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 00:00:07.419 --> 00:00:08.119 진짜? 2 00:00:08.657 --> 00:00:09.657 진짜? 나한테? 3 00:00:13.275 --> 00:00:14.825 설레, 솔직히 4 00:00:18.268 --> 00:00:20.168 - 설레고, 두려워 - 두려워? 5 00:00:20.469 --> 00:00:22.169 저 소개팅을 해본 적이 없어요 6 00:00:24.280 --> 00:00:25.780 계속 목이 마르네 7 00:00:25.957 --> 00:00:28.357 - 입술도 건조해졌어 - 긴장돼서? 8 00:00:29.019 --> 00:00:30.969 내가 이렇게 긴장할 때도 있다니... 9 00:00:31.942 --> 00:00:33.442 꽃다발 정말 감사해요 10 00:00:33.540 --> 00:00:34.340 아 네, 마음에 드셨어요? 11 00:00:34.569 --> 00:00:35.569 네,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12 00:01:08.285 --> 00:01:13.685 이제 누가 어떤 분과 소개팅을 하게 될지 13 00:01:13.896 --> 00:01:16.134 "이제 나는 소개팅은 안 해" 그러지 말고 14 00:01:16.451 --> 00:01:19.051 소개팅한다고 무조건 사귀고 게 아니에요 15 00:01:19.554 --> 00:01:21.454 프로그램을 통해서 16 00:01:21.986 --> 00:01:25.986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는 건 매우 소중한 거예요 17 00:01:26.036 --> 00:01:31.604 이런 기회가 아니면 다양한 사람들을 소개 받는 게 어려우니까요 18 00:01:32.037 --> 00:01:33.337 그러니까 너무 부담을 갖지는 말고 19 00:01:33.637 --> 00:01:35.787 편안하게 소개팅을 받아도 될 거 같아요 20 00:01:36.085 --> 00:01:37.985 이제 누가 어떤 분과 만나서 21 00:01:38.112 --> 00:01:41.762 한바탕 소동이 벌어질 지 기대를 해 보겠습니다 22 00:01:42.419 --> 00:01:45.069 끝까지 한번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23 00:01:51.880 --> 00:01:54.330 이혼이라는 게 참 쉬운 일이 아니에요 24 00:02:07.401 --> 00:02:08.951 제가 아들을 25 00:02:11.549 --> 00:02:14.984 키우지 않으려고 한국에 혼자 들어온 게 아닌데 26 00:02:14.984 --> 00:02:19.034 아이가 미국에 있으면 사랑도 많이 받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27 00:02:19.064 --> 00:02:24.564 여러 환경들을 따져보고 아이가 미국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결정한 거지만 28 00:02:24.683 --> 00:02:26.633 그럼에도 가슴이 아픈 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29 00:02:42.037 --> 00:02:45.887 정말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다시 결혼하겠지 30 00:02:46.997 --> 00:02:47.597 또 다시 사랑을 시작하기가 두려워 31 00:02:49.374 --> 00:02:50.374 결국 이혼했으니까 32 00:03:10.887 --> 00:03:12.137 - 이 행사는 뭐야? 패션쇼? - 응 33 00:03:14.737 --> 00:03:16.087 패션쇼 행사구나 34 00:03:26.151 --> 00:03:27.151 영선 누나야? 35 00:03:37.785 --> 00:03:40.835 - 스타일이 좋으시네요 - 키도 커 보이는데요? 36 00:03:41.128 --> 00:03:42.278 옷 맵시도 좋아보인다 37 00:03:42.487 --> 00:03:45.187 밝은 색상의 수트가 잘 어울리신다 38 00:03:47.868 --> 00:03:50.368 턱선이 멋있으신데요? 39 00:03:56.235 --> 00:03:57.735 얼굴이 안 보이네 40 00:03:58.394 --> 00:03:59.394 누군지 궁금해진다 41 00:04:26.592 --> 00:04:28.792 영선언니 멋있다 42 00:04:29.666 --> 00:04:31.716 - 멋져요 - 진짜 멋있다 43 00:04:53.018 --> 00:04:54.018 하나, 둘, 셋 44 00:04:54.872 --> 00:04:58.572 특이한 인체의 무늬가 너무 좋아요 45 00:04:59.468 --> 00:05:01.468 끝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46 00:05:04.118 --> 00:05:05.468 어떤 사람이 너한테 전해 달래 47 00:05:09.268 --> 00:05:11.818 - 어떤 사람이 너한테 전해 달래 - 진짜? 48 00:05:12.850 --> 00:05:14.050 나한테? 정말로? 49 00:05:15.957 --> 00:05:17.057 너의 오랜 팬이래 50 00:05:18.219 --> 00:05:19.119 놀랍지? 51 00:05:19.768 --> 00:05:20.768 웬일이야 52 00:05:21.268 --> 00:05:21.968 축하해 53 00:05:22.268 --> 00:05:23.268 너 아직 인기 많다 54 00:05:24.183 --> 00:05:25.183 누가 준 건지 알아? 55 00:05:25.322 --> 00:05:27.659 아니 꽃다발만 주고 가버려서 얼굴을 못 봤어 56 00:05:30.205 --> 00:05:32.055 웬일이야 꽃다발 너무 예쁘다 57 00:05:37.805 --> 00:05:40.455 - 꽃이 굉장히 고급스럽다 - 진짜 예쁘다 58 00:06:18.505 --> 00:06:20.955 - 화장을 자연스럽고 화사하게 할게요 - 자연스럽게 해주세요 59 00:06:21.905 --> 00:06:25.055 동민 오빠가 나한테 꽃다발을 주길래 60 00:06:25.373 --> 00:06:28.023 왜 꽃다발을 주지 오빠가 선물 받은 꽃을 61 00:06:28.023 --> 00:06:31.416 나한테 주는 건가 이렇게 생각했는데 62 00:06:31.671 --> 00:06:34.571 꽃다발을 나한테 대신 전해 달라고 누군가 오빠한테 부탁했다는 거야 63 00:06:34.655 --> 00:06:36.555 누가 두고 갔는지 오빠한테 물어봤더니 모른다고 하더라고 64 00:06:36.755 --> 00:06:39.505 그래서 꽃다발 안쪽을 보니까 쪽지가 있길래 65 00:06:39.899 --> 00:06:41.549 내가 오빠한테 66 00:06:41.966 --> 00:06:43.566 소개팅하기로 한 상대가 주고 간 거 같다 67 00:06:43.610 --> 00:06:45.860 잘생겼었냐고 물어봤는데 얼굴을 못 봤대 68 00:06:46.075 --> 00:06:49.925 오빠한테 키는 컸냐고 물어보니까 기억 안 난다고 하더라고 69 00:06:50.155 --> 00:06:51.105 언니 키가 크니까 70 00:06:51.155 --> 00:06:52.155 그 소개팅 상대도 키도 커야 좋을 텐데 71 00:06:52.930 --> 00:06:58.180 정말 오랜만에 저렇게 크고 예쁜 꽃다발 받아본다 72 00:06:58.420 --> 00:07:00.870 게다가 쪽지까지 있어서 더 감동이야 73 00:07:02.114 --> 00:07:06.064 언니 오늘 설레 보여요 평소랑 약간 다른 느낌이에요 74 00:07:07.312 --> 00:07:09.462 - 솔직히 설레 - 설레 보여요 75 00:07:10.180 --> 00:07:15.280 근데 조금 재밌기도 하고 인상 깊었던 게 쪽지에 다니엘이라고 이름을 남겼더라고 76 00:07:15.402 --> 00:07:17.252 영어 이름이길래 교포인가 했어 77 00:07:17.368 --> 00:07:19.718 연예인들 중에도 '다니엘'이라는 이름을 쓰는 사람들 많이 있지? 78 00:07:19.765 --> 00:07:21.415 네, 요즘 인기가 많은 이름이잖아요 79 00:07:21.780 --> 00:07:22.680 누가 있더라? 80 00:07:22.731 --> 00:07:24.781 - 강다니엘이 요즘 제일 인기가 많대요 - 누구? 81 00:07:25.017 --> 00:07:25.867 강다니엘? 82 00:07:26.517 --> 00:07:28.667 신인인구나 누군지 잘 모르겠네 검색해봐야겠다 83 00:07:28.717 --> 00:07:29.567 잘생겼어? 84 00:07:29.567 --> 00:07:31.557 요즘 강다니엘이 인기 제일 많아요 85 00:07:31.617 --> 00:07:32.617 그렇구나 86 00:07:32.717 --> 00:07:33.467 엄청 유명해요 87 00:07:33.479 --> 00:07:37.079 - 그 정도로 인기가 많아? - 그럼요, 이름만 들어도 다 알아요 88 00:07:38.264 --> 00:07:39.114 강다니엘? 89 00:07:40.617 --> 00:07:42.417 이 사람이 강다니엘이야? 90 00:07:42.495 --> 00:07:43.795 네, 맞아요 91 00:07:43.847 --> 00:07:44.427 야, 92 00:07:45.367 --> 00:07:46.167 귀엽죠? 93 00:07:46.267 --> 00:07:47.917 1996년생이네 94 00:07:47.991 --> 00:07:50.691 거의 아들이야 나한테는 아들뻘이야 95 00:07:50.816 --> 00:07:52.130 세상에 나랑 몇 살 차이 나는 거야? 96 00:07:52.180 --> 00:07:53.830 근데 엄청 귀엽다 97 00:07:53.930 --> 00:07:55.430 요즘 제일 인기가 많다고 하더라구요 98 00:07:57.042 --> 00:07:58.917 너무 귀엽다, 아기같아 99 00:07:59.455 --> 00:08:01.705 설마.. 혹시 강다니엘이 소개팅 상대는 아니겠지? 100 00:08:02.755 --> 00:08:04.605 말도 안되는 소리지? 101 00:08:06.424 --> 00:08:07.424 강다니엘이 소개팅 상대면 좋겠다 102 00:08:08.042 --> 00:08:09.342 강다니엘하고 닮은 사람이면 좋겠네요 103 00:08:09.342 --> 00:08:11.200 그러게, 그러면 좋겠다 104 00:08:18.916 --> 00:08:20.616 어떻게 강다니엘을 모르냐 105 00:08:28.557 --> 00:08:29.557 영선이 소개팅 한다며 106 00:08:32.623 --> 00:08:33.623 준비는 잘 되어 가? 107 00:08:34.623 --> 00:08:35.723 너 지금 예쁘다 108 00:08:37.735 --> 00:08:38.735 저기에 있는 꽃다발은 뭐야? 109 00:08:40.446 --> 00:08:43.982 아까 패션쇼 끝났을 때 동민 오빠가 꽃다발을 줬어 110 00:08:44.032 --> 00:08:46.682 누가 나한테 꽃을 전달해주라고 했다는 거야 111 00:08:47.473 --> 00:08:48.205 꽃다발 봐도 돼? 112 00:08:48.255 --> 00:08:49.055 그럼 113 00:08:49.123 --> 00:08:50.023 꽃다발 너무 예쁘다 114 00:08:50.023 --> 00:08:50.723 꽃다발 예쁘지? 115 00:08:55.095 --> 00:08:56.295 꽃다발 선물받아서 설레겠다 116 00:08:57.943 --> 00:08:59.343 설레고 두려워 117 00:08:59.343 --> 00:09:00.276 두려워? 118 00:09:00.573 --> 00:09:01.573 나 소개팅을 해본 적이 없어서 119 00:09:02.623 --> 00:09:04.073 소개팅 해본 적이 없었구나 120 00:09:12.018 --> 00:09:14.518 두 번째 결혼을 하게 된다면 121 00:09:14.573 --> 00:09:15.823 이제는 이혼하면 안 되는 거라고 생각해요. 122 00:09:15.923 --> 00:09:17.573 또 이혼한다면 그건 나한테 문제가 있다는 거니까요 123 00:09:17.697 --> 00:09:19.197 두 번, 세 번 이혼한다는 것은 124 00:09:39.277 --> 00:09:40.427 소개팅에 어떤 사람이 나올까? 125 00:09:44.079 --> 00:09:45.329 어떤 성격의 사람이 나왔으면 좋겠어? 126 00:09:45.736 --> 00:09:48.036 마음이 너그러운 사람이 나왔으면 좋겠어 127 00:09:48.273 --> 00:09:49.973 예민하기보다는 이해심이 많고 128 00:09:50.223 --> 00:09:52.573 잘 이해해주고 마음이 넓은 사람 129 00:09:52.714 --> 00:09:58.314 이 나이에 별 것도 아닌 것으로 기싸움하고 이러면 정말 피곤하잖아 130 00:09:58.473 --> 00:09:59.473 이 나이에 그럴 일은 아닌 거 같아 131 00:10:00.523 --> 00:10:01.373 맞아 132 00:10:12.720 --> 00:10:13.369 어머 133 00:10:17.173 --> 00:10:17.873 거울이 깨졌어 134 00:10:21.123 --> 00:10:21.873 거울이 깨졌어 135 00:10:23.943 --> 00:10:24.693 거울이 깨졌어 136 00:10:28.973 --> 00:10:30.173 오늘 소개팅인데 재수 없는 거 아니야? 137 00:10:30.723 --> 00:10:31.723 오늘 소개팅인데 재수 없는 거 아니야? 138 00:10:43.313 --> 00:10:44.463 거울이 깨지면 찜찜하지 139 00:10:47.349 --> 00:10:48.599 어머, 거울이 깨졌어 140 00:10:48.948 --> 00:10:50.098 재수 없는 거 아니야? 141 00:10:50.223 --> 00:10:50.823 아니야 142 00:10:50.918 --> 00:10:53.218 오히려 좋은 일이 생길 수 있어 143 00:10:53.723 --> 00:10:54.723 다시 출발할게? 144 00:11:02.766 --> 00:11:07.191 - 거울이 깨져서 계속 신경이 쓰인다 - 아니야 145 00:11:07.191 --> 00:11:11.373 거울이 깨지는 것은 액운이 나간다는 뜻일 수도 있어 146 00:11:12.073 --> 00:11:14.623 아닌데, 나 거울 깨지고 좋은 일이 없었는데 147 00:11:15.623 --> 00:11:17.223 부정적인 생각은 하지 말자 148 00:11:21.056 --> 00:11:22.056 나쁜 일 생기지 않을 거야 149 00:11:23.973 --> 00:11:25.373 게속 목이 마르네 150 00:11:25.508 --> 00:11:27.508 - 입술도 건조해졌어 - 긴장해서? 151 00:11:28.992 --> 00:11:30.942 내가 이렇게 긴장할 때도 있네 152 00:11:31.001 --> 00:11:32.051 자연스러운 현상이야 153 00:11:32.073 --> 00:11:36.423 패션쇼 할 때도 별로 긴장 안하는데 154 00:11:40.873 --> 00:11:43.173 - 지금 모습이 보기가 좋아 - 생각보다 엄청 긴장되네 155 00:11:45.287 --> 00:11:46.287 나도 긴장된다 156 00:11:46.923 --> 00:11:48.673 네가 소개팅 하는 건데 내가 왜 긴장되지? 157 00:12:26.973 --> 00:12:28.123 영선씨 아름다우시다 158 00:12:29.623 --> 00:12:30.873 영선씨 소녀같아 보여요 159 00:12:37.473 --> 00:12:39.373 소개팅 가는 길에는 다 예뻐보이나봐요 160 00:12:39.623 --> 00:12:40.923 - 맞아요 - 아름다워요 161 00:12:41.349 --> 00:12:43.499 설렘이 얼굴에서 보이나봐 162 00:13:20.867 --> 00:13:22.217 안녕하세요 163 00:13:22.866 --> 00:13:24.066 반갑습니다 164 00:13:27.022 --> 00:13:28.172 저희 악수할까요? 165 00:13:29.350 --> 00:13:30.350 저희 악수할까요? 166 00:13:36.222 --> 00:13:37.972 - 저 남성분도 모델이세요? - 키가 크시다 167 00:13:38.104 --> 00:13:41.054 - 영선언니도 하이힐 신었는데 - 남자분 모델처럼 키가 크시다 168 00:13:41.722 --> 00:13:42.572 남자분 모델같아 169 00:13:42.600 --> 00:13:44.950 남자분 의상이 범상치 않으세요 170 00:13:45.722 --> 00:13:46.422 남자분 목소리도 좋아요 171 00:13:47.172 --> 00:13:47.822 멋있다 172 00:13:49.122 --> 00:13:51.472 배우 김명민씨 닮지 않았어요? 173 00:14:02.937 --> 00:14:04.237 아침에 패션쇼 잘 봤어요 174 00:14:05.388 --> 00:14:07.138 꽃다발 너무 감사해요 175 00:14:07.322 --> 00:14:08.172 마음에 드셨어요? 176 00:14:08.272 --> 00:14:10.472 네,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177 00:14:19.172 --> 00:14:20.972 패션쇼는 어떠셨어요? 178 00:14:21.122 --> 00:14:22.122 아주 좋았습니다. 179 00:14:22.222 --> 00:14:24.772 의상들도 좋았고 물 흐르듯이 걸으시더라구요 180 00:14:26.772 --> 00:14:31.072 어린 모델들 사이에 제가 있어서 늙어 보이는 게 티 나지 않았어요? 181 00:14:31.572 --> 00:14:32.572 아니요,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. 182 00:14:33.272 --> 00:14:33.872 다행이네요 183 00:14:33.890 --> 00:14:37.290 근데 유일하게 앞에서 웃으면서 퇴장하더라고요. 184 00:14:37.430 --> 00:14:39.730 - 다른 모델들은 웃지 않았나요? - 네, 전혀 웃고 있지 않았어요 185 00:14:52.322 --> 00:14:53.172 그 모습이 멋있었어요 186 00:14:53.272 --> 00:14:54.122 감사합니다 187 00:15:02.343 --> 00:15:05.193 세 번째로 만나니까 더 특별하네요 188 00:15:15.484 --> 00:15:16.484 세 번째 만남? 189 00:15:17.722 --> 00:15:18.722 세 번째 만남? 190 00:15:19.372 --> 00:15:19.922 뭐지? 191 00:15:21.072 --> 00:15:23.722 세 번째로 만나니까 더 특별하네요 192 00:15:24.672 --> 00:15:26.372 저와 세 번 만나셨어요? 193 00:15:26.422 --> 00:15:27.072 네, 맞아요 194 00:15:27.672 --> 00:15:28.672 저와 세 번 만나셨어요? 195 00:15:28.772 --> 00:15:29.372 네, 맞아요 196 00:15:29.772 --> 00:15:30.772 박영선씨 197 00:15:35.772 --> 00:15:38.222 영선씨 지금 진짜로 놀랐는데? 198 00:15:43.401 --> 00:15:45.451 오래 전에 제가 대학생 때 199 00:15:45.919 --> 00:15:48.619 무도회장에 친구와 춤을 추러 갔었는데 그 곳에 박영선씨도 계셨어요 200 00:15:48.813 --> 00:15:50.663 다들 박영선씨가 한국 최고의 모델이라고 얘기했어요 201 00:15:50.672 --> 00:15:51.572 무도회장에서 처음 뵙고 202 00:15:51.650 --> 00:15:52.229 네 203 00:15:52.722 --> 00:15:56.472 두 번째는 바에서 만났었는데 204 00:15:56.783 --> 00:15:58.733 친구들하고 술을 마시고 계셨어요 205 00:16:02.322 --> 00:16:03.772 아는 척은 전혀 안했었지만 206 00:16:04.222 --> 00:16:05.622 아는 척은 전혀 안했었지만 207 00:16:07.447 --> 00:16:09.047 - 그리고 오늘이 세 번째 만남이네요 - 아 그랬구나... 208 00:16:13.049 --> 00:16:14.360 ....갑자기 조금 덥네요 209 00:16:14.615 --> 00:16:15.815 조금 더우신가봐요 210 00:16:19.454 --> 00:16:19.986 그랬구나 211 00:16:22.670 --> 00:16:23.269 그랬구나 212 00:16:26.054 --> 00:16:27.304 예전 모습에서 어떻게 하나도 변하지 않으셨어요? 213 00:16:27.361 --> 00:16:29.611 예전 모습과 똑같아 보이나요? 