 말라고 520 00:38:04.662 --> 00:38:14.801 엄마가 아빠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나쁜 사람이 아니라고 말해줬어요 521 00:38:15.247 --> 00:38:19.247 엄마가 저희한테 상처받지 말라고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522 00:38:38.127 --> 00:38:44.346 엄마가 우리 돌보느라 하고 싶은 연기나 하고 싶은 것들도 많이 못했는데요 523 00:38:45.049 --> 00:38:53.474 엄마가 하고 싶었던 것들을 많이 하고 즐기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524 00:38:56.078 --> 00:39:00.187 두 딸들이 지지해줘서 제가 이 프로그램을 할 수 있었어요 525 00:39:01.227 --> 00:39:03.494 제가 딸들 덕에 용기를 내서 출연하게 됐어요 526 00:39:41.156 --> 00:39:41.567 팔 쭉 527 00:39:45.810 --> 00:39:46.454 어깨 528 00:39:49.191 --> 00:39:49.734 팔 529 00:39:51.046 --> 00:39:53.341 나 진짜 뻣뻣하다 530 00:40:01.313 --> 00:40:01.867 옆으로 531 00:40:05.501 --> 00:40:06.026 머리 532 00:40:08.501 --> 00:40:09.006 달려 533 00:40:09.719 --> 00:40:10.303 반대로 534 00:40:11.323 --> 00:40:12.154 잠시 535 00:40:16.303 --> 00:40:17.154 이렇게 하면 돼 536 00:40:17.263 --> 00:40:18.263 재밌다 537 00:40:19.392 --> 00:40:20.778 근데 왜 이렇게 숨이 차냐, 엄마는 538 00:40:21.501 --> 00:40:22.610 넌 숨 안 차? 539 00:40:22.699 --> 00:40:23.610 난 숨 안 차지 540 00:40:25.273 --> 00:40:26.714 너무 아무렇지 않게 숨 안 찬다고 하네, 애가 541 00:40:26.714 --> 00:40:29.595 - 애는 기술로 하고 현정 씨는 힘으로 해서 그렇지 - 맞아 542 00:40:29.803 --> 00:40:30.803 배고파, 세정아? 543 00:40:30.961 --> 00:40:31.486 나 조금 배고파 544 00:40:33.001 --> 00:40:34.080 아, 목 말라 545 00:40:35.001 --> 00:40:36.278 전 흥만 많아요 546 00:40:37.367 --> 00:40:41.783 제가 흥과 열정은 많아요, 이게 몸이 잘 안 따라줘서 그렇지 547 00:40:42.149 --> 00:40:48.951 제가 운동을 시작하게 되니까 몸도 건강해지고 그리고 마음도 많이 밝아졌어요 548 00:41:28.476 --> 00:41:31.654 한 번 더 549 00:41:34.209 --> 00:41:36.060 - 세정아 - 응 550 00:41:36.258 --> 00:41:38.110 - 준비 다 됐어? - 응 551 00:41:38.288 --> 00:41:40.100 어, 얼른 나와, 밥 먹게 552 00:41:41.635 --> 00:41:43.922 예쁘게 아침상을 차려주셨네 553 00:41:47.229 --> 00:41:49.338 - 세정아, 몇 시에 수업 끝나, 오늘? - 오늘? 554 00:41:50.258 --> 00:41:53.001 7시 수업이니까 9시 쯤 끝날 것 같아 555 00:41:53.585 --> 00:41:54.140 9시? 556 00:41:54.496 --> 00:41:56.060 그럼 집에 오면 몇 시쯤 돼? 557 00:41:56.060 --> 00:41:59.852 - 엄마가 거기 지하철역 앞으로 나갈게 - 10시 558 00:41:59.852 --> 00:42:00.872 - 10시? - 응 559 00:42:01.407 --> 00:42:04.318 그러면 도착하기 한 10분 전에 엄마한테 전화해 560 00:42:04.318 --> 00:42:04.852 응 561 00:42:10.783 --> 00:42:11.922 맛있지, 된장국? 562 00:42:13.357 --> 00:42:15.575 그냥 된장에 풀어서 넣기만 해도 맛있어 563 00:42:22.783 --> 00:42:32.833 근데 세정아, 너 이제 개학하면 국영수 학원을 좀 다시 알아봐야 되지 않아? 564 00:42:33.288 --> 00:42:38.536 너가 그냥 개학하면 국영수 학원 알아본다고 그랬었잖아 565 00:42:45.120 --> 00:42:54.308 근데 요새는 내가 지원하려는 전공에선 거의 많이 공부를 안 봐 566 00:42:56.981 --> 00:42:57.793 - 응? - 무슨 말이야, 그게? 567 00:42:59.664 --> 00:43:02.476 입시에서 공부 성적 반영을 많이 안 한다고 568 00:43:02.971 --> 00:43:04.892 - 네가 가려고 하는 과가? - 응 569 00:43:05.744 --> 00:43:09.892 그래도 너도 성적 신경 써야 되지 않나? 570 00:43:09.892 --> 00:43:13.308 그거 그래도 내신 비율이 한 20% 들어가지 않아? 20, 30%? 571 00:43:13.466 --> 00:43:15.031 많아 봐야 20%야 572 00:43:18.704 --> 00:43:21.338 그래도 국영수는 좀 잡고 가야 되지 않을까? 573 00:43:22.625 --> 00:43:25.001 - 근데 학원비도 많이 들고 - 응 574 00:43:25.041 --> 00:43:29.882 난 학원에 있을 때 좀 시간이 좀 아까워 575 00:43:36.516 --> 00:43:45.209 그래도 네가 학교 공부는 잡고 가야 선택의 폭이 좀 넓어지지 않을까? 576 00:43:49.625 --> 00:43:52.734 내가 부족한 게 있으면 그냥 인강으로 들을게 577 00:43:53.941 --> 00:43:55.664 - 너 학원 안 간다고? - 응 578 00:43:55.793 --> 00:43:56.180 왜? 579 00:43:58.219 --> 00:44:00.249 나 좀 믿어줬으면 좋겠어 580 00:44:00.615 --> 00:44:01.605 나 열심히 할게 581 00:44:05.664 --> 00:44:07.743 엄마는 너 믿지, 당연히 믿지 582 00:44:15.826 --> 00:44:17.416 되게 조심스럽게 모녀가 대화하네 583 00:44:21.466 --> 00:44:22.421 다녀올게 584 00:44:23.758 --> 00:44:25.916 - 잘 갔다 와 - 응 585 00:45:00.713 --> 00:45:06.059 근데 저렇게 아이가 학교를 가거나 학원을 가고 나면 집에 아무도 없어요 586 00:45:06.059 --> 00:45:07.871 그러니까 제가 말할 사람도 없고요 587 00:45:08.545 --> 00:45:15.079 그러니까 우리 어렸을 때 엄마들이 그랬잖아요, 너네 무슨 말만 하면 엄마랑 얘기도 안 하려고 그러냐고 588 00:45:15.079 --> 00:45:18.525 - 그런데 엄마도 진짜 말할 사람이 없었던 거야 - 엄마도 말할 사람이 없는 거지 589 00:45:36.257 --> 00:45:37.990 빨리 음식 만들어야 되겠다 590 00:45:38.990 --> 00:45:40.782 - 음식을 왜 만들지? - 집에 아무도 없는데요? 591 00:45:40.782 --> 00:45:41.544 음식을 왜 만들어요? 592 00:45:41.713 --> 00:45:42.663 누가 오시나? 593 00:45:42.663 --> 00:45:44.851 양파 반을 잘라 넣고 594 00:45:47.574 --> 00:45:48.733 생강 말린 거 595 00:45:52.455 --> 00:45:53.564 된장 한 큰술 596 00:46:00.723 --> 00:46:02.228 수육 잘하기 쉽지 않은데 597 00:46:04.545 --> 00:46:05.535 맛있을 거 같아 598 00:46:09.396 --> 00:46:11.599 - 묵은지가 제대로네 - 색깔 봐 599 00:46:13.035 --> 00:46:13.584 좋아 600 00:46:25.693 --> 00:46:26.515 맛있겠다 601 00:46:27.525 --> 00:46:28.178 맛있겠다 602 00:46:38.238 --> 00:46:44.128 근데 도대체 혼자 계신데 이 많은 요리를 누구 먹으라고 현정 씨가 하시는 걸까? 603 00:46:44.554 --> 00:46:47.545 저걸 혼자 드시려고 할 리는 없겠지, 설마 604 00:46:49.248 --> 00:46:50.891 누구 오시나 보다 605 00:46:57.713 --> 00:47:00.872 맨날 이렇게 청소기를 돌리는데 먼지가 어디서 이렇게 나올까? 606 00:47:09.941 --> 00:47:11.099 예쁘다 607 00:47:18.000 --> 00:47:18.901 벌써 온 거야? 608 00:47:21.554 --> 00:47:22.396 손님 왔다, 왔다 609 00:47:24.386 --> 00:47:25.198 남자친구인가? 610 00:47:33.703 --> 00:47:34.545 여잔데? 611 00:47:34.901 --> 00:47:36.723 되게 어린 사람 같은데 612 00:47:39.465 --> 00:47:43.307 - 어서오세요 - 언니, 안녕 613 00:47:47.545 --> 00:47:49.604 어서와, 엄청 일찍 왔네 614 00:47:49.950 --> 00:47:51.119 이쪽은 친한 동생들이에요 615 00:47:53.010 --> 00:47:55.089 얼굴 내가 아는 분 같은데? 616 00:47:55.347 --> 00:47:56.188 진짜? 617 00:47:57.307 --> 00:47:58.743 - 고마워, 뭘 이렇게 많이 사 왔어? - 이거 꽃이야 618 00:47:58.871 --> 00:48:00.050 예쁘다 619 00:48:00.050 --> 00:48:03.000 - 봄이라서 노랑색 꽃 내가 사 봤어 - 너무 예쁘다 620 00:48:03.376 --> 00:48:04.594 감사해 621 00:48:07.000 --> 00:48:09.000 - 한눈에 딱 알아보네 - 나도 되게 오랜만에 얼굴 본다 622 00:48:10.000 --> 00:48:11.168 이 꽃이 제 눈에 확 들어오더라고요 623 00:48:11.723 --> 00:48:13.396 향기도 너무 좋다 624 00:48:13.396 --> 00:48:14.604 - 프리지아 - 프리지아 625 00:48:17.396 --> 00:48:18.000 웰컴 626 00:48:18.455 --> 00:48:19.188 옷 벗어 627 00:48:19.406 --> 00:48:22.238 언니가 화분 갈이도 했나 봐 628 00:48:22.475 --> 00:48:23.881 내가 꽃도 사다 놨지 629 00:48:25.366 --> 00:48:30.871 제가 이렇게 성경 공부하는 취미 있는데 같이 공부를 하면서 이 친구들을 만나게 됐어요 630 00:48:31.851 --> 00:48:40.238 태란이 같은 경우는 유명하고 그래도 잘 알려진 배우이기 때문에 전 되게 까탈스럽고 깐깐할 줄 알았어요 631 00:48:40.238 --> 00:48:42.455 그런데 태란이가 너무나 털털한 거예요, 성격이 632 00:48:42.772 --> 00:48:46.604 그래서 제가 금방 이렇게 마음이 확 열리더라고요 633 00:48:47.307 --> 00:48:52.782 이상하게 언니랑 저랑은 뭔가 많이 잘 통했던 것 같아요, 성격도 그렇고 634 00:48:53.158 --> 00:48:57.356 우리가 깊은 얘기도 나누고 그렇게 친해진 것 같아요 635 00:48:58.505 --> 00:49:06.188 또 태란이랑 정말 15년 절친이었던 동생 현진이를 소개받아서 셋이 이제 친하게 됐어요 636 00:49:06.188 --> 00:49:09.505 그래서 우린 어제도 만나고 오늘도 만나고 거의 매일 만나요 637 00:49:10.396 --> 00:49:11.822 - 셋이 거의 매일 만나는 사이구나 - 거의 그래요 638 00:49:14.040 --> 00:49:18.802 저희가 만나면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계속 얘기가 끊이지가 않아요 639 00:49:19.000 --> 00:49:24.465 그래서 되게 이렇게 편하게 마음을 나누고 또 서로 응원도 해주고 그런 사이예요, 저희는 640 00:49:26.139 --> 00:49:27.139 많이 배고프지? 641 00:49:27.574 --> 00:49:29.436 얼른 내가 맛있는 거 해줄게 642 00:49:36.931 --> 00:49:37.802 너무 맛있겠다 643 00:49:39.079 --> 00:49:44.941 일단 내가 김치찜만 담을게 644 00:49:46.366 --> 00:49:47.178 브라보 645 00:49:50.188 --> 00:49:51.465 경이롭다, 경이로워 646 00:49:52.426 --> 00:49:53.030 잠깐만 647 00:49:53.109 --> 00:49:54.079 제가 들고 있을게요 648 00:49:57.109 --> 00:49:58.317 들고 가도 돼 649 00:49:58.634 --> 00:49:59.317 맛있겠다 650 00:50:09.564 --> 00:50:11.792 너무 잘 익었어 651 00:50:12.347 --> 00:50:14.327 나 무슨 걸신 들린 사람 같아 652 00:50:19.752 --> 00:50:21.723 전 하나만 내가 얼른 부쳐서 갈게 653 00:50:22.000 --> 00:50:23.257 전을 부친다고, 언니? 654 00:50:23.594 --> 00:50:28.000 - 엄마, 빨리 해주세요 - 밥 줘요 655 00:50:29.089 --> 00:50:30.356 배고파, 엄마 656 00:50:38.901 --> 00:50:40.277 자, 됐다, 가자 657 00:50:40.653 --> 00:50:42.980 - 수고하셨습니다 - 먹으러 가자 658 00:50:44.218 --> 00:50:45.693 너무 행복한 시간이다 659 00:50:45.802 --> 00:50:47.366 언니, 딱 이 자리에 어울린다 660 00:50:47.980 --> 00:50:48.842 음식 비주얼이 너무 예술이다 661 00:50:48.950 --> 00:50:50.099 이거 사진 찍어야 돼 662 00:50:50.614 --> 00:50:53.505 - 김치찜하고 수육이야 - 맛있겠다 663 00:50:55.139 --> 00:50:58.000 - 배고파 - 묵은지에 수육을 저렇게 먹으면 뭐 당연히 맛있지 664 00:51:02.000 --> 00:51:03.050 근데 이거 밥 너무 많다 665 00:51:06.505 --> 00:51:07.772 - 아니, 언니 - 얼른 먹어봐 666 00:51:07.891 --> 00:51:08.891 이거 안 쓴 거야? 667 00:51:09.198 --> 00:51:11.149 언니, 고마워요 668 00:51:15.000 --> 00:51:15.832 맛있겠다 669 00:51:17.931 --> 00:51:18.444 어때? 670 00:51:20.426 --> 00:51:22.139 짜지는 않아, 김치찜? 