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 00:00:12.980 --> 00:00:13.830 - 안녕하세요 - 안녕하세요 2 00:00:13.830 --> 00:00:15.830 - 안녕하세요 - 안녕하세요 3 00:00:15.830 --> 00:00:16.880 안녕하세요 4 00:00:16.880 --> 00:00:18.380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5 00:00:20.945 --> 00:00:21.995 어, 옷이 총천연색이야? 6 00:00:21.995 --> 00:00:23.025 다 봄이에요, 봄 7 00:00:27.079 --> 00:00:34.787 어, 내가 살짝 얘기 들었는데 우리 규한이가 얼마나 효자인지 어머님한테 효도를 제대로 했더라고 8 00:00:34.787 --> 00:00:36.232 - 아, 진짜? - 부모님 여행 보내드렸어? 9 00:00:36.252 --> 00:00:41.327 저의 계획이 아니라 제가 이제 크리스마스 때 어머니한테 이제 뭐 갖고 싶은 거 있냐고 물어봤어요 10 00:00:42.614 --> 00:00:47.782 - 어머니가 새해가 되면 쌍꺼풀 수술을 좀 하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- 오, 진짜? 11 00:00:47.782 --> 00:00:50.723 - 어르신들 눈이 이렇게 쳐지는 거야 - 맞아, 어르신들 눈이 처져 12 00:00:50.723 --> 00:00:53.237 제가 어머니 모시고 병원에 딱 갔는데 사람이 너무 많은 거예요 13 00:00:54.653 --> 00:00:55.544 방학 때라 병원에 사람이 많지 14 00:00:56.594 --> 00:01:02.030 - 정말 앉을 틈이 없을 정도로 굉장히 그것도 100% 여성분만 있으시더라고요 - 신년이라 그런가 봐 15 00:01:03.564 --> 00:01:05.930 근데 저는 심지어 또 모자도 안 쓰고 있었거든요 16 00:01:06.643 --> 00:01:10.891 상담실에 들어가서 이제 어머니랑 이렇게 상담을 받고 나와서 내가 그랬어요 17 00:01:11.356 --> 00:01:16.168 '아, 이거 누가 보면 엄마가 아니라 내가 뭐 수술하러 온 건 줄 알겠어' 제가 그랬어요 18 00:01:16.168 --> 00:01:18.228 그것도 무서워서 엄마 데리고 온 줄 알잖아 19 00:01:18.534 --> 00:01:20.287 - 그것도 무서워서 엄마 데리고 온 줄 알잖아 - 네, 그러니까요 20 00:01:22.653 --> 00:01:24.346 엄마, 나 무서워 21 00:01:25.713 --> 00:01:30.376 저희 어머니가 다 끝나고 카운터 앞에 서서 사람들이 다 있는 데서 그러시는 거예요 22 00:01:31.564 --> 00:01:33.564 우리 아들 너무 효자죠? 23 00:01:33.752 --> 00:01:35.366 우리 아들 너무 효자죠? 24 00:01:37.911 --> 00:01:41.020 우리 아들이 엄마 쌍꺼풀 수술 시켜준다고 이렇게 같이 오고 25 00:01:42.039 --> 00:01:43.079 그게 순간 너무 제가 창피한 거예요 26 00:01:43.861 --> 00:01:46.693 - 엄마는 아들이 걱정돼가지고 그러셨나 보다 - 제가 '엄마, 그만해요, 그만해' 그랬어요 27 00:01:47.198 --> 00:01:48.851 아, 엄마 센스 있으시다 28 00:01:50.861 --> 00:01:52.980 - 엄마는 아들 걱정하셨던 거야, 엄마는 - 그러니까요 29 00:01:59.841 --> 00:02:04.168 여기가 제가 태어나서 5살까지 살았던 동네예요 30 00:02:06.980 --> 00:02:07.812 저희 집이랑 가까워요 31 00:02:11.980 --> 00:02:14.594 - 하늘 색깔도 그렇고 너무 좋다 - 네, 동네가 너무 좋아요 32 00:02:57.564 --> 00:02:59.000 이모한테 내가 좀 달라고 그래야겠다 33 00:03:10.938 --> 00:03:11.938 이모 34 00:03:12.851 --> 00:03:14.366 - 아, 이모네 집에 간 거구나 - 네, 맞아요 35 00:03:14.366 --> 00:03:15.208 저희 막네 이모댁이에요 36 00:03:15.228 --> 00:03:15.757 이모 37 00:03:16.351 --> 00:03:17.653 어, 너 왔어? 38 00:03:17.896 --> 00:03:18.931 왜 이렇게 준비하고 있어? 39 00:03:22.946 --> 00:03:25.356 - 너 살 빠진 것 같아 - 맞아, 나 운동해가지고 40 00:03:25.356 --> 00:03:26.955 - 너 살이 왜 빠진 거야? - 나 운동하니까 41 00:03:32.059 --> 00:03:33.683 이 분은 저희 막내 이모입니다 42 00:03:35.891 --> 00:03:37.237 저는 은혜의 막내 이모입니다 43 00:03:38.534 --> 00:03:40.228 오늘은 우리가 고추장을 할 건데요 44 00:03:48.356 --> 00:03:50.059 어, 냉이 향이 확 느껴져 45 00:03:53.465 --> 00:03:54.386 - 맛있다 - 맛있다 46 00:03:56.921 --> 00:04:02.762 이모가 가끔 이렇게 저희가 이모 만두 좋아하니까 만두를 만들어주시는데요 47 00:04:03.515 --> 00:04:10.772 만두도 먹고 맛있는 것도 먹고 멀지 않으니까 제가 겸사겸사해서 왔습니다 48 00:04:13.228 --> 00:04:14.129 밥 좀 먹을까? 49 00:04:14.604 --> 00:04:15.970 - 밥은 지금 없는데 - 밥이 없어? 50 00:04:17.287 --> 00:04:18.336 아무거나 좀만 줘 51 00:04:18.336 --> 00:04:19.727 아니야, 지금 밥이 하나도 없어 52 00:04:19.727 --> 00:04:20.816 - 너 배고파? - 밥이 아예 없어? 53 00:04:20.816 --> 00:04:22.227 - 어, 밥이 없어 - 왜 없어? 54 00:04:22.227 --> 00:04:25.218 - 내가 밥을 하려고 그랬지, 지금 - 늘 있었잖아, 밥 남은 거 55 00:04:27.366 --> 00:04:28.188 이거 잡채 있어 56 00:04:28.188 --> 00:04:30.228 - 잡채 맛있겠다 - 도토리묵도 좀 줘? 57 00:04:30.228 --> 00:04:31.624 어, 난 일단 이것만 먹을게 58 00:04:34.040 --> 00:04:35.327 이것만 있으면 돼 59 00:04:36.158 --> 00:04:36.822 나 일단 잡채 먼저 먹을게 60 00:04:40.237 --> 00:04:41.237 맛있겠다 61 00:04:41.237 --> 00:04:42.208 어, 맛있겠다 62 00:04:45.277 --> 00:04:46.099 잡채 맛있다 63 00:04:46.871 --> 00:04:48.188 - 그거 맛있지? - 응, 맛있어 64 00:04:48.455 --> 00:04:53.742 이모 잡채 맛있어서 이모 잡채 하면 내가 다 먹잖아, 당면 한 통 다 65 00:04:53.930 --> 00:04:58.297 너네들 나한테 맨날 잡채 해달라고 그러잖아 66 00:04:59.534 --> 00:05:00.406 맞아 67 00:05:03.732 --> 00:05:06.970 너 근데 왜 그렇게 운동을 해? 무슨 살을 뭐 뺄 게 있다고? 68 00:05:08.138 --> 00:05:08.950 나 살 빼야지 69 00:05:11.693 --> 00:05:12.911 잡채를 먹으면서 은혜 씨 지금 언행불일치예요 70 00:05:25.228 --> 00:05:27.020 야, 이거 이모가 묵 쑨 거야, 어저께 71 00:05:28.455 --> 00:05:30.168 먼저 네가 맛 테스트 좀 해 봐 72 00:05:32.643 --> 00:05:33.980 이거 도마 필요 없어? 73 00:05:34.208 --> 00:05:35.445 나 그거 필요하지 74 00:05:38.178 --> 00:05:40.772 - 너 갈 때도 이거 조금 가져가, 너희 엄마도 드리고 - 어, 그럴게 75 00:05:40.930 --> 00:05:43.119 - 이모가 묵도 직접 쑤시는구나 - 이모가 직접 묵을 쑤셨네 76 00:05:43.495 --> 00:05:44.683 진짜? 이모 대단하시다 77 00:05:44.683 --> 00:05:45.693 와, 직접 묵을 쑤시다니 대박이다 78 00:05:45.693 --> 00:05:47.188 묵이 잘 됐는데 너 왜 그래? 79 00:05:49.742 --> 00:05:51.995 저런 거 그냥 손으로 먹어야 돼 80 00:05:51.995 --> 00:05:52.604 진짜 맛있어 81 00:05:52.930 --> 00:05:53.678 나도 먹고 싶어 82 00:05:53.940 --> 00:05:55.267 아, 진짜 맛있어 83 00:05:57.089 --> 00:05:58.426 접시 좀 이쁜 거 꺼내 84 00:05:59.653 --> 00:06:00.341 이쁜 거 꺼내라고? 85 00:06:01.114 --> 00:06:02.485 거기 미제 접시 있어 86 00:06:02.861 --> 00:06:03.525 미제? 87 00:06:05.000 --> 00:06:05.643 미제 접시래 88 00:06:07.713 --> 00:06:10.891 - 그렇죠, 동두천하면 미제를 많이 팔죠 - 그렇죠, 옛날에 있던 미제 접시들 있죠 89 00:06:17.059 --> 00:06:18.554 미제 접시 여기 있어 90 00:06:20.020 --> 00:06:21.921 이거 나 아기 때부터 있던 거 아니야? 91 00:06:21.921 --> 00:06:23.822 응, 그 접시는 오래됐지 92 00:06:26.594 --> 00:06:27.534 맛있겠다 93 00:06:27.534 --> 00:06:29.384 - 와, 맛있겠다 - 와, 저거 진짜 맛있겠다 94 00:06:29.384 --> 00:06:30.970 - 오늘은 묵이 맛없네 - 저 간장이 진짜 맛있어 95 00:06:38.495 --> 00:06:39.495 음, 맛있다 96 00:06:39.742 --> 00:06:41.583 - 야, 너 그거 먹고 나서 말이야 - 응 97 00:06:42.752 --> 00:06:44.911 - 우리 만두 만들어야 돼? - 응 98 00:06:46.742 --> 00:06:48.198 그동안에 그럼 밥도 되니까 99 00:06:51.000 --> 00:06:52.881 빨리 만들자, 만두 만들자, 같이 100 00:06:53.851 --> 00:06:55.643 얼른 먹고 그럼 만두 만들자 101 00:06:56.039 --> 00:06:56.891 나 배불러, 이제 102 00:06:58.158 --> 00:06:59.921 너 다이어트 하느라고 안 먹냐? 103 00:07:01.574 --> 00:07:04.020 나 운동하니까 하루에 많이 안 먹어 104 00:07:11.168 --> 00:07:13.376 오늘은 많이 먹고 내일부터 다이어트해 105 00:07:16.633 --> 00:07:18.614 이거는 다이어트 식품이야 106 00:07:20.495 --> 00:07:21.396 잡채가 다이어트 식품이라고요? 107 00:07:23.673 --> 00:07:24.643 너 왜 안 먹어? 108 00:07:25.040 --> 00:07:26.153 나 너무 배불러 109 00:07:26.153 --> 00:07:27.485 내가 묵을 많이 썰어놨잖아 110 00:07:27.485 --> 00:07:29.802 다 같이 먹으면 되지, 뭐 111 00:07:33.346 --> 00:07:38.703 제가 살던 곳이기도 하지만 이모가 계속 살고 있으니까 제가 계속 오게 됐죠 112 00:07:40.396 --> 00:07:46.376 막내 이모 집 같은 경우는 대학교 때부터 제가 그냥 좀 쉬고 싶을 때 왔어요 113 00:07:46.376 --> 00:07:51.871 공기도 좋고 사실 엄마가 친구네서는 못 자게 해도 이모 집은 가게 하잖아요 114 00:07:52.713 --> 00:08:02.277 그래서 이모랑은 뭐 저희는 이모나 엄마나 동등하다 볼 정도로 다 친하게 지내요 115 00:08:07.822 --> 00:08:09.267 익선동이라는 데 가봤어? 116 00:08:09.792 --> 00:08:11.426 - 익선동 진짜 좋지? - 응 117 00:08:29.218 --> 00:08:33.277 그 옛날 집들을 다 상가로 만들어 놔서 볼만하더라 118 00:08:34.307 --> 00:08:38.020 이모 이렇게 살다가 서울에서 친구들 만나면 숨통이 트여 119 00:08:39.851 --> 00:08:41.851 이모는 원래 도시 여자니까 도시가 좋은가 보다 120 00:08:41.891 --> 00:08:45.534 사람들 보니까 내가 너무 좋아, 여기는 사람을 볼 수가 없어 121 00:08:45.643 --> 00:08:47.921 - 옛날에 우리 뉴질랜드 갔을 때 있지? - 어, 어 122 00:08:48.089 --> 00:08:52.515 차를 타고 저기 가다가 움직이는 양들만 봐도 내가 반가운 거야 123 00:08:52.584 --> 00:08:54.495 근데 이모가 지금 그런 식이야, 여기가 124 00:08:55.663 --> 00:08:59.198 -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여자는 도시에 가서 살고 싶다고 - 맞아 125 00:08:59.713 --> 00:09:01.554 - 나는 시골이 좋은데 - 아니야, 아니야 126 00:09:02.119 --> 00:09:08.841 이모 여기서 있으니까 진달래가 언제 피는지 뭐가 낙엽이 지는지 그런 것도 몰라 127 00:09:08.841 --> 00:09:10.237 - 왜 몰라, 여기 바로 앞에 보면 되는데 - 아니, 아니 128 00:09:10.544 --> 00:09:15.683 - 처음에는 나도 좋다 이랬는데 지금은 꽃이 피는지 잘 몰라 - 살다보면 무감각해지는 거야 129 00:09:15.762 --> 00:09:19.237 - 나도 뷰 보고 집 구했잖아 - 응, 그랬지 130 00:09:19.614 --> 00:09:25.198 나도 뷰는 정말 일주일 보고 나머지는 이제 그 집에서 이사 가기 전에 아쉬우니까 잠깐 다시 보고 그러더라고 131 00:09:25.673 --> 00:09:27.574 전경 좋은 것도 한두 번이야 132 00:09:28.544 --> 00:09:30.218 - 전경 그거 안 봐 - 맞아, 나도 안 보더라 133 00:09:30.218 --> 00:09:31.930 - 나도 전경을 잊고 살아, 그냥 - 어, 그러니까 134 00:09:32.079 --> 00:09:35.633 친구들이 너네 집에 가서 보자 그러면 나는 아니, 서울에서 만나자고 그래 135 00:09:35.980 --> 00:09:37.168 나 그래야 숨통이 트여 136 00:09:37.168 --> 00:09:38.782 친구분들은 여기가 좋은데 137 00:09:38.782 --> 00:09:40.396 - 그렇지 - 친구분들은 시골을 가끔 보니까 138 00:09:41.396 --> 00:09:44.643 이모는 도시로 와야겠다, 어차피 도시 처녀였으니까 139 00:09:47.891 --> 00:09:58.306 결혼하기 전에는 여기 언니네가 살았으니까 제가 왔다 갔다 하다가 지금의 남편을 만나게 된 거예요 140 00:09:58.732 --> 00:10:01.346 그러다 보니까 내가 결혼하고 여기서 계속 살게 된 거야 141 00:10:02.069 --> 00:10:04.752 거의 내가 동두천에서 40여 년을 살은 거지 142 00:10:06.752 --> 00:10:09.881 남편은 여기 아주 오리지널 본토박이고 143 00:10:10.762 --> 00:10:12.168 그래서 같이 여기서 살게 된 거지 144 00:10:15.663 --> 00:10:16.406 아니, 잠깐만 145 00:10:17.475 --> 00:10:22.317 아니, 어떻게 그 순식간에 그렇게 된 거예요? 146 00:10:23.237 --> 00:10:28.426 우리 엄마가 이제 결혼해서 시골에서 힘들게 사니까 원래 막내 이모가 인천에 살았어요 147 00:10:28.426 --> 00:10:32.980 - 이모가 되게 그때는 허리도 19인치고 진짜 날씬한 도시 여자였거든요 - 19인치? 148 00:10:33.327 --> 00:10:37.851 근데 이모가 이제 와서 저희 옷도 사다 주시고 이러면서 자주 자주 왔었어요 149 00:10:37.970 --> 00:10:41.030 동네에 이모부가 그때 당시에 우체부 아저씨였어요 150 00:10:41.980 --> 00:10:42.980 어, 우체부 멋있다! 151 00:10:43.356 --> 00:10:44.960 이모부가 우체부 청년이었지, 그때는 152 00:10:44.960 --> 00:10:46.237 이모부가 자전거 타고 막 다니는 우체부였어요 153 00:10:46.237 --> 00:10:47.980 '포스트맨은 배를 두 번 울리네'처럼? 154 00:10:50.633 --> 00:10:57.336 그런데 이모부가 맨날 이렇게 지나가시면서 저희한테 이모 언제 오시냐고 물으시는 거예요 155 00:10:57.336 --> 00:10:58.485 - 우체부 아저씨가 그랬다고? - 네 156 00:10:59.188 --> 00:11:00.940 이모부가 그때 이모를 좋아하신 거예요 157 00:11:00.940 --> 00:11:03.901 - 그래서 이모부가 이모를 한 5년 따라다녔다고 하더라고요 - 이모부 멋지다 158 00:11:03.901 --> 00:11:05.505 - 나중에 제가 들어보니까 그랬다고 하더라고요 - 와, 이모부 멋지다 159 00:11:05.505 --> 00:11:09.822 그래서 결국 이모가 저 시골로 시집을 오시고, 이모부가 완전 종갓집 장손이었거든요 160 00:11:10.762 --> 00:11:16.168 그래서 결혼해서 이모는 저기서 계속 사시고 우리는 5살 때 도시로 나왔죠 161 00:11:16.930 --> 00:11:23.792 그다음부터는 매년 여름마다 온 외갓집 식구가 다 이모네 집에 가서 매년 그렇게 다 같이 보냈어요 162 00:11:23.792 --> 00:11:29.158 - 그러니까 어렸을 때 그렇게 추억이 많으면 커서도 친해질 수밖에 없네 - 그럼요, 네 163 00:11:30.376 --> 00:11:31.475 만두 만들자, 이제 164 00:11:36.980 --> 00:11:37.841 내가 어디 앉아? 165 00:11:38.386 --> 00:11:39.228 여기다, 여기다 앉아 166 00:11:39.366 --> 00:11:39.940 아우, 허리야 167 00:11:39.940 --> 00:11:41.921 아니, 아니, 도마는 이모가 쓸 테니까 이리 줘 168 00:11:43.891 --> 00:11:45.119 여기다 앉아 169 00:11:48.178 --> 00:11:49.129 아우, 따뜻해 170 00:11:53.940 --> 00:11:57.198 온돌 따뜻한 데 앉아있으면 기분 좋죠 171 00:11:57.851 --> 00:11:59.445 이모가 해줄게 172 00:12:01.980 --> 00:12:03.831 - 아, 이거 다 이모가 한 거야? - 응 173 00:12:07.703 --> 00:12:08.604 하얀 건 없네? 174 00:12:09.435 --> 00:12:12.139 하얀 만두피는 없어, 밀가루 안 해도 되니까 175 00:12:12.139 --> 00:12:13.346 그럼 이건 뭐야, 도토리로 만든 거야? 176 00:12:13.435 --> 00:12:18.000 도토리 가루, 마 가루, 아로니아로 만두피를 내가 만들었지 177 00:12:18.000 --> 00:12:19.049 아로니아? 178 00:12:19.049 --> 00:12:19.980 응, 이건 부추야 179 00:12:20.921 --> 00:12:24.109 - 신기하다 - 만들고 나면 진짜 예쁘겠다, 만두가 180 00:12:26.158 --> 00:12:27.703 - 어디 부추 먼저 만들까? - 응 181 00:12:30.802 --> 00:12:33.069 밀가루만 돼 있는 걸 안 하고? 182 00:12:33.465 --> 00:12:36.168 그럼 이거 밀가루에다가 부추를 갈아서 만든 거야? 183 00:12:36.534 --> 00:12:39.386 - 부추를 말린 거야, 이모가 말려서 부추를 가루로 해놨어 - 아, 부추를 말린 거야? 184 00:12:39.386 --> 00:12:40.178 보여줄까? 185 00:12:40.307 --> 00:12:43.416 - 아, 그럼 이렇게 해놓고 칼국수 할 때도 넣고 수제비 할 때도 넣고 하는구나 - 그렇지, 그렇지 186 00:12:44.762 --> 00:12:47.148 이렇게 하면 밀가루의 그 특이한 냄새가 안 나지 187 00:12:50.188 --> 00:12:51.762 근데 부추 냄새도 안 나네 188 00:12:53.465 --> 00:12:57.079 - 이런 건 애들한테 해주면 되게 좋겠다, 그렇게 해서 칼국수 해주면 - 그렇지 189 00:12:57.673 --> 00:12:59.030 - 너 하나 가져가 - 어, 그래야겠다 190 00:12:59.505 --> 00:13:00.366 이모가 두 통 해놨어 191 00:13:01.782 --> 00:13:05.534 내가 이렇게 밀가루를 묻혀서 이거를 많이 해놓은 한동안 먹는 거지 192 00:13:06.198 --> 00:13:09.713 이모가 하나만 만들어 줘봐 193 00:13:10.168 --> 00:13:13.247 - 이모가 잘 만들어서 나 맨날 구박하잖아 - 너도 잘 만들잖아 194 00:13:13.317 --> 00:13:15.247 이모가 못 만든다고 맨날 나한테 뭐라 하잖아 195 00:13:16.356 --> 00:13:19.406 - 근데 이게 피가 너무 작아서 만들기 어려워, 이모가 만드는 건 - 그러니까 조금씩만 해야지 196 00:13:20.624 --> 00:13:23.386 - 나는 크게 만들어서 작게 하기 힘들어 - 너도 할 수 있어, 근데 이게 부추가 좀 만들기 어렵지 197 00:13:24.228 --> 00:13:26.851 이게 색깔이 예쁘네요, 되게 예쁜 초록색이야 198 00:13:28.802 --> 00:13:30.871 근데 내가 만든 건 여기가 이렇게 되잖아 199 00:13:30.871 --> 00:13:32.218 이모가 만든 건 이렇게 되잖아 200 00:13:33.049 --> 00:13:35.049 그렇죠, 이모님 만두가 더 정갈하죠 201 00:13:35.386 --> 00:13:37.247 내가 만든 만두는 여기가 얇은데 이모가 만든 건 여기가 두껍다고 202 00:13:37.386 --> 00:13:38.633 아니, 그렇게 만들어도 돼 203 00:13:38.633 --> 00:13:40.138 난 이게 안 돼, 이렇게 두껍게 만드는 게 204 00:13:40.138 --> 00:13:41.713 이걸 누르는데 어떻게 이 만두피가 이렇게 두꺼워? 205 00:13:41.831 --> 00:13:42.534 이모는 이렇게 해 206 00:13:45.723 --> 00:13:46.257 이모는 이렇게 해 207 00:13:47.049 --> 00:13:49.178 - 이거 봐봐 - 손가락으로 거기를 눌러야지 208 00:13:51.980 --> 00:13:53.218 너같이 만들어도 돼 209 00:13:53.218 --> 00:13:54.554 그게 더 만두피가 잘 달라붙은 거야 210 00:14:00.822 --> 00:14:02.119 네 엄마도 만두 잘해 211 00:14:02.336 --> 00:14:03.742 어, 우리 엄마도 만두 잘해 212 00:14:04.277 --> 00:14:07.177 아니, 이모도 알잖아 213 00:14:07.177 --> 00:14:11.386 우리 엄마는 나 결혼하기 전에 8시 반부터 전화 왔잖아, 언제 집에 오냐고 214 00:14:11.940 --> 00:14:12.970 그건 이모도 그래 215 00:14:12.970 --> 00:14:17.406 그래, 근데 엄마는 결혼한 다음에도 8시 반부터 전화 오잖아, 언제 들어오냐고 216 00:14:18.148 --> 00:14:22.980 - 근데 네 엄마가 왜 그러는 줄 알아? - 내가 이혼한 지금도 엄마한테 8시 반부터 전화 와, 언제 들어오냐고 217 00:14:22.980 --> 00:14:24.356 네 엄마가 왜 그러는지 알아? 218 00:14:24.881 --> 00:14:28.940 너희 엄마는 너네들은 믿지 못하는 게 아니라 사회를 못 믿는 거야, 이 세상을 219 00:14:29.168 --> 00:14:31.168 그러니까 너희 엄마가 너한테 전화하고 그러는 거야 220 00:14:31.416 --> 00:14:33.950 - 네가 엄마를 이해를 해야 돼 - 그래서 내가 언제 울면서 엄마한테 얘기했다니까 221 00:14:33.950 --> 00:14:38.376 엄마, 나도 이제 어른이고 나도 애도 있고 그런데 좀 믿어달라고, 나 좀 222 00:14:39.237 --> 00:14:42.247 내가 뭐 잘못한 것도 없고 내가 얼마나 엄마 말 잘 들었어, 이모 223 00:14:42.525 --> 00:14:45.822 - 내가 뭐 삐뚤게 행동한 게 있어? - 그래, 너희 다 착하지 224 00:14:46.089 --> 00:14:46.703 근데 엄마가 왜 그러냐고 225 00:14:47.633 --> 00:14:50.980 나 그래서 추억이 없어, 젊은 시절 추억이 226 00:14:51.208 --> 00:14:52.228 - 야, 야 - 어? 227 00:14:52.723 --> 00:14:54.426 복에 겨운 소리 하지 마 228 00:14:54.732 --> 00:14:57.544 이모 친구는 아직 걔 엄마하고 살아 229 00:14:57.930 --> 00:15:01.594 걔네 엄마도 너 몇 시에 들어오냐고 전화해, 친구가 우리하고 있을 때 230 00:15:01.594 --> 00:15:03.059 - 아직도 전화하신다고? - 그래 231 00:15:03.287 --> 00:15:05.574 지금 우리 내일 모레면 66세야 232 00:15:08.732 --> 00:15:10.653 너희 엄마는 그것보단 덜 하는 편이야 233 00:15:15.435 --> 00:15:17.020 그런데 엄마도 이제 안 그래도 되는데 234 00:15:18.386 --> 00:15:20.980 나는 이제 그 옛날 잔소리가 얼마나 그리운지 몰라 235 00:15:22.564 --> 00:15:25.830 나는 지금 외할아버지, 외할머니가 너무 보고 싶은 거야 236 00:15:27.246 --> 00:15:33.921 이모는 친구들 집에 가면 호기심에 눈화장도 하고 세수 안 하고 집에 오잖아 237 00:15:34.119 --> 00:15:37.693 그리고 내가 아버지랑 밥을 같이 먹으면 아버지가 너 누구한테 얻어맞았냐고 그러셨어 238 00:15:38.010 --> 00:15:40.614 아버지가 나한테 눈탱이가 퍼런 게 멍이 들었냐 그러셨어 239 00:15:40.802 --> 00:15:43.228 그리고 아버지가 내가 손톱에 뭘 바르면 손톱 썩었냐 그랬어 240 00:15:43.861 --> 00:15:47.980 그리고 할아버지도 옛날 사람이니까 나 반바지도 못 입게 했어 241 00:15:53.663 --> 00:15:54.822 이모, 우리 방송 봤어? 242 00:15:56.287 --> 00:15:57.693 봤지, 난 어제도 방송 봤어 243 00:15:57.693 --> 00:15:58.416 어, 진짜? 244 00:15:59.317 --> 00:16:06.653 우리 일가 친척들이 다 카톡 단톡방에 나 방송 나오면 그거에 대해서 말하잖아 245 00:16:07.168 --> 00:16:10.247 근데 친척들이 아무도 단톡방에서 말을 안 하는 거야 246 00:16:10.247 --> 00:16:11.030 언니들도 아무 말도 안 했어? 247 00:16:11.762 --> 00:16:16.980 우리 식구도, 우리 언니, 내 동생 아무도 얘기를 안 하는 거야, 아무도 248 00:16:17.109 --> 00:16:18.759 근데 나도 먼저 말하기가 좀 그런 거야 249 00:16:18.759 --> 00:16:22.228 왜냐하면 가족들이 방송을 진짜 안 봤는지, 봤는데 말을 안 하는 건지 내가 헷갈리니까 250 00:16:22.584 --> 00:16:25.514 근데 나도 그래서 너한테 문자를 안 보내는 이유가 있어 251 00:16:26.762 --> 00:16:32.188 나도 슬픈데 또 괜히 말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거야, 너한테 문자를 보내면 252 00:16:35.406 --> 00:16:38.980 너도 울 것 같고 나 역시도 또 흐느끼고 이럴 것 같더라고 253 00:16:39.406 --> 00:16:43.178 그래서 나 혼자 슬픔을 삭히는 거지, 그래서 나도 너한테 문자 안 보냈지 254 00:16:43.178 --> 00:16:47.138 - 내가 너 옛날에 기사 나면 항상 너한테 보내서 네가 나보고 스토커라 그랬잖아 - 맞아, 이모가 나한테 기사 캡쳐해서 보내고 그랬지 255 00:16:51.574 --> 00:16:52.901 지금은 이모도 보니까 괜찮지 않아? 256 00:16:54.485 --> 00:16:59.534 괜찮으면서도 나는 방송에 같이 나오는 사람들이 다 괜히 너 같다는 생각이 들어 257 00:17:02.505 --> 00:17:04.049 방송에 나오는 사람들도 내 조카 같다는 생각이 들어 258 00:17:04.385 --> 00:17:06.910 걔네들 울 때 나도 같이 눈물 나오게 되고 그러잖아 259 00:17:08.336 --> 00:17:10.693 진짜 그 사람들도 얼마나 아플까 하는 그런 생각이 내가 들더라고 260 00:17:13.406 --> 00:17:16.158 그럴 일은 없겠지만 이모는 만약에 이러면 어떨 것 같아? 261 00:17:19.287 --> 00:17:22.069 - 우리 엄마는 이제 내 이혼을 되게 반대했잖아 - 어 262 00:17:22.732 --> 00:17:25.143 그래서 내가 얘기도 안 했고, 엄마가 반대할 거 뻔하니까 263 00:17:25.143 --> 00:17:28.178 - 나 사실은 엄마가 돌아가시면 이혼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어 - 어 264 00:17:29.124 --> 00:17:36.148 - 어느 날 내가 문득 엄마가 돌아가셔서 하늘에서 이걸 알면 더 슬프겠다 생각이 들었어 - 어 265 00:17:36.807 --> 00:17:41.475 그래서 내가 그냥 엄마한테 얘기한 건데 이모는 그런 것도 이해해줄 수 있어? 266 00:17:48.099 --> 00:17:54.673 내가 너네들한테도 말했잖아, 숨기지 말고 얘기하라고 267 00:17:55.624 --> 00:18:01.084 이모는 딸이 '엄마, 나는 결혼 생활이 불행해' 이렇게 말한다면 말이야 268 00:18:01.084 --> 00:18:03.673 그럼 이모는 딸을 믿고 그냥 너 마음대로 하라고 할 수 있어? 269 00:18:03.703 --> 00:18:07.426 - 이모는 진짜 그럴 수 있어? - 난 그럴 수 있는 게 왜냐하면 자식이 그럴 때 이미 부모들은 느껴 270 00:18:08.084 --> 00:18:12.049 내 딸이 진짜 남편하고 관계가 안 좋구나 하는 걸 엄마는 느껴 271 00:18:13.624 --> 00:18:15.465 우리 엄마는 아직도 화를 내던데, 나한테 272 00:18:15.683 --> 00:18:21.930 - 그런데 이모도 이해하는 게 외할아버지가 명예에 체면밖에 없는 사람이었어 - 응, 그랬지 273 00:18:21.980 --> 00:18:25.416 - 이모도 처음에 시집 와서 이건 아닌 것 같은 거야 - 응 274 00:18:25.881 --> 00:18:28.950 내가 시집오니까 불때는 아궁이가 있었어 275 00:18:29.287 --> 00:18:29.871 맞아 276 00:18:29.871 --> 00:18:31.802 어, 그땐 집에 수도도 없었지 277 00:18:32.386 --> 00:18:33.940 환경이 안 맞았었던 거야, 이모는 278 00:18:34.198 --> 00:18:36.198 이모 맨날 울었어, 진짜 279 00:18:37.208 --> 00:18:39.049 그래서 내가 이모부랑도 많이 싸우기도 했지 280 00:18:39.554 --> 00:18:42.455 그런데 외할머니가 쓰러졌다고 연락이 온 거야 281 00:18:45.109 --> 00:18:50.208 그런데 외할머니가 여기서 이렇게 누워있는데 내가 얼마나 대성통곡을 하고 울었는데 282 00:18:52.158 --> 00:19:00.792 그런데 그때 당시에는 할머니가 불쌍해서가 아니라 내 자신이 너무 서글퍼서 내가 그렇게 울었던 거야 283 00:19:08.237 --> 00:19:11.277 내가 할머니를 붙잡고 막 울었을 때 외할아버지가 나 힘든 걸 느낀 거야 284 00:19:13.346 --> 00:19:14.346 그때 외할아버지가 나한테 힘들면 오라고 그러셨어 285 00:19:18.099 --> 00:19:19.386 그 보수적인 분이 그런 말씀을 하셨구나 286 00:19:20.980 --> 00:19:23.356 - 아, 그 옛날 외할아버지가 그러셨다고? - 어, 아버지가 그랬어 287 00:19:24.376 --> 00:19:27.594 그러니까 외할아버지는 내가 너무 힘들다는 걸 느낀 거야 288 00:19:27.851 --> 00:19:30.614 시골로 시집가서 내가 힘들구나 하는 걸 외할아버지가 느낀 거지 289 00:19:32.782 --> 00:19:34.039 그래서 외할아버지가 나한테 정 힘들면 오라고 그러셨어 290 00:19:38.980 --> 00:19:45.772 그런데 내가 할아버지한테 아니라고 하고 울면서 왔어 291 00:19:49.544 --> 00:19:54.010 내가 그 말을 마음속에 새기고 끝까지 참고 지금까지 살아온 거야 292 00:19:55.524 --> 00:20:01.950 외할아버지처럼 부모들은 자식들이 불행하고 행복한 거를 느끼는 거야 293 00:20:17.084 --> 00:20:19.732 나는 지금 되게 행복하거든 294 00:20:19.732 --> 00:20:23.584 근데 엄마가 계속 나를 안 행복한 사람 취급을 하니까 내가 되게 힘들더라고 295 00:20:25.703 --> 00:20:30.653 그런데 엄마는 몰라도 나도 너 힘든 걸 느꼈어, 너 맨날 안 봐도 296 00:20:31.732 --> 00:20:36.772 참 너가 행복하게 얘기하는 것 같아도 이모는 네가 힘든 걸 느껴 297 00:20:42.346 --> 00:20:44.624 요새 세상에는 참고 살 필요가 없잖아 298 00:20:48.257 --> 00:20:50.346 그렇지, 그런 말 해주면 나는 너무 좋지 299 00:21:02.871 --> 00:21:05.683 알고 있었다는 말이 맞는 거야, 부모들은 300 00:21:36.514 --> 00:21:39.737 엄마랑 그 이후에 얘기해봤어? 301 00:21:39.737 --> 00:21:42.802 엄마가 이 프로그램을 진짜 봤는지 안 봤는지 아직도 네가 모르는 거야? 302 00:21:42.802 --> 00:21:47.010 막내 이모 집에서 촬영한다니까 저희 엄마가 약간 질투하시거든요, 또 303 00:21:47.010 --> 00:21:50.237 엄마도 방송 나와서 할 수 있다 그러시길래 제가 그랬어요 304 00:21:50.693 --> 00:21:54.109 제가 엄마한테 방송에서 이혼 얘기하는 거라고 했더니 그다음부터 말 안 하시더라고요 305 00:21:54.703 --> 00:21:56.079 그러니까 엄마가 방송을 못 보셨던 것 같아요 306 00:21:56.871 --> 00:21:59.980 오히려 이 방송을 우리 애가 봤어요 307 00:22:01.386 --> 00:22:03.257 너무 깜짝 놀랐어요, 저는 애들이 방송을 못 본 줄 알았어요 308 00:22:03.624 --> 00:22:07.574 - 최근에 저희 애들이 엄마 아프냐고 저한테 묻는 거예요 - 애들이 재방송 봤나 보다 309 00:22:08.287 --> 00:22:09.178 제가 애들한테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물었어요 310 00:22:09.614 --> 00:22:13.841 제가 애들한테 꿈꿨냐고 그러니까 애들이 방송에서 제가 건강검진하는 것만 우연히 본 거예요 311 00:22:14.247 --> 00:22:15.703 그랬더니 애들이 저를 지금까지 걱정해요 312 00:22:15.930 --> 00:22:17.346 애들이 전화 와서 엄마 어디냐고 묻더라고요 313 00:22:18.109 --> 00:22:20.366 애들이 엄마 어디냐고 계속 물어요 314 00:22:20.683 --> 00:22:22.495 엄마 아파요? 