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 00:00:20.537 --> 00:00:23.180 - 안녕하세요 - 안녕하세요 2 00:00:23.180 --> 00:00:24.230 - 안녕 - 안녕하세요 3 00:00:24.230 --> 00:00:25.329 어, 이거 이쁘다 티셔츠 4 00:00:26.467 --> 00:00:28.091 오, 호란이 헤어스타일 바뀌었네 5 00:00:28.091 --> 00:00:31.250 나 지금 단발병이 너무 심해져가지고 계속 시름시름 앓다가 머리 잘랐어요 6 00:00:31.250 --> 00:00:36.992 - 아니, 근데 여자분들은 이 머리카락 길이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하더라고 - 맞아, 중요해요 7 00:00:37.111 --> 00:00:37.844 무슨 존이라고 하던데? 8 00:00:37.982 --> 00:00:39.022 - 거지 존 - 거지 존 9 00:00:39.022 --> 00:00:40.656 지금 내 머리 길이가 거지존이에요 10 00:00:40.656 --> 00:00:41.517 - 거지 존? - 네 11 00:00:41.557 --> 00:00:44.854 - 근데 이런 거지가 어딨어 세상에 - 머리를 좀 넘겨야지 12 00:00:45.081 --> 00:00:46.735 이런 거지가 어딨어 세상에 13 00:00:47.052 --> 00:00:48.715 이렇게 세련된 거지가 어딨어 14 00:00:48.715 --> 00:00:51.794 연애를 하시니까 아무래도 얼굴이 좀 피셨어요 15 00:00:54.705 --> 00:00:57.814 - 저는 넘어진 게 한 몫 했는데, 여기 흉 때문에 앞머리를 잘랐거든요 - 아니, 진짜 16 00:00:57.814 --> 00:00:59.814 영선 씨도 어려 보이고 싶어서 앞머리 자른 게 맞고 17 00:01:00.002 --> 00:01:04.339 봉식이 형도 더 어려 보이고 싶어서 앞머리 완전히 자른 거야, 이렇게 18 00:01:04.646 --> 00:01:09.724 아니, 근데 진짜로 이렇게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두 분 다 얼굴이 어려진 게 좀 눈에 띄어요 19 00:01:09.843 --> 00:01:14.141 누군가와 함께 가고 있으면 얼굴이 저렇게 달라지는 거야 20 00:01:14.141 --> 00:01:15.715 사람의 기운이 달라지고 21 00:01:16.438 --> 00:01:19.061 - 호란도 기운이 달라지고 있어 - 맞아요 22 00:01:19.378 --> 00:01:22.022 그런데 경란이가 왜 기운이 달라졌지? 이상한데? 23 00:01:22.547 --> 00:01:24.230 - 경란이가 왜 기운이 달라졌지? - 저요? 24 00:01:24.408 --> 00:01:25.547 - 저요? - 약간 달라보여 25 00:01:25.547 --> 00:01:30.804 - 아니, 왜냐하면 경란이가 그때 우리한테도 그랬어, 2020년 경자년에 - 맞아요 26 00:01:30.804 --> 00:01:34.962 범생이 김경란 인생 최초로 막사는 해라고 그랬어 27 00:01:35.418 --> 00:01:37.517 김경란 인생 최초로 막사는 해라고 그랬어 28 00:01:38.408 --> 00:01:43.002 얼마 전에 인터뷰한 거 이렇게 우리 식구들이니까 기사가 나서 내가 막 봤거든 29 00:01:43.002 --> 00:01:44.982 거기서 경란이가 자기 자신이 지금 이제 많이 달라졌다고 했더라고 30 00:01:45.329 --> 00:01:48.656 진짜 올해는 아주 좀 유쾌하고 신나게 보내고 싶다고 경란이가 그랬어 31 00:01:48.656 --> 00:01:50.061 - 어? 인터뷰 보셨나요? - 어 32 00:01:50.448 --> 00:01:52.606 - 경란이가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했더라고 - 정말요? 33 00:01:52.606 --> 00:01:53.745 어,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했어? 34 00:01:53.923 --> 00:01:58.487 우리 경란이가 막살기로 결심한 2020년 35 00:01:58.685 --> 00:02:02.794 경란이가 어떻게 지금 살고 있는지 화면으로 한번 확인해 보죠 36 00:02:02.794 --> 00:02:04.646 - 더 막살고 있는 거 아니야? - 뭐 있네, 뭐 있어! 37 00:02:10.230 --> 00:02:11.517 김경란 깨기 38 00:02:12.388 --> 00:02:13.329 뭘 깬다는 거야? 39 00:02:13.329 --> 00:02:14.279 김경'란' 40 00:02:26.507 --> 00:02:28.507 내가 차로 지나만 다녔지, 여기를 41 00:02:30.982 --> 00:02:33.071 진짜 얼마만에 내가 여길 와보는 거야? 42 00:02:36.646 --> 00:02:37.913 내가 여기를 다 오고 신기하다 43 00:02:40.824 --> 00:02:48.052 오늘은 지금까지 제가 가졌던 틀을 깨보는 경란이의 알깨기 그 첫 번째 날입니다 44 00:02:49.646 --> 00:02:50.438 데이 원 45 00:02:52.705 --> 00:02:56.576 진짜 옷을 보러 내가 여기를 온 거야? 46 00:03:05.863 --> 00:03:07.665 나 진짜 놀랐어 47 00:03:08.606 --> 00:03:10.477 정말 관광객이신가요? 48 00:03:10.606 --> 00:03:11.675 어, 누구죠? 49 00:03:12.982 --> 00:03:13.576 누구지? 50 00:03:13.576 --> 00:03:15.210 - 그분은 제 지인이에요 - 아, 그렇구나 51 00:03:15.475 --> 00:03:17.119 저는 이미지 스타일리스트 윤혜미입니다 52 00:03:17.119 --> 00:03:19.933 아무도 모르는 거예요, 원단 구분할 수 없고요 53 00:03:26.061 --> 00:03:27.071 우리는 애증의 관계랄까요? 54 00:03:29.784 --> 00:03:32.784 왜냐하면 우리가 철부지 20대 때부터 만났거든요 55 00:03:32.992 --> 00:03:36.715 서로 거의 매일 뉴스를 계속 저 언니랑 같이 했었고요 56 00:03:37.289 --> 00:03:41.596 회사에서만 만난 게 아니라 또 제가 사적으로도 고민 상담도 많이 했어요 57 00:03:42.547 --> 00:03:48.507 서로 뭐 있는 얘기 없는 얘기 속내 다 털어놨던 내 추억을 많이 공유하고 있는 언니예요 58 00:03:50.557 --> 00:03:52.210 - 쇼핑할까? - 쇼핑해야지 59 00:03:52.210 --> 00:03:52.794 쇼핑 정말 할 거야? 60 00:03:53.061 --> 00:03:54.596 - 너 괜찮겠어? - 나 마음의 준비하고 왔어 61 00:03:54.596 --> 00:03:56.358 오늘 어떻게 내가 네 패션 테스트 좀 해? 62 00:03:58.735 --> 00:03:59.467 왜요? 63 00:03:59.646 --> 00:04:00.289 나 어떡해? 64 00:04:00.903 --> 00:04:02.151 - 뭐를 어떡해? - 너 이거 설정이야? 65 00:04:03.210 --> 00:04:04.170 오늘 이 옷 설정이지? 66 00:04:11.972 --> 00:04:12.745 이 니트 언제 거야? 67 00:04:16.240 --> 00:04:19.566 이거 언제 거야? 이거 언제 거야? 68 00:04:20.141 --> 00:04:21.141 너 이거 언제 거야? 69 00:04:22.160 --> 00:04:23.309 - 이 니트 기억해? - 어 70 00:04:24.507 --> 00:04:25.349 어쩔 거야? 71 00:04:25.349 --> 00:04:26.349 이거 언제 거야? 72 00:04:26.913 --> 00:04:27.913 이거는 언제 거더라 73 00:04:31.279 --> 00:04:36.725 2008년? 2009년에 샀던 니트지, 이건 74 00:04:36.982 --> 00:04:38.755 - 이 니트 10년 됐어 - 옷이 엄청 깨끗하다 75 00:04:38.755 --> 00:04:39.972 깨끗하게 잘 입었다 76 00:04:40.408 --> 00:04:43.240 이거 내가 스펀지 분장실에서 제일 좋아하던 옷이야 77 00:04:43.240 --> 00:04:45.774 스펀지 분장실에서 제일 좋아하던 옷이래 78 00:04:50.863 --> 00:04:52.230 이거 한 10년 됐어 79 00:04:53.190 --> 00:04:55.883 - 내가 옷장 보니까 이 옷이 있더라고 - 너 어떻게 이렇게 옷을 잘 관리하니? 80 00:04:56.052 --> 00:04:58.972 - 니트 올 하나 안 나가고? - 나는 정말 옷을 아껴 입거든 81 00:04:59.923 --> 00:05:01.091 나는 옷을 정말 곱게 입어 82 00:05:01.507 --> 00:05:03.834 아껴 입는 게 아니라 공대생인 거지 83 00:05:03.953 --> 00:05:06.339 10년 된 니트를 아직도 입는 게 말이 돼? 84 00:05:07.061 --> 00:05:09.012 난 이것도 한 7년 된 것 같은데? 85 00:05:09.012 --> 00:05:09.715 신발은? 86 00:05:13.507 --> 00:05:19.755 신발은 올해 엄마가 너 제발 옷 좀 사라고 그러면서 사줬어 87 00:05:19.755 --> 00:05:21.408 밖에 외투는 어떻게 사셨어요? 88 00:05:21.408 --> 00:05:24.259 이거는 제가 올해 샀습니다 89 00:05:24.725 --> 00:05:25.854 인터넷 쇼핑으로 제가 샀어요 90 00:05:26.200 --> 00:05:27.537 39,800원 주고 샀어 91 00:05:31.646 --> 00:05:34.596 - 야 - 오늘 쇼핑하는 날이잖아 92 00:05:34.596 --> 00:05:36.507 정말 내가 무슨 각오하고 나왔냐면 93 00:05:36.507 --> 00:05:45.012 - 내 옷에 대한 기준이 입고 벗기 편한 옷과 내 몸이 조이지 않는 옷, 그거 두 개였거든? - 그게 원래 네 기준이었잖아 94 00:05:45.012 --> 00:05:46.824 - 근데 내가 이 기준을 깰게 - 그렇지 95 00:05:46.883 --> 00:05:47.675 아, 기준이 하나 더 있어 96 00:05:47.675 --> 00:05:51.695 - 나는 눈에 띄는 옷을 잘 못 입었는데 그것도 깰게 - 그래, 그것도 깨 97 00:05:52.230 --> 00:05:54.101 그러면 내가 이 세 가지 틀을 깰게 98 00:05:54.507 --> 00:05:56.854 마음의 문을 지금 이것처럼 활짝 열어요 99 00:05:57.309 --> 00:05:58.933 열었더니 10년 된 니트가 보이네 100 00:06:01.319 --> 00:06:02.180 구박 그만해! 101 00:06:02.873 --> 00:06:03.368 가자 102 00:06:03.368 --> 00:06:04.571 - 바꿔 입으러 가자 - 얼른 바꾸자 103 00:06:04.586 --> 00:06:04.992 빨리 와 104 00:06:05.259 --> 00:06:05.959 바꿔 입으러 가자 105 00:06:05.959 --> 00:06:08.111 언니, 여기는 길이 아닌 것 같아 106 00:06:08.230 --> 00:06:08.962 이쪽으로 와 107 00:06:09.170 --> 00:06:10.170 이거 코미디인가? 108 00:06:11.586 --> 00:06:14.284 가장 중요한 건 나의 마음가짐을 바꾸는 거잖아요 109 00:06:14.284 --> 00:06:17.349 그거는 하루아침에 내가 바꾼다고 해서 바꿔지는 게 아니니까 110 00:06:17.665 --> 00:06:20.953 일단 외형적으로 한번 내가 돌파해보자 제가 결심한 거죠 111 00:06:21.121 --> 00:06:25.913 옷도 쇼핑도 해보고 그러면서 오늘은 제 틀을 깨보려고 했죠 112 00:06:28.126 --> 00:06:31.953 - 언니가 내 스타일리스트였던 건 맞는데 언니랑 쇼핑 온 거 처음이거든? - 그러니까 113 00:06:32.012 --> 00:06:34.398 - 나 왜 불안하지? - 내가 이런 건 너한테 안 해줬잖아 114 00:06:35.071 --> 00:06:35.972 나도 불안하다 115 00:06:36.893 --> 00:06:38.774 여기 경란이 옷장 같은 옷가게다 116 00:06:42.091 --> 00:06:43.061 경란은 니트성애자야 117 00:06:46.953 --> 00:06:48.566 여기 마음에 드는 거 없어? 118 00:06:49.121 --> 00:06:49.646 니트 119 00:06:50.230 --> 00:06:50.854 어떤 거? 120 00:06:50.943 --> 00:06:52.279 나 네 맘에 드는 옷 맞출 수 있어 121 00:06:52.621 --> 00:06:57.180 - 그래, 지금 그거 김경란 옷장에 있어 - 나 이 니트 마음에 들어 122 00:06:57.337 --> 00:06:58.763 그래, 그것도 네 옷장에 있어 123 00:06:59.072 --> 00:07:01.269 - 저 니트 예쁘다 - 너 저런 것만 고르지 마 124 00:07:01.784 --> 00:07:05.670 - 원래 입었던 그것만 고르지 말고 안 봤던 거를 골라 - 아, 진짜? 125 00:07:06.264 --> 00:07:07.141 이런 거 어때? 126 00:07:10.745 --> 00:07:11.923 - 호피? - 호피 127 00:07:15.792 --> 00:07:16.406 호피? 128 00:07:19.982 --> 00:07:20.982 경란 씨 입은 거 보고 싶다 129 00:07:21.428 --> 00:07:21.923 이리 와 봐 130 00:07:23.794 --> 00:07:24.368 이리 와 봐 131 00:07:24.725 --> 00:07:26.507 - 저거 봐 봐 - 아니, 잠깐만요 132 00:07:26.814 --> 00:07:27.309 이리 와봐 133 00:07:27.309 --> 00:07:31.923 - 저건 아니야? - 시작부터, 시작부터 저 너무 무서워요 134 00:07:32.160 --> 00:07:33.953 그럼 과감하지 않게 135 00:07:35.794 --> 00:07:38.408 - 그냥 막 입은 다음에 한 번 보자고 - 근데 이거 입으면 안 추워? 136 00:07:39.081 --> 00:07:40.081 짧은 바지잖아 137 00:07:40.566 --> 00:07:42.566 이거 경란이 스타일이네 138 00:07:43.675 --> 00:07:44.675 예쁜데, 다? 139 00:07:45.834 --> 00:07:47.547 - 이 색깔은 너무 튀어 - 너무 네 눈에 튀어? 140 00:07:52.992 --> 00:07:54.507 - 이게 옷이야? - 우리 안 입었던 거 입자 141 00:08:06.418 --> 00:08:08.110 - 예쁘네 - 괜찮은데? 142 00:08:10.388 --> 00:08:11.200 예쁘다 143 00:08:11.557 --> 00:08:11.863 예쁘지? 144 00:08:12.279 --> 00:08:15.141 근데 언니 이거는 그러면 뭐랑 입어야 돼? 145 00:08:16.230 --> 00:08:16.834 이런 거랑 입으면 되지 146 00:08:19.457 --> 00:08:20.002 어때요? 147 00:08:21.081 --> 00:08:22.349 요즘 이런 게 유행이라니까 148 00:08:22.784 --> 00:08:24.545 멋있다, 잘 골랐다 149 00:08:24.545 --> 00:08:26.238 이거 말도 안 돼 150 00:08:26.238 --> 00:08:28.159 - 이거 말도 안 되게 맛있어 - 난 말문이 막힌다 151 00:08:28.248 --> 00:08:29.962 왜냐하면 둘 다 너무 번쩍여 152 00:08:30.180 --> 00:08:32.695 - 근데 입으면 예쁘다니까, 일단 아무거나 입어 봐 - 아니야, 이건 너무 호피야 153 00:08:33.537 --> 00:08:34.032 이건 왜 싫어? 154 00:08:34.883 --> 00:08:36.378 - 이런 거 입으면 내가 민망하니까 - 왜 민망해? 155 00:08:37.299 --> 00:08:38.576 난 너무 눈에 띄는 게 싫어 156 00:08:38.576 --> 00:08:42.824 넌 사람들이 바라보는 직업에 있는데 그럼 사람들이 너를 바라봐 줘야지 157 00:08:47.666 --> 00:08:48.483 어, 입어보나? 158 00:08:48.879 --> 00:08:49.735 자, 과연? 159 00:08:49.735 --> 00:08:51.972 경란이가 알을 깨야 되는데, 깨고 나와야 되는데 160 00:09:00.408 --> 00:09:03.319 그럼 오늘 내가 도전할게, 뭘 도전하면 돼? 161 00:09:03.319 --> 00:09:05.250 프리하게, 좋은 거 골라 봐 162 00:09:06.002 --> 00:09:07.438 - 우선 이거 하나 입어보자 - 그러면 언니 163 00:09:08.586 --> 00:09:09.118 그래, 입어볼게 164 00:09:11.507 --> 00:09:13.804 언니는 언니대로 스타일링을 해 165 00:09:13.804 --> 00:09:15.824 나는 나대로 스타일링을 해볼게 166 00:09:30.705 --> 00:09:33.844 한 번만 입어봅시다, 한 번만 167 00:09:34.042 --> 00:09:37.121 - 나는 지금 굉장히 많은 걸 포기했어, 봐라 - 이거 입어보시려고요? 