괜찮아? 671 00:51:22.317 --> 00:51:23.653 - 안 짜요 - 안 짜? 672 00:51:24.307 --> 00:51:25.396 - 너무 맛있어 - 맛있어? 673 00:51:26.545 --> 00:51:27.545 고기가 부드러워요 674 00:51:29.436 --> 00:51:30.921 김치 너무 맛있어 675 00:51:42.188 --> 00:51:43.634 나도 앞으로 저렇게 먹어야지 676 00:51:49.000 --> 00:51:49.891 대박이다 677 00:51:51.931 --> 00:51:52.475 맛있다 678 00:51:52.703 --> 00:51:53.881 수육 너무 잘 됐다 679 00:51:54.376 --> 00:51:55.564 고기 부드럽고 680 00:51:56.505 --> 00:51:58.802 전을 바삭할 때 먹어봐 681 00:52:05.733 --> 00:52:06.426 너무 맛있다 682 00:52:08.693 --> 00:52:12.119 - 진짜 맛있겠다 - 진짜 맛있겠다 683 00:52:13.614 --> 00:52:17.376 계절이 이렇게 바뀌고 철마다 이렇게 맛있는 음식들이 있잖아 684 00:52:17.376 --> 00:52:20.129 근데 나는 시어머니 음식이 그렇게 먹고 싶다 685 00:52:20.990 --> 00:52:22.168 시어머니 솜씨가 좋으셨어요? 686 00:52:22.297 --> 00:52:26.950 시어머니 요리 솜씨가 워낙 좋으셨고 철마다 이렇게 해주시던 음식들이 있었어 687 00:52:26.950 --> 00:52:30.178 시어머니가 봄 되면 이제 나물 종류별로 해주셨는데 내가 나물 되게 좋아하잖아 688 00:52:30.703 --> 00:52:32.941 나물 보면 내가 시어머니 생각이 좀 나 689 00:52:33.198 --> 00:52:37.703 또 시어머니가 양념게장을 너무너무 맛있게 해주셨었어 690 00:52:38.069 --> 00:52:41.000 그 바로바로 살아있는 게를 손으로 잡아서 그 자리에서 시어머니가 해주셨었어 691 00:52:41.000 --> 00:52:43.198 그게 쉬운 음식이 아닌데, 정말 시어머니가 솜씨가 좋으셨네 692 00:52:44.277 --> 00:52:46.564 음식을 보면 난 시어머니 생각이 나 693 00:52:47.158 --> 00:52:49.673 그래서 난 어머님이 많이 보고 싶어 694 00:52:51.307 --> 00:52:57.149 우리 친정엄마는 제가 원하면 언제든지 가서 뵐 수가 있잖아요 695 00:52:57.342 --> 00:53:02.436 시어머니 같은 경우는 제가 보기가 힘들어요 696 00:53:02.960 --> 00:53:09.645 그래서 제가 시어머니가 많이 보고 싶고 좀 그립고 생각이 나요 697 00:53:09.645 --> 00:53:14.365 시어머니 연세가 좀 지금 많이 많으실 텐데 제가 건강도 좀 걱정이 되고요 698 00:53:17.834 --> 00:53:19.923 내가 울까 봐 시어머니를 못 만나겠는 거죠 699 00:53:20.665 --> 00:53:21.276 그렇지, 나도 그래 700 00:53:21.276 --> 00:53:24.365 - 내가 시어머니한테 너무 죄송하니까 - 두 분 관계가 너무 좋았었네요 701 00:53:26.033 --> 00:53:33.865 사실 저도 언니처럼 시어머니가 저 임신했을 때 보내줬던 음식도 먹고 싶을 때가 있어요 702 00:53:35.165 --> 00:53:40.365 그런데 제가 차마 찾아가지 못하겠던 게 사실 마주치면 울 것 같은 거야 703 00:53:40.365 --> 00:53:46.256 너무 죄송하고 너무 감사한 일이 많은 시어머니시니까 704 00:53:46.905 --> 00:53:50.007 제가 시어머니한테 너무 죄송한데 죄송하다는 말도 못했으니까요 705 00:53:53.333 --> 00:53:57.068 그래서 애들은 어르신들한테 다 인사드리러 가요? 706 00:53:57.335 --> 00:53:58.335 아, 애들? 707 00:53:59.464 --> 00:54:09.216 시아버님은 이혼하고 한 2, 3년 있다가 돌아가셨고 어머님은 지금 살아계셔 708 00:54:09.385 --> 00:54:13.417 명절 때마다 애들이 가서 인사드려 709 00:54:13.784 --> 00:54:20.437 근데 이제 좀 어머님이 연세가 좀 있으셔서 이제 건강이 조금 힘드시지, 지금 710 00:54:24.165 --> 00:54:31.665 내가 아버님 돌아가셨을 때 장례식장을 갔었어, 이혼하고 711 00:54:32.453 --> 00:54:34.453 근데 거기가 되게 가기 힘든 자리거든? 712 00:54:34.681 --> 00:54:35.592 그렇죠 713 00:54:36.225 --> 00:54:40.819 그래서 이제 어찌됐든 애들 아빠 통해서 연락이 와서 내가 애들을 장례식에 보냈거든 714 00:54:42.364 --> 00:54:50.176 내가 마음이 힘드니까 당연히 가야 되는데 그 당시에는 내가 가야겠다는 마음이 별로 없었어 715 00:54:50.176 --> 00:54:52.057 내가 두렵고 힘들었으니까 716 00:54:52.057 --> 00:54:56.196 근데 친정오빠한테 전화가 온 거야 717 00:54:57.314 --> 00:55:02.986 현정아, 친구 아버님이 돌아가셔도 문상을 가는 게 우리의 도리라고 오빠가 그랬어 718 00:55:02.986 --> 00:55:08.184 하물며 애들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문상은 가는 게 맞지 않겠냐고 오빠가 그러는 거야 719 00:55:09.342 --> 00:55:15.164 그래서 내가 '오빠, 알겠는데, 아는데 내가 너무 마음이 힘들어서 못 갈 것 같아, 무서워서' 이렇게 말했어 720 00:55:15.996 --> 00:55:18.638 그러니까 오빠가 같이 가준다고 하는 거야 721 00:55:19.539 --> 00:55:25.064 그래서 오빠랑 우리 언니랑 형부가 나 때문에 장례식에 같이 가줬어 722 00:55:25.302 --> 00:55:26.896 너무 감사하다 723 00:55:26.985 --> 00:55:34.928 그래서 거의 10년이란 시간이 지나서 내가 생각해보면 참 우리 오빠가 지혜로웠다는 생각이 들어 724 00:55:35.215 --> 00:55:39.305 그리고 내가 그 때 장례식에 잘 갔다 왔다는 생각이 들어 725 00:55:42.067 --> 00:55:46.092 - 좋은 오빠네요 - 네, 친정오빠가 같이 가줬어요 726 00:55:47.765 --> 00:55:49.052 든든했겠다 727 00:55:49.418 --> 00:55:52.933 안 갔더라면 지금 후회할 수도 있어요 728 00:55:56.567 --> 00:55:58.909 시어머니가 많이 우셨어요 729 00:55:59.084 --> 00:56:01.529 그리고 시어머니가 저한테 고맙다고 하셨어요 730 00:56:01.648 --> 00:56:09.510 제가 어머니 건강하시라고, 제가 또 언제 뵙겠냐고 건강하셨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말했거든요 731 00:56:09.935 --> 00:56:14.183 그냥 시어머니가 저한테 자꾸 사과하셨어요, 미안하다고 732 00:56:15.044 --> 00:56:19.351 그래서 제가 아니라고, 제가 잘 못 살아서 죄송하다고 했죠 733 00:56:19.361 --> 00:56:22.133 전 그냥 그렇게 인사드리고 왔죠 734 00:56:23.193 --> 00:56:26.965 애들 아빠도 너무 고마워했어요, 와 줘서 고맙다고 735 00:56:37.606 --> 00:56:45.814 사실 저희 애들이 아빠 집에 놀러갔을 때 아빠랑 시어머니랑 애들이랑 같이 어디에 놀러갔었나 봐요 736 00:56:46.219 --> 00:56:54.585 애들 아빠가 애들 사진을 나한테 보내줬는데 거기에 시어머니가 있는데 너무 늙으신 거예요 737 00:56:56.661 --> 00:57:04.493 갑자기 시어머니 건강이 걱정되고 만약 시어머니가 돌아가신다면 '내가 장례식에 갈 수 있을까?'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738 00:57:05.770 --> 00:57:12.097 그랬는데 얼마 전에 명절 때 애들이 시댁으로 갔거든요 739 00:57:12.711 --> 00:57:15.037 근데 전화가 온거에요, 저희 애 전화번호로 740 00:57:15.037 --> 00:57:19.008 저는 애인줄 알고 전화를 받았더니 어머니신 거예요 741 00:57:19.829 --> 00:57:25.579 제가 너무 울컥하는 거예요, 저한테 시어머니가 건강하냐고 하시는데 그게 742 00:57:28.618 --> 00:57:35.708 저같은 경우는 수인이 일본으로 유학가기 전에 할머니 뵈러 내려갔다 왔어요 743 00:57:35.708 --> 00:57:42.401 근데 그때 수인이 전화로 똑같이 어머니가 전화를 확 뺏어서 저랑 통화를 한 거예요 744 00:57:43.678 --> 00:57:51.609 네가 애들 너무 잘 키웠다고, 고맙다고 시어머니가 말씀을 딱 하시는데 제가 거기서 눈물이 막 나더라구요 745 00:57:51.609 --> 00:57:55.092 - 그래서 전 부모님한테 죄송해요, 자식으로서 - 그렇죠, 맞아요 746 00:57:57.498 --> 00:58:01.517 전 언니 이런 얘기 들으면 우리 엄마가 자꾸 생각이 나요 747 00:58:02.448 --> 00:58:05.696 - 엄마들은 그렇지, 다 똑같아 - 우리 엄마와 언니가 교차가 돼요 748 00:58:05.696 --> 00:58:14.696 - 우리 엄마도 이혼을 하시고 두 딸을 키워서 언니랑 상황이 비슷하잖아요 - 어머니랑 나랑 케이스가 진짜 비슷하다 749 00:58:14.844 --> 00:58:20.781 제가 언니를 처음 만났을때 저희 엄마가 자꾸 연상이 되는 거예요 750 00:58:20.781 --> 00:58:25.533 제가 '우리 엄마도 저렇게 힘들었었겠구나'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751 00:58:30.652 --> 00:58:33.919 수인이가 이제 작년에 일본으로 유학을 갔잖아 752 00:58:34.484 --> 00:58:40.563 수인이가 유학을 가고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주방에서 설거지하는 알바를 처음 했어 753 00:58:40.761 --> 00:58:43.652 - 진짜? 기특하다 - 수인이 너무 기특해 754 00:58:43.652 --> 00:58:49.611 수인이가 혼자 외국에서 공부하는 것도 대단한데 어떻게 아르바이트 할 생각을 했지? 755 00:58:49.749 --> 00:58:53.076 - 수인이가 자기 용돈이라도 벌겠다고 그랬어 - 엄마 도와주려고? 