아니에요 이제는 늙었죠 214 00:16:29.815 --> 00:16:32.065 세월에 따라 우리 함께 늙어가는거죠 215 00:16:33.268 --> 00:16:35.618 제가 생각해도 예전 모습에서 많이 바뀌지는 않은 것 같아요 216 00:16:35.677 --> 00:16:37.977 제가 생각해도 예전 모습에서 많이 바뀌지는 않은 것 같아요 217 00:16:38.972 --> 00:16:39.972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이 뭐에요? 218 00:16:40.272 --> 00:16:41.072 비결이요? 219 00:16:42.320 --> 00:16:44.320 행복한 일을 자꾸 찾으려고 해서 그런 거 같아요 220 00:16:44.690 --> 00:16:46.540 아니면 철이 안 들어서 그러나 221 00:16:49.072 --> 00:16:50.372 두 번째 이유가 맞는 거 같아요 222 00:16:50.538 --> 00:16:51.188 맞아요 223 00:16:51.402 --> 00:16:52.102 저도 아직 철들지 않았어요 224 00:16:52.170 --> 00:16:53.470 철들지 않으셨어요? 225 00:16:53.718 --> 00:16:57.568 철없으면 안되는데 저는 인자한 사람이 좋은데! 226 00:17:00.072 --> 00:17:02.072 어린 아이들이 양보는 더 잘하지 않나요? 227 00:17:02.072 --> 00:17:02.784 그런가요? 228 00:17:03.140 --> 00:17:04.140 요즘은 어른들이 더 싸우죠 229 00:17:04.450 --> 00:17:05.350 그런가.. 230 00:17:08.706 --> 00:17:10.106 소개팅은 많이 해보셨어요? 231 00:17:11.086 --> 00:17:12.736 저는 소개팅같은 232 00:17:14.844 --> 00:17:17.594 인위적인 만남은 233 00:17:17.951 --> 00:17:20.301 믿기 어렵겠지만 이번이 정말 처음이에요 234 00:17:20.322 --> 00:17:21.322 네, 믿기 어렵네요 235 00:17:21.393 --> 00:17:23.243 그래서 다소 어색하네요 236 00:17:27.347 --> 00:17:29.447 근데 전혀 긴장한 거 같지가 않아요. 237 00:17:29.601 --> 00:17:31.501 그래요? 지금 엄청 긴장한 상태에요 238 00:17:31.531 --> 00:17:34.081 그래서 자꾸 헛웃음이 나오네요 239 00:17:35.032 --> 00:17:36.632 좋아서 웃으시는 게 아니였군요 240 00:17:36.722 --> 00:17:38.322 좋아서 웃으시는 게 아니였군요 241 00:17:38.497 --> 00:17:41.747 좋은 감정도 있지만 긴장감이 더 커서요 242 00:17:41.800 --> 00:17:44.350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 지 잘 모르겠어요 243 00:17:46.358 --> 00:17:49.558 사실 저는 결혼하기 전에는 숙맥이어서 244 00:17:57.026 --> 00:17:59.576 소개팅도 많이 못 해봤고 245 00:17:59.720 --> 00:18:01.920 맞선도 본 적 없이 결혼했거든요 246 00:18:04.621 --> 00:18:07.472 실례되는 질문이지만... 언제 이혼하셨어요? 247 00:18:21.681 --> 00:18:25.781 저는 2010년 여름에 결혼 생활을 시작했고 248 00:18:26.222 --> 00:18:29.272 2011년 7월에 이혼했어요 249 00:18:37.178 --> 00:18:38.278 자녀는 있으신가요? 250 00:18:38.587 --> 00:18:40.537 딸이 한 명 있어요, 11살이고요 251 00:18:41.072 --> 00:18:42.072 딸이 몇 년생인 거죠? 252 00:18:42.321 --> 00:18:43.321 - 11살인 거면? - 2008년생이요 253 00:18:43.721 --> 00:18:45.021 2008년생이구나... 254 00:18:50.818 --> 00:18:52.357 아이는 지금 누구와 지내고 있나요? 255 00:18:52.357 --> 00:18:53.557 미국에서 아내와 함께 지내고 있어요 256 00:18:53.875 --> 00:18:54.875 그렇구나... 257 00:18:55.684 --> 00:18:56.834 그러면... 영선씨도 258 00:18:58.380 --> 00:18:59.380 자녀가 있으신가요? 259 00:18:59.736 --> 00:19:01.136 저는 아들 있어요 260 00:19:01.388 --> 00:19:01.874 몇 명이요? 261 00:19:01.874 --> 00:19:02.524 아들 한 명이요 262 00:19:02.532 --> 00:19:03.243 한 명이요? 263 00:19:07.149 --> 00:19:08.349 아들이 있어서 좋겠어요 264 00:19:10.684 --> 00:19:14.284 네, 좋죠, 매우 예쁘고 착하고 265 00:19:15.033 --> 00:19:16.033 또 귀여워요. 266 00:19:17.207 --> 00:19:20.257 저도 아이가 미국에 있어서 자주 못 보거든요 267 00:19:28.605 --> 00:19:31.355 아이들 얘기하니까 분위기가 무거워지네요 268 00:19:31.421 --> 00:19:32.421 - 그러네요.. - 그렇죠? 269 00:19:34.591 --> 00:19:35.941 저희 음료 마실까요? 270 00:19:35.958 --> 00:19:36.495 네 좋아요 271 00:19:38.519 --> 00:19:41.769 메뉴판이 1층에 있어서 내려가기 번거로울까봐 사진을 미리 찍어왔어요 272 00:19:42.041 --> 00:19:43.791 세심하시네요 273 00:19:45.054 --> 00:19:45.854 직업병이죠 274 00:19:48.354 --> 00:19:49.321 직업이 어떻게 되시는데요? 275 00:19:49.700 --> 00:19:54.528 저는 연구원이에요 미국에서 국제 정치학 전공으로 교수하다가 276 00:19:54.918 --> 00:19:56.718 2010년에 한국으로 귀국했어요 277 00:20:21.110 --> 00:20:26.521 그러면 외국에서 오래 공부하다가 한국으로 귀국하신 거잖아요 278 00:20:26.728 --> 00:20:28.028 불편한 점은 없으세요? 279 00:20:28.327 --> 00:20:30.277 처음 한국으로 귀국했을 때는 어색했어요 280 00:20:30.379 --> 00:20:34.193 예를 들자면 우리말도 문법이 많이 바뀌었잖아요 281 00:20:34.357 --> 00:20:36.507 연구원에서 동료들이 놀리는 게 282 00:20:36.707 --> 00:20:39.757 봉 박사님은 왜 옛날 문법 써요? 283 00:20:39.780 --> 00:20:43.530 - 1989년 이전에 통용되던 문법 어미를 써서 - 그러셨구나 284 00:20:43.571 --> 00:20:45.450 동료들이 많이 놀렸어요 285 00:20:45.450 --> 00:20:46.550 우리말이 많이 바뀌었죠? 286 00:20:46.559 --> 00:20:47.098 많이 바뀌었더라구요 287 00:20:47.171 --> 00:20:49.421 초등학교의 옛날 표현인 '국민학교'라는 단어를 쓰고 288 00:20:49.421 --> 00:20:51.590 맞아요, 저는 아직 초등학교의 옛날 표현 '국민학교'를 써요 289 00:20:51.590 --> 00:20:52.540 그렇구나 290 00:20:54.338 --> 00:20:55.488 그나저나 성함의 성이 봉씨세요? 291 00:20:55.521 --> 00:20:56.271 네, 봉씨에요 292 00:20:56.538 --> 00:20:58.538 그러고 보니까 제가 성함도 안 여쭤봤어요 293 00:20:58.731 --> 00:20:59.731 제가 실례를 했네요 294 00:20:59.768 --> 00:21:00.384 아니요, 괜찮습니다. 295 00:21:00.484 --> 00:21:01.392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? 296 00:21:01.392 --> 00:21:02.392 제 이름은 봉영식입니다. 297 00:21:02.971 --> 00:21:03.971 봉영식... 298 00:21:05.509 --> 00:21:06.509 나는 봉이야~ 299 00:21:06.927 --> 00:21:07.927 나는 봉이야~ 300 00:21:22.386 --> 00:21:24.536 영선언니가 엄청 신났던 거야, 그치? 301 00:21:24.571 --> 00:21:25.421 그러니까 302 00:21:25.442 --> 00:21:26.792 영선언니 애교 부릴 줄도 알았네 303 00:21:30.129 --> 00:21:31.921 녹차를 드시는 게 좋겠어요 304 00:21:31.921 --> 00:21:33.071 다녀올게요 305 00:21:43.655 --> 00:21:44.855 주문할게요 306 00:22:18.612 --> 00:22:20.062 녹차라떼랑 녹차 중에 어떤 게 좋으세요? 307 00:22:20.062 --> 00:22:21.433 저는 녹차요! 308 00:22:21.521 --> 00:22:22.521 다행히 제대로 주문했네요 309 00:22:25.791 --> 00:22:26.791 영식씨 혈액형은 어떻게 되세요? 310 00:22:26.987 --> 00:22:28.437 제 혈액형은... 311 00:22:29.684 --> 00:22:30.642 B형이에요 312 00:22:30.642 --> 00:22:31.792 B형이구나 313 00:22:31.905 --> 00:22:33.655 B형이 멋쟁이가 많죠~! 314 00:22:33.785 --> 00:22:34.385 그런가요? 315 00:22:34.464 --> 00:22:35.164 네 316 00:22:35.996 --> 00:22:37.146 멋쟁이가 될 수 있게 조금 더 노력해 볼게요 317 00:22:41.194 --> 00:22:43.244 굉장히 멋쟁이세요 깜짝 놀랐어요 318 00:22:43.244 --> 00:22:43.778 정말요? 319 00:22:43.778 --> 00:22:44.435 네 320 00:22:44.438 --> 00:22:46.038 저에 대해 어떤 부분을 기대하고 오셨어요? 321 00:22:47.561 --> 00:22:48.561 저의 이상형은 322 00:22:49.041 --> 00:22:53.891 박사님같이 많이 배우고 똑똑한 사람이에요 323 00:22:54.566 --> 00:23:00.566 근데 저한테는 박사님의 이미지가 영식씨처럼 멋쟁이 분위기가 나는 사람은 아니거든요 324 00:23:00.566 --> 00:23:02.836 보통 박사라고 하면 꾸미는 것에 관심이 없는 이미지라고 생각을 해서요 325 00:23:03.021 --> 00:23:07.921 제가 생각한 박사님의 이미지는 약간 풍채도 있고 꾸밈 없는 느낌인데 326 00:23:08.175 --> 00:23:14.525 예상한 것과 다르게 모델같이 멋진 분이 나오셔서 깜짝 놀랐어요 327 00:23:14.635 --> 00:23:15.635 감사합니다. 328 00:23:20.439 --> 00:23:21.439 무슨 띠에요? 329 00:23:23.280 --> 00:23:25.530 저는 1968년 원숭이띠 입니다. 330 00:23:25.530 --> 00:23:26.821 대학교는 1986년에 입학했어요 331 00:23:26.838 --> 00:23:28.888 그렇군요 332 00:23:28.969 --> 00:23:29.969 몇 월생이세요? 333 00:23:29.986 --> 00:23:30.836 3월이요 334 00:23:32.093 --> 00:23:33.543 좋은 계절에 태어나셨네요 335 00:23:34.057 --> 00:23:35.057 3월... 336 00:23:37.309 --> 00:23:39.059 궁금한 거 더 물어봐도 돼요 337 00:23:39.111 --> 00:23:40.461 건강은 어떠세요, 아픈 곳은 없으신가요? 338 00:23:40.678 --> 00:23:41.342 네, 건강합니다 339 00:23:41.406 --> 00:23:43.718 당뇨병이나 고혈압 같은 병은 없으세요? 340 00:23:43.718 --> 00:23:45.918 당뇨병 없고, 고혈압도 아니에요 341 00:23:46.079 --> 00:23:48.129 젊은 사람들 소개팅과는 조금 다르네요 342 00:23:49.121 --> 00:23:50.521 건강하신 편이시군요 343 00:23:50.521 --> 00:23:51.872 부모님들 모두... 344 00:23:52.071 --> 00:23:52.721 네 345 00:23:53.402 --> 00:23:54.402 건강하시고요? 346 00:23:54.971 --> 00:23:56.521 네, 부모님 두 분 다 건강하세요 347 00:24:01.635 --> 00:24:03.235 영식씨가 영선언니 질문에 성실하게 답변해주시네 348 00:24:05.270 --> 00:24:06.470 중년 어른의 소개팅은 젊은이들 소개팅하고 진짜 다르다 349 00:24:08.695 --> 00:24:09.895 운동은 좋아하세요? 350 00:24:09.927 --> 00:24:11.077 네, 운동하는 거 좋아해요 351 00:24:11.505 --> 00:24:12.505 무슨 운동하세요? 352 00:24:12.652 --> 00:24:16.088 여러가지요, 어렸을 때는 테니스를 했었어요 353 00:24:16.638 --> 00:24:18.538 이제 예전만큼 테니스를 치지 못하고 354 00:24:19.035 --> 00:24:20.485 크로스핏 합니다 355 00:24:21.372 --> 00:24:24.022 그리고 탱고는 이제 배운 지 3년째인데요 356 00:24:24.123 --> 00:24:25.123 탱고도 할 줄 아세요? 357 00:24:25.165 --> 00:24:25.810 네 358 00:24:41.995 --> 00:24:43.945 영선씨는 모델이니까 자기 관리에 많이 신경 쓰시겠어요 359 00:24:44.203 --> 00:24:45.953 맛있는 거 잘 먹고 360 00:24:47.269 --> 00:24:49.019 잘 웃고 그렇게 관리해요 361 00:24:49.019 --> 00:24:49.993 콧물이 나오네요 362 00:24:50.017 --> 00:24:51.267 휴지가 혹시 있을까요? 363 00:24:51.412 --> 00:24:52.412 콧물이 나오네요 364 00:24:52.439 --> 00:24:53.739 휴지가 혹시 있을까요? 365 00:24:54.020 --> 00:24:55.819 휴지... 갖다 드릴게요 잠깐만 기다려 주세요 366 00:24:55.819 --> 00:24:57.169 네, 감사합니다 367 00:25:05.224 --> 00:25:06.474 감사합니다 368 00:25:09.954 --> 00:25:11.904 제가 비염이 있어요 369 00:25:12.078 --> 00:25:13.328 패션쇼장 내부에... 370 00:25:13.448 --> 00:25:15.398 - 먼지가 되게 많아요 - 먼지가... 371 00:25:15.442 --> 00:25:19.553 그래서 먼지 때문에 비염이 조금 심하네요 372 00:25:22.362 --> 00:25:23.462 안녕하세요 373 00:25:25.270 --> 00:25:25.721 많이 기다리셨죠? 374 00:25:25.771 --> 00:25:26.771 네.. 많이 기다렸어요 375 00:25:29.059 --> 00:25:30.459 이거는 무슨 케익이에요? 376 00:25:32.020 --> 00:25:33.020 쇼콜라 케이크요 377 00:26:01.669 --> 00:26:04.219 봉 박사님은 이상형이 어떻게 되세요? 378 00:26:07.135 --> 00:26:08.785 이야기가 통하는 여자요 379 00:26:09.099 --> 00:26:10.149 이야기가 통하는 여자... 380 00:26:10.644 --> 00:26:14.394 대화가 통하는 사람 만나기 어렵지 않나요? 저도 대화가 통하는 남자를 찾는데 381 00:26:14.936 --> 00:26:15.936 이게 쉽지 않더라고요. 382 00:26:15.941 --> 00:26:16.469 맞아요, 쉽지 않아요. 383 00:26:16.899 --> 00:26:20.123 서로 통하는 점이 다르니까 384 00:26:20.123 --> 00:26:21.723 대화가 통하는 사람을 만나기 쉽지 않더라고요 385 00:26:24.011 --> 00:26:25.489 그런데 다른 관점으로 생각해보면 386 00:26:25.489 --> 00:26:29.585 사람들마다 이야기가 통하는 연인이 많지도 않고 387 00:26:30.385 --> 00:26:31.935 대화를 오랜 기간 해야 알 수 있기 때문에 388 00:26:32.520 --> 00:26:34.270 금방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기 때문에 소중한 거 아닐까요? 389 00:26:35.098 --> 00:26:37.298 물론 대화가 통하는 사람들이 세상에 많이 있다면 제일 좋겠지만 390 00:26:38.370 --> 00:26:40.970 그렇다면 모든 돌들이 다 다이아몬드겠죠? 391 00:26:49.190 --> 00:26:50.265 아래층으로 내려가실래요? 392 00:26:50.265 --> 00:26:53.287 아직 단풍이 많이 없지만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벤치가 있어요 393 00:26:53.287 --> 00:26:53.784 그래요? 394 00:26:53.784 --> 00:26:54.793 - 아래층으로 이동하는 건 어때요? - 좋아요 395 00:26:54.793 --> 00:26:55.936 제가 먹고 있던 음료를 같이 가지고 가도 될까요? 396 00:26:55.936 --> 00:26:56.452 네, 그럼요 397 00:27:07.532 --> 00:27:10.132 자연 풍경 감상이 점점 좋아지는 게 나이가 들어서 인 것 같아요 398 00:27:10.283 --> 00:27:11.283 맞아요 399 00:27:11.319 --> 00:27:12.769 젊었을 때는 맛있는 거 먹는 게 좋았는데 400 00:27:12.944 --> 00:27:13.744 맞아요 401 00:27:14.156 --> 00:27:16.056 영선씨도 미국에서 살았어요? 402 00:27:16.056 --> 00:27:18.221 네, 미국에서 결혼 생활을 했었어요 403 00:27:18.221 --> 00:27:18.723 그랬군요 404 00:27:18.776 --> 00:27:19.283 네 405 00:27:19.520 --> 00:27:21.720 미국에서 지내느라 모델 일은 그만두신 건가요? 406 00:27:23.244 --> 00:27:27.044 네, 제가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하는 스타일이라서 407 00:27:27.495 --> 00:27:31.303 미국에서는 한 아이의 엄마로만 살아왔어요 408 00:27:31.329 --> 00:27:35.079 패션과는 거리를 두고 잡지도 육아 관련된 것만 찾아보고 409 00:27:36.391 --> 00:27:37.941 엄마로서 지냈어요 410 00:27:37.988 --> 00:27:39.338 이혼을 하고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411 00:27:39.656 --> 00:27:41.703 다시 일을 하게 되었는데 412 00:27:41.753 --> 00:27:44.503 패션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413 00:27:45.320 --> 00:27:46.270 모델로 복귀할 수 있었어요 414 00:27:50.220 --> 00:27:57.087 영선씨는 결혼을 하면서 본업을 포기하는 큰 결정을 내리셨네요 415 00:28:01.917 --> 00:28:05.517 아까 소개팅 장소에 오면서 소속사 대표한테도 얘기를 했는데 416 00:28:06.213 --> 00:28:09.613 제가 오는 길 내내 너무 걱정을 하니까 소속사 대표가 이렇게 말해주더라고요 417 00:28:09.672 --> 00:28:13.768 "소개팅 상대는 네가 누군지 알고 있으니까 네가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어" 418 00:28:13.992 --> 00:28:18.242 그런데 저를 누군지 알고 있으니까 오히려 더 걱정이 되었어요 419 00:28:18.760 --> 00:28:25.360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의 실제 성격은 잘 모르고 TV에서 보여지는 이미지로 420 00:28:25.648 --> 00:28:27.248 판단하고 저를 대하니까요 421 00:28:27.273 --> 00:28:33.504 간혹 어떤 분들은 제 성격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더라고요 422 00:28:33.567 --> 00:28:37.767 이런 점이 부담스러웠는데 혹시나 소개팅에 나오는 분도 423 00:28:38.054 --> 00:28:43.477 대중이 만든 환상 속의 모습을 기대하고 소개팅에 나왔을까 봐 424 00:28:43.527 --> 00:28:46.777 제 실제 모습을 보고 소개팅 상대가 실망하는 건 아닐까? 425 00:28:47.219 --> 00:28:50.818 걱정을... 