168 00:09:37.378 --> 00:09:40.507 - 이 옷은 목이 꽉 조이지, 그리고 치마지 - 네 169 00:09:42.378 --> 00:09:43.586 저 패션은 '안녕 프란체스카' 같아 170 00:09:51.378 --> 00:09:52.497 옷이 엄청 튀잖아 171 00:09:53.101 --> 00:09:55.160 밑에 레이스도 있어요 172 00:09:57.586 --> 00:10:00.316 그럼 거기다 이거 입어 볼래? 그 안에? 173 00:10:01.576 --> 00:10:02.108 아니야? 174 00:10:11.715 --> 00:10:12.863 이건 어때? 175 00:10:18.259 --> 00:10:20.438 잠깐만, 이거랑 이거를 입으라고? 176 00:10:21.566 --> 00:10:23.250 - 이거는 오케이 - 오케이 177 00:10:23.250 --> 00:10:24.250 근데 이거는 이상해 178 00:10:26.943 --> 00:10:29.147 - 이거는 좀 그래 - 패턴있는 거 179 00:10:31.269 --> 00:10:32.061 한 번 입어보자 180 00:10:32.557 --> 00:10:33.378 입어만 보자 181 00:10:37.368 --> 00:10:38.368 자, 입어봐 182 00:10:38.883 --> 00:10:40.497 입어봐, 입어봐, 입어보자 183 00:10:43.309 --> 00:10:45.012 - 이거는 진짜 입기 싫어 - 너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? 184 00:10:45.240 --> 00:10:46.507 -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? - 이거는 입기 싫어 185 00:10:49.784 --> 00:10:50.784 궁금한데요 186 00:10:58.834 --> 00:11:00.289 정말 이걸 어떻게 입어? 187 00:11:00.804 --> 00:11:01.804 다 들려 188 00:11:02.745 --> 00:11:04.002 다 들린다고 189 00:11:06.358 --> 00:11:07.814 옷 입다 안 죽어 190 00:11:08.408 --> 00:11:08.982 정말 191 00:11:11.834 --> 00:11:13.438 특수 의상이잖아, 이거는 192 00:11:13.814 --> 00:11:15.319 특수 의상이래 193 00:11:19.507 --> 00:11:20.180 과연 194 00:11:40.250 --> 00:11:40.824 예쁘지? 195 00:11:40.834 --> 00:11:41.764 괜찮은데? 196 00:11:42.002 --> 00:11:44.190 이러고 너 돌아다녀야 돼 197 00:11:47.507 --> 00:11:48.101 예쁘다 198 00:11:50.289 --> 00:11:51.091 멋진데? 199 00:11:54.863 --> 00:11:55.626 현타 오죠 200 00:11:57.101 --> 00:12:00.428 - 이게 껍데기 벗기야, 넌 뭘 해도 괜찮아 - 인생 어렵다 201 00:12:01.626 --> 00:12:03.507 누가 봐도 너 지금 괜찮아, 이게 껍데기 벗기야 202 00:12:04.962 --> 00:12:06.962 - 너무 튀어, 이 옷은 - 이것도 해볼래? 203 00:12:08.576 --> 00:12:09.923 - 이것도 해볼래? - 저거 예쁘다 204 00:12:12.052 --> 00:12:13.052 이 위에다가 입으라고? 205 00:12:13.418 --> 00:12:14.972 - 핑크가 더 낫겠다 - 그러니까요 206 00:12:15.695 --> 00:12:16.626 껍데기 벗기야 207 00:12:17.022 --> 00:12:19.339 누가 보면 내가 전문 스타일리스트 아닌 줄 알겠어 208 00:12:19.814 --> 00:12:21.220 근데 이런 게 필요해 209 00:12:21.596 --> 00:12:23.507 - 여기다가 입으라고? - 어, 누가 봐도 상관없어 210 00:12:25.745 --> 00:12:26.675 요즘은 그냥 당당하게 입는 거야 211 00:12:29.398 --> 00:12:31.992 여기 손 넣어 212 00:12:32.537 --> 00:12:38.507 - 핵심은 뭘 입어도 상관없다는 거야, 내가 뭘 입든 - 이건 아까보다 낫다 213 00:12:41.378 --> 00:12:42.091 하나만 더 입어보자 214 00:12:42.398 --> 00:12:44.834 그러면 초록색 입어보자 215 00:12:45.309 --> 00:12:46.725 - 이건 뭐야, 바지야? - 어 216 00:12:47.507 --> 00:12:50.111 그래, 이게 이거보단 나을 것 같아 217 00:13:04.507 --> 00:13:05.804 너무 예쁘다 218 00:13:05.804 --> 00:13:08.121 - 예쁜데? 잘 어울리는데? - 너 이 색깔 되게 잘 어울린다 219 00:13:08.121 --> 00:13:09.814 - 어, 한쪽 이렇게 내려서 입어 - 저거 너무 예쁜데요? 220 00:13:11.448 --> 00:13:12.636 약간 레트로 느낌이야 221 00:13:12.636 --> 00:13:15.794 이걸 입으니 내 마음에 안정감이 있습니다 222 00:13:16.349 --> 00:13:17.566 어때? 223 00:13:17.903 --> 00:13:19.527 내 마음에 안정감이 있습니다 224 00:13:20.091 --> 00:13:21.398 어때? 225 00:13:21.755 --> 00:13:23.477 - 지퍼 열렸어 - 지퍼 열렸어요? 226 00:13:23.972 --> 00:13:26.210 죄송해요, 제가 흥분해서요 227 00:13:28.834 --> 00:13:29.972 - 어때요? - 예뻐 228 00:13:30.477 --> 00:13:31.081 멋있다 229 00:13:31.081 --> 00:13:35.863 전혀 다른 질감과 전혀 다른 색감을 매치했는데 이게 너무 잘 어울린다 230 00:13:36.042 --> 00:13:40.834 근데 사람이 되게 무서운 게 계속 보니까 또 괜찮아 231 00:13:40.834 --> 00:13:41.873 그래 232 00:13:42.309 --> 00:13:45.695 - 계속 보니까 괜찮아 - 근데 나도 이렇게 예쁠 줄 몰랐는데 예쁘네 233 00:13:47.794 --> 00:13:50.012 여기다가 롱 코트, 롱 자켓 입어보자 234 00:13:50.131 --> 00:13:51.121 잠깐만, 내가 가져올 테니까 기다려봐 235 00:13:52.596 --> 00:13:54.517 - 얘 정도는 나도 괜찮아 - 예쁘다 236 00:13:58.052 --> 00:13:59.378 - 소개팅? - 소개팅? 237 00:13:59.378 --> 00:14:00.626 얼굴 너무 작아 238 00:14:02.160 --> 00:14:02.943 소개팅 룩이다 239 00:14:09.190 --> 00:14:09.725 예쁘지? 240 00:14:10.012 --> 00:14:10.636 어때? 241 00:14:11.814 --> 00:14:14.457 - 근데 이 코트 예쁜 것 같아 - 예쁘다 242 00:14:14.616 --> 00:14:16.581 누나 표정도 아까랑 좀 달라졌어 243 00:14:16.581 --> 00:14:18.537 - 너무 잘 어울려 - 예뻐, 예뻐 244 00:14:18.537 --> 00:14:20.260 - 이거 사야 될 것 같은데? - 그래, 맞아 245 00:14:20.527 --> 00:14:22.230 너 소개팅 이거 입고 나가도 되겠어 246 00:14:26.017 --> 00:14:32.121 - 옷이 예쁘긴 한데 - 알겠어, 언니가 왜 나에게 이 은박지 옷이랑 핑크색을 입혔는지 알겠어 247 00:14:32.398 --> 00:14:37.675 - 저걸 입고 나니까 다른 옷에 대한 두려움이 굉장히 많이 사라졌어 - 그렇지 248 00:14:38.269 --> 00:14:40.854 왜냐하면 난 저 옷만 아니면 돼 249 00:14:41.903 --> 00:14:43.091 이 투머치만 아니면 돼? 250 00:14:43.240 --> 00:14:46.349 - 저걸 입고 나니까 난 이제 무슨 옷이든 입을 수 있어 - 그렇지 251 00:14:46.349 --> 00:14:48.804 그러니까 언니가 머리가 좋네 252 00:14:52.061 --> 00:14:52.834 한 번 돌아봐 253 00:14:52.957 --> 00:14:54.227 - 한 번 돌아? - 어, 한 번 돌아봐 254 00:14:54.227 --> 00:14:55.144 - 어딜 가라고? - 쫙 가 봐 255 00:14:57.141 --> 00:14:58.547 매장 한 바퀴 다 돌고 256 00:14:59.012 --> 00:15:01.349 - 누가 쳐다봐도 상관없고 - 이거 괜찮아요? 저랑 잘 어울려요? 257 00:15:01.962 --> 00:15:02.834 언니 예쁘죠? 258 00:15:02.834 --> 00:15:03.685 아, 진심으로 말씀해 주세요 259 00:15:07.466 --> 00:15:08.547 아이돌 리지요 260 00:15:08.547 --> 00:15:09.774 아이돌 261 00:15:09.774 --> 00:15:10.923 - 리지요 - 이지? 262 00:15:10.923 --> 00:15:11.745 리지, 리지 263 00:15:12.626 --> 00:15:14.170 언니, 제발 좀! 264 00:15:14.170 --> 00:15:15.299 아, 저 리지 닮았다고요? 265 00:15:15.755 --> 00:15:17.081 아, 저 리지 닮았다고요? 266 00:15:18.656 --> 00:15:19.656 누군질 몰라 267 00:15:19.883 --> 00:15:21.537 - 그 옷이 리지가 입었던 옷이라고 - 리지 씨가 그 코트 사가셨어요 268 00:15:28.507 --> 00:15:31.368 난 경란 씨가 리지랑 닮았다는 줄 알았어 269 00:15:32.408 --> 00:15:33.408 아, 정말 이러기야? 270 00:15:34.626 --> 00:15:35.497 너무하다! 271 00:15:35.616 --> 00:15:38.180 - 그 옷이 아이돌스러워 - 난 리지 닮았다는 줄 알았더니 아니었어 272 00:15:38.279 --> 00:15:40.517 리지 씨가 이 코트 사가셨대 273 00:15:41.160 --> 00:15:45.606 그랬더니 좀 더 탐난다, 리즈 씨가 사가셨다고 하니까 274 00:15:45.606 --> 00:15:47.507 - 이거 사고 가자 - 나 이거 마음에 들어 275 00:15:47.507 --> 00:15:48.269 이거 사고 가자 276 00:15:51.507 --> 00:15:52.002 샀어? 277 00:15:52.368 --> 00:15:54.408 - 나 이제 자신감이 좀 생겼어 - 맘에 들어? 278 00:15:54.408 --> 00:15:55.101 거짓말 279 00:15:55.160 --> 00:15:58.953 - 아니야, 나 은색 옷 입고 난 다음에 뭐든 괜찮아 - 뭐든? 280 00:15:59.893 --> 00:16:03.329 그냥 입고 가시지 왜 또 원래 옷을 입으셨어? 281 00:16:04.388 --> 00:16:06.299 잠깐만, 내가 일단 한 번 볼게 282 00:16:06.299 --> 00:16:08.863 - 그럼 이 가게? 괜찮아? - 어, 이 가게 보자 283 00:16:11.259 --> 00:16:12.151 저기 예쁘다 284 00:16:12.151 --> 00:16:14.814 여긴 되게 아까랑 확 다른 거야 285 00:16:14.814 --> 00:16:15.933 - 스트릿 느낌이네, 여긴 - 어, 맞아 286 00:16:16.507 --> 00:16:17.844 어린애들 입는 느낌 287 00:16:18.873 --> 00:16:22.180 - 근데 언니, 잠깐만, 이거는 원피스예요? - 어? 288 00:16:22.844 --> 00:16:24.131 이거 원피스 맞아 289 00:16:30.883 --> 00:16:34.982 원피스인 거야? 아니면 상의를, 아니 하의를 미처 못 입히신 거야? 290 00:16:34.982 --> 00:16:38.081 남자들이 여자가 와이셔츠 입으면 섹시하다고 그러잖아 291 00:16:38.081 --> 00:16:40.804 그게 왜 그러냐면 와이셔츠가 남자 속옷이어서 그래 292 00:16:43.319 --> 00:16:43.943 경란이 표정 봐 293 00:16:47.656 --> 00:16:50.962 그래서 남자는 내 속옷을 입은 여자가 섹시해 보이는 거야 294 00:16:52.052 --> 00:16:53.764 - 남자 와이셔츠? - 어 295 00:16:53.764 --> 00:16:57.210 셔츠에 밑에 하의 벗겨놓으면 그런 느낌인 거야 296 00:16:59.903 --> 00:17:04.299 이거랑 이거에다가 그냥 양말에다가 저런 운동화 매치해서 입어보자 297 00:17:05.948 --> 00:17:08.048 약간 원피스 개념이죠, 원피스 개념 298 00:17:08.048 --> 00:17:09.329 - 이건 그렇게 튀지도 않는다 - 잘 어울릴 것 같아 299 00:17:10.294 --> 00:17:12.180 스타킹 혹시 어디 없어요? 300 00:17:13.690 --> 00:17:15.151 스타킹 없어도 돼 301 00:17:15.512 --> 00:17:18.012 아니, 스타킹은 안 신어도 되는 옷이라니까? 302 00:17:18.012 --> 00:17:19.220 - 스타킹은 없어요? - 스타킹 안 신는 거라니까? 303 00:17:20.814 --> 00:17:22.487 스타킹 안 신는 거라고 304 00:17:27.141 --> 00:17:29.893 - 저기에 스타킹은 좀 안 어울리죠 - 어, 맨살에다가 입는 거지 305 00:17:30.675 --> 00:17:32.467 이렇게 어그 부츠 같은 거 신으면 예쁘지 306 00:17:32.547 --> 00:17:35.992 아래에 아무것도 안 입는다는 게 너무 신기하지 않아? 307 00:17:36.170 --> 00:17:37.388 원피스니까 안 입는 거지 308 00:17:38.804 --> 00:17:41.695 - 남자 셔츠 - 제가 길이 체크 좀 하겠습니다, 잠깐만 계세요 309 00:17:41.854 --> 00:17:44.883 - 근데 길이가 너무 짧으면 약간 이상하긴 해 - 그렇죠 310 00:17:45.388 --> 00:17:47.982 언니는 다리가 워낙 가늘고 예쁘니까 잘 어울릴 것 같아 311 00:17:48.557 --> 00:17:51.586 나 이 셔츠만 일단 한 번 입어볼게요, 마음의 준비를 위해서 312 00:17:51.586 --> 00:17:52.507 아래엔 옷 안 입는 거다? 313 00:17:52.774 --> 00:17:55.081 밑에 바지 입는 거 아니다, 그거? 314 00:17:57.299 --> 00:18:00.042 밑에 반바지 입으면 되는데 반바지 없어요? 315 00:18:00.042 --> 00:18:01.735 네, 저희 반바지는 안 팔아요 316 00:18:02.774 --> 00:18:03.705 실패했습니다 317 00:18:08.507 --> 00:18:10.339 나는 꿈을 늘 꿨어요 318 00:18:10.339 --> 00:18:15.339 내가 하의를 안 입고 나갔다가 망신당하는 꿈을 꾼 적이 있거든요 319 00:18:15.814 --> 00:18:18.428 근데 그게 내 현실이 됐잖아요 320 00:18:20.784 --> 00:18:21.636 이래도 되나? 321 00:18:22.388 --> 00:18:23.992 이렇게 해도 되나? 322 00:18:37.408 --> 00:18:41.705 - 근데 나 약간 뭔가 좀 약간 기분이 묘해 - 그렇지? 323 00:18:41.705 --> 00:18:43.240 - 약간 기분이 좀 그래 - 왜? 324 00:18:46.537 --> 00:18:51.834 - 남자 셔츠 - 나 지금 약간 너 이렇게 빼꼼하는데 내 방에서 내 여자친구 보는 남자 느낌이야 325 00:18:53.121 --> 00:19:00.170 남자 셔츠 입은 느낌이 약간 되게 묘한 느낌이 있네요? 326 00:19:00.586 --> 00:19:01.913 그걸 알고 입으니까 좀 그렇지? 327 00:19:02.240 --> 00:19:04.091 - 네, 남자 셔츠라서 - 남자 셔츠를 입으니까 328 00:19:04.695 --> 00:19:06.972 여자들 이렇게 롱 셔츠 되게 많이 입거든 329 00:19:07.339 --> 00:19:09.656 근데 그래서 그냥 입으면 안 돼 330 00:19:11.388 --> 00:19:12.517 이렇게 입어줘야지 331 00:19:13.190 --> 00:19:15.448 그래서 이렇게 입는 거야 여자들이 332 00:19:15.695 --> 00:19:20.586 이런 느낌으로 입으면 뭔가 되게 섹시하다는 생각이 계속 들잖아 333 00:19:20.586 --> 00:19:22.557 그냥 이것만 잘라 입어도 돼 334 00:19:22.903 --> 00:19:23.854 단추 하나 더 풀까? 335 00:19:28.715 --> 00:19:32.121 - 아니, 제가 단추 한 번 풀어보니까 또 하나 더 풀 용기가 생기더라고요 - 그럼 336 00:19:33.160 --> 00:19:34.032 단추 하나 더 풀까? 337 00:19:37.656 --> 00:19:39.992 - 나 그럴 수 있을 것 같아 - 그렇지, 단추 하나 더 풀어도 돼 338 00:19:41.814 --> 00:19:43.022 - 하나 더 풀자 - 하나 더? 339 00:19:43.022 --> 00:19:44.646 많이 넘겨줄래요? 