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
00:00:03.772 --> 00:00:09.791
WEBTOON 심화편
소재, 이렇게 찾아보자

2
00:00:09.791 --> 00:00:12.339
GCC 사관학교

3
00:00:24.871 --> 00:00:28.634
소재의 개념 및 의도에 의한 소재 선정

4
00:00:29.139 --> 00:00:30.440
안녕하세요

5
00:00:30.440 --> 00:00:32.490
저는 만화 스토리 작가로 활동하면서

6
00:00:32.490 --> 00:00:35.923
청강문화산업대학교 만화콘텐츠스쿨에서 학생들에게

7
00:00:35.923 --> 00:00:38.756
스토리텔링을 가르치고 있는 양혜림이라고 합니다

8
00:00:38.756 --> 00:00:42.132
여러분은 소재 하면 어떤 게 떠오르시나요?

9
00:00:42.132 --> 00:00:45.439
일단 소재란 무엇인가? 소재

10
00:00:45.439 --> 00:00:48.142
국어사전에서 소재를 찾아보면 이렇게 나옵니다

11
00:00:48.142 --> 00:00:51.578
저는 뭔가 막막할 때는 국어사전을 찾는 습관이 있는데요

12
00:00:51.578 --> 00:00:55.439
일단은 어떤 것을 만드는데 바탕이 되는 재료

13
00:00:55.439 --> 00:00:57.635
사전 재미없죠, 그렇지만 여러분

14
00:00:57.635 --> 00:01:00.695
사전을 찾는 버릇을 들이시면 큰 도움이 됩니다

15
00:01:00.695 --> 00:01:04.386
두 번째, 예술 작품에서 지은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

16
00:01:04.386 --> 00:01:06.320
나타내기 위해 선택하는 재료

17
00:01:06.320 --> 00:01:07.670
이것도 지금 현재로서는

18
00:01:07.670 --> 00:01:09.840
별로 와닿지 않으실 것 같습니다

19
00:01:09.840 --> 00:01:13.400
이제 세 번째가 문학으로 분류가 따로 돼서요

20
00:01:13.400 --> 00:01:15.000
글의 내용이 되는 재료를

21
00:01:15.000 --> 00:01:17.320
또 소재라고 부른다고 되어 있는데요

22
00:01:17.320 --> 00:01:19.570
우리가 한번 주목했으면 좋겠는 건

23
00:01:19.570 --> 00:01:21.120
이제 2번이랑 3번이겠죠

24
00:01:21.120 --> 00:01:24.480
왜냐하면 우리가 하려고 하는 것도 작품을 만드는 거니까요

25
00:01:24.480 --> 00:01:28.120
그런데 의외로 1번에서도 얻어볼 것이 있습니다

26
00:01:28.120 --> 00:01:31.878
일단 어떤 것을 만드는데 바탕이 되는 재료라고 하면

27
00:01:31.878 --> 00:01:33.639
어떤 것들이 떠오르세요?

28
00:01:33.639 --> 00:01:36.680
예를 들어서 생딸기 케이크다

29
00:01:36.680 --> 00:01:39.680
그렇다면 일단은 뭐가 제일 많이 들어갈까요

30
00:01:39.680 --> 00:01:41.439
제가 레시피를 찾아봤는데요

31
00:01:41.439 --> 00:01:44.560
의외로 밀가루와 설탕이 동량이 들어갑니다

32
00:01:44.560 --> 00:01:46.799
굉장히 칼로리가 높은 음식인데요

33
00:01:46.799 --> 00:01:50.299
밀가루, 버터, 크림, 우유, 설탕

34
00:01:50.299 --> 00:01:52.680
이런 것들이 제일 많이 들어가겠죠

35
00:01:52.680 --> 00:01:54.412
이름은 생딸기 케이크지만

36
00:01:54.412 --> 00:01:57.400
딸기는 사실 그렇게 많이 들어가지 않는데요

37
00:01:57.400 --> 00:02:00.680
그런데 우리는 생딸기 케이크를 떠올릴 때

38
00:02:00.680 --> 00:02:01.930
밀가루와 설탕과

39
00:02:01.930 --> 00:02:04.199
설탕 너무 많이 들어가고 버터 너무 많이 들어가고

40
00:02:04.199 --> 00:02:06.199
이런 생각을 하지는 않죠

41
00:02:06.199 --> 00:02:08.599
제가 생딸기 케이크라고 얘기했을 때

42
00:02:08.599 --> 00:02:12.720
여러분들이 제일 먼저 떠올리셨을 것은 딸기입니다

43
00:02:12.720 --> 00:02:15.599
두 번째 정의를 다시 돌아가 보려고 하는데요

44
00:02:15.599 --> 00:02:18.849
지은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나타내기 위해

45
00:02:18.849 --> 00:02:20.760
라는 말이 붙어 있었죠

46
00:02:20.760 --> 00:02:24.210
그냥 어떤 것이 많이 쓰였기 때문에

47
00:02:24.210 --> 00:02:25.639
소재인 것은 아닌 겁니다

48
00:02:25.639 --> 00:02:27.189
생딸기 케이크의 소재

49
00:02:27.189 --> 00:02:29.720
물론 밀가루라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만

50
00:02:29.720 --> 00:02:33.239
우리는 이 케이크를 만들 때 다른 어떤 케이크

51
00:02:33.239 --> 00:02:36.040
치즈 케이크, 스펀지 케이크 이런 게 아니라

52
00:02:36.040 --> 00:02:39.800
생딸기 케이크를 만들고자 기획을 하죠

53
00:02:39.800 --> 00:02:43.040
기획에서 중심이 되는 건 딸기라는 얘기입니다

54
00:02:43.040 --> 00:02:45.760
만약에 생딸기 케이크를 만들려고 해

55
00:02:45.760 --> 00:02:48.599
아니면 우리 생딸기 케이크를 먹자라고 얘기를 했을 때

56
00:02:48.599 --> 00:02:50.991
상대방이 과일이 뭐든 무슨 상관이야

57
00:02:50.991 --> 00:02:53.320
어차피 밀가루 덩어리인데라든가

58
00:02:53.320 --> 00:02:55.959
어차피 거기서 밀가루랑 설탕 빼면 별거 없어

59
00:02:55.959 --> 00:02:58.909
딸기 한 3개 들어가나? 라고 말하면

60
00:02:58.909 --> 00:03:01.879
약간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

61
00:03:01.879 --> 00:03:05.000
친구랑 사이좋게 지내려면 그러시면 안 돼요

62
00:03:05.000 --> 00:03:08.080
소재라는 건 기본적으로 의도를 전제로 하고요

63
00:03:08.080 --> 00:03:10.630
생딸기 케이크를 먹자라고 얘기하는 건

64
00:03:10.630 --> 00:03:14.148
빨갛고 예쁜 딸기가 하얀 생크림 위에 올라가 있는

65
00:03:14.148 --> 00:03:16.919
바로 그 케이크를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

66
00:03:16.919 --> 00:03:19.069
우리는 어떤 것이든 소재를 논할 때

67
00:03:19.069 --> 00:03:22.361
의도를 제외하고 말할 수가 없습니다

68
00:03:22.361 --> 00:03:26.000
작품에서 의도를 전제로 한다,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요

69
00:03:26.000 --> 00:03:28.520
굉장히 부담스러워하는 사람이 있어요

70
00:03:28.520 --> 00:03:32.204
의도라는 말에 부담을 가지시는 것 같습니다

71
00:03:32.204 --> 00:03:34.080
이런 얘기 많이 하잖아요

72
00:03:34.080 --> 00:03:36.800
네가 나에게 접근한 건 어떤 의도에서지?

73
00:03:36.800 --> 00:03:40.800
너 설마 나에게 의도를 갖고 접근한 거야? 이런 얘기

74
00:03:40.800 --> 00:03:42.559
별로 좋은 대사는 아니잖아요

75
00:03:42.559 --> 00:03:46.759
그렇다면 뭔가 나쁜 뜻을 가지고 나에게 접근을 했든가

76
00:03:46.759 --> 00:03:50.285
나랑 순수한 마음으로 친구가 되고 싶었던 게 아니라

77
00:03:50.285 --> 00:03:52.759
내가 전교 1등이라서 나에게 접근한 거지

78
00:03:52.759 --> 00:03:55.360
아니면 여러분 드라마에서 많이 보셨을 때

79
00:03:55.360 --> 00:03:57.860
내가 재벌 2세인 걸 알고 네가 나에게 접근한 거야

80
00:03:57.860 --> 00:03:58.479
이런 얘기

81
00:03:58.479 --> 00:04:01.679
그게 이제 의도를 전제로 한다라는 거기 때문에

82
00:04:01.679 --> 00:04:04.929
우리는 조금 의도를 전제로 작품을 하는 건

83
00:04:04.929 --> 00:04:06.880
너무 작위적이지 않은가

84
00:04:06.880 --> 00:04:09.240
저는 그런 식으로 작품을 하고 싶지 않아요

85
00:04:09.240 --> 00:04:11.040
순수하게 작품을 하고 싶습니다

86
00:04:11.040 --> 00:04:13.320
라고 얘기하시는 분들이 있는데요

87
00:04:13.320 --> 00:04:15.924
저는 사실은 우리가 이렇게

88
00:04:15.924 --> 00:04:19.759
의도라는 말에 부담스럽게 느끼게 된 이유는

89
00:04:19.759 --> 00:04:23.880
사실은 학창시절 국어시간에 문제가 조금 있다고 생각합니다

90
00:04:23.880 --> 00:04:28.679
제가 생각하는 국어시간에 많이 보았던 시험 문제들을 보면요

91
00:04:28.679 --> 00:04:30.399
지문이 나오고요

92
00:04:30.399 --> 00:04:33.000
그런 다음에 작가의 의도는 무엇인가

93
00:04:33.000 --> 00:04:36.080
아니면 이 대사의 의도는 무엇인가

94
00:04:36.080 --> 00:04:38.600
아니면 이 글의 주제는 무엇인가

95
00:04:38.600 --> 00:04:42.000
이런 문제를 정말 많이 보아왔습니다

96
00:04:42.000 --> 00:04:44.720
여러분도 아마 그렇지 않을까 싶은데요

97
00:04:44.720 --> 00:04:47.679
보통 그런 문제를 보면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?