많이 했어요 426 00:28:50.818 --> 00:28:52.013 그렇죠, 영선씨 말에 공감해요 427 00:28:53.700 --> 00:28:56.600 - 제 성격이 너무 남자같지 않아요? - 그렇지 않아요 428 00:28:56.801 --> 00:29:00.400 제가 말을 돌려 말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하는 편이라서요 429 00:29:01.037 --> 00:29:03.987 우리가 연기하려고 만난 게 아니잖아요 430 00:29:04.050 --> 00:29:04.930 - 네 - 그렇죠? 431 00:29:05.063 --> 00:29:06.213 그리고 저는... 432 00:29:06.862 --> 00:29:11.162 디자이너로서의 박영선, 모델로서의 박영선과 대화하러 온 게 아니에요 433 00:29:12.122 --> 00:29:15.172 디자이너나 모델은 저의 주된 관심사가 아니에요 434 00:29:15.200 --> 00:29:18.450 영선씨가 본업에 열정적으로 열심히 임하시는 모습은 435 00:29:18.788 --> 00:29:19.838 제가 굉장히 존경합니다 436 00:29:20.288 --> 00:29:21.156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437 00:29:21.654 --> 00:29:26.104 저는 모델이나 디자이너 박영선이 아닌 여자 박영선을 만나러 왔어요 438 00:29:26.631 --> 00:29:29.431 비즈니스나 사업을 하러 온 게 아니에요 439 00:29:31.269 --> 00:29:32.969 영선씨도 저를 비즈니스나 사업이 아닌 한 남자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440 00:29:33.128 --> 00:29:34.790 그럼요, 그럼요 441 00:29:34.790 --> 00:29:37.490 제가 직업이 연구원이라서 특정 분야에 대해서는 유식해 보이고 442 00:29:37.499 --> 00:29:38.178 네 443 00:29:38.257 --> 00:29:43.057 직업 상... 분석을 많이 하는 편이지만 444 00:29:43.962 --> 00:29:45.612 이 모습은 제가 일할 때 모습이에요 445 00:29:45.702 --> 00:29:47.302 이 모습은 저의 전체 모습이 아닌 일부에요 446 00:29:47.327 --> 00:29:47.893 그렇죠 447 00:29:49.282 --> 00:29:51.882 여기 와서도 저는 일하고 싶지는 않아요 448 00:29:52.980 --> 00:29:56.580 게다가 멋진 풍경을 보고 커피를 마시며 일을 하고 싶지는 않아요 449 00:30:08.641 --> 00:30:09.891 이번에 개봉한 영화 '조커' 보셨어요? 450 00:30:10.569 --> 00:30:12.495 저는 아직 못 봤어요, 재밌어요? 451 00:30:12.495 --> 00:30:13.403 저랑 같이 보러 가실래요? 452 00:30:13.442 --> 00:30:14.442 영화 보셨는데 또 보시려고요? 453 00:30:14.454 --> 00:30:15.089 네 454 00:30:15.224 --> 00:30:16.224 또 보셔도 돼요? 455 00:30:16.257 --> 00:30:17.057 네, 저는 또 봐도 괜찮아요 456 00:30:47.419 --> 00:30:48.419 영식씨 멋있다 457 00:30:48.419 --> 00:30:49.375 그니까 영식씨 멋있다 458 00:30:49.375 --> 00:30:53.225 화려한 수식어 없이 그냥 담담하게 있는 그대로 말해도 멋있을 수가 있구나 459 00:30:55.107 --> 00:30:56.257 둘의 소개팅 영상이 수필같아 460 00:30:58.169 --> 00:31:02.829 평소 영선누나의 모습을 보면 쑥쓰러움을 많이 타고 461 00:31:03.753 --> 00:31:08.703 오랜 시간 모델 일을 한 것에 비해 성격이 활달한 편은 아니거든 462 00:31:08.979 --> 00:31:09.991 그런데 영식씨 만났을 떄 463 00:31:09.991 --> 00:31:10.672 영선이 언니 말을 계속하더라 464 00:31:10.900 --> 00:31:11.481 응, 그니까 465 00:31:11.958 --> 00:31:12.958 근데 영선이 누나도 모르는 사이에 466 00:31:13.486 --> 00:31:15.036 소개팅 자리가 어색하긴 하지만 467 00:31:15.160 --> 00:31:20.931 상대한테 점점 호감을 느끼는 게 표정이랑 대화에서 보이더라고요 468 00:31:21.011 --> 00:31:21.603 제가 그랬어요? 469 00:31:21.666 --> 00:31:22.712 - 응, 지금도 그래 보여 - 언니 남자 분 이름 듣고 470 00:31:22.712 --> 00:31:24.012 "봉이야~" 라고 농담했잖아요 471 00:31:25.557 --> 00:31:26.428 "봉이야~" 라고 농담했잖아! 472 00:31:26.428 --> 00:31:29.778 저는 누군가와 단둘이서 이야기하는 걸 잘 못해요 473 00:31:29.929 --> 00:31:34.929 저 때 어색함을 못 이겨서 아무 말이나 한 거에요 대화하다가 정적이 되는 걸 못 견디어해서 474 00:31:34.929 --> 00:31:35.658 그런데 475 00:31:35.791 --> 00:31:36.314 네 476 00:31:36.929 --> 00:31:37.929 소개팅하고 나서 느낌은 어땠어요? 괜찮았죠? 477 00:31:38.047 --> 00:31:42.147 그럼요, 영식씨 너무 멋쟁이잖아요 그리고 말하는 것도 478 00:31:42.853 --> 00:31:44.741 점잖은 느낌이고 479 00:31:44.741 --> 00:31:45.313 맞아요 480 00:31:45.597 --> 00:31:47.097 영선이 언니랑 영식씨 두 분 다 481 00:31:47.556 --> 00:31:50.956 연인으로 대화가 통하는 사람을 찾고 있다고 했잖아요 482 00:31:51.521 --> 00:31:52.521 소개팅 영상을 보니까 483 00:31:52.770 --> 00:31:55.670 대화가 끊기지 않고 계속 이어지더라고요 484 00:31:56.435 --> 00:31:59.185 두 분 인연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485 00:32:00.304 --> 00:32:03.904 소개팅 영상을 봤을 때 둘이 완벽한 커플 같은 느낌이에요 486 00:32:04.433 --> 00:32:07.533 두 분 모습이 오래 만난 연인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487 00:32:07.660 --> 00:32:10.510 소개팅에서 처음 만난 사람들처럼 보이지 않아서 488 00:32:10.729 --> 00:32:13.429 영상 보는 내내 둘이 잘 어울린다 라는 생각만 했어요 489 00:32:15.229 --> 00:32:17.129 나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한 게 490 00:32:17.698 --> 00:32:20.497 둘이 참 잘 어울리기도 하고 491 00:32:20.497 --> 00:32:23.297 남자는 남자가 봤을 때 느낌이 있거든 영식씨 인상이 너무 좋았어 492 00:32:23.344 --> 00:32:26.394 영식씨를 봤을 때 상당히 좋은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493 00:32:27.021 --> 00:32:30.871 그런데 둘이 나이가 있다보니까 조심스럽게 494 00:32:31.363 --> 00:32:35.016 만남을 이어오다가 한 10년 정도 후에 495 00:32:35.806 --> 00:32:38.406 이제 둘이 결혼을 결심했을 때 496 00:32:38.638 --> 00:32:42.138 영선이 누나 아들이 미국에서 여자친구 생겼다고 연락이 왔는데 497 00:32:42.159 --> 00:32:43.859 영선이 누나 아들 여자친구가 영식씨 딸인거야 498 00:32:45.267 --> 00:32:47.567 영선이 누나 아들 여자친구가 영식씨 딸인거야 499 00:32:49.369 --> 00:32:50.719 이런 소재로 드라마나 영화들도 있잖아 500 00:32:58.019 --> 00:32:59.919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한번 해봤어 501 00:33:01.069 --> 00:33:01.869 그냥 해본 소리였고 502 00:33:02.185 --> 00:33:06.135 이번 소개팅에 대한 영선이 누나의 솔직한 마음이 궁금해 503 00:33:07.997 --> 00:33:10.946 글쎄... 영식씨를 처음 봤을 때 너무 멋있어서 504 00:33:11.337 --> 00:33:15.648 예상과는 다르게 너무 멋있어서 조금 당황을 했어 505 00:33:15.801 --> 00:33:21.249 내가 생각한 중년의 소개팅하러 온 남성은 506 00:33:21.598 --> 00:33:25.098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중년 남성을 생각했는데 507 00:33:25.268 --> 00:33:29.518 생각과는 다르게 너무 멋있는 분이 소개팅 상대로 나와서 조금 놀랐지 508 00:33:31.091 --> 00:33:33.491 아직까지는 내 마음을 잘 모르겠어 509 00:33:33.973 --> 00:33:34.893 솔직히 조심스러워 510 00:33:34.893 --> 00:33:35.816 조심스럽겠다 511 00:33:35.866 --> 00:33:38.666 응, 왜냐면 나이가 어리지 않으니까 512 00:33:38.930 --> 00:33:40.730 아직은 서로 알아가는 단계인 것도 있고 513 00:33:40.863 --> 00:33:42.463 소개팅을 하는 나의 목표가 514 00:33:42.485 --> 00:33:44.685 소개팅 상대와 애인이 되는 게 아니어서 515 00:33:45.054 --> 00:33:46.704 - 어떤 관계가 될 거라 단정 짓지는 않았어 - 그래, 그래 516 00:33:46.848 --> 00:33:48.398 소개팅을 했다고 반드시 애인 사이가 되어야 할 필요는 없어 517 00:33:48.408 --> 00:33:52.261 성별은 남자지만 좋은 친구가 될 수도 있고 518 00:33:52.261 --> 00:33:52.751 그래 맞아 519 00:33:53.058 --> 00:33:55.552 좋은 친구로 지내다가 연인이 될 수도 있는 거고 520 00:33:55.632 --> 00:33:56.196 그래, 그래 521 00:33:56.371 --> 00:33:59.121 - 아직까지는 서로 호감인 상태야 - 그런데 알아가는 단계가 너무 길면 522 00:34:00.121 --> 00:34:02.701 누나 아들이랑 영식씨 딸이 먼저 사귈 수도 있으니까 그건 조심해 523 00:34:03.319 --> 00:34:06.119 내 아들하고 영식씨 딸이 사귀는 거는 문제되지 않아 524 00:34:06.128 --> 00:34:10.078 혹시나 둘이 사귀게 될 수도 있으니까 나랑 영식씨 서로 감정 상하지 않게 해야겠다 525 00:34:12.735 --> 00:34:14.885 앞으로 많은 분들이 두 분의 소개팅 영상을 보고 나서 526 00:34:15.278 --> 00:34:18.784 중년의 소개팅은 두 분과 같은 분위기로 진행하면 될 거라고 생각할 거 같아요 527 00:34:18.784 --> 00:34:19.359 중년 소개팅의 표본 528 00:34:19.359 --> 00:34:22.209 맞아요, 중년 소개팅의 표본이라고 생각하면 좋겠네요 529 00:34:22.319 --> 00:34:24.119 두 분의 소개팅이 너무 멋있었어요 배려가 느껴지는 분위기였고 530 00:34:24.164 --> 00:34:27.814 풋풋하고 설렘이 가득한 느낌보다는 531 00:34:27.814 --> 00:34:29.464 부드럽고 진중하고 편안한 느낌이었어요 532 00:34:29.508 --> 00:34:32.008 저도 영식씨처럼 점잖고 부드럽게 말하고 싶네요 533 00:34:40.030 --> 00:34:42.180 이 장면부터 저랑 형이 소개팅 자리에서 빠지고 부터인 거죠? 534 00:34:42.180 --> 00:34:42.798 응, 맞아 535 00:34:50.765 --> 00:34:52.630 여자들끼리 살아도 참 좋을 거 같아 536 00:34:52.630 --> 00:34:53.192 맞아 537 00:34:53.240 --> 00:34:55.890 결혼은 안하고 같이 살 남자, 반려자는 있으면 좋겠어요 538 00:34:56.695 --> 00:35:00.945 평생 같이 살아갈 남자가 있으면 좋겠는데 결혼은 하고 싶지 않아요 539 00:35:01.468 --> 00:35:05.068 결혼이라는 제도가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만든 제도는 아닌 거 같아요 540 00:35:05.176 --> 00:35:10.276 맞아, 나도 요즘 드는 생각이 나중에 늙어서 아플 때 541 00:35:10.518 --> 00:35:14.268 서로를 보살펴 줄 수 있는, 542 00:35:14.345 --> 00:35:17.945 힘든 세상을 함께 헤쳐나갈 사람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543 00:35:19.118 --> 00:35:20.468 근데 은혜 언니 이런 거 있잖아 544 00:35:20.750 --> 00:35:24.500 애인이 나를 좋아해줄 때 분비되는 엔도르핀이 기분을 되게 좋게 해줘요 545 00:35:24.500 --> 00:35:25.182 - 그래 - 맞아 546 00:35:25.526 --> 00:35:28.126 그런데 싸웠을 때 받게 되는 스트레스도 무시할 수 없어 547 00:35:28.126 --> 00:35:30.824 그니까요, 그래서 참 아이러니한 게 548 00:35:30.887 --> 00:35:34.187 싸웠을 때는 원수같이 보이니까 549 00:35:34.845 --> 00:35:37.995 내가 이걸 알면서도 다시 사랑을 시작해야 할까? 라는 생각이 들어요 550 00:35:38.167 --> 00:35:39.167 그래서 사랑은 답이 없는 것 같아요 551 00:35:39.868 --> 00:35:42.468 싸우려고 사귀는 것도 아닌데 말이야 552 00:35:42.523 --> 00:35:45.423 근데 하나를 얻게 되면 하나를 내어주어야 하는 거 아니겠어? 553 00:35:45.428 --> 00:35:49.987 헤어졌다가 다시 사귀면 좋은 일도 있었다가 슬픈 일도 있는 거지 554 00:35:52.053 --> 00:35:52.703 맞는 말이네 555 00:35:55.172 --> 00:35:56.522 나는 사랑을 하고 싶은 게 아니라 556 00:35:56.522 --> 00:35:58.490 내 얘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이 필요한 것 같아 557 00:35:58.498 --> 00:36:00.959 나랑 대화를 나눌 남자가 필요해 558 00:36:00.959 --> 00:36:05.759 근데 브런치 먹으면서 얘기 잘 들어주는 남자친구 거의 없어 559 00:36:05.759 --> 00:36:06.680 맞아, 그런 사람 잘 없어 560 00:36:07.272 --> 00:36:08.272 - 없어 - 맞아 561 00:36:08.639 --> 00:36:10.188 일단 남자들은 브런치를 먹으러 잘 안 가지 562 00:36:10.188 --> 00:36:13.638 친구로 지내는 남자들은 얘기를 잘 들어주는데 563 00:36:13.874 --> 00:36:18.074 연인 관계로 발전을 하게되면 얘기를 잘 안 들어줘 564 00:36:22.052 --> 00:36:23.252 저는 진짜 해보고 싶은 버킷리스트가 있거든요? 565 00:36:23.590 --> 00:36:24.940 저 혼자 해외여행을 가는 건데 566 00:36:24.985 --> 00:36:26.935 여자 혼자서 해외여행은 위험하기도 하고 567 00:36:27.095 --> 00:36:28.095 무섭기도 하니까 568 00:36:28.989 --> 00:36:30.789 여자 혼자 안전하게 해외여행을 할 수 있게 569 00:36:31.030 --> 00:36:34.480 남자가 100m 정도 거리를 두고 제 뒤를 따라와주는 거에요 570 00:36:35.641 --> 00:36:38.078 은혜 언니 그럴 거면 경호원을 고용해서 같이 해외여행을 가 571 00:36:38.078 --> 00:36:38.928 아니야 경호원이랑은 달라 572 00:36:39.365 --> 00:36:42.515 은혜 언니가 말한 해외여행 버킷리스트 들어보니까 '휘트니 휴스턴'의 '보디가드'랑 비슷한데? 573 00:36:46.068 --> 00:36:46.618 아니야, 달라 574 00:36:46.689 --> 00:36:47.439 왜냐하면 575 00:36:47.567 --> 00:36:49.217 내 뒤를 따라다니는 것만 경호원이랑 비슷하고 나머지는 달라 576 00:36:49.514 --> 00:36:50.514 그러면 그 '100m 남자'랑 밥은 같이 먹는거야? 577 00:36:50.826 --> 00:36:51.976 아니, 가끔 같이 먹고 578 00:36:52.117 --> 00:36:54.139 언니가 원할 때만 '100m 남자'랑 같이 밥을 먹고 싶은 거야? 579 00:36:54.139 --> 00:36:56.589 나의 허락 없이 '100m 남자'가 나의 근처에 오지 않았으면 좋겠어 580 00:36:56.759 --> 00:36:59.009 말이 안된다, 은혜가 하는 말 들어보면 남자가 아니고 머슴을 원하는 거 같은데 581 00:37:00.155 --> 00:37:03.026 맞아, 아까부터 은혜언니가 하는 얘기 들어보면 시중 들어줄 사람이 필요한 거 같아 582 00:37:03.026 --> 00:37:04.026 그러게, 은혜는 하인이 필요했던 거네 583 00:37:04.266 --> 00:37:07.716 '100m 남자'랑 같이 밥 먹고 싶은 순간이 생기면 내가 있는 곳으로 오라고 할거야 584 00:37:07.806 --> 00:37:10.018 그래, 판타지는 판타지일 뿐이니까 그렇지? 585 00:37:10.018 --> 00:37:12.418 '100m 남자'는 나랑 같이 밥을 먹게 되면 나의 얘기를 들어주면서 먹어야 해 586 00:37:12.461 --> 00:37:14.611 그리고 더 중요한 점은 587 00:37:14.763 --> 00:37:16.113 밤에 잘 때 588 00:37:17.069 --> 00:37:18.269 '100m 남자'랑 잠은 같이 자? 589 00:37:18.810 --> 00:37:20.733 나를 순수하게 껴안고만 자야 해 590 00:37:20.733 --> 00:37:22.283 순수하게 껴안고 자는 것 외의 행동은 하면 안되나 봐 591 00:37:22.482 --> 00:37:23.597 스킨십하면 안된다는 뜻이구나 592 00:37:23.597 --> 00:37:26.197 조건이 엄청 까다롭네 '100m 남자'한테 돈을 많이 줘야겠다 593 00:37:31.888 --> 00:37:33.975 저 대화를 방송에 내보낼 줄 몰랐어 594 00:37:33.975 --> 00:37:37.075 은혜 귀 좀 봐봐, 엄청 빨개졌어 595 00:37:37.568 --> 00:37:38.218 그런데, 596 00:37:38.318 --> 00:37:39.868 저는 지금 손에 약간 땀이 나요 597 00:37:40.784 --> 00:37:42.801 그러니까 은혜 말을 정리하면 해외여행을 갈 때 남자와 동행하지만... 598 00:37:42.849 --> 00:37:45.849 여자 혼자 해외여행을 가면 위험하고 무섭고 외롭기도 하니까 599 00:37:46.072 --> 00:37:47.972 은혜 혼자 편안하게 여행을 할 수 있게 600 00:37:48.160 --> 00:37:49.027 조용히 100m 뒤에서 따라오다가 601 00:37:49.027 --> 00:37:50.027 응, 100m 뒤에서 따라오다가 602 00:37:50.095 --> 00:37:54.945 제가 배고플 때 바로 식사할 수 있게 식당들을 전부 미리 예약해두었으면 좋겠어요 603 00:37:55.149 --> 00:37:57.699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서 제가 말한 '100m 남자'의 조건처럼 해 줄 수 있어요? 604 00:37:58.727 --> 00:37:59.983 저는 좋아하는 여자를 위해서 딱 한 번쯤은 해줄 수 있어요 605 00:37:59.983 --> 00:38:00.643 어떤 것을요? 606 00:38:00.928 --> 00:38:02.028 - '100m 남자'의 조건처럼요 - 정말요? 607 00:38:02.059 --> 00:38:03.050 대신에 딱 한번이요 608 00:38:03.050 --> 00:38:03.715 딱 한번은 가능하구나 609 00:38:03.715 --> 00:38:04.715 생애 단 한번이요 610 00:38:04.916 --> 00:38:05.766 일상 아니고 이벤트로요 611 00:38:05.938 --> 00:38:09.271 좋아하는 사람을 위한 완벽한 이벤트인거죠 612 00:38:09.271 --> 00:38:10.371 봤지? 