340 00:19:48.903 --> 00:19:49.903 - 나 어차피 - 하나 더 341 00:19:54.665 --> 00:19:55.527 보고 싶다 342 00:19:55.527 --> 00:19:57.438 이거 단추 푸는 거 맛 들리면 안 되는데 343 00:20:03.913 --> 00:20:04.913 잠깐 비켜볼래? 344 00:20:05.200 --> 00:20:08.725 - 이건 좀 너무 파였다 - 이런 식으로 여름에 되게 많이 입잖아 345 00:20:11.378 --> 00:20:13.349 제가 여기에 점이 있거든요 346 00:20:13.428 --> 00:20:15.695 - 이 밑으로 내려가지 않는다는 기준이 있어요 - 왜? 347 00:20:16.289 --> 00:20:18.467 그냥 그게 저에게 안정감을 줘요 348 00:20:20.111 --> 00:20:20.764 김프리 349 00:20:21.358 --> 00:20:22.735 김프리, 오늘 틀 깨는 걸로 하자 350 00:20:22.735 --> 00:20:24.418 근데 나 지금 괜찮은데? 351 00:20:24.418 --> 00:20:27.685 이만큼 해도 괜찮지 않아? 괜찮지 않아? 352 00:20:27.863 --> 00:20:29.259 이러면 약간 섹시 포인트 돼 353 00:20:29.557 --> 00:20:30.378 예쁘다 354 00:20:30.695 --> 00:20:33.170 이러고 아까 거기 딱 문 열고 나오니까 내가 남자된 기분이었어 355 00:20:33.240 --> 00:20:36.230 - 내가 다시 문 열고 나와 볼까? - 내가 남자 된 것 같은 기분이야 356 00:20:36.230 --> 00:20:36.982 잘 봐 357 00:20:39.665 --> 00:20:40.200 빼꼼 358 00:20:44.646 --> 00:20:46.319 이게 바로 탈의실 섹시야 359 00:20:47.428 --> 00:20:50.893 나 진짜 갑자기 딱 문 열고 나왔는데 내가 순간 남자된 기분이었어 360 00:20:50.893 --> 00:20:54.685 근데 문 열고 나왔는데 되게 멋있는 남자 있었으면 좋겠다 361 00:20:55.012 --> 00:20:56.151 - 이거 주세요 - 네 362 00:20:56.230 --> 00:20:57.487 근데 검정 니트 입으면 안 돼요? 363 00:20:57.507 --> 00:20:58.240 안 돼 364 00:20:58.794 --> 00:20:59.596 안 돼 365 00:21:01.566 --> 00:21:02.566 바지 벗어야 돼 366 00:21:03.665 --> 00:21:07.457 - 내가 이렇게 힘들었던 거 시청자가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 - 저기요 367 00:21:07.457 --> 00:21:09.725 하의는 주고 바지를 벗으라고 그러세요 368 00:21:09.933 --> 00:21:11.665 양말하고 신발 드릴게요 369 00:21:11.725 --> 00:21:12.349 들어가세요 370 00:21:13.349 --> 00:21:13.943 들어가세요 371 00:21:14.012 --> 00:21:16.754 - 신발 준비됐어요? - 하의를 주고 하의를 벗으라고 그래야지 372 00:21:16.754 --> 00:21:18.873 - 신발 준비됐어요 - 와, 진짜 너무한다 373 00:21:19.646 --> 00:21:20.873 그게 원피스라니까 374 00:21:29.022 --> 00:21:32.735 나 김프리는 좋은데 하의는 없는 건 좀 이상해 375 00:21:32.992 --> 00:21:35.309 하의가 없는 게 아니라 그게 원피스라니까 376 00:21:35.507 --> 00:21:36.507 아니, 근데 미처 하의를 안 입은 것 같아 377 00:21:40.408 --> 00:21:43.665 나 한 10년 묵은 체증이 가라앉으려고 한다, 아주 그냥 378 00:21:48.487 --> 00:21:49.487 또 설레어 보자 379 00:21:59.547 --> 00:22:00.863 - 예쁘다 - 귀엽다 380 00:22:00.863 --> 00:22:01.794 아이돌 같아 381 00:22:01.804 --> 00:22:05.913 똑같은 박스를 입어도 약간 섹시한 느낌 382 00:22:05.992 --> 00:22:07.309 거기다 요즘 벨트도 매 383 00:22:07.834 --> 00:22:10.557 - 이거는 왠지 머리도 막 이렇게 해야 될 것 같아 - 머리 풀어헤쳐, 그렇지 그렇지 384 00:22:10.665 --> 00:22:11.220 그래 385 00:22:11.220 --> 00:22:13.982 - 옷이 사람을 이렇게 바꾼다니까? - 그렇지, 그렇지 386 00:22:14.190 --> 00:22:15.106 배낭 하나 줄까? 387 00:22:15.551 --> 00:22:16.051 - 응 - 배낭? 388 00:22:16.557 --> 00:22:17.289 배낭 같은 거 같이 매치해보자 389 00:22:19.329 --> 00:22:22.893 빨강에 주황 이런 거 매치 안 했잖아, 우리 옛날에는 390 00:22:23.160 --> 00:22:26.606 - 근데 요즘은 이렇게 약간 이런 톤끼리도 매치해 - 한쪽만 해? 391 00:22:28.086 --> 00:22:28.586 어때? 392 00:22:28.923 --> 00:22:29.962 진짜 20대 됐다 393 00:22:30.408 --> 00:22:32.616 참 인간이라는 동물이 참 무서워 394 00:22:33.497 --> 00:22:36.982 처음엔 미칠 것 같은데 입고 나니 내가 즐기고 있어 395 00:22:37.854 --> 00:22:39.052 그리고 시원해 396 00:22:40.953 --> 00:22:41.953 자유로워 397 00:22:42.329 --> 00:22:43.685 - 예뻐 - 자유로워 398 00:22:46.061 --> 00:22:48.972 제가 약간 욕한 다음 후련한 느낌이었어요 399 00:22:55.557 --> 00:22:56.557 진짜 갈게요, 누나 400 00:22:59.596 --> 00:23:04.022 뭔가 깨기까지 되게 어려웠는데 깨고 나니까 되게 뭔가 속이 시원한 느낌? 401 00:23:05.269 --> 00:23:06.180 이래도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402 00:23:07.824 --> 00:23:09.507 - 행동이 달라지지? - 응 403 00:23:09.814 --> 00:23:11.091 이제 우리 이래도 되잖아 404 00:23:11.141 --> 00:23:13.339 여기 뭐 어울리는 모자 이런 거 없어? 405 00:23:13.913 --> 00:23:16.081 여기 뭐 어울리는 모자 이런 거 없어? 406 00:23:16.111 --> 00:23:17.111 경란이가 적극적으로 변했어요 407 00:23:17.220 --> 00:23:21.507 - 잠깐만 기다리세요, 제가 모자 가지고 올게요 - 어울리는 모자 줘 408 00:23:23.170 --> 00:23:25.665 어, 언니가 왠일로 노멀한 색을 가지고 왔어요? 409 00:23:25.745 --> 00:23:27.705 이런 걸로 포인트를 줘야죠 410 00:23:29.329 --> 00:23:31.012 나 봐라, 너무 예쁘다 411 00:23:31.398 --> 00:23:32.715 - 예쁘다 - 모자를 거꾸로 썼어 412 00:23:33.061 --> 00:23:34.814 너무 괜찮다 413 00:23:34.814 --> 00:23:36.557 - 괜찮다 - 그렇게 발랄할 수가 없네 414 00:23:36.557 --> 00:23:38.022 경란 님 캔버스가 잘 어울리더라고 415 00:23:38.022 --> 00:23:40.259 - 나 근데 조금 기분 좋아졌어 - 그래 416 00:23:40.259 --> 00:23:41.180 기분 좋아졌어 417 00:23:41.507 --> 00:23:45.695 아니 그리고 이 옷을 입고 우울하게 표정을 지을 수가 없어 418 00:23:47.547 --> 00:23:48.078 맞아 419 00:23:52.408 --> 00:23:59.992 그리고 이렇게 어깨 쳐진 채로 다닐 수가 없고 뭔가 사람이 이렇게 발랄하게 다니게 되네 420 00:23:59.992 --> 00:24:02.170 그래, 밝은색 옷 입고 421 00:24:03.507 --> 00:24:07.121 - 나랑 잘 어울리네 - 디자인도 되게 맥스하게, 어울려 422 00:24:07.784 --> 00:24:08.953 언니 우리 어디 가? 423 00:24:09.012 --> 00:24:09.735 이러고 어디 가? 424 00:24:11.180 --> 00:24:13.626 - 우리 어디 가야 돼, 어디 가자 - 우리 같이 가야 돼? 425 00:24:13.626 --> 00:24:15.299 - 우리 같이 가야 돼? - 우리 어디 가자 426 00:24:15.487 --> 00:24:16.250 소개팅 할래? 427 00:24:16.438 --> 00:24:17.052 이러고? 428 00:24:20.784 --> 00:24:23.507 진짜로 좀 신난 것처럼 느껴져요, 그렇죠? 429 00:24:23.507 --> 00:24:24.675 기분이 살아난 게 느껴져요 430 00:24:24.675 --> 00:24:27.646 진짜 옷이 날개라고 저걸 입으니까 기분이 되게 달라져요 431 00:24:27.735 --> 00:24:32.388 어떤 옷을 입느냐에 따라서 내 행동도 달라지고 걸음걸이도 달라지고 432 00:24:32.923 --> 00:24:37.755 그냥 아예 뭔가 나라는 존재가 달라진 것처럼 차이가 많이 나더라고 433 00:24:37.755 --> 00:24:39.646 확실히 알을 깬 것 같아, 이제 434 00:24:39.883 --> 00:24:44.101 아니, 우리도 드라마 찍을 때 워낙 많은 옷을 갈아입잖아요 435 00:24:44.269 --> 00:24:50.893 사실은 대본 리딩하러 딱 갈 때 트레이닝복 아무거나 입고 모자 쓰고 그냥 대충 가거든요, 저도 436 00:24:50.893 --> 00:24:57.022 어느 날 제가 대본 리딩을 딱 갔는데 어떤 선생님이 드레시한 옷을 딱 입고 대본 리딩 장소에 딱 오신 거야 437 00:24:57.705 --> 00:25:00.269 제가 그분을 툭 쳐다봤는데 그게 너무 멋있어 보이는 거예요 438 00:25:00.844 --> 00:25:04.339 내가 그 순간 왜 선생님들이 가끔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알겠는 거예요 439 00:25:04.547 --> 00:25:08.091 선생님이 너네 왜 이렇게 하고 다니냐고, 예쁘게 하고 다니라고 그러셨거든요 440 00:25:08.091 --> 00:25:11.566 - 방송에 안 나올 때도, 이런 데 올 때도 예쁘게 하고 다니라고 선생님이 말씀하셨는데 - 그렇지 441 00:25:12.121 --> 00:25:14.883 그러니까 나도 좀 멋있게 입고 싶고 이런 게 있더라고요 442 00:25:16.200 --> 00:25:20.230 그러니까 이런 니트도 사실 이거 여기 촬영 때문에 산 거거든요? 443 00:25:21.052 --> 00:25:22.626 저런 거 입고 오면 안 돼요? 444 00:25:22.626 --> 00:25:25.032 - 저거 그대로 입고 오시지 왜 안 입었어요? - 하의실종? 445 00:25:25.111 --> 00:25:26.002 - 어 - 하의실종 446 00:25:26.507 --> 00:25:28.507 - 지금 갈아입고 오세요 - 아직 알 못 깼네! 447 00:25:28.705 --> 00:25:30.279 아직 알 못 깼어, 못 깼어 448 00:25:30.814 --> 00:25:31.576 아니, 그게 아니라 449 00:25:31.576 --> 00:25:32.418 또 니트잖아 450 00:25:32.418 --> 00:25:34.071 제 남자친구 앞에서 그렇게 입을게요 451 00:25:34.309 --> 00:25:35.705 남자친구 앞에서? 452 00:25:54.665 --> 00:25:57.388 - 약간 보이차 같은 거네요 - 네, 맞아요 453 00:25:58.200 --> 00:26:00.854 차를 마시면서 마음을 달래면서 454 00:26:02.200 --> 00:26:04.289 오, 너무 신기해 455 00:26:04.715 --> 00:26:06.309 자기 빵 굽는 거하고 비슷한 거야 456 00:26:09.507 --> 00:26:12.933 여기는 더 운치가 있지, 중국 같고 457 00:26:18.042 --> 00:26:20.547 우리가 지금 동대문에서 중국으로 타임머신 타고 온 것 같아 458 00:26:21.951 --> 00:26:23.545 - 슝슝슝 - 정말 그러네 459 00:26:25.091 --> 00:26:27.220 내가 되게 멋있는 남자 하나 소개시켜줄게 460 00:26:38.397 --> 00:26:45.057 조심해, 내가 진짜 멋있는 남자 한 명 소개해 줄테니까 앞으로 너도 이런 남자 만나 461 00:26:50.592 --> 00:26:51.992 아, 뭐야! 462 00:26:54.181 --> 00:26:55.889 -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? - 어른들이 그러셨다 463 00:26:56.250 --> 00:26:58.409 오줌줄기 센 놈이 좋다고 어른들이 그러셨어 464 00:26:59.040 --> 00:27:00.109 이런 남자 어때? 465 00:27:00.139 --> 00:27:01.120 한 번 더 보여줘? 466 00:27:02.070 --> 00:27:05.320 - 나도 저거 해보고 싶다, 귀여워 - 정말 오줌줄기가 힘차더라고요 467 00:27:05.498 --> 00:27:07.691 저렇게 담장 무너뜨리고 468 00:27:12.097 --> 00:27:17.047 - 근데 내가 방송 의상은 내 멋대로 챙겨 입히잖아 - 그렇지 469 00:27:17.443 --> 00:27:22.614 그런데 오늘은 정말 내가 우리 경란이가 저런 게 너무 힘들었나 싶은 거야 470 00:27:23.179 --> 00:27:26.737 '경란이가 진짜 힘들었나?' 이런 생각이 들면서 내가 마음이 약간 짠하더라고 471 00:27:28.979 --> 00:27:30.079 약간 그랬던 것 같아 472 00:27:30.079 --> 00:27:33.531 그러니까 나에게 지금까지 내 인생에 없었던 옷을 입은 거잖아 473 00:27:33.660 --> 00:27:37.398 - 그러니까 내 인생에 없었던 인생을 살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인 거야 - 그렇지 474 00:27:37.398 --> 00:27:38.894 네가 20대 때 못 해봤잖아 475 00:27:39.341 --> 00:27:41.852 너 20살 때 대학 다닐 때 그렇게 못 입어봤잖아 476 00:27:42.568 --> 00:27:43.521 이제 너 하고 싶은 거 다 해보자고 477 00:27:44.254 --> 00:27:49.602 그렇지, 나는 대학 다닐 때도 한 번도 그런 옷을 입어본 적이 없죠 478 00:27:50.269 --> 00:27:52.969 - 그리고 나는 귀도 안 뚫었었잖아, 언니 기억나요? - 어 479 00:27:53.385 --> 00:27:55.585 - 귀도 내가 뚫어줬지, 그래 - 어 480 00:27:55.585 --> 00:27:59.464 나 열린음악회 들어갈 때 그때 내가 귀를 안 뚫었잖아 481 00:28:00.063 --> 00:28:03.518 - 그래서 언니가 한숨을 쉬면서 테이프로 이걸 다 붙여줬어 - 어, 내가 귀걸이 다 걸어줬어 482 00:28:03.518 --> 00:28:07.881 그런데 진짜 그러다가 갑자기 걸어 나갔는데 귀걸이 하나가 뚝 떨어져 483 00:28:08.060 --> 00:28:13.260 - 그럼 내가 '하, 씨' 하면서 나머지 귀걸이 하나도 뚝 떨어져서 그냥 다 떼고 나갔어 - 그래 484 00:28:13.527 --> 00:28:16.423 - 그날의 귀걸이는 그걸로 끝인 거야 - 방송 사고였어 485 00:28:16.621 --> 00:28:21.364 - 귀걸이 한 쪽만 달고 - 왜냐하면 드레스에 귀걸이가 굉장히 이 매칭이 중요하잖아 486 00:28:22.178 --> 00:28:24.428 누가 귀걸이를 테이프로 붙여? 487 00:28:24.626 --> 00:28:25.984 내가 귀를 안 뚫었으니까 488 00:28:26.998 --> 00:28:30.981 그때 고등학교 졸업 딱 하면 다들 바로 제일 먼저 하는 게 귀 뚫는 거였는데 489 00:28:31.929 --> 00:28:37.115 - 내가 20대 중반에 귀를 뚫었는데 그것도 이제 언니 작품이었죠 - 그렇지, 그랬네 490 00:28:37.560 --> 00:28:39.911 나 참 되게 미련퉁이로 살았던 것 같아 491 00:28:40.060 --> 00:28:45.141 보통은 여자들이 진짜 너무너무 하고 싶은 것들 중에 하나인데, 그게 492 00:28:52.121 --> 00:28:53.835 그때랑 지금 나랑 많이 변했어요? 493 00:28:54.686 --> 00:28:57.136 - 넌 안 변했어, 그게 문제야 - 나 그때랑 똑같아? 494 00:28:57.136 --> 00:28:59.120 시간은 지났는데 사람은 그대로라는 게 문제야 495 00:29:02.900 --> 00:29:03.694 변하면 죽나? 496 00:29:04.559 --> 00:29:05.353 변하면 죽나? 497 00:29:07.448 --> 00:29:08.198 이제 너도 좀 변해야지? 498 00:29:08.604 --> 00:29:12.404 - 어떤 게 변했으면 좋겠어? - 네가 아나운서 틀 못 깨는 것도 그 이유야 499 00:29:12.404 --> 00:29:16.035 남들이 나한테 약간 아나운서를 기대하니까 그런 거지 500 00:29:16.134 --> 00:29:17.834 사람들이 아나운서 김경남의 모습을 기대하니까 501 00:29:18.082 --> 00:29:21.138 그래서 네가 옷도 이렇게 입어줘야 될 것 같고 그런 거지 502 00:29:21.138 --> 00:29:23.122 아니, 근데 언니, 내가 뭐가 아나운서 같아? 503 00:29:23.824 --> 00:29:25.002 내가 뭐가 아나운서 같아? 504 00:29:25.638 --> 00:29:26.438 그런 마인드가 아나운서 같아 505 00:29:26.933 --> 00:29:28.711 - 어떤 거? - 내가 친절해야 될 것 같은 마인드지 506 00:29:29.337 --> 00:29:36.377 - 근데 언니, 그거는 내가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러는 게 아니라 어느 순간 그게 내가 돼 버렸어 - 그걸 네가 배운 거야 507 00:29:37.070 --> 00:29:39.875 내가 그런 모습이 나도 모르게 돼 버렸는데 내가 왜 그걸 깨려고 그러냐면요 508 00:29:40.938 --> 00:29:45.238 - 옷을 입고 벗기 편하게만 입는 게 이제 나에게 더 이상 행복을 주지 않는 거야 - 어, 너도 그러니까 예쁘게 입어 509 00:29:45.476 --> 00:29:48.973 나도 예쁘게 입고 싶어졌어, 그리고 그 틀 깨고 싶어졌고 510 00:29:49.230 --> 00:29:53.674 - 그래서 내가 이제는 이거 좋아, 이거 싫어, 이렇게 말하는 걸 훈련하려고요 - 그렇지 511 00:29:54.179 --> 00:29:56.829 아까도 솔직히 내가 빨간 니트를 입었잖아 512 00:29:56.878 --> 00:29:59.554 근데 나는 검정색 니트가 더 예쁘거든, 아직까지는 513 00:30:00.128 --> 00:30:06.341 근데 언니가 빨간색이 예쁘다고 하면 나는 '아니야, 난 검정색이 아직 좋거든' 이렇게 말을 못해 514 00:30:06.341 --> 00:30:10.288 만약에 네가 그게 안 되면 빨간색을 사서 나오고 다시 가서 검정색으로 바꾸면 돼 515 00:30:10.615 --> 00:30:11.915 그러니까 네가 그것처럼 남자도 그렇게 하라고 516 00:30:12.757 --> 00:30:15.457 아, 언니 말은 그러니까 남자랑 가볍게 만나 보라고? 517 00:30:17.308 --> 00:30:18.049 남자가 반품 가능하다는 거죠? 518 00:30:19.829 --> 00:30:21.921 남자한테 설레려면 어떻게 해야 돼? 519 00:30:23.882 --> 00:30:26.273 내가 나를 좀 좋아하면 되더라고 520 00:30:28.039 --> 00:30:35.546 그러니까 어떤 시선에서든 '얘가 날 좋아하겠지'라는 생각을 하면 그런 나를 바라보는 내가 설레 521 00:30:36.387 --> 00:30:39.544 - 내가 나한테 설렌다는 거네 - 저건 명언이다 522 00:30:40.187 --> 00:30:43.937 이게 방송인들이 소개팅에 나가서 상대 인터뷰를 너무 열심히 하는 거야 523 00:30:44.165 --> 00:30:46.042 웬만하면 과거가 다 털려, 남자들이 524 00:30:46.289 --> 00:30:48.689 - 남자가 막 과거얘기를 털다가 첫사랑까지 다 얘기하는 거야 - 어 525 00:30:48.778 --> 00:30:50.328 - 남자가 자기 자랑하는 거야 - 난 진짜 너무 깜짝 놀랐어 526 00:30:50.328 --> 00:30:55.141 왜 나한테 자기 첫사랑 얘기를 하고 자기가 옛날에 헤어졌던 사람 얘기까지 하는 거지? 527 00:30:55.351 --> 00:30:56.601 - 그것도 첫 만남에 그러잖아 - 어 528 00:30:56.938 --> 00:31:01.238 그래서 나는 이 사람이 과거 여자를 못 잊었나 보다 했는데 계속 연락이 와 529 00:31:01.792 --> 00:31:04.372 - 이게 뭐지? - 이게 뭐지? 530 00:31:04.966 --> 00:31:09.158 이게 인터뷰 잘하는 사람들이 늘 소개팅 가서 실수를 범하는 거거든 531 00:31:09.158 --> 00:31:11.461 - 방송인들이 소개팅 나가서 상대 말을 잘 들어주잖아 - 나 상대 얘기 엄청 잘 들어 줘 532 00:31:11.572 --> 00:31:15.364 그러니까 방송하듯이 소개팅에 임하지 말라고 533 00:31:16.748 --> 00:31:18.509 진짜 어렵네 534 00:31:18.826 --> 00:31:23.574 나는 소개팅 시켜줄 때 사람들한테 엄마, 아빠 사진 되게 많이 받거든 535 00:31:24.029 --> 00:31:30.823 - 여자는 아빠, 남자는 엄마 사진을 딱 보면 이 사람이 원하는 느낌이 뭔지 알 것 같아 - 아, 진짜? 536 00:31:31.408 --> 00:31:33.873 너도 아빠하고 비슷한 느낌의 누군가 있어 537 00:31:34.665 --> 00:31:40.044 그런데 너희 아버지 딱 생긴 게 약간 그 너희 방송 스튜디오에 계신 분 있잖아 538 00:31:41.079 --> 00:31:42.422 너희 아버지랑 그분이 비슷하게 생겼는데 539 00:31:43.470 --> 00:31:44.364 어, 누구죠? 540 00:31:47.200 --> 00:31:47.729 어? 541 00:31:49.890 --> 00:31:50.784 누구지? 542 00:31:52.629 --> 00:31:54.652 - 신동엽 오빠야? - 뭐라고? 543 00:31:56.769 --> 00:31:57.333 이규한 말하는 거야? 544 00:31:59.138 --> 00:31:59.938 표정 왜 그래? 545 00:32:01.492 --> 00:32:02.842 제가 뭐 잘못한 건 아니죠? 546 00:32:04.149 --> 00:32:05.093 규한 씨가 언니 아빠랑 닮았다고? 547 00:32:07.918 --> 00:32:08.444 이규한? 548 00:32:13.363 --> 00:32:15.643 - 규한이가 우리 아빠랑 닮았다고? - 어 549 00:32:16.729 --> 00:32:18.074 비슷해, 되게 550 00:32:18.539 --> 00:32:21.389 - 아버지랑 규한 씨가 되게 키랑 얼굴 부리부리하게 잘생긴 게 닮았어 - 참, 나 551 00:32:21.389 --> 00:32:24.683 그리고 나는 그거 보니까 규한 씨가 너무 괜찮더라고 552 00:32:25.089 --> 00:32:29.439 - 고속도로에서 말이야 - 우리 여행 갔을 때? 553 00:32:29.746 --> 00:32:33.249 여자들 등살을 다 이겨내고 규한 씨가 운전을 하는데 554 00:32:33.249 --> 00:32:35.550 나는 '쟤는 무슨 죄냐?' 이러고 봤거든? 555 00:32:35.768 --> 00:32:41.671 - 그런데 나중에 막 음식 챙겨주고 규한 씨가 그랬잖아 - 맞아, 규한이가 그때 내 한우 비빔밥도 비벼줬지 556 00:32:41.750 --> 00:32:46.550 - 그런 남자가 괜찮아 - 나는 비빔밥을 젓가락으로 비벼준 사람은 규한이가 처음이지 557 00:32:46.550 --> 00:32:47.422 - 그런데? - 어? 558 00:32:47.751 --> 00:32:49.201 아니, 내 말은 남자를 먼 데서 찾지 말라는 거지 559 00:32:49.686 --> 00:32:51.786 저분이 규한 씨를 좋아하는 거 아니야? 560 00:32:52.113 --> 00:32:54.165 규한이 여자친구 있어 561 00:32:54.650 --> 00:32:58.354 나는 계속 보면서 규한 씨가 되게 괜찮더라고 562 00:32:58.354 --> 00:33:01.454 그분이 경란이 아버지랑 되게 닮은 것 같더라고 563 00:33:01.454 --> 00:33:04.846 - 안 닮았어 - 둘이 닮았어, 너희 아버지 그렇게 잘생겼어 564 00:33:06.508 --> 00:33:08.681 아버지랑 규한 씨가 키도 크고 얼굴도 부리부리하고 565 00:33:10.099 --> 00:33:12.099 둘이 은근히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다 566 00:33:12.099 --> 00:33:14.449 - 우리 아버지가 멋있으세요 - 어, 내 아빠인가? 567 00:33:15.449 --> 00:33:16.699 - 아버님이 미남이시다 - 아빠! 568 00:33:16.699 --> 00:33:18.589 - 뭐가 닮았는지 알겠어 - 그러니까 569 00:33:19.618 --> 00:33:24.222 - 아빠는 다니엘 헤니 닮았지, 코 크고 - 너희 아버지가 다니엘 헤니보다는 이규한하고 훨씬 더 닮았어 570 00:33:26.269 --> 00:33:28.469 아무튼 나는 이규한이 괜찮아 571 00:33:29.984 --> 00:33:33.223 어쨌든 규한 씨는 규한 씨의 인생을 살고 있으니까 572 00:33:34.188 --> 00:33:37.638 난 언니 말을 듣고 내가 조금 더 내 감정에 솔직해져야겠다고 생각했어 573 00:33:37.757 --> 00:33:42.141 그리고 뭔가 나도 인생의 무게를 덜어내고 좀 더 가뿐해져야겠어 574 00:33:42.310 --> 00:33:45.810 아까 하의를 안 입은 것처럼 나도 좀 가뿐해지는 걸로 575 00:33:45.938 --> 00:33:49.402 아까 하의를 안 입은 것처럼 나도 좀 가뿐해지는 걸로 576 00:33:49.679 --> 00:33:55.307 - 아까 난 내가 곰돌이 푸인 줄 알았잖아요, 내가 곰돌이 푸가 됐어 - 뭐 어때? 577 00:33:59.460 --> 00:34:00.943 아, 며칠 후네요 578 00:34:03.519 --> 00:34:04.419 어디 가시는 거죠? 579 00:34:04.697 --> 00:34:08.022 - 어, 경란 씨가 평소에 잘 안 입는 의상인 것 같은데? - 오늘요? 580 00:34:09.487 --> 00:34:10.637 저 데이트가 있어서 나왔어요 581 00:34:11.370 --> 00:34:12.153 데이트요? 582 00:34:14.298 --> 00:34:16.472 경란 씨가 소개팅을 하나요? 583 00:34:18.859 --> 00:34:19.634 진짜 소개팅 했어? 584 00:34:38.779 --> 00:34:43.465 이렇게 화면으로라도 간접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좋아, 제주도 보고 있으면 585 00:34:51.967 --> 00:34:53.767 - 수진아 - 어 586 00:34:53.767 --> 00:34:56.967 오늘 아침에 우리 어디 가기로 했잖아, 얼른 일어나 587 00:34:57.086 --> 00:34:58.581 어, 근데 설정 좋았어요 588 00:34:59.987 --> 00:35:01.637 노크하는 척 하면서 둘이 다른 방에서 잔 설정 좋아요 589 00:35:01.637 --> 00:35:05.195 - 아니, 저희 진짜 다른 방에서 잤어요 - 예, 알겠습니다 590 00:35:14.012 --> 00:35:15.879 오빠가 꽤 일찍부터 움직이더라고요 591 00:35:15.879 --> 00:35:20.760 저는 이제 공연 끝나고 했으니까 늦잠 자고 좀 느지막하게 일어날까 했는데 592 00:35:20.760 --> 00:35:23.274 - 준혁 씨가 지금 준비를 뭐 했나 보다 - 아침부터 593 00:35:23.652 --> 00:35:25.702 자, 컨디션은 좀 어때? 594 00:35:26.187 --> 00:35:27.937 - 전 잘 잤어요 - 잘 잤어? 595 00:35:28.204 --> 00:35:29.064 잘 잤어? 596 00:35:29.470 --> 00:35:31.447 나 완전 어제 진짜 잘 잤어 597 00:35:31.447 --> 00:35:32.820 - 방 따뜻했어? - 온돌이 엄청 뜨겁더라 598 00:35:32.820 --> 00:35:35.281 - 아 그래? 잘 됐네 - 나 그런 방 너무 좋아 599 00:35:35.350 --> 00:35:37.395 온돌방은 또 끓는 맛이지 600 00:35:39.398 --> 00:35:41.098 우리 어디 가는 거야? 601 00:35:41.643 --> 00:35:47.393 - 오늘 제주도 왔으니까 제주도 탐방을 해야 되지 않겠어? - 탐방을 하자고? 602 00:35:47.393 --> 00:35:48.693 응, 여기까지 왔는데 603 00:35:49.519 --> 00:35:51.455 - 간다! - 가자 604 00:36:00.098 --> 00:36:02.998 - 큰길에서 좌회전 하는 거야 - 큰길에서 좌회전? 605 00:36:03.206 --> 00:36:04.385 근데 이게 어디 주소야? 606 00:36:06.039 --> 00:36:07.439 - 그게 어디 주소냐고? - 어 607 00:36:07.884 --> 00:36:11.934 - 그러니까 뭐 가보면 알아 - 가보면 안다고? 608 00:36:12.053 --> 00:36:15.053 - 지금 뭐 먹으러 가는 거 아니야? - 호란이 배고픈가 봐 609 00:36:15.053 --> 00:36:18.220 아, 둘이 아침 먹으러, 말 간 먹으러 또 가는 거 아니야? 610 00:36:18.220 --> 00:36:19.920 - 아, 지난번처럼? - 나도 그러길 바랐지 611 00:36:19.920 --> 00:36:21.024 뭐 먹으러 가야지 612 00:36:23.788 --> 00:36:24.693 뭐야? 613 00:36:28.298 --> 00:36:30.817 뭔데 이렇게 뜸을 들여? 614 00:36:39.798 --> 00:36:41.444 우와, 좋다 615 00:36:42.299 --> 00:36:49.445 - 지금 그렇게 꼭두새벽은 아닌데 되게 청량한 이른 아침 같은 기분인데? - 그치? 616 00:36:49.950 --> 00:36:54.923 지난번에 봉 교수님은 아침을 직접 해주셨는데 우리 준혁이 형은 맛있는 거 사주시려고 그러나 보다 617 00:36:56.898 --> 00:36:57.712 하늘이 맑다 618 00:36:58.428 --> 00:37:02.153 - 그렇지? - 어제보다도 더 하늘이 쾌청하네 619 00:37:03.658 --> 00:37:10.467 - 서울은 이렇게 빌딩으로 가려져 있어서 하늘이 조금밖에 안 보이잖아 - 그렇지, 맞아 620 00:37:10.467 --> 00:37:12.732 - 서울이랑 뷰가 이렇게 달라 - 하늘이 많이 보여 621 00:37:20.289 --> 00:37:21.305 아, 바다다 622 00:37:22.487 --> 00:37:29.547 아, 여긴 진짜 어디를 가도 진짜 바다도 보이고 경치도 그냥 다 좋고 너무 예쁘다 623 00:37:31.139 --> 00:37:34.339 눈 내리는 밤은 언제나 624 00:37:34.903 --> 00:37:38.344 저런 거 나도 정말 해보고 싶다, 운전할 때 손잡고 가는 거 625 00:37:51.236 --> 00:37:55.864 - 자, 도착했습니다 - 도착했다, 신난다 626 00:37:58.527 --> 00:38:00.093 저거야? 돌솥밥? 627 00:38:01.139 --> 00:38:03.033 - 맛 좋은 솥밥? 뚝배기? - 돌솥밥? 628 00:38:03.459 --> 00:38:07.159 - 뭐 일단 어디 좀 갈 데가 있는데요, 이리로 오세요 - 저기 전복집도 있는데? 629 00:38:07.159 --> 00:38:08.255 - 우리 저기 가는 거 아니고? - 응 630 00:38:08.800 --> 00:38:09.385 우리 어디 가? 631 00:38:11.008 --> 00:38:13.208 - 가자 - 우리 어디 가는 건데? 632 00:38:13.752 --> 00:38:14.574 따라와 633 00:38:15.306 --> 00:38:16.113 갈 데가 있다 634 00:38:17.409 --> 00:38:18.014 우리 635 00:38:20.488 --> 00:38:21.221 스쿠버다이빙? 636 00:38:24.968 --> 00:38:27.118 - 아침부터 밥도 안 먹고? - 말도 안 돼, 이 겨울에? 637 00:38:27.118 --> 00:38:28.693 아, 뭐 따서 먹으려고? 638 00:38:31.057 --> 00:38:31.903 설마? 639 00:38:33.568 --> 00:38:34.718 오늘 바다 들어갈 거야 640 00:38:35.243 --> 00:38:36.443 오늘 바다 들어갈 거야 641 00:38:38.158 --> 00:38:41.012 - 바다 들어간다고? - 응, 네가 어제 가고 싶다며 642 00:38:41.606 --> 00:38:45.816 나 바다 들어간 지도 오래됐고, 난 바다가 너무 그리워 643 00:38:45.816 --> 00:38:48.637 - 준혁 씨가 저걸 기억하는 거야, 저 말 한 걸 - 난 바다를 보면 뛰어들고 싶어 644 00:38:48.637 --> 00:38:50.215 아, 준혁 씨가 저 얘기를 기억했어? 645 00:38:54.418 --> 00:38:56.404 물 보니까 난 또 들어가고 싶다 646 00:38:57.807 --> 00:39:00.453 지금 완전 겨울이잖아, 이 추운 데 가고 싶어? 647 00:39:00.948 --> 00:39:04.271 그냥 뭐 그러고 싶다고, 내가 그러겠다는 게 아니라 648 00:39:04.699 --> 00:39:08.199 - 와, 저 말을 기억하고 그러는 거구나 - 근데 저렇게 그냥 쓱 지나가는 말을 듣고 저렇게 하는 거야? 649 00:39:08.199 --> 00:39:11.695 - 오전에 예약할 수 있을까요? - 아, 준혁 씨가 미리 준비를 다 하셨구나 650 00:39:12.909 --> 00:39:14.572 아, 멋져! 651 00:39:18.939 --> 00:39:20.933 오늘 날씨도 되게 괜찮잖아 652 00:39:24.900 --> 00:39:27.300 - 가, 가고 - 감동받았구나? 