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 00:00:05.773 --> 00:00:11.287 한여름 뜨거운 날 엄마를 모시고 운전해서 가는 길에 2 00:00:11.287 --> 00:00:13.604 그 땡볕이 너무 뜨거웠었습니다 3 00:00:13.604 --> 00:00:15.912 그래서 엄마에게 이야기했죠 4 00:00:15.912 --> 00:00:19.489 "볕이 이렇게 뜨거워서야 어디 살겠나" 라고 얘기를 했더니 5 00:00:19.489 --> 00:00:22.108 저희 엄마가 창밖으로 보여지는 6 00:00:22.108 --> 00:00:24.463 들녘을 보시면서 그러시더라고요 7 00:00:24.463 --> 00:00:30.041 "한여름에 볕이 뜨거워야 저 벼가 익는 거야" 8 00:00:30.041 --> 00:00:31.355 그때 알았습니다 9 00:00:31.355 --> 00:00:34.110 그렇구나 익는 거구나 10 00:00:34.110 --> 00:00:42.650 '볕에 익어서, 또 우리는 가을에 추수할 수 있는 열매를 보는 거구나' 라고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11 00:00:42.650 --> 00:00:46.945 우리가 봄, 여름, 가을, 겨울을 맞이하듯이 12 00:00:46.945 --> 00:00:52.203 한 인생에도 봄, 여름, 가을, 겨울이 있더라고요 13 00:00:52.203 --> 00:00:55.012 오늘은 인생의 계절 14 00:00:55.012 --> 00:00:59.723 가족들의 시간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5 00:01:01.703 --> 00:01:04.757 (채경선 교수의 가족이 뭐길래) 16 00:01:04.757 --> 00:01:06.212 반갑습니다 17 00:01:06.212 --> 00:01:11.792 성산효대학원대학교 가족상담학과 채경선 교수입니다 18 00:01:11.792 --> 00:01:15.757 인생의 계절을 보통 우리는 심리학에서는 19 00:01:15.757 --> 00:01:18.701 '발달'이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20 00:01:18.701 --> 00:01:22.065 한 사람이 '성장'한다고 하는 것 그렇죠? 21 00:01:22.065 --> 00:01:27.854 영아기, 유아기, 아동기, 청소년기 그래서 장년기에 이르기까지 22 00:01:27.854 --> 00:01:30.515 한 사람의 인생을 보면 이렇게 23 00:01:30.515 --> 00:01:33.907 '발달'이라고 하는 것을 가지죠 24 00:01:33.907 --> 00:01:37.822 영아기의 발달 안에서 중요하게 해내야 되는 25 00:01:37.822 --> 00:01:40.767 중요한 발달과업들이 있습니다 그렇죠? 26 00:01:40.767 --> 00:01:42.299 영아기에는 뭘 해야죠? 27 00:01:42.299 --> 00:01:46.967 먹고, 자고, 싸고, 걷고, 말하고 라고 하는 28 00:01:46.967 --> 00:01:51.150 그 시기에 반드시 해내야만 하는 과업들이 있어요 29 00:01:51.150 --> 00:01:56.332 아동기에 들어가면 이제 학년기로 들어가기 때문에 학교를 가야 되고 30 00:01:56.332 --> 00:02:01.907 친구를 사귀게 되어야 되고 그래서 관계에 대한 확장이 일어납니다 31 00:02:01.907 --> 00:02:08.319 그리고 청년기에 들어가서는 사회에 적응해야 되고 또 다른 가정을 이룰 준비를 해나가는 것 32 00:02:08.319 --> 00:02:14.098 이게 한 사람의 생애에 있어서 발달해 가는 과정들을 경험하는 건데요 33 00:02:14.098 --> 00:02:18.545 이러한 발달에는 중요한 원리가 있습니다 34 00:02:18.545 --> 00:02:21.310 아이가 걷기 다음에 뭘 하죠? 35 00:02:21.310 --> 00:02:22.803 뛰기를 하는 거예요 36 00:02:22.804 --> 00:02:25.300 근데 뛰기 먼저 하고서 37 00:02:25.300 --> 00:02:28.910 기기를 하는 것은 맞는 말이 아니라는 거죠 38 00:02:28.910 --> 00:02:33.289 걷는 다음에 뛰어다니게 되어있습니다 39 00:02:33.289 --> 00:02:36.375 말을 배우는데도 한 단어를 배웠다가 40 00:02:36.375 --> 00:02:38.661 문장으로 경험을 하게 돼요 41 00:02:38.662 --> 00:02:42.527 큰 물건을 쥘 수 있는 대근육이 발달한 다음에 42 00:02:42.527 --> 00:02:47.469 작고 소소한 것들을 집어낼 수 