756 00:58:53.759 --> 00:58:56.680 그러니까, 오늘 나한테 알림이 오는 거야 757 00:58:56.878 --> 00:59:01.482 봤는데 자기가 모은 용돈 몇십만원을 나한테 보낸 거야 758 00:59:02.521 --> 00:59:06.076 아이들한테 몇십만원은 엄청 큰 거야 759 00:59:06.205 --> 00:59:07.828 엄청 큰 돈이지, 애들한텐 760 00:59:10.710 --> 00:59:12.482 난 처음에는 엄청 울었어 761 00:59:13.244 --> 00:59:16.700 통장에 찍힌 딸 이름을 보고 내가 너무 많이 울었어 762 00:59:18.115 --> 00:59:26.479 나 아는 분이 자꾸 울지 말라고, 애는 자기 선물을 받고 엄마가 기뻤으면 하는 건데 그러면 부담스러워 한다는 거야 763 00:59:26.479 --> 00:59:29.093 그냥 애한테 고맙다고 얘기하고 기쁘게 받으라고 지인이 그러는 거야 764 00:59:29.548 --> 00:59:32.548 - 그 다음에 애가 용돈을 또 보내길래 그러려고 내가 노력했지 - 용돈을 또 보냈어요? 765 00:59:33.004 --> 00:59:34.726 지금까지 수인이가 용돈을 한 3번 보냈어 766 00:59:34.726 --> 00:59:39.815 수인이가 그렇게 하니까 세정이도 나한테 용돈을 2번 보냈어 767 00:59:39.924 --> 00:59:42.895 영향을 받는구나, 언니가 하니까 동생이 또 따라한 거구나 768 00:59:42.895 --> 00:59:46.010 애가 억지로 보냈는지는 난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너무 고마워 769 00:59:46.010 --> 00:59:49.376 그래도 세정이는 항상 나랑 같이 붙어서 살잖아 770 00:59:49.861 --> 00:59:54.099 세정이는 옆에 있으면서 내가 많이 힘든걸 아니까 같이 자꾸 도와주려고 하더라고 771 00:59:54.099 --> 00:59:56.455 어린애들이 그렇게 엄마한테 용돈을 보내기 쉽지 않은데 772 00:59:57.089 --> 01:00:03.673 저희도 큰언니가 엄마한테 봉투째로 월급을 주고, 저희 모든 딸들 돈을 다 엄마가 관리하셨거든요 773 01:00:04.188 --> 01:00:07.871 첫째가 그렇게 하면 동생들은 당연히 해야하는 줄 알아요 774 01:00:08.316 --> 01:00:10.891 전 애한테 미안해요, 내가 용돈을 줘야 하는데 775 01:00:12.633 --> 01:00:18.275 그러니까 걔가 어렵게 본인이 돈을 벌어 봐서 그 소중함을 알았나 보다 776 01:00:18.810 --> 01:00:22.661 - 그냥 돈이 쉽게 생겼으면 그렇게 못 했을 텐데 - 언니, 애들이 돈 벌어도 마음이 없으면 엄마한테 안 줘 777 01:00:27.225 --> 01:00:29.047 맞아, 마음이 없으면 부모한테 돈 안 주지 778 01:00:32.760 --> 01:00:39.225 수인이는 이미 나갔고 세정이도 때가 되면 나갈 거 아니에요 779 01:00:39.225 --> 01:00:41.928 - 그럼 그때는 언니 혼자 있잖아요 - 그렇지 780 01:00:42.008 --> 01:00:51.015 혼자 있을 때 혼자 밥 먹을 때 같이 식사해 줄 수 있는 그런 이성 친구도 있으면 참 좋겠다 781 01:00:51.860 --> 01:00:57.866 내가 솔직히 첫 번째로는 아이들이 혹시라도 또 상처받을까 봐 두려웠어 782 01:00:59.070 --> 01:01:02.592 근데 수인이가 그랬는지 세정이가 그랬는지 애들이 나한테 뭐라고 그랬는지 알아? 783 01:01:03.008 --> 01:01:06.315 '내가 남자친구 생기면 엄마는 싫어?' 애들이 이러는 거야 784 01:01:07.551 --> 01:01:09.028 애들 생각이 정말 건강하다 785 01:01:09.028 --> 01:01:13.264 '엄마는 내가 남자친구 생기면 그게 너무 싫어?' 786 01:01:14.284 --> 01:01:17.163 그래서 내가 아니, 너무 싫진 않다고 하니까 애가 똑같은 거라고 하는 거야 787 01:01:18.341 --> 01:01:22.045 그러니까 엄마도 남자친구 있을 수 있는 거라고 애가 말하는 거야 788 01:01:22.757 --> 01:01:25.682 다 컸다, 애들이 다 컸어 789 01:01:25.682 --> 01:01:31.241 그래서 수인이도 나한테 그렇게 우리가 상처받을 거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하는 거야 790 01:01:32.460 --> 01:01:38.487 아이들은 벌써 이만큼 성장했는데 나는 아직도 생각이나 감정들이 성장하지 못했더라고 791 01:01:39.101 --> 01:01:41.683 나는 참 많이 배워, 애들을 보면서 792 01:01:41.960 --> 01:01:43.901 진짜 많이 배우겠다, 언니 793 01:01:44.430 --> 01:01:50.492 애들이 정말 거울이야, 내 모습이고, 진짜 말 안 들을 때도 딱 나 같아 794 01:01:55.500 --> 01:02:00.592 저 같은 경우는 딸이 둘이 있기 때문에 연애를 한다는 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에요 795 01:02:00.592 --> 01:02:02.102 애들 다 컸잖아요, 언니 796 01:02:02.102 --> 01:02:07.644 - 애들이 다 컸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게 단순하게 생각되지 않더라고 - 그러면 언니가 깨야 될 건 그거네 797 01:02:07.852 --> 01:02:10.882 언니가 아까 깨야 될 게 뭔지 잘 모르겠다 그랬잖아요 798 01:02:11.110 --> 01:02:13.072 언니는 연애에 대한 두려움을 좀 깨야 할 것 같아요 799 01:02:13.072 --> 01:02:15.733 - 나는 현정이 빨리 결혼했으면 좋겠어 - 제가요? 800 01:02:15.861 --> 01:02:18.563 그러니까 그거는 뭐냐면 그냥 오늘 제 느낌이에요 801 01:02:19.167 --> 01:02:21.711 수로 씨가 관상 좀 보신다고 들었어요 802 01:02:21.711 --> 01:02:30.121 - 제가 보기엔 현정 씨가 사랑을 한 2, 3년 더 못 하면요 - 나 아주 재혼을 못 하게 되는 거야? 803 01:02:30.151 --> 01:02:32.451 아니, 그게 건강에 안 좋을 수도 있어 804 01:02:34.221 --> 01:02:36.081 그럼 언니가 연애를 무조건 해야겠네, 억지로라도 805 01:02:36.081 --> 01:02:41.382 그러니까 최대 2년인데, 난 2년 안에 현정 씨가 빨리 사랑을 했으면 좋겠어 806 01:02:41.382 --> 01:02:43.034 네 흥이 가라앉기 전에 사랑을 해야지 807 01:02:43.202 --> 01:02:45.112 내 흥이 가라앉기 전에 연애를 하라고? 808 01:02:46.063 --> 01:02:48.082 그 말이 되게 맞는 말이야 809 01:02:48.082 --> 01:02:50.832 그럼 여기서 누가 제일 먼저 결혼할 것 같아요? 810 01:02:50.832 --> 01:02:55.876 - 사실 그냥 단순히 제 느낌이로는 경란 씨가 제일 먼저 결혼할 것 같아요 - 진짜요? 의외다 811 01:02:56.322 --> 01:02:58.442 경란이가 언제쯤 결혼할 것 같아요? 812 01:02:58.442 --> 01:02:59.393 경란 씨 올해 안에 결혼할 것 같아 813 01:02:59.522 --> 01:03:01.022 경란이 올해 결혼해야지, 그럼 814 01:03:01.022 --> 01:03:02.673 그게 무슨 말이야? 815 01:03:02.752 --> 01:03:03.942 그냥 내 느낌이니까, 그건 816 01:03:05.650 --> 01:03:08.233 - 둘이 여행 갔나 봐 - 어머나 벌써? 817 01:03:09.331 --> 01:03:11.432 눈에서 하트가 막 뿅뿅뿅 날아가 818 01:03:11.432 --> 01:03:12.371 맛있다 819 01:03:15.302 --> 01:03:15.983 드세요 820 01:03:17.442 --> 01:03:18.561 부럽다 821 01:03:18.561 --> 01:03:19.721 정진 씨가 스위트한 스타일이야 822 01:03:19.721 --> 01:03:21.153 정진 씨가 경란의 이상형이야 823 01:03:21.192 --> 01:03:22.591 여자가 남자한테 푹 빠졌네, 지금 824 01:03:22.611 --> 01:03:23.853 경란이 떨리나 봐요 825 01:03:24.239 --> 01:03:25.721 난 멜로 영화 보는 것 같아 826 01:03:26.941 --> 01:03:28.311 그냥 손잡으러 간 거예요 827 01:03:28.311 --> 01:03:30.253 뻘에 가면 손을 많이 잡을 것 같아서 간 거예요 828 01:03:30.742 --> 01:03:33.322 아니 저 분이 스킨십을 잘 주도를 하세요 829 01:03:34.602 --> 01:03:35.802 방도 잡았어, 경란이 830 01:03:35.802 --> 01:03:37.112 1박 2일 여행이네 831 01:03:37.211 --> 01:03:43.112 - 우리가 맛있는 파티를 한다 생각하고 라면을 끓여 먹는 건 어때요? - 전 너무 좋아요 832 01:03:57.662 --> 01:03:58.732 예쁘다, 여기 833 01:04:00.581 --> 01:04:02.942 저기 골목골목 다 그림 그려져 있어요 834 01:04:04.437 --> 01:04:05.951 그림 좋아하세요? 835 01:04:05.951 --> 01:04:06.803 전 그림을 느낌으로 좋아해요 836 01:04:08.170 --> 01:04:09.739 하나 둘 셋 837 01:04:11.571 --> 01:04:12.693 귀여워 838 01:04:29.790 --> 01:04:33.921 - 이게 내가 못 잡은 것들이구나, 굴도 있고 - 그러니까, 굴도 있네 839 01:04:35.351 --> 01:04:38.712 - 가리비 구워 먹을까요, 우리? - 가리비 좋아요 840 01:04:38.712 --> 01:04:39.702 저도 가리비 너무 좋아요 841 01:04:43.661 --> 01:04:49.962 저희가 가리비 구워 먹으려고 그러는데 한 1.5kg 사면 둘이 먹나요? 아니면 더 사야 되나? 842 01:04:49.962 --> 01:04:50.761 한 2kg 사야 되나? 843 01:04:50.761 --> 01:04:51.721 1kg만 사도 될 것 같아요 844 01:04:51.721 --> 01:04:53.102 - 1kg 하면 돼요? - 네 845 01:04:53.102 --> 01:04:56.242 - 그러면 한 2kg 같은 1kg 주세요 - 네 846 01:04:57.321 --> 01:04:59.981 남자들은 이런 얘기 잘 안 하잖아요, 사실은 847 01:04:59.981 --> 01:05:01.642 - 난 저런 얘기 잘하는데? - 저건 엄마들이 하는 얘기잖아요 848 01:05:01.642 --> 01:05:03.053 - 내가 맨날 하는 얘긴데 - 그러니까 849 01:05:03.271 --> 01:05:05.211 - 정진 씨는 미국에서 오셨는데 저런 얘기를 하는 게 의외더라고요 - 그러니까 850 01:05:05.211 --> 01:05:07.909 - 경란이는 정진 씨가 뭘 해도 지금 좋은 거야 - 정진 씨가 뭘 해도 자랑하고 싶어 851 01:05:08.261 --> 01:05:10.602 - 정말 남자가 센스있다 - 센스있다 852 01:05:16.251 --> 01:05:19.092 - 쌈, 채소 - 좋아요, 좋아요 853 01:05:19.142 --> 01:05:20.642 근데 두 분 왜 이렇게 닮았어요? 854 01:05:20.642 --> 01:05:21.781 둘이 너무 닮았는데? 855 01:05:21.979 --> 01:05:22.954 저희 닮았다고요? 856 01:05:23.112 --> 01:05:25.771 두 분이 커플이면 잘 살 것 같아요 857 01:05:25.771 --> 01:05:26.642 진짜로요? 858 01:05:27.771 --> 01:05:29.820 그렇지, 원래 커플이 닮으면 잘 사니까 859 01:05:29.820 --> 01:05:32.226 정진 씨 눈빛 봐, 어떡해! 860 01:05:37.619 --> 01:05:38.777 우리가 닮았다고? 861 01:05:39.484 --> 01:05:40.138 감사합니다 862 01:05:40.820 --> 01:05:42.106 - 잠시만요 - 감사합니다 863 01:05:42.106 --> 01:05:43.977 이거 봐요, 사장님이 양을 엄청 많이 주셨어 864 01:05:44.563 --> 01:05:47.543 - 기분 어땠어, 닮았다는 얘기 들었을 때? - 전 좀 약간 놀랐어요, 그때 865 01:05:47.736 --> 01:05:50.201 난 그런 생각 안 해봤는데 진짜 닮았나? 866 01:05:50.201 --> 01:05:52.058 싫지는 않았던 거네? 867 01:05:52.315 --> 01:05:55.642 - 아니, 싫지 않았다기 보다요 - 원래 사랑하면 닮는다잖아 868 01:05:55.642 --> 01:05:56.969 - 맞아요 - 둘이 같은 생각을 하니까 닮는 거지 869 01:05:56.969 --> 01:06:00.454 - 그걸 전문용어로 미러링 효과라고 해요 - 미러링 효과 870 01:06:01.949 --> 01:06:05.474 근데 그 사이에 물이 또 빠진 거예요? 871 01:06:05.662 --> 01:06:06.533 그러네요 872 01:06:06.612 --> 01:06:08.216 그 사이에 또 물이 빠졌네 873 01:06:09.177 --> 01:06:10.761 넘어가야 하는데 제가 손 잡아드릴게요 874 01:06:15.216 --> 01:06:17.642 일부러 길이 있는데도 정진 씨가 수를 쓰네 875 01:06:18.345 --> 01:06:20.345 - 진짜 그런 거네 - 남자가 일부러 저기로 간 거거든요 876 01:06:20.434 --> 01:06:22.672 왜 거길 굳이 넘어야 하는지 전 모르겠네요 877 01:06:22.672 --> 01:06:25.523 웜업으로 굉장히 좋죠, 웜업으로 878 01:06:33.761 --> 01:06:42.058 제가 이 노을 지는 석양이 왜 좋냐면 쉬어도 된다는 생각을 하게 해주는 거예요 879 01:06:46.385 --> 01:06:55.097 뭔가 해야 할 일이 많고 도약해야 되고 더 뛰쳐나가야 되고 이런 느낌을 우리가 일상에서도 많이 받잖아요 880 01:06:55.632 --> 01:07:00.295 그런데 제가 생각하기엔 해가 주는 위로가 이 석양에 있어요 881 01:07:02.107 --> 01:07:08.493 너는 좀 쉬어도 되고 이제 편안해져도 되고 이제 마음을 놔둬도 된다는 느낌이에요 882 01:07:08.493 --> 01:07:09.107 멋진데요? 883 01:07:14.592 --> 01:07:16.919 저한테 위로와 휴식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884 01:07:16.919 --> 01:07:17.771 진짜 위로가 됐어요? 885 01:07:28.018 --> 01:07:29.771 난 아까 해가 떠 있을 때가 더 좋았어 886 01:07:29.771 --> 01:07:32.652 저렇게 해가 지면 작별인사 해야 될 것 같아요 887 01:07:50.493 --> 01:07:51.493 집에 못 갔네? 888 01:07:51.830 --> 01:07:53.543 당연히 집에 못 가지, 어떻게 가, 저기서 889 01:07:53.771 --> 01:07:54.979 밥을 먹어야죠 890 01:07:56.276 --> 01:08:01.008 - 그래서 아까 물이 빠졌다고 한 게 그 뜻이구나 - 아, 물이 빠졌다고 한 게 그 의미구나 891 01:08:01.008 --> 01:08:02.642 '우리 같이 있어야 되네?'