653 00:39:27.686 --> 00:39:30.761 - 가고 싶구나, 그렇지 - 가고 싶지 654 00:39:30.761 --> 00:39:33.291 - 가고 싶지 - 가고 싶은 거랑 진짜 가는 건 다른데 655 00:39:33.919 --> 00:39:36.453 내가 알아보니까 겨울에도 다이빙을 할 수 있대 656 00:39:45.883 --> 00:39:48.414 - 안녕하세요 - 안녕하세요 657 00:39:49.483 --> 00:39:51.683 - 안녕하세요 - 다이빙 하는 건 두 분이신 거죠? 658 00:39:51.683 --> 00:39:52.325 네 659 00:39:52.820 --> 00:39:55.927 - 제가 일단은 라이센스는 두 분 다 있다고 제가 들었거든요 - 네 660 00:39:56.847 --> 00:39:58.597 - 저는 오픈워터예요 - 오픈워터이시고요 661 00:39:58.597 --> 00:40:00.174 - 저는 어드밴스드요 - 이분은 어드밴스드시고요 662 00:40:00.521 --> 00:40:04.970 저희가 다이빙하기 전에 샵에서 면책 동의서 작성을 좀 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663 00:40:08.879 --> 00:40:13.188 - 일단 작성해 주시면 저희가 장비랑 슈트랑 준비해드릴게요 - 네, 감사합니다 664 00:40:14.069 --> 00:40:17.666 아니, 근데 진짜 난 생각 못했어, 겨울에 다이빙하는 거 665 00:40:18.429 --> 00:40:20.529 겨울 다이빙이 좋대, 제주도가 666 00:40:20.529 --> 00:40:21.479 - 아 그래? - 어 667 00:40:21.855 --> 00:40:23.263 좀 바다 그래도 따뜻한가? 668 00:40:24.016 --> 00:40:24.866 난 그게 좀 무서워 669 00:40:25.549 --> 00:40:27.703 - 오빠가 추위에 약하잖아 - 나는 추운 걸 싫어하니까 670 00:40:28.366 --> 00:40:30.773 아니, 나 오빠가 그 생각을 했다는 게 되게 신기하다 671 00:40:32.654 --> 00:40:36.145 오히려 준혁이 형이 추운 걸 더 싫어하시는구나, 마르셔서 672 00:40:36.363 --> 00:40:40.103 - 오빠가 추우면은 약간 좀 입술 파래지는 스타일이거든요 - 아, 진짜? 673 00:40:41.014 --> 00:40:44.021 - 여기 슈트 있어요 - 오 674 00:40:45.104 --> 00:40:47.754 - 이게 7미리인가요? 5미리인가요? - 5미리예요 675 00:40:48.239 --> 00:40:51.093 - 왼쪽으로 돌아가시면 탈의실이 있어요 - 알겠습니다 676 00:40:59.627 --> 00:41:01.448 아, 살려줘, 도와주세요 677 00:41:19.578 --> 00:41:22.592 - 준혁 씨는 멀미약까지 먹어? - 네, 배 타러 가니까 678 00:41:35.399 --> 00:41:41.133 참 너무 운이 좋았던 게 바로 전날보다 이 날이 3, 4도 높았어요 679 00:41:41.133 --> 00:41:47.947 그러니까 배 위에서도 그렇게 체온을 많이 안 뺏기는 되게 날씨가 괜찮은 날이었더라고요 680 00:42:17.824 --> 00:42:19.963 이번엔 자연인 바다로 가다 버전인가요? 681 00:42:32.507 --> 00:42:34.751 - 이거 입으니까 안 춥다 - 하나도 안 추워 682 00:42:34.751 --> 00:42:36.751 - 나는 따뜻한 나라 온 것 같아, 이미 - 어, 그러니까 683 00:42:38.751 --> 00:42:40.078 이거 그냥 뒤집어쓰면 되나요? 684 00:42:52.701 --> 00:42:54.404 그래도 얼굴이 짧아지셨어 685 00:43:07.949 --> 00:43:09.305 저 정도면 얼굴이 준수한 거예요 686 00:43:11.969 --> 00:43:15.028 사귀는 사이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데 썸 탈 때는 조금 민망하겠다 687 00:43:15.028 --> 00:43:16.810 - 썸 탈 때는 좀 그렇지 - 조심해야겠네 688 00:43:18.875 --> 00:43:21.538 난 한 마리의 물개가 되리 689 00:43:27.850 --> 00:43:30.088 물속에서 대화하는 법 어떻게 하는지 알아? 690 00:43:34.117 --> 00:43:34.929 오케이 691 00:43:37.315 --> 00:43:38.167 내려간다 692 00:43:39.157 --> 00:43:41.177 - 우리끼리 수신호 하나 만들자 - 뭐? 693 00:43:42.979 --> 00:43:44.979 우리끼리의 마음의 표시로 뭐 만들까? 694 00:43:48.999 --> 00:43:50.226 이거 알아볼 수 있을까? 695 00:43:51.594 --> 00:43:53.396 서로 손으로 뭔가 신호하면 하트라고 생각하지, 뭐 696 00:43:54.098 --> 00:43:56.098 못 알아보는 사람은 점심 내기다 697 00:44:02.216 --> 00:44:06.226 저희가 이번에 들어갈 포인트는 문섬의 만남의 광장이라는 포인트인데요 698 00:44:14.167 --> 00:44:16.969 - 그러면 이제 장비 착용하고 준비할까요? - 네 699 00:44:24.801 --> 00:44:26.801 살짝 엉덩이 조금만 더 안으로 넣어볼게요 700 00:44:32.503 --> 00:44:34.018 - 자, 이제 바다로 들어갈게요 - 네 701 00:44:38.365 --> 00:44:39.365 이제 물에 들어간다, 들어간다 702 00:44:39.652 --> 00:44:40.484 추워! 703 00:44:40.969 --> 00:44:42.414 안 추워, 안 추울 것 같아 704 00:45:16.825 --> 00:45:18.667 이제 물속으로 하강하겠습니다 705 00:45:36.187 --> 00:45:37.187 잘 보이네 706 00:45:38.583 --> 00:45:40.850 근데 다이빙할 때 이 시야가 중요하거든요 707 00:45:40.850 --> 00:45:42.701 이 시야의 투명도가 되게 중요한데요 708 00:45:42.951 --> 00:45:48.830 - 제주도의 겨울바다가 그 투명도가 제일 좋대요, 여름보다도 - 진짜 예쁘다 709 00:45:52.226 --> 00:45:53.979 예쁘다 710 00:45:54.635 --> 00:45:55.959 동남아 바닷속 같다 711 00:45:55.959 --> 00:45:59.810 - 세계 10대 다이빙 포인트니까 해양 생물 종류가 다채로워요 - 너무 예뻐 712 00:45:59.810 --> 00:46:05.444 - 우리나라 바다 생각할 때 다들 고등어 지나가는 거 아니냐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라요 - 어,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713 00:46:05.909 --> 00:46:07.404 근데 해양 생물들이 진짜 다 있네 714 00:46:07.830 --> 00:46:10.880 - 저게 지금 물속에 들어가면 좀 더 파랗게 보이거든요 - 그렇지 715 00:46:11.177 --> 00:46:12.117 아바타 같아, 아바타 716 00:46:12.117 --> 00:46:16.771 - 실제로 내가 눈으로 볼 때는 훨씬 더 다채롭고 컬러풀해요 - 그렇지 717 00:46:16.771 --> 00:46:18.088 화면으로 보는 거랑 다르겠죠 718 00:46:18.097 --> 00:46:19.840 - 얘도 색깔이 많은 애거든요 - 복어 아니야? 719 00:46:19.840 --> 00:46:21.533 노란색, 초록색, 파란색, 색이 다양해요 720 00:46:22.751 --> 00:46:24.187 아, 귀여워 721 00:46:37.533 --> 00:46:39.187 지금 쟤는 사이즈가 한 이만해요 722 00:46:40.098 --> 00:46:40.691 진짜요? 723 00:46:40.900 --> 00:46:43.251 쟤가 라이언 피쉬예요 724 00:46:46.073 --> 00:46:49.166 다채로운 게 되게 많구나, 제주도 바다에 725 00:46:49.310 --> 00:46:49.810 가오리? 726 00:46:49.810 --> 00:46:52.681 쟤는 투구게, 아니, 가오리, 가오리 맞아요 727 00:46:52.810 --> 00:46:54.890 - 나도 저렇게 할 줄 알면 해 봤지 - 저거 니모 아니야? 728 00:46:56.575 --> 00:46:57.209 니모? 729 00:47:01.949 --> 00:47:03.850 우리나라 3면이 바다잖아요 730 00:47:04.305 --> 00:47:07.088 그 바다들마다 밑에 풍경이 다 다르대요 731 00:47:08.117 --> 00:47:10.593 예쁘다, 인어 공주 같다 732 00:47:50.806 --> 00:47:55.108 지금 누가 누군지 구별이 안될 수도 있는데 준혁 씨는 콧수염으로 구별하면 돼요 733 00:48:05.246 --> 00:48:09.523 근데 그냥 자기가 자기 길 가는 사람이고 상대를 찾는 사람이 있다 734 00:48:09.523 --> 00:48:12.048 - 남녀 중에 그 역할이 있어 - 맞네 735 00:48:12.652 --> 00:48:16.909 - 근데 호란이는 자기 길 가고 준혁 씨가 호란이를 찾아다니는 스타일이야 - 오빠가 저를 좀 찾아주네요 736 00:48:29.721 --> 00:48:32.315 그리고 손잡고 이렇게 가는 모습 예쁘다 737 00:48:37.583 --> 00:48:38.900 오, 하트 738 00:48:40.127 --> 00:48:41.266 달달해 739 00:48:43.929 --> 00:48:46.157 - 정말 너무 좋았어요, 너무 - 그러게 740 00:48:46.157 --> 00:48:46.969 너무 재밌었겠다 741 00:48:57.325 --> 00:49:02.989 - 준혁이 오빠가 저렇게 안 했으면 저는 겨울 다이빙을 하겠다는 생각조차 사실 못했을 것 같거든요 - 그렇지 742 00:49:02.989 --> 00:49:03.741 그럼 743 00:49:30.038 --> 00:49:31.236 재밌었다 744 00:49:32.078 --> 00:49:32.830 잠깐만 745 00:49:37.355 --> 00:49:38.355 오빠, 안 추웠지? 746 00:49:40.018 --> 00:49:42.137 근데 오랜만에 하니까 이게 잘 안 된다 747 00:49:42.137 --> 00:49:43.038 생각이 안 나 748 00:49:43.503 --> 00:49:44.503 그래 749 00:49:44.801 --> 00:49:48.177 - 저러면 또 아침 얼마나 맛있게 먹을 수 있겠어? - 그러니까요 750 00:49:49.553 --> 00:49:52.870 너무 예쁘다, 환상의 세계 같아 751 00:49:53.395 --> 00:49:57.820 어때? 오길 잘했지? 내가 준비한 거야 752 00:49:58.018 --> 00:50:01.107 - 오빠, 나 겨울 바다가 이런 줄 몰랐어 - 그래? 753 00:50:01.107 --> 00:50:02.662 나 너무 너무 좋았어 754 00:50:03.107 --> 00:50:04.107 오빠가 잘했네 755 00:50:04.107 --> 00:50:04.751 나 잘했지? 756 00:50:04.751 --> 00:50:05.890 오빠가 잘했네 757 00:50:08.147 --> 00:50:08.979 손 아프다 758 00:50:08.979 --> 00:50:09.494 굿 759 00:50:09.672 --> 00:50:10.434 굿 760 00:50:10.751 --> 00:50:11.751 끝내준다 761 00:50:12.583 --> 00:50:13.503 다음에 우리 또 오자 762 00:50:13.593 --> 00:50:14.246 그러니까 763 00:50:22.365 --> 00:50:29.503 - 남자가 저렇게 딱 뭔가 준비하고 뭔가를 보여주고 그럴 때 좀 멋있어 보이잖아 - 네 764 00:50:29.721 --> 00:50:30.850 - 그렇죠? - 맞아요 765 00:50:30.850 --> 00:50:34.791 그것도 내가 무심코 한 말을 기억하고 계획을 다 짜놓은 건 진짜 감동이죠 766 00:50:35.385 --> 00:50:39.395 원래 저게 자기가 하던 취미가 아니라 준혁 형이 아예 못했던 거고요 767 00:50:39.494 --> 00:50:44.028 형이 물도 무서워했는데 호란 누나한테 다 맞춰서 자기가 저것도 배우고 그런 거잖아요 768 00:50:44.662 --> 00:50:50.474 그러면 혹시 누나는 이 취미는 남자랑 좀 나는 같이 해보고 싶다 하는 그런 취미 있어요? 769 00:50:50.612 --> 00:50:51.325 네, 있어요 770 00:50:51.404 --> 00:50:51.880 어떤 거요? 771 00:50:51.890 --> 00:50:55.246 저는 사찰 다니는 거 되게 좋아해요 772 00:50:55.246 --> 00:50:56.731 템플 스테이요? 773 00:50:56.731 --> 00:51:03.335 스테이까지는 아니지만 저는 당일 코스로 등산도 하면서 사찰 가서 이렇게 탐방하는 거 좋아하는데요 774 00:51:03.335 --> 00:51:08.870 왜냐하면 진짜 그 사찰들이 다 경치가 좋고 정말 아름다운 곳에 많이 있잖아요 775 00:51:08.870 --> 00:51:11.275 네, 그래서 전 남자친구와 같이 그렇게 다녔으면 좋겠어요 776 00:51:12.602 --> 00:51:16.929 - 저는 그런 거 맛집 찾아다니는 것도 좋아하고요 - 맛집? 777 00:51:16.929 --> 00:51:21.711 네, 그러니까 그냥 광장시장에 같이 간다든가요 778 00:51:21.880 --> 00:51:26.622 '굴보쌈 먹으러 갈까?' 이러면서 그냥 이제 같이 맛있는 거 먹으러 가고 싶어요 779 00:51:26.622 --> 00:51:28.523 맛집 찾아가는 거 좋아하는 남자들 780 00:51:28.523 --> 00:51:30.969 - 음식 취향 비슷한 것도 중요하죠? - 네, 서로 음식 취향이 비슷하고 781 00:51:30.969 --> 00:51:35.890 그런 거 같이 얘기도 잘 하고 전 그런 거 좋아해요 782 00:51:35.890 --> 00:51:41.048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여자가 '우리 광장시장 가서 그거 먹으러 갈까?' 제안하잖아요 783 00:51:41.424 --> 00:51:43.365 - 근데 상대가 '야, 거기까지 지금 뭘 가?' 이러면요 - 언제 가? 784 00:51:43.365 --> 00:51:47.711 - '넌 왜 이렇게 먹을 걸 그렇게 밝혀?' 상대가 이러면 난 미치는 거지 - 맞아, 맞아 785 00:51:47.711 --> 00:51:48.861 진짜 싫어, 그런 남자 786 00:51:48.861 --> 00:51:51.157 - 그럼 나 너무 슬플 거 같아 - 진짜 슬프지 787 00:51:51.404 --> 00:51:53.999 - '30분 줄을 왜 서?' - 그러니까 788 00:51:54.305 --> 00:51:56.731 진짜 그거 잘 맞아야 돼 789 00:51:56.731 --> 00:51:59.602 약간 비슷했던 게 저는 매운 음식을 너무 좋아하거든요 790 00:52:00.137 --> 00:52:02.078 내가 완전히 매운 음식 매니아인데요 791 00:52:02.454 --> 00:52:08.454 - 아예 못 먹는 사람은 어쩔 수 없이 내가 매운 음식 먹을 때는 따로 혼자 가고 그래야 되는데 - 맞아 792 00:52:08.454 --> 00:52:12.900 잘 먹는 좀 먹을 수 있는 사람하고 이렇게 다니면 전 이게 너무 행복한 거예요 793 00:52:12.900 --> 00:52:14.711 - 맞아 - 어때? 얼만큼 매워? 794 00:52:15.276 --> 00:52:16.335 안 매워? 더 넣어 795 00:52:17.909 --> 00:52:18.909 이런 걸 할 수 있잖아요 796 00:52:21.820 --> 00:52:23.563 진짜 날씨가 많이 바뀐다 797 00:52:23.820 --> 00:52:26.335 - 갑자기 좀 흐려졌네 - 지역마다 날씨가 다 다르니까 798 00:52:26.989 --> 00:52:27.839 노래불러 줘 799 00:52:28.215 --> 00:52:29.246 - 노래? - 응 800 00:52:29.553 --> 00:52:31.711 노래 부를까? 