98
00:04:47.679 --> 00:04:51.229
저는 사실은 작가의 의도는 무엇인가 라는 걸

99
00:04:51.229 --> 00:04:54.440
묻고 있는 당신은 누구인지 조금 물어보고 싶어집니다

100
00:04:54.440 --> 00:04:57.800
왜냐하면 적어도 출제하신 분이 작가는 아닐 거잖아요

101
00:04:57.800 --> 00:05:00.479
제가 기억나는 시험 문제를 얘기를 해보자면

102
00:05:00.479 --> 00:05:03.199
이제 박경리 작가님의 토지였는데요

103
00:05:03.199 --> 00:05:07.119
토지에서 앞부분에 어떤 내용이 있냐면요

104
00:05:07.119 --> 00:05:08.969
이제 어린 주인공들 세 명이

105
00:05:08.969 --> 00:05:11.320
아웅다웅 놀고 있는 장면이 나옵니다

106
00:05:11.320 --> 00:05:15.528
그런데 거기에서 주인공인 서희가 패악을 부려요

107
00:05:15.528 --> 00:05:17.506
그런데 그런 서희를 어쩌지 못하고

108
00:05:17.506 --> 00:05:20.799
다른 두 사람이 굉장히 난감해하는 장면이 나오는데

109
00:05:20.799 --> 00:05:22.279
거기에 이제 밑줄이 있고

110
00:05:22.279 --> 00:05:25.880
이 장면을 묘사한 작가의 의도는 무엇인가

111
00:05:25.880 --> 00:05:27.920
라는 문제가 나온 겁니다

112
00:05:27.920 --> 00:05:31.959
근데 저는 어렸을 때 그냥 이건 세 사람이 사이가 좋고

113
00:05:31.959 --> 00:05:34.040
굉장히 기분 좋게 놀고 있다는 장면

114
00:05:34.040 --> 00:05:37.320
그리고 서희가 조금 성질이 더럽다

115
00:05:37.320 --> 00:05:40.600
정도를 나타내려고 하는 게 아닐까라고 생각을 했는데

116
00:05:40.600 --> 00:05:43.821
문제의 정답은 무엇이었냐면요

117
00:05:43.821 --> 00:05:47.040
앞으로 펼쳐질 세 사람의 삼각관계를 암시하며

118
00:05:47.040 --> 00:05:50.240
이 삼각관계에서 세 사람의 연애의 최종승자는

119
00:05:50.240 --> 00:05:51.880
서희일 것을 암시한다

120
00:05:51.880 --> 00:05:53.799
이런 답이었어요

121
00:05:53.799 --> 00:05:57.007
그런데 저는 사실은 그런 유치원도 가지 않았을 어린이들이

122
00:05:57.007 --> 00:05:59.079
아웅다웅 거리는 거에서

123
00:05:59.079 --> 00:06:01.811
앞으로 이 친구들이 삼각관계를 형성하여서

124
00:06:01.811 --> 00:06:03.279
치정에 얽힐 것이다

125
00:06:03.279 --> 00:06:06.640
이런 거를 읽어내기는 어렵다는 생각을 하면서

126
00:06:06.640 --> 00:06:09.200
이분이 박경리 작가님한테 물어본 것도 아닐 텐데

127
00:06:09.200 --> 00:06:12.720
뭘 믿고 이런 문제를 내는가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요

128
00:06:12.720 --> 00:06:15.920
여하튼 우리는 의도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들으면

129
00:06:15.920 --> 00:06:19.720
정답을 맞춰야 될 것 같은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

130
00:06:19.720 --> 00:06:21.770
그런데요 사실 의도라는 거는

131
00:06:21.770 --> 00:06:24.399
저는 그렇게 사악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

132
00:06:24.399 --> 00:06:26.760
더불어서 그렇게 대단한 것도 아니죠

133
00:06:26.760 --> 00:06:28.860
의도라는 건요 말 그대로

134
00:06:28.860 --> 00:06:31.279
내가 무슨 뜻을 가지고 있는지에요

135
00:06:31.279 --> 00:06:35.007
저는 친구 관계도 당연히 의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

136
00:06:35.007 --> 00:06:36.807
그런 이기적인 말을 하다니

137
00:06:36.807 --> 00:06:39.200
저 교수님은 좀 너무한 게 아닌가

138
00:06:39.200 --> 00:06:41.200
아니 친구가 되고 싶은 게 의도죠

139
00:06:41.200 --> 00:06:44.480
나는 네가 좋은 사람 같고 나랑 마음이 잘 통할 것 같아

140
00:06:44.480 --> 00:06:47.000
그래서 너랑 점심시간에 밥을 같이 먹고

141
00:06:47.000 --> 00:06:49.200
너랑 가끔 놀면 내가 기분이 좋을 것 같아

142
00:06:49.200 --> 00:06:51.079
라는 것이 의도입니다

143
00:06:51.079 --> 00:06:53.040
작품도 마찬가지입니다

144
00:06:53.040 --> 00:06:55.040
말 그대로 내가 이 이야기로

145
00:06:55.040 --> 00:06:57.399
무엇을 하고 싶은지가 의도고요

146
00:06:57.399 --> 00:07:00.720
그 작품의 중심 메시지가 주제입니다

147
00:07:00.720 --> 00:07:03.870
어떤 의도를 우리가 나쁜 게 아닐까

148
00:07:03.870 --> 00:07:06.119
아니면 뭔가 부담스러운 게 아닐까

149
00:07:06.119 --> 00:07:08.541
뭔가 작전 같은 게 아닐까

150
00:07:08.541 --> 00:07:12.359
소위 거대 담론이어야 한다라는 생각을 가지시는 거는

151
00:07:12.359 --> 00:07:15.519
일종의 편견이라는 생각을 저는 갖고 있고요

152
00:07:15.519 --> 00:07:17.920
그리고 학생들이 제일 많이 하는 얘기는 이겁니다

153
00:07:17.920 --> 00:07:20.040
저는 이 이야기에 어떤 의도도 없어요

154
00:07:20.040 --> 00:07:23.000
저는 그렇게 교훈적인 작품을 싫어합니다

155
00:07:23.000 --> 00:07:27.750
그런데 교훈적인 작품을 해야 한다는 것이

156
00:07:27.750 --> 00:07:29.160
의도인 것도 아닙니다

157
00:07:29.160 --> 00:07:32.480
독자에게 뭔가를 훈계한다거나 가르친다거나

158
00:07:32.480 --> 00:07:35.399
이런 작품은 기본적으로 인기가 없죠

159
00:07:35.399 --> 00:07:38.099
그리고 그걸 가르치기 위해서 기획하는 것이

160
00:07:38.099 --> 00:07:40.119
의도도 아니라는 얘기입니다

161
00:07:40.119 --> 00:07:43.720
이런 얘기를 하면 많은 학생들이 저에게 말을 합니다

162
00:07:43.720 --> 00:07:46.640
알겠어요 교수님 그러면 솔직해질게요

163
00:07:46.640 --> 00:07:48.799
저는 이 스토리로 돈을 많이 벌고 싶어요

164
00:07:48.799 --> 00:07:50.279
이런 것도 의도로 괜찮나요?

165
00:07:50.279 --> 00:07:52.200
설마 이건 아니겠지?

166
00:07:52.200 --> 00:07:54.959
시작 지점으로는 의외로 나쁘지 않습니다

167
00:07:54.959 --> 00:07:56.839
굉장히 솔직하잖아요

168
00:07:56.839 --> 00:08:00.799
다만 여러분이 여기서 멈추시면 안 됩니다

169
00:08:00.799 --> 00:08:03.359
내가 이 작품으로 돈을 많이 벌고 싶다

170
00:08:03.359 --> 00:08:04.759
거기에서 멈추면 그냥

171
00:08:04.759 --> 00:08:07.480
나는 커서 대통령이 되고 싶다 정도의

172
00:08:07.480 --> 00:08:09.880
어린 시절에 떠올릴 법한 이야기고요

173
00:08:09.880 --> 00:08:11.720
조금 더 한 발 나가야겠죠

174
00:08:11.720 --> 00:08:13.770
이야기로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는

175
00:08:13.770 --> 00:08:16.320
굉장히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거예요

176
00:08:16.320 --> 00:08:21.040
예를 들어서 굉장히 자극적이고 노골적인 만화를 만들어서

177
00:08:21.040 --> 00:08:23.679
유료 수익을 많이 내는 방법이 있을 거고요

178
00:08:23.679 --> 00:08:26.679
왜냐하면 보통은 연령 제한이 있는 만화들은

179
00:08:26.679 --> 00:08:29.279
대부분 유료로 배포가 되잖아요

180
00:08:29.279 --> 00:08:31.920
그러니까 그 코인 수익으로 큰 돈을 벌겠다

181
00:08:31.920 --> 00:08:35.399
나는 세상에서 가장 자극적인 만화를 만들겠다

182
00:08:35.399 --> 00:08:37.160
옳고 그름은 일단은 떠나서

183
00:08:37.160 --> 00:08:42.040
그것도 본인의 의도를 현실로 구현하는 방법 중에 하나입니다

184
00:08:42.040 --> 00:08:44.640
또는 중·고등학생을 대상으로

185
00:08:44.640 --> 00:08:48.000
폭넓게 사랑받을 만화를 만들 수도 있겠죠

186
00:08:48.000 --> 00:08:50.400
중·고등학생은 웹툰 독자 중에

187
00:08:50.400 --> 00:08:53.320
굉장히 두터운 독자층을 차지하고 있는데요

188
00:08:53.320 --> 00:08:56.279
이 중·고등학생들이 코인을 굉장히 많이 사서

189
00:08:56.279 --> 00:09:00.440
소위 유료 매출을 올려주지는 않습니다만

190
00:09:00.440 --> 00:09:03.839
이 중·고등학생들의 숫자 자체가 많기 때문에

191
00:09:03.839 --> 00:09:06.399
굉장히 파급력이 있는 효과가 납니다

192
00:09:06.399 --> 00:09:08.720
중·고등학생들이 모두 사랑하는 작품이라면

193
00:09:08.720 --> 00:09:10.520
일단은 포털사이트 순위에서

194
00:09:10.520 --> 00:09:13.160
1위부터 10위 사이에 올라갈 거고요

195
00:09:13.160 --> 00:09:14.760
조회수가 그렇게 많이 나오면

196
00:09:14.760 --> 00:09:18.480
이 만화 자체에 대한 관심도가 올라갈 것이기 때문에

197
00:09:18.480 --> 00:09:21.200
자연적으로 유료 수익도 따라오게 됩니다

198
00:09:21.200 --> 00:09:23.050
혹은 이렇게 인기가 있으면

199
00:09:23.050 --> 00:09:25.320
사실은 OSMU도 될 수가 있죠

200
00:09:25.320 --> 00:09:28.200
OSMU, One-Source Multi-Use라는 말인데요

201
00:09:28.200 --> 00:09:31.920
예를 들면 만화를 원작으로 해서 영화를 만든다든지

202
00:09:31.920 --> 00:09:33.960
아니면 드라마를 만든다든지

203
00:09:33.960 --> 00:09:35.799
여러분에게도 익숙하실 텐데

204
00:09:35.799 --> 00:09:40.200
사실은 그것 자체가 의도를 구현하는 방법일 수 있습니다

205
00:09:40.200 --> 00:09:43.960
나는 어떤 돈을 많이 벌만한 이야기를 만들고 싶은데

206
00:09:43.960 --> 00:09:47.280
어떤 수단으로 할 거냐면 영상화를 노릴 거야

207
00:09:47.280 --> 00:09:50.200
영상화를 노린다고 한다면

208
00:09:50.200 --> 00:09:53.119
그것에 따라서 해야 되는 어떤 전략들이 있거든요

209
00:09:53.119 --> 00:09:55.559
일단은 지금 세 가지 전략을 얘기를 했으니까

210
00:09:55.559 --> 00:09:59.054
하나씩 차례로 얘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

