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 00:00:03.696 --> 00:00:09.982 WEBTOON 심화편 캐릭터, 이렇게 만들어보자 2 00:00:09.982 --> 00:00:12.348 GCC 사관학교 3 00:00:24.809 --> 00:00:28.680 캐릭터의 행동을 활용한 정의 방식 4 00:00:29.298 --> 00:00:30.348 안녕하세요 5 00:00:30.348 --> 00:00:32.360 저는 만화 스토리 작가로 활동하면서 6 00:00:32.360 --> 00:00:35.260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만화콘텐츠스쿨에서 7 00:00:35.260 --> 00:00:37.360 학생들에게 스토리텔링을 가르치고 있는 8 00:00:37.360 --> 00:00:39.000 양혜림이라고 합니다 9 00:00:39.000 --> 00:00:42.759 이번 시간에는 캐릭터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려고 합니다 10 00:00:42.759 --> 00:00:45.100 캐릭터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려고 합니다! 라는 얘기를 11 00:00:45.100 --> 00:00:47.360 딱 들었을 때 어떤 느낌이 드셨을까요? 12 00:00:47.360 --> 00:00:50.680 캐릭터! 이러면서 약간 두근거림이 느껴지지 않으셨나요? 13 00:00:50.680 --> 00:00:52.230 이야기를 기획하는 과정이 14 00:00:52.230 --> 00:00:54.240 참 여러 가지로 구성이 되는데요 15 00:00:54.240 --> 00:00:56.040 그 중에서도 캐릭터는 16 00:00:56.040 --> 00:00:58.959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키워드입니다 17 00:00:58.959 --> 00:01:01.480 최애캐라는 말은 다들 아실 것 같은데요 18 00:01:01.480 --> 00:01:04.559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라는 얘기죠 19 00:01:04.559 --> 00:01:08.000 처음에는 약간 서브컬처 영역에서 쓰던 단어이다가 20 00:01:08.000 --> 00:01:10.680 지금은 너무 보편화되어서 최애캐라고 얘기를 하면 21 00:01:10.680 --> 00:01:13.530 그게 뭐야? 라고 묻는 사람은 별로 없을 정도로 22 00:01:13.530 --> 00:01:16.199 보편화된 어휘가 되었는데요 23 00:01:16.199 --> 00:01:18.360 이런 이야기는 언제나 즐거운 법이죠 24 00:01:18.360 --> 00:01:21.599 어떤 작품이 있으면 그 다음에 나오는 질문 25 00:01:21.599 --> 00:01:23.559 그래서 니 최애캐는 누구야? 26 00:01:23.559 --> 00:01:25.839 이건 사실 아이돌한테도 적용해 볼 수 있겠네요 27 00:01:25.839 --> 00:01:27.959 아이돌 어느 그룹을 좋아한다라고 얘기하면 28 00:01:27.959 --> 00:01:30.400 최애가 누구야? 라고 묻잖아요 29 00:01:30.400 --> 00:01:33.720 초등학교, 중학교 시절에 어떤 작품 말고 30 00:01:33.720 --> 00:01:35.824 본인이 만든 캐릭터에 과몰입해 본 31 00:01:35.824 --> 00:01:38.680 경험이 있는 사람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 32 00:01:38.680 --> 00:01:41.580 그런데 과연 캐릭터라는 말의 의미를 33 00:01:41.580 --> 00:01:44.279 우리는 잘 이해하고 있는 걸까요? 34 00:01:44.279 --> 00:01:47.839 일단 캐릭터란 무엇인가 또 생각을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35 00:01:47.839 --> 00:01:50.763 그런데 캐릭터라는 말은요, 생각해 보면 36 00:01:50.763 --> 00:01:53.559 한 가지 맥락으로 쓰이고 있지는 않은 것 같아요 37 00:01:53.559 --> 00:01:56.809 제가 캐릭터하면 어떤 것들이 떠오르는지 38 00:01:56.809 --> 00:01:59.120 예시를 몇 가지 생각해 봤는데요 39 00:01:59.120 --> 00:02:01.680 첫 번째로 이런 게 있었습니다 40 00:02:01.680 --> 00:02:04.519 한국 캐릭터 산업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41 00:02:04.519 --> 00:02:07.674 최근 신문에서 읽은 기사인데요 42 00:02:07.674 --> 00:02:11.800 한국 캐릭터 산업이라는 말에서 얘기하는 캐릭터라는 게 43 00:02:11.800 --> 00:02:14.160 나의 최애캐랑 상관이 있나 없나 44 00:02:14.160 --> 00:02:16.479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없을 것 같기도 합니다 45 00:02:16.479 --> 00:02:18.399 일단 캐릭터 산업이라고 한다면 46 00:02:18.399 --> 00:02:20.880 우리가 잘 아는 카카오 프렌즈라든지 47 00:02:20.880 --> 00:02:22.520 그런 것들이 떠오르죠 48 00:02:22.520 --> 00:02:25.080 아니면 어떤 애니메이션의 캐릭터를 가지고 49 00:02:25.080 --> 00:02:26.655 문구를 만든다든지 50 00:02:26.655 --> 00:02:30.859 산리오 캐릭터 이런 것들을 이용해서 사업을 하는 게 51 00:02:30.859 --> 00:02:33.520 캐릭터 산업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드는데 52 00:02:33.520 --> 00:02:36.559 이것과 최애캐는 관련이 있는가 없는가 53 00:02:36.559 --> 00:02:38.240 정답을 말씀드리려고 하는 건 아니고요 54 00:02:38.240 --> 00:02:40.320 한번 생각을 해 보시면 좋겠고 55 00:02:40.320 --> 00:02:43.264 두 번째 예시는 우리가 좋아하는 웹툰과는 56 00:02:43.264 --> 00:02:45.440 더 상관이 없는 예시입니다 57 00:02:45.440 --> 00:02:47.720 이 와인에는 캐릭터가 있어 58 00:02:47.720 --> 00:02:49.440 무슨 뜻일까요? 59 00:02:49.440 --> 00:02:53.039 와인 라벨에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져 있다는 뜻일까요? 60 00:02:53.039 --> 00:02:55.039 와인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61 00:02:55.039 --> 00:02:56.639 그런 의미는 아니죠 62 00:02:56.639 --> 00:02:58.919 이 와인에는 어떤 특징이 있다 63 00:02:58.919 --> 00:03:00.119 특색이 있다 64 00:03:00.119 --> 00:03:03.399 이 와인만의 독특한 뭔가가 있다라는 의미에서 65 00:03:03.399 --> 00:03:05.279 보통 이렇게 말을 합니다 66 00:03:05.279 --> 00:03:06.919 세 번째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67 00:03:06.919 --> 00:03:08.839 그 캐릭터의 의미입니다 68 00:03:08.839 --> 00:03:12.720 그 소설은 캐릭터는 매력적인데 작품은 영 별로야 69 00:03:12.720 --> 00:03:14.199 이렇게 얘기를 하면 70 00:03:14.199 --> 00:03:17.080 우리가 생각하는 어떤 인물이 그려지죠 71 00:03:17.080 --> 00:03:20.080 나오는 인물 자체는 매력적인 조형인데 72 00:03:20.080 --> 00:03:22.520 작품 자체는 별로 재미가 없었다 73 00:03:22.520 --> 00:03:26.199 사실 이 세 번째 문장은 조금 더 문제적이기는 합니다 74 00:03:26.199 --> 00:03:28.000 왜냐하면 캐릭터가 매력적인데 75 00:03:28.000 --> 00:03:31.520 작품이 매력적이지 않을 수가 있는가에 대해서는 76 00:03:31.520 --> 00:03:34.360 작법을 연구하는 사람들마다 의견이 조금 다르거든요 77 00:03:34.360 --> 00:03:36.559 이 얘기는 조금 이따가 해보도록 하고요 78 00:03:36.559 --> 00:03:38.520 우선 굉장히 다양한 상황에서 79 00:03:38.520 --> 00:03:41.399 캐릭터라는 말이 쓰이고 있다는 걸 알 수가 있었습니다 80 00:03:41.399 --> 00:03:44.043 그런데 이건 제가 신문에서 찾고 81 00:03:44.043 --> 00:03:46.160 인터넷에서 찾은 그런 예시들이니까요 82 00:03:46.160 --> 00:03:48.600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83 00:03:48.600 --> 00:03:50.359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요 84 00:03:50.359 --> 00:03:52.759 캐릭터를 뭐라고 풀이하고 있냐면 85 00:03:52.759 --> 00:03:55.639 소설이나 연극 따위에 등장하는 인물 86 00:03:55.639 --> 00:03:57.399 인물이래요 87 00:03:57.399 --> 00:04:01.559 또는 작품 내용 속에서 드러나는 인물의 개성과 이미지 88 00:04:01.559 --> 00:04:05.360 일단은 개성에다가 밑줄 긋고 가도록 합시다 89 00:04:05.360 --> 00:04:06.559 고려대한국어대사전 90 00:04:06.559 --> 00:04:08.440 쌍벽을 이루는 큰 사전인데요 91 00:04:08.440 --> 00:04:10.839 여기서는 뭐라고 얘기를 하고 있냐면 92 00:04:10.839 --> 00:04:14.880 소설이나 연극, 만화 등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93 00:04:14.880 --> 00:04:17.519 또는 그 인물의 외모나 성격에 의해 94 00:04:17.519 --> 00:04:19.839 독특한 특성이 주어진 존재 95 00:04:19.839 --> 00:04:23.119 독특한 특성에 또 밑줄을 그어보도록 하겠습니다 96 00:04:23.119 --> 00:04:24.440 이 개성이라는 말 97 00:04:24.440 --> 00:04:28.320 그리고 독특한 특성이라는 말에 주목을 해보려고 하는데요 98 00:04:28.320 --> 00:04:31.720 즉 캐릭터는 인물이기는 인물인데 99 00:04:31.720 --> 00:04:34.519 이 인물에는 다른 것들과 구분짓는 100 00:04:34.519 --> 00:04:37.920 독특한 특성이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101 00:04:37.920 --> 00:04:40.527 그리고 이 특성에는 외면과 내면이 102 00:04:40.527 --> 00:04:42.519 모두 포함이 되어 있어야 한다는 거죠 103 00:04:42.519 --> 00:04:44.519 아까 정의가 그랬잖아요 104 00:04:44.519 --> 00:04:48.119 그런데 이 독특한 특성 앞에 뭐가 있었냐면 105 00:04:48.119 --> 00:04:52.119 다른 것들과 구분짓는 독특한 특성이어야 합니다 106 00:04:52.119 --> 00:04:55.200 이거는 저희가 이건 잘 이해가 안 가실 수도 있겠는데요 107 00:04:55.200 --> 00:04:57.200 라고 얘기했던 첫 번째 예시 108 00:04:57.200 --> 00:04:59.600 