좀 신나는 노래를 부르고 싶은데? 801 00:52:41.464 --> 00:52:44.612 나비야 나비야 802 00:52:46.205 --> 00:52:50.586 - 헤비메탈 기타리스트가 저런 노래를 부르다니 - 저분 헤비메탈 기타리스트 맞으시죠? 803 00:52:50.586 --> 00:52:51.851 오빠가 노래를 많이 몰라 804 00:52:54.253 --> 00:53:01.048 나비야 나비야 이리 날아 오너라 805 00:53:01.375 --> 00:53:06.853 - 노랑 나비 흰 나비 춤을 추며 오너라 - 노랑 나비 흰 나비 춤을 추며 806 00:53:06.853 --> 00:53:07.951 지금 오빠 가사 잘 몰랐어 807 00:53:11.863 --> 00:53:13.498 우리 지금 어디 가고 있는 거야, 그래서? 808 00:53:14.332 --> 00:53:15.748 우리 어디 가고 있는 거야, 지금 809 00:53:16.798 --> 00:53:18.881 - 우리 어디론가 가고 있는 거야? - 어디론가, 그래 810 00:53:18.881 --> 00:53:20.021 어디든 가 봐 811 00:53:20.753 --> 00:53:22.578 갑시다 그래요, 가봅시다 그냥 812 00:53:22.836 --> 00:53:23.778 오빠만 믿어! 813 00:53:24.913 --> 00:53:25.786 믿습니다 814 00:53:40.293 --> 00:53:40.813 자 815 00:53:41.506 --> 00:53:43.070 - 여기예요? - 네 816 00:53:48.052 --> 00:53:49.732 어, 드디어 식당인가? 817 00:53:49.989 --> 00:53:50.990 아 다행이다 818 00:53:51.357 --> 00:53:53.354 어 불판이 있어, 메뉴가 고기인가 보다 819 00:53:53.354 --> 00:53:56.242 - 물 들어갔다 나오면 또 유난히 배고프잖아요 - 당연하지 820 00:54:03.923 --> 00:54:06.916 어제 네가 한라산 가고 싶다 그랬잖아 821 00:54:07.223 --> 00:54:08.527 - 기대되지? - 어 822 00:54:12.793 --> 00:54:17.495 - 사장님, 제가 말씀드렸던 거 좀 준비해 주세요 - 네, 알겠습니다 823 00:54:17.673 --> 00:54:19.818 뭐 말씀드렸던 걸 준비해 달라고? 824 00:54:20.432 --> 00:54:22.253 어, 사람이 이상해졌어 825 00:54:22.511 --> 00:54:23.653 - 이상해 - 나 이상해? 826 00:54:23.653 --> 00:54:31.630 어, 마치 어디 막 뉴욕의 되게 유명한 스카이라운지 가서 버텐더 딱 불러서 말이야 827 00:54:32.432 --> 00:54:34.773 '늘 먹던 걸로' 이러는 것 같아 828 00:54:34.773 --> 00:54:36.695 '늘 먹던 걸로 준비해 주세요' 이런 거? 829 00:54:37.982 --> 00:54:40.995 네, 제가 한라산 볶음밥을 할 거예요 830 00:54:41.540 --> 00:54:42.040 네? 831 00:54:42.253 --> 00:54:43.283 한라산 볶음밥 832 00:54:43.352 --> 00:54:44.395 - 한라산 볶음밥? - 네 833 00:54:46.633 --> 00:54:47.764 너 제주도에서 해보고 싶은 거 없어? 834 00:54:48.583 --> 00:54:49.165 재밌는 거? 835 00:54:49.759 --> 00:54:50.772 한라산 등반? 836 00:54:51.059 --> 00:54:53.083 한라산 등반을 하고 싶다고? 837 00:54:54.044 --> 00:54:54.996 - 한라산 볶음밥? - 네 838 00:54:54.996 --> 00:54:56.187 한라산 볶음밥 839 00:54:56.900 --> 00:54:59.131 한라산 가고 싶다 그랬더니 한라산 볶음밥을 한 거야? 840 00:54:59.131 --> 00:55:00.405 그렇지 841 00:55:00.435 --> 00:55:02.665 한라산 볶음밥이 뭐야 근데? 842 00:55:02.665 --> 00:55:03.979 저런 걸 또 찾았어? 843 00:55:05.573 --> 00:55:06.526 아, 대단하다 844 00:55:06.763 --> 00:55:09.573 - 알고 보니 한라산 같다 - 저 에스엔에스 같은 데서 저거 본 것 같아요 845 00:55:09.573 --> 00:55:16.542 재료들을 넣고 제주도의 탄생설화를 같이 스토리텔을 해서 이야기를 하면서 밥을 볶겠습니다 846 00:55:17.799 --> 00:55:18.799 탄생설화? 847 00:55:19.136 --> 00:55:20.979 네, 제주도의 탄생설화 848 00:55:22.395 --> 00:55:23.512 야, 진짜 신기하다 849 00:55:24.046 --> 00:55:25.073 저런 게 있구나 850 00:55:27.281 --> 00:55:31.017 이건 전복장인데 각종 해물을 넣은 거예요 851 00:55:32.274 --> 00:55:37.766 - 일단 전복장이면 뭐 맛있지 - 이건 울금을 넣어서 한 거고요 852 00:55:37.766 --> 00:55:39.350 이건 해녀가 주운 톳이에요 853 00:55:41.380 --> 00:55:45.628 이 검정색 프라이팬이 제주도입니다 854 00:55:46.044 --> 00:55:53.177 제주도는 약 186만 년 전 용암이 뽕 터져서 855 00:55:53.870 --> 00:55:56.548 - 재밌다, 재밌다 - 애들 데려가면 되게 좋겠다 856 00:55:58.875 --> 00:56:00.494 용암 폭발! 857 00:56:00.494 --> 00:56:01.350 무시무시해 858 00:56:01.628 --> 00:56:02.999 이게 용암입니다 859 00:56:02.999 --> 00:56:04.791 - 용암이 이렇게 많이 나왔어요? - 네 860 00:56:05.494 --> 00:56:11.336 - 한라산 꼭대기에는 전복을 올리겠습니다 - 맛있겠다 861 00:56:12.821 --> 00:56:16.494 - 저분의 말을 듣다 보면 요리가 이렇게 완성이 되는 거야 - 진짜? 862 00:56:16.494 --> 00:56:19.593 치즈는 제주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래요 863 00:56:20.039 --> 00:56:22.227 그렇게 모이게 됐어요, 사람들이 864 00:56:22.227 --> 00:56:23.326 그거를 저렇게 또 스토리텔링을 하네 865 00:56:24.619 --> 00:56:26.005 - 진짜 맛있겠다 - 대박! 866 00:56:29.850 --> 00:56:32.009 우리 애들 화산 폭발 좋아하거든 867 00:56:32.009 --> 00:56:33.167 화산 폭발을 애들이 좋아해? 868 00:56:33.405 --> 00:56:34.940 근데 저 볶음밥이 터져야 되잖아 869 00:56:40.187 --> 00:56:47.474 이렇게 밥을 먼저 푹 뜨고 그 다음에 달걀을 올려요 870 00:56:47.474 --> 00:56:48.266 너무 맛있어 보여 871 00:56:50.078 --> 00:56:52.563 - 어, 되게 맛있어 보인다, 진짜 - 진심 맛있어 보여 872 00:56:53.534 --> 00:56:57.266 - 비비는 게 아니라 덮밥으로 먹는 거예요 - 아, 그렇구나 873 00:56:59.395 --> 00:57:00.880 나 정말 침이 지금 고여 874 00:57:00.880 --> 00:57:03.178 - 오늘 하루 고생했습니다 - 고생하셨습니다 875 00:57:03.178 --> 00:57:04.822 - 좋은 추억으로 - 너무 좋았어요 876 00:57:05.010 --> 00:57:06.921 - 좋은 추억으로 간직해주세요 - 네 877 00:57:07.376 --> 00:57:08.851 - 기쁜 마음으로 짠 - 한라 짠 878 00:57:08.851 --> 00:57:10.445 한라 짠 879 00:57:11.426 --> 00:57:12.881 - 아, 진짜 맛있겠다 - 맛있겠다 880 00:57:12.881 --> 00:57:15.455 거의 지금 마실 분위기야, 너무 맛있어 보여 881 00:57:17.911 --> 00:57:18.822 무슨 맛일까? 882 00:57:20.693 --> 00:57:23.693 나 진짜 군침이 용암처럼 흐를 것 같아 883 00:57:23.693 --> 00:57:24.356 배고파 884 00:57:25.455 --> 00:57:26.366 진짜 맛있다 885 00:57:26.495 --> 00:57:31.990 - 향 장난 아니다, 그치? - 전복장에 밥을 볶은 게 진짜 풍미가 진하네 886 00:57:31.990 --> 00:57:32.871 - 그렇지? - 응 887 00:57:33.069 --> 00:57:34.040 너무 맛있어 888 00:57:35.564 --> 00:57:37.564 - 해산물 향이 진짜 진해 - 너무 맛있다, 진짜 889 00:57:37.832 --> 00:57:40.941 우리 오늘 한라산 등반이 아니고 한라산 먹방이다 890 00:57:41.574 --> 00:57:43.158 - 그렇지? - 그러게 891 00:57:44.683 --> 00:57:46.356 언제 이런 걸 다 준비를 했대? 892 00:57:47.624 --> 00:57:50.960 내가 예전에 공연하러 오면은 좀 마음에 여유가 없었거든 893 00:57:51.267 --> 00:57:54.980 그래서 난 그날 밤에 같이 밥 먹고 서울 돌아가기로 바빴던 것 같아 894 00:57:55.545 --> 00:57:58.109 그런데 이렇게 느긋하게 돌아보니까 또 되게 느낌이 다르다 895 00:57:58.109 --> 00:58:03.644 - 내가 못 본 것도 되게 많고 몰랐던 풍경도 되게 많고 몰랐던 음식도 많고 - 그렇지, 맞아 896 00:58:06.416 --> 00:58:09.693 지금 우리가 제주도 와서 네 끼를 같이 먹은 거지? 897 00:58:10.564 --> 00:58:11.960 - 그런가? - 응 898 00:58:12.267 --> 00:58:14.703 앞으로 우리가 살면서 몇 끼를 더 같이 먹을 수 있을까? 899 00:58:15.059 --> 00:58:16.752 밥? 아주 많이 먹을 수 있지 900 00:58:17.881 --> 00:58:20.079 아주 많이 같이 먹어야지 901 00:58:22.158 --> 00:58:24.129 - 식구라는 말이 있잖아 - 응 902 00:58:24.129 --> 00:58:26.129 그 뜻이 밥을 같이 먹는 사람이래 903 00:58:26.891 --> 00:58:27.822 - 그러게 - 응 904 00:58:28.247 --> 00:58:29.624 - 밥 먹는 입이라는 뜻이네 - 응 905 00:58:30.861 --> 00:58:32.337 그러니까 재밌지? 906 00:58:32.812 --> 00:58:34.812 가족은 피로 이어진 관계잖아 907 00:58:35.337 --> 00:58:39.099 식구는 피로 이어지지 않아도 밥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관계인 거야 908 00:58:39.218 --> 00:58:40.366 - 그렇네 - 응 909 00:58:40.822 --> 00:58:43.079 가족은 떨어지고 싶어도 피로 이어져 있잖아 910 00:58:43.960 --> 00:58:49.436 근데 식구는 자기가 선택해서 함께 있는 관계니까 어떻게 보면은 더 애틋할 수도 있을 것 같아 911 00:58:50.614 --> 00:58:54.861 - 우리가 식구처럼 같이 밥도 먹고 - 응 912 00:58:54.931 --> 00:58:57.277 같이 밥을 먹는다는 건 훌륭한 일인 것 같아 913 00:58:57.624 --> 00:58:59.485 - 우리 앞으로 밥을 자주 먹자 - 그래 914 00:59:01.851 --> 00:59:04.624 근데 진짜 이렇게 맛있는 거 같이 먹는 것만큼 행복한 게 없는 것 같아 915 00:59:04.624 --> 00:59:05.208 그러니까 916 00:59:05.287 --> 00:59:05.795 그렇지? 917 00:59:07.762 --> 00:59:08.792 - 수진아 - 응? 918 00:59:09.277 --> 00:59:10.891 지금 어때? 행복해? 919 00:59:10.891 --> 00:59:12.327 응, 맛있어 920 00:59:12.416 --> 00:59:13.990 - 따뜻하고 배불러 - 그래? 921 00:59:16.069 --> 00:59:19.891 나는 오늘 오빠를 보면서 느낀 게 있어 922 00:59:20.366 --> 00:59:21.079 뭔데? 923 00:59:23.653 --> 00:59:25.287 내가 오빠 앞에서는 말조심을 해야 돼 924 00:59:27.346 --> 00:59:29.515 그렇게 하나씩 알아갑니다 925 00:59:29.515 --> 00:59:32.584 이 세상에는 흘려들어도 되는 것들이란 게 있다? 926 00:59:33.109 --> 00:59:36.495 오빠는 오빠 앞에서 내가 얘기하는 걸 또 다 기억해서 또 이렇게 해내 927 00:59:36.822 --> 00:59:39.089 오빠한테는 내가 진짜 그냥 해보는 말을 그냥 하면 안 돼 928 00:59:39.089 --> 00:59:40.970 오빠는 진지하게 대해야 되는 사람이야 929 00:59:41.287 --> 00:59:41.851 오빠는 내가 한 말을 다 기억해 930 00:59:43.178 --> 00:59:45.475 내가 원래 어렸을 때부터 기억력은 더 좋았잖아 931 00:59:47.495 --> 00:59:50.495 준혁 씨가 어렸을 때부터 호란이에 대한 건 다 기억을 하고 있대 932 00:59:54.495 --> 00:59:56.436 내가 기억하는 수진이는 말이야 933 00:59:58.495 --> 00:59:59.495 아, 진짜 그런 걸 말해주는 거야? 934 01:00:02.545 --> 01:00:04.673 너는 한여름에도 따뜻한 아메리카노 먹고 935 01:00:05.247 --> 01:00:08.960 - 저런 거 다 기억해? - 과일 중에서도 자몽, 아보카도를 좋아해 936 01:00:09.238 --> 01:00:10.198 - 그렇지, 맞아 - 어 937 01:00:10.495 --> 01:00:15.248 넌 함흥냉면보다는 평양냉면을 훨씬 더 사랑하고, 그렇지? 938 01:00:16.059 --> 01:00:22.554 그리고 너 토마토 주스에는 설탕이 아니고 소금 쳐서 먹잖아 939 01:00:22.832 --> 01:00:23.604 - 그렇지? - 맞아 940 01:00:23.604 --> 01:00:26.139 그냥 토마토도 나는 소금 찍어 먹어 941 01:00:26.495 --> 01:00:27.584 - 그러니까 - 난 그게 맛있어 942 01:00:28.356 --> 01:00:32.376 - 그게 나한텐 좀 되게 특이한 너의 모습이거든, 내가 기억하는 - 오빠가 충격 먹었구나 943 01:00:32.891 --> 01:00:39.079 충격까지는 아니더라도 좀 남들이랑 확실히 다른 그런 너의 이미지야 944 01:00:39.218 --> 01:00:44.287 그런 모습들이 내가 앞으로 20년 이후에도 기억하고 싶은 네 모습이야 945 01:00:44.287 --> 01:00:45.445 아, 준혁이 멋있다 946 01:00:45.495 --> 01:00:46.792 아, 진짜 멋있다 947 01:00:47.465 --> 01:00:48.465 너무 멋있어 948 01:00:48.465 --> 01:00:49.376 최고다 949 01:00:50.049 --> 01:00:53.663 나는 좀 뭐랄까? 950 01:00:54.247 --> 01:01:01.980 나만 알고 있는 그런 너의 모습이 이제 하나씩 쌓여가는 게 되게 난 즐거운 거지 951 01:01:03.010 --> 01:01:06.713 가끔 오빠 보면서 나도 비슷한 생각을 하거든 952 01:01:08.505 --> 01:01:13.346 사람들은 오빠를 이제 무대에서만 보거나 공연이나 음원으로 접하잖아 953 01:01:14.990 --> 01:01:22.247 그 사람들에게는 오빠가 되게 어둡고 뭔가 세고 막 이런 이미지로 느껴질 거 아니야 954 01:01:22.663 --> 01:01:24.158 오빠가 되게 좀 다가가기 어려워 보일 수 있잖아 955 01:01:25.376 --> 01:01:28.257 근데 내가 오빠랑 지내면서 이렇게 뭔가 얘기하고 놀고 이럴 때 있잖아 956 01:01:28.257 --> 01:01:30.752 오빠가 되게 막 햄스터같이 귀여울 때가 있잖아 957 01:01:31.069 --> 01:01:32.069 그런 걸 내가 이렇게 보잖아 958 01:01:32.366 --> 01:01:37.603 그러면 '저 사람 저런 모습은 또 누가 알고 있을까' 생각하면서 내가 좀 흐뭇할 때가 많아 959 01:01:37.683 --> 01:01:40.495 - 그래? - 그런 것들이 계속 쌓였으면 좋겠어 960 01:01:40.733 --> 01:01:42.723 서로 그런 게 있는 거네, 그렇지? 961 01:01:44.445 --> 01:01:45.644 되게 쑥스럽네요 962 01:01:46.644 --> 01:01:48.931 - 정말 로맨틱하다 - 진짜 준혁 씨 괜찮은 사람인 것 같아 963 01:01:52.178 --> 01:01:54.238 저런 보석은 어떻게 하면 알아보니? 964 01:01:55.040 --> 01:01:56.624 그러니까 내가 오빠를 20년을 못 알아봤지 965 01:02:08.747 --> 01:02:11.648 그러고 밥 먹고 이동을 하는데 또 날씨가 바뀌어 있었어 966 01:02:13.596 --> 01:02:15.140 바람이 갑자기 엄청 부는 거야 967 01:02:19.752 --> 01:02:21.198 - 수진아 - 어? 968 01:02:22.713 --> 01:02:24.010 널 위해 준비했어 969 01:02:24.545 --> 01:02:25.916 여기 아무도 없는 바다야 970 01:02:26.148 --> 01:02:31.752 영화처럼 아무도 없는 백사장에 둘이 걸어가는 거 해보고 싶어 971 01:02:32.894 --> 01:02:34.320 짠 972 01:02:39.337 --> 01:02:41.396 우리 아까 바다 들어갔다 나왔잖아 973 01:02:41.445 --> 01:02:44.386 근데 그 바다랑은 완전 또 다르다 974 01:02:44.386 --> 01:02:46.960 밖에 나와서 이렇게 바다 보는 거는 또 느낌이 다른 것 같아 975 01:02:46.960 --> 01:02:51.510 오빠가 지금 되게 분위기 잡으려고 노력하는 건 내가 알겠고 나도 호응을 좀 하고 싶거든 976 01:02:51.619 --> 01:02:53.148 - 근데 나 바람에 날아갈 것 같아 - 그치? 977 01:02:53.396 --> 01:02:54.901 - 근데 나 바람에 날아갈 것 같아 - 그치? 978 01:03:01.188 --> 01:03:03.020 내가 이렇게 2프로 부족하다니까 979 01:03:03.020 --> 01:03:04.386 아니야, 오빠 부족하지 않아 980 01:03:04.386 --> 01:03:05.475 날씨는 내가 어쩔 수 없어 981 01:03:05.475 --> 01:03:06.554 굉장히 익스트림해 982 01:03:06.554 --> 01:03:07.871 - 그래? - 어, 익스트림 바다 983 01:03:08.317 --> 01:03:10.564 파도 막 치는 것도 근데 너무 예쁘지 않아? 984 01:03:10.693 --> 01:03:12.040 입 안에 모래 씹혀 985 01:03:12.257 --> 01:03:13.168 메탈바다인가? 