엄마 감기 걸렸어요? 315 00:22:23.089 --> 00:22:25.673 - 누구한테 옮았어요? - 엄마, 빨리 와요, 8시 반이에요 316 00:22:27.475 --> 00:22:29.980 - 나 진짜 애까지 그러면 어떡해 - 8시 반에 애들한테도 전화 와 317 00:22:30.327 --> 00:22:33.237 저는 저희 엄마가 지금 미국에 계시잖아요 318 00:22:33.237 --> 00:22:35.623 그래도 항상 엄마가 인터넷으로 방송을 보시나 봐 319 00:22:35.623 --> 00:22:39.723 그리고 딱 방송이 끝나면 저한테 톡이 와요, 잘 봤다고 320 00:22:40.906 --> 00:22:44.351 엄마가 봉 선생님 얘기도 했어요, 되게 멋지시더라고 321 00:22:44.391 --> 00:22:46.723 그래서 제가 엄마한테 아직은 모른다고 했어요 322 00:22:46.723 --> 00:22:48.673 엄마, 어떻게 될 지 아직은 몰라요 323 00:22:49.435 --> 00:22:50.712 엄마도 사실 궁금하지 324 00:22:50.712 --> 00:22:52.321 - 엄마가 많이 궁금해하죠 - 엄마가 궁금해하시죠 325 00:22:53.005 --> 00:22:56.337 - 저는 최근에 연이어서 방송 몇 번을 계속 부모님이랑 같이 봤어요 - 부모님이랑 같이 봤어? 326 00:22:56.436 --> 00:22:56.936 네, 같이 봤어요 327 00:22:57.292 --> 00:23:01.560 이상형 얘기 혼자서 주절주절 넋두리 한 날 방송을 제가 부모님이랑 또 같이 본 거예요 328 00:23:01.857 --> 00:23:05.584 그랬더니 부모님이 한참 너무 주의깊게 귀기울여서 들으시더라고요 329 00:23:06.495 --> 00:23:10.356 부모님이 '아이고, 네가 아직 애구나' 이러시더라고요 330 00:23:10.356 --> 00:23:12.188 딸이 다니엘 헤니 얘기 계속하니까 그러셨나보다 331 00:23:21.347 --> 00:23:24.074 그 때는 그러면 도시에는 수도가 있었어? 332 00:23:24.094 --> 00:23:24.807 그럼, 있었지 333 00:23:24.807 --> 00:23:27.387 - 난 여기 살았으니까 - 이모도 펌프질은 안 해봤어 334 00:23:27.387 --> 00:23:31.783 나는 어렸을 때 펌프질을 해 봐서 나는 다 이런 줄 알았지 335 00:23:32.337 --> 00:23:36.056 - 아, 도시에는 수도가 있었구나 - 그리고 화장실이 그랬었잖아 336 00:23:36.897 --> 00:23:40.456 - 진짜 어떤 화장실에는 돌멩이를 이렇게 해놓고 그랬잖아 - 그래, 푸세식 화장실이었잖아 337 00:23:40.823 --> 00:23:46.956 나는 어렸을 때 화장실에 신문지가 다 있었잖아, 휴지가 없고 338 00:23:47.838 --> 00:23:50.159 그래서 여기서 내가 5살까지 살았나? 339 00:23:50.437 --> 00:23:51.565 - 내가 5살까지 여기 살았나? - 어, 5살까지 산 거 맞아 340 00:23:51.654 --> 00:23:56.526 그러니까 나는 시골이라 그런 게 아니라 내가 여기서 사니까 다 그렇게 사는 줄 알았지 341 00:23:56.526 --> 00:23:57.922 그래서 난 지금도 그 얘기를 하거든 342 00:23:57.922 --> 00:24:01.872 그러니까 이모도 결혼하기 전에 친척 집에 살았거든, 니네 집 앞에 343 00:24:02.298 --> 00:24:06.615 거기 화장실에 가면 겨울에는 그게 얼어서 이렇게 올라와 344 00:24:06.615 --> 00:24:08.892 맞아, 나도 그 화장실 쓴 기억나 345 00:24:08.892 --> 00:24:13.199 거기에 신문지들 이렇게 네모나게 잘라서 이렇게 있었어 346 00:24:13.199 --> 00:24:14.149 그렇지, 옛날엔 그랬지 347 00:24:14.179 --> 00:24:17.476 내가 밥을 좀 빨리 먹어서 다들 밥 먹을 때 내가 그 얘기를 했어 348 00:24:17.476 --> 00:24:23.397 그러면 니네 언니, 이모들이 나 때문에 미치겠다고, 밥맛 떨어진다고 그랬어 349 00:24:24.714 --> 00:24:26.654 맨날 이모가 똥 얘기했어, 밥 먹는 도중에 350 00:24:27.367 --> 00:24:28.318 맞아, 내가 그랬었어 351 00:24:35.892 --> 00:24:37.447 어머, 이거 색깔 되게 예쁘다 352 00:24:38.130 --> 00:24:40.437 약간 색깔이 쿠키앤크림 아이스크림 같네 353 00:24:40.694 --> 00:24:42.199 저것도 찌면 다 예뻐져 354 00:24:51.546 --> 00:24:54.496 이모는 내가 소개팅 했으면 좋겠어, 안 했으면 좋겠어? 355 00:24:56.110 --> 00:24:57.229 난 네가 소개팅 안 했으면 좋겠어 356 00:24:59.635 --> 00:25:04.308 그럼 이모는 내가 소개팅을 방송에서 하는 게 싫은 거야? 357 00:25:04.308 --> 00:25:06.169 아니면 이모는 내가 남자를 만나는 게 싫은 거야? 358 00:25:06.258 --> 00:25:11.961 - 소개팅도 그렇고 나는 그냥 네가 남자를 안 만났으면 좋겠어 - 이모는 내가 혼자 살았으면 좋겠어? 359 00:25:11.961 --> 00:25:14.179 이렇게 내가 애 둘을 키우면서 혼자 힘들게 살라고? 360 00:25:17.783 --> 00:25:19.239 나는 네가 또 불행해질까 봐 그렇지 361 00:25:26.427 --> 00:25:28.031 난 불행하지 않았어 362 00:25:29.427 --> 00:25:31.843 너 이혼한 게 불행한 거지, 미련한 것아 363 00:25:31.843 --> 00:25:33.050 나 안 불행해 364 00:25:33.615 --> 00:25:36.219 내가 이혼을 안 했으면 불행했겠지 365 00:25:38.130 --> 00:25:43.387 그렇지만 우리들이 보기에는 너가 결혼했다가 이혼하고 사는 게 마음이 아프지 366 00:25:43.654 --> 00:25:48.753 그리고 너 혼자 쌍둥이 기르는 게 우리는 마음이 아프지, 네가 불행하다는 것보다도 367 00:25:49.382 --> 00:25:49.917 그렇지 368 00:25:51.496 --> 00:25:55.942 내가 결혼을 만약에 또 하게 된다면 말이야 369 00:25:57.199 --> 00:26:05.833 어떻게 사는 게 가장 서로에게 상처를 안 주고 서로를 이해하면서 사는 건지 내가 알 것 같은 거야 370 00:26:05.833 --> 00:26:12.318 애도 한 번 키워보면 처음 키우는 거라서 모르는데 둘째는 좀 더 수월하게 키우잖아 371 00:26:12.932 --> 00:26:15.001 내 말은 세상에 다른 남자가 있다는 게 아니야 372 00:26:15.258 --> 00:26:19.070 그냥 내가 사는 방식이 조금 더 현명하게 살 수 있겠다는 거지 373 00:26:19.714 --> 00:26:21.249 내가 달라지는 거지, 내가 374 00:26:23.993 --> 00:26:29.797 네가 다음에는 남자를 만나서 이렇게 산다고 하지만 천만에, 그거 뜻대로 사는 사람 없어 375 00:26:31.452 --> 00:26:33.207 사람 일이라는 게 뜻대로 살이지지가 않는 거야 376 00:26:34.261 --> 00:26:34.911 살아봐야 알아 377 00:26:34.911 --> 00:26:40.505 - 이모부를 봐, 이모부가 5년 동안 이모 짝사랑을 했어도 이렇잖아 - 이모부가 얼마나 좋은 사람인데 그래? 378 00:26:40.505 --> 00:26:45.348 지금 이모부가 나한테 큰소리 쳐, 자기 없었으면 내가 결혼 못했다면서 379 00:26:46.230 --> 00:26:47.483 그게 무슨 큰소리냐고 380 00:26:50.186 --> 00:26:52.577 요거하고 요거만 만들면 돼 381 00:26:54.785 --> 00:26:56.409 만둣국 끓여줘? 382 00:26:56.627 --> 00:26:57.749 나는 만둣국이 좋아 383 00:26:58.551 --> 00:26:59.719 진짜 예쁘긴 예쁘네 384 00:27:02.902 --> 00:27:03.659 아우, 허리야 385 00:27:05.333 --> 00:27:06.887 그거 만들고 넌 허리 아프다고 그래? 386 00:27:10.800 --> 00:27:14.125 - 이모님이 재미있으시네 - 네, 이모 재미있어요 387 00:27:18.516 --> 00:27:19.490 맛있겠다 388 00:27:25.156 --> 00:27:26.268 멋있겠다, 만두 색깔 봐 389 00:27:41.516 --> 00:27:43.116 아, 만두 색깔이 너무 예쁘다 390 00:27:43.710 --> 00:27:45.023 만두가 색이 너무 다양해, 지금 391 00:27:45.231 --> 00:27:46.511 아, 예쁘다 392 00:27:49.966 --> 00:27:54.857 - 그래도 오늘 너랑 단 둘이서 이렇게 얘기하니까 좋다 - 어, 좋아? 393 00:27:55.134 --> 00:27:59.036 눈물도 흘리고 좋지, 너도 엄마랑 한 번 해 봐, 그렇게 394 00:28:01.361 --> 00:28:02.757 - 너무 맛있다 - 응 395 00:28:04.241 --> 00:28:05.554 진짜 맛있네, 이거 396 00:28:05.554 --> 00:28:06.275 - 그치? - 응 397 00:28:06.909 --> 00:28:08.077 피가 엄청 부드러워 398 00:28:08.740 --> 00:28:10.058 - 피가 부드럽고 쫀득하지? - 어 399 00:28:12.461 --> 00:28:15.623 피가 재료마다 맛이 다르네 400 00:28:15.732 --> 00:28:17.925 마는 되게 부드럽고 이건 쫀득해, 또 401 00:28:18.842 --> 00:28:20.245 - 많이 먹어 - 응 402 00:28:22.132 --> 00:28:24.685 이모가 만든 거 얼려놨어, 너 주려고 403 00:28:25.734 --> 00:28:27.496 알았어, 가져가야지 404 00:28:30.322 --> 00:28:31.727 아니, 나 여기 올 때마다 말이야 405 00:28:33.881 --> 00:28:36.968 - 나 태어난 그 살았던 집이 아직도 있잖아 - 응 406 00:28:37.305 --> 00:28:40.157 차로 이렇게 지나가면서 내가 한 번 봤더니 집이 그대로 있는 거야 407 00:28:40.157 --> 00:28:42.339 집은 그대로 있는데 형태가 조금 달라졌지 408 00:28:42.339 --> 00:28:46.020 그래서 내가 한 번 가보고 싶은데 같이 밥 먹고 걸어서 가 볼까? 409 00:28:46.268 --> 00:28:47.603 - 그래, 그러자 - 거기까지 걸어갈 수 있잖아, 그치? 410 00:28:47.603 --> 00:28:48.664 걸어갈 수 있지 411 00:28:48.664 --> 00:28:50.136 그 앞집 사람도 그대로 살아? 412 00:28:50.892 --> 00:28:51.788 아니지 413 00:28:52.679 --> 00:28:53.897 - 살던 사람들은 다 이사했어? - 응 414 00:28:56.790 --> 00:28:57.947 스카프를 매고 올까? 415 00:29:02.220 --> 00:29:04.117 우리 한 번 돌아다녀보자 416 00:29:06.111 --> 00:29:08.382 그래도 올해는 겨울이 안 춥네 417 00:29:08.500 --> 00:29:10.452 며칠 전에 되게 따뜻했잖아 418 00:29:10.452 --> 00:29:13.101 그래서 내가 겨울 안 오고 봄 오나? 그랬어 419 00:29:13.814 --> 00:29:15.677 - 나는 따뜻한 게 좋아, 그래도 - 응 420 00:29:16.023 --> 00:29:17.799 - 여기도 그렇게 안 춥네 - 응 421 00:29:20.760 --> 00:29:22.363 여기 오니 나도 옛날 생각이 난다, 그래도 422 00:29:22.472 --> 00:29:28.500 - 나는 여기 지금 기억 안 나 - 너 애기 때 맨날 이모부 오토바이 타면 가운데 태워준 거 기억 나? 423 00:29:28.599 --> 00:29:29.323 아니, 나 기억 안 나 424 00:29:29.323 --> 00:29:30.204 - 너 기억 안 나? - 어 425 00:29:30.768 --> 00:29:31.811 하긴 그때 너 어렸어 426 00:29:35.141 --> 00:29:38.724 여기는 겨울보다는 여름이나 봄이 더 예쁜데, 그치? 427 00:29:38.724 --> 00:29:39.986 그렇지, 봄, 가을에 예쁘지 428 00:29:40.442 --> 00:29:45.395 - 우리가 벌써 유튜브 찍은 게 봄이야 - 그때가 봄이야 429 00:29:45.623 --> 00:29:46.924 - 그러니까 - 그때 봄이었지 430 00:29:47.370 --> 00:29:48.773 우리가 봄에 찍고 안 찍었어 431 00:29:48.952 --> 00:29:49.944 우리가 5월까지 찍었나? 432 00:29:50.023 --> 00:29:55.206 - 그랬나 봐 - 내가 고추장 만들고 지쳐가지고 더 이상은 못 찍겠다고 했잖아 433 00:29:55.603 --> 00:29:59.097 다들 왜 더 안 찍냐고 난리가 났어, 인기가 없냐고 434 00:29:59.592 --> 00:30:01.155 고추장 만들다가 우리가 지친 거야 435 00:30:01.343 --> 00:30:05.370 - 방앗간 가서 그걸 우리가 빻아왔잖아 - 그래, 고추장을 하필 찍는다 그래서 그랬지 436 00:30:05.786 --> 00:30:07.245 고추장 만드는 건 이모 아이디어였어 437 00:30:08.405 --> 00:30:12.886 점점 욕심이 많아져서 우리가 점점 많은 걸 찍었지 438 00:30:15.404 --> 00:30:20.210 그래, 이제는 이모는 네가 그냥 제일 행복하게 사는 게 좋은 거야 439 00:30:20.745 --> 00:30:21.818 그게 이모 바람이야 440 00:30:22.452 --> 00:30:26.108 다른 애들도 그렇지만 이모가 항상 기도를 해 441 00:30:27.039 --> 00:30:33.872 - 이모가 너 행복하게 살게 해달라는 거하고 재호, 재환이 항상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다고 기도해 - 그렇지 442 00:30:33.872 --> 00:30:37.689 - 내가 진짜 그거 맨날 기도해, 요즘 - 나도 이제 뭘 느끼냐면 말이야 443 00:30:38.183 --> 00:30:41.314 - 내가 행복해야 애들도 행복하다는 걸 느껴 - 맞아, 그래 444 00:30:42.056 --> 00:30:45.646 그래서 나도 행복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지, 요즘에 445 00:30:50.158 --> 00:30:52.517 - 그냥 산이 저렇게 좋아진 거야? - 어 446 00:30:52.834 --> 00:30:54.633 결국 여기가 터가 좋은 집이야 447 00:30:54.633 --> 00:30:58.724 그러니까 옛날에는 너네 집은 여기 문이 여기로 갔었잖아 448 00:30:58.724 --> 00:31:01.043 - 맞아, 맞아, 집이 이렇게 안 생겼었지 - 응, 맞아 449 00:31:01.113 --> 00:31:03.205 - 이런 거, 창고 같은 게 없었지 - 응 450 00:31:03.783 --> 00:31:06.053 - 우리가 여기로 들어갔었지, 이렇게 - 응 451 00:31:06.662 --> 00:31:08.827 그래서 여기에 계곡이 흘렀어 452 00:31:12.082 --> 00:31:13.203 집이 이렇게 달라졌잖아 453 00:31:13.203 --> 00:31:14.881 - 어, 난 이제 모르겠다, 전혀 - 응 454 00:31:15.544 --> 00:31:18.563 - 옛날에 살던 데, 어렸을 때 살던 데 가면 되게 재밌는데 - 네, 맞아요 455 00:31:18.563 --> 00:31:19.863 여기도 다 수풀이었는데 456 00:31:19.863 --> 00:31:23.394 - 막 작은 언니가 화장실 대신 여기 쓰고 그랬어 - 여기에 화장실이 있었어 457 00:31:24.161 --> 00:31:26.318 - 나는 저기서 빨래했었어 - 어, 맞아 458 00:31:26.576 --> 00:31:31.025 - 저 집에 펌프가 생겨가지고 내가 저 집에서 펌프 물 떠오고 막 이랬지 - 저기 밑에 집에서, 어, 맞아 459 00:31:31.274 --> 00:31:32.956 근데 너네 엄마가 그랬어 460 00:31:33.164 --> 00:31:36.048 - 우리 엄마 지금도 개울에 가면 빨래를 하잖아 - 너희 엄마가 개울을 너무 좋아했어 461 00:31:36.325 --> 00:31:37.666 너희 엄마가 아직도 개울에서 수건이라도 빨잖아 462 00:31:38.631 --> 00:31:42.573 - 우리 엄마 아직도 개울 가면 빨래 빨잖아 - 어, 돌멩이 놓고 빨래했었지 463 00:31:46.921 --> 00:31:51.015 - 우리 여기서 막 가재 잡고 막 이랬는데 - 맞아, 가재도 있었어 464 00:31:52.141 --> 00:31:55.428 그리고 저 다리 밑에 거기 밑에가 개울이잖아 465 00:31:55.527 --> 00:32:00.705 다리 밑에서 엄마가 빨래해서 내가 옆에 있는데 어떤 외국 사람들이 다리 위에서 사진 찍어갔어 466 00:32:01.581 --> 00:32:03.874 너는 그런 걸 어떻게 기억을 해, 어린애가? 467 00:32:03.874 --> 00:32:07.010 외국 사람이 사진 찍어서 쳐다봤더니 사진 찍어가서 나 엄마한테 혼났어 468 00:32:07.010 --> 00:32:08.581 너 그때부터 공주병이 있나보다 469 00:32:11.502 --> 00:32:15.821 - 풍경 찍었는데 은혜 누나가 자기 찍은 줄 알았던 거 아니야? - 이모님 완전 사이다야 470 00:32:42.230 --> 00:32:46.338 - 나는 은혜 누나 진짜 완벽한 도시녀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시골 사람이었네 - 어, 나 완전 시골 사람이야 471 00:32:46.338 --> 00:32:47.621 정말 그러네 472 00:32:48.047 --> 00:32:52.826 근데 우리도 옛날엔 집 안에 펌프도 있었고 수도도 있었지 473 00:32:53.024 --> 00:32:59.377 어느 순간까지는 화장실이 그 푸세식, 재래식이었어서 나도 그 느낌을 다 알아 474 00:32:59.803 --> 00:33:03.403 - 신문지가 이렇게 다 쇠꼬챙이 같은 데 걸려 있었지 - 신문지를 잘라서 그랬지, 맞아 475 00:33:03.492 --> 00:33:07.846 그러면 그거를 그냥 하면 안 되고 부드러워질 때까지 계속 문질렀어 476 00:33:08.074 --> 00:33:09.146 - 부드러워질 때까지 신문지를 문질렀었어 - 맞아 477 00:33:09.552 --> 00:33:11.612 - 그냥 쓰면 신문지가 빳빳하니까 문질렀지 - 응, 맞아 478 00:33:12.127 --> 00:33:13.595 그럼 엉덩이에 잉크 안 묻어? 479 00:33:14.298 --> 00:33:17.048 - 그런데 잉크가 묻었을 텐데 확인을 못 해 - 그것까진 생각을 안 해 봤어 480 00:33:18.285 --> 00:33:21.561 - 분명히 잉크가 묻었을 텐데 확인을 못한 거야 - 그렇네 481 00:33:21.779 --> 00:33:26.284 그리고 신문지보다 좀 더 고급스러운 게 일력이었어 482 00:33:26.304 --> 00:33:27.636 - 일력이 달력을 말하는 거지 - 옛날에는 달력을 일력이라고 했어 483 00:33:28.955 --> 00:33:30.779 - 하루하루 떼는 거 있잖아 - 아, 얇은 거 484 00:33:30.779 --> 00:33:33.265 - 그거는 아주 부드러웠어 - 부드러웠어, 맞아 485 00:33:33.265 --> 00:33:35.182 그거는 굉장히 고급스러운 것 같았어 486 00:33:35.182 --> 00:33:41.923 - 그런데 아까 사진 보니까 은혜가 어렸을 때부터 굉장히 예뻤는데 솔직히 말해 봐 - 모델이야, 너무 예뻐 487 00:33:42.091 --> 00:33:45.864 솔직히 몇 살 때부터 본인이 좀 예쁜 걸 알았어? 488 00:33:46.685 --> 00:33:52.623 - 어느 날 중학교 때부터 우리 집 현관문 밑에 구멍이 있어, 우유 넣어주는 거 - 그렇지, 그렇지 489 00:33:52.861 --> 00:33:56.101 그 밑으로 누가 자꾸 편지를 넣어놓고 가는 거예요 490 00:33:56.101 --> 00:33:58.464 그리고 누가 먹을 거를 넣어 놓고 가는 거예요 491 00:33:58.464 --> 00:33:59.796 - 먹을 거? - 먹을 거를 놓고 갔다고? 492 00:34:01.467 --> 00:34:05.265 - 누가 자꾸 그랬어요 - 근데 집에 혼자 있는데 그러면 되게 무섭겠다, 손이 막 이렇게 들어오면 493 00:34:05.265 --> 00:34:07.935 맞아요 그때 막 울면서 엄마한테 얘기했죠 494 00:34:07.935 --> 00:34:11.285 엄마한테 막 우유 구멍으로 자꾸 뭐가 들어오고 막 이런다고 제가 얘기했어요 495 00:34:11.285 --> 00:34:14.384 그러니까 엄마가 찾아가서 막 뭐라고 이제 그쪽 엄마한테 했어요 496 00:34:14.691 --> 00:34:17.365 - 그러니까 그 다음부터는 그 사람이 안 하더라고요 - 그럼 넌 예뻤던 거야 497 00:34:18.291 --> 00:34:19.400 솔직히 이거 맞아 498 00:34:19.400 --> 00:34:21.467 아니면 그 사람이 누나를 정말 괴롭히고 싶었을 수도 있지 499 00:34:26.032 --> 00:34:28.932 얘기하면 박제 될까 봐 그러는데 제가 항상 그러거든요 500 00:34:28.932 --> 00:34:36.352 주변에 딸을 낳았는데 우리 딸 아빠 닮아서 큰일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으면요 501 00:34:36.352 --> 00:34:38.136 제가 보여드리는 사진이 있어요 502 00:34:38.581 --> 00:34:39.458 저 어렸을 때 어마어마해요 503 00:34:43.601 --> 00:34:46.136 우리 엄마가 저를 딱 처음에 딱 낳았는데요 504 00:34:46.641 --> 00:34:49.741 자기 눈엔 너무 예쁘더래요, 자기 첫 아이니까 505 00:34:49.741 --> 00:34:53.324 엄마는 귀엽다고 했는데 주변에서 막 쟤를 어떻게 하냐고 그랬대요 506 00:34:53.324 --> 00:34:55.724 원숭이가 한 마리가 이렇게 있었다고 그러더라고요 507 00:34:55.863 --> 00:34:58.533 아니, 어렸을 때 다 그런 경우가 많지 508 00:34:58.533 --> 00:35:00.993 그런데 주변 사람들도 말이 좀 심하다 509 00:35:01.142 --> 00:35:07.884 - 우리가 그래도 어린애 이렇게 보면 항상 뭐 리액션을 그래도 하잖아, 예의상 - 예의상 리액션하지 510 00:35:08.181 --> 00:35:10.571 '아, 귀여워라' 이렇게 되죠 511 00:35:10.571 --> 00:35:13.724 그런데 이제 진짜 당황하면 어떤 사람은 이러기도 해 512 00:35:13.922 --> 00:35:18.632 그래도 우리가 아기한테 예쁘다, 귀엽다, 잘생겼다고 말하잖아 513 00:35:18.632 --> 00:35:22.746 그런데 사람이 너무 놀라면 할 얘기가 없으니까 '어, 따뜻해' 이러는 거야 514 00:35:25.066 --> 00:35:26.095 아기가 당연히 따뜻하지 515 00:35:27.719 --> 00:35:29.768 따뜻하다는 건 뭐야, 핫팩이야, 뭐야? 516 00:35:34.857 --> 00:35:36.777 썸남과의 1박 2일? 517 00:35:37.886 --> 00:35:39.954 - 썸남과의 1박 2일? - 썸남과의 1박 2일? 518 00:35:40.063 --> 00:35:41.035 오, 제목 좋다! 519 00:35:41.342 --> 00:35:42.744 아, 이른 새벽에 출발하게 되네요 520 00:35:42.793 --> 00:35:45.105 아, 감사합니다, 덕분에 이렇게 우리가 오게 되네요 521 00:35:46.551 --> 00:35:47.386 나는 좋지만요 522 00:35:49.634 --> 00:35:50.681 - 이리로 가야 되나? - 네 523 00:35:50.681 --> 00:35:53.461 저기로 가서 체크인하고 이제 가면 돼요 524 00:35:55.896 --> 00:35:57.176 안녕하세요 525 00:35:57.176 --> 00:35:57.975 안녕하세요 526 00:36:00.840 --> 00:36:05.526 저 7시 20분 박영선, 봉영식 이름으로 예약했어요 527 00:36:06.338 --> 00:36:07.788 - 짐 부치실 거 있으세요? - 언니가 예약했나? 528 00:36:07.788 --> 00:36:09.932 - 누나가 예약했어? - 어, 내가 예약했어 529 00:36:14.431 --> 00:36:16.293 우리 일주일 동안 있는 거예요? 530 00:36:16.293 --> 00:36:20.201 아니, 겨울에 잠바가 너무 부피가 크잖아요 531 00:36:20.924 --> 00:36:26.323 - 성함 확인하시고 제주도 가는 거 18번 탑승구 7시 5분 전까지 가세요 - 네 532 00:36:27.848 --> 00:36:32.075 - 제가 오늘의 가이드로 열심히 모시겠습니다 - 감사합니다 533 00:36:33.323 --> 00:36:41.365 제가 이런 경험을 처음 했는데 표를 따로 받고 기차에서 만나는 건 영화에서도 못 봤어요 534 00:36:41.365 --> 00:36:44.887 그걸 내가 느끼니까 좀 되게 설레고 좋기는 했어요 535 00:36:58.033 --> 00:36:58.805 감사합니다 536 00:36:59.102 --> 00:36:59.825 가실까요? 537 00:37:02.647 --> 00:37:06.815 - 새해가 되자마자 영선이 누나가 준비한 1박 2일 여행인 거죠? - 네 538 00:37:08.974 --> 00:37:10.513 제주도는 많이 가봤어요? 539 00:37:11.087 --> 00:37:15.370 제주도 제가 3년 전까지는 정말 많이 갔어요 540 00:37:16.261 --> 00:37:17.414 - 땅 보러 가신 거예요? - 뭐라고요? 541 00:37:17.622 --> 00:37:20.287 정말 땅 보러 간 거였으면 나도 너무 좋겠다 542 00:37:20.287 --> 00:37:22.485 전 휴양하러, 놀러 제주도 간 거였어요 543 00:37:29.285 --> 00:37:32.265 제주도 가면 주로 바닷가 가는 거예요? 아니면 음식 먹으러? 544 00:37:32.265 --> 00:37:35.092 저는 거기 구경 다니는 거 좋아해요 545 00:37:35.121 --> 00:37:38.265 - 구경? - 전 제주도 걸어서 다니는 거 되게 좋아했어요 546 00:38:15.658 --> 00:38:16.658 뭔가 설레네 547 00:38:18.322 --> 00:38:20.678 남자친구보다 설레잖아, 썸남과의 여행은 548 00:38:21.658 --> 00:38:23.629 뭔가 그 아슬아슬한 긴장감이 있죠 549 00:38:31.985 --> 00:38:35.267 저렇게 되면 두 분이 같이 잔 사이가 되는 거 아닌가요? 550 00:38:35.267 --> 00:38:36.930 - 그렇지, 맞아 - 어 551 00:38:37.104 --> 00:38:39.490 영선이 누나 분명히 천천히 가고 싶다고 했는데 552 00:38:44.015 --> 00:38:45.322 비행기에서 1박하는 건가요? 553 00:38:51.748 --> 00:38:55.589 - 이렇게 실수인 척 이렇게 픽 기대도 괜찮은데 - 그렇지 554 00:38:57.688 --> 00:39:01.629 손님 여러분, 유네스코가 인정한 환상의 섬 제주에 도착했습니다 555 00:39:28.629 --> 00:39:30.332 비행기에서 잘 자고 왔네 556 00:39:31.916 --> 00:39:32.965 저기 돌하르방 있네 557 00:39:33.282 --> 00:39:34.114 어, 그러네 558 00:39:35.827 --> 00:39:37.124 제주도 왔네요, 우리 559 00:39:43.322 --> 00:39:44.253 예쁘다 560 00:39:49.223 --> 00:39:50.124 여기가 어디야? 561 00:39:54.569 --> 00:39:55.738 섭지코지인가 보다 562 00:40:00.277 --> 00:40:01.277 우와, 예쁘다 563 00:40:07.589 --> 00:40:09.372 - 신혼여행 같다 - 어, 그러게, 정말 그렇네 564 00:40:10.599 --> 00:40:11.371 아, 좋다 565 00:40:37.253 --> 00:40:40.599 마지막 사랑은 곧 올 것 같아요 566 00:40:41.649 --> 00:40:42.847 제가 실망시키지 않을게요 567 00:40:45.183 --> 00:40:46.500 아, 저런 멘트까지 한다고? 568 00:40:50.104 --> 00:40:55.104 제주에는 걸으멍, 놀멍, 먹으멍, 이 3가지가 있어요 569 00:40:55.718 --> 00:40:58.876 걸으멍, 놀멍, 먹으멍 중 우리가 지금 가는 건 뭘까요? 570 00:40:59.054 --> 00:41:03.619 - 일단 먹었으니까 놀고, 걷겠죠 - 그렇죠, 지금은 놀멍을 하러 갑시다 571 00:41:04.144 --> 00:41:05.243 저한테 길만 말씀해 주세요 572 00:41:05.243 --> 00:41:07.441 네, 제가 말씀드릴게요 573 00:41:08.421 --> 00:41:10.787 - 거기서 바다도 볼 수 있으면 재밌겠다 - 네, 네 574 00:41:10.876 --> 00:41:14.064 그리고 이렇게 제주의 정기를 받으면서 놀아봅시다 575 00:41:26.480 --> 00:41:30.609 이혼을 하시고 한국으로 들어오신 거죠? 576 00:41:31.332 --> 00:41:35.965 - 친구들 만났을 거 아니에요, 옛날 대학 친구들 - 네, 그러니까 반가웠죠, 도와주는 사람들 만나니까 577 00:41:35.965 --> 00:41:40.401 친구들이 너희 와이프는 어디 갔냐고 이런 얘기 안 하던가요? 578 00:41:40.401 --> 00:41:45.510 - 저는 좀 이혼을 공개하는 스타일이에요 - 네 579 00:41:47.243 --> 00:41:50.896 안타깝고 불행한 일이지만 저는 죄 지었다고 생각 안 하거든요 580 00:41:50.985 --> 00:41:58.460 최선을 다해도 안 되면 불행한 결혼에 계속 갇혀 있는 것보다 새 출발을 하는 게 서로 좋다고 생각해요 581 00:41:59.074 --> 00:42:00.401 상호 합의이니까요 582 00:42:01.391 --> 00:42:05.213 전 나빠서 헤어지는 게 아니라 너무 다르기 때문에 헤어지는 거라고 생각해요 583 00:42:05.213 --> 00:42:12.807 그런데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지만 주위 한국 분들은 조금 이렇게 간섭하시잖아요 584 00:42:12.807 --> 00:42:13.629 맞아요, 간섭하죠 585 00:42:13.629 --> 00:42:22.243 - 그리고 막 왜 이혼하냐고 놀라는 사람도 있잖아요 - 제가 이혼한다고 하니까 주위에서 자기 일인 양 말리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586 00:42:22.243 --> 00:42:26.104 그런데 결국에 가서는 이건 제 일이더라고요 587 00:42:26.104 --> 00:42:26.580 그럼요 588 00:42:26.580 --> 00:42:30.272 남의 이야기는 정말 남의 이야기예요, 내 얘기가 아니라 589 00:42:31.025 --> 00:42:33.559 그러니까 내가 결정할 때요 590 00:42:34.946 --> 00:42:39.460 내가 어떻게 결정한다고 해도 그 사람들이 책임져줄 수가 없거든요, 제 인생이기 때문에 591 00:42:40.649 --> 00:42:44.015 제가 결혼이 이제 실패했다, 끝이 났다 하니까요 592 00:42:44.173 --> 00:42:49.431 많은 분들이 저를 보고 사실 그런 기미를 알아차렸다고 하시더라고요 593 00:42:49.431 --> 00:42:53.866 아니면 제가 결혼할 때부터 좀 그런 게 보였다 이런 얘기를 많은 분들이 하시더라고요 594 00:42:54.391 --> 00:42:57.391 그럼 저는 그럼 그때 좀 얘기를 해 주지 그랬냐고 그랬죠 595 00:42:57.639 --> 00:43:00.728 나랑 이렇게 친한 분이고, 내 생각을 했다면 말을 해 주지 그랬냐고 하니까요 596 00:43:01.064 --> 00:43:03.282 그러니까 그 분들이 그걸 어떻게 너한테 얘기를 하냐고 하더라고요 597 00:43:03.282 --> 00:43:06.767 - 너는 이미 결혼할 상대를 좋아하고 있는데 어떻게 얘기하냐고요 - 주위 사람들은 얘기 못하지 598 00:43:06.767 --> 00:43:08.995 - 그리고 말하면 본인이 들어요? 그때 당시에? - 그렇죠 599 00:43:08.995 --> 00:43:12.253 - 그 사람들도 내가 말한다고 듣겠느냐고 하죠 - 그 친구를 안 보지, 불편하니까 600 00:43:12.253 --> 00:43:16.767 - 그러니까 너랑은 평생 안 볼 각오를 하고 얘기를 해야 되는데 내가 그럴 수가 있겠냐고 그러죠 - 그렇죠 601 00:43:16.767 --> 00:43:22.856 - 제가 그 얘기를 딱 들으니까 이건 내가 결정할 문제라는 생각이 딱 들더라고요 - 그럼요 602 00:43:23.282 --> 00:43:24.926 남의 이야기는 남의 이야기예요 603 00:44:02.054 --> 00:44:10.837 근데 그 얘기를 하는데 다들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격하게 좀 공감을 하는 것 같아요 604 00:44:11.678 --> 00:44:14.856 사실 제일 힘들었던 부분 중에 하나가요 605 00:44:15.589 --> 00:44:19.728 - 본인이 이혼한지 잘 모르고 있는 사람들이 안부를 물어보잖아요 - 네 606 00:44:19.728 --> 00:44:23.054 - 뭐 지금 그럼 남편은 잘 있고, 애들은 잘 있는지 사람들이 물어보잖아요 - 맞아요 607 00:44:23.609 --> 00:44:26.332 - 이럴 때가 굉장히 곤란하다고 그랬잖아요 - 네, 너무 곤란해요 608 00:44:26.332 --> 00:44:32.688 - 그러니까 모르는 사람한테 만날 때마다 '안녕하세요, 저 이혼했어요' 할 수는 없거든요 - 제가 먼저 말할 수는 없잖아요, 상대가 물어보지도 않는데 609 00:44:32.688 --> 00:44:38.144 사실 난 아까 저 얘기를 들으면서 딱 떠오르는 사람이 있어요 610 00:44:38.144 --> 00:44:40.292 내가 그게 누구라고 얘기는 못하는데 그 사람도 연예인이에요 611 00:44:40.718 --> 00:44:47.213 그런데 이 남자랑 결혼을 한다고 이 여자가 말했어요 612 00:44:47.876 --> 00:44:50.629 그런데 그 남자가 조금 이상한 남자였던 거예요 613 00:44:50.629 --> 00:44:56.104 그래서 다들 결혼에 대해 걱정을 했는데 이 여자와 굉장히 친한 여자가 있었어요 614 00:44:56.213 --> 00:45:01.144 - 그런데 다들 알고 있었지만 이거를 얘기를 못하고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만 했죠 - 차마 말 못하죠 615 00:45:01.144 --> 00:45:05.302 그런데 이 제일 친한 그 친구는 그 사람한테 얘기를 해줘야 되는 거야 616 00:45:05.470 --> 00:45:07.203 자기 친구를 위해서 617 00:45:07.302 --> 00:45:11.401 그래서 그 친구가 저 남자 알고 보니까 이상한 남자라고 말해줬어요 618 00:45:11.451 --> 00:45:15.292 그런데 당사자가 우리 오빠 그런 사람 아니라고, 그거 잘못된 소문이라고 그랬죠 619 00:45:15.708 --> 00:45:18.609 그래서 둘이 싸워가지고 이제 안 봐 620 00:45:19.104 --> 00:45:22.876 그런데 결혼했는데 그 사람 말이 다 맞았어 621 00:45:23.173 --> 00:45:24.827 그래서 결국 그 사람은 이혼을 했어 622 00:45:25.540 --> 00:45:27.936 - 그런데도 둘은 안 봐 - 어색하지 623 00:45:27.936 --> 00:45:31.550 - 그러니까 이건 안 보게 되는 거더라고 - 그렇지 624 00:45:31.550 --> 00:45:35.441 왜냐하면 여자는 아무리 나쁜 말을 들어도 내가 좋아하면요 625 00:45:35.441 --> 00:45:38.104 남자가 나한텐 안 그러겠지라는 생각을 여자가 하거든요 626 00:45:38.500 --> 00:45:39.946 여자는 그걸 믿고 싶은 거죠 627 00:45:40.262 --> 00:45:45.342 - 그래서 주변에서 아무리 나쁜 말을 해도 그 시기에는 여자에게 들리지 않잖아요 - 그러니까 628 00:45:45.718 --> 00:45:50.035 뭐 친구라는 게 사실 마음을 나누는 존재잖아요 629 00:45:50.035 --> 00:45:55.451 정말 가까운 지인들은 이제 내가 좀 힘들 때 같이 곁에 있어주기도 하고 그랬어요 630 00:45:55.916 --> 00:46:01.609 그렇지만 저는 결정을 내릴 때는 지인에게 어떻게 생각하냐고 한 번도 물어본 적이 없어요 631 00:46:01.817 --> 00:46:05.371 이혼이라는 게 왜냐하면 저 같은 경우에는 그랬어요 632 00:46:05.371 --> 00:46:10.272 이게 뭐 이렇게 플러스, 마이너스를 따져보니까 이혼을 해야 될 것 같은 게 아니거든요 633 00:46:10.470 --> 00:46:13.223 만약에 그런 문제라면 저도 주변의 의견도 좀 물어볼 것 같아요 634 00:46:13.223 --> 00:46:19.104 그런데 그게 아니라 저도 정말 해결책을 찾아보고 다 해봤거든요 635 00:46:19.827 --> 00:46:26.045 제가 끝에 몰려서 이제 더 이상은 방법이 없다는 확신이 생겼을 때 이혼해야겠다 생각을 했거든요 636 00:46:26.322 --> 00:46:30.738 거기서는 주변 사람들한테 물어보고 말고 할 문제가 이미 아닌 거예요 637 00:46:30.738 --> 00:46:34.728 이미 내가 지인에게 고민을 얘기하는 그 순간엔 남편에 대한 사랑도 남아있는 거예요 638 00:46:34.956 --> 00:46:41.154 그래서 그땐 저도 친구한테 오늘 이렇게 싸웠어, 너무 속상해, 난 이럴 때 너무 힘들다는 얘기를 할 수 있어요 639 00:46:41.371 --> 00:46:46.671 정말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을 때는 누구에게도 얘기할 필요가 없어요 640 00:46:46.978 --> 00:46:48.876 그러니까 봉 교수님 말씀이 맞네 641 00:46:52.371 --> 00:46:55.411 지금 저희가 가는 데서는 어떤 걸 볼 수 있는 거예요? 642 00:46:55.559 --> 00:47:01.104 젊은 친구들이 제주도 오면은 하는 그 레포츠가 있대요 643 00:47:01.490 --> 00:47:04.332 그 카트라고 있는데, 카트 뭔지 아세요? 644 00:47:04.332 --> 00:47:05.708 그게 범퍼카 같은 거예요? 645 00:47:05.847 --> 00:47:07.322 네, 그런 거랑 비슷한데요 646 00:47:07.322 --> 00:47:10.985 범퍼카는 이렇게 뽕뽕 차끼리 이렇게 부딪치는 거고요 647 00:47:10.985 --> 00:47:14.104 - 이거는 이렇게 경주하는 것 같이 하는 거예요 - 아, 경주하듯이 하는 거군요 648 00:47:15.569 --> 00:47:18.361 젊은 커플들 노는 식으로 놀자는 거죠? 649 00:47:18.361 --> 00:47:19.362 - 네, 맞아요 - 오케이 650 00:47:20.550 --> 00:47:27.173 - 근데 뭐 젊은 커플이나 뭐 나이든 커플이나 노는 건 다 똑같고 마음은 다 젊은 거죠 - 맞습니다 651 00:47:31.223 --> 00:47:32.847 - 자, 다 왔네요 - 네 652 00:47:33.163 --> 00:47:34.282 대단한 것 같아요 653 00:47:45.183 --> 00:47:46.757 와, 저거 보세요 654 00:47:47.649 --> 00:47:49.807 저 사람들 타는 거 봐요, 저렇게 타는 거예요 655 00:47:50.054 --> 00:47:51.084 - 오케이 - 그렇죠? 656 00:47:52.866 --> 00:47:54.658 이거 만만치 않겠는데? 657 00:47:56.223 --> 00:47:57.104 저 신나는데요? 