대한민국의 캐릭터 산업 어쩌고 109 00:04:59.600 --> 00:05:01.920 했을 때의 캐릭터랑도 일맥상통합니다 110 00:05:01.920 --> 00:05:03.480 무슨 얘기냐면요 111 00:05:03.480 --> 00:05:06.119 우리가 어떤 캐릭터를 봤을 때 112 00:05:06.119 --> 00:05:08.440 카카오 프렌즈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113 00:05:08.440 --> 00:05:11.559 예를 들어서 무지라는 캐릭터가 있다고 한다면 114 00:05:11.559 --> 00:05:15.160 무지를 무지이게 하는 것들이 있을 겁니다 115 00:05:15.160 --> 00:05:17.880 이렇게 생겼고 이런 설정이 있고 116 00:05:17.880 --> 00:05:21.000 무지라는 캐릭터는 사실은 단무지거든요 117 00:05:21.000 --> 00:05:24.040 그런데 토끼의 옷을 입고 있습니다 118 00:05:24.040 --> 00:05:26.799 그런데 본인을 토끼처럼 보이기 위해서 119 00:05:26.799 --> 00:05:30.000 토끼 옷을 입고 있지만 실제로는 단무지라는 120 00:05:30.000 --> 00:05:33.000 이거는 지금 외형과 내면을 모두 포함하고 있죠 121 00:05:33.000 --> 00:05:34.440 외형은 토끼 옷 122 00:05:34.440 --> 00:05:37.720 내면은 토끼처럼 보이고 싶다는 욕망 123 00:05:37.720 --> 00:05:39.000 뭐 이런 것일 텐데 124 00:05:39.000 --> 00:05:43.679 예를 들어서 다른 어떤 회사에서 캐릭터를 내놨는데요 125 00:05:43.679 --> 00:05:46.279 아찌라는 캐릭터를 내놨어요 126 00:05:46.279 --> 00:05:49.160 이 아찌는 안에는 장아찌인데요 127 00:05:49.160 --> 00:05:52.359 바깥에 다람쥐의 겉옷을 입고 있어요 128 00:05:52.359 --> 00:05:55.239 이러면 우리는 이게 독특하다고 생각을 할까요? 129 00:05:55.239 --> 00:05:57.880 미묘하게 비껴나가기는 했지만 130 00:05:57.880 --> 00:06:00.959 저거 무지를 표절한 거 아니야? 131 00:06:00.959 --> 00:06:02.119 아니면 따라한 거 아니야? 132 00:06:02.119 --> 00:06:03.880 라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133 00:06:03.880 --> 00:06:07.119 즉 우리가 캐릭터 산업이라고 얘기를 할 때는 134 00:06:07.119 --> 00:06:10.200 뭔가 디자인적인 측면만 떠올리는 경향이 있는데 135 00:06:10.200 --> 00:06:11.279 그렇지 않다 136 00:06:11.279 --> 00:06:13.559 어떠한 외면과 내면의 특성 137 00:06:13.559 --> 00:06:16.760 특히나 다른 것들과 구분짓는 독특한 특성 138 00:06:16.760 --> 00:06:18.010 이 특성이 있기 때문에 139 00:06:18.010 --> 00:06:20.399 이 캐릭터는 이 캐릭터인 것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140 00:06:20.399 --> 00:06:22.720 어떤 것이라는 면에서는 141 00:06:22.720 --> 00:06:26.000 사실은 저희가 세 개의 예시로 들었던 것 중에 첫 번째 142 00:06:26.000 --> 00:06:27.959 캐릭터 산업이라는 말에도 143 00:06:27.959 --> 00:06:29.909 독특한 특성이라는 부분이 충분히 144 00:06:29.909 --> 00:06:32.239 포함되어 있다는 걸 알 수가 있겠습니다 145 00:06:32.239 --> 00:06:34.359 다시 이제 이야기로 돌아와서요 146 00:06:34.359 --> 00:06:36.679 어떤 인물이 다른 인물 147 00:06:36.679 --> 00:06:38.959 그리고 다른 것들과 구분짓는 독특한 특성이 148 00:06:38.959 --> 00:06:41.079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고 했을 때 149 00:06:41.079 --> 00:06:42.880 한번 어떤 식으로 짜면 좋을지 150 00:06:42.880 --> 00:06:45.040 예시를 들어보려고 합니다 151 00:06:45.040 --> 00:06:47.160 일단은 제가 하나 만들어 볼게요 152 00:06:47.160 --> 00:06:49.559 외형 153 00:06:49.559 --> 00:06:51.760 검은 머리 한국인으로 합시다 154 00:06:51.760 --> 00:06:53.399 검은 머리에 흰 피부 155 00:06:53.399 --> 00:06:54.799 한국인도 여러 가지 머리와 156 00:06:54.799 --> 00:06:56.119 여러 가지 피부가 있을 수 있지만 157 00:06:56.119 --> 00:06:58.440 일단은 검은 머리와 흰 피부 158 00:06:58.440 --> 00:07:00.760 날카로운 턱선을 지닌 159 00:07:00.760 --> 00:07:03.359 차가운 인상의 남성이다 160 00:07:03.359 --> 00:07:06.440 키는 185 정도 되고요 161 00:07:06.440 --> 00:07:08.079 늘씬한 체형이다 162 00:07:08.079 --> 00:07:12.200 거기다가 화룡점정으로 평소 수트를 즐겨 입는다 163 00:07:12.200 --> 00:07:14.119 내면은 그럼 어떠냐 하면 164 00:07:14.119 --> 00:07:15.239 냉혹한 성격 165 00:07:15.239 --> 00:07:17.040 그 누구도 믿지 않는다 166 00:07:17.040 --> 00:07:19.200 아무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는다 167 00:07:19.200 --> 00:07:21.679 머리가 좋고 상황 판단이 빠른데 168 00:07:21.679 --> 00:07:25.640 사실 그런 냉혹한 성격 안에는 169 00:07:25.640 --> 00:07:28.440 지독한 외로움이 자리 잡고 있는 거죠 170 00:07:28.440 --> 00:07:29.690 어떠세요? 캐릭터 171 00:07:29.690 --> 00:07:32.378 뭔지 알 것 같아요 뭐 하려는지 알겠어요 172 00:07:32.378 --> 00:07:34.119 같은 느낌이 드시나요? 173 00:07:34.119 --> 00:07:35.391 그러면 이것만으로 우리는 174 00:07:35.391 --> 00:07:37.920 캐릭터가 완성됐다고 할 수 있을까요? 175 00:07:37.920 --> 00:07:40.679 이 외형과 이 내면을 가지고 이렇게 쌓아서 176 00:07:40.679 --> 00:07:43.640 이것이 나의 캐릭터다라고 말할 수 있나요? 177 00:07:43.640 --> 00:07:47.519 여러분의 대답을 마음속에 품고 계시면 될 것 같고요 178 00:07:47.519 --> 00:07:52.720 지금은 다른 작법가들의 의견을 얘기해 보려고 합니다 179 00:07:52.720 --> 00:07:55.880 대표적인 시나리오 작법 연구가가 몇 사람이 있습니다 180 00:07:55.880 --> 00:07:58.679 그중에 한 명이 시드 필드라는 분이고요 181 00:07:58.679 --> 00:08:01.760 그리고 이야기 작법의 바이블이라고 불리는 책인 182 00:08:01.760 --> 00:08:03.480 스토리라는 책이 있는데 183 00:08:03.480 --> 00:08:07.480 그 책을 쓴 로버트 맥키에게 이런 설명을 한다면요 184 00:08:07.480 --> 00:08:08.749 아까 제가 얘기한 것처럼 185 00:08:08.749 --> 00:08:10.349 외형은 이렇고요, 수트를 입고요 186 00:08:10.349 --> 00:08:12.040 수트를 입으면 엄청 멋있고요 187 00:08:12.040 --> 00:08:13.519 키도 크고 잘생겼고요 188 00:08:13.519 --> 00:08:16.239 그리고 내면은 되게 외로운 사람이에요 189 00:08:16.239 --> 00:08:19.000 어때요? 제 캐릭터? 라고 설명을 하면 190 00:08:19.000 --> 00:08:23.440 아마 이 시드 필드나 로버트 맥키는 팔짱을 딱 끼고 191 00:08:23.440 --> 00:08:26.160 그건 캐릭터가 아닙니다라고 할 것입니다 192 00:08:26.160 --> 00:08:27.720 왜일까요? 193 00:08:27.720 --> 00:08:29.279 너무 진부해서요 194 00:08:29.279 --> 00:08:30.160 죄송합니다 195 00:08:30.160 --> 00:08:33.159 제가 생각이 닿는 부분이 거기까지밖에 안 됐습니다 196 00:08:33.159 --> 00:08:36.840 어쨌든 그런 이유는 아니에요 의외로 197 00:08:36.840 --> 00:08:41.153 이유는요 시드 필드는 행동이 곧 캐릭터다 198 00:08:41.153 --> 00:08:43.359 라고 정의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199 00:08:43.359 --> 00:08:46.200 제가 아까 외형을 짰고 내면을 짰죠 200 00:08:46.200 --> 00:08:47.840 외형과 내면이 모두 있고 201 00:08:47.840 --> 00:08:51.640 다른 인물들과 대충 구분짓는 특성도 좋습니다 202 00:08:51.640 --> 00:08:54.840 그런데 빠진 게 있어요 행동이죠 203 00:08:54.840 --> 00:08:57.200 시드 필드는 캐릭터가 행동하는 것이 204 00:08:57.200 --> 00:09:00.320 곧 인물 그 자체라고 얘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205 00:09:00.320 --> 00:09:01.801 이 행동이 빠져 있으면 206 00:09:01.801 --> 00:09:04.639 그걸로는 캐릭터를 구축하는 게 불가능하다 207 00:09:04.640 --> 00:09:06.590 혹은 캐릭터를 정의할 수 없다라고 208 00:09:06.590 --> 00:09:08.520 얘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209 00:09:08.520 --> 00:09:11.713 시나리오 작법의 아버지 같은 시드 필드 한 사람만 210 00:09:11.713 --> 00:09:13.320 그렇게 얘기하고 있는 게 아니라요 211 00:09:13.320 --> 00:09:17.080 로버트 맥키도 스토리가 곧 캐릭터다 212 00:09:17.080 --> 00:09:18.080 이건 무슨 의미일까요? 213 00:09:18.080 --> 00:09:20.039 저도 어렸을 때 처음 봤을 때는 약간 214 00:09:20.039 --> 00:09:21.760 뭐라는 거야? 