986 01:03:13.168 --> 01:03:14.327 입 안에 모래 씹혀 987 01:03:14.564 --> 01:03:15.663 메탈바다인가? 988 01:03:16.307 --> 01:03:17.208 모래가 씹힌다고? 989 01:03:17.208 --> 01:03:19.386 모래가 날아와서 입 안에 모래 씹혀 990 01:03:19.924 --> 01:03:20.445 좋아! 991 01:03:21.495 --> 01:03:23.139 - 그래! - 너무 좋아 992 01:03:23.307 --> 01:03:24.634 - 수진아 - 어? 993 01:03:25.010 --> 01:03:29.247 내가 갑자기 떠오른 건데 널 위해 준비한 게 하나 더 있어 994 01:03:30.495 --> 01:03:31.495 그만 준비해요 995 01:03:33.416 --> 01:03:34.307 호란이 이제 지쳤어 996 01:03:43.119 --> 01:03:44.723 그때 나 조금 부끄러웠어 997 01:03:45.624 --> 01:03:46.624 널 위해 준비했어 998 01:03:53.148 --> 01:03:55.347 좀 춥지만 잠깐만 기다려, 내가 금방 쓸게 999 01:03:59.594 --> 01:04:00.436 오빠! 1000 01:04:01.257 --> 01:04:02.425 이렇게까지 해야 돼? 1001 01:04:02.762 --> 01:04:03.980 이렇게까지 해야 돼? 1002 01:04:05.059 --> 01:04:05.782 내 마음이야 1003 01:04:07.376 --> 01:04:08.842 이렇게까지 해야 되는 거야? 1004 01:04:10.663 --> 01:04:12.466 그래, 저럴 때 하지, 또 언제 해? 1005 01:04:16.505 --> 01:04:18.406 - 온 김에 하나는 해야지 - 그래, 내가 호응해 주지 1006 01:04:19.267 --> 01:04:20.554 호응해 주지, 내가 1007 01:04:30.980 --> 01:04:32.980 포레버 같은 거 써줘야지, 포레버 1008 01:04:58.896 --> 01:05:01.658 하나, 둘, 셋! 1009 01:05:08.994 --> 01:05:11.901 - 참 다이나믹한 1박 2일이었다 - 그러게 1010 01:05:12.257 --> 01:05:15.480 오빠랑 공연하면 이런 다이나믹한 일들이 생기는구나 1011 01:05:16.430 --> 01:05:19.802 원래 이 메탈 인생이 그렇게 다이나믹해 1012 01:05:19.965 --> 01:05:22.065 오빠 공연하는 거 보면 말이야 1013 01:05:22.065 --> 01:05:27.198 그냥 오빠가 연습 막 하루 10시간씩 해서 공연 올라가고 이랬는데 말이야 1014 01:05:27.634 --> 01:05:34.812 그런데 오빠가 막 이렇게 제주도 왔다고 이것저것 막 찾아다니고 나 데려오고 하는 거 보니까 좀 재밌어 1015 01:05:35.307 --> 01:05:35.990 재밌지? 1016 01:05:36.020 --> 01:05:39.178 - 어 - 앞으로도 재밌는 일 많이 일어날 수 있게 내가 노력할게 1017 01:05:39.247 --> 01:05:39.766 그래 1018 01:05:43.040 --> 01:05:44.752 내 버킷리스트 하나 지워졌어 1019 01:05:44.802 --> 01:05:45.624 - 그랬어? - 응 1020 01:05:45.703 --> 01:05:47.772 그랬다면 나는 너무 행복하지 1021 01:05:47.772 --> 01:05:49.010 응, 나도 행복하다 1022 01:05:49.238 --> 01:05:53.416 나도 좋았어, 여기 제주도 날씨만큼이나 다이나믹했던 것 같고 1023 01:05:53.416 --> 01:06:00.713 장소마다 또 되게 좋은 음식도 먹고, 그리고 또 우리 다이빙도 막 하고 1024 01:06:00.921 --> 01:06:05.802 같은 바다인데 이렇게 바람 맞으면서 해변을 보니까 또 느낌도 다르고 그런 것 같아 1025 01:06:09.970 --> 01:06:11.594 근데 난 바다 너무 멋있는데, 진짜? 1026 01:06:11.960 --> 01:06:13.059 멋있다, 멋있기는 1027 01:06:13.059 --> 01:06:13.851 - 그렇지? - 어 1028 01:06:19.485 --> 01:06:23.881 준혁이 형 진짜 정말 세심하고 준비 많이 하네요 1029 01:06:23.960 --> 01:06:24.990 매력있다 1030 01:06:24.990 --> 01:06:27.337 저런 사람인지 저도 몰랐어요 1031 01:06:27.515 --> 01:06:31.615 오히려 저 사람이 원래 저렇게 계획 세워서 가는 사람이었다면요 1032 01:06:31.615 --> 01:06:34.317 저도 준혁이 오빠가 뭘 했겠구나 예상을 했을 텐데요 1033 01:06:34.634 --> 01:06:39.703 전혀 그런 사람인지 몰랐다가 저렇게 짠 하고 보여주니까 그게 더 감동적인 거야 1034 01:06:40.198 --> 01:06:41.832 그래서 더 기억에 많이 남아요 1035 01:06:42.723 --> 01:06:47.822 세심하게 좀 기억해서 이렇게 다 준비해주고 이런 남자들 좋지 않아요? 1036 01:06:47.950 --> 01:06:49.802 - 너무 좋죠 - 좋아요 1037 01:06:49.802 --> 01:06:51.921 - 근데 그런 남자가 거의 없지 않아요? - 없어 1038 01:06:52.386 --> 01:06:53.158 준혁이 형 있잖아요 1039 01:06:53.307 --> 01:06:55.495 - 그러니까 준혁 씨를 우리가 가질 수 없잖아요 - 우리가 가질 수 없잖아요 1040 01:06:56.535 --> 01:06:58.356 준혁 씨는 호란이 거잖아 1041 01:06:58.356 --> 01:07:01.723 근데 나만 그렇게 느끼는 건가? 1042 01:07:02.495 --> 01:07:09.395 나는 보면서 조금 짠했던 게 둘 다 마음은 아마 같을 텐데 말이야 1043 01:07:10.326 --> 01:07:19.109 호란이는 자꾸 이게 언제 이런 행복이 깨질까 조금 걱정하는 듯한 느낌이 들더라고 1044 01:07:19.475 --> 01:07:20.772 그러니까 그게 현실적인 거지 1045 01:07:21.713 --> 01:07:27.463 과연 우리가 이렇게 함께 앞으로 몇 끼나 더 먹을 수 있을까 하는 그런 생각을 호란이가 자꾸만 하잖아 1046 01:07:28.314 --> 01:07:34.673 호란이가 너무 행복한데 그게 혹시라도 깨질까 봐 좀 걱정하는 듯한 느낌을 내가 받아서 안타까웠어 1047 01:07:34.931 --> 01:07:41.631 호란 누나가 이렇게 우리가 언제까지 이렇게 더 많이 맛있는 음식을 같이 먹을 수 있을지 걱정하잖아요 1048 01:07:41.631 --> 01:07:44.198 전 호란 누나가 그런 거는 크게 신경 안 썼으면 좋겠어요 1049 01:07:44.327 --> 01:07:46.416 곧 맛없는 식당이 걸릴 수도 있거든요 1050 01:07:47.881 --> 01:07:51.802 - 두 분이 가는 식당이 항상 맛있진 않을 수 있어요 - 감성 파괴자 1051 01:07:53.059 --> 01:07:54.139 오, 그 멘트 괜찮다 1052 01:07:54.139 --> 01:08:00.339 아까 슬쩍 그 스타일리스트 언니가 이거 입고 소개팅 나가봐 뭐 이런 얘기를 했잖아요 1053 01:08:00.339 --> 01:08:02.455 뭐가 복선이 좀 깔려 있는 것 같은데? 1054 01:08:38.970 --> 01:08:39.620 오늘요? 1055 01:08:41.581 --> 01:08:42.752 데이트가 있어서 1056 01:08:42.752 --> 01:08:43.673 데이트? 1057 01:08:43.931 --> 01:08:44.752 데이트? 1058 01:08:51.238 --> 01:08:54.673 올해 들어 받은 첫 데이트 신청이에요 1059 01:08:55.921 --> 01:09:00.366 저 뭔가 신나고 기분도 좋고 좀 설레기도 하고 그랬어요 1060 01:09:02.297 --> 01:09:03.847 그냥 전 오늘 기대가 돼요 1061 01:09:21.970 --> 01:09:22.624 궁금해 1062 01:09:24.990 --> 01:09:25.490 누구? 1063 01:09:35.723 --> 01:09:36.485 언니 1064 01:09:38.673 --> 01:09:39.861 진짜 뭐야? 1065 01:09:39.861 --> 01:09:41.267 너 왜 갔어? 왜? 1066 01:09:42.049 --> 01:09:43.614 나 저런 분위기인지 몰랐어 1067 01:09:46.406 --> 01:09:49.059 반가운 얼굴이긴 한데 전혀 예상을 못했는데 1068 01:09:51.099 --> 01:09:54.862 - 나 왔어, 왔어 - 어, 호란이 왔어? 1069 01:09:54.862 --> 01:09:57.554 - 너무 춥다, 날씨가 - 그래, 춥지? 1070 01:09:57.658 --> 01:09:59.990 - 언제 왔어? 오래 기다렸어? - 아니야, 아니야, 나 금방 전에 왔어 1071 01:10:00.020 --> 01:10:00.683 괜찮아? 1072 01:10:00.683 --> 01:10:02.614 근데 언니 안 추워? 추워 보여 1073 01:10:02.614 --> 01:10:04.584 - 언니 춥겠다 - 너가 나한테 데이트 신청했잖아 1074 01:10:04.584 --> 01:10:06.257 왜 이렇게 화려하게 입고 왔어? 1075 01:10:07.247 --> 01:10:09.000 나 이제 막 살 거야 1076 01:10:09.000 --> 01:10:09.990 그래? 오늘 김프리야? 1077 01:10:10.772 --> 01:10:11.644 좋아, 좋아, 좋아 1078 01:10:11.693 --> 01:10:15.059 이 옷이 파란색도 파란색인데 언니, 호피 무늬네 1079 01:10:15.931 --> 01:10:18.109 호피 무늬는 나도 잘 안 입는데, 요즘은 1080 01:10:18.109 --> 01:10:25.515 근데 내가 사실 이 원피스를 고를 때 그냥 파란 원피스에 검정 모양이 있는 줄 알았어 1081 01:10:26.158 --> 01:10:28.584 - 입고 나서 알았어, 이게 호피인 줄 - 아, 그래요? 1082 01:10:28.961 --> 01:10:31.584 완전 예뻐, 근데 언니 이런 거 잘 어울려 1083 01:10:31.584 --> 01:10:39.178 - 우리 포스터 찍을 때도 언니 그때 약간 가슴 파진 코르셋 탑에다가 와인색 자켓 입었잖아 - 어, 와인색이었지 1084 01:10:39.178 --> 01:10:41.535 나는 언니한테 그런 게 더 잘 어울리는 거 같아 1085 01:10:41.634 --> 01:10:43.554 그냥 그런 거 입고 다녔으면 좋겠어 1086 01:10:43.554 --> 01:10:44.941 이것도 지금 너무 잘 어울려요 1087 01:10:44.941 --> 01:10:46.485 - 이 옷 괜찮아? - 응 1088 01:10:46.653 --> 01:10:49.653 그리고 더 어려 보여, 나이도 1089 01:10:49.653 --> 01:10:50.871 - 아, 진짜? - 그럼, 당연하지 1090 01:10:51.297 --> 01:10:53.297 - 그럼, 이런 게 훨씬 어려 보이지 - 아, 그래? 1091 01:10:53.495 --> 01:10:55.881 나 왠지 오늘 그냥 기분 내 봤어 1092 01:10:55.881 --> 01:11:01.554 그래, 언니가 새해 목표 중에 하나로 색소폰을 배우겠다고 했잖아요 1093 01:11:01.772 --> 01:11:03.941 저는 악기를 하나 꼭 배우려고요 1094 01:11:04.238 --> 01:11:06.634 진짜 사실 나 색소폰을 불고 싶어 1095 01:11:10.337 --> 01:11:11.287 너 그걸 기억을 하고 있네? 1096 01:11:11.287 --> 01:11:13.594 그럼, 나는 그게 되게 특이했거든 1097 01:11:14.040 --> 01:11:17.990 그래서 나는 언니 오늘 만나면 한번 물어봐야지 생각했어 1098 01:11:17.990 --> 01:11:18.842 - 아, 그랬어? - 어 1099 01:11:19.119 --> 01:11:20.950 어릴 때 그 캐니 지 있잖아 1100 01:11:22.317 --> 01:11:24.921 - 우리 때는 캐니 지가 최고였지 - 그러니까 1101 01:11:24.921 --> 01:11:27.020 내가 옛날에 '별이 빛나는 밤' 라디오를 듣고 있었거든 1102 01:11:27.020 --> 01:11:28.792 - 겨울 되면 무조건 캐니 지 들었어 - 어, 맞아 1103 01:11:29.040 --> 01:11:31.980 이렇게 듣다가 우리는 그때 녹음기도 없었잖아 1104 01:11:31.980 --> 01:11:35.238 - 그래서 그 테이프 이렇게 두 개 누르는 거 있지? - 맞아, 맞아 1105 01:11:35.376 --> 01:11:41.178 - 그래서 그때 '이 음악은 뭐지?' 하고 탁 눌렀는데 그게 캐니 지였거든 - 더블 데크 1106 01:11:41.545 --> 01:11:43.327 어릴 때 기억이 있구나 1107 01:11:43.327 --> 01:11:49.614 그래서 내가 그 곡 제목을 적고 너무 좋아서 마음이 막 쿵쾅쿵쾅거렸던 기억이 있어 1108 01:11:49.752 --> 01:11:54.634 근데 요즘 희한하게 내가 언니한테 그 얘기 듣고 '여자가 색소폰을 불면 어떨까?' 하는 생각이 드는 거야 1109 01:11:54.634 --> 01:11:58.434 여자는 피지컬이 아무래도 남자랑 다르니까 1110 01:11:58.434 --> 01:12:01.861 - 여자가 색소폰을 배우기가 좀 수월한가 내가 찾아봤어요 - 아, 진짜? 1111 01:12:01.861 --> 01:12:06.129 요즘은 색소폰 배우는 여자가 되게 많아졌고 심지어 트와이스 정연 있잖아 1112 01:12:06.129 --> 01:12:09.010 - 그 사람도 색소폰 부는 게 취미래 - 아, 진짜? 1113 01:12:09.010 --> 01:12:11.505 여자들이 그렇게 많이 배운다고 하더라고요 1114 01:12:11.505 --> 01:12:19.445 그리고 분명히 아무리 좋은 환경에서 좋은 스피커로 들어도 실제로 듣는 거랑 정말 달라 1115 01:12:19.960 --> 01:12:25.356 언니가 이제 색소폰에 뜻이 생겼으니 한번 같이 눈앞에서 공연을 보면 어떨까? 1116 01:12:25.970 --> 01:12:29.614 오늘 마침 내 지인이 색소폰 공연을 하거든요, 이 근처에서 1117 01:12:30.020 --> 01:12:33.901 아 너가 아는 팀이야? 아는 분들? 