나의 버킷리스트를 이뤄줄 남자가 있기는 해 613 00:38:10.384 --> 00:38:11.384 좋아하는 사람이 원하는 거 다 해줄 수 있어요 614 00:38:11.615 --> 00:38:13.915 - 한 번쯤은 해 줄 수 있어요 - 제가 이 버킷리스트를 왜 갖게 되었냐면 615 00:38:14.354 --> 00:38:18.954 나를 진심으로 아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느끼고 싶어서에요 616 00:38:19.895 --> 00:38:22.495 나를 위해 멀리서 지켜봐준다는 것은 617 00:38:23.072 --> 00:38:25.272 진심으로 나를 아껴준다는 것이니까요 618 00:38:25.486 --> 00:38:27.636 스킨십 없이 껴안고 잔다는 것에서도 아끼는 마음을 느낄 수 있겠지 619 00:38:27.718 --> 00:38:28.668 네 맞아요 620 00:38:29.148 --> 00:38:31.032 -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한 번 정도는 - 해줄 수 있죠? 621 00:38:31.032 --> 00:38:31.647 이벤트처럼 해 줄 수 있어 622 00:38:31.647 --> 00:38:33.432 경란이 너의 이상형인 배우 '다니엘 헤니'가 623 00:38:33.691 --> 00:38:34.691 그래, '다니엘 헤니'가! 624 00:38:36.245 --> 00:38:40.045 '다니엘 헤니'가 100m 뒤에서 따라오면서 너를 지켜봐 준다고 생각해봐 625 00:38:53.242 --> 00:38:55.192 멀리 있지 말고 제발 제 옆으로 와달라고 할 거 같아 626 00:39:00.314 --> 00:39:03.814 은혜의 버킷리스트처럼 '다니엘 헤니'가 경란이를 경호해주는 것은 너무 비현실적이다 627 00:39:03.853 --> 00:39:06.153 '다니엘 헤니'가 포옹 말고는 스킨십을 안하면 아쉽지 않겠어? 628 00:39:07.668 --> 00:39:08.918 너무 아쉽지 아쉬워 629 00:39:09.081 --> 00:39:10.331 경란이는 오히려 서운해 할 것 같아 630 00:39:11.409 --> 00:39:13.759 경란이 이상형인 '다니엘 헤니'가 포옹밖에 안 해주면 경란이는 엄청 아쉬워할 것 같아 631 00:39:18.385 --> 00:39:20.235 나의 연애에 대한 로망은... 632 00:39:20.511 --> 00:39:26.634 여자들끼리 2명에서 3명 정도 해외 여행을 가는데 여행 일정을 전부 정하지 않고 가는 거야 633 00:39:27.069 --> 00:39:33.369 예를 들어서 방콕에서 5일, 치앙마이에서 7일 이렇게 대략적인 일정만 세우고 634 00:39:33.646 --> 00:39:36.396 여행 중에 연인으로 발전할 수 있는 이성을 만나는 순간부터는 각자 여행을 즐기는 거지 635 00:39:36.500 --> 00:39:37.400 각자 여행을 하게 되면 누구랑 같이 밥 먹어? 636 00:39:37.454 --> 00:39:40.104 그런데 같이 간 둘 중에 한 명만 연인이 생기게 되면 어떻게 해? 637 00:39:40.192 --> 00:39:41.892 혼자 여행을 해야겠지 638 00:39:42.553 --> 00:39:44.303 혼자 남은 한 명도 연인을 찾아 봐야 하지 않을까? 639 00:39:44.303 --> 00:39:45.127 어쩔 수 없지 640 00:39:45.191 --> 00:39:47.191 세상이 그렇게 만만하지 않아요 641 00:39:50.113 --> 00:39:51.713 연애에 대한 판타지를 얘기하는 거야 642 00:39:53.087 --> 00:39:53.606 정리해보자면 643 00:39:54.188 --> 00:39:55.538 여행만 같이 가고 644 00:39:55.571 --> 00:39:56.571 일정은 각자 소화하는 거야? 645 00:39:57.294 --> 00:40:00.194 영화 '비포 선라이즈'를 보면 여행지에서 646 00:40:00.568 --> 00:40:05.418 우연히 만난 남녀가 여행하는 단 하루동안 사랑에 빠지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647 00:40:05.935 --> 00:40:08.885 남녀 주인공이 잊을 수 없는, 운명 같은 연애를 하는 거에요 648 00:40:09.017 --> 00:40:11.217 주인공들이 여행이 끝나고 헤어진 뒤에 다시 만나지 않는데 649 00:40:11.357 --> 00:40:15.857 저는 영화 '비포 선라이즈' 같은 연애를 한번 해보고 싶어요 650 00:40:16.538 --> 00:40:17.538 헤어지고 나서는 각자의 나라로 돌아가는 거구나 651 00:40:17.781 --> 00:40:20.281 제가 영화같은 연애에 대한 판타지를 갖게 된 이유가 있어요 652 00:40:20.413 --> 00:40:23.813 우리 모두 데일 듯 뜨거운 사랑을 해봤잖아요 653 00:40:24.296 --> 00:40:29.646 전 연인과 운명 같은 사랑이라고 느껴본 적도 있고 654 00:40:29.980 --> 00:40:31.980 그런데 우리 모두 운명이라고 믿었던 그 사랑의 결말을 봤잖아요 655 00:40:32.166 --> 00:40:34.666 나에게 너무 아름다웠던 사랑이 656 00:40:35.046 --> 00:40:39.746 시간이 흐르면서 낡고 초라해지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아요 657 00:40:41.662 --> 00:40:45.362 그래서 진짜 사랑하는 사람과는 결혼하는 게 아니라는 얘기가 있더라고 658 00:40:45.564 --> 00:40:48.014 예전에는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659 00:40:48.023 --> 00:40:49.623 그때는 그 말의 의미를 몰랐는데 660 00:40:49.801 --> 00:40:56.080 운명이라고 생각했던 사람과 헤어지면 절망과 상처가 너무 크니까요.. 661 00:40:56.248 --> 00:40:59.498 그래서 정말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면 마음 아플 일이 많대요 662 00:40:59.515 --> 00:41:00.159 그런데 663 00:41:00.528 --> 00:41:03.922 상처받을 두려움 때문에 정말 사랑하는 사람과 664 00:41:04.228 --> 00:41:07.478 결혼하지 않는 것이 과연 행복한 일인 걸까? 665 00:41:07.612 --> 00:41:09.712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상처 받아 보기도 하고 666 00:41:10.079 --> 00:41:11.284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우리는 깨달음을 얻고 성장하고 667 00:41:11.746 --> 00:41:13.496 사랑도 더 단단해질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 668 00:41:13.715 --> 00:41:14.415 나중에 669 00:41:15.018 --> 00:41:15.868 나이가 들어서 670 00:41:16.567 --> 00:41:20.635 돌이켜 생각해 보았을 때 나는 정말 아름다운 사랑을 했었구나 671 00:41:21.209 --> 00:41:23.109 이렇게 느끼는 게 인간의 삶이 아닐까? 672 00:41:23.341 --> 00:41:27.241 상처가 두려워서 사랑을 피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 673 00:41:34.481 --> 00:41:37.331 경란이의 연애에 대한 판타지는 어떤 것이 있어? 674 00:41:37.417 --> 00:41:39.017 글쎄요... 저는 675 00:41:39.457 --> 00:41:41.957 한번 만나고 인연이 끝날 사람에 대한 676 00:41:42.281 --> 00:41:43.681 판타지는 없어요 677 00:41:43.818 --> 00:41:45.918 그런데 찰나의 만남에 대한 막역한 두려움은 있어요 678 00:41:47.268 --> 00:41:49.168 사귀고 있는 사람이 나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는 게 맞을까? 679 00:41:49.335 --> 00:41:52.835 항상 이런 걱정을 하면서 연애를 했어요 이제는 상대방의 마음이 진짜인지 680 00:41:52.835 --> 00:41:54.883 걱정하는 데 많은 시간을 쓰고 싶지 않아요 681 00:41:56.328 --> 00:41:57.478 저의 연애 판타지는 제가 진짜 나쁜 여자, 682 00:41:59.467 --> 00:42:00.717 정말 나쁜 여자가 되는 거에요 683 00:42:01.334 --> 00:42:03.634 나쁜 여자라고 한다면 684 00:42:03.717 --> 00:42:05.167 이런 걸 얘기하는 거야? 685 00:42:05.902 --> 00:42:07.764 바르고 고운 말을 쓰는 게 아닌건가? 686 00:42:07.764 --> 00:42:08.511 욕을 써 볼까요? 687 00:42:09.367 --> 00:42:10.717 괜찮으니까 욕 써도 돼요 688 00:42:10.800 --> 00:42:12.350 예를 들면 "야, 내 앞에서 꺼져, 가" 689 00:42:12.467 --> 00:42:13.606 이런 말을 의미하는 거야? 690 00:42:13.606 --> 00:42:17.065 정말 기분이 나쁠 때는 "조용히 하고 가" 691 00:42:17.267 --> 00:42:18.042 이렇게 말할 수 있고 692 00:42:18.042 --> 00:42:18.942 "조용히 하고 가" 693 00:42:19.175 --> 00:42:20.025 이렇게 말할 수 있고 694 00:42:20.066 --> 00:42:22.166 그 말 중에 대체 나쁜 말이 어디 있어!! 695 00:42:22.767 --> 00:42:23.617 너무 착하게 말한다! 696 00:42:23.634 --> 00:42:24.834 게다가 웃으면서 말했어 697 00:42:27.035 --> 00:42:28.034 그러면 나쁜 여자는 어떻게 말해야 되는 거야? 698 00:42:28.034 --> 00:42:28.601 이런 식으로 말해야지 699 00:42:29.594 --> 00:42:30.371 이런 식으로 말해야지 700 00:42:30.376 --> 00:42:31.376 당장 꺼져 701 00:42:31.703 --> 00:42:32.240 당장 꺼져 702 00:42:34.082 --> 00:42:35.182 그리고 아래 위로 훑어 봐야 해 703 00:42:35.838 --> 00:42:37.088 아래 위로 훑어 보면서 "꺼져" 라고 말하는 거구나 704 00:42:37.504 --> 00:42:39.054 연기하는 것처럼 한번 해보자 705 00:42:39.940 --> 00:42:41.540 제가 남자친구 역할 할게요 706 00:42:48.288 --> 00:42:50.488 왜 그래 내가 뭘 잘못했는데 707 00:42:50.488 --> 00:42:51.948 닥쳐! 꺼져! 708 00:42:52.522 --> 00:42:53.922 닥쳐! 꺼져! 709 00:42:55.417 --> 00:42:56.117 무섭다 710 00:42:56.567 --> 00:42:57.767 무섭다, 무서워 711 00:42:59.352 --> 00:43:00.552 무섭다, 무서워 712 00:43:02.709 --> 00:43:04.109 경란아 계속 나쁜 여자처럼 말해 봐 713 00:43:07.850 --> 00:43:09.000 계속 나쁜 여자처럼 말해 봐 714 00:43:09.035 --> 00:43:10.535 내가 잘못했어 715 00:43:10.867 --> 00:43:12.017 너 뻔뻔하다 716 00:43:12.317 --> 00:43:13.517 내가 뭐가 뻔뻔한데 717 00:43:13.967 --> 00:43:15.217 이게 지금 나한테 몇 번째야? 718 00:43:15.772 --> 00:43:16.327 세 번째 719 00:43:24.067 --> 00:43:25.767 너 삼진 아웃 알지? 지금 네가 그 상태야 720 00:43:25.767 --> 00:43:26.576 그런 줄 몰랐어 721 00:43:26.576 --> 00:43:27.226 내 눈 앞에서 꺼져 722 00:43:27.817 --> 00:43:28.567 더 나쁘게 말해봐 723 00:43:28.600 --> 00:43:29.800 정말 내가 꺼졌으면 좋겠어? 724 00:43:30.017 --> 00:43:30.484 응 725 00:43:30.484 --> 00:43:31.434 나 진짜 간다? 726 00:43:31.573 --> 00:43:32.067 가버려 727 00:43:32.067 --> 00:43:32.578 나 진짜 가? 728 00:43:32.578 --> 00:43:33.189 욕도 써 봐 729 00:43:34.417 --> 00:43:35.117 욕도 써 봐 730 00:43:35.576 --> 00:43:36.184 나 진짜 가? 731 00:43:36.317 --> 00:43:37.667 꺼져! (욕설) 732 00:43:38.417 --> 00:43:39.567 꺼져! (욕설) 733 00:43:40.162 --> 00:43:41.362 꺼져! (욕설) 734 00:43:48.905 --> 00:43:49.905 속 시원하다! 735 00:43:51.867 --> 00:43:52.367 규한이 진짜 갔어 736 00:43:53.367 --> 00:43:54.317 누나 저 진짜 갈게요 737 00:43:57.717 --> 00:43:58.717 그래, 이렇게 하는 거야 738 00:43:59.770 --> 00:44:00.620 그래, 바로 이거지! 739 00:44:00.641 --> 00:44:02.991 경란이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했다! 740 00:44:04.717 --> 00:44:07.067 경란이 누나가 진짜로 욕을 할 거라고 예상 못했어 741 00:44:09.267 --> 00:44:10.767 누나가 나쁜 여자처럼 욕을 하니까 속이 시원하긴 하다 742 00:44:11.617 --> 00:44:13.067 경란이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했으니까 다같이 축하해주자 743 00:44:13.567 --> 00:44:14.167 왜냐면 744 00:44:15.628 --> 00:44:16.628 경란이도 모르는 사이에 745 00:44:17.967 --> 00:44:22.767 직업이 아나운서였으니까 바른 말만 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어떤 강박에 시달리면서 746 00:44:22.796 --> 00:44:25.396 세상이 만들어 놓은 틀에 갇혀 지냈던 거야 747 00:44:26.102 --> 00:44:30.952 그래서 견디기 힘든 상황을 마주쳤을 때 숨도 못 쉴 정도로 힘이 들었던 것이고 748 00:44:31.340 --> 00:44:32.640 인간이라면 누구나 아까처럼 749 00:44:32.767 --> 00:44:33.317 자신의 감정을 750 00:44:33.617 --> 00:44:35.617 욕이나 표정으로 751 00:44:35.962 --> 00:44:39.062 표현할 줄 알아야 하거든 752 00:44:39.592 --> 00:44:41.192 생각이 지나치게 많으면 안돼 753 00:44:41.911 --> 00:44:43.261 생각이 많은 사람일수록 754 00:44:43.261 --> 00:44:47.326 일어나지도 않을 일을 계속 걱정하면서 755 00:44:47.844 --> 00:44:50.994 내 삶을 갉아먹게 되거든 756 00:44:51.999 --> 00:44:54.099 그나저나 저 최근에 어떤 경험을 했어요 757 00:44:54.317 --> 00:44:54.967 제가 758 00:44:55.282 --> 00:44:58.532 이혼으로 힘들었던 순간부터 단 하루도 빠짐 없이 759 00:44:58.974 --> 00:45:01.874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야 생활을 할 수 있었어요 760 00:45:02.350 --> 00:45:04.450 그래서 팟 캐스트를 761 00:45:04.575 --> 00:45:09.775 샤워할 때도 화장실에 가지고 가서 틀어 두고 자기 전까지 24시간 동안 팟 캐스트를 들었어요 762 00:45:09.894 --> 00:45:12.894 아무 소리가 나지 않는 공허함이 무섭고 763 00:45:13.095 --> 00:45:16.095 노래를 들으며 그 감정에 너무 빠지는 것도 무섭고 764 00:45:16.265 --> 00:45:17.265 사람의 말소리가 들리지 않는 일상이 무서웠어요 765 00:45:17.373 --> 00:45:19.773 아무 의미 없는 대화 소리라도 들려야 마음이 불안하지 않았거든요 766 00:45:20.050 --> 00:45:21.050 그런데 최근에 767 00:45:21.936 --> 00:45:22.936 팟 캐스트를 껐어요 768 00:45:23.989 --> 00:45:24.989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후로? 769 00:45:25.066 --> 00:45:26.066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후로? 770 00:45:29.517 --> 00:45:31.017 이제는 아침에 일어나서 771 00:45:31.218 --> 00:45:33.368 사람의 말소리가 없는 조용한 순간들을 극복하고 있어요 772 00:45:46.438 --> 00:45:47.638 극복했다니 다행이다 773 00:45:48.016 --> 00:45:52.166 이 프로그램 끝나면 경란 언니 남자친구 많이 생기는 거 아니에요? 774 00:46:08.140 --> 00:46:10.840 이혼이라는 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니에요 775 00:46:27.101 --> 00:46:28.851 저는 이혼을 했으니까 다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은데 776 00:46:29.216 --> 00:46:30.716 사람들 시선 때문에 만나지 않는 것이에요 777 00:46:31.253 --> 00:46:34.053 이혼이 죄를 지은 행동도 아닌데 계속 눈치를 보게 되고 778 00:46:34.073 --> 00:46:36.923 저는 이혼하고 나서 하루종일 하는 일이 침대에 누워있는 것이었어요 779 00:46:48.165 --> 00:46:51.665 자꾸 위축이 되고... 이 상황을 견디어 내는 게 힘들었어요 780 00:46:51.966 --> 00:46:53.116 사람들의 시선때문에 새로운 사람을 만나지 않는 것이 저의 자격지심인 것 같아요 781 00:46:54.075 --> 00:46:57.325 나의 감정에 대해서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한 채로 782 00:46:57.619 --> 00:47:01.119 지금껏 살아왔구나 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783 00:47:14.008 --> 00:47:16.058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784 00:47:16.147 --> 00:47:18.697 가끔씩 바로 집으로 들어가지 않고 차에 조금 더 있다가 가는 경우가 있어요 785 00:47:18.795 --> 00:47:21.629 온전히 나만을 위해 쉴 수 있는 순간은 786 00:47:21.629 --> 00:47:23.279 자동차 안 아니면 화장실이에요 787 00:47:23.862 --> 00:47:26.862 저는 온전히 혼자 있을 수 있는 시간이 그리워요 788 00:48:24.567 --> 00:48:25.417 우선 789 00:48:25.641 --> 00:48:27.291 우리 다같이 차에 타자 790 00:48:27.366 --> 00:48:27.923 응 791 00:48:31.716 --> 00:48:34.266 내가 목적지까지 이동할 차를 미리 준비해뒀어 792 00:48:34.368 --> 00:48:35.368 은혜가 다 준비했구나 793 00:48:35.716 --> 00:48:37.116 차를 타러 갑시다 794 00:48:37.116 --> 00:48:37.616 가자! 795 00:48:37.616 --> 00:48:38.616 우리가 타고 갈 차가 흰 색이야? 796 00:48:39.066 --> 00:48:40.066 규한이가 운전석에 타고 있네! 797 00:48:41.111 --> 00:48:42.256 - 운전석에 누구야? - 규한이다! 798 00:48:46.720 --> 00:48:48.270 규한아 안녕! 799 00:48:48.275 --> 00:48:49.525 누나들, 차에 타 800 00:48:49.544 --> 00:48:50.075 진짜? 801 00:48:50.075 --> 00:48:51.975 차 문 좀 열어줄래? 802 00:48:52.137 --> 00:48:53.137 차 문은 열려있어요 803 00:48:53.216 --> 00:48:54.566 - 안 열리는데? 