같은 느낌이었어요 215 00:09:21.760 --> 00:09:22.919 스토리가 곧 캐릭터다 216 00:09:22.919 --> 00:09:25.479 다만 다른 각도에서 설명할 뿐이다 217 00:09:25.479 --> 00:09:27.760 라고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218 00:09:27.760 --> 00:09:29.679 쉽게 이해가 안 가실 수도 있기 때문에 219 00:09:29.679 --> 00:09:32.799 한번 또 예시를 들어볼게요 220 00:09:32.799 --> 00:09:34.479 데스 노트라는 작품이 있는데요 221 00:09:34.479 --> 00:09:37.320 데스 노트라는 작품은 굉장히 유명하기 때문에 222 00:09:37.320 --> 00:09:38.960 아마 대부분 아실 거라서 223 00:09:38.960 --> 00:09:42.520 스포일러를 별로 걱정하지 않고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224 00:09:42.520 --> 00:09:46.000 데스 노트는 이름을 적으면 사람이 죽는 노트를 225 00:09:46.000 --> 00:09:51.520 우연히 손에 넣은 모범생 라이토라는 친구가 226 00:09:51.520 --> 00:09:55.840 그 노트를 이용해서 세상의 신이 되려고 했다가 227 00:09:55.840 --> 00:09:58.000 여기부터 약간 스포일러인데 228 00:09:58.000 --> 00:10:01.359 결국은 자멸하는 얘기거든요 229 00:10:01.359 --> 00:10:05.799 그런데 스토리를 요약을 해서 말씀을 드렸잖아요 230 00:10:05.799 --> 00:10:07.760 이걸 뒤집으면 캐릭터가 됩니다 231 00:10:07.760 --> 00:10:08.960 무슨 얘기냐? 232 00:10:08.960 --> 00:10:12.000 이름을 적으면 사람이 죽는 노트를 손에 넣어서 233 00:10:12.000 --> 00:10:13.880 그것을 가지고 신이 되려고 했다가 234 00:10:13.880 --> 00:10:18.400 결국은 실패하고 자멸하는 평범한 우등생 235 00:10:18.400 --> 00:10:20.039 이콜 라이토 236 00:10:20.039 --> 00:10:22.119 뒤집었더니 캐릭터가 됐죠 237 00:10:22.119 --> 00:10:24.880 근데 여기는 이번에는 뭐가 빠져 있냐면요 238 00:10:24.880 --> 00:10:28.239 외형도 빠져 있고 내면도 빠져 있어요 239 00:10:28.239 --> 00:10:29.960 내면은 조금 있는 것 같기는 하네요 240 00:10:29.960 --> 00:10:32.280 왜냐면 신이 되고 싶다고 생각을 하니까 241 00:10:32.280 --> 00:10:35.479 중요한 내면상의 문제가 있다면 242 00:10:35.479 --> 00:10:36.880 겉과 속이 굉장히 달라서요 243 00:10:36.880 --> 00:10:39.479 연기를 잘하고 속은 굉장히 검은데 244 00:10:39.479 --> 00:10:42.280 겉으로는 참 정의로운 사람인 척을 하고 있어요 245 00:10:42.280 --> 00:10:45.320 그런데 이런 것들이 제가 방금 말한 것처럼 246 00:10:45.320 --> 00:10:47.000 사람이 죽는 노트, 너무 기니까 247 00:10:47.000 --> 00:10:48.840 데스 노트를 손에 넣어서 신이 되려고 했다가 248 00:10:48.840 --> 00:10:51.200 자멸하는 인물이라고 얘기를 해보면 249 00:10:51.200 --> 00:10:52.799 그게 다 빠져버립니다 250 00:10:52.799 --> 00:10:55.599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금 얘기한 251 00:10:55.599 --> 00:10:58.840 시드 필드나 로버트 맥키가 252 00:10:58.840 --> 00:11:01.200 이 라이토라는 캐릭터를 정의한다면 253 00:11:01.200 --> 00:11:04.400 분명히 제가 방금 한 방식으로 정의를 할 것입니다 254 00:11:04.400 --> 00:11:07.159 왜냐하면 스토리가 곧 캐릭터니까요 255 00:11:07.159 --> 00:11:10.161 우리는 아까 검은 머리에 흰 피부, 큰 키 256 00:11:10.161 --> 00:11:11.619 냉혹하고 머리가 좋고 257 00:11:11.619 --> 00:11:13.440 이런 캐릭터를 하나 만들었는데 258 00:11:13.440 --> 00:11:15.039 여기에는 어떤 행동도 없고 259 00:11:15.039 --> 00:11:16.799 어떤 스토리도 찾아볼 수가 없죠 260 00:11:16.799 --> 00:11:19.479 행동이라는 말이 조금 난해하시다면 261 00:11:19.479 --> 00:11:20.880 사건을 생각을 해봅시다 262 00:11:20.880 --> 00:11:23.520 이 친구가 뭘 어쩐다는 건가요? 263 00:11:23.520 --> 00:11:24.440 없어요 264 00:11:24.440 --> 00:11:28.123 그냥 외형과 내면이 프로파일 형태로 존재할 뿐입니다 265 00:11:28.123 --> 00:11:31.960 로버트 맥키는 외모가 필요가 없다거나 266 00:11:31.960 --> 00:11:33.320 성격이 필요가 없다거나 267 00:11:33.320 --> 00:11:34.880 이런 얘기를 한 게 아니라 268 00:11:34.880 --> 00:11:37.898 그것만으로는 현격히 부족한 무언가가 있다 269 00:11:37.898 --> 00:11:39.760 라는 말을 하고 있는 겁니다 270 00:11:39.760 --> 00:11:41.159 이야기 속의 캐릭터는요 271 00:11:41.159 --> 00:11:44.119 디자인으로서의 캐릭터, 이모티콘 캐릭터 272 00:11:44.119 --> 00:11:45.760 요즘엔 사실은 이모티콘 캐릭터도 273 00:11:45.760 --> 00:11:48.760 전부 고유의 스토리를 갖고 있는 추세입니다만 274 00:11:48.760 --> 00:11:51.880 어쨌든 디자인으로서의 캐릭터와는 달리 275 00:11:51.880 --> 00:11:54.799 이야기 그 자체와 밀착되어 있어야 합니다 276 00:11:54.799 --> 00:11:56.919 라이토가 잘생겼다고 얘기를 했잖아요 277 00:11:56.919 --> 00:11:59.400 겉과 속이 다르다고 얘기를 했잖아요 278 00:11:59.400 --> 00:12:01.799 이런 프로파일은 이야기에 필요하기 때문에 279 00:12:01.799 --> 00:12:03.400 존재해야 된다는 얘기입니다 280 00:12:03.400 --> 00:12:06.039 왜냐면 이 친구는 속이 검고 281 00:12:06.039 --> 00:12:09.000 세계의 신이 되겠다는 야심을 숨기고 있기 때문에 282 00:12:09.000 --> 00:12:12.080 머리가 좋고, 겉과 속이 다르고 283 00:12:12.080 --> 00:12:14.599 남들이 보면 모두 호감을 가질 만한 284 00:12:14.599 --> 00:12:17.760 그런 요소들을 많이 갖고 있다는 부분이 285 00:12:17.760 --> 00:12:20.280 필요하기 때문에 존재한 거겠죠 286 00:12:20.280 --> 00:12:21.840 주동인물이나 반동인물 287 00:12:21.840 --> 00:12:25.159 주동인물은 이제 주인공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고요 288 00:12:25.159 --> 00:12:28.239 반동인물은 이제 주인공을 가로막는 인물인데 289 00:12:28.239 --> 00:12:29.520 둘 다 주요인물이죠 290 00:12:29.520 --> 00:12:31.640 이런 주요인물이라면 더더욱 291 00:12:31.640 --> 00:12:34.000 이 캐릭터가 왜 그러해야 하는지 292 00:12:34.000 --> 00:12:36.200 왜 그러한 설정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293 00:12:36.200 --> 00:12:38.000 개연성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294 00:12:38.000 --> 00:12:40.960 아까 우리가 만든 흑발에 얼굴이 하얗고 295 00:12:40.960 --> 00:12:43.919 키가 크고 수트가 잘 어울리는 296 00:12:43.919 --> 00:12:48.559 그 남성에게 조금 설명을 덧붙여 보도록 하겠습니다 297 00:12:48.559 --> 00:12:50.960 3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298 00:12:50.960 --> 00:12:53.880 아버지는 그룹사의 알짜 건설 회사를 299 00:12:53.880 --> 00:12:55.640 나에게 남겨주셨지만 300 00:12:55.640 --> 00:12:57.919 배다른 두 형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301 00:12:57.919 --> 00:13:00.520 경영권 분쟁이 길어지고 있다 302 00:13:00.520 --> 00:13:03.640 이 지루한 경영권 분쟁을 끝내고 싶다 303 00:13:03.640 --> 00:13:05.280 이 분쟁에서 승리하지 않으면 304 00:13:05.280 --> 00:13:08.159 나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수 없을 것 같다 305 00:13:08.159 --> 00:13:10.799 내가 나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지 못한다면 306 00:13:10.799 --> 00:13:14.520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전부 나를 버리고 떠날까 두렵다 307 00:13:14.520 --> 00:13:17.559 그래서 나는 재개발 사업에 열을 올린다 308 00:13:17.559 --> 00:13:20.212 사람들이 이미 잘 살고 있는 곳이지만 다 밀어버리고 309 00:13:20.212 --> 00:13:23.840 거기에 엄청난 고층 건물을 짓는 그런 사업이다 310 00:13:23.840 --> 00:13:26.039 그 과정에서 피도 눈물도 없다 311 00:13:26.039 --> 00:13:27.000 정말 나쁘다 312 00:13:27.000 --> 00:13:29.760 이런 말을 많이 듣지만 아랑곳 않는다 313 00:13:29.760 --> 00:13:30.760 왜냐하면 이러지 않으면 314 00:13:30.760 --> 00:13:32.760 나는 내 가치를 존재할 수 없고 315 00:13:32.760 --> 00:13:35.479 그렇지 않으면 주변에게 버림받을 것이니까 316 00:13:35.479 --> 00:13:38.559 그렇게 살던 어느 날 한 여자를 만났다 317 00:13:38.559 --> 00:13:40.509 이 여자는 재개발 예정지에 318 00:13:40.509 --> 00:13:42.679 작은 찻집을 운영하는 사람이다 319 00:13:42.679 --> 00:13:44.919 내가 밀어버려야 되는 대상이다 320 00:13:44.919 --> 00:13:48.000 알고 보니까 이 사람이 동네 사람들과 함께 321 00:13:48.000 --> 00:13:51.039 재개발 반대 운동을 하고 있는 주역이었다 322 00:13:51.039 --> 00:13:52.954 처음에는 그럼 그렇지 323 00:13:52.954 --> 00:13:57.000 다 의도를 가지고 나에게 접근을 했나라고 생각을 했는데 324 00:13:57.000 --> 00:13:59.600 아무래도 그건 아니었던 것 같다 325 00:13:59.600 --> 00:14:03.119 엉뚱하고 솔직한 이 사람에게 어느새 마음이 열린다 326 00:14:03.119 --> 00:14:06.799 그런데 이 사람은 내 정체를 모르고 있다 327 00:14:06.799 --> 00:14:10.400 내가 사실은 이 재개발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328 00:14:10.400 --> 00:14:12.760 그 나쁜 아무개라는 걸 모르고 329 00:14:12.760 --> 00:14:15.760 나에게 마음을 열고 나에게 살갑게 대해준다 330 00:14:15.760 --> 00:14:18.119 나는 이 사람이 마음에 들어 331 00:14:18.119 --> 00:14:21.679 그런데 결국 나는 이 사람의 이 찻집과 332 00:14:21.679 --> 00:14:24.039 이웃들의 삶의 터전을 싹 밀어버려야 333 00:14:24.039 --> 00:14:27.039 재개발 사업을 성공시킬 수가 있다 334 00:14:27.039 --> 00:14:28.599 그 다음에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어요 335 00:14:28.599 --> 00:14:29.640 일단은 여기까지 336 00:14:29.640 --> 00:14:31.960 근데 여러분은 듣다가 337 00:14:31.960 --> 00:14:35.039 이러고 듣다가 잠깐만, 캐릭터 얘기하고 있지 않았나? 338 00:14:35.039 --> 00:14:37.359 하는 생각이 아마 드셨을 겁니다 339 00:14:37.359 --> 00:14:39.039 이게 캐릭터라고? 