211
00:09:59.054 --> 00:10:00.426
첫 번째는요

212
00:10:00.426 --> 00:10:03.080
아까 말한 것처럼 자극적이고 충격적이고

213
00:10:03.080 --> 00:10:05.372
뭔가 사람들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

214
00:10:05.372 --> 00:10:07.477
이야기를 하겠다고 얘기를 했잖아요

215
00:10:07.477 --> 00:10:09.277
그렇다면 소재도 자연적으로

216
00:10:09.277 --> 00:10:12.226
자극적이고 충격적인 소재를 고르게 되겠죠

217
00:10:12.226 --> 00:10:14.548
어떤 소재를 골라서 어떻게 해야

218
00:10:14.548 --> 00:10:17.398
가장 독자들의 코인을 지르고 싶은 욕망을

219
00:10:17.398 --> 00:10:19.119
절제하지 못하게 만들 수 있을지

220
00:10:19.119 --> 00:10:21.890
작가는 늘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

221
00:10:21.890 --> 00:10:22.951
두 번째는요

222
00:10:22.951 --> 00:10:26.080
중학생 고등학생을 노리겠다라고 얘기를 했다면

223
00:10:26.080 --> 00:10:30.080
해당 독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소재여야 할 겁니다

224
00:10:30.080 --> 00:10:34.799
예를 들어서 나는 중·고등학생들을 노릴 건데

225
00:10:34.799 --> 00:10:36.760
배경은 어떤 대기업으로 하고

226
00:10:36.760 --> 00:10:40.400
과장님과 대리가 싸우다가 결국 사귀고

227
00:10:40.400 --> 00:10:42.440
이런 얘기를 할 거야라고 얘기한다면

228
00:10:42.440 --> 00:10:46.359
사실상 중·고등학생 대상층에 공감대를 끌기는 쉽지 않겠죠

229
00:10:46.359 --> 00:10:49.200
그렇기 때문에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될 겁니다

230
00:10:49.200 --> 00:10:51.159
요즘 중학생 뭐 좋아해?

231
00:10:51.159 --> 00:10:54.320
취재를 하더라도 중학생, 고등학생들을 상대로 하게 되겠죠

232
00:10:54.320 --> 00:10:56.000
요즘 친구들은 뭘 봐?

233
00:10:56.000 --> 00:10:57.320
유튜브만 본다고?

234
00:10:57.320 --> 00:10:59.159
유튜브도 아니고 릴스야?

235
00:10:59.159 --> 00:11:01.080
그러면 더 숏폼으로 가야겠네

236
00:11:01.080 --> 00:11:04.200
같은 전개가 가능하겠죠

237
00:11:04.200 --> 00:11:07.080
세 번째는 영상화에 적합한 소재인데요

238
00:11:07.080 --> 00:11:10.400
의외로 영상화를 할 때는 여러 가지 장애가 있습니다

239
00:11:10.400 --> 00:11:14.599
예를 들어서 판타지가 굉장히 강하게 들어갔다거나

240
00:11:14.599 --> 00:11:18.355
아니면 굉장히 대형 세트장이 필요하다거나 할 때는

241
00:11:18.355 --> 00:11:22.559
영화를 만들 때 상당히 진지하게 고민을 하게 돼요

242
00:11:22.559 --> 00:11:25.320
왜냐하면 제작에 돈이 들기 때문이죠

243
00:11:25.320 --> 00:11:29.208
이렇게 거액의 비용을 지출해서까지 영상화를 했을 때

244
00:11:29.208 --> 00:11:32.559
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기 때문에

245
00:11:32.559 --> 00:11:35.440
영상화를 하는 쪽에서는 특정 소재의 특정 배경

246
00:11:35.440 --> 00:11:37.280
특정 인물을 선호하게 됩니다

247
00:11:37.280 --> 00:11:38.280
예를 들어서

248
00:11:38.280 --> 00:11:41.247
아까 이거는 중·고등학생들이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라고

249
00:11:41.247 --> 00:11:45.000
제가 잘라서 얘기했던 오피스몰 같은 경우가 그렇겠죠

250
00:11:45.000 --> 00:11:49.280
오피스물은 의외로 촬영에 돈이 그렇게 많이 들지 않습니다

251
00:11:49.280 --> 00:11:53.159
그런 식으로 내 소재를 영상화를 하는 쪽에서 봤을 때

252
00:11:53.159 --> 00:11:56.059
아 이건 영상화를 하면 돈이 별로 안 들면서도

253
00:11:56.059 --> 00:11:58.359
굉장히 좋은 작품이 나오겠구나

254
00:11:58.359 --> 00:12:00.859
이거는 묘사가 심리 묘사보다는

255
00:12:00.859 --> 00:12:02.719
조금 눈에 보이는 묘사가 많기 때문에

256
00:12:02.719 --> 00:12:06.679
영화를 하면 상당히 감각적인 영상이 나오겠구나

257
00:12:06.679 --> 00:12:09.239
그런 거를 노려서 한다는 거죠

258
00:12:09.239 --> 00:12:11.919
이 모든 게 어디서 나왔냐

259
00:12:11.919 --> 00:12:14.200
나는 이 작품으로 돈을 많이 벌 거야

260
00:12:14.200 --> 00:12:16.559
라는 여러분의 의도에서 나왔습니다

261
00:12:16.559 --> 00:12:18.960
즉 작가가 어떤 의도를 갖고 있느냐는

262
00:12:18.960 --> 00:12:21.160
소재 선정에 굉장히 중요한 영향을

263
00:12:21.160 --> 00:12:22.520
미친다고 할 수가 있겠네요

264
00:12:22.987 --> 00:12:26.798
작가의 의도를 전제로 소재 찾는 방식

265
00:12:27.320 --> 00:12:30.440
자, 그렇기 때문에 의도를 생각하는 첫 단계는

266
00:12:30.440 --> 00:12:34.000
이 이야기를 누가 읽을 것인가로 시작하면 좋습니다

267
00:12:34.000 --> 00:12:37.550
제가 이미 아까 소재를 선택하는 단계에 있어서

268
00:12:37.550 --> 00:12:39.640
여러 가지 얘기를 했는데

269
00:12:39.640 --> 00:12:42.039
첫 번째는 자극적인 이야기였죠

270
00:12:42.039 --> 00:12:43.880
자극적인 이야기는 누가 읽지?

271
00:12:43.880 --> 00:12:46.030
적어도 미성년자를 대상으로

272
00:12:46.030 --> 00:12:49.280
성적으로 자극적인 이야기를 하면 안 될 겁니다

273
00:12:49.280 --> 00:12:52.039
그렇기 때문에 이거는 일단은 성인일 것이고

274
00:12:52.039 --> 00:12:55.289
이런 자극적인 작품을 많이 읽어온 사람들을

275
00:12:55.289 --> 00:12:56.559
대상으로 하겠죠

276
00:12:56.559 --> 00:12:59.479
그런 것들을 한번 생각을 해보시면 좋고요

277
00:12:59.479 --> 00:13:01.840
두 번째 중고생, 이건 말할 나위도 없이

278
00:13:01.840 --> 00:13:05.911
이미 선택 과정에서 대상층의 연령이 들어가 있습니다

279
00:13:05.911 --> 00:13:07.361
마지막도 마찬가지로

280
00:13:07.361 --> 00:13:09.719
나는 이 작품이 영상화에 적당하다는 걸

281
00:13:09.719 --> 00:13:12.400
증명하겠다라는 방법론이었기 때문에

282
00:13:12.400 --> 00:13:16.100
영화화의 선택 권리가 있는 분들을

283
00:13:16.100 --> 00:13:18.000
주요 대상으로 할 겁니다

284
00:13:18.000 --> 00:13:21.640
그런데요, 제가 타겟 독자가 누구입니까?

285
00:13:21.640 --> 00:13:24.960
이 작품을 누구에게 읽히고 싶나요? 라는 질문을 하면

286
00:13:24.960 --> 00:13:28.280
아니 왜 독자를 스스로 좁히려고 하나요?

287
00:13:28.280 --> 00:13:32.039
저는 그냥 모든 국민이 다 읽는 웹툰을 만들고 싶은데요

288
00:13:32.039 --> 00:13:34.119
라고 얘기하는 분들이 있습니다

289
00:13:34.119 --> 00:13:35.280
마음은 이해합니다

290
00:13:35.280 --> 00:13:36.930
유치원생부터 노인까지

291
00:13:36.930 --> 00:13:40.840
우리나라 4천만 독자가 모두 사랑하는 이야기를 쓰면

292
00:13:40.840 --> 00:13:42.559
굉장히 좋겠죠

293
00:13:42.559 --> 00:13:44.679
그러면 독자 수도 자연적으로 많을 것이고

294
00:13:44.679 --> 00:13:46.679
유료 소득도 많이 벌 거고요

295
00:13:46.679 --> 00:13:51.119
그런데 현실적으로 이게 지금 가능하냐는 얘기입니다

296
00:13:51.119 --> 00:13:53.239
과거에 그런 시대가 있었습니다

297
00:13:53.239 --> 00:13:57.440
아까 얘기한 것처럼 유치원생부터 이제 노인들까지

298
00:13:57.440 --> 00:13:59.119
모두 하나의 콘텐츠를 보고

299
00:13:59.119 --> 00:14:02.159
하나의 콘텐츠에 환호하던 시대가 있었는데요

300
00:14:02.159 --> 00:14:05.423
1990년대, 그때는 드라마가 히트를 치면

301
00:14:05.423 --> 00:14:07.679
시청률이 60%가 넘었습니다

302
00:14:07.679 --> 00:14:11.080
60%라는 건 굉장히 무시무시한 시청률인데

303
00:14:11.080 --> 00:14:13.640
사실상 아주 어린 친구나

304
00:14:13.640 --> 00:14:15.790
TV를 전혀 보지 않는 사람을 제외하고는

305
00:14:15.790 --> 00:14:17.039
다 본다는 얘기입니다

306
00:14:17.039 --> 00:14:20.880
그야말로 국민 드라마라는 말이 존재할 법한 시대였죠

307
00:14:20.880 --> 00:14:23.780
그런데 여러분 국민 드라마라는 이야기를

308
00:14:23.780 --> 00:14:26.080
들어본 기억이 있으세요?