658 00:48:00.104 --> 00:48:04.005 우리 제주의 바람을 쐬면서 '오빠, 달려!' 하는 거죠 659 00:48:05.411 --> 00:48:06.708 신났어, 신났어 660 00:48:15.223 --> 00:48:16.817 - 우리가 그냥 탈 수 없죠 - 네? 661 00:48:16.906 --> 00:48:18.550 - 우리가 그냥 탈 수 없죠 - 네? 662 00:48:18.688 --> 00:48:20.064 - 우리 그냥 탈 수 없죠 - 아, 그럼 우리 내기할까요? 663 00:48:20.064 --> 00:48:22.154 - 우리 내기할까요, 그럼요? - 네, 뭐 하실래요? 664 00:48:22.777 --> 00:48:23.480 뭐 하실래요? 665 00:48:24.312 --> 00:48:27.064 춘천 대첩 이후로 이제 제주 대첩이네요 666 00:48:28.124 --> 00:48:29.124 윷놀이 체험이다 667 00:48:29.767 --> 00:48:32.312 - 이기는 사람 소원 들어주기 할래요? - 그래, 오케이 668 00:48:35.262 --> 00:48:37.876 - 도가 나왔네 - 도가 나왔어 669 00:48:37.946 --> 00:48:39.262 - 팔짱끼는 거예요? - 제가 내기에서 이겼어요 670 00:48:39.490 --> 00:48:40.678 아, 팔짱 끼는 게 소원이야? 671 00:48:44.896 --> 00:48:47.896 우리가 시합을 해서요 672 00:48:50.361 --> 00:48:52.352 해가 가기 전에 이렇게 하기로 해요 673 00:48:53.277 --> 00:48:55.000 - 뭐? - 내기 내용이 뭔데? 674 00:48:55.237 --> 00:48:56.822 - 내기 내용이 뭔데? - 해가 가기 전에 뭐? 675 00:48:57.019 --> 00:48:59.079 - 오케이, 딜 - 딜 676 00:49:24.198 --> 00:49:25.401 저 눈빛이 완전 살벌하네 677 00:49:26.460 --> 00:49:27.792 치열한 승부가 되겠군 678 00:49:28.010 --> 00:49:29.144 출발하도록 할게요 679 00:49:30.678 --> 00:49:31.579 오케이, 준비! 680 00:49:44.352 --> 00:49:45.559 밟아, 밟아 681 00:50:01.530 --> 00:50:03.936 영식이 형이 약간 봐주는 느낌 같은데? 682 00:50:05.550 --> 00:50:06.856 오빠, 달려! 683 00:50:14.342 --> 00:50:16.272 저게 뭔데? 물풍선? 684 00:50:25.134 --> 00:50:27.104 봉영식 교수님이 갑자기 선글라스를 끼네? 눈이 부신가 봐 685 00:50:46.738 --> 00:50:47.856 가자, 가자, 가자 686 00:50:49.391 --> 00:50:50.044 가자, 가자! 687 00:51:04.074 --> 00:51:06.262 드론으로 보니까 약간 F1 같네, 진짜 688 00:51:20.906 --> 00:51:22.995 확실히 가임기 여성이 다르구나 689 00:51:28.688 --> 00:51:30.054 영선 씨가 겁이 없네, 겁이 없어 690 00:51:35.500 --> 00:51:37.064 아, 이런, 영선 씨가 길을 막네? 691 00:51:37.342 --> 00:51:38.480 저것도 전략이지 692 00:51:39.748 --> 00:51:40.807 길 막으면서 가야지 693 00:51:53.104 --> 00:51:56.748 - 야, 뭐 소원을 엄청난 거 걸었나봐요 - 네 694 00:51:56.748 --> 00:51:57.421 뭘까? 695 00:51:58.589 --> 00:52:00.708 - 대체 무슨 소원을 걸었길래 저렇게까지 열심히 하는 걸까? - 그러니까 내 말이 696 00:52:29.787 --> 00:52:30.579 힘들다 697 00:52:33.223 --> 00:52:35.223 자, 자리에서 일어날게요 698 00:52:35.698 --> 00:52:36.579 근데 재밌죠? 699 00:52:36.579 --> 00:52:38.995 - 재밌었어요, 덕분에 저도 아주 재밌었어요 - 난 재미있었어 700 00:52:38.995 --> 00:52:40.361 어, 잘하시는데요, 운전을? 701 00:52:40.708 --> 00:52:41.589 아니, 그래도 그 정도는 하죠 702 00:52:41.629 --> 00:52:43.114 영식 씨가 남자는 남자더라? 703 00:52:43.559 --> 00:52:44.649 나도 사람이니까 그 정도는 하죠 704 00:52:45.421 --> 00:52:47.975 민방위 끝났어도 남자야, 이렇게 운전 잘 하던데 705 00:52:47.975 --> 00:52:49.618 - 영선 씨, 이리 오세요 - 네 706 00:52:49.708 --> 00:52:51.084 - 한 번 더 합시다 - 한 번 더 해요 707 00:53:03.629 --> 00:53:07.282 - 이것도 내기해야지 - 이거는 봉식 씨가 유리하다 708 00:53:07.708 --> 00:53:08.431 - 왜 제가 유리해요? - 왠지 알아? 709 00:53:08.787 --> 00:53:13.579 - 무게 때문에, 무게로 꽉 누르면서 내려가면 더 빠르죠 - 영선 씨가 나보다 유선형이잖아 710 00:53:13.708 --> 00:53:16.371 - 안 내려가서 안 되지 - 영선 씨는 몸이 이렇게 유선형이잖아 711 00:53:16.579 --> 00:53:18.431 백날 생긴 게 유선형이면 뭐해 712 00:53:18.431 --> 00:53:20.758 무게로 이렇게 눌러야지 쫙 활강을 하지 713 00:53:20.758 --> 00:53:25.173 일단 봅시다, 한 번 해보고 내가 이길 수 있으면 하고 아니면 안 해 714 00:53:27.346 --> 00:53:28.475 일단 올라가야 해요 715 00:53:34.084 --> 00:53:34.946 물을 뿌리는구나 716 00:53:42.995 --> 00:53:45.985 뷰 좋다, 저기 봐봐요, 저기 바다 보여요! 717 00:53:48.639 --> 00:53:50.639 제주 바다야, 내가 왔다! 718 00:53:51.282 --> 00:53:52.649 봉식이랑 왔다! 719 00:54:02.233 --> 00:54:05.490 자, 진 사람이 아침 차려주는 거 어때요? 720 00:54:05.817 --> 00:54:07.886 자, 진 사람이 아침 차려주는 거 어때요? 721 00:54:12.451 --> 00:54:15.827 - 아침 차려주기? - 하루를 같이 보내야 아침을 차려주는 거잖아 722 00:54:16.015 --> 00:54:17.817 하루를 같이 보내는 건 건너뛴 거예요, 벌써 723 00:54:18.441 --> 00:54:19.490 하루를 같이 보내는 건 당연한 거란 얘기지 724 00:54:20.174 --> 00:54:21.292 역시 언니가 앞서가네 725 00:54:24.946 --> 00:54:25.946 - 아침 차려주기요? - 네 726 00:54:27.579 --> 00:54:30.559 - 뭘로? 빨리 내려가는 거 아니면 멀리 가는 거? - 멀리 가기로요 727 00:54:30.599 --> 00:54:32.520 멀리 가기는 내가 손해볼 것 같은데? 728 00:54:33.015 --> 00:54:35.817 - 오케이, 그러면 영선씨가 불리하니까요 - 어 729 00:54:36.282 --> 00:54:43.243 - 멀리 가긴데 그 거리가 영선 씨 키보다 적으면 영선씨가 이기고요 - 그러면 내가 이기고요 730 00:54:44.534 --> 00:54:45.960 - 그렇게 할까요? - 오케이, 그래 731 00:54:46.782 --> 00:54:48.371 - 오케이? - 그래, 좋아 732 00:54:50.045 --> 00:54:51.718 아, 난 또 아침도 얻어먹겠네 733 00:54:52.530 --> 00:54:53.926 어떻게 해야지 멀리 가요? 734 00:54:54.144 --> 00:54:55.936 어떻게 해야지 더 멀리 가? 735 00:54:56.282 --> 00:54:57.936 - 몸을 앞으로 해야 해? - 영선 씨한테 팁 얘기해 주지 마세요 736 00:55:03.257 --> 00:55:04.262 엉덩이를 들어야 해요 737 00:55:04.262 --> 00:55:06.787 이렇게 누우면 멀리 가요? 738 00:55:07.203 --> 00:55:08.005 내가 이겨야 돼 739 00:55:08.005 --> 00:55:08.975 자, 갑니다 740 00:55:08.975 --> 00:55:10.876 아직, 아직 잠깐만 741 00:55:11.589 --> 00:55:13.758 난 힘이 없으니까 누가 좀 밀어줘야 돼 742 00:55:14.292 --> 00:55:15.332 - 제가 밀어드릴게요 - 어 743 00:55:21.453 --> 00:55:22.641 자, 다리 높게 드세요! 744 00:55:25.728 --> 00:55:27.193 하나, 둘, 셋! 745 00:55:46.847 --> 00:55:48.698 내가 이겼다! 746 00:55:52.084 --> 00:55:53.886 아니지, 아니지, 아니지, 아니지 747 00:55:54.055 --> 00:55:56.045 아니지, 아니지, 아니지, 아니지 748 00:55:56.045 --> 00:55:58.916 왜? 내 키보다 더 멀리 가야 봉식 씨가 이기는 거잖아 749 00:55:59.510 --> 00:56:00.470 이렇게지 이렇게 750 00:56:01.708 --> 00:56:02.708 이렇게지, 이렇게 751 00:56:03.104 --> 00:56:03.975 여보세요! 752 00:56:10.148 --> 00:56:11.148 아, 웃겨! 753 00:56:12.708 --> 00:56:13.708 이렇게지, 이렇게 754 00:56:14.055 --> 00:56:14.866 여보세요! 755 00:56:20.589 --> 00:56:23.114 그렇게 하는 게 어딨어, 이 거리로 해야지 756 00:56:23.114 --> 00:56:24.213 내가 이긴 거지 757 00:56:24.213 --> 00:56:24.886 아니지 758 00:56:25.055 --> 00:56:28.163 - 이거와 이거의 사이 거리로 재기로 했잖아 - 그게 말이 돼? 759 00:56:28.163 --> 00:56:30.708 3번이랑 5번에서 출발했는데 지금 봉식 씨 억지 부리네? 760 00:56:31.668 --> 00:56:32.361 억지 부린대 761 00:56:33.421 --> 00:56:38.857 - 이거 끝나는 거랑 이거 끝나는 거 해서 이 거리로 해야지 - 제 전공이 정치예요 762 00:56:38.857 --> 00:56:42.045 정치는 되는 것도 안 되게 하고 억지 부리는 거예요 763 00:56:42.708 --> 00:56:44.708 - 논리 위에 억지가 있어요 - 네? 뭐라고요? 764 00:56:44.985 --> 00:56:46.639 논리 위에 억지가 있다고 765 00:56:46.639 --> 00:56:49.540 - 아니, 그렇게 억지로 해서라도 이기고 싶으세요? - 어, 썰매 치우지 마, 치우지 마, 아직 안 끝났어 766 00:56:49.540 --> 00:56:50.540 그럼 억지로 이기세요 767 00:56:51.708 --> 00:56:52.847 그럼 억지로 이기세요 768 00:56:54.460 --> 00:56:56.847 - 억지로 이기면 기분이 참도 좋겠다 - 나 창피하다, 제가 졌어요 769 00:56:56.906 --> 00:56:57.470 그렇죠? 770 00:56:59.649 --> 00:57:00.371 삼세판 할래요? 771 00:57:00.876 --> 00:57:02.461 삼세판 한 판 더 할까요? 오케이 772 00:57:02.827 --> 00:57:03.797 그래, 한 판 더 해요 773 00:57:08.173 --> 00:57:08.965 영선 씨가 신났어 774 00:57:09.926 --> 00:57:11.391 영선 씨 갑자기 의욕 충만이야 775 00:57:12.589 --> 00:57:15.426 - 영선 씨가 약간 이제 자신 붙었나 봐요 - 영선 씨가 한 번 타보니까 재밌구나 776 00:57:20.530 --> 00:57:22.530 아예 무슨 고난의 행군도 아니고 고생이네요 777 00:57:24.748 --> 00:57:27.708 - 꼭 그렇게 해서 아침을 먹어야겠어요? - 네 778 00:57:28.312 --> 00:57:31.470 이렇게 해서라도 난 아침을 먹어야겠어요 779 00:57:35.629 --> 00:57:36.530 아, 힘들다! 780 00:57:39.045 --> 00:57:41.045 이게 인생이라면 너무 힘들 것 같아 781 00:57:41.045 --> 00:57:44.064 이렇게 힘들게 왔는데 쾌락은 1초야 782 00:57:46.104 --> 00:57:46.787 아, 힘들어! 783 00:57:52.163 --> 00:57:54.114 선생님, 아까처럼 다시 한 번 저 좀 도와주세요 784 00:57:58.530 --> 00:58:00.213 이게 뭐라고 이렇게 흥미진진하지? 785 00:58:06.886 --> 00:58:09.490 이쪽 별로 안 가는 데가 틀려? 786 00:58:09.639 --> 00:58:11.866 - 다리 높게 드세요 - 이렇게? 787 00:58:13.530 --> 00:58:14.609 자, 가볼게요 788 00:58:23.708 --> 00:58:25.223 하나, 둘, 셋 789 00:58:26.639 --> 00:58:28.985 - 봉식 교수님이 출발 늦었어 - 출발 늦었어, 어떡해! 790 00:58:30.329 --> 00:58:31.042 영선 씨가 급했어 791 00:58:59.470 --> 00:59:00.876 뭔가 좀 이상했어 792 00:59:01.223 --> 00:59:02.678 뭐 이상해, 이상하기는 793 00:59:04.921 --> 00:59:05.866 감사합니다 794 00:59:06.550 --> 00:59:07.906 - 내가 이겼죠? - 오케이 795 00:59:09.916 --> 00:59:10.748 아, 아깝다! 796 00:59:13.955 --> 00:59:18.292 - 봉식 씨 졌지만 잘 싸웠다 - 언니, 근데 봉식 씨 표정이 밝은 게 져 주고 그 소원을 들어주고 싶은 느낌인데? 797 00:59:18.292 --> 00:59:19.500 그러니까 나도 그런 것 같아 798 00:59:21.460 --> 00:59:23.144 영선 씨 정말 목숨을 걸고 타시네 799 00:59:24.055 --> 00:59:26.490 아, 힘들어, 힘들어, 너무 힘들어! 800 00:59:28.857 --> 00:59:29.619 축하드립니다 801 00:59:30.693 --> 00:59:31.420 고마워요 802 00:59:32.045 --> 00:59:33.832 오예, 내가 이겼다! 803 00:59:34.396 --> 00:59:36.643 어우, 난 득음했어, 하도 소리 질러서 804 00:59:43.946 --> 00:59:45.406 - 어땠어요? - 아, 저도 좋았어요 805 00:59:45.639 --> 00:59:49.055 근데 처음부터 이게 정의롭지 못한 게임이었어 806 00:59:49.807 --> 00:59:51.866 - 내가 더 무거우니까? - 봉식 씨가 더 무거우니까 807 00:59:52.045 --> 00:59:55.208 대신에 나는 이제 약간 반칙을 썼지 808 00:59:55.317 --> 00:59:56.906 난 이렇게 몸을 흔들었지 809 00:59:56.906 --> 00:59:57.965 이제 그 얘기를 하는구나 810 00:59:58.154 --> 01:00:00.193 근데 처음부터 반칙은 본인이 한 거죠 811 01:00:00.342 --> 01:00:05.965 엄연히 처음부터 어른과 애 게임이었는데 그걸 알고서도 봉식 씨가 모른 척했잖아 812 01:00:08.332 --> 01:00:10.599 - 어쨌든 내일 아침에 밥 해주세요 - 예예 813 01:00:10.678 --> 01:00:11.787 네, 고마워요 814 01:00:12.936 --> 01:00:14.876 - 씁쓸하신가 봐, 끝맛이 - 아니에요, 아니에요 815 01:00:14.876 --> 01:00:19.361 그냥 왜 몸무게가 더 무거운 사람이 졌을까 생각해보세요 816 01:00:21.045 --> 01:00:22.173 어, 봉식 씨가 져준 거라는 뜻인가요? 817 01:00:22.173 --> 01:00:23.946 봉식 씨 삐졌네, 우리 이제 빨리 가요 818 01:00:23.975 --> 01:00:25.708 우리 다음 거 빨리 해야 돼, 해 지기 전에 819 01:00:25.708 --> 01:00:26.451 빨리 오세요 820 01:00:26.777 --> 01:00:27.758 신났어, 난! 821 01:00:30.886 --> 01:00:34.599 영선 언니가 최대한 천천히 가고 싶다고 그랬잖아요, 천천히 822 01:00:34.599 --> 01:00:38.639 근데 지금 느낌은 영선 씨가 우리 봉식이 형 멱살 잡고 계속 끌고가고 있어요 823 01:00:38.649 --> 01:00:40.253 - 맞아, 맞아 - 그러니까, 나도 그렇게 생각해 824 01:00:40.302 --> 01:00:41.262 '어디가, 어디가, 이리 와!' 