친한 분들? 1118 01:12:33.901 --> 01:12:41.495 그 색소폰 연주자가 예전에 내 싱글 곡 프로듀싱해줬던 기타리스트 오빠가 있어요 1119 01:12:41.495 --> 01:12:43.000 사자 최우준이라고 있어요 1120 01:12:43.495 --> 01:12:45.911 그 프로듀서 오빠랑 색소폰 연주자분이 연주를 많이 했었어 1121 01:12:46.158 --> 01:12:48.327 그래가지고 나도 알게 된 분이지 1122 01:12:48.327 --> 01:12:51.525 - 내가 아는 분 중엔 가장 가까운 색소폰 연주자야 - 아, 진짜? 1123 01:12:51.525 --> 01:12:54.297 오늘 마침 공연이 있다고 하셔서 내가 언니 소개해줄게요, 가서 1124 01:12:54.297 --> 01:12:55.505 야, 진짜? 1125 01:12:55.505 --> 01:12:56.663 응, 우리 이제 일어나자 1126 01:12:59.564 --> 01:13:03.168 - 어, 알고 보니까 진짜 자만추하는 거 아니야? - 그러네요 1127 01:13:03.168 --> 01:13:04.752 자연스러운 만남을 추구하게 되는 건가? 1128 01:13:05.495 --> 01:13:07.317 호란이가 큰일 했네, 진짜 1129 01:13:26.495 --> 01:13:28.079 지금 리허설 중이네요 1130 01:13:34.624 --> 01:13:35.436 언니, 여기 앉자 1131 01:13:48.495 --> 01:13:52.762 이거 끝나면 공연 들어가기 전에 살짝 인사 시켜줄게요 1132 01:14:05.772 --> 01:14:10.643 원래 프렐류드라는 밴드로 자주 공연을 하셔 1133 01:14:11.950 --> 01:14:13.364 그런 재즈 밴드가 있어 1134 01:14:13.364 --> 01:14:14.960 프렐류드라는 이름을 내가 왜 들어본 것 같지? 1135 01:14:15.317 --> 01:14:18.832 프렐류드라는 단어 자체는 보통 명사니까 들어본 거 아닐까? 1136 01:14:36.317 --> 01:14:38.719 - 안녕하세요, 고생하셨어요 - 반갑습니다 1137 01:14:38.719 --> 01:14:39.525 일찍 오셨네요 1138 01:14:39.525 --> 01:14:41.851 - 네, 리허설하고 인사드리고 싶어서요 - 안녕하세요 1139 01:14:41.851 --> 01:14:44.401 여기 리차드 로 님이시고 여긴 김경란 언니예요 1140 01:14:44.401 --> 01:14:45.614 - 반갑습니다 - 예, 반갑습니다 1141 01:14:45.614 --> 01:14:48.022 여긴 저희 피아니스트 고희안 씨예요 1142 01:14:48.022 --> 01:14:49.321 네, 안녕하세요 1143 01:14:49.321 --> 01:14:51.613 - 저희 베이스트 임경진 씨고요 - 아, 예 1144 01:14:51.638 --> 01:14:52.941 여긴 천재 드러머 한웅원 씨예요 1145 01:14:53.548 --> 01:14:54.436 안녕하세요 1146 01:14:58.307 --> 01:14:59.980 완전 탑 재즈 밴드죠 1147 01:15:12.683 --> 01:15:13.980 - 앉으세요, 잠깐 - 네 1148 01:15:16.455 --> 01:15:17.861 진짜 자만추 장면이다 1149 01:15:18.752 --> 01:15:20.069 눈빛을 경란 씨가 막 보내는데? 1150 01:15:20.683 --> 01:15:25.386 아까 호란 등장할 때 우리가 서운했던 거 취소할게요 1151 01:15:42.178 --> 01:15:46.777 언니가 2020년 들어서 목표가 몇 가지 있는데요 1152 01:15:46.777 --> 01:15:50.287 하나는 아까 전에 말씀드린 색소폰을 배우고 싶다는 거고요 1153 01:15:50.653 --> 01:15:55.044 색소폰을 배우고 싶으신 게 이번 새해 목표 중 하나시라면요 1154 01:15:55.069 --> 01:15:58.832 정말 좋은 악기를 선택하신 거고 전 색소폰 배우는 거 너무 추천합니다 1155 01:15:58.960 --> 01:16:01.510 색소폰은 이렇게 생각하시면 돼요 1156 01:16:02.034 --> 01:16:04.515 제가 갖고 있는 섹스폰의 철학은요 1157 01:16:05.208 --> 01:16:07.881 내가 노래를 이렇게 하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1158 01:16:07.881 --> 01:16:11.495 그러면 노래는 항상 마이크를 대고 이제 확성을 해야 되잖아요 1159 01:16:11.495 --> 01:16:16.822 근데 색소폰은 제 마음에 있는 이 표현을 확성해주는 그런 악기라고 생각해요 1160 01:16:16.822 --> 01:16:19.099 그래서 파워가 굉장히 너무 너무 세요 1161 01:16:19.099 --> 01:16:20.574 감미로울 땐 감미롭고요 1162 01:16:20.693 --> 01:16:22.079 원래 이렇게 말씀을 잘하세요? 1163 01:16:22.198 --> 01:16:23.317 아닌데요 1164 01:16:23.495 --> 01:16:24.297 잘하나요? 감사합니다 1165 01:16:24.297 --> 01:16:27.148 - 내 안에 있는 감정을 확성해주는 게 색소폰이군요? - 네, 그게 색소폰이에요 1166 01:16:27.148 --> 01:16:28.772 - 저는 그렇게 느끼고 있어요 - 언니한테 꼭 필요한 악기다 1167 01:16:28.911 --> 01:16:30.743 오, 색소폰 내 스타일인데? 1168 01:16:30.782 --> 01:16:35.535 - 그렇죠, 기분이 나쁘면 그냥 막 아무렇게나 소리 지르면 기분 되게 좋아요 - 맞아요, 저도 그래요 1169 01:16:35.911 --> 01:16:37.495 사람이 스트레스 받으면 막 소리 지르잖아요 1170 01:16:37.584 --> 01:16:42.079 사람이 스트레스 많이 받으면 어디 산에 올라가서 소리 지르고 싶고 막 그러잖아요 1171 01:16:42.079 --> 01:16:43.495 그러면 마음이 좀 시원해지잖아요 1172 01:16:45.921 --> 01:16:48.554 저 악기가 저한테는 저렇게 치유제예요 1173 01:16:52.178 --> 01:16:53.911 약간 제2의 봉 교수님인가? 1174 01:16:54.673 --> 01:16:55.386 정말 그렇네요 1175 01:16:56.703 --> 01:16:59.703 노래를 감미롭게 하고 싶으면 감미롭게 할 수 있거든요 1176 01:16:59.921 --> 01:17:07.950 그것처럼 색소폰은 내 몸과 마음의 스트레스를 풀고 싶을 때 감정을 확성시켜주는 그런 악기라고 생각해요 1177 01:17:07.950 --> 01:17:09.762 그 얘기가 진짜 끝내준다 1178 01:17:09.762 --> 01:17:13.495 색소폰이 감정을 확성시켜준다는 얘기가 정말 좋다 1179 01:17:14.099 --> 01:17:16.495 - 그게 포인트인 것 같아요 - 너무 좋아요 1180 01:17:16.495 --> 01:17:20.950 악기 종류도 여러 가지가 있으니까 나중에 제가 다 알려드리겠습니다 1181 01:17:20.950 --> 01:17:24.119 저는 공연 준비를 해야 해서 좀 이따 뵙겠습니다 1182 01:17:24.119 --> 01:17:26.495 - 이따 공연할 때 박수 많이 부탁드려요 - 그럼요 1183 01:17:26.495 --> 01:17:28.871 - 이따 뵙겠습니다 - 이따 뵐게요 1184 01:17:30.950 --> 01:17:34.535 - 저 분이 공연 앞두고 엄청 여유 있으시다 - 재밌다 1185 01:17:34.772 --> 01:17:38.970 진짜 나는 공연 앞두고 대본 엄청 보고 있는데 1186 01:17:39.960 --> 01:17:42.752 '다 외워야 돼' 이러면서 난 대본을 계속 보고 있어 1187 01:17:43.049 --> 01:17:46.851 연주자한테 직접 색소폰 얘기 들으니까 재밌다 1188 01:17:47.337 --> 01:17:51.901 어쩌면 내가 색소폰에게 원했던 게 바로 그 부분이었던 것 같아 1189 01:17:51.901 --> 01:17:56.198 감정을 확성시켜주면서 확 풀 수 있는 거 1190 01:17:56.198 --> 01:18:03.941 뭔가 내가 갑갑한 것들도 후련하게 내보낼 것 같으면서도 여러 가지의 매력이 있는 악기라는 생각이 들어 1191 01:18:04.604 --> 01:18:07.871 - 언니가 본능적으로 그걸 감지했나 봐 - 그랬나 봐 1192 01:18:08.228 --> 01:18:08.931 신기해 1193 01:18:32.525 --> 01:18:33.871 이제 시작하나요? 1194 01:18:34.396 --> 01:18:35.277 그런가 봐요 1195 01:18:40.873 --> 01:18:41.393 레디? 1196 01:19:23.299 --> 01:19:24.789 어, 또 경란이 심쿵하네 1197 01:19:24.948 --> 01:19:26.858 눈빛이 좀 과하게 빠져들었는데요 1198 01:19:35.990 --> 01:19:40.317 지금 이 이어폰으로 듣는 게 너무 속상할 정도로 좋다 1199 01:19:49.723 --> 01:19:51.594 아, 근데 내가 이 영화 되게 좋아하거든? 1200 01:19:51.594 --> 01:19:54.163 내가 이 음악도 되게 좋아하는데 이게 색소폰 연주인지는 몰랐어 1201 01:19:56.426 --> 01:20:00.178 역시 내가 색소폰을 배우겠다는 선택을 잘 한 것 같아 1202 01:20:44.584 --> 01:20:46.366 연주자분이 박해일 씨 닮았다 1203 01:20:46.881 --> 01:20:48.465 응, 약간 그런 느낌도 있다 1204 01:20:48.743 --> 01:20:53.139 전 지금까지 색소폰 하면 차인표 선배님만 생각났는데 이젠 저분이 생각날 것 같아요 1205 01:20:55.475 --> 01:20:56.703 아, 너무 좋다 1206 01:20:56.881 --> 01:20:58.079 진짜 좋다 1207 01:21:00.337 --> 01:21:01.337 계속 듣고 싶어 1208 01:21:47.842 --> 01:21:50.515 저 정도 표정은 촬영하는지도 까먹은 표정이야 1209 01:21:55.842 --> 01:21:58.307 - 아, 근데 연주자분이 되게 개구쟁이처럼 연주하는 것 같지 않아요? - 어 1210 01:23:03.208 --> 01:23:06.297 연주자분이 경란이 보여주려고 하시는 것 같아, 연주를 1211 01:23:06.891 --> 01:23:09.213 오, 연주자분이 그쪽을 겨냥했어요, 지금 1212 01:23:09.945 --> 01:23:11.832 - 경란이한테 공격 쏘고 있다 - 어, 공격 쏘고 있어요 1213 01:23:48.626 --> 01:23:52.537 - 지금 연주자분이 경란이한테 얘기를 하는 것 같아 - 어, 맞아, 말하는 것 같아 1214 01:23:53.049 --> 01:23:57.129 '경란아, 경란아, 경란아' 1215 01:24:34.099 --> 01:24:36.000 - 아, 좋아 - 좋아 1216 01:24:36.307 --> 01:24:38.436 - 아, 좋아 - 잘 왔네 1217 01:24:48.406 --> 01:24:51.881 사연이 있는데 제가 사연 하나 읽어드릴게요 1218 01:24:52.485 --> 01:25:01.000 사랑하는 언니가 긴 터널을 지나 새로운 행복, 새로운 자신을 찾아 한 해를 시작하려 합니다 1219 01:25:02.238 --> 01:25:07.644 언니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연주를 하나 해 달라고 호란 씨가 부탁을 하셨는데요 1220 01:25:10.455 --> 01:25:13.099 원래 제가 이렇게 곡 요청을 잘 안 받는데요 1221 01:25:13.099 --> 01:25:14.970 오늘은 스페셜한 날이니까 해볼게요 1222 01:25:17.248 --> 01:25:20.554 여기에 어울리는 곡이 갑자기 머리에 생각난 게 있습니다 1223 01:25:20.554 --> 01:25:26.733 정말 이 사연에 딱 맞는 곡이 제 머리에 들어왔는데요 1224 01:25:26.733 --> 01:25:31.851 바로 'Somewhere over the rainbow', '무지개를 넘어'라는 곡인데요 1225 01:25:32.188 --> 01:25:34.743 이 곡이 오즈의 마법사 오에스티인데 연주 가능하십니까? 1226 01:25:34.980 --> 01:25:39.911 네, 그래서 저희가 'Somewhere over the rainbow'를 연주해드리겠습니다 1227 01:25:40.752 --> 01:25:41.455 감사합니다 1228 01:25:45.267 --> 01:25:47.267 - 고마워, 진짜 - 딱 언니 곡이네 1229 01:25:51.960 --> 01:25:54.178 난 이 곡 듣고 난 후의 내가 궁금해 1230 01:25:57.287 --> 01:26:00.505 호란이 정말 큰일했네요 1231 01:26:00.505 --> 01:26:03.663 오직 경란을 위한 곡이잖아, 경란을 위한 곡 1232 01:26:04.129 --> 01:26:05.129 한 사람을 위한 곡 1233 01:26:05.347 --> 01:26:06.317 부러워 1234 01:26:07.376 --> 01:26:09.545 E flat, E flat, right? 1235 01:26:11.356 --> 01:26:15.535 발라드로는 한 코러스만 할게 1236 01:26:16.436 --> 01:26:17.663 피아노 인트로 해주세요 1237 01:27:24.624 --> 01:27:26.287 - 방금 아이컨택한 거죠? - 그렇죠 1238 01:27:27.842 --> 01:27:30.762 정말 저 한 곡 할 때는 연주자분이 경란 언니를 끊임없이 바라보시더라고요 1239 01:27:30.772 --> 01:27:32.772 경란이도 지금 눈도 깜빡거리지 않잖아 1240 01:28:39.168 --> 01:28:42.099 나 왜 이래? 나 진짜 왜 이렇게 눈물이 나지? 1241 01:28:57.873 --> 01:28:58.873 왜 이러지, 나? 1242 01:29:04.985 --> 01:29:07.614 왜 눈물이 이렇게 날까? 1243 01:29:10.109 --> 01:29:17.387 저날 'Over the rainbow'를 들으면서 뭔가 제 마음이 되게 좀 움직였어요 1244 01:29:20.218 --> 01:29:31.950 '내가 네 마음 다 알아, 힘들었겠지만 괜찮아' 이렇게 절 달래주는 느낌이었어요 1245 01:29:32.495 --> 01:29:39.376 - 주책맞게 제가 이렇게 듣고 있는데 늘 듣던 곡인데도 마음이 좀 찡해지더라고요 - 그렇죠, 이해해요 1246 01:30:21.881 --> 01:30:22.950 아, 너무 좋다 1247 01:30:23.574 --> 01:30:26.851 근데 진짜로 이거는 내가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요 1248 01:30:27.832 --> 01:30:30.911 꼭 뭐 연주자에게 다른 마음이 있어서가 아니더라도요 1249 01:30:31.119 --> 01:30:40.812 무대에서 누구 한 사람을 정해놓고 그 사람을 위한 곡을 연주할 땐 연주하는 사람 마음이 달라져요 1250 01:30:42.099 --> 01:30:50.178 그 사람을 진짜 생각하면서 그 사람을 위해 연주를 하면 그 안에 담는 마음이 좀 달라져요 1251 01:30:51.069 --> 01:30:54.634 그냥 공연을 이렇게 불특정 다수를 위해서 할 때랑은 달라요 1252 01:30:54.822 --> 01:30:55.339 언니 울어? 1253 01:31:27.495 --> 01:31:29.129 나 다른 세계에 갔다 온 기분이야 1254 01:31:29.129 --> 01:31:30.589 언니, 지금 약간 진짜 행복해 보여 1255 01:31:33.272 --> 01:31:35.272 - 비현실적이야 - 지금 진짜 행복해 보여 1256 01:31:35.272 --> 01:31:36.703 나 진짜 너한테 너무 고마워 1257 01:31:38.279 --> 01:31:38.982 잘 됐다 1258 01:32:01.020 --> 01:32:02.475 - 난 색소폰을 진짜 부른 줄 알았어 - 색소폰 1259 01:32:02.475 --> 01:32:04.416 우리 작은아버지가 이거 어렸을 때 많이 했어 1260 01:32:08.743 --> 01:32:09.960 진짜 잘한다, 근데 1261 01:32:11.604 --> 01:32:13.238 신기한 게 경란이 눈물이 쏙 들어갔네 1262 01:32:18.327 --> 01:32:23.950 우리 경란이의 무지개를 우리가 앞으로 좀 기대를 해봐도 될 것 같아요 1263 01:32:24.020 --> 01:32:31.119 근데 경란이가 그냥 공연만 보러 갔다고 하더니 화면 보니까 공연 안 보고 리차드 로 얼굴만 보던데 1264 01:32:31.228 --> 01:32:33.832 - 리차드 로 얼굴만 봤네 - 경란이가 리차드 로 얼굴만 보던데 1265 01:32:33.980 --> 01:32:35.475 경란 누나가 드럼치는 사람 얼굴은 한 번을 안 보더라 1266 01:32:37.564 --> 01:32:38.426 심지어 드럼 연주자랑 더 가까운데 1267 01:32:39.545 --> 01:32:40.545 드럼 연주자가 바로 옆에 있는데 1268 01:32:43.594 --> 01:32:47.515 우리 다음 주를 한번 기대를 해보겠습니다, 축하합니다 1269 01:32:54.000 --> 01:32:56.545 - 아, 너무 좋다 - 어때? 내가 언니를 위해 준비했어 1270 01:32:57.505 --> 01:33:03.594 사실 나는 언니가 그냥 편안하게 만나봤으면 좋겠어서, 소개팅 해보는 거 어때? 1271 01:33:04.099 --> 01:33:06.465 뭐야, 나 떨리잖아 1272 01:33:07.267 --> 01:33:08.099 반갑습니다 1273 01:33:08.099 --> 01:33:09.921 - 안녕하세요, 반갑습니다 - 반갑습니다 1274 01:33:13.099 --> 01:33:15.208 혹시 슈림프 좋아하세요? 제가 슈림프 하나 드릴게요 1275 01:33:15.208 --> 01:33:16.099 감사합니다 1276 01:33:18.614 --> 01:33:19.614 제가 손이 차요 1277 01:33:20.099 --> 01:33:21.099 제 손은 따뜻해요 1278 01:33:26.611 --> 01:33:29.784 아깐 제가 쑥스럽기만 했는데 지금은 하고 싶은 말이 많아졌어요 1279 01:33:29.784 --> 01:33:31.052 저한테 다 물어보세요 1280 01:33:32.584 --> 01:33:34.326 근데 이분이 불던 악기를 내가 이렇게 불어도 되나? 1281 01:33:34.651 --> 01:33:36.711 이거 간접 키스인데 괜찮을까요? 1282 01:33:41.438 --> 01:33:42.775 경란 씨를 제가 웃겨드리고 싶어요 1283 01:33:42.775 --> 01:33:44.081 - 진짜요? - I'm a comedian 1284 01:33:45.804 --> 01:33:49.121 저는 즐겁고 싶고 행복하고 싶어요 1285 01:33:49.755 --> 01:33:52.161 안 만나는 게 더 이상했네요, 우리는