라는 의미인 거지 892 01:08:03.850 --> 01:08:04.969 배가 안 떠요 893 01:08:12.682 --> 01:08:14.097 안 봤는데 맛있겠다 894 01:08:17.870 --> 01:08:20.424 이 김치 깍두기 냄새가 너무 좋다 895 01:08:22.206 --> 01:08:22.998 하나 먹어보죠 896 01:08:23.781 --> 01:08:24.612 입맛에 맞는지 먹어보죠 897 01:08:34.642 --> 01:08:36.058 저렇게 입에 넣어주는 건 힘든데! 898 01:08:37.642 --> 01:08:41.266 - 저건 정말 쉽지 않거든요 - 저건 보통 가까워야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거든요 899 01:08:41.394 --> 01:08:44.068 특히나 경란 씨가 하기는 더 힘든 행동이죠 900 01:08:45.226 --> 01:08:48.890 제가 너무 훈련된 것 같아요, 정진 씨가 자꾸 먹여주셔서 901 01:08:48.890 --> 01:08:53.365 - 저도 먹여드려야 할 것 같더라고요 - 경란 씨가 전보다 되게 적극적이에요 902 01:08:53.711 --> 01:08:55.305 경란 씨가 되게 자연스러워졌어요 903 01:08:55.305 --> 01:08:57.692 뒤에서 째려보는 내 레이저 느껴지니? 904 01:08:57.692 --> 01:08:59.008 언니 지금 표정 봐 905 01:09:02.731 --> 01:09:04.711 손수 집어주셔서 더 맛있네요 906 01:09:10.236 --> 01:09:12.860 가리비 한번 올려볼게요 907 01:09:19.772 --> 01:09:20.702 이걸 우선 얹어놓을게요 908 01:09:21.642 --> 01:09:27.004 - 소주도 준비하셨네요 - 조개 입이 열렸어 909 01:09:27.004 --> 01:09:29.760 조개를 혹시 처음 구워먹어봤어요? 910 01:09:32.493 --> 01:09:34.503 - 진짜로 처음이야? - 이렇게 열리는 걸 처음 본다고? 911 01:09:40.404 --> 01:09:41.276 조개 입이 다 벌려졌어 912 01:09:44.444 --> 01:09:45.167 벌써? 913 01:09:45.850 --> 01:09:48.533 - 진짜 조개 입이 다 벌어졌다 - 진짜 재밌다, 얘네 914 01:09:49.939 --> 01:09:51.642 정말 처음 본 거 맞나? 915 01:09:51.642 --> 01:09:55.068 - 저렇게 팍팍 조개가 입을 벌리는 게 진짜 재밌지 않아? - 저걸 처음 봤을 리가 없는데 916 01:09:55.068 --> 01:09:56.127 TV에서도 저런 장면은 나오잖아 917 01:09:58.929 --> 01:10:05.543 제가 친구들이랑 펜션 같은데 놀러가서 새우까진 구워먹어봤거든요, 고기랑 새우 918 01:10:05.860 --> 01:10:10.543 근데 가리비랑 석화를 굽는 건 제가 처음이에요 919 01:10:11.028 --> 01:10:12.791 그럼 오늘 우리 색다른 경험 또 하네요 920 01:10:47.642 --> 01:10:48.642 진짜 맛있다 921 01:10:55.434 --> 01:10:56.206 맛있어요 922 01:10:56.206 --> 01:10:56.701 그래요? 923 01:11:09.137 --> 01:11:12.866 조개류 이런 거 못 먹는 사람도 있잖아요 924 01:11:12.866 --> 01:11:15.715 전 소고기보다 가리비가 더 맛있는 것 같아요 925 01:11:16.008 --> 01:11:16.880 진짜요? 놀라운데요 926 01:11:17.592 --> 01:11:21.335 가리비를 내가 되게 좋아한다고 생각을 안 했는데 오늘 왜 이렇게 맛있지? 927 01:11:22.830 --> 01:11:27.255 좋아하는 사람이랑 먹으면 그게 뭐든 다 맛있지 928 01:11:39.266 --> 01:11:56.930 정진 씨가 색소폰 들고 계실 땐 전 그냥 훈남 색소포니스트라고 생각했었거든요 929 01:11:56.930 --> 01:11:59.989 근데 제가 여기서 좀 잠깐 다시 짚고 넘어갈게요 930 01:11:59.989 --> 01:12:07.117 훈남이라는 단어가 제가 그 연구한 결과는 별로 좋지가 않아 931 01:12:07.216 --> 01:12:07.741 왜요? 932 01:12:07.741 --> 01:12:10.236 훈남은 잘생긴 건 아니야 933 01:12:10.949 --> 01:12:12.038 그냥 훈훈한 거예요 934 01:12:12.266 --> 01:12:12.761 왜? 935 01:12:13.028 --> 01:12:15.642 - 나는 잘생긴 거보다 훈남이 더 좋아 - 나도 936 01:12:16.305 --> 01:12:19.147 남자들 중에 훈남에 되게 예민한 사람이 있어 937 01:12:19.147 --> 01:12:19.642 그래요? 938 01:12:19.642 --> 01:12:23.196 나는 미남이 아니어서 좋게 이야기하려고 훈남으로 돌려 말하는 것처럼 들리거든 939 01:12:23.196 --> 01:12:25.167 - 착해 보인다는 뜻처럼 들리나? - 네 940 01:12:25.751 --> 01:12:28.682 여자들은 훈남을 되게 좋은 표현으로 쓰는데? 941 01:12:28.682 --> 01:12:30.939 훈남이라는 단어에 멋있다는 뜻이 포함된 건데 942 01:12:31.642 --> 01:12:34.573 - 인상 좋은 걸 훈남이라 그러지 않나? 그렇죠? - 그렇지 943 01:12:34.880 --> 01:12:39.989 그니까 저 사람 되게 멋지고 잘생겼다고 말하기가 곤란하면 훈남이라고 하는 거예요 944 01:12:40.137 --> 01:12:41.741 그럼 본인이 잘생겼다고 생각을 하시는 거예요? 945 01:12:41.741 --> 01:12:43.355 아니, 그건 아니죠, 그건 아니에요 946 01:12:45.929 --> 01:12:47.721 좀 서운하시다는 거예요? 947 01:12:47.721 --> 01:12:50.503 아니에요, 저는 딱 훈남 정도 타이틀은 딱 좋아요 948 01:12:50.503 --> 01:12:51.820 뭐 더 이상 전 원하는 거 없습니다 949 01:12:51.820 --> 01:12:54.484 근데 여자들의 로망이 훈남이에요, 사실 950 01:12:54.672 --> 01:12:58.464 여자들이 좋아하는 게 훈남 스타일이라고 얘기를 많이 해요 951 01:12:58.464 --> 01:13:02.919 그러면 다니엘 헨리가 훈남이에요? 952 01:13:05.372 --> 01:13:06.204 갑자기 저런 말을 한다고? 953 01:13:06.642 --> 01:13:08.503 - 다니엘 헨리가 훈남은 훈남이지, 근데 - 너무 솔직하다 954 01:13:08.503 --> 01:13:10.503 - '그럼요' 했어야죠, 바로 - 그래 955 01:13:17.781 --> 01:13:24.187 다니엘 헨리는 너무 그냥 모두의 이상형이겠죠, 그냥 이 지구상 모든 여자의 956 01:13:24.187 --> 01:13:26.791 경란 씨는 다니엘 헨리랑 통화해보셨잖아요 957 01:13:27.404 --> 01:13:29.850 제가 그 분과 통화는 안 해보고 영상편지를 받은 거죠 958 01:13:29.850 --> 01:13:32.582 안녕하세요, 경란 씨, 저 다니엘인데요 959 01:13:36.117 --> 01:13:40.167 아니, 다니엘 헨리한테 영상편지 받은 여자가 과연 대한민국에 몇 명 될까요? 960 01:13:42.493 --> 01:13:43.167 그렇네요 961 01:13:44.206 --> 01:13:45.394 그럼 저 어떻게 해야 되죠? 962 01:13:51.147 --> 01:13:53.385 밀당인가요? 이거 밀당이야? 963 01:13:54.929 --> 01:13:58.939 - 정진 씨 속 타들어가네, 속 타들어가 - 손을 떨면서 정진 씨가 술을 마시네 964 01:14:00.771 --> 01:14:01.692 어떡해 965 01:14:08.097 --> 01:14:09.484 경란이가 먼산만 바라봐 966 01:14:10.642 --> 01:14:15.840 그런데 다니엘 헤니 얘기를 왜 자꾸 하세요? 967 01:14:22.008 --> 01:14:25.484 되게 재미난 게 색소폰에 대해서 제가 요즘도 자부심 느낀 이유가요 968 01:14:27.335 --> 01:14:30.286 - 아니, 정진 씨가 저렇게 갑자기 화제를 돌리네 - 갑자기 말을 바꾸네 969 01:14:32.187 --> 01:14:34.355 - 그 진짜 월드스타 있잖아요 - 갑자기 다른 얘기 하시네요 970 01:14:34.355 --> 01:14:42.761 진짜 월드스타 BTS의 뷔라는 친구가 아이돌을 안 했으면 뭐가 되고 싶냐 했을 때 대답이 뭔지 아셨어요? 971 01:14:42.761 --> 01:14:43.652 색소포니스트라고 했나요? 972 01:14:43.652 --> 01:14:44.602 어떻게 아셨어요? 973 01:14:45.107 --> 01:14:46.345 지금 나올 전개상 당연한 거죠 974 01:14:47.038 --> 01:14:48.592 그러네, 정답이 너무 뻔했네 975 01:14:49.345 --> 01:14:51.384 이대 나온 여자를 제가 만만하게 봐서 죄송합니다 976 01:14:53.315 --> 01:14:57.464 - 하긴 제가 힌트를 주고 물어봤네요 - 너무 정해져 있는 답을 물어보시니까 제가 출 수밖에 없죠 977 01:14:57.464 --> 01:14:58.899 제가 소주를 반 병 이상 마셔서 그래요 978 01:15:01.102 --> 01:15:02.068 남자 혼자 다 먹었네 979 01:15:02.573 --> 01:15:03.934 얼굴 빨개졌어 980 01:15:03.944 --> 01:15:10.731 어쨌든 아침에 영문도 모르고 나왔는데 좀 괜찮으셨어요, 오늘 하루는? 981 01:15:13.652 --> 01:15:16.994 - 전 힐링되는 여행이었어요 - 진짜요? 982 01:15:18.860 --> 01:15:20.310 - 여기 뭐 묻으셔서요 - 그래요? 983 01:15:22.979 --> 01:15:25.504 저거 뭐야? 너무 설레는데 984 01:15:28.306 --> 01:15:30.771 - 심쿵 포인트 - 뭐 묻은 거 못 보는 사람이 있거든요 985 01:15:31.345 --> 01:15:32.870 근데 뭐 안 묻었던 것 같거든요 986 01:15:33.256 --> 01:15:37.662 - 입에 묻은 건 아무것도 없었어, 내가 봤을 때 - 언니가 봤을 때 아무것도 없었죠? 987 01:16:21.940 --> 01:16:23.791 어디야? 뭐야, 되게 좋다 988 01:16:30.414 --> 01:16:32.068 여기 앉으면 될 것 같아요 989 01:16:32.612 --> 01:16:33.533 여기 앉으세요 990 01:16:33.751 --> 01:16:34.721 - 제가요? - 네 991 01:16:36.642 --> 01:16:37.791 저게 아메리칸식 매너죠 992 01:16:38.711 --> 01:16:40.583 옷 색깔부터가 화사해진 거 봐 993 01:16:42.117 --> 01:16:44.117 저희가 좀 일찍 온 것 같네요 994 01:16:45.682 --> 01:16:49.642 - 이렇게 우리가 마주앉지 않고 같이 앉는 거구나 - 네, 이쪽에 우리가 앉는 거죠 995 01:16:55.464 --> 01:16:59.523 - 둘이 옆으로 같이 앉네, 약간 당황했을 것 같아 - 누가 또 오나 봐 996 01:17:14.220 --> 01:17:15.220 저기 997 01:17:27.345 --> 01:17:29.147 제가 왜 마음이 떨리죠, 오늘? 998 01:17:29.454 --> 01:17:30.355 - 떨려요? - 네 999 01:17:31.909 --> 01:17:32.760 왜 떨릴까? 1000 01:17:32.760 --> 01:17:34.404 누가 오시나 보다 1001 01:17:35.345 --> 01:17:38.078 제가 조금 이렇게 떨리네요 1002 01:17:39.810 --> 01:17:43.394 근데 원래 공연할 때도 떨리는 마음이 있으세요? 1003 01:17:43.870 --> 01:17:45.216 이거랑은 좀 다른 것 같아요 1004 01:17:45.434 --> 01:17:48.671 제가 손이 차지면 약간 이렇게 쭈글쭈글해질 정도로 차가워지거든요 1005 01:17:48.671 --> 01:17:49.641 진짜네? 1006 01:17:49.641 --> 01:17:51.324 손 한 번 만져달라는 거지 1007 01:17:52.641 --> 01:17:53.641 저 숨은 의미를 경란 씨가 모르셨다니 1008 01:18:03.483 --> 01:18:05.077 둘이 손깍지 꼈어 1009 01:18:06.582 --> 01:18:07.572 깍지야 1010 01:18:09.047 --> 01:18:11.671 깍지 1989년 이후로 난 처음 봤네 1011 01:18:33.453 --> 01:18:36.393 근데 진짜 손이 평소보다 이게 찬 거예요? 1012 01:18:36.393 --> 01:18:38.571 - 근데 손바닥은 따뜻하시네요 - 네네 1013 01:18:39.264 --> 01:18:44.532 - 제가 원래 여기 손이 좀 - 손이 되게 작네요 1014 01:18:57.576 --> 01:19:01.364 - 아니, 보통은 이렇게 