자동으로 열리는 거 아니야? - 차에 타세요 804 00:48:54.686 --> 00:48:56.186 안 열리는데? 자동으로 열리는 거 아니야? 805 00:48:56.221 --> 00:48:57.671 규한이가 운전하는 거 불안해서 못 타겠어 806 00:48:57.769 --> 00:49:01.269 규한아 우리 짐도 많은데 신사처럼 나와서 차 문 좀 열어주지! 807 00:49:01.532 --> 00:49:03.132 누나들 왔는데 차에서 나와서 인사 해주지 그랬어 808 00:49:04.380 --> 00:49:06.380 이규한 기사님, 문 닫아주셔야죠 809 00:49:07.166 --> 00:49:08.566 영선이 누나, 차 문이 자동으로 열리는 게 아니라고 직접 열어야 해요 810 00:49:08.766 --> 00:49:10.516 이 차가 차 문이 자동으로 열리는 차량이 아니네요 811 00:49:15.581 --> 00:49:16.981 다들 안전벨트 하셨죠? 812 00:49:17.029 --> 00:49:19.079 - 네, 안전벨트 했어요 - 네 813 00:49:19.958 --> 00:49:21.508 이제 출발할게요! 814 00:49:22.759 --> 00:49:24.409 우리 실제로 여행 가는 것 맞지? 815 00:49:24.466 --> 00:49:25.616 오늘 안으로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는 것 맞죠? 816 00:49:25.698 --> 00:49:27.298 그럼요, 지금 출발할게요 817 00:49:43.648 --> 00:49:46.198 지금 경부 고속도로에서 출발해서 818 00:49:46.242 --> 00:49:49.342 영동 고속도로로 갈아타고 있습니다. 819 00:49:49.416 --> 00:49:51.716 여행 목적지가 추운 지역인가? 820 00:49:52.297 --> 00:49:52.928 속초? 821 00:49:53.066 --> 00:49:55.066 강릉이나 바닷가 쪽 아니야? 822 00:49:55.144 --> 00:49:57.944 오늘 비가 오길래 추운 곳으로 여행을 가면 823 00:49:58.312 --> 00:50:00.462 눈이 내리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었어 824 00:50:00.723 --> 00:50:02.073 나도 경란이 너랑 똑같은 생각을 했어 825 00:50:03.278 --> 00:50:04.678 근데 오늘 826 00:50:04.816 --> 00:50:07.951 첫 눈이 내린다는 기사를 봤었어 827 00:50:07.951 --> 00:50:08.430 맞아, 그 기사 봤어 828 00:50:08.430 --> 00:50:10.080 첫 눈이 올 수도 있다는 기사 829 00:50:10.116 --> 00:50:10.666 진짜로? 830 00:50:10.682 --> 00:50:13.282 오늘 새벽에 진눈깨비가 왔었어요 831 00:50:13.291 --> 00:50:15.591 지금 하늘 보니까 눈이 올 것 같은 느낌이야 832 00:50:39.951 --> 00:50:41.801 다들 최근에 혼자 833 00:50:42.749 --> 00:50:44.130 여행 가보신 적 있으세요? 834 00:50:44.130 --> 00:50:46.180 나는 없어, 혼자 여행 가보고 싶은데 835 00:50:46.670 --> 00:50:49.620 혼자 여행 갈 계획을 세웠다가도 결국 누군가와 함께 가게 되더라 836 00:50:49.719 --> 00:50:51.769 생각보다 혼자 여행을 간다는 게 837 00:50:52.073 --> 00:50:53.673 더 많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더라고 838 00:50:53.704 --> 00:50:58.654 나도 시간이 생길 때마다 혼자 여행할 장소를 찾아보고 숙소도 알아봤는데 839 00:50:58.815 --> 00:51:01.215 결국에는 혼자 여행을 가보지 못했어 840 00:51:02.483 --> 00:51:03.833 연수는 아이들이 841 00:51:04.615 --> 00:51:07.315 모두 학생이니까 842 00:51:07.324 --> 00:51:09.174 아이들한테 신경을 많이 써야 할 시기라 843 00:51:09.218 --> 00:51:11.818 - 아이들 없이 여행 가본 적이 없지? - 네, 한번도 없어요. 844 00:51:12.055 --> 00:51:12.695 처음이야? 845 00:51:13.115 --> 00:51:14.515 네, 한번도 없어요 지금 언니들이랑 여행가는 게 처음이에요 846 00:51:14.515 --> 00:51:15.915 아이들 없이 혼자 여행하는 게 지금이 처음인 거야? 847 00:51:15.915 --> 00:51:16.515 네, 이번이 처음이에요 848 00:51:16.822 --> 00:51:20.472 아이들 걱정 때문에 멀리 나갈 생각을 못했어 849 00:51:20.531 --> 00:51:24.131 아이들을 잠깐이라도 못 보면 초조하고 불안함을 많이 느꼈어 850 00:51:24.185 --> 00:51:25.535 근데 지금은 851 00:51:26.189 --> 00:51:26.939 많이 나아졌어요 852 00:51:27.821 --> 00:51:28.571 지금은 너무 좋아요 853 00:51:29.565 --> 00:51:30.565 아이들이 좀 크니까 괜찮아졌지? 854 00:51:30.565 --> 00:51:33.165 네, 이제는 걱정이 안되니까 집에 안 들어가고 싶어요 855 00:51:34.681 --> 00:51:36.131 나는 이혼하기 전에 856 00:51:37.015 --> 00:51:38.615 아이들 아기일 때 857 00:51:38.920 --> 00:51:42.170 친정에 아이들을 맡기고 남편 해외 출장을 함께 간 적이 있어 858 00:51:42.366 --> 00:51:44.016 비행기를 타고 나니까 859 00:51:44.298 --> 00:51:46.648 갑자기 너무 슬펐어 860 00:51:47.348 --> 00:51:48.498 왜 그랬었냐면 861 00:51:54.552 --> 00:51:55.902 왜 그랬었냐면 862 00:51:56.065 --> 00:52:00.465 비행기 사고가 나서 아이들을 못 만날까봐 걱정이 돼서 슬펐어 863 00:52:00.587 --> 00:52:02.537 이 생각이 드니까 갑자기 무서워졌어 864 00:52:02.636 --> 00:52:03.486 그래서 결국 울었잖아 865 00:52:03.572 --> 00:52:05.272 그래도 여행을 온 거니까 기분이 나아졌는데 866 00:52:07.129 --> 00:52:09.479 다시 아이들 생각이 나면 슬퍼서 또 울고 그랬었어 867 00:52:10.305 --> 00:52:12.255 아이들 두고 여행을 오니까 행복했다가 슬펐다가 감정 기복이 오더라고 868 00:52:12.365 --> 00:52:13.765 나는 이혼하기 전에 869 00:52:13.965 --> 00:52:15.265 생일 때 한번도 외출한 적이 없어 870 00:52:15.315 --> 00:52:18.565 한번은 아이를 유모한테 맡기고 생일 기념으로 외식을 하러 외출을 했었는데 871 00:52:19.016 --> 00:52:19.966 내가 너무 불안한 거야 872 00:52:20.236 --> 00:52:21.052 불안했구나 873 00:52:21.052 --> 00:52:23.065 식사하러 레스토랑을 갔었는데 아이를 두고 외출한 게 874 00:52:23.065 --> 00:52:25.965 너무 불안해서 음식이 나오면 빨리 먹기만 하고 즐기지를 못했어 875 00:52:26.193 --> 00:52:28.643 집에 얼른 돌아가고 싶어했지 876 00:52:47.965 --> 00:52:48.815 항상 877 00:52:49.274 --> 00:52:50.274 지금 우리들 모습처럼 878 00:52:50.318 --> 00:52:53.118 이혼하기 전에는 운전은 남편이 하고 879 00:52:53.387 --> 00:52:55.287 나는 조수석에 앉아있었는데 880 00:52:55.636 --> 00:52:57.736 이혼을 하고 나서는 881 00:52:58.195 --> 00:53:00.045 내가 운전을 하게 되었어 882 00:53:00.547 --> 00:53:02.797 어느날, 친구가 차를 타고 나를 데리러 와서 883 00:53:03.765 --> 00:53:04.765 내가 조수석에 앉았는데 884 00:53:05.182 --> 00:53:06.182 너무 행복했어 885 00:53:07.208 --> 00:53:08.208 조수석에 앉으니까 886 00:53:08.302 --> 00:53:09.302 창 밖을 볼 수 있더라고 887 00:53:09.781 --> 00:53:12.781 운전이 아니라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어 888 00:53:14.515 --> 00:53:17.665 조수석에 앉아서 바깥 풍경을 보니까 889 00:53:17.708 --> 00:53:20.058 뭉클한 마음이 들었어 890 00:53:20.184 --> 00:53:22.934 나는 남자가 운전해주는 차를 올해 들어서 처음 타봤어 891 00:53:23.065 --> 00:53:23.565 정말? 892 00:53:25.107 --> 00:53:28.357 연수도 아이들때문에 계속 운전하고 있지? 893 00:53:28.408 --> 00:53:31.008 심지어 저는 아이 낳으러 갈 때도 제가 운전해서 병원에 갔었어요 894 00:53:31.465 --> 00:53:33.415 저는 아이 낳으러 갈 때도 제가 운전해서 병원에 갔었어요 895 00:53:34.931 --> 00:53:36.231 직접 운전해서 병원을 갔어? 896 00:53:36.312 --> 00:53:39.362 응, 운전은 내가 거의 다 했었어 897 00:53:40.320 --> 00:53:43.370 조금 있다가 교대로 운전하자고 얘기하려고 했는데 안되겠네요 898 00:53:44.429 --> 00:53:46.628 그래서 나한테는 남자가 운전해주는 이 상황이 899 00:53:47.043 --> 00:53:48.843 너무 좋은 일이야 900 00:54:01.895 --> 00:54:06.145 비 오는 데 여행 가니까 첫사랑 생각이 난다 901 00:54:06.178 --> 00:54:07.728 우리 각자의 첫사랑을 얘기해보자 902 00:54:07.886 --> 00:54:08.458 첫사랑이요? 903 00:54:08.557 --> 00:54:10.992 첫사랑 얘기하니까 기억 났는데 우리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이 프로그램 방송 이후에 904 00:54:10.992 --> 00:54:12.542 SNS로 첫사랑한테서 연락이 왔었어 905 00:54:12.815 --> 00:54:13.915 첫사랑한테서 연락이 왔었어 906 00:54:14.644 --> 00:54:15.244 진짜? 907 00:54:15.387 --> 00:54:15.959 - 응 - 정말? 908 00:54:16.011 --> 00:54:17.011 이 프로그램 방송 나가고 나서 맞지? 909 00:54:17.165 --> 00:54:17.765 네, 맞아요 910 00:54:17.799 --> 00:54:18.699 연수의 첫사랑이 무슨 말 하면서 연수한테 연락했어? 911 00:54:18.845 --> 00:54:22.095 첫사랑이었던 오빠가 아파서 헤어지게 되었는데 912 00:54:23.617 --> 00:54:25.313 첫사랑이랑 무슨 얘기 나누었어? 913 00:54:25.357 --> 00:54:27.707 내가 잘 지내고 있는지 안부를 묻고 본인을 기억하는지 물어보더라고 914 00:54:27.815 --> 00:54:30.315 그래서 내가 첫사랑이었던 사람인데 당연히 기억한다고 했지 915 00:54:31.522 --> 00:54:33.172 그래서 첫사랑인 분은 잘 지내고 계신대? 916 00:54:35.007 --> 00:54:36.607 결혼도 했고, 이번에 셋째 아이를 낳았대 917 00:54:38.388 --> 00:54:42.240 연수는 첫사랑과 안 좋게 헤어진 게 아니구나 918 00:54:42.240 --> 00:54:44.740 그러니까 연락도 주고받고 친구가 될 수 있는 거야 919 00:54:47.215 --> 00:54:48.815 첫사랑이었던 사람과 다시 연락을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야 920 00:54:49.653 --> 00:54:51.041 저한테 첫사랑이었던 사람이었으니까요 921 00:54:52.578 --> 00:54:56.028 첫사랑이던 오빠가 신장이 안 좋아져서 원래 하던 운동까지 그만두어야 했어요 922 00:54:57.126 --> 00:55:00.976 건강이 악화된 것이 본인 인생에서 가장 힘든 순간이었고 결국 저와 헤어지게 되었어요 923 00:55:02.175 --> 00:55:04.025 그 때 당시에 저는 너무 어렸고 924 00:55:04.750 --> 00:55:07.400 오빠가 아프다는 것을 알려주지 않아서 아무것도 모른 채 이별을 맞이해야 했어요 925 00:55:07.625 --> 00:55:09.875 시간이 흐르고 나서 오빠가 그 당시에 아파서 결국 운동도 그만두게 되었다고 926 00:55:10.320 --> 00:55:11.620 저에게 얘기해 주었어요 927 00:55:12.061 --> 00:55:12.657 그런데 928 00:55:14.215 --> 00:55:15.515 연수 전남편도 운동선수인데 첫사랑이었던 오빠도 운동선수였어? 929 00:55:20.307 --> 00:55:23.207 세상은... 우연한 일의 반복이야 930 00:55:29.029 --> 00:55:30.929 안 좋은 추억이 있던 첫사랑은 931 00:55:31.093 --> 00:55:34.061 첫사랑이라고 얘기를 안 하게 되잖아요 932 00:55:34.061 --> 00:55:34.629 맞아 933 00:55:34.629 --> 00:55:36.579 첫사랑의 범주에서 제외하잖아 934 00:55:36.618 --> 00:55:39.468 그런데 나는 끝이 아름다웠던 사랑이 없다 보니 935 00:55:39.468 --> 00:55:42.081 첫사랑의 기준을 정의하기가 어려워 936 00:55:42.081 --> 00:55:43.596 나는 호란이의 말에 공감해 937 00:55:43.596 --> 00:55:44.996 나는 첫사랑의 기준을 938 00:55:45.232 --> 00:55:47.382 너무 깊은 사랑은 아니라고 생각해 939 00:55:47.630 --> 00:55:48.930 첫사랑이라고 하면, 20대 초반의 940 00:55:49.315 --> 00:55:53.215 손만 잡아도 설레었던 시절의 941 00:55:53.314 --> 00:55:55.615 풋풋햇던 만남을 첫사랑이라고 생각해 942 00:55:55.615 --> 00:55:57.322 20대 초반이면 어린 나이인데 어릴 때 첫사랑을 하셨네요 943 00:55:57.322 --> 00:55:59.372 응, 나는 20대 초반에 첫사랑을 했어 944 00:55:59.407 --> 00:56:00.068 그랬구나 945 00:56:00.068 --> 00:56:01.418 나는 첫사랑의 이런 점이 그리워 946 00:56:01.486 --> 00:56:05.586 내가 다시 느낄 수 없는 손만 스쳐도 설레는 감정 947 00:56:05.605 --> 00:56:07.134 앞으로 이런 설렘을 다시는 느낄 수 없을 것 같아서 그리워 948 00:56:07.134 --> 00:56:08.484 은혜야 우리 어머니가 이렇게 말씀하셨어 949 00:56:08.903 --> 00:56:11.303 '여자는 60살이 되어도 설렐 수 있어' 950 00:56:11.425 --> 00:56:13.175 맞아, 왜 앞으로 다시는 설렘을 느낄 수 없다고 생각해 951 00:56:13.272 --> 00:56:16.222 나의 말의 의미는 남자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던 952 00:56:16.455 --> 00:56:18.005 순수했던 시절을 얘기하는 거야 953 00:56:18.414 --> 00:56:21.114 나는 좋아하는 사람한테 좋아한다고 말도 못했어 954 00:56:21.133 --> 00:56:23.483 뒤에서 혼자 수줍게 바라보고 955 00:56:23.851 --> 00:56:25.501 첫사랑한테도 절대 좋아한다는 말 못 했는데 956 00:56:25.598 --> 00:56:27.098 어느 날 기적이 일어난 거야 957 00:56:32.828 --> 00:56:35.828 고등학생 때 교회에 다니던 친구를 짝사랑했었는데 958 00:56:36.102 --> 00:56:37.502 내가 그 친구를 정말 좋아했었어 959 00:56:37.947 --> 00:56:39.997 어느 날 내가 짝사랑하던 그 친구가 나한테 고백을 한 거야 960 00:56:40.117 --> 00:56:41.017 경란이 누나를 좋아한다고? 961 00:56:41.107 --> 00:56:41.750 응, 날 좋아한다고 962 00:56:42.316 --> 00:56:45.916 그런데 여기서 놀라운 반전이 일어난 게 963 00:56:45.992 --> 00:56:46.942 고백을 듣고 나니까 그 친구를 좋아하는 감정이 한순간 사라졌어 964 00:56:46.976 --> 00:56:47.976 좋아하는 감정이 갑자기 사라졌어 965 00:56:48.074 --> 00:56:49.033 - 나도 그래 - 갑자기 싫어지더라고 966 00:56:49.033 --> 00:56:49.840 진짜? 967 00:56:49.910 --> 00:56:51.060 나도 고백을 들으면 그 사람을 좋아하는 마음이 사라져 968 00:56:51.086 --> 00:56:52.736 내가 정말 너무 너무 좋아하던 친구였는데 969 00:56:53.810 --> 00:56:55.560 갑자기 좋아한다는 얘기를 들으니까 마음이 식더라고 970 00:56:55.797 --> 00:56:57.147 짝사랑에 대한 환상이 깨져서 그런가봐 971 00:56:57.257 --> 00:56:58.457 그리고 그 친구를 안 마주치려고 도망 다녔어 972 00:56:58.480 --> 00:57:01.588 여자인 나도 여자의 마음을 잘 모르겠는데 973 00:57:01.588 --> 00:57:03.388 남자들은 여자의 마음을 알기가 더 어렵겠어 974 00:57:03.410 --> 00:57:04.360 근데 975 00:57:04.364 --> 00:57:07.180 그 당시에는 10대 때의 감정이었던 것 같아요 976 00:57:07.180 --> 00:57:11.180 혼자서 몰래 좋아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상황이 바뀌니까 놀라고 당황해서 그랬던 것 같아요 977 00:57:11.241 --> 00:57:14.691 여성 분들 중에서 경란이 누나랑 똑같은 경험을 하신 분들 많이 봤어요 978 00:57:14.738 --> 00:57:17.688 짝사랑을 할 때에만 느낄 수 있는 979 00:57:18.023 --> 00:57:20.523 설렘과 행복이 좋은데 980 00:57:20.649 --> 00:57:24.749 상대방이 나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환상이 깨져서 그런 것 같아요 981 00:57:26.036 --> 00:57:29.186 내가 아는 오빠 중 한 명이 경란이랑 똑같은 얘기를 했어 982 00:57:29.312 --> 00:57:31.612 사귀기 전에 연락하고 지낼 때는 좋은데 사귀기로 하면 좋아하는 감정이 없어진다고 했어 983 00:57:31.691 --> 00:57:35.069 그런 사람은 본인의 행동으로 인해 스스로에게 피해를 주는 거라고 생각해 984 00:57:35.069 --> 00:57:38.419 여자가 사랑을 주기도 전에 남자가 먼저 여자에게 흥미를 잃으니까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어렵지 985 00:57:38.419 --> 00:57:41.867 '어장에 잡아 둔 물고기에는 더 이상 먹이를 주지 않는다' 이런 심리가 아닐까? 986 00:57:41.914 --> 00:57:47.614 한 명의 여자와 관계를 발전시키고 싶은 게 아니라 다른 여자들한테도 여지를 주고 싶은 거겠지 987 00:57:47.809 --> 00:57:51.659 저는 남자이지만 여자가 남자의 행동을 바꾸거나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해요 988 00:57:51.713 --> 00:57:53.313 남자들과 연락하는 간격을 조절해야 하는 걸까? 989 00:57:53.332 --> 00:57:53.900 네 990 00:57:54.014 --> 00:57:55.114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면 될까? 991 00:57:55.905 --> 00:57:58.555 문자를 주고 받을 때 992 00:57:58.647 --> 00:58:01.589 여자가 남자에게 바로 답장을 보내는 것은 추천하지 않아요 993 00:58:01.589 --> 00:58:02.939 남자한테 문자를 받게 되면 바로 답장을 보내지 말아야겠다 994 00:58:03.033 --> 00:58:05.253 네, 문자로 연락을 할 때 약간의 간격을 두고 답장을 보내는 것을 추천 드려요 995 00:58:05.253 --> 00:58:07.903 문자를 받고 몇 시간이 지나고 답장을 보내라는 것은 아니고요 996 00:58:07.903 --> 00:58:09.291 대략 몇 분 정도 간격을 두는 게 좋아? 997 00:58:09.291 --> 00:58:11.291 대략 5분에서 10분 정도의 간격이 적당한 것 같아요 998 00:58:11.769 --> 00:58:14.845 보통 사람들은 15분이 지나면 가장 궁금해 하거든 999 00:58:14.845 --> 00:58:17.195 대신 문자를 읽고 나서는 바로 답장을 해주는 게 좋아요 1000 00:58:17.297 --> 00:58:18.847 문자를 읽고 나서 바로 답장을 하지 않으면 1001 00:58:19.014 --> 00:58:20.264 상대방이 나를 무시했다고 생각할 수 있지 1002 00:58:20.349 --> 00:58:22.099 맞아요, 남자 입장에서는 무시 당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요 1003 00:58:22.220 --> 00:58:24.370 - 5분에서 10분 간격으로 답장을 보내야겠다 - 통계 자료에 따르면 10분에서 15분이 1004 00:58:24.564 --> 00:58:27.214 - 사람들이 궁금증을 가장 많이 느끼는 시간이었어 - 대신에 남자를 실제로 만났을 때 1005 00:58:27.250 --> 00:58:28.700 누나처럼 말을 많이 하면 안돼요 1006 00:59:01.653 --> 00:59:03.256 나는 휴게소를 오면 가장 고민 되는 것이 있어 1007 00:59:03.714 --> 00:59:05.814 돈가스랑 라면 중에 어떤 것을 먹어야 할 지 가장 고민이 돼 1008 00:59:06.078 --> 00:59:07.078 돈가스랑 라면 둘 다 드세요! 1009 00:59:07.080 --> 00:59:09.730 불고기 비빔밥 두 개, 황태해장국 한 개 1010 00:59:10.114 --> 00:59:11.114 돈가스 한 개 주문할게요 1011 00:59:17.816 --> 00:59:19.866 따뜻한 아메리카노 1012 00:59:20.464 --> 00:59:21.164 세 잔 주문할게요 1013 00:59:27.810 --> 00:59:30.260 여기 평창 휴게소에 1014 00:59:31.011 --> 00:59:33.111 제일 유명한 음식이 있어? 1015 00:59:33.223 --> 00:59:34.223 한우 비빔밥이 유명해 1016 00:59:45.067 --> 00:59:48.717 경란이 언니 비빔밥을 왜 안 섞고 있어요? 