340 00:14:39.039 --> 00:14:41.760 이게 무슨 캐릭터야 그냥 스토리잖아 341 00:14:41.760 --> 00:14:42.640 바로 그겁니다 342 00:14:42.640 --> 00:14:44.500 로버트 맥키가 한 말이 그거예요 343 00:14:44.500 --> 00:14:46.799 캐릭터가 그 스토리라는 말 344 00:14:46.799 --> 00:14:49.080 그 캐릭터가 무엇을 원하고 345 00:14:49.080 --> 00:14:50.719 무엇을 두려워하고 346 00:14:50.719 --> 00:14:53.119 그렇기 때문에 어떤 결정을 하고 347 00:14:53.119 --> 00:14:56.559 그 결정에 따라서 어떤 행동을 하는지가 없다면 348 00:14:56.559 --> 00:15:00.640 그걸 캐릭터라고 부르기에는 아무래도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349 00:15:00.640 --> 00:15:02.000 여기까지 설명을 들으면 350 00:15:02.000 --> 00:15:05.880 갑자기 캐릭터 만들기가 너무 어렵게 느껴졌을 수 있어요 351 00:15:05.880 --> 00:15:08.189 나는 그냥 냉정한 재벌 남자 캐릭터를 352 00:15:08.189 --> 00:15:10.200 만들고 싶었을 뿐인데 353 00:15:10.200 --> 00:15:11.394 그러면 캐릭터를 짜려면 354 00:15:11.394 --> 00:15:14.000 스토리가 다 있어야 한다는 건가요? 355 00:15:14.000 --> 00:15:16.479 그럼 너무 어려운데요? 356 00:15:16.479 --> 00:15:18.000 두 가지로 답변 드리겠는데요 357 00:15:18.000 --> 00:15:20.400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358 00:15:20.400 --> 00:15:23.200 일단 오해를 하나 풀어야 될 것 같은데 359 00:15:23.200 --> 00:15:25.320 당연히 처음부터 저렇게 자세한 서사가 360 00:15:25.320 --> 00:15:27.440 한 방에 뚝딱 나오지는 않습니다 361 00:15:27.440 --> 00:15:30.119 여러분은 지금 제 강의를 듣고 있기 때문에 362 00:15:30.119 --> 00:15:32.840 저 사람 애드립으로 엄청난 이야기를 만들고 있어 363 00:15:32.840 --> 00:15:33.919 앞뒤가 착착 맞아 364 00:15:33.919 --> 00:15:36.119 뭐 이렇게 생각하셨을지 모르겠는데 365 00:15:36.119 --> 00:15:38.479 저도 이걸 굉장히 오랫동안 고민을 해서 366 00:15:38.479 --> 00:15:41.080 여러분한테 어떻게 예시를 들면 좋을지 367 00:15:41.080 --> 00:15:42.520 고민한 결과입니다 368 00:15:42.520 --> 00:15:44.719 그리고 저도 저걸 어떻게 만들었냐면요 369 00:15:44.719 --> 00:15:48.000 일단은 앞에 몇 줄을 쓰다가 끝을 썼다가 370 00:15:48.000 --> 00:15:50.080 그러려면 이 부분은 바꿔야겠네 371 00:15:50.080 --> 00:15:51.680 그렇다면 이 캐릭터에게는 372 00:15:51.680 --> 00:15:54.080 두려워하는 바가 조금 더 있어야겠네 373 00:15:54.080 --> 00:15:56.440 이 캐릭터에게도 어떤 욕망이 있으면 좋겠다 374 00:15:56.440 --> 00:15:59.890 그렇다면 이 부분을 강조하려면 욕망은 375 00:15:59.890 --> 00:16:01.719 버림받고 싶지 않다 376 00:16:01.719 --> 00:16:03.559 진짜 내 편인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377 00:16:03.559 --> 00:16:05.400 같은 욕망을 미리 넣어두면 좋겠다 378 00:16:05.400 --> 00:16:08.239 같은 식으로 순차적이 아니라 379 00:16:08.239 --> 00:16:10.039 그때그때 채워나가면서 380 00:16:10.039 --> 00:16:13.159 종합적으로 만들어 나간 결과물입니다 381 00:16:13.159 --> 00:16:16.119 이렇게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면서 382 00:16:16.119 --> 00:16:19.280 캐릭터를 뚝딱뚝딱 빈 곳을 채워나가거든요 383 00:16:19.280 --> 00:16:21.128 의외로 프로 작가들은 그렇지 않을 거라고 384 00:16:21.128 --> 00:16:22.960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385 00:16:22.960 --> 00:16:25.000 당연히 프로 작가들도 그렇게 합니다 386 00:16:25.000 --> 00:16:28.479 짜다가 이 캐릭터한테 이런 설정이 있었으면 좋았겠다 387 00:16:28.479 --> 00:16:30.119 이런 과거가 있었다면 388 00:16:30.119 --> 00:16:33.119 지금의 이 사건을 조금 더 부각시킬 수가 있겠다 389 00:16:33.119 --> 00:16:35.760 얘가 알고 보니까 옛날에 버림받은 기억이 있는 거야 390 00:16:35.760 --> 00:16:39.719 이런 거를 뒤에 부여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은데요 391 00:16:39.719 --> 00:16:42.520 그렇기 때문에 캐릭터가 완성됐다 392 00:16:42.520 --> 00:16:45.119 라고 얘기할 수 있는 시점은 사실은 393 00:16:45.119 --> 00:16:49.320 이야기가 완성되는 시점과 동일하다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394 00:16:49.320 --> 00:16:50.719 약간 수학 같죠 395 00:16:50.719 --> 00:16:52.919 캐릭터가 곧 이야기이기 때문에 396 00:16:52.919 --> 00:16:55.559 이야기가 들어갈 곳에다가 캐릭터를 넣어도 397 00:16:55.559 --> 00:16:57.080 문장이 성립하는 거죠 398 00:16:57.080 --> 00:16:58.280 이야기가 완성됐다 399 00:16:58.280 --> 00:17:01.200 이야기는 곧 캐릭터니까 캐릭터가 완성됐다 400 00:17:01.200 --> 00:17:06.199 이야기가 완결되어야 이 캐릭터는 온전한 존재가 되고요 401 00:17:06.199 --> 00:17:09.479 우리는 독자로서도 그렇고 작가로서도 그렇고 402 00:17:09.479 --> 00:17:10.537 비로소 그 캐릭터를 403 00:17:10.537 --> 00:17:13.400 온전하게 이해하게 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404 00:17:13.400 --> 00:17:16.079 작가는 스토리가 진행되기 전에 405 00:17:16.079 --> 00:17:19.319 이미 그 캐릭터를 다 안다고 생각하신다면 착각입니다 406 00:17:19.319 --> 00:17:21.040 의외로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407 00:17:21.040 --> 00:17:22.959 그리고 클라이맥스를 겪으면서 408 00:17:22.959 --> 00:17:25.199 내가 만든 이 캐릭터는 이 상황에서 409 00:17:25.199 --> 00:17:27.299 이런 결정을 내리는 캐릭터였구나라는 걸 410 00:17:27.299 --> 00:17:29.040 깨닫는 경우가 많고요 411 00:17:29.040 --> 00:17:30.290 다만 이게 가능한 것은 412 00:17:30.290 --> 00:17:34.620 그 전에 작가가 굉장히 많은 설정과 413 00:17:34.620 --> 00:17:37.560 밑밥을 많이 깔아놓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기는 합니다 414 00:17:37.908 --> 00:17:41.789 캐릭터의 패턴을 활용한 정의 방식 415 00:17:42.083 --> 00:17:43.840 그런데 모든 작법서가 416 00:17:43.840 --> 00:17:46.479 캐릭터를 사실 이런 식으로 설명하지는 않습니다 417 00:17:46.479 --> 00:17:48.429 여러분도 아마 이미 다른 곳에서 418 00:17:48.429 --> 00:17:51.280 많은 작법 수업을 들어보셨을 수도 있겠는데요 419 00:17:51.280 --> 00:17:54.640 그러면 캐릭터 외모가 무슨 의미가 있어? 420 00:17:54.640 --> 00:17:57.640 라이토가 갈색 머리인 게 의미가 없다고? 421 00:17:57.640 --> 00:17:59.800 이런 식으로 생각을 하실 수도 있겠어요 422 00:17:59.800 --> 00:18:01.300 나는 캐릭터라면 423 00:18:01.300 --> 00:18:03.439 일단은 외형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? 424 00:18:03.439 --> 00:18:04.760 뭐 이런 거 425 00:18:04.760 --> 00:18:08.160 여기서 이제 또 다른 정의가 있습니다 426 00:18:08.160 --> 00:18:11.719 캐릭터 패턴의 보고에서 광맥을 찾아내서 427 00:18:11.719 --> 00:18:14.560 자신만의 패턴 목록을 만들 수 있으면 428 00:18:14.560 --> 00:18:16.719 그게 곧 개성이고 독창성이다 429 00:18:16.719 --> 00:18:19.760 아까 캐릭터의 정의에 개성이 있었잖아요 430 00:18:19.760 --> 00:18:20.680 그런 것처럼 431 00:18:20.680 --> 00:18:22.680 개성과 독창성을 추구하고 싶어? 432 00:18:22.680 --> 00:18:25.280 그러면 일단은 캐릭터 패턴을 만들어 433 00:18:25.280 --> 00:18:28.400 그리고 그 사람들이 사용해왔던 캐릭터 패턴 중에서 434 00:18:28.400 --> 00:18:30.199 너만의 목록을 몇 개를 골라 435 00:18:30.199 --> 00:18:32.097 그러면 그게 개성이지 436 00:18:32.097 --> 00:18:34.497 이거는 일본의 편집자이자 평론가인 437 00:18:34.497 --> 00:18:36.439 오오츠카 에이지의 말입니다 438 00:18:36.439 --> 00:18:37.920 이런 식으로 얘기를 했다면 439 00:18:37.920 --> 00:18:41.079 아마 틀림없이 로버트 맥키 같은 사람은 440 00:18:41.079 --> 00:18:42.800 패턴으로 캐릭터를 만들라고? 441 00:18:42.800 --> 00:18:45.560 캐릭터는 스토리인데? 라고 말을 하겠죠 442 00:18:45.560 --> 00:18:47.079 이 패턴이라는 말은 사실은 443 00:18:47.079 --> 00:18:50.119 우리 같은 창작자에게도 상당히 신경이 쓰입니다 444 00:18:50.119 --> 00:18:54.239 왜냐하면 뭔가 창작이 아닌 것 같잖아요 445 00:18:54.239 --> 00:18:57.640 패턴이 존재한다는 건 조합할 수 있다는 말이거든요 446 00:18:57.640 --> 00:19:00.760 이런 패턴과 이런 패턴과 이런 패턴을 조합해서 447 00:19:00.760 --> 00:19:02.520 캐릭터가 나왔다면 448 00:19:02.520 --> 00:19:05.079 그건 왠지 내가 처음부터 만들지 않은 것 같은 449 00:19:05.079 --> 00:19:06.719 느낌이 들지 않으세요? 450 00:19:06.719 --> 00:19:09.599 어렸을 때 이런 놀이 해보신 적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451 00:19:09.599 --> 00:19:12.439 뭔가 캐릭터의 머리 스타일을 여러 가지 그려놓고요 452 00:19:12.439 --> 00:19:14.359 캐릭터의 눈 디자인 여러 개 그려놓고요 453 00:19:14.359 --> 00:19:15.640 얼굴형 그려놓고 454 00:19:15.640 --> 00:19:18.920 그런 다음에 연필, 펜 같은 거 이렇게 해가지고 455 00:19:18.920 --> 00:19:21.839 친구가 스톱! 