309
00:14:26.080 --> 00:14:28.559
요즘에는 그런 게 존재하지 않습니다

310
00:14:28.559 --> 00:14:32.520
요즘에는 사실상 드라마가 시청률 5% 정도만 돼도

311
00:14:32.520 --> 00:14:35.320
잘 나왔다라는 얘기를 하는 시대인데요

312
00:14:35.320 --> 00:14:39.799
이게 요즘 드라마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지 못한다라거나

313
00:14:39.799 --> 00:14:43.159
아니면 작품을 잘 못 만든다라고는 저는 보지 않습니다

314
00:14:43.159 --> 00:14:46.799
다만 작품 수가 너무 많습니다

315
00:14:46.799 --> 00:14:48.919
선택의 범주가 넓은 거죠

316
00:14:48.919 --> 00:14:51.880
예전에 시청률이 60%가 나오던 시대에는

317
00:14:51.880 --> 00:14:55.640
우리의 선택지가 솔직히 얘기해서 3개 정도밖에 없었습니다

318
00:14:55.640 --> 00:14:59.640
KBS1, KBS2, MBC 이 정도

319
00:14:59.640 --> 00:15:02.679
그러다가 이제 SBS라는 방송국이 나오면서

320
00:15:02.679 --> 00:15:05.359
드라마가 이제 4종류 정도 나왔는데요

321
00:15:05.359 --> 00:15:08.000
그렇게 되면 그걸 산술적으로 나누더라도

322
00:15:08.000 --> 00:15:10.500
아무리 인기가 없어도 대충 10% 정도는

323
00:15:10.500 --> 00:15:12.239
시청률이 나올 거잖아요

324
00:15:12.239 --> 00:15:15.119
그런데 여러분 요즘에 내가 드라마를 하나 봐야겠다

325
00:15:15.119 --> 00:15:18.200
라고 생각하면 몇 가지 중에 고르십니까?

326
00:15:18.200 --> 00:15:19.599
공중파만이 아니죠

327
00:15:19.599 --> 00:15:21.320
우리에겐 OTT가 있기 때문에

328
00:15:21.320 --> 00:15:24.159
넷플릭스, 왓챠, 디즈니 플러스

329
00:15:24.159 --> 00:15:26.760
더 얘기할 나위도 없이 굉장히 많죠

330
00:15:26.760 --> 00:15:28.960
그중에서 우리는 하나를 골라야 되기 때문에

331
00:15:28.960 --> 00:15:32.559
자연히 시청자가 분산될 수밖에 없습니다

332
00:15:32.559 --> 00:15:35.159
이건 사실 웹툰에 있어서 더 심합니다

333
00:15:35.159 --> 00:15:37.416
모든 웹툰 독자가 비슷비슷한 웹툰을

334
00:15:37.416 --> 00:15:38.840
보던 시기가 있었습니다

335
00:15:38.840 --> 00:15:40.679
이 시기에 제가 기억나는 거는

336
00:15:40.679 --> 00:15:42.251
만화를 좋아하던 사람들은

337
00:15:42.251 --> 00:15:44.400
이 웹툰의 시대가 굉장히 반가웠어요

338
00:15:44.400 --> 00:15:48.039
왜냐하면 언제 어디서나 만화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인데요

339
00:15:48.039 --> 00:15:51.599
제가 굉장히 많이 들어와서 익숙한 답변이 있습니다

340
00:15:51.599 --> 00:15:52.919
웹툰 뭐 봐?

341
00:15:52.919 --> 00:15:53.960
다 봐

342
00:15:53.960 --> 00:15:55.760
네 딱 이건데요

343
00:15:55.760 --> 00:15:57.880
그게 거짓말이 아니었어요 그 시대에는

344
00:15:57.880 --> 00:16:00.320
왜냐하면 네이버 웹툰의 요일 웹툰이

345
00:16:00.320 --> 00:16:03.239
한 5개 정도 있다가 10개 정도로 늘어나고

346
00:16:03.239 --> 00:16:04.799
이런 시대였거든요

347
00:16:04.799 --> 00:16:07.359
웹툰 한 편을 보는데 넉넉하게

348
00:16:07.359 --> 00:16:09.559
매 컷을 굉장히 꼼꼼하게 봐서

349
00:16:09.559 --> 00:16:11.359
10분이 걸린다고 치더라도

350
00:16:11.359 --> 00:16:12.919
10개가 올라오면 100분이죠

351
00:16:12.919 --> 00:16:14.559
한 시간 반 정도면

352
00:16:14.559 --> 00:16:17.679
그날 올라오는 모든 웹툰을 다 볼 수 있었습니다

353
00:16:17.679 --> 00:16:18.760
그렇기 때문에

354
00:16:18.760 --> 00:16:20.440
웹툰 뭐 봐? 다 봐!

355
00:16:20.440 --> 00:16:22.799
라는 말이 거짓말이 아니었어요

356
00:16:22.799 --> 00:16:25.119
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

357
00:16:25.119 --> 00:16:26.559
누군가가 그렇게 얘기한다면

358
00:16:26.559 --> 00:16:29.280
그건 거짓말일 가능성이 대단히 큰 게요

359
00:16:29.280 --> 00:16:32.479
플랫폼별로 연재되는 웹툰의 수를 다 카운트해서

360
00:16:32.479 --> 00:16:34.679
오늘 하루 올라온 웹툰의 수를 보면

361
00:16:34.679 --> 00:16:38.359
수백 작품에서 천 작품 가깝다는 통계가 있습니다

362
00:16:38.359 --> 00:16:41.200
그 많은 작품을 다 보려면요

363
00:16:41.200 --> 00:16:43.564
아침에 일어나서 웹툰만 보고 자도

364
00:16:43.564 --> 00:16:45.640
사실은 시간이 부족합니다

365
00:16:45.640 --> 00:16:48.200
그리고 작품 수만 많아졌냐?

366
00:16:48.200 --> 00:16:50.640
우리의 취향도 굉장히 분명해졌습니다

367
00:16:50.640 --> 00:16:52.359
무슨 얘기냐 하면

368
00:16:52.359 --> 00:16:54.651
웹툰 뭐 봐? 다 봐!의 시대에는

369
00:16:54.651 --> 00:16:57.880
내 취향을 주장할 정도로 작품이 많지 않아서요

370
00:16:57.880 --> 00:17:00.159
그냥 올라오는 작품은 다 봤거든요

371
00:17:00.159 --> 00:17:02.520
그런데 여러분은 요즘 어떠세요?

372
00:17:02.520 --> 00:17:04.479
볼 게 없다고 해서 본인의 취향과

373
00:17:04.479 --> 00:17:07.799
전혀 맞지 않는 작품을 구태여 보지 않습니다

374
00:17:07.799 --> 00:17:10.599
웹툰에 내 취향에 맞는 작품이 오늘 안 올라왔다면

375
00:17:10.599 --> 00:17:12.440
넷플릭스를 봐도 되는 거고요

376
00:17:12.440 --> 00:17:14.000
유튜브를 봐도 되는 거고

377
00:17:14.000 --> 00:17:15.960
인스타그램을 봐도 되는 거고

378
00:17:15.960 --> 00:17:18.575
하나의 장르에 얽매이지 않더라도 우리에게는

379
00:17:18.575 --> 00:17:21.440
너무 다양한 엔터테인먼트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

380
00:17:21.440 --> 00:17:24.000
볼 게 없어서 봐 라는 말이

381
00:17:24.000 --> 00:17:27.039
요즘에는 별로 들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

382
00:17:27.039 --> 00:17:29.239
볼 게 없으면 딴 거 보지

383
00:17:29.239 --> 00:17:31.640
딴 게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겠죠

384
00:17:31.640 --> 00:17:34.760
따라서 이렇게 작품 수가 많고

385
00:17:34.760 --> 00:17:39.080
사람들의 취향은 손금처럼 분명해진 시장에서는

386
00:17:39.080 --> 00:17:40.599
내가 작품을 기획할 때

387
00:17:40.599 --> 00:17:43.840
누구에게 읽힐 것인가가 대단히 중요합니다

388
00:17:43.840 --> 00:17:45.760
이걸 조금 이상한 비유일지 모르겠지만

389
00:17:45.760 --> 00:17:47.679
비유로 얘기를 해보자면요

390
00:17:47.679 --> 00:17:50.159
누가 읽어도 상관없는 연애 편지를 쓰는 게

391
00:17:50.159 --> 00:17:52.080
의미가 있을까요?

392
00:17:52.080 --> 00:17:55.799
내가 너무 사랑을 하고 싶은데

393
00:17:55.799 --> 00:17:57.320
누구든지 상관없어

394
00:17:57.320 --> 00:17:59.000
난 누구든지 상관없으니

395
00:17:59.000 --> 00:18:00.200
나의 애인이 필요해

396
00:18:00.200 --> 00:18:03.159
그러니까 누가 받아도 상관없는 연애 편지를 써야지

397
00:18:03.159 --> 00:18:05.839
그런 다음에 이걸 100명에게 뿌리자

398
00:18:05.839 --> 00:18:07.680
그 중에 한 명은 걸려들겠지

399
00:18:07.680 --> 00:18:09.000
걸려들까요?

400
00:18:09.000 --> 00:18:10.599
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

401
00:18:10.599 --> 00:18:12.000
연애 편지라는 건

402
00:18:12.000 --> 00:18:13.680
나는 너를 좋아해

403
00:18:13.680 --> 00:18:16.079
나는 너에 대해서 이런 마음을 품고 있어

404
00:18:16.079 --> 00:18:19.160
라는 게 있어야 연애 편지로서의 역할을 하는 거지

405
00:18:19.160 --> 00:18:21.199
누가 읽어도 상관없이 한 1000명 뿌려서

406
00:18:21.199 --> 00:18:23.000
그 중에 한 명만 걸리면

407
00:18:23.000 --> 00:18:23.800
오케이

408
00:18:23.800 --> 00:18:25.959
이거는 사실 연애 편지라고 볼 수 없습니다

409
00:18:25.959 --> 00:18:27.560
작품도 마찬가지입니다

410
00:18:27.560 --> 00:18:30.560
내 작품은 어떤 사람들을 향해서 썼다

411
00:18:30.560 --> 00:18:32.520
라는 게 분명하면 분명할수록

412
00:18:32.520 --> 00:18:35.959
여러분이 원하는 상업성도 오히려 올라갑니다

413
00:18:35.959 --> 00:18:38.439
연애 편지의 대상 독자는 단 한 명이죠

414
00:18:38.439 --> 00:18:39.760
작품도 마찬가지로

415
00:18:39.760 --> 00:18:42.119
내 타겟이 좁고 명료할수록

416
00:18:42.119 --> 00:18:44.520
적어도 이런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라면