이런 식으로 끌고 가는 거죠 825 01:00:44.550 --> 01:00:46.698 - 아니지, 난 천천히 가고 있는 거지 - 천천히 가고 있구나 826 01:00:47.084 --> 01:00:50.064 - 그런데 천천히 가기로 한 건 어쨌든 작년까지였잖아요 - 어, 그렇죠 827 01:00:50.064 --> 01:00:51.352 올해는 조금 빨라지나요? 828 01:00:51.371 --> 01:00:53.530 햇수로만 따지면 두 분 2년째 만나는 거예요 829 01:00:53.847 --> 01:00:55.619 - 그러네 - 2년 동안 만난 거네 830 01:00:55.619 --> 01:00:57.005 - 햇수로만 따지면 그런 거죠 - 그렇네, 맞네 831 01:00:57.005 --> 01:00:58.708 - 두 분 오래 만났네요 - 벌써 2년 차야 832 01:00:58.797 --> 01:01:02.074 썸남, 썸녀끼리 1박 2일 여행을 갔는데요 833 01:01:02.074 --> 01:01:09.015 썸 타고 있는 와중에 언제쯤 1박 2일 여행을 가는 게 적절한지 얘기해 볼까요? 834 01:01:10.035 --> 01:01:12.846 썸이 어디까지가 썸일까? 835 01:01:12.846 --> 01:01:17.302 - 썸이 옛날에도 방송에서 얘기했는데 이게 사람마다 기준이 다 달라서요 - 그러게요 836 01:01:17.302 --> 01:01:18.946 어디까지가 썸이야? 837 01:01:18.946 --> 01:01:19.678 뭐, 예를 들자면요 838 01:01:21.510 --> 01:01:22.589 둘이 뽀뽀 정도는 했어요 839 01:01:22.767 --> 01:01:26.708 아주 격렬한 키스가 아니라 이렇게 같이 있다가 둘이 그냥 뽀뽀 정도 살짝 했다면요? 840 01:01:27.055 --> 01:01:28.253 그러면 둘이 사귀는 거죠 841 01:01:28.253 --> 01:01:33.203 - 그래, 나도 거기까지는 사귀어야 한다고 생각해 - 저는 저만의 생각은 딱 그래요 842 01:01:33.639 --> 01:01:38.213 1박 2일이라는 거는 썸에서 연인으로 가기 위해 가는 거라고 저는 생각을 해요 843 01:01:38.866 --> 01:01:39.847 통과의례 같은 거라는 거죠? 844 01:01:39.847 --> 01:01:43.668 - 근데 그거지, 둘이서 1박 2일을 같은 방이서 보냈냐 다른 방이냐도 중요하지 - 그렇지, 나도 그렇게 생각해 845 01:01:43.886 --> 01:01:46.015 다른 방은 썸 아니고 친구라도 갈 수 있잖아요 846 01:01:46.015 --> 01:01:47.886 방 두 개 잡으면 돈 들어, 돈 들어 847 01:01:48.362 --> 01:01:50.767 - 다른 방 갈 거면 저는 1박 2일도 안 가요 - 그럴 때만 돈 없는 거 아니에요? 848 01:01:51.074 --> 01:01:52.391 꼭 그럴 때만 돈 없어 849 01:01:52.619 --> 01:01:58.302 - 그렇네 - 아니, 썸도 제가 어린 친구들한테 물어보니까요 850 01:01:58.609 --> 01:02:03.827 뭐 그냥 둘이 잠깐 술 먹고 이렇게 하다가 뽀뽀를 볼에다 이렇게 하면요 851 01:02:03.827 --> 01:02:06.302 그 정도는 사귄다고 할 수가 없다는 거야 852 01:02:06.510 --> 01:02:10.708 그러니까 손을 쓰고 둘이 뽀뽀를 하면 사귀는 거래 853 01:02:10.956 --> 01:02:13.441 둘이 손을 안 쓰고 그냥 뽀뽀하면 뭐 그 정도는 뭐 썸이라는 거지 854 01:02:13.441 --> 01:02:14.985 근데 더 어린 친구들은요 855 01:02:15.272 --> 01:02:16.252 합방까지 썸이래 856 01:02:16.252 --> 01:02:20.520 - 내가 그거를 뽀뽀라고 표현을 했지만 나도 합방을 말한 거였어 - 아, 그런 거예요? 857 01:02:25.451 --> 01:02:31.629 하여튼 저의 썸 기준은 1박 2일 전까지가 썸 같아요 858 01:02:32.658 --> 01:02:35.282 - 1박 2일을 상대가 따라왔다 그러면요 - 상대가 따라왔다면요 859 01:02:35.579 --> 01:02:41.005 그럼 상대도 연인으로 갈 준비를 하고 같이 가는 거라고 저는 생각을 해요 860 01:02:41.005 --> 01:02:44.510 그러니까 사실 누가 제안을 했는데 만약에 관계가 약간 좀 애매한 썸이면요 861 01:02:44.510 --> 01:02:47.431 근데 한 명이 1박 2일을 같이 가자고 제안하면요 862 01:02:48.302 --> 01:02:54.530 얘기한 사람이나 응한 사람이나 어느 정도 다음 단계로 갈 마음의 준비가 돼있다는 느낌일 것 같은데요 863 01:02:54.530 --> 01:02:59.193 1박 2일로 여행 가지 않으면 그 전까지 무조건 썸이라고 한다면요 864 01:02:59.352 --> 01:03:01.144 그럼 낮에 모텔 대실하는 건요? 865 01:03:02.886 --> 01:03:04.569 - 요새 사람들은요 - 그건 썸이죠 866 01:03:04.569 --> 01:03:08.441 - 무박 2일이면 그건 썸이야 - 요새는 아니, 진짜 그런대요 867 01:03:08.609 --> 01:03:18.262 - 요새는 학생들끼리 낮에 대실해서 거기서 뭐 과제하고 영화 보고 맥주도 먹고 그런대, 여럿이서 - 공부하고 868 01:03:18.708 --> 01:03:20.084 그런 거 막 뉴스에도 나오고 그러잖아요 869 01:03:20.193 --> 01:03:21.005 그럼 대실해도 썸이네 870 01:03:21.847 --> 01:03:22.698 그건 썸이야 871 01:03:22.698 --> 01:03:24.847 - 대실은 썸이야 - 대실은 썸인 걸로 하자고 872 01:03:31.579 --> 01:03:33.669 - 도착! - 네 873 01:03:47.203 --> 01:03:50.010 귀국한 다음에 제일 먼저 한 게 뭐예요? 874 01:03:53.159 --> 01:03:55.263 제일 먼저 한 게 제가 집을 구했죠 875 01:03:57.461 --> 01:03:59.698 그리고 전 살림에 필요한 걸 샀죠 876 01:04:01.931 --> 01:04:03.827 그 때 참 막막했을 텐데 877 01:04:05.307 --> 01:04:09.114 뭐, 저는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했어요 878 01:04:09.609 --> 01:04:12.064 제가 딱 트렁크 두 개 갖고 왔거든요, 서울에 879 01:04:12.064 --> 01:04:14.253 나도 트렁크 딱 두 개 갖고 왔는데 880 01:04:15.104 --> 01:04:17.708 내가 11년을 살았는데 그 짐이 거기 다 들어가더라고 881 01:04:19.292 --> 01:04:24.025 처음에 제가 이제 집을 계약을 해서 들어갔는데 관리실에서 오시는 거예요 882 01:04:24.876 --> 01:04:27.163 - 관리실에서 '이 집엔 짐이 없어요?' 이러는 거예요 - 그렇지, 그럴 수 있지 883 01:04:27.352 --> 01:04:29.055 짐도 없이 어떻게 살려 그러냐는 뜻이죠 884 01:04:29.055 --> 01:04:30.708 네, 집에 짐이 뭐가 없으니까 885 01:04:30.708 --> 01:04:36.282 제가 그래서 '이제부터 하나씩 준비해야죠' 그러고 말씀드렸죠 886 01:04:38.094 --> 01:04:40.312 저는 짐이 딱 캐리어 두 개에 다 들어가더라고요 887 01:04:41.282 --> 01:04:44.688 - 그래서 제가 '이렇게 정리가 되는구나, 결국에 가서는'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- 네 888 01:04:47.015 --> 01:04:50.282 제가 생각해보니까 시작할 땐 두 명이 만나서 아무것도 없이 시작했잖아요 889 01:04:50.480 --> 01:04:51.144 그렇죠 890 01:04:51.569 --> 01:04:53.708 - 헤어질 때가 되니까 또 그렇게 되더라고 - 응 891 01:04:59.926 --> 01:05:06.005 이제 귀국하고 제가 성당에 열심히 다녔어요, 일요일마다 인사드리고 892 01:05:07.144 --> 01:05:10.688 제 집이 옥수동이고 신논현에 있는 성당을 다녔거든요 893 01:05:11.342 --> 01:05:13.371 동호대교만 건너면 바로 성당이잖아요 894 01:05:17.639 --> 01:05:20.401 그것도 제가 몇 번 가본 길을 어느 날 가는데요 895 01:05:21.490 --> 01:05:26.134 - 내가 길을 놓친 거야, 길을 잃어버린 거야, 얼마나 멀다고 - 네, 네 896 01:05:27.381 --> 01:05:32.698 그래서 나중에는 내가 정신차려 보니까 88을 타고 대치동 분당으로 가고 있더라고 897 01:05:41.639 --> 01:05:48.827 내가 그제서야 유턴해서 서울 오고 했더니 미사 시간이 다 지났지 898 01:05:51.213 --> 01:05:52.015 왜 그랬어요? 899 01:05:56.946 --> 01:05:58.292 제가 제정신이 아니었던 거죠 900 01:05:58.292 --> 01:05:59.658 왜요? 그게 언제예요? 901 01:06:02.272 --> 01:06:05.352 - 제가 한국 와서 한 6개월 됐을 때죠 - 아, 그랬구나 902 01:06:07.302 --> 01:06:08.540 저도 그런 적 있어요 903 01:06:08.559 --> 01:06:13.579 - 아, 제가 그때 황당하더라고요 - 저도 그 상황에서 길을 잃은 게 아니고 무슨 쇼핑을 갔어요 904 01:06:13.589 --> 01:06:18.777 근데 제가 계산을 하고 물건을 안 가져온 거예요 905 01:06:21.599 --> 01:06:25.658 한번은 스트레스를 제가 속옷에 풀었나 봐요 906 01:06:25.668 --> 01:06:28.391 제가 속옷을 잔뜩 사서 계산을 했어요 907 01:06:28.589 --> 01:06:31.965 속옷이 한 두 봉지 나왔는데 제가 그걸 안 가지고 그냥 집에 왔어요 908 01:06:32.619 --> 01:06:35.728 - 본인이 어디갔다 왔나 싶었어요? - 아니, 내가 그걸 산 지도 모르겠어 909 01:06:35.995 --> 01:06:38.381 그리고 한 몇 개월 있다가 제가 거길 갔는데요 910 01:06:38.658 --> 01:06:44.282 직원분이 날 기억하고 '너 저번에 안 가져 갔잖아' 하면서 그대로 갖다 주는 거예요 911 01:06:44.282 --> 01:06:48.154 제가 '어? 내가 언제?' 이렇게 된 거예요 912 01:06:48.154 --> 01:06:49.787 - 그때 정신줄을 놓은 거죠 - 네 913 01:06:49.787 --> 01:06:51.599 정신이 나가 있다는 게 정말 그런 거예요 914 01:06:51.599 --> 01:06:53.153 제가 겪은 경험 중 두 번째는 또 뭐냐면요 915 01:06:53.678 --> 01:06:58.420 내가 집에 들어가게 됐는데 가전제품을 사러 가잖아요, 이마트에 916 01:07:00.064 --> 01:07:01.559 제가 하나를 못 사겠는 거예요 917 01:07:02.728 --> 01:07:04.431 - 제가 뭘 사도 잘못 살 것 같더라고요 - 응, 그럴 수 있지 918 01:07:05.361 --> 01:07:09.738 제가 어느 크기의 무슨 기종을 사야 할지도 정하지 못하겠더라고요 919 01:07:38.346 --> 01:07:43.134 그게 생각보다 굉장히 힘든 과정이더라고요 920 01:08:10.946 --> 01:08:16.510 - 우리 어머니는 일찍 유학을 미국에 가셨거든요, 60년대에 - 네 921 01:08:17.173 --> 01:08:23.540 - 우리 엄마는 소위 말하는 그냥 엄마가 아니에요, 멋진 엄마예요 - 그렇죠 922 01:08:23.550 --> 01:08:29.085 - 영선 씨도 이제 학부형 회의 가면 이렇게 딱 스탠드아웃, 눈에 띌 거 아니에요? - 네, 그렇죠 923 01:08:29.500 --> 01:08:30.678 그 생각을 하시면 돼요 924 01:08:32.124 --> 01:08:37.708 - 어머니가 미국에서 60년대에 일도 하다 오셨으니까요 - 그렇죠, 어머니가 그 시대에 외국에 계셨으니까요 925 01:08:38.708 --> 01:08:50.906 하지만 어머니가 집에서 따뜻한 국밥을 끓여주고 항상 아랫목에서 소곤소곤 얘기하는 그런 엄마는 아니었어요 926 01:08:50.906 --> 01:08:52.441 - 바쁜 엄마니까요 - 네 927 01:08:53.797 --> 01:08:55.322 제가 결혼을 생각하면서요 928 01:08:56.391 --> 01:08:59.728 제가 좋았던 엄마의 모습은 그대로 받고 싶었고요 929 01:08:59.728 --> 01:09:03.371 하지만 부족했고 아쉬웠던 부분은 또 채워줄 수 있는 여자를 제가 찾는 거예요 930 01:09:03.886 --> 01:09:07.609 - 제가 결국엔 엄마와 비슷한 여자를 택하더라고요 - 응, 다들 그렇죠 931 01:09:07.847 --> 01:09:09.738 어, 어머님이 멋있는 분이시네요 932 01:09:10.005 --> 01:09:11.253 근데 생각해보면요 933 01:09:11.253 --> 01:09:19.550 그렇게 멋있고 프로페셔널하고 한 여자가 집에서 따뜻한 엄마가 될 시간과 여력이 남겠어요? 934 01:09:19.817 --> 01:09:20.718 어머님이 그럴 여력이 없죠 935 01:09:21.203 --> 01:09:23.995 - 근데 내가 그땐 그런 걸 못 본 거야 - 네 936 01:09:24.441 --> 01:09:28.302 하나를 선택하면 하나는 내려놔야 되는데 제가 그땐 그게 안 됐던 거죠 937 01:09:29.718 --> 01:09:33.421 여자가 밖에서 일을 하고 집안일도 완벽하게 한다는 거, 정말 그거는 힘들어요 938 01:09:33.421 --> 01:09:34.767 전아내가 물론 집안일도 잘 했는데요 939 01:09:34.767 --> 01:09:39.371 - 그건 힘든 일이에요 - 제가 원하는 건 그것보다 더 따뜻하고 이해해주는 여자였어요 940 01:09:40.183 --> 01:09:41.183 그럼 본인은요? 941 01:09:41.302 --> 01:09:46.154 - 그럼 본인은 그런 사람이에요? - 그렇지, '그럼 본인은?' 그러다 보면 이제 부부싸움이 되는 거죠 942 01:09:46.332 --> 01:09:49.015 그럼 제가 '지금 당신 얘기를 하고 있는데 왜 내 얘기를 하냐고' 그러겠죠 943 01:09:49.154 --> 01:09:53.094 - 그럼 상대가 '아니, 그러니까 본인은 뭘 그렇게 잘했냐고' 그러다 보면 싸움이 되는 거죠 - 그렇죠 944 01:09:53.332 --> 01:09:56.599 - '너 몇 학번이야' 이러면서 이상한 얘기를 하고 대화가 산으로 가는 거니까 - 그렇죠 945 01:09:59.926 --> 01:10:04.639 그래서 저와 아내가 이제 '잘 싸우는 법'이라는 책 같이 읽자고 하기도 했어요 946 01:10:05.144 --> 01:10:06.569 그 책에서 일단 먼저 사과하라고 해요 947 01:10:07.282 --> 01:10:08.441 어떻게 사과하느냐? 948 01:10:08.767 --> 01:10:11.292 누가 잘했고 잘못했고를 떠나서요 949 01:10:11.688 --> 01:10:14.906 내가 소중히 생각하는 당신이 지금 속상하니까요 950 01:10:15.124 --> 01:10:18.540 거기에 대해서는 내가 미안하다는 뜻으로 사과한다고 얘기하래요, 책에서 951 01:10:19.179 --> 01:10:21.183 그래서 예를 들어서 우리가 부부라고 하면요 952 01:10:21.451 --> 01:10:24.985 '알았어, 어쨌거나 영선 씨, 미안해, 내가 미안해' 그러잖아요 953 01:10:26.451 --> 01:10:28.134 남자가 '어쨌거나'라고 하는 게 문제죠 954 01:10:28.272 --> 01:10:30.124 - 그렇지? '어쨌거나'라는 단어를 빼야지 - 어쨌거나 955 01:10:30.530 --> 01:10:32.807 남자는 왜 어쨌거나 미안하대? 