많이 하잖아 - 그렇지 1015 01:19:01.364 --> 01:19:03.141 - 이렇게 깍지 끼는 건 좀 그래 - 이거는 진짜 좀 아니지 1016 01:19:03.141 --> 01:19:07.592 - 제가 깍지를 낀 게 아니라 정진 씨가 갑자기 이렇게 만질때 손깍지를 끼셨어요 - '만진대' 1017 01:19:07.592 --> 01:19:09.705 아니, 너도 거부 안 하고 좋았잖아 1018 01:19:09.705 --> 01:19:11.582 이렇게 거부하지 않았잖아 1019 01:19:13.304 --> 01:19:15.027 손가락에 너도 틈을 줬잖아 1020 01:19:15.027 --> 01:19:16.077 너도 이렇게 잡았잖아 1021 01:19:16.720 --> 01:19:18.285 표정이 되게 밝으시네요 1022 01:19:18.285 --> 01:19:19.423 - 밝아졌죠? - 네 1023 01:19:20.710 --> 01:19:22.958 밝은데 되게 긴장한 표정이에요 1024 01:19:22.958 --> 01:19:25.443 긴장됐는데 밝은 표정이에요 1025 01:19:25.849 --> 01:19:27.265 그런 느낌이에요, 제가 현재는 1026 01:19:27.265 --> 01:19:28.255 언제 오시지? 1027 01:19:30.423 --> 01:19:31.542 누가 오실까? 1028 01:19:32.582 --> 01:19:38.166 어머니를 같이 보기로 한 날이어서 저는 사실 되게 긴장되는데 궁금해요 1029 01:19:39.641 --> 01:19:41.205 경란이 엄마를 만난다고? 1030 01:19:41.889 --> 01:19:45.641 - 만약에 어머니나 가족이면 남자가 긴장이 되죠 - 그렇죠 1031 01:19:48.522 --> 01:19:50.968 전 설레면서 약간 좀 떨렸어요 1032 01:19:51.285 --> 01:19:59.473 첫인상부터 저를 싫어하시거나 약간 기분이 별로 안 좋으시면 어떡하나 막 걱정 좀 많이 했었어요 1033 01:20:07.879 --> 01:20:10.087 - 어, 아찔한 상견례 - 아찔한 상견례? 1034 01:20:10.413 --> 01:20:11.809 진짜 상견례를 하는 거야? 1035 01:20:15.265 --> 01:20:18.146 - 아무튼 - 근데 긴장을 왜 이렇게 하셨지? 1036 01:20:18.542 --> 01:20:25.423 아니, 어르신을 뵙는 게 좀 떨리죠 1037 01:20:25.572 --> 01:20:28.106 어르신이 어떤 걸 좋아하시는지 제가 좀 알고 싶은데요 1038 01:20:28.106 --> 01:20:31.027 제가 막 큰절을 이렇게 해야 되는 건가요? 1039 01:20:31.027 --> 01:20:33.938 제가 한국 예의를 되게 잘 배웠긴 했는데요 1040 01:20:33.978 --> 01:20:35.146 그래서 큰절 하시려고? 1041 01:20:35.176 --> 01:20:36.017 모르겠어요 1042 01:20:36.017 --> 01:20:37.641 그렇게 해야 하면 제가 해야죠 1043 01:20:37.641 --> 01:20:41.077 뭐 어떤 음식 좋아하시고 그런 것들을 좀 미리 알려주세요 1044 01:20:41.077 --> 01:20:42.988 그분은 되게 건강식을 좋아하세요 1045 01:20:43.384 --> 01:20:47.641 그러면 저희 건강한 걸로 좀 부탁드립니다 1046 01:20:48.087 --> 01:20:48.829 어디다 말하는 거예요? 1047 01:20:50.829 --> 01:20:53.928 - 어머님이 건강하고 프레쉬한 음식을 좋아하시는군요 - 네, 맞아요 1048 01:20:53.928 --> 01:20:55.720 어머니가 그런 거 되게 좋아하시고요 1049 01:20:55.938 --> 01:20:58.492 또 어떤 말을 하면 좋아하실까요? 1050 01:20:59.641 --> 01:21:03.473 어머님이 연배가 있으시기 때문에 사람을 되게 잘 보세요 1051 01:21:03.473 --> 01:21:06.641 그래서 인 척 아닌 척을 하면 바로 들통날 거예요 1052 01:21:06.641 --> 01:21:11.730 그렇다고 긴장하실 필요 없고 그냥 평소에 하시던 대로 그냥 솔직하게 하면 돼요 1053 01:21:13.483 --> 01:21:14.374 알겠습니다 1054 01:21:14.374 --> 01:21:15.988 솔직한 마음으로 하시면 돼요 1055 01:21:16.720 --> 01:21:19.641 - 제가 솔직하게 해 볼게요 - 그게 더 떨릴 것 같아, 지금 그 얘기 해서 1056 01:21:20.552 --> 01:21:21.869 그냥 편하게 만나시면 돼요 1057 01:21:21.869 --> 01:21:22.453 알겠습니다 1058 01:21:22.453 --> 01:21:26.780 지금 제가 최대한 릴렉스 할게요 1059 01:21:27.512 --> 01:21:30.304 얼른 막걸리라도 한 잔 마시고 시작할까요? 1060 01:21:34.057 --> 01:21:36.542 - 제가 말실수 할까 봐 걱정돼요 - 걱정 마세요 1061 01:21:36.542 --> 01:21:37.908 저 예의 없게 보이면 안 돼요 1062 01:21:39.829 --> 01:21:41.403 되게 떨리시겠다 1063 01:21:49.205 --> 01:21:54.413 남자 입장에서는 진짜 긴장되는 거거든요 1064 01:22:03.671 --> 01:22:04.948 - 오셨어 - 너무 궁금해 1065 01:22:04.948 --> 01:22:05.859 어머님인가 봐 1066 01:22:07.374 --> 01:22:08.591 경란이가 엄마를 소개시켜준다고? 1067 01:22:12.374 --> 01:22:13.255 오셨어요? 1068 01:22:16.096 --> 01:22:16.869 안녕하세요 1069 01:22:18.641 --> 01:22:20.572 되게 TV에서 많이 뵌 분 같은데요 1070 01:22:24.473 --> 01:22:26.047 너무 먼 길 오셨어요 1071 01:22:26.047 --> 01:22:27.641 저는 노정진이라고 합니다 1072 01:22:27.641 --> 01:22:28.641 - 안녕하세요 - 안녕하세요 1073 01:22:31.641 --> 01:22:32.641 안녕하세요 1074 01:22:33.641 --> 01:22:35.829 저는 김경란 엄마 선우용여입니다 1075 01:22:38.582 --> 01:22:40.285 선우용여 선생님이셨구나 1076 01:22:43.285 --> 01:22:44.186 나 속았네 1077 01:22:44.681 --> 01:22:46.552 경란이가 요새 얼굴이 좀 예뻐졌더라고 1078 01:22:46.552 --> 01:22:52.116 그래서 내가 조용히 물어봤더니 좋은 일이 있더라고요 1079 01:22:52.116 --> 01:22:54.492 그래서 그러면 또 내가 남자를 봐야지 1080 01:22:57.403 --> 01:23:01.126 우선 제가 의자를 빼 드릴게요 1081 01:23:01.126 --> 01:23:02.077 이렇게 안쪽으로 앉으시죠 1082 01:23:02.077 --> 01:23:03.275 - 이건 미국식이네 - 네 1083 01:23:04.799 --> 01:23:05.958 미국에 갔다 왔나 보네 1084 01:23:05.958 --> 01:23:08.116 - 네, 전 미국에서 조금 살았어요 - 역시 그럴 줄 알았어 1085 01:23:09.007 --> 01:23:10.334 - 매너가 딱 미국식이네 - 전 미국에 오래 살았어요 1086 01:23:10.591 --> 01:23:11.532 미국에 얼마나 살았어? 1087 01:23:11.720 --> 01:23:14.166 제가 미국에 10살 때 이민 가서요 1088 01:23:14.166 --> 01:23:15.512 선생님이 벌써 조사 들어가시네 1089 01:23:15.512 --> 01:23:19.582 제가 대학원까지 거기서 살다가 한국에 10년 전에 들어왔어요 1090 01:23:30.740 --> 01:23:34.522 얼굴이 되게 하나도 안 변하신 것 같아요, TV에서 보던 거랑요 1091 01:23:34.522 --> 01:23:36.572 - 내 얘기가 지금 중요한 게 아니야 - 그래요? 1092 01:23:36.978 --> 01:23:39.096 그럼, 지금 내가 왜 왔겠어? 1093 01:23:40.057 --> 01:23:41.849 선생님은 궁금한 게 너무 많으실 텐데 1094 01:23:44.720 --> 01:23:50.473 그럼, 왜냐하면 내가 신중하게 선택하라고 도와주러 온 거야 1095 01:23:50.968 --> 01:23:54.334 문제는 너무너무 신중하게 선택해야 할 문제잖아, 이건 1096 01:23:54.918 --> 01:23:59.314 궁금하다, 왜냐하면 선생님이 어떻게 보셨는지가 경란이한테 또 되게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어 1097 01:24:00.027 --> 01:24:05.671 제가 우선 꽃을 좋아하실 것 같아서 제가 준비했어요 1098 01:24:05.671 --> 01:24:09.681 아니, 근데 어쩜 다 내가 좋아하는 꽃으로 샀을까? 1099 01:24:09.681 --> 01:24:14.057 - 봄이랑 다 어울리는 색깔로 제가 골랐어요 - 여기 꽃이 진짜 너무너무 내가 좋아하는 꽃이야 1100 01:24:14.057 --> 01:24:20.097 - 내가 이거 좋아한다고 자기 좋아하는 건 아니야 - 네, 맞습니다 1101 01:24:23.195 --> 01:24:24.195 드라마 같아요 1102 01:24:24.195 --> 01:24:30.403 배우 선생님들의 매섭기는 따라갈 수가 없어! 1103 01:24:30.958 --> 01:24:37.532 이거로 나 유혹하려고 하지 마, 난 이거에 안 넘어가 1104 01:24:38.681 --> 01:24:39.522 진짜 예쁘다 1105 01:24:41.522 --> 01:24:43.393 - 너무 좋다 - 이건 뭐예요? 1106 01:24:43.393 --> 01:24:45.591 이거는 무슨 편지까지 썼네 1107 01:24:47.601 --> 01:24:50.621 카네이션에다가 프리지아에다가 1108 01:24:51.790 --> 01:24:52.522 편지도 썼어? 1109 01:24:53.799 --> 01:24:56.641 - 정진 씨가 손편지도 썼어 - 남자 분이 되게 꼼꼼하다, 세심하다 1110 01:24:57.601 --> 01:24:59.384 정진 씨가 뭐라고 쓸지 얼마나 고민했을까? 1111 01:25:08.126 --> 01:25:09.562 잘 부탁드립니다 1112 01:25:09.819 --> 01:25:11.275 예쁘게 봐주세요 1113 01:25:12.423 --> 01:25:17.393 이거 여자가 말해야 되는 거 아니야? 1114 01:25:24.265 --> 01:25:25.255 정말 반가워요 1115 01:25:25.255 --> 01:25:26.780 너무 반갑습니다, 영광입니다 1116 01:25:26.948 --> 01:25:32.760 난 맨 처음에 이렇게 둘이 데이트한다 해서 조금 좀 염려스러웠어요 1117 01:25:34.057 --> 01:25:37.403 왜냐하면 경란이가 남자 보는 눈이 좀 미숙해요 1118 01:25:43.532 --> 01:25:49.339 그냥 나는 어머니다 이런 걸 떠나서 솔직한 우리 노정진 씨를 보고 싶어서 왔어요 1119 01:25:49.478 --> 01:25:52.686 - 너무 어려워하지 말아요, 우리 미국식이니까 그렇지? - 네, 맞습니다 1120 01:25:52.686 --> 01:25:55.384 - 선생님도 미국에 오래 계셨어요 - 네 1121 01:25:57.621 --> 01:25:58.784 그럼 여기는 지금 몇 살이야? 1122 01:25:59.002 --> 01:26:01.735 저는 미국 나이로 마흔입니다 1123 01:26:01.844 --> 01:26:03.067 무슨 띠지, 그럼 마흔이면? 1124 01:26:04.393 --> 01:26:05.255 양띠예요 1125 01:26:05.255 --> 01:26:06.458 네가 무슨 띠지? 1126 01:26:06.458 --> 01:26:07.463 제가 두 살 많고요 1127 01:26:07.463 --> 01:26:08.641 - 아니, 네가 무슨 띠지? - 저 뱀띠요 1128 01:26:08.641 --> 01:26:10.265 그럼 양띠하고 궁합은 괜찮구나 1129 01:26:11.463 --> 01:26:15.522 근데 양띠가 약간 고집은 있어 1130 01:26:22.393 --> 01:26:24.552 - 댁이 어디세요? - 선생님 얼굴이 더 예뻐지셨다 1131 01:26:24.552 --> 01:26:25.661 - 이천동 사세요? - 응 1132 01:26:25.661 --> 01:26:27.215 - 가까워요 - 그럼 지금 여기 서울에서 어디에 살아? 1133 01:26:27.215 --> 01:26:28.710 저는 신도림 쪽에 살아요 1134 01:26:28.710 --> 01:26:29.512 누구랑 살아? 1135 01:26:29.512 --> 01:26:30.364 혼자 살죠 1136 01:26:30.423 --> 01:26:31.265 - 혼자 살아? - 예 1137 01:26:31.265 --> 01:26:31.968 강아지랑 살아요 1138 01:26:36.255 --> 01:26:38.186 - 가족들은 다 미국에 계시고요 - 그러니까 1139 01:26:38.314 --> 01:26:40.948 제가 한국에 들어온 지 한 11년 됐어요 1140 01:26:41.374 --> 01:26:42.542 - 혼자서 한국에 온 거야? - 네 1141 01:26:42.582 --> 01:26:49.661 제가 대학원 졸업하고 막연히 그냥 색소폰 두 개 들고 한국에 들어왔어요 1142 01:26:49.879 --> 01:26:54.859 - 근데 이제 저희가 집이 부유하지 않고 그냥 약간 좀 이민자 집이거든요 - 그럼, 그럼 1143 