그러면 이제 이 눈 456 00:19:21.839 --> 00:19:24.439 스톱! 그러면 이제 이 얼굴형 457 00:19:24.439 --> 00:19:26.760 그래서 그렇게 조합해서 이게 너야 458 00:19:26.760 --> 00:19:28.959 그러면 뭐야 내가 왜 그렇게 못생겼어 459 00:19:28.959 --> 00:19:30.439 저희 때는 꽤 했고요 460 00:19:30.439 --> 00:19:32.520 저희 조카들을 봐도 하고 있는 걸 봐서는 461 00:19:32.520 --> 00:19:34.959 여전히 존재하는 놀이인 것 같은데 462 00:19:34.959 --> 00:19:36.680 그게 창작이냐? 라고 얘기를 하면 463 00:19:36.680 --> 00:19:39.439 우리는 뭔가 아무래도 떨떠름해집니다 464 00:19:39.439 --> 00:19:41.880 게다가 스토리가 곧 캐릭터다라는 465 00:19:41.880 --> 00:19:44.319 아까 제가 진리인 것처럼 얘기했던 그 말과도 466 00:19:44.319 --> 00:19:46.199 상당히 상반되죠 467 00:19:46.199 --> 00:19:47.199 이 주장은요 468 00:19:47.199 --> 00:19:49.959 캐릭터를 스토리라는 커다란 맥락에서 469 00:19:49.959 --> 00:19:52.280 어떤 통합체적인 존재로 보는 게 아니라 470 00:19:52.280 --> 00:19:55.479 속성을 조합해서 캐릭터를 만든다는 얘기입니다 471 00:19:55.479 --> 00:19:58.640 조금 더 정확하게 예시를 들어본다면 472 00:19:58.640 --> 00:20:01.439 아까 제가 얘기한 그 머리카락 이렇게 해가지고 473 00:20:01.439 --> 00:20:03.119 너 그럼 양갈래 474 00:20:03.119 --> 00:20:04.000 너는 그럼 이 눈 475 00:20:04.000 --> 00:20:06.000 이거랑 사실 크게 차이가 없습니다 476 00:20:06.000 --> 00:20:08.199 머리카락은 분홍색으로 하고 477 00:20:08.199 --> 00:20:10.359 웬만하면 양갈래로 한번 해보고 478 00:20:10.359 --> 00:20:13.199 송곳니 속성을 부여하자 송곳니를 넣자 479 00:20:13.199 --> 00:20:15.079 눈매는 좀 시켜 올라가 있고 480 00:20:15.079 --> 00:20:18.280 이렇게 생겼으니까 성격은 츤데레 481 00:20:18.280 --> 00:20:21.079 본인의 마음과는 달리 굉장히 쌀쌀맞게 482 00:20:21.079 --> 00:20:22.640 대하는 걸 츤데레라고 하죠 483 00:20:22.640 --> 00:20:24.000 이것도 서브컬처에서 유래했는데 484 00:20:24.000 --> 00:20:26.119 요즘에는 보편화가 된 어휘라고 생각해서 485 00:20:26.119 --> 00:20:27.400 그대로 쓰고 있는데요 486 00:20:27.400 --> 00:20:29.760 이러한 조합 방식에는 뭐가 빠지냐면요 487 00:20:29.760 --> 00:20:30.839 캐릭터의 선택 488 00:20:30.839 --> 00:20:32.479 아까 얘기한 캐릭터의 결여 489 00:20:32.479 --> 00:20:35.520 캐릭터의 결핍, 캐릭터의 욕망, 캐릭터의 행동 490 00:20:35.520 --> 00:20:36.920 설 곳이 없어요 491 00:20:36.920 --> 00:20:38.880 그냥 그렇게 생겼다는 외형 492 00:20:38.880 --> 00:20:43.359 그리고 츤데레라는 그냥 내면적 속성 하나 정도입니다 493 00:20:43.359 --> 00:20:45.880 아까 제가 굉장히 멋있는 말을 많이 했잖아요 494 00:20:45.880 --> 00:20:47.280 정확히 말하자면 제가 아니라 495 00:20:47.280 --> 00:20:49.479 로버트 맥키와 시드 필드가 했지만 496 00:20:49.479 --> 00:20:51.880 그런 얘기를 여러분은 들으셨기 때문에 497 00:20:51.880 --> 00:20:54.239 왠지 저렇게 외모로 만드는 거는 498 00:20:54.239 --> 00:20:55.880 조금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499 00:20:55.880 --> 00:20:57.839 아마 들고 있으실 수 있습니다 500 00:20:57.839 --> 00:21:00.640 이런 방식은 잘못된 걸까? 501 00:21:00.640 --> 00:21:02.199 제가 뭐라고 얘기할 것 같으세요? 502 00:21:02.199 --> 00:21:05.520 저는 의외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503 00:21:05.520 --> 00:21:06.920 왜냐하면요 504 00:21:06.920 --> 00:21:10.280 특히나 우리가 지금 다루고 있는 매체가 웹툰이잖아요 505 00:21:10.280 --> 00:21:12.199 웹툰은 만화의 일종이고요 506 00:21:12.199 --> 00:21:14.479 만화는 기호적인 매체입니다 507 00:21:14.479 --> 00:21:16.079 그렇기 때문에 그래요 508 00:21:16.079 --> 00:21:17.400 무슨 말일까 싶으시다면 509 00:21:17.400 --> 00:21:19.239 영화랑 비교를 해보겠습니다 510 00:21:19.239 --> 00:21:21.680 영화에 나오는 캐릭터는요 511 00:21:21.680 --> 00:21:24.667 살아있는 인간이에요, 그렇죠? 512 00:21:24.667 --> 00:21:27.040 그 배우가 연기를 하고 있고요 513 00:21:27.040 --> 00:21:29.973 그렇기 때문에 외모라든지 514 00:21:29.973 --> 00:21:32.760 물론 어떤 연기를 굉장히 잘하는 배우들은 515 00:21:32.760 --> 00:21:34.560 잘생김조차 연기할 수 있다 516 00:21:34.560 --> 00:21:38.079 혹은 못생김조차 연기할 수 있다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만 517 00:21:38.079 --> 00:21:39.719 우리는 배우를 쓰지 않죠 518 00:21:39.719 --> 00:21:41.920 우리는 캐릭터를 그려냅니다 519 00:21:41.920 --> 00:21:43.839 제로부터 만들어 나가요 520 00:21:43.839 --> 00:21:47.119 기본적으로 만화는 시각 기호를 사용하는 매체고요 521 00:21:47.119 --> 00:21:49.400 우리는 어떤 캐릭터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보면 522 00:21:49.400 --> 00:21:51.520 그 캐릭터를 대충 파악할 수 있습니다 523 00:21:51.520 --> 00:21:55.479 예를 들어서 눈꼬리가 올라가 있고 524 00:21:55.479 --> 00:21:57.481 예를 들면 눈동자가 좀 작고 525 00:21:57.481 --> 00:22:00.972 그러면 이제 이 친구 뭔가 악역일 것 같은데? 라거나 526 00:22:00.972 --> 00:22:03.400 이 친구 뭔가 음흉할 것 같다 527 00:22:03.400 --> 00:22:06.050 근데 이거는 실제 인간에게 적용하면 528 00:22:06.050 --> 00:22:07.640 안 되는 것들이잖아요 529 00:22:07.640 --> 00:22:09.119 저도 눈동자가 좀 작은 편인데 530 00:22:09.119 --> 00:22:10.599 그렇다고 음흉하게 생겼군 531 00:22:10.599 --> 00:22:12.359 이렇게 생각하시면 편견입니다 532 00:22:12.359 --> 00:22:16.239 다만 만화이기 때문에 허용되는 영역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533 00:22:16.239 --> 00:22:20.319 이 캐릭터가 이렇게 생겼다는 건 작가의 의도입니다 534 00:22:20.319 --> 00:22:23.239 그 작가가 음흉하게 그리려고 음흉하게 그린 거예요 535 00:22:23.239 --> 00:22:26.160 아니면 이제 이 캐릭터가 굉장히 착하게 생겼다 536 00:22:26.160 --> 00:22:28.479 착하게 그리려고 착하게 그린 겁니다 537 00:22:28.479 --> 00:22:31.119 이게 우연히 캐릭터가 그렇게 그려졌다 538 00:22:31.119 --> 00:22:34.359 이런 거는 사실 영화라면 있을 수 있는데요 539 00:22:34.359 --> 00:22:35.959 물론 영화도 캐스팅이 있기 때문에 540 00:22:35.959 --> 00:22:38.920 그 정도의 큰 차이는 없을 거라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만 541 00:22:38.920 --> 00:22:40.280 만화에 비하면 542 00:22:40.280 --> 00:22:43.119 하지만 만화는 작가가 의도를 가지고 543 00:22:43.119 --> 00:22:45.239 제로부터 구현해냈기 때문에 544 00:22:45.239 --> 00:22:49.079 그 캐릭터에 대해서 외모만으로도 굉장히 많은 걸 알 수가 있죠 545 00:22:49.079 --> 00:22:51.319 이 캐릭터는 주요 인물이겠구나 546 00:22:51.319 --> 00:22:53.680 중간에 갑자기 불쑥 튀어나왔어요 547 00:22:53.680 --> 00:22:56.680 주인공이 뭔가 함정에 빠졌는데 548 00:22:56.680 --> 00:23:00.719 이런 어설픈 함정에 빠지는 인물이 있을 줄은 몰랐네 549 00:23:00.719 --> 00:23:03.189 이러면서 나와서 구해줄까? 라고 얘기를 하는 550 00:23:03.189 --> 00:23:06.199 어떤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을 했는데 551 00:23:06.199 --> 00:23:07.920 유난히 잘생겼고 552 00:23:07.920 --> 00:23:10.719 유난히 작가가 열심히 그린 티가 나요 553 00:23:10.719 --> 00:23:12.319 동료가 되겠군 554 00:23:12.319 --> 00:23:14.680 높은 확률로 진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555 00:23:14.680 --> 00:23:16.119 아니면 어떤 캐릭터가 556 00:23:16.119 --> 00:23:20.015 다른 캐릭터들은 다들 눈 동공이 동그란데 557 00:23:20.015 --> 00:23:23.119 안녕, 우리 처음 만난 사이지? 라고 얘기를 하는데 558 00:23:23.119 --> 00:23:24.760 동공이 일자예요 559 00:23:24.760 --> 00:23:26.359 종족이 인간이 아닌 것 같은데 560 00:23:26.359 --> 00:23:28.520 뱀파이어인가? 드래곤인가? 