417
00:18:44.520 --> 00:18:47.240
내 작품을 외면할 리 없다

418
00:18:47.240 --> 00:18:48.439
이게 가능해진 건

419
00:18:48.439 --> 00:18:51.000
독자 자체가 굉장히 많기 때문이고요

420
00:18:51.000 --> 00:18:53.079
내 취향은 굉장히 마이너라서

421
00:18:53.079 --> 00:18:55.439
이런 작품 좋아하는 사람 많지 않을 것 같은데

422
00:18:55.439 --> 00:18:56.520
그럼에도 불구하고

423
00:18:56.520 --> 00:18:59.000
20년 전보다는 훨씬 많이 늘었습니다

424
00:18:59.000 --> 00:19:02.240
따라서 내가 원하는 그 독자층을 공략하는 게

425
00:19:02.240 --> 00:19:05.040
더더욱 중요하다고 얘기할 수가 있겠습니다

426
00:19:05.040 --> 00:19:06.360
이렇게 얘기를 하면요

427
00:19:06.360 --> 00:19:09.480
타겟을 그럼 좁혀라 이것까지는 알겠다

428
00:19:09.480 --> 00:19:11.080
그런데 어떻게 좁혀야 할까

429
00:19:11.080 --> 00:19:12.720
라는 질문을 또 받는데요

430
00:19:12.720 --> 00:19:14.640
우리가 흔히 하는 건 나이대죠

431
00:19:14.640 --> 00:19:17.360
그렇기 때문에 제가 앞에서 예시를 들었던 게

432
00:19:17.360 --> 00:19:19.120
중학생, 고등학생용 작품

433
00:19:19.120 --> 00:19:20.240
이런 예를 들었는데

434
00:19:20.240 --> 00:19:22.480
제일 많이 쓰이는 게 그렇게 나이대고요

435
00:19:22.480 --> 00:19:23.760
그리고 작품에 따라서는

436
00:19:23.760 --> 00:19:26.120
성별이 굉장히 중요한 경우가 있습니다

437
00:19:26.120 --> 00:19:28.040
여성 독자층은 이런 작품을 좋아하고

438
00:19:28.040 --> 00:19:30.240
남성 독자층은 이런 작품을 좋아하고

439
00:19:30.240 --> 00:19:32.200
혹은 이제 그게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

440
00:19:32.200 --> 00:19:33.799
여러 작품들도 있는데요

441
00:19:33.799 --> 00:19:35.959
그런데 나이대와 성별 외에도

442
00:19:35.959 --> 00:19:38.959
사실은 독자들의 생활 패턴

443
00:19:38.959 --> 00:19:41.279
특히 기존 콘텐츠 소비 성향을

444
00:19:41.279 --> 00:19:44.000
조금 함께 고려하시면 좋습니다

445
00:19:44.000 --> 00:19:46.919
이걸 조금 적나라하게 얘기를 하자면

446
00:19:46.919 --> 00:19:49.160
오타쿠 20대 여성과

447
00:19:49.160 --> 00:19:52.799
오타쿠가 아닌 20대 여성은 소비 성향이 달라요

448
00:19:52.799 --> 00:19:54.360
점잖게 말해보겠습니다

449
00:19:54.360 --> 00:19:56.000
20대 여성 중에서도요

450
00:19:56.000 --> 00:19:57.840
웹툰, 웹소설만 보는 게 아니라

451
00:19:57.840 --> 00:19:59.439
일본 애니메이션도 보고

452
00:19:59.439 --> 00:20:01.119
영미권 그래픽 노블도 보고

453
00:20:01.119 --> 00:20:02.279
팬픽도 읽고

454
00:20:02.279 --> 00:20:04.440
이런 거를 굉장히 많이 보는

455
00:20:04.440 --> 00:20:08.199
즉 폭넓은 콘텐츠 소비를 하는 20대 여성과

456
00:20:08.199 --> 00:20:10.480
웹툰? 나 옛날에 마음의 소리 봤는데

457
00:20:10.480 --> 00:20:12.199
그거 요즘도 나오나 모르겠네?

458
00:20:12.199 --> 00:20:14.120
치인트 그거 조금 보다 말았다

459
00:20:14.120 --> 00:20:15.879
라고 말하는 20대 여성은

460
00:20:15.879 --> 00:20:19.000
전혀 다른 콘텐츠 취향을 갖고 있을 겁니다

461
00:20:19.000 --> 00:20:20.680
그런데 여러분이 예를 들어서

462
00:20:20.680 --> 00:20:23.360
나는 20대 여성을 타겟으로 할 거기 때문에

463
00:20:23.360 --> 00:20:26.559
만화를 많이 본 사람도 적게 본 사람도

464
00:20:26.559 --> 00:20:28.440
다 좋아하는 이야기를 쓸 거야

465
00:20:28.440 --> 00:20:30.959
이건 어쩌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

466
00:20:30.959 --> 00:20:32.239
조금 넘겨짚자면요

467
00:20:32.239 --> 00:20:34.885
지금 이 강의를 듣고 계신 여러분들은

468
00:20:34.885 --> 00:20:36.895
만화, 웹툰 콘텐츠에 굉장히

469
00:20:36.895 --> 00:20:39.800
관심이 높으신 분들일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

470
00:20:39.800 --> 00:20:41.360
그런데 그런 여러분이

471
00:20:41.360 --> 00:20:45.069
평소에 웹툰을 잘 읽지 않는 친구와 이야기를 나눴다가

472
00:20:45.069 --> 00:20:47.959
약간 아 그렇구나, 모르는구나

473
00:20:47.959 --> 00:20:49.760
이렇게 된 적이 있지 않으세요?

474
00:20:49.760 --> 00:20:51.760
저는 종종 있는데요

475
00:20:51.760 --> 00:20:54.400
마찬가지로 어떠한 콘텐츠를

476
00:20:54.400 --> 00:20:56.320
지금까지 소비해 왔는지는

477
00:20:56.320 --> 00:20:57.839
그 사람의 현재의 취향을

478
00:20:57.839 --> 00:21:00.199
이미 결정 지은 상태이기 때문에

479
00:21:00.199 --> 00:21:03.199
이쪽에, 정보를 많이 갖고 있지 않은 쪽에

480
00:21:03.199 --> 00:21:05.080
정보를 지금 당장 불어넣는다

481
00:21:05.080 --> 00:21:08.399
이걸 이제 오타쿠 토크라고 얘기를 하죠

482
00:21:08.399 --> 00:21:09.839
니가 잘 모르는 모양인데

483
00:21:09.839 --> 00:21:11.639
요즘에는 이런 게 있고, 이런 게 있고

484
00:21:11.639 --> 00:21:13.679
이런 게 있어, 재밌지?라고 얘기하면

485
00:21:13.679 --> 00:21:15.720
그 친구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

486
00:21:15.720 --> 00:21:16.960
라고 얘기를 할 겁니다

487
00:21:16.960 --> 00:21:18.720
왜냐하면 이미 10년의 콘텐츠의

488
00:21:18.720 --> 00:21:20.800
축적이 다르기 때문에 그래요

489
00:21:20.800 --> 00:21:24.671
아까 돈을 많이 벌기 위한 작품을 하겠다

490
00:21:24.671 --> 00:21:25.533
라고 얘기를 하셨다면

491
00:21:25.533 --> 00:21:28.759
여러 가지 선택지가 있다는 얘기를 했는데요

492
00:21:28.759 --> 00:21:31.880
만약에 이런 생각을 하셨다고 합시다

493
00:21:31.880 --> 00:21:34.160
중학교, 고등학교 학창시절 동안

494
00:21:34.160 --> 00:21:37.720
아이돌 덕질을 진심으로 한 경험이 있는데

495
00:21:37.720 --> 00:21:40.440
한동안은 연예계에 관심을 갖지 않았던

496
00:21:40.440 --> 00:21:42.119
30대 여성 직장인들

497
00:21:42.119 --> 00:21:45.199
하지만 과거에는 내가 정말 한때

498
00:21:45.199 --> 00:21:48.160
누군가를 정말 진심으로 사랑했던 적이 있었는데

499
00:21:48.160 --> 00:21:50.720
그 사람이 나의 존재를 알아주지 못한다고 하더라도

500
00:21:50.720 --> 00:21:52.440
난 그 사람 때문에 행복했어

501
00:21:52.440 --> 00:21:54.600
라는 따뜻한 덕질의 기억을 갖고 있는

502
00:21:54.600 --> 00:21:58.919
30대 여성 직장인들을 타겟으로 작품을 하겠다라고

503
00:21:58.919 --> 00:22:01.559
만약에 여러분이 마음을 먹었다고 합시다

504
00:22:01.559 --> 00:22:05.119
그렇다면 그것은 굉장히 훌륭한 의도가 될 수 있습니다

505
00:22:05.119 --> 00:22:06.759
이것에 대해서 그 누구도

506
00:22:06.759 --> 00:22:08.800
이런 의도를 가지고

507
00:22:08.800 --> 00:22:10.119
의도적으로 남의 돈을

508
00:22:10.119 --> 00:22:11.919
이렇게 얘기하지 않아요

509
00:22:11.919 --> 00:22:15.080
여러분은 굉장히 적합한 타겟을 고르셨고요

510
00:22:15.080 --> 00:22:17.199
그분들의 마음에 가닿을 만한 소재를

511
00:22:17.199 --> 00:22:18.960
이미 알고 있는 거기 때문에

512
00:22:18.960 --> 00:22:22.000
소재를 잘 잡으셨다고 저는 말씀해 드리겠습니다

513
00:22:22.000 --> 00:22:23.800
타겟이 분명하죠

514
00:22:23.800 --> 00:22:24.880
굉장히 분명합니다

515
00:22:24.880 --> 00:22:26.839
그냥 막연한 30대 직장인

516
00:22:26.839 --> 00:22:29.240
혹은 30대 여성 직장인이 아니라

517
00:22:29.240 --> 00:22:32.039
10대, 20대, 더 어릴 때

518
00:22:32.039 --> 00:22:34.119
어떤 그룹, 어떤 아이돌을

519
00:22:34.119 --> 00:22:36.279
정말로 진심으로 좋아한 적이 있고

520
00:22:36.279 --> 00:22:39.360
하지만 지금은 그 세계에서 너무 많이 떨어졌지만

521
00:22:39.360 --> 00:22:41.399
마음속 한구석에서는 그립다

522
00:22:41.399 --> 00:22:43.479
나도 누군가를 참 많이 좋아했었는데

523
00:22:43.479 --> 00:22:45.080
지금은 삶이 퍽퍽해

524
00:22:45.080 --> 00:22:48.000
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을

525
00:22:48.000 --> 00:22:50.880
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이야기를 짜겠다

526
00:22:50.880 --> 00:22:53.520
그거 하나만으로도 이미 기획 방향성 정해졌죠

527
00:22:53.520 --> 00:22:55.199
소재도 이미 나왔습니다

528
00:22:55.750 --> 00:22:59.265
이야기 시작을 위한 질문 던지기

529
00:22:59.880 --> 00:23:01.880
지금까지 작가의 의도를 전제로 해서

530
00:23:01.880 --> 00:23:03.880
소재를 찾는 방식을 알아봤어요

531
00:23:03.880 --> 00:23:06.039
그러니까 이거는 쉽게 얘기해서

532
00:23:06.039 --> 00:23:08.800
봄을 오랫동안 기다려온 사람들을 위해서

533
00:23:08.800 --> 00:23:12.160
다른 어떤 업체보다도 먼저 생딸기 케이크를 만들자

534
00:23:12.160 --> 00:23:14.000
이런 방식이에요

535
00:23:14.000 --> 00:23:15.279
무슨 의도가 있었죠?