01:26:54.859 --> 01:26:59.697 어머니가 종잣돈 한 2,000달러를 저한테 주셨어요 1144 01:26:59.766 --> 01:27:03.186 어머니는 이거 떨어지면 걱정 말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라고 하셨거든요 1145 01:27:03.186 --> 01:27:07.417 근데 저는 그게 제 첫 번째 목표고 도전이었잖아요 1146 01:27:07.417 --> 01:27:10.288 이제 제가 학생 신분을 벗어나고 사회인으로 시작하는 거니까요 1147 01:27:10.506 --> 01:27:15.285 그래서 제가 정말 신림동 원룸에 들어가서 시작을 했어요, 거기서 1148 01:27:15.285 --> 01:27:18.447 근데 생각보다 세상이 그렇게 쉽지 않더라고요 1149 01:27:19.437 --> 01:27:22.617 제가 음악가로 산다는 게 굉장히 어려웠어요 1150 01:27:22.617 --> 01:27:25.637 근데 또 제가 너무 좋으신 분들을 많이 만났고요 1151 01:27:25.637 --> 01:27:34.717 제가 그냥 항상 좀 기쁜 마음으로 밝은 성격으로 이렇게 사람들을 대하다 보니 너무 좋게 잘 풀렸어요 1152 01:27:34.717 --> 01:27:37.966 제가 지금 한국에서 이렇게 벌써 11년째 살고 있는데요 1153 01:27:37.966 --> 01:27:45.137 제가 보따리 강사를 한 4년 하다가 너무 운이 좋게 학교의 전임 교수로 제가 들어가게 돼요 1154 01:27:45.196 --> 01:27:51.528 그래서 제가 이제 안전된 직장이 생기면서 활동하는 것도 더 편해지고 축복받고 있습니다 1155 01:27:51.528 --> 01:27:56.914 우리 어머님은 지금 말하는 걸 계속 조용히 하나하나 보고만 계시는구나 1156 01:27:56.914 --> 01:27:58.924 어머님은 이 친구가 뭘 하나 이렇게 계속 보는 거예요 1157 01:27:59.914 --> 01:28:06.003 내가 물어보고 싶은 게 뭐냐면 정진 씨가 진정성이 있나 이런 게 좀 염려가 되더라고 1158 01:28:06.974 --> 01:28:14.736 둘이 데이트하면 언젠가는 또 자기도, 우리 애도 결혼해야 되고 그런 것도 생각해봐야 되잖아, 그렇지? 1159 01:28:15.003 --> 01:28:22.152 집안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그 사람 하나만 보고 나는 결혼하겠다는 자신이 있나? 1160 01:28:35.696 --> 01:28:41.137 경란 씨한테 제가 말씀을 드렸지만 솔직히 제가 그런 거에 대한 제 생각을 오픈해드렸어요 1161 01:28:41.137 --> 01:28:45.726 저는 한국에 이제 어떻게 생각하면 무일푼으로 왔잖아요 1162 01:28:45.726 --> 01:28:54.637 제가 부자는 아니지만 혼자 힘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경란 씨한테 솔직하게 거의 처음부터 말씀을 드렸어요 1163 01:28:54.637 --> 01:28:56.201 제가 그걸 포장한 적은 없어요 1164 01:29:01.488 --> 01:29:07.487 저는 솔직히 상대 여자가 잘 사나 못 사나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은 한 번도 없는 것 같아요 1165 01:29:07.487 --> 01:29:08.567 솔직한 게 좋은 거야 1166 01:29:08.567 --> 01:29:14.339 왜냐하면 맨 처음에 만났을 때 솔직하게 털어놓고 데이트가 시작이 돼야지, 그렇지? 1167 01:29:15.091 --> 01:29:17.963 나는 그렇게 생각이 들더라고, 이제 나이가 드니까 1168 01:29:18.171 --> 01:29:21.785 애시당초 둘이서 데이트할 때 나는 서로 솔직했으면 좋겠더라고 1169 01:29:22.062 --> 01:29:26.052 - 그러니까 정진 씨도 경란이가 솔직한 거 알잖아 - 네, 경란 씨가 정말 솔직해요 1170 01:29:26.052 --> 01:29:29.983 그래서 그렇게 솔직한 사람들끼리 잘 만나고 있나 궁금해서 내가 나온 거야 1171 01:29:42.487 --> 01:29:43.725 감사합니다 1172 01:29:45.289 --> 01:29:47.002 맛있는 거 나왔다 1173 01:29:48.893 --> 01:29:51.448 - 이건 뭐야, 이렇게 맛있는 게 많아? - 이렇게 조리해놓은 건가? 1174 01:29:55.369 --> 01:29:56.369 맛있겠다 1175 01:29:56.775 --> 01:29:58.586 - 건강한 음식이 나왔다 - 그렇죠? 1176 01:29:58.586 --> 01:29:59.537 딱 차림이 좋았어요 1177 01:30:00.280 --> 01:30:01.676 - 잘 먹겠습니다 - 잘 먹겠습니다 1178 01:30:25.121 --> 01:30:26.903 두 분은 어떻게 알게 되셨어요? 1179 01:30:38.794 --> 01:30:43.141 내가 뇌경색을 앓았었어 1180 01:30:45.983 --> 01:30:47.616 4년 전에 내가 그랬어, 우리 인연도 4년 됐다 1181 01:30:56.359 --> 01:31:02.597 녹화 도중에 여기서 말하면 내가 또 얘기를 받아서 해야 하잖아 1182 01:31:07.567 --> 01:31:08.745 그런데 내가 갑자기 말이 안 나오는 거야 1183 01:31:09.953 --> 01:31:15.032 경란이가 막 나한테 와서 '선생님 왜 그래요? 말이 이상해요?' 그랬거든 1184 01:31:15.795 --> 01:31:20.111 - 그때 같이 촬영하던 의사 선생님들도 많았는데 그걸 몰랐던 거야 - 의사 선생님들이 같이 계셨어요 1185 01:31:20.824 --> 01:31:27.428 나는 만약에 그날 얘가 그렇게 말 안 했으면 병원에 안 가고 녹화를 끝냈을 거야 1186 01:31:28.200 --> 01:31:29.913 그러다가 내가 그 날 쓰러졌을 것 같아 1187 01:31:29.913 --> 01:31:33.022 - 그 생각하니까 정말 내가 섬뜩하지 - 정말 뒷골이 섬뜩하네요 1188 01:31:36.280 --> 01:31:38.111 - 정말 네가 큰일 했다 - 대단하다 1189 01:31:38.789 --> 01:31:39.661 그러게 1190 01:31:40.185 --> 01:31:44.973 선생님이 원래 녹화 두 개를 끝까지 하시겠다고 그랬는데 결국 병원으로 가시게 됐어요 1191 01:31:45.636 --> 01:31:48.497 - 둘은 소중한 인연이다 - 진짜 그렇네 1192 01:32:16.755 --> 01:32:18.973 - 너무 다행이었어 - 골든타임을 딱 맞춘 거네요 1193 01:32:19.082 --> 01:32:20.121 그게 진짜 골든타임이었어 1194 01:32:20.121 --> 01:32:20.042 굿잡 1195 01:32:20.606 --> 01:32:22.468 그래서 굉장히 굿잡이었어 1196 01:32:22.468 --> 01:32:27.884 - 왜냐하면 상상만 해도 끔찍한데 내가 얘를 어떻게 딸같이 안 생각하겠어? - 그러네요 1197 01:32:29.072 --> 01:32:35.042 굿잡, 아주 잘했어요 1198 01:32:36.537 --> 01:32:39.765 아까 네가 말한 머리 쓰다듬을 때 설렌다는 게 이거구나 1199 01:32:40.933 --> 01:32:42.938 굳이 손이 머리까지 갈 필요 없었거든요 1200 01:32:42.938 --> 01:32:44.121 너무 설렜겠다 1201 01:32:44.121 --> 01:32:46.181 - 스킨쉽보다 마음이 더 중요한 건데 - 경란이 많이 설렜겠다 1202 01:32:48.072 --> 01:32:50.636 운명적으로 그런 스토리가 있네요 1203 01:32:51.230 --> 01:32:57.131 - 안녕하세요 - 누구예요? 1204 01:32:57.577 --> 01:32:59.478 - 안녕하세요 - 처음 뵙겠습니다 1205 01:33:02.448 --> 01:33:03.181 또 왔어, 누가? 1206 01:33:03.874 --> 01:33:05.250 어서오세요 1207 01:33:06.636 --> 01:33:07.636 안녕하세요 1208 01:33:07.636 --> 01:33:08.270 형수님이시구나 1209 01:33:09.636 --> 01:33:10.250 형수님 1210 01:33:10.250 --> 01:33:11.923 잘생겼네, 여긴 또 1211 01:33:11.923 --> 01:33:12.676 선생님도 아름다우십니다 1212 01:33:12.676 --> 01:33:14.002 또 잘생긴 남자가 오면 내가 환영이지 1213 01:33:16.091 --> 01:33:19.141 이 친구가 제 버클리 음대 룸메이트였어요 1214 01:33:19.141 --> 01:33:21.101 이 친구는 윤한, 전윤한이라고 해요 1215 01:33:21.933 --> 01:33:28.676 안녕하세요, 저는 버클리 음대에서 정진이 형이랑 같이 룸메이트였던 피아니스트 윤한입니다 1216 01:33:42.983 --> 01:33:44.893 내가 저 분을 어디서 봤나 했네 1217 01:33:44.893 --> 01:33:46.586 - 잘생겼어 - 저와 저 분이 같은 샵에 다녀요 1218 01:33:48.151 --> 01:33:49.577 겉옷 벗으셔도 돼요 1219 01:33:50.616 --> 01:33:52.349 - 벗어도 괜찮아요 - 너무 혼자 겨울 옷차림이죠, 제가? 1220 01:33:55.176 --> 01:33:57.131 아니, 근데 너무 잘생겼네 1221 01:33:57.131 --> 01:33:58.884 - 이 친구가 엄청 잘생겼어요 - 그렇죠? 1222 01:33:59.121 --> 01:34:02.859 - 우리를 데리고 갔어야지, 저런 분 나오는데 - 나 피아노 치는 남자가 이상형인데 1223 01:34:02.859 --> 01:34:04.601 지안이 이상형이 여러 번 바뀐다 1224 01:34:06.928 --> 01:34:12.170 버클리 음대에 다닐 때 이 친구가 딱 입학했을 때였어요 1225 01:34:12.170 --> 01:34:15.992 근데 그때 가수 비가 되게 유명했을 때예요, 한국에서 1226 01:34:15.992 --> 01:34:19.601 - 이 친구가 '버클리의 비'라고 소문이 나서 여학생들이 좋아서 기절했어요, 완전히 - 진짜? 놀랍다 1227 01:34:19.601 --> 01:34:21.319 그래서 결혼은 했나? 반지 꼈구나 1228 01:34:21.319 --> 01:34:22.260 - 네 - 어쩐지 그럴 줄 알았어 1229 01:34:25.275 --> 01:34:25.814 나 너무 웃겨 1230 01:34:26.388 --> 01:34:28.656 저 결혼을 했습니다 1231 01:34:28.656 --> 01:34:29.775 저 친구는 품절남이에요 1232 01:34:29.775 --> 01:34:32.636 나는 이 친구가 결혼 안 했으면 또 경란이 남자친구 만들어주려고 했지 1233 01:34:33.636 --> 01:34:36.616 둘 다 한 번에 사귀는 거지 1234 01:34:41.200 --> 01:34:48.913 제가 멋진 지인을 딱 모시고 싶은데 딱 윤한이 한 명밖에 생각이 딱 안 나는 거예요 1235 01:34:49.200 --> 01:34:52.388 그래서 제가 전화하니까 또 이 친구가 바로 이렇게 나와줬네요 1236 01:34:52.388 --> 01:34:55.636 제가 1년간, 두 학기 동안 이 친구와 같이 살았는데요 1237 01:34:57.012 --> 01:35:03.398 그때 저희 둘이 아침에 나가면 거의 자정이 돼서야 집에 둘이 같이 들어왔어요 1238 01:35:03.864 --> 01:35:06.537 - 둘이 매일 연습실에만 있었거든요 - 그래, 그래야 돼 1239 01:35:06.586 --> 01:35:10.586 근데 둘이 그때 정말 고생 되게 많이 했어요, 저희 둘이 1240 01:35:10.765 --> 01:35:15.933 그 집이 5층짜리 빌딩인데 엘리베이터가 없고 한 150년 된 건물이었어요 1241 01:35:15.992 --> 01:35:17.111 진짜? 