규한씨가 비빔밤 섞어주는 것을 기다리고 계신 거에요? 1017 00:59:49.364 --> 00:59:51.814 규한씨가 비빔밤 섞어주는 것을 기다리고 계신 거에요? 1018 00:59:52.371 --> 00:59:55.121 - 규한씨가 경란이 언니 비빔밥을 섞어주세요 - 그럼요, 제가 할게요 1019 00:59:56.359 --> 00:59:58.017 비빔밥 섞을 줄 몰라~ 경한아, 섞어줘 1020 00:59:58.017 --> 00:59:59.617 비빔밥 섞을 줄 몰라요~ 1021 01:00:00.642 --> 01:00:01.642 비빔밥 섞을 줄 모른대요~ 1022 01:00:05.885 --> 01:00:08.035 사실 비빔밥은 젓가락을 사용해야 잘 섞이거든요 1023 01:00:11.577 --> 01:00:14.877 경란이 언니 연애할 때는 남자친구한테 비빔밥 섞어달라고 해본 적 없죠? 1024 01:00:15.173 --> 01:00:15.901 응... 안 해봤어 1025 01:00:16.459 --> 01:00:19.516 내가 남자친구 비빔밥을 섞어준 적은 있어도 1026 01:00:19.516 --> 01:00:21.916 남자친구한테 나의 비빔밥을 섞어 달라고 해본 적은 없어 1027 01:00:21.916 --> 01:00:25.566 남자친구한테 비빔밥을 섞어 달라고 말하기 전에 남자친구가 지금처럼 알아서 먼저 해줘야지 1028 01:00:29.695 --> 01:00:30.995 경한아, 마음을 담아서 돈가스를 썰어줘 1029 01:00:32.259 --> 01:00:33.070 경한아, 행복한 마음을 담아서 돈가스를 잘라줘 1030 01:00:33.070 --> 01:00:34.118 경한아, 비빔밥을 예쁘게 섞어줘 1031 01:00:34.118 --> 01:00:35.118 경한아, 돈가스 작은 크기로 잘라줘 1032 01:00:36.471 --> 01:00:37.871 경한이 마음 속으로 짜증이 났겠다 1033 01:00:38.579 --> 01:00:40.579 동엽이 형이 왜 여행에 안 왔는지 이유를 알겠어요 1034 01:00:41.615 --> 01:00:42.615 동엽이 형 나중에 두고 봐요 1035 01:00:44.345 --> 01:00:45.445 경한아, 설마 돈가스 다 자른 거 아니지? 1036 01:00:45.917 --> 01:00:47.417 경한아, 돈가스 더 작게 잘라줘 1037 01:00:47.793 --> 01:00:49.243 엄마가 누나들 엄청 싫어해요 1038 01:00:50.314 --> 01:00:51.164 엄마가 누나들 진짜 싫어해요 1039 01:00:52.564 --> 01:00:53.951 누나들이 괴롭혔다고 엄마한테 다 이를 거에요 1040 01:00:53.951 --> 01:00:56.401 내가 돈가스 자를게, 경한이가 주문한 음식 다 식었다 1041 01:00:59.938 --> 01:01:03.838 규한이가 이번 여행에서 비서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고 있어 1042 01:01:03.926 --> 01:01:06.676 - 잘 먹겠습니다 - 잘 먹겠습니다 1043 01:01:17.080 --> 01:01:19.180 - 황태 해장국 정말 맛있어요 - 음식이 너무 맛있다 1044 01:01:19.274 --> 01:01:20.174 - 그래? - 황태 해장국 맛있어요? 1045 01:01:21.011 --> 01:01:22.511 돈가스도 정말 맛있어 1046 01:01:22.958 --> 01:01:25.087 황태 해장국이 사골 국물같아 1047 01:01:25.087 --> 01:01:25.603 그래? 1048 01:01:25.603 --> 01:01:26.332 맛이 진해요 1049 01:01:31.248 --> 01:01:32.248 황태 해장국 맛있다 1050 01:01:45.020 --> 01:01:46.220 목적지에 다 왔어요 1051 01:01:48.563 --> 01:01:49.413 숙소가 좋은데요? 1052 01:01:49.763 --> 01:01:50.713 이 곳에서 편안하게 쉴 수 있을 것 같아 1053 01:01:51.029 --> 01:01:52.329 강원도에 이런 근사한 숙소가 있는 지 몰랐어요 1054 01:01:52.363 --> 01:01:52.913 그러게, 게다가 산 속이야 1055 01:02:35.526 --> 01:02:37.776 숙소가 정말 예쁘다 1056 01:02:38.213 --> 01:02:40.263 침실도 되게 넓다 1057 01:02:42.013 --> 01:02:43.463 욕실도 좋아 1058 01:02:44.061 --> 01:02:44.911 응, 정말 예쁘다 1059 01:02:48.491 --> 01:02:49.755 여기 풍경도 정말 멋있다 1060 01:02:49.755 --> 01:02:50.755 풍경이 마치 한 폭의 그림 같네 1061 01:02:50.908 --> 01:02:51.658 응, 정말 그림 같다 1062 01:03:01.881 --> 01:03:03.881 이렇게 멋진 곳에서 혼자 잠을 자야 한다니 1063 01:03:04.021 --> 01:03:05.271 정말 슬프다 1064 01:03:07.258 --> 01:03:09.258 지아랑 지욱이, 아이들도 데려오고 싶다 1065 01:03:11.981 --> 01:03:13.081 숙소 밖으로 나가볼까요? 1066 01:03:13.917 --> 01:03:15.467 저희 1층으로 가요 1067 01:03:31.790 --> 01:03:33.440 노천탕 너무 좋다 1068 01:03:37.736 --> 01:03:38.986 이 노천탕 들어가자 1069 01:03:39.113 --> 01:03:40.713 생각보다 날씨가 춥지 않다 1070 01:03:44.963 --> 01:03:45.463 잠시만 1071 01:03:45.793 --> 01:03:47.593 은혜 언니 나 추워서 가운을 못 벗겠어 1072 01:03:47.593 --> 01:03:48.394 노천탕 들어가려면 가운 벗어야 해 1073 01:03:48.698 --> 01:03:50.448 나 추워서 가운을 못 벗겠어 1074 01:03:50.480 --> 01:03:51.980 노천탕 들어가려면 가운 무조건 벗어야 해 1075 01:03:54.307 --> 01:03:55.757 가운 벗으니까 너무 춥다, 얼른 노천탕 들어갈래! 1076 01:03:56.959 --> 01:03:59.759 나는 언니가 입은 수영복이 아니고 다른 수영복을 입고 왔어 1077 01:03:59.863 --> 01:04:03.313 잠시만 나는 그런 옷차림이 아니야 1078 01:04:17.100 --> 01:04:17.682 괜찮아? 1079 01:04:26.846 --> 01:04:27.512 괜찮아? 1080 01:04:27.536 --> 01:04:28.986 물이 따뜻하다 1081 01:04:53.487 --> 01:04:54.787 연수 언니 수영복 멋있네요! 1082 01:05:07.157 --> 01:05:11.057 내가 이런 원피스 수영복을 입고 온 이유가 은혜 언니랑 호란이 때문이야 1083 01:05:11.059 --> 01:05:13.559 내가 두 사람의 사진을 찾아봤었어 1084 01:05:13.640 --> 01:05:15.996 둘 다 섹시한 사진이 많은 거야 1085 01:05:15.996 --> 01:05:16.979 - 누구를 얘기하고 있는 거야? - 은혜 언니랑 호란이! 1086 01:05:16.979 --> 01:05:17.674 우리 둘을 말하는 거야? 1087 01:05:17.674 --> 01:05:18.286 응! 1088 01:05:35.278 --> 01:05:38.793 은혜 언니는 배우니까 드레스 입은 사진이 많고 1089 01:05:38.793 --> 01:05:39.486 호란이도 섹시한 사진이 많더라고 1090 01:05:39.486 --> 01:05:41.436 호란이는 원래 섹시한 이미지로 유명해 1091 01:05:41.445 --> 01:05:42.345 아니야, 그렇지 않아 1092 01:05:42.384 --> 01:05:45.584 나는 섹시한 사진이 단 한 장도 없어 1093 01:05:45.584 --> 01:05:47.316 나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이미지가 더 강해서 그런가봐 1094 01:05:47.316 --> 01:05:49.057 연수야, 내가 하는 말을 잘 들어봐 1095 01:05:49.057 --> 01:05:50.357 나랑 호란이처럼 섹시한 사진이 있는 게 부러우면 1096 01:05:51.001 --> 01:05:52.551 지금 일어나서 보여주면 돼 1097 01:05:53.107 --> 01:05:55.258 그래, 이 기회에 섹시한 사진을 남겨보는거야! 1098 01:05:55.258 --> 01:05:56.558 용기를 내서 일어나봐 1099 01:06:17.567 --> 01:06:20.377 몸매가 훌륭하지 않아서... 부끄러워서 못 일어나겠어 1100 01:06:20.377 --> 01:06:21.303 아니야, 연수 몸매도 훌륭해 1101 01:06:21.303 --> 01:06:23.253 그러면 이 자리를 빌려 한 번 얘기해봐 1102 01:06:23.413 --> 01:06:25.713 인터넷에 어떤 기사 제목으로 사진이 올라왔으면 좋겠는지 1103 01:06:27.165 --> 01:06:28.715 예를 들면, '섹시의 아이콘' 이런 거 말하는 거야? 1104 01:06:29.077 --> 01:06:30.177 40대 대표 섹시 아이콘 1105 01:06:46.061 --> 01:06:48.761 연수가 마침 수영복을 입고 있어서 소원을 풀 수 있었네 1106 01:06:49.214 --> 01:06:51.164 섹시한 사진을 남길 수 있게 자리를 만들어 봤어요 1107 01:06:51.825 --> 01:06:53.575 너무 부끄럽네요 1108 01:06:55.780 --> 01:06:57.230 제 입장에서 얘기해보자면 1109 01:06:57.603 --> 01:06:59.503 수영복 입고 계신 방송 분량을 딱 알맞게 찍으신 것 같아요 1110 01:06:59.504 --> 01:07:01.304 방송 분량을 딱 알맞게 찍으신 것 같아요 1111 01:07:02.754 --> 01:07:04.892 섹시한 모습이 너무 많이 나와도 좋아 보이지 않거든요 1112 01:07:04.892 --> 01:07:07.261 지난번에도 제가 얘기했듯이 무엇이든 과하면 좋지 않아요 1113 01:07:07.912 --> 01:07:11.073 저 영상에서 수영복 입고 계신 모습을 적당히 잘 보여주신 것 같아요 1114 01:07:11.073 --> 01:07:13.023 지난번에 경한이가 문자 답장을 보낼 때도 10분 간격을 두라고 했었어 1115 01:07:13.918 --> 01:07:14.624 그런데 1116 01:07:15.829 --> 01:07:18.879 사람에 따라서 다 다르다고 생각해 1117 01:07:19.620 --> 01:07:23.970 동엽이 오빠는 연수가 수영복 입고 있는 방송 분량이 적었다고 생각하세요? 1118 01:07:27.716 --> 01:07:28.516 아니,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1119 01:07:29.241 --> 01:07:32.591 나는 저런 모습을 봐도 아무런 생각이 안 들어 1120 01:07:32.662 --> 01:07:34.112 다들 동엽이 형 귀 빨개진 것 좀 봐요 1121 01:07:34.165 --> 01:07:36.665 귀가 빨개져서 거짓말 하는 거 다 들켰네 1122 01:07:36.867 --> 01:07:39.917 내 귀를 내가 못 보니까 귀가 빨개졌다는 걸 몰랐네, 미치겠다! 1123 01:07:40.988 --> 01:07:44.845 동엽이 형 귀가 멀쩡했다가 빨갛게 변하는 거를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다 봤어요 1124 01:07:44.845 --> 01:07:47.295 동엽이 오빠 귀가 안 익힌 소고기 색이랑 똑같아요 1125 01:07:47.379 --> 01:07:48.362 안 익힌 소고기 색이라니! 1126 01:07:48.362 --> 01:07:49.962 동엽이 오빠 귀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빨개지고 있어 1127 01:07:53.812 --> 01:07:55.112 - 있잖아 - 따뜻하니까 너무 좋다 1128 01:07:55.112 --> 01:07:58.437 최근 들어서 문득 드는 생각이 있어 1129 01:07:58.681 --> 01:08:02.731 지인들과 좋은 데 가고 좋은 거 먹고 싶어서 돈을 벌고 싶어 1130 01:08:03.234 --> 01:08:06.084 사실 나도 생일 때 안 울었는데 요즘 많이 울게 되더라고 1131 01:08:06.111 --> 01:08:09.011 이혼 후 첫 생일 때 엄청 슬펐고 1132 01:08:09.141 --> 01:08:10.491 두 번째 생일을 맞이할 때 즈음에 1133 01:08:10.491 --> 01:08:13.170 학교 동창들이 있는 단체채팅방에서 내가 이렇게 얘기를 했어 1134 01:08:13.273 --> 01:08:17.973 생일 때 정말 근사한 레스토랑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은데 1135 01:08:18.375 --> 01:08:19.875 같이 갈 사람이 없다고 1136 01:08:22.886 --> 01:08:24.186 그 메시지를 보고 친구들이 이렇게 얘기해줬어 1137 01:08:24.447 --> 01:08:28.390 "우리랑 같이 가자, 각자 돈 내고 근사한 레스토랑 한번 가보자" 1138 01:08:28.390 --> 01:08:30.789 그래서 나의 두 번째 생일 때 친구 5명이랑 레스토랑을 갔었어 1139 01:08:31.327 --> 01:08:33.027 그 때 정말 너무 행복했었어 1140 01:08:34.372 --> 01:08:36.272 지금은 돈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1141 01:08:36.337 --> 01:08:41.987 로맨틱한 시간을 함께 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느꼈어 1142 01:08:42.059 --> 01:08:44.309 오늘처럼 출연진들이랑 여행을 와서 1143 01:08:44.334 --> 01:08:48.484 편하게 쉬고 밥도 같이 먹고 1144 01:08:48.565 --> 01:08:53.665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식사를 함께 하고 이런 게 행복이 아닐까? 1145 01:08:57.650 --> 01:08:59.650 언니는 최근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있었어? 1146 01:08:59.650 --> 01:08:59.993 최근에? 1147 01:09:02.543 --> 01:09:03.843 첫 방송이 나가고 1148 01:09:04.935 --> 01:09:06.435 SNS로 응원 메시지를 받았어 1149 01:09:08.383 --> 01:09:10.083 그 내용이 내가 답장을 할 만큼 감동적이었어 1150 01:09:21.628 --> 01:09:25.178 연예인이라는 직업은 대중들에게 항상 잘 보여야 하니까 1151 01:09:25.328 --> 01:09:28.219 대중들한테 가끔은 상처 받고 1152 01:09:28.339 --> 01:09:31.439 또 가끔은 스트레스를 받아서 1153 01:09:31.497 --> 01:09:33.597 사람들이 나한테 항상 좋은 이미지는 아니였는데 1154 01:09:33.773 --> 01:09:36.873 응원 메시지를 받았을 때 대중들이 나의 친구가 된 기분이 들었어 1155 01:09:41.873 --> 01:09:46.423 앞으로 또 어떤 일들이 생길지는 모르겠지만 1156 01:09:46.455 --> 01:09:52.580 응원 메시지를 받은 이 날 만큼은 행복하게 즐기자는 생각을 했어 1157 01:09:52.605 --> 01:09:55.455 그 날 만큼은 대중들이 언니에게 응원하는 마음만 생각하기로 했구나 1158 01:09:55.455 --> 01:09:56.833 응, 맞아 1159 01:09:57.114 --> 01:09:59.764 어느 날 내가 어떤 말실수를 해서 1160 01:10:00.022 --> 01:10:02.672 사람들이 지적하고 화를 내더라도 1161 01:10:02.712 --> 01:10:04.562 이 응원들로 견디어 보자, 이런 생각을 했어 1162 01:10:05.234 --> 01:10:09.933 언젠가는 또 지금처럼 좋게 풀릴 날이 있겠지라는 생각이 들었어 1163 01:10:22.668 --> 01:10:23.668 저도 비슷한 생각을 했었어요 1164 01:10:24.352 --> 01:10:28.502 결국 나를 행복하게도 힘들게도 할 수 있는 게 사람인 것 같아요 1165 01:10:28.657 --> 01:10:29.205 맞아 1166 01:10:29.205 --> 01:10:30.705 사람들의 말이 응원이 되기도 상처가 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1167 01:10:32.043 --> 01:10:33.943 그러다가 무슨 생각이 들었냐면 1168 01:10:34.121 --> 01:10:35.921 나와 일면식도 없고 1169 01:10:36.097 --> 01:10:39.397 만날 일이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누군가가 1170 01:10:39.637 --> 01:10:41.887 나를 응원해준다는 게 1171 01:10:42.025 --> 01:10:45.746 정말 귀하고 고마운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1172 01:10:45.746 --> 01:10:46.946 예전에는 1173 01:10:47.319 --> 01:10:50.219 좋은 얘기보다는 나쁜 얘기가 더 많이 언급이 되고... 1174 01:10:50.362 --> 01:10:53.962 저의 죄의식 때문에 대중의 비난이 더 크게 와닿았거든요 1175 01:10:54.205 --> 01:10:55.855 그 때가 정신적으로 많이 힘든 순간이었는데 1176 01:10:55.855 --> 01:10:59.314 대중들의 수많은 비난들 속에서 1177 01:10:59.706 --> 01:11:03.756 누군가 따뜻한 시선으로 보내준 응원의 말이 1178 01:11:03.815 --> 01:11:05.865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더 죄송해지고 1179 01:11:06.362 --> 01:11:08.112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그 마음이 너무 