536
00:23:15.279 --> 00:23:16.920
봄을 기다려온 사람들이

537
00:23:16.920 --> 00:23:18.839
딸기를 보면 참 반가워할 테니까

538
00:23:18.839 --> 00:23:20.760
이걸 만들면 좋겠네

539
00:23:20.760 --> 00:23:22.000
그런데요

540
00:23:22.000 --> 00:23:25.559
사실 요리를 하는 데는 다른 방식도 있습니다

541
00:23:25.559 --> 00:23:27.320
사실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에게는

542
00:23:27.320 --> 00:23:29.720
이쪽 방식이 더 가까울 거예요

543
00:23:29.720 --> 00:23:31.399
냉털입니다

544
00:23:31.399 --> 00:23:33.200
아세요? 냉장고 털기죠

545
00:23:33.200 --> 00:23:36.399
예전에 냉장고를 부탁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어요

546
00:23:36.399 --> 00:23:39.519
말 그대로 냉장고에 있는 재료만 사용해서

547
00:23:39.519 --> 00:23:42.320
음식을 만드는 방식이었는데요

548
00:23:42.320 --> 00:23:43.880
실제로 우리가 음식을 만들 때는

549
00:23:43.880 --> 00:23:45.480
사실은 이런 식으로 접근을 하죠

550
00:23:45.480 --> 00:23:48.600
저만 하더라도 집에 가서 냉장고를 열고

551
00:23:48.600 --> 00:23:51.239
아 호박이 상할 때가 됐네

552
00:23:51.239 --> 00:23:52.200
끓여야겠다

553
00:23:52.200 --> 00:23:55.000
이런 식으로 음식을 만듭니다

554
00:23:55.000 --> 00:23:56.279
오랜만에 친구가 오니까

555
00:23:56.279 --> 00:23:58.760
그 친구가 좋아하는 샐러드와 피자를 할 건데

556
00:23:58.760 --> 00:24:01.279
그렇다면 재료는 이런 접근도 가능은 합니다

557
00:24:01.279 --> 00:24:04.040
왜냐하면 친구가 오는 게 굉장히 반갑고

558
00:24:04.040 --> 00:24:05.799
특별한 이벤트이기 때문에

559
00:24:05.799 --> 00:24:07.239
레시피를 일일이 쓴 다음에

560
00:24:07.239 --> 00:24:10.079
마트에 가서 가지고 오는 방식이 있는데요

561
00:24:10.079 --> 00:24:11.279
그거 말고

562
00:24:11.279 --> 00:24:14.760
자취방 냉장고에 고향집에서 방울토마토를 보내줬는데

563
00:24:14.760 --> 00:24:17.000
너무 많아, 많아도 너무 많아

564
00:24:17.000 --> 00:24:19.600
그냥 하루에 10개씩 먹어서는 한 달 걸릴 것 같고

565
00:24:19.600 --> 00:24:20.880
그럼 다 썩을 거야

566
00:24:20.880 --> 00:24:22.920
이 방울토마토로 뭐 하지?

567
00:24:22.920 --> 00:24:26.640
라는 고민에서 시작하는 요리가 있다는 뜻입니다

568
00:24:26.640 --> 00:24:27.760
이해가 되실까요?

569
00:24:27.760 --> 00:24:29.720
우리에게는 사실은 이쪽이 더 가깝다는 게

570
00:24:29.720 --> 00:24:31.320
이런 의미인데요

571
00:24:31.320 --> 00:24:32.640
누가 줬든

572
00:24:32.640 --> 00:24:34.359
마트에서 할인을 너무 많이 해서

573
00:24:34.359 --> 00:24:35.559
나도 모르게 샀든

574
00:24:35.559 --> 00:24:36.640
이런 경험 많지 않으세요?

575
00:24:36.640 --> 00:24:37.640
저는 많은데요

576
00:24:37.640 --> 00:24:39.440
아니면 배송이 잘못 왔든

577
00:24:39.440 --> 00:24:41.559
어떤 식으로든 우리는 이미 식재료가

578
00:24:41.559 --> 00:24:44.239
손에 들어와 있을 때가 있습니다

579
00:24:44.239 --> 00:24:45.119
그렇죠?

580
00:24:45.119 --> 00:24:47.559
마찬가지로 어떤 이야기의 재료가

581
00:24:47.559 --> 00:24:50.480
우리 머릿속을 불현듯 찾아올 때가 있습니다

582
00:24:50.480 --> 00:24:52.679
그거는 때로는 어떤 장면일 때도 있고요

583
00:24:52.679 --> 00:24:54.040
어떤 설정일 때도 있고요

584
00:24:54.040 --> 00:24:56.279
어떤 캐릭터일 때도 있습니다

585
00:24:56.279 --> 00:24:59.320
우리가 어릴 때는 이런 만남에 굉장히 솔직해요

586
00:24:59.320 --> 00:25:02.239
그래서 저는 중학생들과 이야기하는 게 즐거운데요

587
00:25:02.239 --> 00:25:03.279
이런 식이에요

588
00:25:03.279 --> 00:25:05.320
제가 어떤 캐릭터를 만들었는데요

589
00:25:05.320 --> 00:25:07.160
얘가 진짜 짱이에요

590
00:25:07.160 --> 00:25:08.760
얘는 늘 안대를 하고 있는데요

591
00:25:08.760 --> 00:25:10.640
그 안대 안에는 놀라지 마세요

592
00:25:10.640 --> 00:25:12.079
흑룡이 봉인돼 있는 거예요

593
00:25:12.079 --> 00:25:13.559
아픈 과거가 있고요

594
00:25:13.559 --> 00:25:15.371
말이 없고요, 독설가인데요

595
00:25:15.371 --> 00:25:17.959
사실 마음속에는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데요

596
00:25:17.959 --> 00:25:18.920
얘는 나중에요

597
00:25:18.920 --> 00:25:21.640
이런 얘기를 굉장히 즐겁게 할 때가 있죠

598
00:25:21.640 --> 00:25:24.920
요즘엔 사람들의 연령대가 올라갔기 때문에

599
00:25:24.920 --> 00:25:27.079
요즘은 중학생도 그렇게 솔직하지 않습니다

600
00:25:27.079 --> 00:25:29.000
라고 얘기하실 수도 있겠지만

601
00:25:29.000 --> 00:25:31.839
이러던 때가 사실은 굉장히 스토리텔러로서

602
00:25:31.839 --> 00:25:34.200
이야기 만들기에 즐거움을 만끽하는 시기라고

603
00:25:34.200 --> 00:25:35.799
저는 생각합니다

604
00:25:35.799 --> 00:25:38.559
이 학생은 이 캐릭터가 너무 좋기 때문에

605
00:25:38.559 --> 00:25:41.519
연습장을 펴면, 혹은 이제 문제지를 펴도

606
00:25:41.519 --> 00:25:43.799
그 캐릭터 얼굴을 그리고 대사를 쓰고

607
00:25:43.799 --> 00:25:45.640
일러스트도 그리고 그렇죠

608
00:25:45.640 --> 00:25:47.480
슬픈 과거 얘기도 상상하고요

609
00:25:47.480 --> 00:25:48.839
대화 내용도 만들어보고

610
00:25:48.839 --> 00:25:51.399
이 대사 너무 멋있다

611
00:25:51.399 --> 00:25:54.519
지금 이 강의를 듣고 계신 분이라면 약간

612
00:25:54.519 --> 00:25:56.395
너무 부끄럽다 하면서도

613
00:25:56.395 --> 00:25:59.399
머릿속으로 떠오르지 않으세요? 그 시기가

614
00:25:59.399 --> 00:26:00.679
제가 왜 알겠습니까

615
00:26:00.679 --> 00:26:02.600
당연히 저도 해봤기 때문에 그렇겠죠

616
00:26:02.600 --> 00:26:03.880
그 시기 참 즐거웠죠

617
00:26:03.880 --> 00:26:05.040
저도 많이 해봤습니다

618
00:26:05.040 --> 00:26:06.040
예를 들자면

619
00:26:06.040 --> 00:26:08.040
이 친구는 원래는 공주인데

620
00:26:08.040 --> 00:26:10.320
나라가 망해서, 나라를 떠나서

621
00:26:10.320 --> 00:26:12.799
남장을 하고 세계를 떠도는데

622
00:26:12.799 --> 00:26:15.440
사실은 되게 강한데, 이런 거

623
00:26:15.440 --> 00:26:17.430
이러면 안 되나요?

624
00:26:17.430 --> 00:26:19.351
근데 왜 안 된다고 생각을 하실까요?

625
00:26:19.351 --> 00:26:23.201
나이가 들수록 이런 식의 접근은 유치하다고

626
00:26:23.201 --> 00:26:24.050
더 나아가서

627
00:26:24.050 --> 00:26:26.399
그래도 제가 프로를 지망하는데

628
00:26:26.399 --> 00:26:27.880
그런 식으로 할 수는 없잖아요

629
00:26:27.880 --> 00:26:30.990
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

630
00:26:30.990 --> 00:26:32.200
캐릭터가 너무 좋아서

631
00:26:32.200 --> 00:26:34.239
그 캐릭터의 이야기를 구축하면

632
00:26:34.239 --> 00:26:36.359
그거는 너무 어렸을 때 하는 방식이지

633
00:26:36.359 --> 00:26:38.091
이야기란 그런 게 아니야

634
00:26:38.091 --> 00:26:39.760
아니면 어떤 장면

635
00:26:39.760 --> 00:26:41.651
내가 그리고 싶은 일러스트가 있어서

636
00:26:41.651 --> 00:26:44.480
이 일러스트가 나오는 이야기가 있으면 좋겠어

637
00:26:44.480 --> 00:26:45.760
그러면서 짜면

638
00:26:45.760 --> 00:26:48.279
그건 스토리가 또 아니래요

639
00:26:48.279 --> 00:26:50.720
작가라 함은 모름지기

640
00:26:50.720 --> 00:26:52.320
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어떤

641
00:26:52.320 --> 00:26:54.751
묵직한 메시지가 있어야 될 것 같고

642
00:26:54.751 --> 00:26:57.359
그 테마를 위해서 다른 모든 이야기 구조가

643
00:26:57.359 --> 00:26:59.160
존재해야 될 것 같고요

644
00:26:59.160 --> 00:27:01.880
캐릭터는 도구에 불과합니다

645
00:27:01.880 --> 00:27:03.741
저는 제 캐릭터의 애정 따윈 갖지 않죠

646
00:27:03.741 --> 00:27:06.590
이렇게 냉정하게 말해야 프로다울 것 같은

647
00:27:06.590 --> 00:27:10.071
그런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