놀랍다 1242 01:35:17.111 --> 01:35:20.289 보스턴이 굉장히 미국에서도 제일 오래된 도시잖아요 1243 01:35:25.121 --> 01:35:29.666 - 미국이 학비가 굉장히 비싸요 - 그렇지 1244 01:35:29.884 --> 01:35:36.538 학비가 너무 비싸서 우리가 하루에 수업 하나를 놓치면 얼마나 돈이 드는지 우리가 계산을 해봤죠 1245 01:35:36.538 --> 01:35:42.419 부모님들이 그 돈을 얼마나 피땀을 흘려서 보내주는 거고 그 돈이 얼마나 큰 건지 저희가 알았으니까요 1246 01:35:42.419 --> 01:35:47.013 저희가 최대한으로 여기서 돈을 아끼려면 빨리 졸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1247 01:35:47.013 --> 01:35:50.904 너무 많은 학비가 저희는 너무 부담됐어요 1248 01:35:51.221 --> 01:35:57.459 그래서 저희가 빠르게 졸업하려면 학업에 최선을 다하는 방법 밖에 없었죠 1249 01:35:57.459 --> 01:36:03.419 저희들한테는 그게 압박감으로 느껴지면서 저희 둘만의 그런 공통점이었던 거예요 1250 01:36:03.696 --> 01:36:10.973 정진이 형이 제가 아는 버클리 동문 중 가장 열심히 살고 성실한 사람이에요 1251 01:36:11.458 --> 01:36:17.389 - 진짜 낡은 아파트에서 살았던 두 명이 그래도 이만큼 성공한 게 너무 축복인 것 같아요 - 너무 잘 됐지 1252 01:36:20.657 --> 01:36:22.697 두 분이 진짜 열심히 하셨나 보다 1253 01:36:23.647 --> 01:36:32.112 근데 이제 사실 우리 리처드 형이 저의 인생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이에요 1254 01:36:32.627 --> 01:36:39.280 저는 버클리라는 곳에 재즈, 이런 어떤 굉장히 학문적인 음악을 배우러 간 게 아니었어요 1255 01:36:39.637 --> 01:36:48.578 딴따라라 그러잖아요, 그냥 저는 이렇게 노래도 하고 대중적인 음악을 하고 싶었어요 1256 01:36:49.152 --> 01:36:52.320 저희가 이렇게 방에서 같이 이불 깔고 살았거든요 1257 01:36:53.004 --> 01:37:00.924 형이 밤낮으로 케니 배런, 찰리 파커의 재즈 음악을 계속 틀어놓는 거예요, 하루 종일 1258 01:37:01.518 --> 01:37:03.488 저는 사실 처음에 되게 짜증났었어요 1259 01:37:04.578 --> 01:37:06.201 그런데 형이니까 제가 뭐 끄라고 할 수도 없었죠 1260 01:37:06.944 --> 01:37:15.587 - 근데 그렇게 제가 한 1년 동안 그 재즈 음악을 계속 듣다보니 나중에는 즐기고 있더라고요 - 재미를 붙이게 됐구나 1261 01:37:16.063 --> 01:37:19.716 제 몸에 이제 그 재즈의 피가 막 이제 수혈이 된 거예요 1262 01:37:21.766 --> 01:37:26.023 - 그래서 피아노를 하게 된 거구나 - 그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았구나 1263 01:37:27.003 --> 01:37:35.330 어떻게 보면 우리 정진이 형이 그때 저한테 줬던 그런 영감이 지금 저를 만들었어요 1264 01:37:36.043 --> 01:37:38.063 형이 저의 항로를 좀 이렇게 바꿔줬어요 1265 01:37:38.627 --> 01:37:41.221 그래서 저는 항상 되게 형에게 고맙게 생각하고요 1266 01:37:41.736 --> 01:37:47.657 항상 제가 사람들한테 얘기할 때도 빠지지 않는 그 인물 중 하나가 형이에요 1267 01:37:49.261 --> 01:37:52.043 그러니까 그게 운명이다, 그렇지? 희한해 1268 01:37:59.855 --> 01:38:04.924 - 근데 두 분은 서로 호칭을 어떻게 부르세요? - 그래, 나도 그게 궁금하다 1269 01:38:04.924 --> 01:38:08.974 - 전 선생님이라고 불러요 - 저는 경란 씨라고 불러요 1270 01:38:08.974 --> 01:38:10.033 저거 잘 물어봤다 1271 01:38:10.033 --> 01:38:11.637 저거 좀 정리시켜주시면 좋겠다 1272 01:38:12.261 --> 01:38:14.350 - 정진 씨는 저의 색소폰 선생님이시니까요 - 둘이 어떻게 서로를 부르는 게 좋을까? 1273 01:38:14.587 --> 01:38:17.389 - 저는 이제 뭐 - 교수라고 부르지 말고 이름 부르지 뭐, 서로 1274 01:38:17.904 --> 01:38:18.637 어떻게 생각해? 1275 01:38:18.637 --> 01:38:19.429 '정진아' 이렇게요? 1276 01:38:19.637 --> 01:38:21.380 - 정진 씨라고 하면 되지 - 아, 정진 씨? 1277 01:38:21.637 --> 01:38:22.855 아니, 미국에선 어떻게 부르냐? 1278 01:38:23.122 --> 01:38:24.488 - 이름 부르지 않아? - 미국에선 이름 부르죠 1279 01:38:24.488 --> 01:38:31.518 - 미국에서는 뭐 '허니', '베이비'라고 부르기도 하죠 - 아니, 그거는 가까운 사이에서 하는 거지 1280 01:38:31.518 --> 01:38:33.786 - 그건 너무 멀리 갔어 - 그건 나중에 쓰는 호칭이지 1281 01:38:38.172 --> 01:38:40.241 '자기야'는 어때요? 1282 01:38:40.647 --> 01:38:43.191 이렇게 부르면서 친해지는 거 아닐까요? 1283 01:38:44.637 --> 01:38:49.924 근데 이제 그래도 좀 발전한 게 경란 씨가 지난번에 저한테 노 선생님이라고 그랬어요 1284 01:38:50.696 --> 01:38:51.696 나이 많으시다는 의미로요? 1285 01:38:51.696 --> 01:38:53.033 나도 몰라 1286 01:38:53.281 --> 01:38:56.073 노 선생님이면 좀 늙으신 선생님을 의미하는 거 아니에요? 1287 01:38:56.073 --> 01:38:57.914 아니, 전 정진 씨 성이 노 씨라 노 선생님이라 부른 거였어요 1288 01:38:59.894 --> 01:39:02.637 노 선생님은 너무 올드하게 보이잖아 1289 01:39:02.875 --> 01:39:05.637 선생님까지는 이해가 되는데 노 선생님은 좀 아니지 않을까요? 1290 01:39:05.637 --> 01:39:07.637 노 씨시니까 노 선생님이라고 제가 부른 거예요 1291 01:39:07.805 --> 01:39:12.786 - 학교에서 이렇게 나이 많으신 선생님들한테 노 교수님이라고 부르거든요 - 그렇지 1292 01:39:13.261 --> 01:39:15.053 윤한 씨 부부는 서로 뭐라고 부르세요? 1293 01:39:15.152 --> 01:39:17.380 저는 와이프 이름 부르고요 1294 01:39:17.380 --> 01:39:18.508 - 네 - 그렇지 1295 01:39:18.508 --> 01:39:21.092 - 와이프는 저한테 오빠라고 하거나요 - 여보? 1296 01:39:21.092 --> 01:39:21.842 그렇지, 오빠지 1297 01:39:21.951 --> 01:39:25.875 가끔 아내가 교수님이라고 부를 때가 있는데 기분이 저는 되게 좋던데요 1298 01:39:25.875 --> 01:39:26.538 그래요? 1299 01:39:26.538 --> 01:39:28.053 남자 입장에서 약간 으쓱할 수 있지 1300 01:39:28.053 --> 01:39:32.191 왜냐하면 항상 부르는 게 아니라 가끔씩 그렇게 불러주면 되게 좋을 것 같아 1301 01:39:32.637 --> 01:39:35.271 그게 좋아? 집에서도 교수님이라고 불리는 게 좋아? 1302 01:39:35.538 --> 01:39:38.191 아니, 그냥 아내가 저한테 '교수님' 이렇게 부르면 뭔가 좋아요 1303 01:39:38.191 --> 01:39:41.954 - 그건 예의 있게 밖에 나갔을 때 부르는 호칭이지 - 제가 학생을 좋아하는 취향이 있나 봐요 1304 01:39:41.954 --> 01:39:43.261 취향이 독특하네 1305 01:39:43.261 --> 01:39:44.498 응, 취향이 독특하다 1306 01:39:44.637 --> 01:39:47.023 나는 솔직히 교수 별로 안 좋아해 1307 01:39:53.637 --> 01:39:54.805 - 저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- 오케이 1308 01:39:56.370 --> 01:39:57.241 - 괜찮으세요? - 네 1309 01:39:59.587 --> 01:40:01.300 이제 무슨 얘기가 오갈까? 1310 01:40:01.459 --> 01:40:02.667 나 여기서부터 내용을 몰라 1311 01:40:06.162 --> 01:40:08.261 경란이 없을 때 물어보고 싶은 거 물어봐 1312 01:40:11.498 --> 01:40:23.865 되게 제가 느꼈던 경란 씨는 되게 퓨어, 너무 순수한 것 같아요 1313 01:40:23.865 --> 01:40:27.330 - 경란 씨는 그냥 마음 안이 되게 순해요 - 맞아, 순해 1314 01:40:27.330 --> 01:40:31.617 경란 씨는 제가 느끼기에 이 시대에 좀 안 맞을 정도로 착하세요 1315 01:40:36.924 --> 01:40:41.152 지난 몇 년 동안 경란 씨가 너무 많이 우셨어요 1316 01:40:41.152 --> 01:40:44.825 - 경란 씨가 너무 표정이 항상 어둡고 그랬어요 - 맞아, 말도 못하지 1317 01:40:44.825 --> 01:40:47.271 그래서 지금 제가 경란 씨가 그때 못 느낀 웃음을 좀 드리고 싶어요 1318 01:40:47.271 --> 01:40:49.954 내가 그걸 다 봤기 때문에 난 알지, 경란이가 너무너무 고생을 많이 해서 1319 01:40:50.409 --> 01:40:54.092 그냥 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생각은 뭐냐면요 1320 01:40:54.518 --> 01:41:00.587 저는 제가 좀 유쾌한 사람이라고 조금 생각을 해요 1321 01:41:01.142 --> 01:41:05.201 저는 그냥 경란 씨를 굉장히 즐겁게 만들어드리고 싶어요 1322 01:41:05.201 --> 01:41:11.501 그런데 경란 씨가 굉장히 즐거워하시는 게 가식적인 건지는 제가 잘 모르겠지만요 1323 01:41:11.501 --> 01:41:14.637 경란 씨가 그러는데 제가 본인을 맨날 놀린대요, 자기가 뭐만 하면 웃는다고 1324 01:41:14.637 --> 01:41:22.766 그런데 제가 경란 씨를 그렇게 웃겨줄 수 있다면, 예전에 있던 힘든 감정을 이걸로 좀 씻겨드리고 싶어요 1325 01:41:24.597 --> 01:41:26.399 - 저 마음이 너무 예쁘다 - 정진 씨가 착하다 1326 01:41:26.399 --> 01:41:27.944 그래서 정진 씨가 더 유쾌하게 해주셨구나 1327 01:41:27.944 --> 01:41:29.409 - 정말 마음이 예쁘다 - 진심이야, 저건 1328 01:41:31.073 --> 01:41:37.558 이제는 둘이 만난 지 몇 달 지났으니까 서로 이제 편안하게 만났으면 좋겠어 1329 01:41:37.558 --> 01:41:47.340 그리고 내가 정진 씨 인상을 보니까 진짜 괜찮다 1330 01:41:51.370 --> 01:41:52.607 다행이야, 합격했어 1331 01:41:55.954 --> 01:41:58.637 선생님 표정이 너무 밝아지셨어, 처음이랑은 완전 달라 1332 01:42:07.993 --> 01:42:11.974 왜냐하면 나는 오기 전에는 이 남자에 대해서 많이 알아봐야겠다고 생각했어 1333 01:42:11.974 --> 01:42:13.617 그래서 이것저것 물어보려고 내가 생각했거든 1334 01:42:13.964 --> 01:42:16.112 와서 보니까 내가 물어볼 필요도 없겠더라고 1335 01:42:16.112 --> 01:42:17.023 내가 딱 마음에 들어 1336 01:42:17.023 --> 01:42:22.667 왜냐하면 이제 나도 일흔 여섯 살인데 사람 보는 눈이 있지, 뭐 1337 01:42:23.330 --> 01:42:24.805 마음 놓고 둘이 만났으면 좋겠어 1338 01:42:24.805 --> 01:42:26.984 저희도 이제 마음 놓고 전화하고 그래요 1339 01:42:30.498 --> 01:42:31.914 저런 얘기를 했었구나 1340 01:42:33.469 --> 01:42:36.786 - 이제 남자가 먼저 이렇게 말도 좀 놓고 해야지 - 그래, 말을 놓아야지 1341 01:42:36.786 --> 01:42:40.845 - 형이 남자답게 '오빠라고 불러' 이렇게 말해야지 - 그래, 남자가 적극적으로 그렇게 해야 해 1342 01:42:41.558 --> 01:42:44.281 경란 씨가 나보다 누나야, 누나 1343 01:42:44.281 --> 01:42:48.083 누나라고 하는 순간부터 여자한텐 남자로 안 보여요, 바보야 1344 01:42:48.201 --> 01:42:51.023 - 남자가 '경란아' 딱 이렇게 말을 놓아야죠 - 그렇지, 그래야지 1345 01:42:51.587 --> 01:42:54.805 - 이따가 경란 씨 오면 그렇게 해 봐 - 그래, 박력있게 해 봐 1346 01:42:54.805 --> 01:42:57.043 저 박력 있어요 1347 01:42:57.043 --> 01:42:58.835 저 학생들 가르칠 때 엄청 엄격해요 1348 01:42:58.835 --> 01:43:00.132 그건 선생일 때잖아 1349 01:43:01.409 --> 01:43:04.597 너무 강하게 가면 경란 씨가 너무 놀라셔서 못하겠어 1350 01:43:04.825 --> 01:43:07.488 그런데 경란 씨가 은근히 수줍어 하시면서 좋아하실 것 같아 1351 01:43:07.488 --> 01:43:09.578 그래, 나도 그걸 느꼈어 1352 01:43:09.578 --> 01:43:12.003 남자는 그래도 좀 박력 있어야 돼 1353 01:43:14.756 --> 01:43:17.281 너는 어떻게 했어? 너도 아내한테 박력 있게 했어? 1354 01:43:17.281 --> 01:43:19.538 그랬겠지, 얘는 박력 있게 했겠지 1355 01:43:19.538 --> 01:43:35.023 저는 처음 만난 날 올해 제가 하는 말 중에 가장 황당한 말일 수도 있는데 그쪽이랑 결혼할 것 같다고 아내한테 말했어요 1356 01:43:38.498 --> 01:43:39.389 멋있다 1357 01:43:40.251 --> 01:43:42.637 - 근데 진짜 우린 결혼했어 - 남자가 그래야 돼, 거 봐 1358 01:43:42.875 --> 01:43:43.875 우리 아빠도 그랬어 1359 01:43:43.875 --> 01:43:47.578 나 만나면 만나는 여자들 싹 안 만나겠다고 그랬어 1360 01:43:47.617 --> 01:43:49.568 그런 한방이 있어야 돼, 남자는 1361 01:43:49.568 --> 01:43:50.835 형 알라딘 봤죠? 1362 01:43:50.835 --> 01:43:51.766 - 나 알라딘 봤지 - 알라딘? 1363 01:43:52.073 --> 01:43:55.340 알라딘이 자스민한테 딱 'Do you trust me?' 딱 말하잖아요 1364 01:43:55.449 --> 01:43:56.350 그렇지 1365 01:43:56.350 --> 01:43:58.469 그러고 둘이 딱 양탄자 타고 하늘로 날아갔잖아요 1366 01:43:59.558 --> 01:44:01.924 그래, 너도 'Trust me' 하라고, 'Do you trust me?' 