고마웠어요 1180 01:11:08.394 --> 01:11:12.876 얼굴도 모르는 낯선 누군가에게 그 동안의 마음고생을 위로 받는 느낌이었어요 1181 01:11:13.286 --> 01:11:17.136 - 어떤 기분이었을 지 알 것 같아 - 너무 감동이었어요 1182 01:11:20.362 --> 01:11:20.912 공감된다 1183 01:11:26.614 --> 01:11:30.464 비가 오니까 차가운 물방울이 온천수에 튀어서 1184 01:11:30.486 --> 01:11:31.386 로맨틱하지 않아? 1185 01:11:31.412 --> 01:11:32.812 - 빗방울이 튀는 게 너무 좋아 - 노래 한 곡 불러줘 1186 01:11:32.946 --> 01:11:33.930 하나도 춥지 않아 1187 01:11:34.132 --> 01:11:35.482 이런 분위기에 어울리는 노래 어떤 게 있어? 1188 01:11:35.623 --> 01:11:37.573 - 지금 분위기에 어울리는 노래? - 노래한 곡 불러줘~ 1189 01:11:39.112 --> 01:11:41.062 - 여기에 어울리는 노래? - 노래한 곡 불러줘~ 1190 01:11:41.161 --> 01:11:42.511 비와 어울리는 노래! 1191 01:12:29.357 --> 01:12:30.357 즐거웠겠다 1192 01:12:30.549 --> 01:12:31.949 저 분위기에서 노래를 들으니까 너무 좋았어요 1193 01:12:31.961 --> 01:12:33.261 그랬을 것 같아 1194 01:12:33.535 --> 01:12:35.085 가수랑 여행을 같이 가면 너무 좋지 1195 01:12:35.144 --> 01:12:36.644 맞아, 가수가 한 명 있으면 정말 좋지 1196 01:12:36.676 --> 01:12:38.826 스피커 안 갖고 갈 거면 가수를 데려가야겠다 1197 01:12:53.220 --> 01:12:54.570 안녕하세요 1198 01:12:54.701 --> 01:12:55.701 안녕하세요 1199 01:13:18.290 --> 01:13:19.840 영선이 언니랑 경란이 언니도 외출했구나 1200 01:13:19.840 --> 01:13:22.111 경란이 언니랑 저 장소가 잘 어울린다 1201 01:13:22.611 --> 01:13:23.861 저기 너무 좋았어요 1202 01:13:24.663 --> 01:13:25.613 고요해서 좋았어요 1203 01:13:29.711 --> 01:13:32.261 연수 너는 다시 일을 하고 싶다고 했었잖아 1204 01:13:33.275 --> 01:13:37.225 사실 아까 네가 이곳저곳 전화를 하면서 1205 01:13:37.608 --> 01:13:41.208 일자리 알아볼 때 눈물이 났었어 1206 01:13:44.018 --> 01:13:45.718 나도 오디션 볼 수 있는 기회 주는 거야? 1207 01:13:46.910 --> 01:13:48.460 오디션 좀 알아봐 줘 1208 01:13:48.476 --> 01:13:49.776 정보 좀 제공해줘 1209 01:13:50.253 --> 01:13:52.453 지나가는 행인 역할도 좋아 1210 01:13:54.534 --> 01:13:57.284 연수 네가 연기를 해본 적이 없는 게 아니고 예전에 했었잖아 1211 01:13:58.461 --> 01:14:01.611 전망이 좋았던 기획사에서 좋은 기회들이 있었고 1212 01:14:02.004 --> 01:14:03.754 마침 네가 좋은 기회를 잡아서 1213 01:14:04.027 --> 01:14:06.777 영화의 주인공까지 맡았던 그 때, 1214 01:14:07.027 --> 01:14:08.867 네가 배우로서 더 유명해질 수 있었던 시기에 1215 01:14:08.958 --> 01:14:10.458 결혼이라는 선택을 했잖아 1216 01:14:11.333 --> 01:14:12.733 그 선택에 대한 1217 01:14:13.961 --> 01:14:14.611 후회는 없었어? 1218 01:14:25.230 --> 01:14:29.730 나는 2001년도에, 임상수 감독님의 영화 '눈물' 이라는 작품으로 데뷔를 했었고 1219 01:14:30.205 --> 01:14:32.305 그 후에 서울예술대학교에서 방송연기학과를 전공했어 1220 01:14:32.345 --> 01:14:35.545 전 남편을 만나기 이전에도 나는 배우였어 1221 01:14:35.929 --> 01:14:39.135 그런데 대중들은 내가 영화로 이미 데뷔했었고 방송연기학과를 전공했다는 것을 모르니까 1222 01:14:39.135 --> 01:14:40.885 - 오해했구나 - 연예인을 하고 싶어하는 줄 알더라고 1223 01:14:41.101 --> 01:14:43.501 나는 2001년도에 영화로 데뷔했으니까 이미 연예인이었고 1224 01:14:43.705 --> 01:14:45.355 나의 본업은 배우인데 1225 01:14:45.825 --> 01:14:51.025 그 당시에 싸이가 소속되어있는 아주 유명한 기획사와 계약을 하고 나서 1226 01:14:51.986 --> 01:14:54.436 3개월 만에 딸을 임신한 거야 1227 01:14:57.422 --> 01:15:00.822 나의 미래를 딸과 바꾼 거지 1228 01:15:01.495 --> 01:15:03.645 그런데 나는 이 선택을 단 한번도 후회한 적이 없어 1229 01:15:07.762 --> 01:15:11.862 동화책 중에 '우리 엄마'라는 제목의 엄청 유명한 동화책이 있어 1230 01:15:13.605 --> 01:15:17.605 우리 엄마는 아나운서가 될 수도 있었고 1231 01:15:22.050 --> 01:15:24.600 우리 엄마는 유명한 사업가가 될 수도 있었고 1232 01:15:29.473 --> 01:15:33.073 우리 엄마는 영화배우가 될 수도 있었고... 이런 이야기가 계속 나와 1233 01:15:33.110 --> 01:15:34.110 그러다가 마지막에는 이런 내용으로 끝나 1234 01:15:34.876 --> 01:15:37.426 '그런데 우리 엄마는 엄마가 되었네요' 1235 01:15:48.029 --> 01:15:49.029 책 내용이 슬프다 1236 01:15:49.111 --> 01:15:50.561 응, 감동적이야 1237 01:15:50.961 --> 01:15:53.332 감동을 주는 좋은 동화책이 많아 1238 01:15:56.888 --> 01:15:58.938 만약 내가 이혼을 하지 않았다면 1239 01:15:59.518 --> 01:16:02.518 혼자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 아니였다면 한부모 가정의 아픔을 몰랐을 거고 1240 01:16:02.975 --> 01:16:05.265 이혼한 사람들의 마음을 몰랐을 거야 1241 01:16:05.265 --> 01:16:06.665 대중들도 모를 거라고 생각해 1242 01:16:06.720 --> 01:16:09.770 이혼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은 이혼의 아픔을 모를 거야 1243 01:16:09.950 --> 01:16:12.150 이 아픔을 모르는 사람들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아 1244 01:16:12.284 --> 01:16:14.334 모를 수도 있다고 생각해 1245 01:16:14.782 --> 01:16:18.932 나도 한부모 가정의 엄마로서 아이들을 키워보니까 1246 01:16:19.648 --> 01:16:21.598 혼자서 아이들을 키우는 게 정말 대단한 일이라는 것을 느꼈어 1247 01:16:23.683 --> 01:16:26.333 한부모 가정 뿐만 아니라 1248 01:16:26.339 --> 01:16:28.309 맞벌이 가정 역시 대단한 건 마찬가지야 1249 01:16:28.309 --> 01:16:31.122 특히 초등학생 자녀를 둔 엄마들은 맞벌이인 경우에 1250 01:16:31.122 --> 01:16:35.672 본인 아이를 같은 반 아이 엄마에게 맡겨야 하는 순간들이 많거든 1251 01:16:36.021 --> 01:16:37.971 아이를 맡긴 엄마는 모든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1252 01:16:39.149 --> 01:16:40.949 맞벌이인 엄마도 아이를 맡길 때 미안할거야 1253 01:16:41.309 --> 01:16:42.609 본인이 아이를 봐주고 싶지만 그럴 상황이 안되니까 1254 01:16:42.654 --> 01:16:43.704 마음 속에 언제나 미안함을 가지고 있을 거야 1255 01:16:43.777 --> 01:16:47.077 맞벌이인 엄마들은 항상 미소를 잃지 않으려 하고 1256 01:16:47.733 --> 01:16:52.935 최선을 다하려는 모습들을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어 1257 01:16:52.986 --> 01:16:55.486 결혼한 사람, 이혼한 사람과 관계없이 대단하다고 생각해 1258 01:16:55.836 --> 01:16:59.286 그리고 이건 아버지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 1259 01:17:00.097 --> 01:17:05.547 내 아들이 다니는 학교에서도 아버지들이 아이들 데리러 많이 오거든 1260 01:17:05.943 --> 01:17:08.143 아버지들 모두 1261 01:17:10.489 --> 01:17:13.539 아이를 위해 본인이 처한 상황 속에서 최선을 다하더라고 1262 01:17:16.380 --> 01:17:17.680 은혜 언니랑 연수는 1263 01:17:19.411 --> 01:17:24.311 본인이 엄마로서 몇 점이라고 생각해? 1264 01:17:25.190 --> 01:17:27.340 엄마로서 매겨보는 나의 점수... 1265 01:17:33.213 --> 01:17:34.463 나는 엄마로서는... 1266 01:17:36.033 --> 01:17:39.033 엄마로서는 거의 0점에 가까운 것 같아 1267 01:17:40.098 --> 01:17:41.348 그게 무슨 말이에요... 1268 01:17:41.712 --> 01:17:44.802 나는 항상 아이들한테 미안하거든 1269 01:17:54.750 --> 01:17:56.000 내가 0점이라고 말한 이유는 1270 01:17:56.047 --> 01:17:59.351 아이들 모두 지금 8살, 초등학교 2학년인데 1271 01:17:59.404 --> 01:18:00.790 내가 아이들 숙제를 제대로 봐준 적이 한번도 없어 1272 01:18:00.790 --> 01:18:05.640 그래서 가끔 '선생님이 나를 어떻게 보실까' 이런 생각을 해 1273 01:18:05.640 --> 01:18:08.471 엄마라면 아이에게 온전히 신경을 써야 하는데 1274 01:18:09.024 --> 01:18:11.274 내가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아이에게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으니까... 1275 01:18:13.486 --> 01:18:16.336 평소에는 일 때문에 아이들을 돌보지 못하니까 1276 01:18:16.796 --> 01:18:22.344 쉬는 날에라도 아이들을 위해줘야 하는데 1277 01:18:23.360 --> 01:18:27.010 기본적인, 최소한의 신경만 쓰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야 1278 01:18:35.288 --> 01:18:37.658 나는 엄마들이 모두 다 대단하다고 생각해 1279 01:18:37.658 --> 01:18:38.658 내가 제일 후회하는 것은 1280 01:18:39.886 --> 01:18:42.136 아이들 1살 되기 전에 일을 다시 시작한 거야 1281 01:18:42.798 --> 01:18:47.148 내가 그때 일을 하지 않았다면 아이들이 기저귀를 좀 더 빨리 떼지 않았을까? 1282 01:18:47.200 --> 01:18:50.650 내가 그때 일에 대한 욕심을 내지 않았더라면 1283 01:18:50.988 --> 01:18:54.338 아이들이 지금보다 더 잘 크지 않았을까? 1284 01:18:54.710 --> 01:18:55.310 자꾸 이런 생각이 들어 1285 01:18:55.860 --> 01:18:57.860 나의 일을 포기하지 못하고 이기적이었던 것 같아 1286 01:18:57.860 --> 01:18:59.430 만약에 그때 일을 하지 않았다면 1287 01:18:59.515 --> 01:19:03.165 나중에 '왜 그때 일을 하지 않았을까'라고 후회했을 거야 1288 01:19:03.357 --> 01:19:04.422 또 다른 이유들로 후회했을 거야 1289 01:19:04.422 --> 01:19:04.985 맞아 1290 01:19:04.985 --> 01:19:08.685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내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자신한테 너무 가혹하게 하지 마요 1291 01:19:08.830 --> 01:19:09.500 그렇지 않아... 1292 01:19:09.500 --> 01:19:11.688 인생에 정답은 없어 1293 01:19:11.810 --> 01:19:13.460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낼 수는 없어요 1294 01:19:18.460 --> 01:19:21.065 0점짜리 엄마라는 생각을 왜 하게 됐어? 1295 01:19:22.915 --> 01:19:23.715 어느 순간부터 1296 01:19:24.720 --> 01:19:26.320 예쁜 유모차가 끌고 싶고 1297 01:19:28.167 --> 01:19:29.867 아이한테 예쁜 옷을 입히고 싶고 1298 01:19:31.083 --> 01:19:36.082 아이는 그저 나를 빛나게 하는 도구인 걸까? 1299 01:19:37.867 --> 01:19:38.617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1300 01:19:39.130 --> 01:19:40.580 물론 아이들에게 1301 01:19:40.651 --> 01:19:44.001 나름 할 수 있는 최선을 한다고는 하지만 1302 01:19:45.045 --> 01:19:49.445 내가 해주는 최선은 돈뿐인가? 1303 01:19:50.528 --> 01:19:53.628 결국,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물질적인 것들 뿐인 거에요 1304 01:19:53.788 --> 01:19:54.788 아이들이 갖고 싶다는 거 1305 01:19:54.980 --> 01:19:56.280 최대한 가질 수 있게 해주고 1306 01:19:56.800 --> 01:19:59.050 배우고 싶다는 거 배울 수 있게 해주는 것... 제가 할 수 있는 건 이런 것들 뿐이에요 1307 01:19:59.328 --> 01:20:01.978 제 주위에 1308 01:20:02.283 --> 01:20:06.133 경제적으로 어려운 엄마들은 1309 01:20:06.812 --> 01:20:09.862 엄마가 아이에게 직접 책을 읽어주고 직접 가르치고 1310 01:20:09.899 --> 01:20:13.549 엄마로서 아이들을 제대로 돌봐주고 있거든요 1311 01:20:13.939 --> 01:20:15.039 이런 엄마들의 모습을 보면서 1312 01:20:15.952 --> 01:20:18.802 저는 선생님을 통해서 아이에게 직접 해줄 수 있는 일들을 해결하니까 1313 01:20:19.252 --> 01:20:20.239 내가 만족하기 위해서, 1314 01:20:21.677 --> 01:20:23.427 나의 마음이 편한 게 우선이었던 것은 아니였을까 라는 생각을 했어요 1315 01:20:23.438 --> 01:20:24.016 그렇지 않아 1316 01:20:25.110 --> 01:20:27.060 나는 아이들 관련해서는 어떤 것이든 적당한 게 좋다고 생각해 1317 01:20:27.569 --> 01:20:31.069 나의 양육 방식을 예로 들자면, 아이들의 용모는 단정하게만 보이면 된다고 생각하거든 1318 01:20:31.573 --> 01:20:32.323 그런데 예전에 이런 일이 있었어 1319 01:20:32.989 --> 01:20:35.789 가족들이랑 한강에 놀러 가서 1320 01:20:36.282 --> 01:20:39.832 다같이 공원에서 잠깐 걷고 있었어 1321 01:20:40.354 --> 01:20:43.904 날씨가 좋으니까 아이들이 정말 많더라고 1322 01:20:44.402 --> 01:20:45.702 아이들 사이로 우리 애들이 걸어가는데 1323 01:20:47.809 --> 01:20:50.859 우리 애들이 제일 초라해 보이는 거야 1324 01:20:51.297 --> 01:20:52.947 그 모습을 보니까 1325 01:20:53.110 --> 01:20:54.510 아버지가 유명한 연예인인데 1326 01:20:55.260 --> 01:20:59.360 자식들이 조금 초라해 보이는 게 아닌가 1327 01:20:59.594 --> 01:21:01.641 내가 너무 신경을 안 썼나 이런 생각을 들었어 1328 01:21:01.641 --> 01:21:02.891 저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해요 1329 01:21:02.907 --> 01:21:05.647 초등학생 때 손톱 검사를 했잖아요 1330 01:21:05.647 --> 01:21:08.747 그때 손톱 정리가 안 된 친구들은 선생님한테 혼이 났거든요 1331 01:21:09.115 --> 01:21:12.065 그래서 손톱 정리가 안 된 친구들을 이해하지 못했어요 1332 01:21:12.347 --> 01:21:13.797 그런데 어느 날 아이 손을 봤더니 1333 01:21:14.071 --> 01:21:17.871 손톱이 길고 지저분하게 자라있었어요, 제가 너무 바쁘니까 아이 손톱에 신경을 못썼던 거죠 1334 01:21:18.050 --> 01:21:20.700 초등학생 때 손톱 정리가 안된 친구들을 이해하지 못했던 저의 시선으로 1335 01:21:20.700 --> 01:21:23.350 다른 사람들이 우리 아이들을 안 좋게 볼 수 있겠구나...