648
00:27:10.071 --> 00:27:12.440
근데 이야기 쓰기에 정답은 없어요

649
00:27:12.440 --> 00:27:14.279
자기가 이야기가 잘 써진다면

650
00:27:14.279 --> 00:27:16.079
사실은 그게 정답입니다

651
00:27:16.079 --> 00:27:19.361
그렇기 때문에 지금 작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서

652
00:27:19.361 --> 00:27:21.030
제가 뭔가를 막 단언하거나

653
00:27:21.030 --> 00:27:23.279
이래야 됩니다, 이러지 말아야 됩니다

654
00:27:23.279 --> 00:27:25.260
이렇게 말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요

655
00:27:25.260 --> 00:27:28.031
앞으로 들으시겠지만 점점 더 없을 겁니다

656
00:27:28.031 --> 00:27:31.581
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단언하는 몇 가지가 있는데요

657
00:27:31.581 --> 00:27:33.301
그 중에 딱 하나

658
00:27:33.301 --> 00:27:35.181
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다

659
00:27:35.181 --> 00:27:37.600
라는 것만은 단언할 수 있습니다

660
00:27:37.600 --> 00:27:39.599
이야기 쓰기에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어요

661
00:27:39.599 --> 00:27:41.280
그거 하나가 철칙입니다

662
00:27:41.280 --> 00:27:43.559
만약에 어떤 장면이 먼저 떠올랐다면

663
00:27:43.559 --> 00:27:45.719
예를 들어서 건물이 있는데

664
00:27:45.719 --> 00:27:47.520
건물이 반쯤 무너졌는데

665
00:27:47.520 --> 00:27:49.200
거기 누군가가 매달려 있고

666
00:27:49.200 --> 00:27:51.159
그 매달려 있는 사람을 향해서

667
00:27:51.159 --> 00:27:54.440
필사적으로 손을 내미는 어떤 사람이 있고

668
00:27:54.440 --> 00:27:56.960
나를 버리고 가! 괜찮아, 행복했어

669
00:27:56.960 --> 00:27:58.440
이런 장면이 떠올랐어요

670
00:27:58.440 --> 00:27:59.919
너무 감동적이야

671
00:27:59.919 --> 00:28:02.200
그러면 거기서 시작하셔도 됩니다

672
00:28:02.200 --> 00:28:05.760
그 앞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

673
00:28:05.760 --> 00:28:07.200
건물은 왜 무너졌지?

674
00:28:07.200 --> 00:28:09.359
얘는 왜 여기 대롱대롱 매달려 있지?

675
00:28:09.359 --> 00:28:11.080
구하려고 하는 애는 누구지?

676
00:28:11.080 --> 00:28:12.440
이런 거를 펼쳐나가시면

677
00:28:12.440 --> 00:28:15.080
그게 이야기의 씨앗이 될 수 있는 거죠

678
00:28:15.080 --> 00:28:17.919
머릿속에 내가 너무 좋아하는 어떤 캐릭터가 있어요

679
00:28:17.919 --> 00:28:19.880
아까 얘기한 이제 안대를 하고 있고

680
00:28:19.880 --> 00:28:22.000
그 안대 안에 흑룡이 잠들어 있고

681
00:28:22.000 --> 00:28:23.320
아픈 과거가 있고

682
00:28:23.320 --> 00:28:26.080
그 캐릭터를 시작점 삼아도 괜찮습니다

683
00:28:26.080 --> 00:28:27.359
아니면 이제 설정

684
00:28:27.359 --> 00:28:28.440
예를 들자면

685
00:28:28.440 --> 00:28:32.559
한국이 굉장히 기후 위기가 심각해져서

686
00:28:32.559 --> 00:28:35.599
모든 계절이 여름과 겨울밖에 남지 않았다

687
00:28:35.599 --> 00:28:37.239
왠지 SF라기 보다는

688
00:28:37.239 --> 00:28:39.599
굉장히 근미래일 것 같아서 두렵지만

689
00:28:39.599 --> 00:28:41.760
어쨌든 이런 설정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죠

690
00:28:41.760 --> 00:28:43.119
이 배경 설정을 가지고

691
00:28:43.119 --> 00:28:45.440
뭘 할 수 있을지 고민하시면 되니까요

692
00:28:45.440 --> 00:28:48.880
다만 소재라면 거기서 끝내면 안 됩니다

693
00:28:48.880 --> 00:28:51.000
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는 아이디어

694
00:28:51.000 --> 00:28:54.000
저는 보통 이걸 이야기의 씨앗이라고 부르는데요

695
00:28:54.000 --> 00:28:56.771
그게 캐릭터든, 아까 얘기한 어떤 장면이든

696
00:28:56.771 --> 00:29:00.039
뭐든 간에 이거를 가지고 계시다면

697
00:29:00.039 --> 00:29:01.479
즉 냉장고에 있다면

698
00:29:01.479 --> 00:29:03.479
이제는 그걸 써먹으실 차례입니다

699
00:29:03.479 --> 00:29:05.119
바로 써먹을 수는 없고요

700
00:29:05.119 --> 00:29:08.159
썰어서 데우든 뭘 하든 해야 될 거 아니에요

701
00:29:08.159 --> 00:29:09.440
씨앗이기 때문에

702
00:29:09.440 --> 00:29:11.400
씨앗에 적절한 비유를 해보자면

703
00:29:11.400 --> 00:29:14.119
싹을 틔울 차례라고 얘기할 수가 있겠죠

704
00:29:14.119 --> 00:29:16.799
이 아이디어를 어떻게 발전시켜야

705
00:29:16.799 --> 00:29:20.479
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나타내기 위해 선택하는 재료

706
00:29:20.479 --> 00:29:21.280
소재죠

707
00:29:21.280 --> 00:29:23.320
아이디어를 소재로 만들려면

708
00:29:23.320 --> 00:29:26.559
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나타내기 위해

709
00:29:26.559 --> 00:29:29.960
선택하는 재료로 만들어야만 하는 것입니다

710
00:29:29.960 --> 00:29:31.479
뭐야, 다 된 것 같았는데

711
00:29:31.479 --> 00:29:33.640
다시 또 처음으로 돌아왔네

712
00:29:33.640 --> 00:29:35.681
그러기 위해서는요 다시 한번

713
00:29:35.681 --> 00:29:38.039
나는 누구를 위해서 이 이야기를 쓰려고 하는지

714
00:29:38.039 --> 00:29:40.159
생각해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

715
00:29:40.159 --> 00:29:42.919
더러 이 이야기는 대중성이 필요 없고요

716
00:29:42.919 --> 00:29:44.599
나 자신만 만족하면 돼

717
00:29:44.599 --> 00:29:46.000
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

718
00:29:46.000 --> 00:29:47.880
솔직히 상관은 없습니다

719
00:29:47.880 --> 00:29:50.760
정말 그런 의도면 대상 독자가 한 명인 거잖아요

720
00:29:50.760 --> 00:29:52.640
작가도 한 명, 독자도 한 명

721
00:29:52.640 --> 00:29:54.440
그리고 그게 동일인일 뿐이죠

722
00:29:54.440 --> 00:29:57.159
그거 자체가 별로 문제되지는 않습니다

723
00:29:57.159 --> 00:30:00.320
문제가 되는 경우는

724
00:30:00.320 --> 00:30:02.440
나만 좋으면 돼라고 말은 하는데

725
00:30:02.440 --> 00:30:03.400
마음속으로는

726
00:30:03.400 --> 00:30:05.919
하지만 다른 사람들도 좋아하면 좋겠어

727
00:30:05.919 --> 00:30:08.080
라고 생각하는 경우입니다

728
00:30:08.080 --> 00:30:10.520
저는 사실 이런 학생들을 종종 보는데요

729
00:30:10.520 --> 00:30:12.440
저한테 어떤 스토리를 가져와서

730
00:30:12.440 --> 00:30:14.159
어떤지 의견을 물어보는데

731
00:30:14.159 --> 00:30:17.159
의견을 물어본 다음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요 제가

732
00:30:17.159 --> 00:30:18.640
이 부분은 이런 것 같고요

733
00:30:18.640 --> 00:30:21.200
이러면 이 독자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 같고

734
00:30:21.200 --> 00:30:23.098
이 부분에서는 독자가 이해하지 못할

735
00:30:23.098 --> 00:30:24.159
가능성이 클 것 같네요

736
00:30:24.159 --> 00:30:27.039
라고 얘기를 하면 갑자기 표정이 굳어진 다음에

737
00:30:27.039 --> 00:30:28.400
음 사실 상관없어요

738
00:30:28.400 --> 00:30:30.520
어차피 저만 좋으려고 쓴 얘기라서요

739
00:30:30.520 --> 00:30:32.359
이거는 모순이죠

740
00:30:32.359 --> 00:30:34.599
사실 본인만 좋으면 되는 이야기라면

741
00:30:34.599 --> 00:30:37.400
타인에게 의견을 물을 필요조차 없었던 겁니다

742
00:30:37.400 --> 00:30:39.850
그러니까 만약에 여러분이 정말

743
00:30:39.850 --> 00:30:42.673
혼자 만족하고 싶은 이야기를 쓰고 싶다면 상관없지만

744
00:30:42.673 --> 00:30:44.291
그렇지 않다면 조금 스스로에게

745
00:30:44.291 --> 00:30:46.880
솔직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

746
00:30:46.880 --> 00:30:48.640
대상 독자를 염두에 두셨다면

747
00:30:48.640 --> 00:30:50.960
이제는 질문을 던질 차례입니다

748
00:30:50.960 --> 00:30:53.919
머릿속에 있는 아이디어가 어떤 인상적인 장면

749
00:30:53.919 --> 00:30:55.679
아까 얘기한 것처럼 고층 빌딩에서

750
00:30:55.679 --> 00:30:58.211
누군가가 굉장히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고

751
00:30:58.211 --> 00:31:00.880
거기서 누군가가 구하려고 필사적으로 손을 뻗치고

752
00:31:00.880 --> 00:31:02.559
이런 장면이라면

753
00:31:02.559 --> 00:31:04.080
왜 이런 장면이 나왔지?

754
00:31:04.080 --> 00:31:05.760
그럼 이 다음은 어떻게 될까?

755
00:31:05.760 --> 00:31:09.520
떨어질까? 구할까? 잡을까? 잡았다가 놓을까?