561 00:23:28.520 --> 00:23:30.400 이런 생각을 할 거란 말이죠 562 00:23:30.400 --> 00:23:32.439 이게 뭔가 편견에 차 있군 563 00:23:32.439 --> 00:23:34.880 아니면 오타쿠라서 그렇군 564 00:23:34.880 --> 00:23:36.839 이라고 얘기할 수 없다는 겁니다 565 00:23:36.839 --> 00:23:38.719 만화의 특성이거든요 566 00:23:38.719 --> 00:23:41.560 만화적 기호는 굉장히 관습화되어 있고요 567 00:23:41.560 --> 00:23:42.800 우리도 많이 씁니다 568 00:23:42.800 --> 00:23:45.959 사람이 당황을 한다고 단번에 땀이 솟지 않습니다 569 00:23:45.959 --> 00:23:48.319 근데 우리는 만화를 그릴 때 어떻게 그리냐면요 570 00:23:48.319 --> 00:23:50.670 땀이 이렇게 삐질 하고 나오거든요 571 00:23:50.670 --> 00:23:52.760 개그가 아니라 무슨 진지한 작품에서도 572 00:23:52.760 --> 00:23:54.920 마찬가지로 땀 기호를 쓰죠 573 00:23:54.920 --> 00:23:58.560 아니면 이제 뭔가 화를 낼 때 입이 굉장히 커지죠 574 00:23:58.560 --> 00:24:01.040 일반적인 인간의 입이 그렇게까지 커지지 않습니다 575 00:24:01.040 --> 00:24:02.920 근데 어쨌든 그렇다는 거는 576 00:24:02.920 --> 00:24:06.520 굉장히 화가 났구나라는 거를 알 수 있잖아요 577 00:24:06.520 --> 00:24:09.800 이거는 나는 저런 식으로 그리지 않을 거야 578 00:24:09.800 --> 00:24:11.800 너무 뻔해 아니면 너무 만화적이야 579 00:24:11.800 --> 00:24:14.239 이렇게 기피하실 필요가 전혀 없는 게 580 00:24:14.239 --> 00:24:16.800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서 굉장히 효율적이고 581 00:24:16.800 --> 00:24:20.883 사실은 만화의 굉장히 큰 장점 중에 하나입니다 582 00:24:20.883 --> 00:24:22.319 물론 이런 경우는 있어요 583 00:24:22.319 --> 00:24:24.348 너무 착하게 생긴 캐릭터가 있는데 584 00:24:24.348 --> 00:24:26.040 알고 보니까 악역이었어 585 00:24:26.040 --> 00:24:28.199 이 또한 작가의 의도입니다 586 00:24:28.199 --> 00:24:31.040 작가가 독자를 그냥 좀 속이고 싶었던 거예요 587 00:24:31.040 --> 00:24:34.000 이제 너무 착하게 생긴 캐릭터가 착하게 말을 하니까 588 00:24:34.000 --> 00:24:36.000 마음을 놓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589 00:24:36.000 --> 00:24:37.400 주인공이 잠든 후에 590 00:24:37.400 --> 00:24:39.520 마음을 완전히 놓은 것 같군 591 00:24:39.520 --> 00:24:41.319 오늘이 너의 마지막 밤이란 걸 592 00:24:41.319 --> 00:24:42.479 너는 곧 알게 될 거다 593 00:24:42.479 --> 00:24:43.439 이런 얘기를 하면 594 00:24:43.439 --> 00:24:44.239 나쁜 놈이었어 595 00:24:44.239 --> 00:24:45.520 이렇게 생각을 할 거잖아요 596 00:24:45.520 --> 00:24:47.980 이런 의도를 가지고 한 거지 597 00:24:47.980 --> 00:24:50.520 의도 없는 척을 하지 말자는 얘기입니다 598 00:24:50.520 --> 00:24:54.800 그런데 어떤 명확한 의도가 있으면 모르겠는데 599 00:24:54.800 --> 00:24:57.959 그렇지 않다면 굳이 독자의 이해에 600 00:24:57.959 --> 00:25:00.800 혼란을 불러일으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601 00:25:00.800 --> 00:25:02.800 무슨 얘기냐면요 602 00:25:02.800 --> 00:25:04.680 실제로 있었던 사례인데 603 00:25:04.680 --> 00:25:07.359 어떤 작가가 어떤 캐릭터의 동공을 604 00:25:07.359 --> 00:25:09.199 일자로 그린 경우가 있었어요 605 00:25:09.199 --> 00:25:10.800 무슨 얘기하면 눈동자가 있는데 606 00:25:10.800 --> 00:25:13.079 거기에 일자가 하나 들어가 있는 607 00:25:13.079 --> 00:25:15.490 우리가 흔히 이제 이종족을 묘사할 때 608 00:25:15.490 --> 00:25:17.680 많이 쓰는 만화적 기호잖아요 609 00:25:17.680 --> 00:25:18.760 왜 이렇게 얘기를 하냐면 610 00:25:18.760 --> 00:25:22.800 실제 인간 중에는 없잖아요 611 00:25:22.800 --> 00:25:25.439 여러분 친구 중에 일자 동공을 가진 친구는 없을 겁니다 612 00:25:25.439 --> 00:25:28.520 여하튼 고양이에게 많이 있죠 보통은 613 00:25:28.520 --> 00:25:30.599 그런데 그런 캐릭터가 등장을 하면 614 00:25:30.599 --> 00:25:32.839 독자는 사실 긴장하거든요 615 00:25:32.839 --> 00:25:34.319 어? 다른 종족인 것 같아 616 00:25:34.319 --> 00:25:35.520 인간인 척하고 있네 617 00:25:35.520 --> 00:25:37.920 그런데 스토리가 끝날 때까지 618 00:25:37.920 --> 00:25:41.702 아무런 정체도 밝혀지지 않고 그냥 잘 끝났어요 619 00:25:41.702 --> 00:25:43.199 햇살 중학교 2학년 3반 620 00:25:43.199 --> 00:25:45.040 행복하게 졸업하고 끝났어요 621 00:25:45.040 --> 00:25:47.000 그럼 쟤는 뭐야? 622 00:25:47.000 --> 00:25:48.400 그런 생각 들지 않을까요? 623 00:25:48.400 --> 00:25:49.560 작가에게 물어보면요 624 00:25:49.560 --> 00:25:51.599 작가는 개성입니다 625 00:25:51.599 --> 00:25:53.119 걔는 그냥 그렇게 생긴 애인데요 626 00:25:53.119 --> 00:25:54.880 그런데 독자는 그걸로 해석이 안 돼요 627 00:25:54.880 --> 00:25:57.359 왜냐하면 이미 쌓아온 많은 데이터베이스상 628 00:25:57.359 --> 00:25:59.760 저 친구는 이종족이었어야 하는 거예요 629 00:25:59.760 --> 00:26:01.520 물론 작가는 억울할 수도 있겠죠 630 00:26:01.520 --> 00:26:03.920 내가 그냥 그렇게 그리고 싶어서 그렸는데 631 00:26:03.920 --> 00:26:06.199 걔를 왜 이종족으로 만들라는 거야 632 00:26:06.199 --> 00:26:08.400 그런데 저는 오히려 작가에게 묻고 싶은 거죠 633 00:26:08.400 --> 00:26:11.319 그럴 거면 왜 독자에게 혼란을 준 거죠? 634 00:26:11.319 --> 00:26:12.959 그런 얘기고요 635 00:26:12.959 --> 00:26:16.199 지금까지 스토리가 곧 캐릭터다라는 주장이랑 636 00:26:16.199 --> 00:26:19.599 캐릭터는 조합이다라는 주장을 둘 다 알아봤습니다 637 00:26:19.599 --> 00:26:22.719 굉장히 혼란스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합니다 638 00:26:22.719 --> 00:26:25.880 왜냐하면 언제는 스토리가 곧 캐릭터니까 639 00:26:25.880 --> 00:26:29.280 스토리를 뒤집으면 캐릭터의 설명이 되어야 한다 640 00:26:29.280 --> 00:26:30.560 라고 얘기를 했다가 641 00:26:30.560 --> 00:26:32.319 다시 두 번째 주장에서는 642 00:26:32.319 --> 00:26:34.680 너희가 알고 있는 그 데이터베이스를 조합해서 643 00:26:34.680 --> 00:26:38.000 캐릭터를 만들어도 문제가 없다고 얘기를 하니까요 644 00:26:38.000 --> 00:26:42.420 그런데 스토리텔링, 이야기를 만드는 방법 645 00:26:42.420 --> 00:26:45.361 서사, 이야기의 구조 이런 것들은 646 00:26:45.361 --> 00:26:49.640 어떤 명확한 답이 존재할 수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647 00:26:49.640 --> 00:26:53.520 왜냐하면 이야기는 세상의 변화에 따라서 변화하고요 648 00:26:53.520 --> 00:26:57.119 만드는 사람, 그리고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서 649 00:26:57.119 --> 00:26:59.760 옳은 이야기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고 650 00:26:59.760 --> 00:27:03.054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만이 존재하기 때문에 651 00:27:03.054 --> 00:27:05.760 이렇게 하면 100% 성공한다 652 00:27:05.760 --> 00:27:08.599 이렇게 하면 100% 명작이 나온다 653 00:27:08.599 --> 00:27:12.119 이런 것들은 존재하기가 참 힘들다는 생각을 합니다 654 00:27:12.119 --> 00:27:14.619 모든 연구자들은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655 00:27:14.619 --> 00:27:16.359 설명을 하려고 해요 656 00:27:16.359 --> 00:27:19.040 캐릭터는 스토리와 일치해야 한다 657 00:27:19.040 --> 00:27:22.947 아니면 어떠한 당대의 독자들에게 658 00:27:22.947 --> 00:27:25.000 익숙한 데이터베이스를 조합하면 659 00:27:25.000 --> 00:27:26.839 참신한 캐릭터가 나올 수 있다 660 00:27:26.839 --> 00:27:30.560 이거는 다 오랜 연구의 결과 나온 제안들이고요 661 00:27:30.560 --> 00:27:35.040 여러분도 사실은 여러분 나름의 방식을 찾아야만 합니다 662 00:27:35.040 --> 00:27:37.140 당장 여러분이 캐릭터를 어떻게 짜야 될까 663 00:27:37.140 --> 00:27:38.560 고민을 하고 있다면 664 00:27:38.560 --> 00:27:42.079 나는 어느 쪽의 의견을 귀를 기울이는 게 665 00:27:42.079 --> 00:27:45.520 나의 작업에 도움이 될까 생각하시는 게 제일 좋고요 666 00:27:45.520 --> 00:27:46.920 사실 제일 좋은 방법은 667 00:27:46.920 --> 00:27:51.069 그 두 가지 방식을 모두 알아두고, 알고는 있되 668 00:27:51.069 --> 00:27:54.731 내 작업에 어떤 식으로 쓰면 좋을지 참고하는 것이겠죠 669 00:27:54.731 --> 00:27:57.520 즉 처음에 제가 얘기를 했던 670 00:27:57.520 --> 00:27:59.760 검은 머리에 하얀 얼굴에 키가 크고 671 00:27:59.760 --> 00:28:03.119 이런 식으로 캐릭터의 외형과 내면을 설정할 때는 672 00:28:03.119 --> 00:28:05.839 속성의 조합 방식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673 00:28:05.839 --> 00:28:08.920 이때 지금까지 내가 살면서 쌓아온 데이터베이스를 674 00:28:08.920 --> 00:28:11.000 충분히 활용하는 게 좋습니다 675 00:28:11.000 --> 00:28:12.200 무슨 얘기냐 하면 676 00:28:12.200 --> 00:28:15.719 내가 봐온 만화들에서 나는 큰 영향을 받거든요 677 00:28:15.719 --> 