그냥 미안해야지 956 01:10:34.579 --> 01:10:38.154 '알았어, 어쨌거나 영선 씨, 미안해, 내가 미안해' 그러잖아요 957 01:10:38.154 --> 01:10:40.569 그럼 뭐가 미안한데? 958 01:10:40.569 --> 01:10:41.510 어, 어떻게 알았어? 959 01:10:42.104 --> 01:10:43.233 아내가 하던 말과 똑같네! 960 01:10:43.233 --> 01:10:46.956 - 그건 당연한 대답이죠 - 정말 똑같네, 나 지금 소름 끼쳤어! 961 01:10:47.074 --> 01:10:49.847 - 이걸 없애기 위해서 남자가 그냥 미안하다고 그러면요 - 뭐가 미안해? 962 01:10:50.223 --> 01:10:53.005 상처받은 사람은 정말 마음이 아파요 963 01:10:53.005 --> 01:10:54.995 남자는 여기다 약 한 번만 발라주면 되는 거예요 964 01:10:54.995 --> 01:10:58.748 내가 이런 이유로 너의 마음을 아프게 했어, 미안해 965 01:10:58.748 --> 01:11:01.530 - 이렇게만 하면 되는데 그냥 무조건 '야, 미안해' 이건 아니죠 - 아니, 잠깐만 966 01:11:01.530 --> 01:11:02.956 아니야, 잠깐만, 잠깐만요 967 01:11:03.243 --> 01:11:06.124 - 지금 내가 미안하다고 그대로 얘기를 했잖아요 - 네 968 01:11:06.193 --> 01:11:07.609 내가 미안하다 그랬잖아, 지금 969 01:11:07.609 --> 01:11:09.094 아니, 그냥 미안하다 그러면 안 되죠 970 01:11:09.094 --> 01:11:11.233 - 내가 이러이러해서 미안하다는 이유를 말해야죠 - 아니, 내가 언제 그냥 미안하다 그랬어? 971 01:11:11.233 --> 01:11:13.975 - 내가 진심으로 미안하다 그랬잖아요 - 노노노, '진심으로'라는 말은 정답이 아니죠 972 01:11:13.975 --> 01:11:15.332 이러니까 내가 싸우는 거야 973 01:11:15.530 --> 01:11:17.530 - 진심으로 뭐가, 어떤 게 미안한 건지 말해야죠 - 내가 미안하다 그랬잖아 974 01:11:18.797 --> 01:11:24.431 그게 아니라 나한테 소중한 당신이 지금 속상하니까 내가 책임감을 느끼고 미안하다는 거죠 975 01:11:24.530 --> 01:11:27.579 - 입장을 바꿔놓고 내가 본인한테 그러면 어떻겠어요? - 내가 미안하다고 하면 미안한 게 느껴져요? 976 01:11:27.579 --> 01:11:29.985 만약 내가 본인한테 막 상처를 줬어요 977 01:11:29.985 --> 01:11:33.411 그리고 그 다음에 '아, 내가 이러면 안 되지' 생각하고 '봉식, 미안해' 이렇게 했다고 해요 978 01:11:33.876 --> 01:11:38.352 - 내가 '진심으로 미안해, 사과한다' 이러면 어떻겠어요? - 아니지, 그거는 진심으로 미안한 게 아니지 979 01:11:38.352 --> 01:11:38.817 본인이 한 거랑 똑같아 980 01:11:38.916 --> 01:11:42.193 - 그게 어떻게 내 사과와 똑같아? - 그러니까 여자들이 느끼는 거는 이렇게 느낀다고요 981 01:11:42.312 --> 01:11:43.193 - 아, 그래요? - 네 982 01:11:43.847 --> 01:11:48.678 지금 내가 그거를 입장 바꿔서 굉장히 건조하게 얘기를 한 건데요 983 01:11:48.678 --> 01:11:51.243 - 여자가 느끼기에는 그렇게 건조하게 느껴져요 - 오케이 984 01:11:51.243 --> 01:11:52.807 나 이 대화에 너무 집중돼 985 01:11:54.886 --> 01:11:57.550 오케이, 내가 정말 미안해, 정말 986 01:11:57.886 --> 01:11:59.203 - 영선아, 정말 미안해 - 내 말은 그러니까 987 01:12:00.906 --> 01:12:02.342 정말 미안해, 정말 988 01:12:02.668 --> 01:12:06.708 - 영선아, 정말 미안해 - 그러니까 내 말은, 아무리 정말 미안하다고 사과를 해도 '뭐가' 미안한지 말 안 하면 소용 없다고요 989 01:12:07.876 --> 01:12:10.926 '어떤 걸', '무엇을' 사과하는지 그게 들어가야 돼요 990 01:12:11.728 --> 01:12:16.599 무엇을 잘못했기 때문에, 무엇 때문에 너한테 상처 줘서 미안해 991 01:12:16.708 --> 01:12:20.074 - 여자들은 그 '무엇을'이 중요한 거예요 - 오케이, '무엇을'이 중요하다는 거죠? 992 01:12:20.183 --> 01:12:24.421 - 그냥 무턱대고 나는 사과한다고 하면 안 돼요 - 그냥 미안하다고 하면 안 된다고? 993 01:12:24.530 --> 01:12:25.381 무엇을 사과하는지 말해야죠 994 01:12:26.956 --> 01:12:29.213 - 무엇 때문에 사과하는지 말해야 한다고요 - 그거를 얘기해주면 안 될까? 995 01:12:30.173 --> 01:12:32.203 그러니까 정말 미안한 게 아니죠, 남자들은 996 01:12:32.203 --> 01:12:37.748 - 왜? - 여자들은 그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데 그 무엇을 얘기하기 치사하거든요 997 01:12:37.985 --> 01:12:41.025 - 그러니까 여자들은 얘기를 안 하는 거고요 - 그걸 얘기를 해 줘야 알지 998 01:12:41.025 --> 01:12:41.975 내가 그랬어요? 999 01:12:41.975 --> 01:12:42.777 왜 나한테 공격해요? 1000 01:12:42.777 --> 01:12:44.559 - 갑자기 내가 화가 확 나네 - 아니, 아니 1001 01:12:45.936 --> 01:12:48.045 얘기를 해야 내가 뭘 잘못했는지 알죠 1002 01:12:50.322 --> 01:12:52.134 - 두 분들이 왜 이렇게 화를 내시는 거예요? - 아, 나 너무 웃겨 1003 01:12:52.134 --> 01:12:55.688 - 아니, 얘기를 해야 알지, 어떻게 알아요? - 보통 여자들은 얘기를 하겠죠 1004 01:12:55.688 --> 01:13:00.480 - 근데 전 다른 여자들의 대변인이 아니니까 제 입장에서는요 - 아니, 여자들이 얘기를 안 해 1005 01:13:00.787 --> 01:13:03.262 아, 전 이 얘기 그만했으면 좋겠거든요, 솔직히? 1006 01:13:03.262 --> 01:13:04.173 - 아, 그래요? - 네 1007 01:13:04.173 --> 01:13:06.807 - 난 이 얘기가 너무 익숙한데? - 저는 언쟁하고 싶지 않아요 1008 01:13:06.807 --> 01:13:10.639 - 대화가 안 되네 - 난 남녀간에 이렇게 언쟁하는 게 너무 싫어 1009 01:13:11.866 --> 01:13:14.391 그러면 그냥 서로 문 닫고 방에 들어가는 게 제일 낫겠다 1010 01:13:16.114 --> 01:13:17.966 - 미안, 미안, 미안 - 아니에요, 괜찮아요 1011 01:13:28.599 --> 01:13:29.599 알았어요, 알았어요 1012 01:13:30.218 --> 01:13:31.847 제가 미안해요, 정말로 1013 01:13:31.847 --> 01:13:34.114 - 어, 나한테 미안하다는 소리 하지 마세요, 잠깐 - 네 1014 01:13:37.460 --> 01:13:41.669 - 지금 미안하다고 해봤자 '어쨌거나'가 앞에 암묵적으로 있는 것 같잖아 - 어, '어쨌거나'를 왜 붙이냐고 1015 01:13:41.936 --> 01:13:44.946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미안함이잖아, 그건 1016 01:13:47.441 --> 01:13:48.243 이거는 지금요 1017 01:13:49.579 --> 01:13:51.441 - 전 지금 축구경기 보는 기분이에요 - 어 1018 01:13:52.253 --> 01:13:52.906 나 힘들어 1019 01:13:53.520 --> 01:13:58.639 이게 지금 말도 안 되는 상황이에요 1020 01:13:58.678 --> 01:13:59.243 왜냐면요 1021 01:13:59.708 --> 01:14:05.084 실제로 두 분이 어떤 문제가 있어서 다툰 게 아니라 상황극을 한 거예요 1022 01:14:05.163 --> 01:14:07.649 - 근데 같이 상황극을 하다가요 - 감정이입이 된 거죠 1023 01:14:07.708 --> 01:14:13.480 근데 '미안해', '뭐가 미안한데', '어, 어떡하지?' 이렇게 상황극을 하다가 거기서부터 꼬인 거죠 1024 01:14:13.985 --> 01:14:14.926 말도 안 되는 거죠, 이건 1025 01:14:14.926 --> 01:14:19.678 실제 무슨 일이 벌어진 게 아니라 상황극 하다가, 역할에 몰입하다가 그런 거잖아요 1026 01:14:19.678 --> 01:14:21.847 갑자기 뭐 때문에 싸운 건지도 모르는데 이렇게 된 거예요 1027 01:14:21.847 --> 01:14:24.797 두분이 약간 남자의 대변인, 여자의 대변인처럼 얘기를 하다가요 1028 01:14:25.104 --> 01:14:30.490 - 언니도 이제 결혼생활을 해봤고, 봉선생님도 그랬으니까 그것들이 이제 폭발한 거죠 - 감정이 이제 분출된 거죠 1029 01:14:30.490 --> 01:14:33.658 - 두 분이 예전에 그랬던 그 기억이 자꾸만 올라온 거죠 - 맞아요 1030 01:14:33.658 --> 01:14:35.233 맞아요, 그리고 책은 책이에요 1031 01:14:35.233 --> 01:14:41.431 책에서 말한 것처럼 무조건 사과하면 그걸 받아라는 건 너무 말이 안 돼 1032 01:14:41.431 --> 01:14:44.114 그래서 제가 항상 후배들한테 하는 얘기가 있어요 1033 01:14:45.203 --> 01:14:47.668 '내가 잘못했어, 미안해' 사과한 후 상대가 '뭘 잘못했는데?'라고 말하면요 1034 01:14:48.550 --> 01:14:53.510 그럼 그때 당황하지 않고 '그냥 전반적으로 다'라고 답하는 게 제 스타일이에요 1035 01:14:54.926 --> 01:14:56.726 - 어때, 이거 '전반적으로 다'라고 대답하는 거 이상해? - 아, 별로예요 1036 01:14:56.726 --> 01:14:57.688 - 아, 이거 별로야? - 네 1037 01:14:57.688 --> 01:15:01.163 - 정확하게 얘기해줘야 돼 - 여자가 말하는 게 뭐냐면 이거예요 1038 01:15:01.708 --> 01:15:06.094 여자가 '이거를 왜 이렇게 했냐', 이걸 잘못했다고 얘기를 분명히 해요, 초반에 1039 01:15:06.094 --> 01:15:07.629 이것 때문에 난 기분이 나쁘다고 여자가 얘길 해요 1040 01:15:07.668 --> 01:15:09.708 여자가 사실 얘기를 안 하지 않는데 남자는 그냥 그걸 기억 못하는 거야 1041 01:15:10.094 --> 01:15:17.332 그리고 여자가 그 얘기를 했으면 여자의 속마음은 내가 왜 그 상황에 화가 났었는지 내 마음을 이해해달라는 거예요 1042 01:15:17.866 --> 01:15:22.649 여자는 내 말이 맞다는 게 아니라 내가 그 상황에 왜 화가 났는지 이해가 되냐는 뜻이거든요 1043 01:15:22.649 --> 01:15:24.292 그런데 이 남자는 그냥 미안하다고 해요 1044 01:15:24.876 --> 01:15:27.154 여자가 '아니, 그러니까 이해가 되냐고' 말하면 남자는 그냥 '아니, 미안해' 이렇게 말하잖아요 1045 01:15:27.698 --> 01:15:30.025 아니, 여자 말은 '내가 화난 게 이해가 돼?' 이런 뜻이에요 1046 01:15:30.500 --> 01:15:34.441 이렇게 말하는 이유가 남자가 이해를 못하면 다음에 똑같은 상황에 또 싸우게 되거든요 1047 01:15:34.589 --> 01:15:35.906 - 그렇지, 이거 되게 중요해 - 잠깐만요 1048 01:15:35.906 --> 01:15:39.292 그러니까 여자는 일 더하기 일을 이해 못하는 사람한테 설명을 계속하는 거야 1049 01:15:39.292 --> 01:15:42.520 아니, 근데 사람이기 때문에 느껴지는 것 같아요 1050 01:15:42.520 --> 01:15:45.559 그러니까 사과를 해도, 차라리 남자가 사과를 안 하는 게 나아요 1051 01:15:45.698 --> 01:15:49.629 '야, 지금 이거 결론 안 난다, 나중에 얘기하자'고 하면 여자가 그렇게 화가 나진 않아요 1052 01:15:49.629 --> 01:15:53.876 - 근데 남자가 이 상황을 그냥 모면하기 위해서 사과하면요 - 어, 남자가 빨리 끝내려고 사과하는 걸 말하는 거구나 1053 01:15:53.926 --> 01:15:57.401 - '난 네 얘기를 그만 듣고 싶어, 그러니까 미안해' 이렇게 느껴져요 - 어, 나도 공감해 1054 01:15:57.827 --> 01:16:01.342 - '내가 미안한 걸로 하자' 이렇게 느껴져요 - 어, '내가 미안한 걸로 할게'라는 거지 1055 01:16:01.342 --> 01:16:07.114 - 들으니까 나도 약간 짜증난다, 진짜 - 그렇게 되면 '아, 그래, 내가 미안한 걸로 그냥 치자' 이걸로 들리는 거죠 1056 01:16:07.728 --> 01:16:10.233 - 남자가 '그래, 내가 미안해'라고 하면요 - '이제 됐어?' 1057 01:16:10.361 --> 01:16:13.965 - 사실은 거기서 여자한테 이건 공격이거든요 - 맞아, 맞아 1058 01:16:13.965 --> 01:16:16.055 - 이거는 사과가 아니에요 - 어, 그렇구나 1059 01:16:16.055 --> 01:16:20.857 - 남자가 정말 몰라요, 내가 뭘 잘못했는지 - 아니, 바보야? 왜 몰라요? 1060 01:16:20.857 --> 01:16:23.183 그러니까 그러면 혹시 남자가 뭘 잘못했는지 물어보는 건 돼요? 1061 01:16:23.183 --> 01:16:26.154 - 그럼요, 물어보면 되죠 - 남자가 '내가 뭘 잘못했는데?'라고 물어봐도 돼? 1062 01:16:26.154 --> 01:16:30.035 그래서 여자가 설명을 해, 이런 이유로 내가 속상했다고 1063 01:16:30.035 --> 01:16:35.352 그러면 남자가 거기다가 '아, 그랬구나, 내가 실수했네' 이렇게만 말해주면 돼요 1064 01:16:35.352 --> 01:16:36.649 - 근데 남자가 그렇게 얘길 안하면요 - 근데 만약에요 1065 01:16:36.649 --> 01:16:39.381 남자가 생각할 때 별로 내가 잘못한 것 같지가 않아요 1066 01:16:39.381 --> 01:16:41.282 어, 남자가 그렇게 말하면 여자가 다시 설명하는 거야 1067 01:16:42.084 --> 01:16:46.678 어른들의 썸은 이게 싸움으로 발전이 되네요 1068 01:16:47.678 --> 01:16:49.639 - 저러다 또 금방 풀리는 거 아니야? - 어, 맞아 1069 01:17:05.094 --> 01:17:07.391 제가 갱년기여서 그래요, 죄송해요 1070 01:17:07.391 --> 01:17:08.401 저도 갱년기예요 1071 01:17:08.401 --> 01:17:09.579 제가 요즘 업앤다운이 좀 심해요 1072 01:17:09.579 --> 01:17:13.451 남자 갱년기도 심하겠지만 저는 요즘 좀 심해요 1073 01:17:13.451 --> 01:17:18.500 지금 호르몬 수치도 이렇게 재 봐도 조금 위험상태여서 그런 거니까 제가 미안해요 1074 01:17:54.173 --> 01:17:57.134 어, 여기 되게 잘해놨어요, 아기자기하게 1075 01:17:57.134 --> 01:17:59.114 - 다 정성을 들여서 꾸며놨네요 - 네, 그러게요 1076 01:17:59.787 --> 01:18:00.787 어? 돌하르방이다 1077 01:18:02.876 --> 01:18:03.569 그거 알아요? 1078 01:18:03.569 --> 01:18:08.817 돌하르방 어느 부위를 만지면 아들이고 어느 부위를 만지면 딸인 거 알아요? 1079 01:18:09.173 --> 01:18:13.569 - 아들을 원하시면 돌하르방의 코를 이렇게 만지면 되는 거고요 - 아, 정말이야? 1080 01:18:13.668 --> 01:18:16.609 - 딸을 원하면 돌하르방의 턱을 이렇게 만지래요 - 아, 진짜? 1081 01:18:17.441 --> 01:18:20.391 - 봉식 씨는 어디 만지실래요? - 나는요 1082 01:18:20.827 --> 01:18:21.629 나는 아들을 원해요 1083 01:18:21.688 --> 01:18:23.708 아들, 그렇죠, 내가 그럴 줄 알았어 1084 01:18:23.758 --> 01:18:25.292 전 봉식 씨가 아들 원할 줄 알았어요 1085 01:18:26.916 --> 01:18:28.193 왜 아들 낳고 싶으세요? 1086 01:18:28.916 --> 01:18:29.817 전 이미 딸이 있으니까요 1087 01:18:29.936 --> 01:18:30.807 딸이 있으니까? 1088 01:18:30.807 --> 01:18:34.114 저는 이렇게 사우나나 목욕탕 가면요 1089 01:18:34.559 --> 01:18:38.708 전 딸 데리고 온 엄마들 보면 너무 부러운 거예요, 사이도 좋아보이고 1090 01:18:38.708 --> 01:18:42.708 저는 아들만 있으니까 사우나나 목욕탕은 같이 못 들어가잖아요 1091 01:18:43.510 --> 01:18:46.857 그래서 할 수 있으면 난 딸 낳고 싶어 1092 01:18:50.045 --> 01:18:51.312 아유, 하르방님 1093 01:18:53.149 --> 01:18:55.209 벌써 가족계획까지 세우는 거예요? 1094 01:19:03.009 --> 01:19:05.850 너무 이렇게 아름답네요, 꽃들이 같이 모여있으니까 1095 01:19:11.368 --> 01:19:12.350 이 꽃은 떨어졌는데? 1096 01:19:12.499 --> 01:19:13.719 어머나! 예뻐라! 1097 01:19:16.708 --> 01:19:18.130 동백꽃 꽃말 알아요? 1098 01:19:18.259 --> 01:19:19.919 동백꽃 꽃말이 뭐예요? 1099 01:19:20.429 --> 01:19:21.430 진정한 사랑 1100 01:19:23.378 --> 01:19:24.769 - 진정한 사랑? - 짙은 사랑 1101 01:19:28.958 --> 01:19:29.469 머리에 꽂혔어요? 1102 01:19:29.618 --> 01:19:30.687 다 됐어요, 아, 예쁘다 1103 01:19:30.687 --> 01:19:31.730 - 아, 예뻐요? - 네 1104 01:19:32.849 --> 01:19:34.898 아, 동백꽃 꽃말이 진정한 사랑이에요? 1105 01:19:37.349 --> 01:19:42.479 - 끝났는데 화제된 '동백꽃 필 무렵' 그 드라마 봤어요? - 네, 저 몇 번 봤어요 1106 01:19:43.889 --> 01:19:45.189 - 괜찮아요 - 네 1107 01:19:46.748 --> 01:19:52.829 거기서 저 너무너무 가슴이 찌르르한 대사가 있었는데 그 장면이 뭔가 하면요 1108 01:19:54.068 --> 01:20:01.909 동백이가 이렇게 말해요, '용식 씨, 만두는요, 김으로 완성이 돼요' 1109 01:20:02.628 --> 01:20:06.764 '막 팔팔 끓지 않아도 요리가 돼요' 동백이가 이렇게 말해요 1110 01:20:06.764 --> 01:20:12.550 '꼭 그렇게 팔팔 끓는 사랑을 할 필요는 없지 않아요?' 1111 01:20:12.788 --> 01:20:16.209 '우리 천천히 따끈해요' 1112 01:20:16.888 --> 01:20:21.769 극중 동백이가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그게 약간 제 마음 같았어요 1113 01:20:21.838 --> 01:20:23.580 천천히 따끈해요 1114 01:20:26.699 --> 01:20:28.099 무슨 말인지 잘 알겠어요 1115 01:20:32.089 --> 01:20:36.028 김으로 하는 요리처럼 우리도 그렇게 천천히 따끈했으면 좋겠어요 1116 01:20:36.869 --> 01:20:37.671 알겠습니다 1117 01:20:39.068 --> 01:20:40.329 실망시키지 않을게요 1118 01:20:41.839 --> 01:20:44.940 계속 저한테 따끈따끈한 김을 불어넣어 주세요 1119 01:20:44.940 --> 01:20:49.649 그럼 저는 속이 따끈한 제일 행복한 만두로 지낼 거예요 1120 01:20:49.649 --> 01:20:51.580 아, 예, 그래요 1121 01:20:58.718 --> 01:20:59.619 기찻길이네요 1122 01:21:01.529 --> 01:21:04.729 자, 이제부터 추억 여행을 시작합니다 1123 01:21:04.986 --> 01:21:06.460 손잡고 걸어야 되는 거 아니에요? 1124 01:21:06.460 --> 01:21:09.229 - 어떻게 가는 거에요? 