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1336 01:21:23.976 --> 01:21:26.076 아이들 손톱 관리도 제 때 해주지 못하는데 1337 01:21:26.420 --> 01:21:28.470 아이들에게 최선이라고 여기면서 물질적으로 해주는 것들이 1338 01:21:28.717 --> 01:21:32.567 사실은 최선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1339 01:21:33.179 --> 01:21:35.030 그래서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했어요 1340 01:21:35.030 --> 01:21:36.030 괜찮아 1341 01:21:36.437 --> 01:21:37.387 나도 어렸을 때 1342 01:21:37.910 --> 01:21:38.910 지저분해서 1343 01:21:38.922 --> 01:21:39.922 친구들이 많이 놀렸어 1344 01:21:40.046 --> 01:21:43.946 그래서 놀림 받지 않으려고 기지를 발휘했었어 1345 01:21:44.195 --> 01:21:46.195 이런 결핍이 있으면 1346 01:21:46.710 --> 01:21:49.710 그 결핍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성장하는 거야 1347 01:21:49.757 --> 01:21:52.007 너무 완벽한 상황에만 놓여지면 1348 01:21:52.564 --> 01:21:53.914 발전할 기회가 없지 않을까 1349 01:21:54.203 --> 01:21:56.953 위기를 겪으면서 성장할 수 있는 거지 1350 01:21:57.364 --> 01:22:00.464 너무 미안해하지말자, 괜찮아 1351 01:22:01.266 --> 01:22:02.816 연수는 엄마로서 90점 이상이라고 생각해요 1352 01:22:02.926 --> 01:22:04.041 아니야, 은혜 언니 1353 01:22:04.041 --> 01:22:05.922 저는 엄마로서 70점 정도라고 생각해요 1354 01:22:05.997 --> 01:22:10.810 제가 아이들한테 공부를 못 가르쳐 줘서 30점은 뺐어요 1355 01:22:13.771 --> 01:22:15.671 아니야, 공부를 못 가르쳐 줄 수도 있지 1356 01:22:15.875 --> 01:22:19.125 우리 부모님 세대에서도 자식들의 숙제를 봐주거나 1357 01:22:20.283 --> 01:22:22.933 공부를 가르쳐주지 않았잖아 1358 01:22:23.257 --> 01:22:24.707 요즘에나 아이들 숙제나 공부 봐주는 거지 1359 01:22:24.758 --> 01:22:27.672 그래도 저희 부모님들은 숙제하라고 잔소리는 해주셨는데 1360 01:22:27.672 --> 01:22:30.022 저는 일 하느라 밖에 있어서 1361 01:22:30.313 --> 01:22:33.263 아이들의 숙제를 봐줄 수가 없으니까 1362 01:22:33.610 --> 01:22:36.260 아이들이 숙제를 제대로 했는지 확인할 수가 없어요 1363 01:22:36.260 --> 01:22:38.110 오죽하면 제가 선생님을 찾아뵙고 1364 01:22:38.321 --> 01:22:41.021 제가 아이들의 숙제를 봐줄 수가 없는 상황이라서 1365 01:22:44.469 --> 01:22:47.569 독서로 숙제를 대체할 수 없는지 1366 01:22:47.806 --> 01:22:50.306 방안을 제안한 적이 있어요 선생님도 제 상황을 이해하고 계셔서 1367 01:22:50.772 --> 01:22:51.722 다행히 제안을 받아주셨어요 1368 01:22:51.959 --> 01:22:55.259 아이들의 숙제가 매일 한 장씩 풀어야 하는 숙제라서 1369 01:22:55.286 --> 01:22:56.886 엄마의 도움이 많이 필요하거든요 1370 01:22:57.904 --> 01:22:59.354 아이 숙제도 못 봐주는 게 너무 미안해요 1371 01:23:00.828 --> 01:23:02.778 겨우 한 장 짜리 숙제라서 1372 01:23:03.673 --> 01:23:05.473 노력만 있으면 충분히 해줄 수 있고 1373 01:23:06.635 --> 01:23:08.335 시간이 오래 걸리지도 않아요 1374 01:23:09.117 --> 01:23:11.567 하루 정도는 아침을 빨리 먹고 숙제를 해줄 수도 있고 1375 01:23:11.956 --> 01:23:13.756 조금 일찍 집에 들어가서 숙제를 해줄 수도 있는데 1376 01:23:14.875 --> 01:23:17.975 '내가 너무 나만 생각하나' 자책을 할 때가 있어요 1377 01:23:19.382 --> 01:23:21.482 그래도 아이들과 함께 지내고 있잖아 1378 01:23:21.534 --> 01:23:22.884 70점인 엄마든 1379 01:23:23.131 --> 01:23:26.331 숙제를 직접 봐주지 못하는 엄마든.. 1380 01:23:26.459 --> 01:23:30.759 어쨌든 엄마로서 역할을 옆에서 따뜻하게 해주고 있잖아 1381 01:23:31.354 --> 01:23:33.704 아이들은 엄마와 함께 지낸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1382 01:23:33.729 --> 01:23:35.917 숙제 같은 거 봐주지 않아도 괜찮아 엄마가 옆에 있는 게 더 중요하지 1383 01:23:35.917 --> 01:23:40.167 각자의 능력이 되는 대로 아이들을 돌봐주고 있잖아 1384 01:23:40.177 --> 01:23:43.527 이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100점짜리 엄마라고 생각해 1385 01:23:49.548 --> 01:23:52.398 내 이야기를 듣고 아이들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1386 01:23:53.079 --> 01:23:53.829 나의 어머니는 1387 01:23:54.750 --> 01:23:55.850 늘 편찮으셨어 1388 01:23:56.369 --> 01:24:01.919 간염, 간경화 때문에 항상 누워서 지내시다가 결국에는 간암으로 돌아가셨어 1389 01:24:02.139 --> 01:24:04.039 이런 상황이다 보니 1390 01:24:04.278 --> 01:24:05.028 나의 초등학교 졸업식 때 1391 01:24:05.755 --> 01:24:08.255 어머니가 편찮으셔서 오지 못하셨어 1392 01:24:08.900 --> 01:24:10.800 아버지는 교사라서 학교에 출근해야 하니까 1393 01:24:11.187 --> 01:24:12.287 졸업식에 못 오셨어 1394 01:24:12.445 --> 01:24:13.545 그래서 나는 초등학교 졸업식 떄 1395 01:24:14.680 --> 01:24:16.180 부모님도 안 계셨고, 가족끼리 찍은 사진도 없었지 1396 01:24:16.769 --> 01:24:17.769 중학교 졸업식 때도, 1397 01:24:17.937 --> 01:24:18.837 고등학교 졸업식 때도 마찬가지였어 1398 01:24:20.085 --> 01:24:21.385 그런데 초등학교 졸업식이 끝나고 1399 01:24:22.509 --> 01:24:25.059 나의 사정을 알고 있는 친한 친구가 나를 챙겨줬었어 1400 01:24:26.271 --> 01:24:29.621 친구가 나랑 같이 밥을 먹고 싶다고 부모님한테 얘기했어 1401 01:24:30.228 --> 01:24:31.728 보통 졸업식 끝나면 가족끼리 짜장면을 먹으러 갔거든 1402 01:24:32.141 --> 01:24:35.141 친구의 부모님은 1403 01:24:35.886 --> 01:24:38.436 가족끼리 식사하고 싶은데 내가 같이 가니까 1404 01:24:39.909 --> 01:24:41.909 친구네 부모님이 약간 불편해 하는 걸 나는 느꼈어 1405 01:24:42.760 --> 01:24:45.295 눈치가 보였지만 모르는 척 하고 같이 가서 식사를 했어 1406 01:24:45.620 --> 01:24:46.720 이런 자리에서는 나의 역할이 정해져 있어 1407 01:24:47.474 --> 01:24:49.074 어쨌든 식사를 얻어 먹은 거니까 1408 01:24:49.498 --> 01:24:51.548 친구의 부모님에게 기쁨을 선사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거야 1409 01:24:52.036 --> 01:24:53.436 그래서 이후부터 1410 01:24:53.756 --> 01:24:55.006 친구의 부모님이 모르는 1411 01:24:55.866 --> 01:24:57.816 친구의 학교 생활들에 대해서 1412 01:24:58.407 --> 01:24:59.957 얘기를 해 드렸지 1413 01:25:00.235 --> 01:25:02.317 친구의 부모님한테 1414 01:25:02.968 --> 01:25:06.968 학교에서 친구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말하니까 1415 01:25:07.161 --> 01:25:08.811 친구의 부모님은 나의 얘기에 관심이 생기는 거야 1416 01:25:09.270 --> 01:25:11.120 부모님은 학교에서 자식이 어떻게 지내는 지 알기 어려우니까... 1417 01:25:11.138 --> 01:25:12.838 친구에 대한 미담을 약간 과장해서 말씀 드렸어 1418 01:25:13.739 --> 01:25:16.939 어려운 친구를 도와준 얘기부터 시작해서 미담을 계속 말했지 1419 01:25:16.942 --> 01:25:20.602 약간의 농담도 섞으면서 얘기하면 1420 01:25:20.602 --> 01:25:21.901 친구의 부모님이 정말 좋아하셨어 1421 01:25:21.901 --> 01:25:24.801 그래서 분위기를 화목하게 만들 수 있었어 1422 01:25:25.366 --> 01:25:26.916 게다가 같은 중학교로 진학을 한 거야 1423 01:25:27.442 --> 01:25:31.892 결국 친구의 부모님이랑도 친해져서 1424 01:25:32.259 --> 01:25:34.109 친구의 학교 생활 이야기 해줘서 고맙다고, 계속 친하게 지내라고 하셨어 1425 01:25:34.624 --> 01:25:35.324 이런 식으로 1426 01:25:36.045 --> 01:25:39.845 결핍이 있어야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성장하고 진화하고 깨닫는 거야 1427 01:25:40.640 --> 01:25:41.990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지 못한다고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어 1428 01:25:42.155 --> 01:25:45.355 나는 초등학생 때부터 남들의 눈치를 보면서 1429 01:25:45.640 --> 01:25:50.140 다른 사람들이 나와 함께 있는 것을 1430 01:25:50.603 --> 01:25:52.253 싫어하지 않게 하려고 굉장히 노력했었어 1431 01:25:53.609 --> 01:25:56.209 그리고 이 노력은 내 인생에 큰 도움이 됐어 1432 01:25:56.433 --> 01:26:01.283 그러니까 아이들과 함께하지 못한다는 것에 대해 1433 01:26:01.408 --> 01:26:02.408 너무 미안해 하지마 1434 01:26:02.597 --> 01:26:05.447 아이들이 이런 과정들을 겪으면서 스스로 성장하는 거야 1435 01:26:08.258 --> 01:26:10.958 근데 애들 없으니까 난 너무 좋은데? 1436 01:26:10.958 --> 01:26:11.658 그치? 1437 01:26:11.658 --> 01:26:13.658 이제 애들도 다 커서 같이 여행가면 편하지 않아? 1438 01:26:13.658 --> 01:26:15.158 애들이 이제 나랑 안 놀아줘 1439 01:26:16.058 --> 01:26:17.458 언니 지금 뭔 소리야? 1440 01:26:17.458 --> 01:26:18.758 이제 애들이 나랑 여행을 안 가 1441 01:26:18.758 --> 01:26:19.958 영화도 나랑 안 보려고 해 1442 01:26:19.958 --> 01:26:22.758 나도 우리 애가 원래 안 그랬거든? 1443 01:26:22.758 --> 01:26:24.557 처음에 아이한테 휴대전화를 사줬을 때 1444 01:26:24.557 --> 01:26:26.758 아이들용 휴대전화로 사줘서 그걸 학교에 들고 갔는데 1445 01:26:26.758 --> 01:26:27.758 아이한테 전화가 온 거야 1446 01:26:27.758 --> 01:26:29.158 아이한테 왜 전화했냐고 물어봤더니 1447 01:26:29.158 --> 01:26:31.658 "엄마 저 지금 화장실에 있어요" 이러더라 1448 01:26:31.658 --> 01:26:34.358 그러니까 화장실에서도 전화하고 1449 01:26:34.358 --> 01:26:35.557 휴대전화가 너무 재밌었구나 1450 01:26:35.557 --> 01:26:37.758 엄마하고 휴대전화로 계속 얘기하고 싶은 거야 1451 01:26:37.758 --> 01:26:39.557 이랬던 애가 최근에 1452 01:26:39.557 --> 01:26:40.557 내가 아이한테 전화해서 1453 01:26:40.557 --> 01:26:41.958 "재한아 뭐해?" 물어보면 1454 01:26:41.958 --> 01:26:43.557 "엄마 왜요, 1455 01:26:43.557 --> 01:26:44.557 왜?" 이렇게 대답하고 1456 01:26:44.557 --> 01:26:46.057 "너 지금 뭐 하는데?" 라고 물어보면 1457 01:26:46.057 --> 01:26:48.057 "아 엄마 알았어요" 이렇게 얼버무리고 1458 01:26:48.057 --> 01:26:50.057 내가 "너 먼저 끊지 마"라고 하면 1459 01:26:50.057 --> 01:26:52.108 "네" 대답하고 전화를 딱 끊어 1460 01:26:53.108 --> 01:26:55.008 - 남자애들이 딱 이렇게 행동해 - 그래서 내가 다시 전화를 걸었어 1461 01:26:55.708 --> 01:26:56.858 "먼저 끊지 말라니까" 1462 01:26:56.858 --> 01:26:57.758 "네" 대답하더니 또 전화를 먼저 끊어 1463 01:26:57.758 --> 01:26:59.458 세 번째로 다시 전화했어 1464 01:26:59.458 --> 01:27:01.658 "재한아 전화 먼저 끊지 말랬지?" 이랬더니 1465 01:27:01.658 --> 01:27:02.857 아이가 "네" 하고 그제서야 전화를 안 끊더라? 1466 01:27:02.857 --> 01:27:04.357 그래서 내가 아이한테 전화로 얘기를 하고 있었어 1467 01:27:09.508 --> 01:27:11.908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딴 짓을 하고 있더라고 1468 01:27:13.608 --> 01:27:14.858 이런 나쁜 남자가 있나? 1469 01:27:14.858 --> 01:27:17.658 - 남자애들이 그래 - 나 약간 상처 받았잖아 1470 01:27:17.958 --> 01:27:19.458 요즘 애들이 그래 1471 01:27:22.008 --> 01:27:24.758 연수야, 우리 수건 좀 가지고 와줘 나가자 이제 1472 01:27:24.758 --> 01:27:25.758 연수야, 수건 가지고 와줘 1473 01:27:25.758 --> 01:27:28.358 근데 왜 내가 가지고 와야 해, 저기 좀만 걸어가면 있잖아 1474 01:27:28.358 --> 01:27:29.008 너 생일 언제야? 1475 01:27:29.458 --> 01:27:30.458 4월 5일 1476 01:27:30.458 --> 01:27:31.018 갔다 와 1477 01:27:31.018 --> 01:27:32.008 호란이는 생일 언제야? 1478 01:27:33.458 --> 01:27:34.258 몇 월이야? 1479 01:27:34.258 --> 01:27:36.208 저 7월이요, 그래도 연수 네가 갔다 와 1480 01:27:36.208 --> 01:27:37.308 왜 내가 가야 하는데! 1481 01:27:37.308 --> 01:27:38.308 원래 언니가 하는 거야 1482 01:27:39.008 --> 01:27:39.758 언니가 해주는 거야 1483 01:27:40.358 --> 01:27:42.908 - 원래 둘째가 하는 거야 - 지아랑 지욱이 있으면 둘 중에 누구 시킬 거야? 1484 01:27:42.908 --> 01:27:44.358 근데 수건이 어딨어요? 1485 01:27:44.358 --> 01:27:46.708 수건 저기 들어가면 안에 있어 1486 01:28:17.508 --> 01:28:18.858 연수야 잠깐만, 연수야 여기로 와 봐 1487 01:28:18.858 --> 01:28:20.857 - 아니에요 언니, 수건 가지고 빨리 올게요 - 여기로 와 봐 1488 01:28:21.407 --> 01:28:22.057 지금 몇 시야? 1489 01:28:26.657 --> 01:28:28.607 얘들아 이제 우리 밥 먹으러 가자 1490 01:28:31.208 --> 01:28:32.408 누가 이렇게 다 준비해뒀지? 1491 01:28:32.408 --> 01:28:33.408 사진 찍어둘래 1492 01:28:33.808 --> 01:28:35.408 규한아 너 평소랑 달라 보인다 1493 01:28:35.408 --> 01:28:37.258 규한이 아니고 다른 사람인 줄 알았어 1494 01:28:38.658 --> 01:28:41.258 고기를 아직 안 구우셨던데요? 1495 01:28:41.358 --> 01:28:44.258 고기는 구워 놓으면 맛이 없잖아요 1496 01:28:44.608 --> 01:28:45.858 고기는 구워드릴 거에요 1497 01:28:45.858 --> 01:28:49.608 - 여기 앉아 있으면 규한씨가 다 준비해 주는 거예요? - 다 해주시는 거에요? 1498 01:28:49.608 --> 01:28:51.258 앉아 계세요, 제가 다 준비해서 올게요 1499 01:29:21.658 --> 01:29:23.858 불이야, 불이야... 1500 01:29:48.758 --> 01:29:50.108 촬영하지 마요... 1501 01:30:03.758 --> 01:30:04.358 왜 저래 1502 01:30:04.908 --> 01:30:06.108 연기가 많이 매웠어 1503 01:30:06.358 --> 01:30:07.308 울었어 1504 01:30:07.458 --> 01:30:09.158 그릴에 불이 났었구나 1505 01:30:09.258 --> 01:30:11.008 네가 저녁 준비를 진짜로 다 했구나 1506 01:30:11.108 --> 01:30:12.308 제가 진짜 다 했어요 1507 01:30:13.458 --> 01:30:14.458 규한이가 다 해줬어요 1508 01:30:17.658 --> 01:30:18.758 음식 온다 1509 01:30:20.508 --> 01:30:21.858 강원도 정선의 한우랑 1510 01:30:26.758 --> 01:30:28.058 한우 좀 봐봐 1511 01:30:51.758 --> 01:30:53.208 나는 소고기를 진짜 오랜만에 먹어 1512 01:30:56.158 --> 01:30:57.308 너무 맛있다 1513 01:30:58.059 --> 01:30:58.909 부드러워서 입에서 녹는 것 같아 1514 01:30:59.958 --> 01:31:01.258 입에서 사라지고 있어 1515 01:31:01.758 --> 01:31:02.758 세 번밖에 안 씹었는데 1516 01:31:02.758 --> 01:31:05.508 강원도가 한우로 유명해요 1517 01:31:05.908 --> 01:31:07.758 우리 여행 온 곳이 강원도잖아 1518 01:31:07.758 --> 01:31:09.158 강원도가 한우로 유명한 곳이거든 1519 01:31:09.258 --> 01:31:10.758 내가 먹어본 한우 중에 제일 맛있어 1520 01:31:11.508 --> 01:31:12.308 어떻게 이렇게 맛있지? 1521 01:31:12.308 --> 01:31:13.158 어떻게 이렇게 맛있을 수가 있지 1522 01:31:13.158 --> 01:31:13.908 그니까 1523 01:31:17.858 --> 01:31:24.308 은혜 누나랑 같이 이 여행을 준비할 때, 물론 누나가 여행의 더 많은 부분을 계획했지만 1524 01:31:24.858 --> 01:31:27.758 저는 올 때도 위치만 알고 있었고 1525 01:31:27.758 --> 01:31:29.958 이렇게 근사한 곳인지 몰랐어요 1526 01:31:30.758 --> 01:31:32.758 여기가 너무 좋아서 다같이 꼭 와보고 싶었어 1527 01:31:32.758 --> 01:31:34.758 근데 진짜 너무 좋은 게 1528 01:31:34.758 --> 01:31:39.758 만약 내가 혼자였다면 누군가 이런 일정을 계획해 준다고 해도 1529 01:31:39.758 --> 01:31:41.758 나는 안 갔을 거야 1530 01:31:42.158 --> 01:31:44.558 이 여행이 재밌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거니까 1531 01:31:44.558 --> 01:31:46.808 은혜 언니가 같이 여행 가자고 제안을 해서 1532 01:31:46.808 --> 01:31:49.108 흥미가 있든 없든 일단 따라왔는데 1533 01:31:49.258 --> 01:31:51.208 지금 나 너무 너무 행복해 1534 01:31:51.208 --> 01:31:55.758 그동안 이 소소한 행복들을 많이 잊고 지내셨을 거라 생각해요 1535 01:31:55.758 --> 01:31:58.758 신경 쓸 일이 너무 많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있었을 테니까 1536 01:31:58.908 --> 01:31:59.808 그래서 여러분이 스스로 1537 01:31:59.808 --> 01:32:02.558 이런 행복을 가질 자격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1538 01:32:02.908 --> 01:32:06.508 '내가 행복할 일이 뭐가 있어'라고 단념하고 계셨을 것 같았어요 1539 01:32:06.508 --> 01:32:08.058 막상 이렇게 해보니까 어떠셨어요, 행복하셨죠? 1540 01:32:08.208 --> 01:32:10.458 이제 이 소소한 행복을 다 즐기셔야 돼요 1541 01:32:11.358 --> 01:32:13.108 여러분 이번 여행 마음에 드셨어요? 1542 01:32:13.108 --> 01:32:14.058 네! 1543 01:32:14.058 --> 01:32:16.758 우리의 여행을 위하여 건배! 1544 01:32:29.658 --> 01:32:30.758 안녕하세요 1545 01:32:30.908 --> 01:32:31.958 안녕하세요 1546 01:32:31.958 --> 01:32:32.858 - 안녕하세요 - 안녕하세요 1547 01:32:32.858 --> 01:32:34.458 - 안녕하세요 - 안녕하세요 1548 01:32:50.558 --> 01:32:52.808 이번 동작의 1등은 규한씨 입니다! 1549 01:32:56.508 --> 01:33:01.108 이제 본격적으로 우리의 골반 근육을 단련시킬게요 1550 01:33:01.258 --> 01:33:01.958 이제 본격이에요? 1551 01:33:01.958 --> 01:33:03.158 아니 이제 본격이라고요? 1552 01:33:03.858 --> 01:33:06.308 먼저 왼발을 앞으로 뻗으시고 1553 01:33:06.558 --> 01:33:09.508 양손 천장으로 쭉- 올려주세요 1554 01:33:09.508 --> 01:33:12.508 왼쪽 무릎은 뒤로 피고 팔은 앞으로 쭉 뻗어주세요 1555 01:33:36.609 --> 01:33:39.809 숨이 들어오고 나가는 과정을 1556 01:33:40.317 --> 01:33:42.217 편안하게 바라봅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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