00:28:18.479 더러 그거를 부끄럽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678 00:28:18.479 --> 00:28:21.040 그게 다 본인의 무기입니다 679 00:28:21.040 --> 00:28:22.840 작가가 그동안 어떤 콘텐츠를 680 00:28:22.840 --> 00:28:25.000 얼마나 많이 봐 왔느냐에 따라서 681 00:28:25.000 --> 00:28:28.861 쌓여있는 데이터베이스의 구성 요소들이 달라질 건데요 682 00:28:28.861 --> 00:28:30.000 예를 들자면 683 00:28:30.000 --> 00:28:34.560 어떤 냉정한 반항아 남자 고등학생이라는 캐릭터를 684 00:28:34.560 --> 00:28:37.160 외형과 내면을 설정을 한다고 합시다 685 00:28:37.160 --> 00:28:41.280 그런데 이 작가가 그동안 봐왔던 만화가 686 00:28:41.280 --> 00:28:45.040 1980년과 1990년대의 만화들이라고 쳐요 687 00:28:45.040 --> 00:28:48.719 그러면 아마 높은 확률로 어떻게 할 거냐 하면요 688 00:28:48.719 --> 00:28:51.160 머리가 좀 장발일 것 같고요 689 00:28:51.160 --> 00:28:53.839 그리고 약간 일본식 교복을 입고 690 00:28:53.839 --> 00:28:55.560 안에는 반팔 티 같은 691 00:28:55.560 --> 00:28:56.959 왠지 빨간색일 것 같네요 692 00:28:56.959 --> 00:28:59.000 이런 거 입고 있을 것 같고요 693 00:28:59.000 --> 00:29:00.280 그리고 바람이 막 몰아치는데 694 00:29:00.280 --> 00:29:02.760 굉장히 쓸쓸하게 걸을 것 같고요 695 00:29:02.760 --> 00:29:05.839 그러다가 누가 말을 걸면 주먹부터 날아갈 것 같고요 696 00:29:05.839 --> 00:29:07.739 그리고 왠지 가정환경이 697 00:29:07.739 --> 00:29:10.199 그렇게 행복하지는 않았을 것 같고요 698 00:29:10.199 --> 00:29:12.520 굉장히 가난할 것 같고요 699 00:29:12.520 --> 00:29:16.400 그런 다음에 이런 가난한 친구에게 700 00:29:16.400 --> 00:29:18.880 뭔가 부자 친구가 시비를 걸 것 같고요 701 00:29:18.880 --> 00:29:21.839 배가 고프지만 열심히 운동할 것 같고요 702 00:29:21.839 --> 00:29:24.520 이게 그 당시 만화들에서 묘사하던 703 00:29:24.520 --> 00:29:28.599 냉정한 반항아 남자 고등학생의 데이터베이스거든요 704 00:29:28.599 --> 00:29:30.841 그런데 이 데이터베이스를 가지고 705 00:29:30.841 --> 00:29:34.599 2020년대 현재의 독자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건 706 00:29:34.599 --> 00:29:37.040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봐도 좋습니다 707 00:29:37.040 --> 00:29:38.290 요즘의 만화는 708 00:29:38.290 --> 00:29:41.000 냉정한 반항아 남자 고등학생의 데이터베이스를 709 00:29:41.000 --> 00:29:43.959 그런 식으로 쌓아놓지 않았습니다 710 00:29:43.959 --> 00:29:45.560 일본 콘텐츠에서는요 711 00:29:45.560 --> 00:29:47.860 2010년 전후로 굉장히 히트친 712 00:29:47.860 --> 00:29:50.520 어떤 캐릭터 법칙이 있습니다 713 00:29:50.520 --> 00:29:53.800 분홍색 머리를 트윈테일로 묶은 714 00:29:53.800 --> 00:29:55.920 작은 체구의 여성 캐릭터는 715 00:29:55.920 --> 00:29:58.760 무조건 츤데레다라는 법칙이었어요 716 00:29:58.760 --> 00:30:01.520 이때 저는 사실은 일본 쪽에서 작업을 하다가 717 00:30:01.520 --> 00:30:04.119 실제로 담당자에게 들은 얘긴데 718 00:30:04.119 --> 00:30:07.479 이 캐릭터는 츤데레인데 분홍색 머리가 왜 아니냐 719 00:30:07.479 --> 00:30:10.439 독자에게 굳이 반감을 갖게 하지 않으려면 720 00:30:10.439 --> 00:30:12.880 분홍색으로 바꿔라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721 00:30:12.880 --> 00:30:14.079 정말 놀랍죠 722 00:30:14.079 --> 00:30:17.029 그런데 그거는 그 업계에서 723 00:30:17.029 --> 00:30:20.516 쌓아놓은 데이터베이스에 의해서 나온 통계이기 때문에 724 00:30:20.516 --> 00:30:24.049 나름 일리가 있었다는 얘기를 지금은 할 수 있지만 725 00:30:24.049 --> 00:30:26.040 그때는 사실 납득하기가 어려웠고요 726 00:30:26.040 --> 00:30:27.591 창작자들도 방금 얘기한 것처럼 727 00:30:27.591 --> 00:30:30.880 그 규칙을 굳이 깰 필요가 없다고 생각을 했어요 728 00:30:30.880 --> 00:30:35.160 하지만 2020년대 현재 한국 콘텐츠계에서 729 00:30:35.160 --> 00:30:37.760 이런 캐릭터는 쉽게 찾아보기 힘듭니다 730 00:30:37.760 --> 00:30:41.119 일단은 분홍색 머리 자체가 별로 유행하고 있지 않고요 731 00:30:41.119 --> 00:30:44.239 양갈래도 별로 많이 찾아보기 어려운 것 같아요 732 00:30:44.239 --> 00:30:46.359 그리고 작은 체구의 여성 캐릭터가 733 00:30:46.359 --> 00:30:48.400 지금 그렇게 많이 보이지 않습니다 734 00:30:48.400 --> 00:30:51.359 이거는 작은 체구의 여성에 대한 어떤 게 아니라 735 00:30:51.359 --> 00:30:55.000 말 그대로 캐릭터로서만 존재하는 조형이거든요 736 00:30:55.000 --> 00:30:57.600 그러니까 시대와 공간에 따라서 737 00:30:57.600 --> 00:31:00.040 굉장히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738 00:31:00.040 --> 00:31:05.439 그래서 여러분이 지금까지 쌓아온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739 00:31:05.439 --> 00:31:08.319 외형과 내면이 나왔다면 740 00:31:08.319 --> 00:31:10.919 여기에 이제 여러분은 캐릭터의 욕망과 두려움을 741 00:31:10.919 --> 00:31:13.119 추가해 보실 수 있습니다 742 00:31:13.119 --> 00:31:15.680 이건 단순한 성격과는 조금 다른데요 743 00:31:15.680 --> 00:31:19.520 아까 제가 예시로 들었던 재개발을 밀어붙이다가 744 00:31:19.520 --> 00:31:20.798 왠지 사랑에 빠진 것 같은 745 00:31:20.798 --> 00:31:22.959 그분을 갖고 와서 얘기를 하자면 746 00:31:22.959 --> 00:31:25.280 성격은 이전 버전에도 있었죠 747 00:31:25.280 --> 00:31:27.040 냉혹하다 이런 걸 썼는데 748 00:31:27.040 --> 00:31:28.680 이것과는 다릅니다 749 00:31:28.680 --> 00:31:32.280 이야기 시작 시점에 이 캐릭터는 무엇을 원하고 있나요? 750 00:31:32.280 --> 00:31:34.640 계승권 싸움에서 이기고 싶어 했죠 751 00:31:34.640 --> 00:31:36.199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나요? 752 00:31:36.199 --> 00:31:37.800 지는 걸 두려워하고 있었죠 753 00:31:37.800 --> 00:31:40.640 근데 진짜로는 뭘 두려워하고 있었죠? 754 00:31:40.640 --> 00:31:43.160 내가 지면 나의 무력함이 밝혀져서 755 00:31:43.160 --> 00:31:46.160 내 주변의 모두가 나의 이용가치가 없기 때문에 756 00:31:46.160 --> 00:31:47.319 떠날 것이다 757 00:31:47.319 --> 00:31:51.280 즉 진짜로 두려워하는 것은 혼자가 되는 것이었죠 758 00:31:51.280 --> 00:31:53.490 이 두 가지를 먼저 고민하고요 759 00:31:53.490 --> 00:31:55.588 이게 결정이 되면 이야기의 방향성을 760 00:31:55.588 --> 00:31:58.031 잡을 수 있게 됩니다 761 00:31:58.031 --> 00:32:00.959 이러한 욕망과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 762 00:32:00.959 --> 00:32:02.522 아까 얘기한 것처럼 763 00:32:02.522 --> 00:32:05.280 주변 사람들이 나를 떠날까 봐 두려워 764 00:32:05.280 --> 00:32:08.920 진정한 나의 조건이나 나의 상황과 상관없이 765 00:32:08.920 --> 00:32:11.680 나 자체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 766 00:32:11.680 --> 00:32:15.560 평생 외롭지 않게 해줄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어 이랬는데 767 00:32:15.560 --> 00:32:19.239 이 사람이 아까 어떤 욕망도 같이 있었냐면요 768 00:32:19.239 --> 00:32:21.439 계승권 싸움에서 승리하고 싶다 769 00:32:21.439 --> 00:32:25.199 나의 존재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는 게 같이 있었잖아요 770 00:32:25.199 --> 00:32:26.522 그렇기 때문에 이 친구는 771 00:32:26.522 --> 00:32:29.900 진심으로 사랑하는 상대를 만나면 갈등하겠죠 772 00:32:29.900 --> 00:32:31.719 잘못된 선택도 많이 하겠죠 773 00:32:31.719 --> 00:32:33.180 예를 들자면 774 00:32:33.180 --> 00:32:36.697 이런 뜨뜻미지근한 감정에 내가 젖어있을 틈이 없다 775 00:32:36.697 --> 00:32:40.719 이러면서 그 상대의 찻집이었죠? 776 00:32:40.719 --> 00:32:42.520 찻집을 밀어버린다거나 777 00:32:42.520 --> 00:32:45.920 그 사람이 어떻게 나에게 이럴 수가 있어요? 그랬을 때 778 00:32:45.920 --> 00:32:48.319 저를 아십니까? 