이렇게 말해야지 1367 01:44:01.924 --> 01:44:06.261 저희는 아직 단계의 앞부분에 있는데 갑자기 여기까지 벌써 가버리는 느낌이에요 1368 01:44:06.261 --> 01:44:09.637 - 그런데 제가 이제 무슨 말인지는 알겠어요 - 알아듣겠지? 1369 01:44:09.637 --> 01:44:13.756 그냥 감사합니다, 그런 말씀해 주신 거 너무 감사하고요 1370 01:44:13.756 --> 01:44:19.142 - 부모님도 정말 비상 상황이 있지 않으면 나오지 말라고 하셨어요 - 진짜? 1371 01:44:19.221 --> 01:44:21.380 - 오 마이 갓, 진짜? 놀랍다 - 네, 네 1372 01:44:21.885 --> 01:44:23.132 감사합니다 1373 01:44:23.439 --> 01:44:25.132 그래, 진짜 아임 쏘리 1374 01:44:25.538 --> 01:44:28.459 경란 씨 가 계신 동안 저희 경란 씨 칭찬만 했어요 1375 01:44:29.805 --> 01:44:32.894 원래 이렇게 모여 있을 때 화장실 가면 안 된다고 했는데 1376 01:44:34.865 --> 01:44:36.538 - 나 귀가 좀 근질근질해지고 있어 - 너 귀가 근질거렸어? 1377 01:44:37.350 --> 01:44:39.281 - 저흰 경란 씨 칭찬만 했어요 - 그래요? 1378 01:44:39.825 --> 01:44:43.330 자, 이제는 우리는 빠져야 될 것 같아요 1379 01:44:43.330 --> 01:44:46.835 두 사람만의 시간을 갖게 해주는 게 더 도움이 되는 것 같으니까 1380 01:44:46.944 --> 01:44:49.825 좋은 말씀 많이 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1381 01:44:50.300 --> 01:44:51.092 알았지? 1382 01:44:51.330 --> 01:44:53.637 - 둘이 좋은 시간 많이 보내고 - 이거 선생님 거 챙겨가세요 1383 01:44:53.637 --> 01:44:55.518 이거 내 꽃이니까 내가 가지고 갈게 1384 01:44:55.657 --> 01:44:57.479 - 이거 좀 들어줘 - 차 있는 데까지만 들어줘 1385 01:44:58.449 --> 01:44:59.073 허그 1386 01:44:59.746 --> 01:45:01.014 - 감사합니다 - 됐어, 너도 안아보자 1387 01:45:01.142 --> 01:45:02.988 - 고맙습니다 - 그래, 재밌게 놀아 1388 01:45:02.988 --> 01:45:04.602 - 조만간 또 봬요 - 응 1389 01:45:05.370 --> 01:45:06.340 형, 박력 있게 해 1390 01:45:09.469 --> 01:45:10.290 감사합니다 1391 01:45:10.290 --> 01:45:11.063 안녕 1392 01:45:11.172 --> 01:45:12.380 감사합니다 1393 01:45:12.380 --> 01:45:13.241 안녕히 가세요 1394 01:45:13.746 --> 01:45:14.746 노 서방 1395 01:45:15.597 --> 01:45:21.350 우리 경란이 잘 아껴주고 잘 사랑해 주기를 바라 1396 01:45:21.647 --> 01:45:32.231 마주치는 눈빛이 무엇을 말하는지 난 아직 몰라 난 정말 정말 몰라 1397 01:45:32.607 --> 01:45:39.330 그냥 가슴만 두근두근 아 사랑인가 봐 1398 01:45:44.320 --> 01:45:45.320 선생님 노래하셨어 1399 01:45:45.320 --> 01:45:46.637 선생님 기분이 너무 좋으시네 1400 01:45:46.865 --> 01:45:48.677 어떡해, 선생님 너무 귀여우셔 1401 01:45:55.795 --> 01:45:56.865 정신이 하나도 없어 1402 01:45:57.964 --> 01:45:59.578 - 괜찮으세요? - 네 1403 01:45:59.894 --> 01:46:01.142 밥을 코로 드시던데요 1404 01:46:01.142 --> 01:46:02.023 아니에요 1405 01:46:06.053 --> 01:46:07.865 저 잘한 거 같아요? 1406 01:46:07.875 --> 01:46:10.637 너무 잘하셨어요, 말씀 너무 잘하셨어요 1407 01:46:10.637 --> 01:46:11.716 경란 씨도 너무 잘했어요, 정말 1408 01:46:12.399 --> 01:46:14.310 근데 왜 손님들 가셨는데도 둘은 옆에 앉아요? 1409 01:46:15.122 --> 01:46:15.726 그러니까 1410 01:46:15.726 --> 01:46:16.934 - 이유가 뭔데? - 정말 우리가 그랬네 1411 01:46:18.211 --> 01:46:19.568 경란 씨 너무 잘했어요, 정말 1412 01:46:20.488 --> 01:46:24.805 그렇게 경란 씨가 재치 있게 탁탁 대처한 게 너무너무 훌륭해요 1413 01:46:25.320 --> 01:46:26.310 - 경란 씨 - 네 1414 01:46:26.310 --> 01:46:27.439 혹시 드라이브 좋아하세요? 1415 01:46:28.003 --> 01:46:28.894 그럼요 1416 01:46:28.894 --> 01:46:32.706 지난번에 저를 태워주시고 그랬잖아요 1417 01:46:32.706 --> 01:46:34.677 - 선재도까지? - 선재도까지 1418 01:46:35.439 --> 01:46:39.667 이번에는 제가 제 차로 드라이브 코스 한번 모실게요 1419 01:46:39.667 --> 01:46:40.449 괜찮을까요? 1420 01:46:40.726 --> 01:46:41.281 좋아요 1421 01:46:41.281 --> 01:46:42.132 가요 1422 01:46:50.716 --> 01:46:51.587 고맙습니다 1423 01:47:07.152 --> 01:47:10.132 - 근데 저도 긴장했었나 봐요 - 왜요? 1424 01:47:12.627 --> 01:47:17.746 - 차를 타니까 제가 긴장이 풀리면서 약간 몸이 노곤해져요 - 맞아 1425 01:47:19.825 --> 01:47:26.226 - 하여튼 아까 전에 저 긴장했는데 잘 된 것 같아요 - 저도 지금 얼굴이 화끈거려요 1426 01:47:28.538 --> 01:47:29.914 저 어땠어요? 저 잘했어요? 1427 01:47:31.320 --> 01:47:32.855 진짜 잘하셨어요 1428 01:47:32.855 --> 01:47:34.756 - 그래요? - 전 깜짝 놀랐어요, 옆에서 보고 1429 01:47:35.984 --> 01:47:37.756 제가 무슨 말 했는지 기억도 안 나 1430 01:47:46.568 --> 01:47:50.112 아무튼 전 제가 잘 한 거라고 믿고 있겠습니다 1431 01:47:50.389 --> 01:47:51.518 선생님이 저희 집에 초대하셨잖아요 1432 01:47:51.518 --> 01:47:53.063 그러니까요, 저희 가는 거죠? 1433 01:47:53.578 --> 01:47:56.498 - 제가 전화해서 날을 잡을게요 - 좋습니다 1434 01:47:57.984 --> 01:48:00.370 - 사랑이 저렇게 시작되는 거구나 - 맞아 1435 01:48:01.587 --> 01:48:05.617 우린 해봐서 알잖아요, 저러다 어느 날 그냥 결혼식장에 서 있는 거예요 1436 01:48:10.033 --> 01:48:12.479 지금 이 드라이브 코스 마음에 드세요? 1437 01:48:13.488 --> 01:48:14.964 여기 너무 좋죠 1438 01:48:14.964 --> 01:48:20.835 그냥 옛날 서울 그 자체의 느낌이 있는 게 너무 좋은 것 같아요 1439 01:48:26.231 --> 01:48:27.488 이 풍경이 예쁘다 1440 01:48:28.241 --> 01:48:30.290 저 빌딩들도 나지막해 보여요 1441 01:48:30.578 --> 01:48:34.310 - 여기 주변에 돌담길이 있죠 - 돌담길 좋죠 1442 01:48:45.320 --> 01:48:48.142 알고 보니까 제가 드라이브를 좋아하는 애였던 것 같아요 1443 01:48:48.766 --> 01:48:50.083 옆에 앉아 있는 게 좋은 거죠? 1444 01:48:50.627 --> 01:48:55.429 드라이브인데 옆에 앉아서 드라이브하는 거 나 너무 좋아 1445 01:48:56.380 --> 01:48:57.281 되게 편해요 1446 01:48:58.637 --> 01:48:59.637 둘이 잘 어울리네 1447 01:49:00.182 --> 01:49:00.954 둘이 잘 어울려요 1448 01:49:02.637 --> 01:49:09.954 저는 가끔 경란이를 밖에서도 보니까 아는데 경란이가 제일 편안한 느낌이에요, 정진 씨 옆에 있으면 1449 01:49:28.172 --> 01:49:30.137 남자가 운전하는 차 몇 년 만에 타는 거야? 1450 01:49:30.236 --> 01:49:35.528 - 난 정말 저렇게 옆에 앉아서 드라이브하는 게 좋다는 감정을 언제 느꼈는지 정말 기억도 안 나요 - 그렇지? 1451 01:49:36.151 --> 01:49:38.023 - 배경을 볼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잖아 - 맞아 1452 01:49:38.409 --> 01:49:44.528 그리고 정진 씨가 운전을 급하지 않게 하시는 스타일이라 되게 불안하지가 않았어요 1453 01:49:44.528 --> 01:49:47.656 경란이가 옆에 탔으니까 정진 씨가 더 조심스럽게 운전하시는 거지 1454 01:49:47.656 --> 01:49:50.954 - 그리고 자기 마음이 편하니까 불안하지 않은 거야 - 그럼, 당연하지 1455 01:49:59.211 --> 01:50:01.122 왜 그래? 1456 01:50:11.317 --> 01:50:12.971 경란아 1457 01:50:19.928 --> 01:50:21.532 경란아 1458 01:50:33.776 --> 01:50:35.776 - 저때 심정이 어땠어? - 심장이 쿵 내려앉았지? 1459 01:50:35.885 --> 01:50:39.637 - 난 저 때 너무 깜짝 놀랐어 - 네가 받아줘야지, 민망하지 않게 1460 01:50:39.637 --> 01:50:41.419 정진 씨 되게 박력있다 1461 01:50:43.073 --> 01:50:44.429 난 몰라, 어떡해 1462 01:50:46.013 --> 01:50:48.399 저도 지금 막 이게 진짜 기분이 이상했어요 1463 01:50:48.984 --> 01:50:49.984 오마이갓 1464 01:50:51.647 --> 01:50:56.073 경란아 1465 01:50:56.885 --> 01:50:57.974 안녕, 경란아 1466 01:50:58.637 --> 01:50:59.865 이 호칭이 입에 잘 안 붙어요 1467 01:51:00.706 --> 01:51:03.152 경란아, 잘 지냈니? 1468 01:51:03.894 --> 01:51:06.657 저한테도 한 번 반말 써 보세요 1469 01:51:08.251 --> 01:51:11.211 그래 볼까? 1470 01:51:12.479 --> 01:51:14.479 그게 지금 우리 둘이 할 수 있는 최대치야 1471 01:51:15.637 --> 01:51:16.449 안녕 1472 01:51:17.756 --> 01:51:18.508 안녕 1473 01:51:19.756 --> 01:51:23.914 막 20대 초반에 데이트 처음 하는 그런 것 같아 1474 01:51:41.469 --> 01:51:43.162 - 대학교 때 찍어본 스티커 사진 둘이 찍네 - 볼 맞대고 찍을까요, 우리? 1475 01:51:43.885 --> 01:51:44.964 - 진짜 그러자고요? - 네, 진짜로 1476 01:51:59.914 --> 01:52:00.706 추워 1477 01:52:01.716 --> 01:52:02.637 - 춥죠? - 추워 1478 01:52:09.227 --> 01:52:10.459 제가 안아 드릴게요 1479 01:52:11.241 --> 01:52:12.241 안 추우세요? 1480 01:52:13.320 --> 01:52:14.132 나도 조금 추워 1481 01:52:20.241 --> 01:52:22.291 벌써 왔나 봐, 어떡해 1482 01:52:22.291 --> 01:52:26.162 오빠, 나 이런 거 제일 좋아하잖아 1483 01:52:26.251 --> 01:52:27.706 뭐야? 필모야? 1484 01:52:29.132 --> 01:52:31.667 그래, 둘이 연애 리얼리티에서 만났잖아 1485 01:52:32.825 --> 01:52:35.845 그렇지, 이분들은 진짜 방송하다 결혼까지 하신 거 아니야 1486 01:52:45.033 --> 01:52:48.548 저 부부 만나면 제 속이 그냥 까맣게 타들어가요 1487 01:52:49.241 --> 01:52:52.786 수연아, 넌 좋겠다, 멋있는 남자랑 결혼해서 1488 01:52:53.073 --> 01:52:55.746 오빠가 이제 수연이를 보는 눈빛이 달라졌대 1489 01:52:55.825 --> 01:52:59.033 근데 요즘 또 다시 나한테 오는 것 같아 1490 01:52:59.221 --> 01:53:00.320 너 잘났어, 진짜 1491 01:53:02.172 --> 01:53:03.132 미안해, 미안해 1492 01:53:03.310 --> 01:53:06.934 - 뭐가 미안해? - 아니, 그냥 네 앞에서 이러기가 미안하지 1493 01:53:07.310 --> 01:53:10.716 - 없으면 죽을 것 같은 사랑도 난 해 봤지 - 지독한 사랑 1494 01:53:11.706 --> 01:53:13.472 해봤어요? 지독한 사랑? 1495 01:53:15.957 --> 01:53:19.284 내가 진짜 오빠 결혼식 날에 말이야