756
00:31:09.520 --> 00:31:11.280
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보시면

757
00:31:11.280 --> 00:31:13.990
아까 그 장면 하나가 이야기로 발전할

758
00:31:13.990 --> 00:31:16.239
여지가 있다는 걸 아실 수가 있을 겁니다

759
00:31:16.239 --> 00:31:18.200
아이디어가 예를 들어서 설정의 형태

760
00:31:18.200 --> 00:31:19.479
아까 얘기한 것처럼

761
00:31:19.479 --> 00:31:21.840
대한민국이 기후 위기가 심각해져서

762
00:31:21.840 --> 00:31:23.479
계절이 두 개밖에 남지 않았다

763
00:31:23.479 --> 00:31:25.679
이런 얘기라면요

764
00:31:25.679 --> 00:31:29.159
이 설정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인물은 누굴지

765
00:31:29.159 --> 00:31:31.766
그리고 그 인물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건 뭘지

766
00:31:31.766 --> 00:31:34.039
한번 생각을 해보면 좋겠습니다

767
00:31:34.039 --> 00:31:37.039
예를 들어서 계절이 여름과 겨울밖에 없으면

768
00:31:37.039 --> 00:31:40.760
굉장히 곤란한 사람이 누굴지 생각을 해보는 거죠

769
00:31:40.760 --> 00:31:43.400
예를 들자면 농부일 수 있겠죠

770
00:31:43.400 --> 00:31:46.479
그리고 그 농부는 사과를 키우는 사람일 수 있겠습니다

771
00:31:46.479 --> 00:31:48.760
이것도 또 근미래라고 치기에는

772
00:31:48.760 --> 00:31:51.799
너무 현재 발생하고 있는 사건이라서 슬퍼지는데

773
00:31:51.799 --> 00:31:54.760
기후가 변하면 사실은 농작물이 잘 자라지 않습니다

774
00:31:54.760 --> 00:31:58.479
이 사람은 3대째 사과 농사를 짓고 있는 사람이고

775
00:31:58.479 --> 00:32:02.000
다른 사람 같으면 포기를 했겠지만 어쩐 일인지

776
00:32:02.000 --> 00:32:04.679
나는 기후 위기를 이겨내고 사과를 키우겠어

777
00:32:04.679 --> 00:32:06.159
라고 얘기를 할 수가 있겠죠

778
00:32:06.159 --> 00:32:09.760
그렇다면 조금 더 이야기에 가까워지게 됩니다

779
00:32:09.760 --> 00:32:12.039
아이디어가 만약에 캐릭터의 형태라면

780
00:32:12.039 --> 00:32:14.880
아까 얘기한 것처럼 이제 안대에 흑룡에

781
00:32:14.880 --> 00:32:17.640
죄송해요 이제 이 얘기 그만할게요 너무 오글거리죠

782
00:32:17.640 --> 00:32:20.840
만약에 여러분이 캐릭터의 외형만 머릿속에 있다면

783
00:32:20.840 --> 00:32:22.679
이렇게 안대를 하고 까만 옷을 입고

784
00:32:22.679 --> 00:32:24.559
이제 굉장히 눈매가 날카롭고

785
00:32:24.559 --> 00:32:27.400
이런 것만 있다면 내면을 채우시면 됩니다

786
00:32:27.400 --> 00:32:28.821
부끄러워하실 필요가 없어요

787
00:32:28.821 --> 00:32:31.479
만약에 내면까지 대략적으로 잡혀있는 상황

788
00:32:31.479 --> 00:32:34.320
아까 얘기한 것처럼 굉장히 말이 없고, 차갑고

789
00:32:34.320 --> 00:32:35.919
누군가가 뭔가 말을 하면

790
00:32:35.919 --> 00:32:37.760
밥 같이 먹을래? 저리 가!

791
00:32:37.760 --> 00:32:40.919
이러는 캐릭터라면 이 캐릭터의 이러한 내면을

792
00:32:40.919 --> 00:32:44.640
가장 잘 보여줄 사건은 뭘지 고민을 해보면 좋습니다

793
00:32:44.640 --> 00:32:46.400
누군가가 따뜻한 말을 걸었는데

794
00:32:46.400 --> 00:32:49.559
저리 치워! 이렇게 거절하는 장면을 넣으면 좋을까

795
00:32:49.559 --> 00:32:52.440
하지만 그 내면이 단순히 차갑기만 한 건 아닌데

796
00:32:52.440 --> 00:32:53.940
내면에 따뜻함이 있다는 걸

797
00:32:53.940 --> 00:32:56.063
어떻게 보여주면 좋을까? 라면

798
00:32:56.063 --> 00:32:59.062
누군가가 이거 내 도시락인데 같이 먹을래?

799
00:32:59.062 --> 00:33:01.159
라고 했을 때 저리 가! 라고 얘기해서

800
00:33:01.159 --> 00:33:03.599
상대방이 이제 울면서 떠났다고 합시다

801
00:33:03.599 --> 00:33:05.679
그런데 1시간 후에 돌아와 보니

802
00:33:05.679 --> 00:33:08.039
그 도시락이 깨끗하게 비어있는 거예요

803
00:33:08.039 --> 00:33:10.280
뭐야 싫다더니 먹었어

804
00:33:10.280 --> 00:33:12.000
괜찮은 묘사가 됐나요?

805
00:33:12.000 --> 00:33:15.159
이런 식으로 사건을 통해서 캐릭터를 보여줄 방법을

806
00:33:15.159 --> 00:33:17.100
고민을 해보시면 좋겠죠

807
00:33:17.100 --> 00:33:18.850
여기까지 소재 접근법에 대해서

808
00:33:18.850 --> 00:33:20.799
같이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

809
00:33:20.799 --> 00:33:22.320
우선 요약을 해볼게요

810
00:33:22.320 --> 00:33:26.200
소재란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나타내기 위해서

811
00:33:26.200 --> 00:33:27.799
선택된 재료였고요

812
00:33:27.799 --> 00:33:32.000
따라서 작가의 의도에 따라서 구체화할 필요가 있습니다

813
00:33:32.000 --> 00:33:35.280
한편 작가의 의도와 무관하게

814
00:33:35.280 --> 00:33:38.239
이미 소재를 위한 아이디어가 있는 경우

815
00:33:38.239 --> 00:33:42.159
아까 냉장고를 열었더니 토마토가 너무 많다 같은 느낌

816
00:33:42.159 --> 00:33:45.359
만약 그런 경우라면 계속 질문을 던져가면서

817
00:33:45.359 --> 00:33:47.760
나는 이걸 통해서 뭘 할 수 있을까

818
00:33:47.760 --> 00:33:48.510
토마토

819
00:33:48.510 --> 00:33:51.479
나는 근데 요리를 잘 못해서 이걸로 대단한 건 못해

820
00:33:51.479 --> 00:33:54.334
토마토 그냥 냄비에 넣은 다음에 끓이면

821
00:33:54.334 --> 00:33:55.719
토마토 소스가 되지 않을까?

822
00:33:55.719 --> 00:33:57.520
그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?

823
00:33:57.520 --> 00:33:59.820
나는 결국 이거를 그냥 처리하고 싶은 건가?

824
00:33:59.820 --> 00:34:01.039
먹고 싶은 건가?

825
00:34:01.039 --> 00:34:02.919
만약에 내가 이거를 먹고 싶은 게 아니라

826
00:34:02.919 --> 00:34:05.719
처리하고 싶은 거라면 나눠도 되지 않을까 등등

827
00:34:05.719 --> 00:34:07.359
그 과정에서 여러분

828
00:34:07.359 --> 00:34:11.020
자기 자신의 의도를 발견해 나갈 수 있을 겁니다

829
00:34:11.020 --> 00:34:12.840
여기까지 들었는데도

830
00:34:12.840 --> 00:34:14.951
나는 의도 같은 건 없는데

831
00:34:14.951 --> 00:34:16.661
역시 난 작가 실격인 걸까

832
00:34:16.661 --> 00:34:18.811
나는 그냥 창작자가 아니라

833
00:34:18.811 --> 00:34:21.079
소비자로 머물러야 하는 운명인 걸까

834
00:34:21.079 --> 00:34:22.820
그러실 필요 없습니다

835
00:34:22.820 --> 00:34:25.771
적어도요 이 강의를 듣고 계신 분들은

836
00:34:25.771 --> 00:34:28.791
다들 이야기를 쓰고 싶다

837
00:34:28.791 --> 00:34:31.881
내 이야기를 남에게 들려주고 싶다

838
00:34:31.881 --> 00:34:34.481
라는 가장 중요하고도 분명한 의도를

839
00:34:34.481 --> 00:34:36.311
갖고 계시기 때문입니다

840
00:34:36.311 --> 00:34:38.411
이 강의 그리고 저희 GCC 아카데미의

841
00:34:38.411 --> 00:34:39.760
다른 여러 강의들이

842
00:34:39.760 --> 00:34:42.520
여러분의 귀중한 의도를 구체화해 나가는 데

843
00:34:42.520 --> 00:34:44.799
큰 도움이 될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

844
00:34:44.799 --> 00:34:47.468
그럼 다음 강의에서 다시 뵙도록 하겠습니다

845
00:34:48.242 --> 00:34:49.542
소재의 개념 및 의도에 의한 소재 선정
소재란?
어떤 것을 만드는 데 바탕이 되는 재료
예술 작품에서 지은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나타내기 위해 선택하는 재료

846
00:34:49.542 --> 00:34:50.842
[문학] 글의 내용이 되는 재료
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나타내기 위해 선택된 재료이며, 작가의 의도에 따라 구체화할 필요가 있음

847
00:34:50.842 --> 00:34:52.142
의도를 전제로 하는 소재
'이 이야기로 무엇을 하고 싶은가'가 의도이고 그 작품의 중심 메시지가 주제임

848
00:34:52.142 --> 00:34:53.430
웹툰의 높은 수익 창출 방법
자극적이고 노골적인 소재
중·고등학생 대상 타깃
웹툰을 영상화하여 부가가치 창출

849
00:34:53.430 --> 00:34:54.369
작가의 의도를 전제로 소재 찾는 방식
의도를 생각하는 첫 단계
'누가 이 이야기를 읽을 것인가'로 시작함

850
00:34:54.369 --> 00:34:55.309
현실적으로 넓은 독자층을 가질 수 있는지 고려해야 함
독자의 취향이 분명해졌으므로 그에 맞는 소재를 선정해야 함

851
00:34:55.309 --> 00:34:56.287
작품 기획 단계
'누구에게 읽힐 것인가'가 중요함
작품의 대상이 분명할수록 원하는 상업성이 높아짐

852
00:34:56.287 --> 00:34:57.314
작품의 타깃이 좁고 명료할수록 독자의 취향을 정확하게 공략할 수 있으므로 원하는 독자층을 공략해야 함

853
00:34:57.314 --> 00:34:58.390
타깃을 좁히는 방법
연령대
성별
독자들의 생활 패턴

854
00:34:58.390 --> 00:34:59.640
이야기 시작을 위한 질문 던지기
소재를 찾는 방식
어떤 장면이 먼저 떠올랐을 때 해당 장면이 이야기의 씨앗이 될 수 있음

855
00:34:59.640 --> 00:35:00.840
캐릭터를 시작점으로 캐릭터의 내면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사건이 무엇일지 고민해 볼 수 있음

856
00:35:00.840 --> 00:35:02.090
질문 던지기
스스로에게 계속 질문을 던지면 장면 하나 하나가 이야기로 발전할 수 있고, 자기 자신의 의도를 발견해 나갈 수 있음

857
00:35:02.090 --> 00:35:03.307
사건을 통해서 캐릭터를 보여줄 방법을 고민할 수 있음