난 당신 같은 사람 만난 적이 없어 779 00:32:48.319 --> 00:32:49.680 이러면서 등을 돌릴 수도 있겠죠 780 00:32:49.680 --> 00:32:51.160 잘못된 선택입니다 781 00:32:51.160 --> 00:32:54.839 하지만 결국 마지막에는 모든 것을 버리고 782 00:32:54.839 --> 00:32:57.040 진정한 평안, 내가 진짜 원했던 783 00:32:57.040 --> 00:33:00.497 나를 혼자로 만들지 않을 한 사람을 784 00:33:00.497 --> 00:33:03.599 선택한다는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겁니다 785 00:33:03.599 --> 00:33:05.299 제가 그 전에 786 00:33:05.299 --> 00:33:08.920 이 친구의 욕망과 두려움을 잘 설명했다면요 787 00:33:08.920 --> 00:33:10.079 그러면 독자들은 788 00:33:10.079 --> 00:33:12.640 쟤는 경영권 승리한다면서 왜 저러고 앉아있어? 789 00:33:12.640 --> 00:33:13.920 라고 말하지 않을 거예요 790 00:33:13.920 --> 00:33:16.400 왜냐하면 제가 보여준 791 00:33:16.400 --> 00:33:19.742 얘가 진짜로 원하는 건 혼자 있고 싶지 않다는 감정이야 792 00:33:19.742 --> 00:33:22.760 라는 얘기를 독자가 알아들었기 때문에 793 00:33:22.760 --> 00:33:26.520 그런 걸 우리는 캐릭터의 개연성이라고 말합니다 794 00:33:26.520 --> 00:33:27.760 마무리해 보겠습니다 795 00:33:27.760 --> 00:33:29.000 아까도 잠깐 얘기했지만 796 00:33:29.000 --> 00:33:31.239 이야기 만들기는 과정이에요 797 00:33:31.239 --> 00:33:36.239 이게 이야기도 그렇고 캐릭터도 그렇고 전부 과정이거든요 798 00:33:36.239 --> 00:33:38.439 그래서 이 수업을 들었다고 해서 799 00:33:38.439 --> 00:33:42.400 마지막 시간에 짠 하고 캐릭터가 완성되지 않습니다 800 00:33:42.400 --> 00:33:44.850 근데 그 부분을 깊이 생각하지 않는 분들이 801 00:33:44.850 --> 00:33:46.719 종종 이런 얘기를 합니다 802 00:33:46.719 --> 00:33:49.000 저는 최애캐가 굉장히 많아요 803 00:33:49.000 --> 00:33:52.160 다른 만화 캐릭터 중에 좋아하는 캐릭터가 진짜 많은데 804 00:33:52.160 --> 00:33:54.810 정작 제 캐릭터한테 애정이 가지 않아서 805 00:33:54.810 --> 00:33:58.479 작품을 못하겠어요 라고 얘기하는 분들 806 00:33:58.479 --> 00:33:59.640 상당히 많은데요 807 00:33:59.640 --> 00:34:02.071 사실은 이건 굉장히 당연한 일입니다 808 00:34:02.071 --> 00:34:03.719 왜일까요? 809 00:34:03.719 --> 00:34:06.160 보통 이분들은 어떻게 생각을 하느냐 하면 810 00:34:06.160 --> 00:34:07.920 내 스토리가 재미가 없기 때문에 811 00:34:07.920 --> 00:34:09.879 내가 내 캐릭터에게 애정이 안 가나 봐 812 00:34:09.879 --> 00:34:12.507 아니면 내가 내 캐릭터를 잘 못 잡기 때문에 813 00:34:12.507 --> 00:34:16.280 애정이 안 가나 봐 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814 00:34:16.280 --> 00:34:17.919 아닙니다 815 00:34:17.919 --> 00:34:20.639 그분이 좋아하는 다른 만화 캐릭터는 816 00:34:20.639 --> 00:34:22.600 완결된 서사 속에 존재합니다 817 00:34:22.600 --> 00:34:24.959 그 캐릭터는 완성이 됐어요 818 00:34:24.959 --> 00:34:28.741 아니면 적어도 연재가 굉장히 오랫동안 진행이 돼서 819 00:34:28.741 --> 00:34:30.959 완성에 가까워져 있어요 820 00:34:30.959 --> 00:34:32.959 더 쉽게 얘기해 볼까요? 821 00:34:32.959 --> 00:34:34.919 우리는 그 친구를 잘 압니다 822 00:34:34.919 --> 00:34:36.951 오랫동안 지켜봐 왔기 때문이죠 823 00:34:36.951 --> 00:34:38.959 오래 사귄 친구예요 824 00:34:38.959 --> 00:34:41.120 그런데 여러분이 지금 작성하고 있는 825 00:34:41.120 --> 00:34:44.679 만들어 나가기 시작한 그 캐릭터는 어떤가요? 826 00:34:44.679 --> 00:34:46.600 얼마나 완성되어 있나요? 827 00:34:46.600 --> 00:34:48.439 이야기는 좀 써보셨어요? 828 00:34:48.439 --> 00:34:50.639 한 20화까지 진행됐나요? 829 00:34:50.639 --> 00:34:53.159 혹시 제 캐릭터라고 얘기하는 걔가 830 00:34:53.159 --> 00:34:55.719 디자인만 있지는 않습니까? 831 00:34:55.719 --> 00:34:57.879 이 캐릭터가 이야기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832 00:34:57.879 --> 00:34:59.879 지금 정확히 알고 계세요? 833 00:34:59.879 --> 00:35:02.159 이 캐릭터가 뭘 원하고 뭘 두려워하는지 834 00:35:02.159 --> 00:35:04.800 누군가가 물어보면 대답하실 수 있나요? 835 00:35:04.800 --> 00:35:06.399 어떤 결정을 내리나요? 836 00:35:06.399 --> 00:35:09.560 어떤 실패를 하고 어떤 후회를 하고 837 00:35:09.560 --> 00:35:12.520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이유로 다시 일어서나요? 838 00:35:12.520 --> 00:35:15.639 우리는 이럴 때 캐릭터를 사랑하게 되거든요 839 00:35:15.639 --> 00:35:17.120 실패를 했는데 840 00:35:17.120 --> 00:35:19.320 그래서 저 친구는 못 일어날 것 같았는데 841 00:35:19.320 --> 00:35:21.120 그럼에도 불구하고 842 00:35:21.120 --> 00:35:23.040 나는 사과를 해야 돼 843 00:35:23.040 --> 00:35:25.120 나는 그 사람을 상처입혔어 844 00:35:25.120 --> 00:35:27.521 용서받지 못해도 좋아라면서 845 00:35:27.521 --> 00:35:30.560 본인이 상처입힌 상대에게 가서 무릎을 꿇는 순간이 846 00:35:30.560 --> 00:35:32.800 우리가 마음이 이끌리는 순간이거든요 847 00:35:32.800 --> 00:35:35.639 여러분의 캐릭터한테 그런 순간이 있었나요? 848 00:35:35.639 --> 00:35:38.199 본인의 캐릭터를 얼마나 알고 계세요? 849 00:35:38.199 --> 00:35:41.080 잘 모르는 캐릭터를 사랑할 수 있을까요? 850 00:35:41.080 --> 00:35:43.080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851 00:35:43.080 --> 00:35:45.520 본인의 캐릭터니까 본인이 제일 잘 알 거다 852 00:35:45.520 --> 00:35:47.600 이거는 정말 크나큰 착각입니다 853 00:35:47.600 --> 00:35:49.399 아까도 얘기했지만 캐릭터 만들기는 854 00:35:49.399 --> 00:35:52.399 이야기 만들기와 동시에 진행되는 작업이고요 855 00:35:52.399 --> 00:35:56.040 이야기가 완성이 되어야 캐릭터도 완성이 되는 거잖아요 856 00:35:56.040 --> 00:35:58.600 지금은 뭐가 뭔지 모르시는 게 정상이에요 857 00:35:58.600 --> 00:36:00.520 내가 캐릭터를 만들었는데 858 00:36:00.520 --> 00:36:03.959 얘가 뭔 생각을 하는지 뭘 원하는지 859 00:36:03.959 --> 00:36:06.439 굉장히 애매모호한 상태일 텐데 860 00:36:06.439 --> 00:36:08.360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다 보면 861 00:36:08.360 --> 00:36:11.760 작가도 캐릭터를 더 잘 알게 되는 순간이 옵니다 862 00:36:11.760 --> 00:36:13.600 지금은 뭐가 뭔지 잘 모르실 거예요 863 00:36:13.600 --> 00:36:15.199 그게 정상입니다 864 00:36:15.199 --> 00:36:16.919 얘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865 00:36:16.919 --> 00:36:20.239 왜 이렇게 움직이는지 어떻게 될지 866 00:36:20.239 --> 00:36:22.719 그런 애매모호한 상태에서 867 00:36:22.719 --> 00:36:25.080 이야기를 어떻게든 이끌어 나가고 868 00:36:25.080 --> 00:36:27.120 그 캐릭터한테 질문을 던져보고 869 00:36:27.120 --> 00:36:29.560 너는 이 상황에 어떻게 할 거니? 라고 묻고 870 00:36:29.560 --> 00:36:33.040 그러다 보면 작가도 캐릭터로부터 대답을 들을 것이고요 871 00:36:33.040 --> 00:36:35.399 캐릭터를 더 잘 알게 될 겁니다 872 00:36:35.399 --> 00:36:38.679 그리고 아마도 사랑하게 되겠죠 873 00:36:38.679 --> 00:36:41.560 다음 시간에는 이런 관점에서 이야기 만들기를 874 00:36:41.560 --> 00:36:43.280 드디어 다뤄보려고 합니다 875 00:36:43.280 --> 00:36:45.840 그 중에서도 도입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거고요 876 00:36:45.840 --> 00:36:49.120 저희 다음 강의에서 또 길게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877 00:36:49.120 --> 00:36:50.038 감사합니다 878 00:36:50.714 --> 00:36:51.836 캐릭터의 행동을 활용한 정의 방식 '캐릭터'의 사전적 의미 표준국어대사전의 '캐릭터': 소설이나 연극 따위에 등장하는 인물 또는 작품 내용 속에서 드러나는 인물의 개성과 이미지 879 00:36:51.836 --> 00:36:52.799 고려대한국어대사전의 '캐릭터': 소설이나 연극, 만화 등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또는 그 인물의 외모나 성격에 의해 독특한 특성이 주어진 존재 880 00:36:52.799 --> 00:36:53.742 캐릭터는 해당 인물을 다른 것들과 구분 짓는 독특한 특성이 포함되어 있어야 하며, 그 특성은 외형과 내면을 모두 포함해야 함 881 00:36:53.742 --> 00:36:54.668 캐릭터의 행동을 활용한 정의 방식 이야기 속의 캐릭터는 이야기 그 자체와 밀착되어 있어야 함 캐릭터 프로파일은 이야기에 필요하기 때문에 존재해야 함 882 00:36:54.668 --> 00:36:55.704 주요 캐릭터들의 행동 설정에는 반드시 개연성이 필요함 스토리는 순차적인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채워 가면서 종합적으로 만든 결과물임 캐릭터의 완성 시점은 이야기가 완성되는 시점과 동 883 00:36:55.704 --> 00:36:56.954 캐릭터의 패턴을 활용한 정의 방식 캐릭터의 패턴을 활용한 정의 방식 패턴이 존재한다는 것은 조합할 수 있다는 것이며, 패턴을 조합하여 만든 캐릭터는 창작한 느낌이 들지 않음 884 00:36:56.954 --> 00:36:58.204 패턴을 통한 캐릭터 제작을 '창작'이라고 하기 어렵지만, 속성들을 조합하면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 수 있음 만화적 기호는 관습화되어 있으며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사용됨 885 00:36:58.204 --> 00:36:59.454 캐릭터의 개연성 이야기 만들기는 '과정'임 자신의 캐릭터에 애정이 가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좋아하는 다른 만화 캐릭터가 완결된 서사 속에서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야 함 886 00:36:59.454 --> 00:37:00.661 캐릭터가 완성되기 전에 작가 자신이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착각임 스토리를 이끌어가다 보면 작가도 자신의 캐릭터를 잘 알게 되고 사랑하게 됨