아, 여기 레일로 가는 거예요? - 여기로, 네 1125 01:21:12.497 --> 01:21:13.190 오케이, 오케이 1126 01:21:13.967 --> 01:21:18.339 - 김덕순, 고만복, 이름도 굉장히 예스럽네요 - 어, 나도 이 교복 하복 입었었어요 1127 01:21:18.368 --> 01:21:21.421 아, 그래요? 저도 입었던 것 같아요, 중학교 때 1128 01:21:21.580 --> 01:21:25.563 고등학생 언니들은 교복 허리가 이렇게 잘록하고 중학생 교복은 통자였거든요 1129 01:21:25.860 --> 01:21:28.969 날라리, 노는 애들은 그걸 고등학생처럼 줄였어, 허리를 1130 01:21:28.969 --> 01:21:34.103 그러다 꼭 등굣길에 걸려서 혼나고 그랬던 것 같아, 내가 기억이 나 1131 01:21:36.570 --> 01:21:37.832 아, 여기 좋네 1132 01:21:39.270 --> 01:21:40.151 추억 속으로 1133 01:21:44.623 --> 01:21:45.217 도착 1134 01:21:47.138 --> 01:21:48.530 이건 좀 극장 같은데? 1135 01:21:49.378 --> 01:21:50.972 네, 안녕하세요 1136 01:21:50.991 --> 01:21:51.684 아, 입장권이 필요하구나 1137 01:21:59.714 --> 01:22:02.457 - 여기 잘 만들어놨네 - 진짜, 잘 만들었어요 1138 01:22:03.378 --> 01:22:05.021 - 아, 중앙극장이구나 - 중앙극장 1139 01:22:06.130 --> 01:22:07.051 광장호프 1140 01:22:07.051 --> 01:22:09.863 옛날에 영화관 가면 대한 뉴스도 있고 그랬죠 1141 01:22:19.892 --> 01:22:21.595 맞아, 옛날 벽이 이렇게 낮았는데 1142 01:22:21.684 --> 01:22:23.100 어? 이 음악은 뭐냐? 1143 01:22:23.863 --> 01:22:25.962 음악이 신난다! 1144 01:22:29.387 --> 01:22:30.640 디스코장 이런 건가 봐 1145 01:22:31.046 --> 01:22:31.759 롤라장인가? 1146 01:22:31.927 --> 01:22:32.571 여기는 고고장이에요 1147 01:22:32.759 --> 01:22:33.967 고고장? 1148 01:22:34.066 --> 01:22:35.650 나이트클럽 같은 거예요, 옛날에는 1149 01:22:35.650 --> 01:22:37.630 고고! 고고장! 1150 01:22:39.665 --> 01:22:40.853 디제이 박스도 있네 1151 01:22:44.358 --> 01:22:47.328 - 번안가요 이런 거 있고 그랬죠 - 봉식 씨는 옛날에 놀러 다녔어요? 춤 좀 췄어요? 1152 01:22:47.328 --> 01:22:48.357 그때 우리 만났잖아 1153 01:22:48.743 --> 01:22:51.377 - 만났다니요, 혼자 날 봤겠지 - 어, 내가 혼자 본 거지 1154 01:22:51.634 --> 01:22:53.387 나는 우리가 만났다고 생각했는데 1155 01:22:54.238 --> 01:22:55.634 그때 무슨 춤 췄어요? 1156 01:22:55.941 --> 01:22:57.753 - 그냥 뭐, 그냥 춤 췄죠 - 네? 1157 01:23:13.615 --> 01:23:15.149 그때 무슨 춤 췄어요? 1158 01:23:15.318 --> 01:23:17.255 - 그냥 뭐, 그냥 춤 췄죠 - 네? 1159 01:23:17.769 --> 01:23:19.215 한번 춤 춰 봐요 1160 01:23:19.482 --> 01:23:20.740 아, 난 춤 잘 못 췄어 1161 01:23:20.740 --> 01:23:21.522 어떻게 췄어요? 1162 01:23:21.522 --> 01:23:22.156 그냥 췄어요 1163 01:23:22.373 --> 01:23:23.581 어떻게? 그렇게 췄어? 1164 01:23:23.779 --> 01:23:24.373 그냥 췄어요 1165 01:23:24.492 --> 01:23:25.710 어떻게? 그렇게 췄어? 1166 01:23:29.680 --> 01:23:31.245 그래서 언니가 못 봤구나 1167 01:23:32.720 --> 01:23:34.116 이렇게 추면 봉식 씨한테 누가 가? 1168 01:23:34.809 --> 01:23:36.096 이렇게, 이렇게 춰야지, 이렇게 1169 01:23:36.641 --> 01:23:37.472 확실히 태가 다르네 1170 01:23:38.245 --> 01:23:39.443 그땐 다들 이렇게 추지 않았어? 1171 01:23:45.413 --> 01:23:46.651 말춤 이렇게 추고? 1172 01:23:50.017 --> 01:23:50.819 다음 장소로 갑시다! 1173 01:23:52.275 --> 01:23:53.384 오, 영선 씨 아직 살아있네 1174 01:23:58.374 --> 01:23:59.443 추억의 학교 1175 01:24:02.205 --> 01:24:03.275 어? 여기 학교다 1176 01:24:05.562 --> 01:24:08.364 - 신발 벗어, 실내화 신어야지 - 어, 실내화가 있네 1177 01:24:08.532 --> 01:24:11.997 하얀색 실내화인데 일주일에 한 번씩 월요일마다 선생님이 검사했잖아 1178 01:24:11.997 --> 01:24:14.037 - 그래서 더러운 애들 맨날 혼났잖아요 - 맞아, 정말 그랬어 1179 01:24:14.037 --> 01:24:15.096 선생님이 여기 때렸어, 여기 1180 01:24:15.452 --> 01:24:16.868 어, 그랬어요, 그 선생님은? 1181 01:24:16.868 --> 01:24:19.086 우리는 이렇게 무릎 꿇고 책상에 앉는 벌 받았어요 1182 01:24:20.532 --> 01:24:22.819 - 그래, 흰색 운동화에 또 이런 거 쓰잖아 - 신주머니 1183 01:24:23.155 --> 01:24:26.056 신주머니 있고, 맞아 1184 01:24:29.205 --> 01:24:30.373 여기 진짜 학교다 1185 01:24:31.918 --> 01:24:32.492 책가방 1186 01:24:33.254 --> 01:24:33.977 도시락통 1187 01:24:40.492 --> 01:24:41.235 교복 있다! 1188 01:24:41.452 --> 01:24:43.205 - 교복 한 번 입어볼까요? - 교복 한 번 입어볼까요? 1189 01:24:54.442 --> 01:24:55.304 단추도 없어 1190 01:24:55.650 --> 01:24:56.868 내가 단추를 잘못 달았나? 1191 01:24:57.541 --> 01:24:59.730 - 아니야, 제대로 했는데? - 내가 단추를 잘못 달았어? 1192 01:24:59.819 --> 01:25:01.631 어, 봉식 씨 스킬이 아주 좋아요 1193 01:25:01.631 --> 01:25:03.284 봉식 씨가 일부러 풀었어요, 단추를 1194 01:25:05.165 --> 01:25:07.145 어, 멋있네, 교복 잘 어울리네 1195 01:25:07.155 --> 01:25:07.809 거울 없나? 1196 01:25:08.086 --> 01:25:11.334 사람이 인물이 있으니까 참 잘 어울린다 1197 01:25:11.651 --> 01:25:12.651 사진 좀 찍어줄까요? 1198 01:25:13.304 --> 01:25:14.839 - 카메라 있어? - 카메라 저 안에 있어요 1199 01:25:17.789 --> 01:25:23.314 - 아, 우리 정말 그 아날로그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야지? - 그렇지 1200 01:25:41.275 --> 01:25:43.195 한 번 제가 영선이 찍어줄게요 1201 01:25:50.572 --> 01:25:52.671 여기 이렇게 자기 이름 새기고 그랬었잖아 1202 01:25:53.398 --> 01:25:55.695 어, 그러네, 맞아요 1203 01:25:56.002 --> 01:25:59.631 아, 책상 진짜 조그맣다, 옛날에는 되게 크게 느껴졌는데 1204 01:26:03.898 --> 01:26:05.770 영선아, 모르는 거 있으면 물어봐 1205 01:26:06.796 --> 01:26:07.850 알았어, 반장 1206 01:26:08.657 --> 01:26:11.127 - 월말고사가 다가오잖아 - 응, 알았어 1207 01:26:11.127 --> 01:26:14.103 내가 너한테 무슨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있으면 얘기해 1208 01:26:14.162 --> 01:26:18.345 반장, 그러면 시험 볼 때 좀 보여줘, 답안지 좀 1209 01:26:18.751 --> 01:26:19.746 응, 그래 1210 01:26:19.934 --> 01:26:23.207 - 응, 선생님한테 이르지 말고, 치사하게 - 아, 내가 왜 일러? 1211 01:26:23.385 --> 01:26:24.118 알았어 1212 01:26:28.583 --> 01:26:30.915 어머, 얘, 너 이거 기억나니? 1213 01:26:31.844 --> 01:26:35.097 - 너 이거 아니? - 교실에 들어오더니 영선 씨 옛날 말투가 살아나네 1214 01:26:35.483 --> 01:26:39.830 - 이거 딱 선 그어 놓고 '야, 너 여기 넘어오지 마' 이랬었잖아요 - 어, 여기 선 그어 놨네 1215 01:26:40.553 --> 01:26:44.136 그런 다음에 지우개, 손가락 이렇게 아니, 지우개가 이렇게 넘어가잖아요 1216 01:26:44.255 --> 01:26:45.869 '야, 지우개 넘어왔어, 이제 내 거야' 1217 01:26:46.929 --> 01:26:50.404 - 그리고 짝꿍이 선 넘어오면 손가락 자르면서 '야!' 이랬었지 - 어, 맞아, 맞아 1218 01:26:55.445 --> 01:26:55.984 야! 1219 01:27:14.325 --> 01:27:19.800 - 나이가 비슷하면은 서로 함께 추억하고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이 많죠 - 나이가 비슷하면 장점이 많죠 1220 01:27:59.069 --> 01:28:00.207 저게 찌개예요, 그럼? 1221 01:28:05.841 --> 01:28:06.593 갈치가 통째로 다 들어갔어 1222 01:28:07.286 --> 01:28:09.088 - 비주얼 봐 - 나 저런 건 처음 봤어 1223 01:28:16.168 --> 01:28:17.197 통갈치다! 1224 01:28:21.128 --> 01:28:23.217 - 이거 문어도 드셔보세요 - 네 1225 01:28:24.999 --> 01:28:30.168 - 지금 바짝 안 익었을 때 먹으면 더 부드럽고 맛있을 것 같아요 - 네 1226 01:28:31.128 --> 01:28:32.168 - 됐어요, 그만 잘라도 돼요 - 네 1227 01:28:33.791 --> 01:28:35.385 - 어, 문어 맛있겠다 - 진짜 맛있겠다 1228 01:28:36.950 --> 01:28:39.078 맛있죠? 그럴 것 같았어요 1229 01:28:43.772 --> 01:28:44.772 국물 더 드릴까요? 1230 01:28:44.772 --> 01:28:45.950 - 네, 조금만 주세요 - 네 1231 01:28:47.712 --> 01:28:56.128 - 갈치는 지느러미 있는 데를 스푼으로 이렇게 양쪽을 이렇게 자른 다음에 - 네, 자른 다름에요 1232 01:28:56.286 --> 01:29:00.316 - 네, 그러면 거기 가시 있는 데가 쏙쏙쏙쏙 빠지잖아요 - 아, 그래서 가시를 걷어내는 거구나 1233 01:29:00.316 --> 01:29:03.574 네, 그 가시를 이렇게 빼고 그 다음에 숟가락으로 이렇게 하면 돼요 1234 01:29:04.692 --> 01:29:08.524 - 아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 - 네, 윗뼈 부분, 위에 이렇게 들춰서 드시면 돼요 1235 01:29:08.524 --> 01:29:09.405 - 이렇게요? - 네, 맞아요 1236 01:29:09.999 --> 01:29:10.653 살 두툼해 1237 01:29:12.267 --> 01:29:14.267 맛있겠다! 1238 01:29:18.484 --> 01:29:19.940 아, 되게 살이 연하다 1239 01:29:29.613 --> 01:29:32.415 - 음, 갈치 진짜 맛있다! - 네, 정말 맛있어요 1240 01:29:35.385 --> 01:29:37.138 영선 언니가 먹을 때도 저렇게 상대 얼굴을 보면서 먹어 1241 01:29:37.138 --> 01:29:38.425 이야, 정말 그렇네 1242 01:29:38.425 --> 01:29:39.306 왜 그래? 왜 그래? 1243 01:29:39.306 --> 01:29:41.128 저것도 굉장히 고급 기술인데요? 1244 01:29:41.128 --> 01:29:44.465 - 먹을 때 상대방을 쳐다보면서 먹는다고요? - 그러니까 내 말이요 1245 01:29:48.960 --> 01:29:50.603 조사를 정말 많이 해오셨네요 1246 01:29:54.583 --> 01:29:55.405 진짜 맛있어 1247 01:29:57.435 --> 01:29:58.613 왜 이걸 먹는지 알겠어 1248 01:29:58.970 --> 01:29:59.960 그러게 말이에요 1249 01:30:02.732 --> 01:30:07.732 오늘 어떠셨어요? 오늘 제가 안내한 코스가 마음에 드셨어요? 1250 01:30:07.732 --> 01:30:10.049 네, 정말 많이 신경 쓰셨더라고요, 좋았어요 1251 01:30:10.920 --> 01:30:13.702 - 저녁 식사까지 맛있는 걸로 먹고 - 네 1252 01:30:14.722 --> 01:30:15.435 고마워요 1253 01:30:17.415 --> 01:30:21.227 이제 이 갈치를 먹을 때마다 저는 오늘 생각이 나겠죠 1254 01:30:21.712 --> 01:30:23.593 네, 저도 그럴 것 같아요 1255 01:30:37.593 --> 01:30:38.365 드디어 도착 1256 01:30:38.989 --> 01:30:39.712 그러게 말이에요 1257 01:30:42.613 --> 01:30:44.059 - 예쁘죠? - 네 1258 01:30:45.098 --> 01:30:48.633 - 어, 여름에 오면 할 수 있는 게 굉장히 많겠어요 - 네 1259 01:30:50.187 --> 01:30:51.187 풀들도 있고 1260 01:30:51.712 --> 01:30:53.663 그럼 두분 오늘이 첫날밤인 거예요? 1261 01:30:55.356 --> 01:30:56.108 드디어 도착 1262 01:30:56.722 --> 01:30:57.465 그러게 말이에요 1263 01:31:00.415 --> 01:31:01.969 - 예쁘죠? - 네 1264 01:31:02.861 --> 01:31:06.356 - 어, 여름에 오면 할 수 있는 게 굉장히 많겠어요 - 네 1265 01:31:07.871 --> 01:31:08.950 풀들도 있고 1266 01:31:09.494 --> 01:31:11.465 그럼 두분 오늘이 첫날밤인 거예요? 1267 01:31:11.465 --> 01:31:12.128 아니에요 1268 01:31:12.158 --> 01:31:13.316 첫날밤이 아니에요? 1269 01:31:13.999 --> 01:31:14.593 아니요 1270 01:31:27.128 --> 01:31:28.475 이거 봐, 같이 들어가잖아 1271 01:31:34.128 --> 01:31:36.732 이거보다 높으면 땀나서 못 자 1272 01:31:38.564 --> 01:31:39.940 이쪽에서, 이쪽에서 1273 01:31:39.960 --> 01:31:41.039 - 이쪽에다? - 네 1274 01:31:41.336 --> 01:31:42.673 옆으로? 오른쪽으로? 1275 01:31:49.900 --> 01:31:50.950 - 끝이야? 끝이에요? - 이건 아니야 1276 01:31:50.950 --> 01:31:52.044 - 끝이야? - 이건 아니야! 1277 01:31:52.044 --> 01:31:53.434 이렇게 끝나면 안 돼! 1278 01:31:54.009 --> 01:31:54.583 안 돼! 1279 01:31:54.891 --> 01:32:00.356 이 VCR 다음에 바로 다음 날 아침이 나오면 저는 녹화 거부하겠습니다 1280 01:32:02.841 --> 01:32:03.920 저도 거부하겠습니다 1281 01:32:05.286 --> 01:32:09.039 - 보세요, 궁금하면 계속 보세요 - 자 1282 01:32:10.039 --> 01:32:12.554 혹시나 또 자다가 올라올 생각하지 마시고! 1283 01:32:15.128 --> 01:32:17.395 - 봉식 씨! - 예 1284 01:32:21.376 --> 01:32:23.049 우리 이거랑 같이 해서 밥 먹어요 1285 01:32:23.098 --> 01:32:24.123 - 아, 예 - 제가 많이 땄죠? 1286 01:32:24.123 --> 01:32:25.673 - 어, 굉장히 많이 따셨네요 - 맛있을 것 같죠? 1287 01:32:28.286 --> 01:32:30.148 계란 프라이 너무 잘하셨다 1288 01:32:48.172 --> 01:32:48.924 Can I have a hug? 1289 01:32:51.059 --> 01:32:51.870 Can I have a hug? 1290 01:32:59.871 --> 01:33:03.178 마지막 사랑은 곧 올 것 같아요 1291 01:33:23.435 --> 01:33:24.979 오빠는 제주도 몇 번 왔었어? 1292 01:33:27.445 --> 01:33:27.965 누구랑? 1293 01:33:28.682 --> 01:33:30.702 - 솔직하게? - 응, 솔직하게 1294 01:33:30.841 --> 01:33:34.138 왜 이렇게 봉식이 형이 보고 싶지? 1295 01:33:41.088 --> 01:33:42.880 내가 오빠의 첫사랑이야? 1296 01:33:43.524 --> 01:33:46.316 첫사랑의 정의를 내가 잘 모르겠어 1297 01:33:46.801 --> 01:33:47.955 뻥치지 마 1298 01:33:47.955 --> 01:33:50.376 그럼 그때 나한테 얘기했던 고등학교 때 그 누나는 누구야?