있는 소근육이 발달하듯이 43 00:02:47.469 --> 00:02:52.118 발달에도 순서가 있다고 하는 중요한 원리가 있고요 44 00:02:52.118 --> 00:02:55.580 또 하나의 발달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원리가 있는데 45 00:02:55.580 --> 00:02:59.519 그게 바로 적기성이라고 하는 거예요 46 00:02:59.519 --> 00:03:04.446 '발달에는 적절한 각각의 발달의 과업이 있다'는 거예요 47 00:03:04.447 --> 00:03:11.282 영아기와 유아기 사이에 아이가 언어를 배우지 못하면 큰일 나죠 48 00:03:11.282 --> 00:03:16.101 그때 걸어야 되고 그때 언어를 시작해야 됩니다 49 00:03:16.102 --> 00:03:26.856 또 청소년기에 들어서서는 친구관계랄지 학업의 관계에 있어서 학교에 적응할 수 있는 발달의 과업들을 가지게 돼요 50 00:03:26.856 --> 00:03:30.175 이런 발달이 이루어지지 못했을 때 51 00:03:30.175 --> 00:03:32.695 '발달에 고착이 되어진다' 52 00:03:32.695 --> 00:03:37.210 혹은 '발달에 장애가 일어난다'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53 00:03:37.211 --> 00:03:40.787 이렇듯 한 사람의 과정에서도 54 00:03:40.787 --> 00:03:43.580 발달이 이루어지듯이 55 00:03:43.581 --> 00:03:51.825 우리 안에 가족에게서도 '발달이라고 하는 계절'을 맞이하게 된다고 하는 거예요 56 00:03:51.825 --> 00:03:55.393 가족이 만들어지는 관계를 잠깐 살펴보면 57 00:03:55.393 --> 00:04:00.631 처음에는 청춘 남녀가 만나서 하나의 가족을 이루어요 58 00:04:00.631 --> 00:04:04.090 시간이 지나가면서 아이가 탄생을 하죠 59 00:04:04.090 --> 00:04:09.737 또 그 영아기 아이가 자라면서 유아, 아동기의 자녀를 지닌 가족 60 00:04:09.737 --> 00:04:14.753 또 청소년의 발달을 가진 자녀와 함께하는 가족 61 00:04:14.754 --> 00:04:21.505 그리고 나서 청년 그 다음에는 또 다른 가족을 만들어서 분리해 내가야 하는 62 00:04:21.505 --> 00:04:26.481 '가족의 발달적 계절'을 가지게 된다고 하는 것입니다 63 00:04:32.034 --> 00:04:34.786 처음에 남녀가 만났을 때는 64 00:04:34.786 --> 00:04:44.655 두 사람이 서로의 생활 양식들, 생활 방식들, 소통의 방법들을 충분하게 타협하고 원만하게 해결해가는 과정들을 65 00:04:44.656 --> 00:04:47.485 서로 협상하는 과정이 이루어지겠죠 66 00:04:47.485 --> 00:04:49.356 그때 아이가 탁 태어납니다 67 00:04:49.357 --> 00:04:55.523 그러면 그 아이를 중심으로 이 아이는 가족 안에서 왕의 역할을 하게 되죠 68 00:04:55.523 --> 00:04:57.770 이 아이를 중심으로 시간이 흘러가고 69 00:04:57.770 --> 00:05:05.339 이 아이를 중심으로 재정도 많은 부분이 아이에게로 할당되어지는 것을 볼 수가 있어요 70 00:05:05.339 --> 00:05:10.611 그리고 나서 청소년기로 넘어가는 자녀에게 있어서는 또 달라집니다 71 00:05:10.612 --> 00:05:15.785 영아기의 자녀를 두었던 가정은 한방에서 같이 지낼 수가 있어요 72 00:05:15.786 --> 00:05:19.381 그러나 청소년기로 넘어가는 순간 이 아이에게서는 73 00:05:19.381 --> 00:05:23.983 가족 간의 분리가 일어나기를 원하겠죠 74 00:05:23.983 --> 00:05:28.026 그래서 가족 구조에 변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어요 75 00:05:28.026 --> 00:05:30.652 얼마 전에 봤던 사례인데요 76 00:05:30.652 --> 00:05:33.963 6살의 아이인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77 00:05:33.963 --> 00:05:37.457 엄마 젖을 먹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어요 78 00:05:37.457 --> 00:05:42.171 이유기라고 하는 게 뭐냐면 젖을 뗀다라고 하는 거죠 79 00:05:42.171 --> 00:05:46.262 엄마하고의 어느 정도의 분리가 일어나야 되는데도 불구하고 80 00:05:46.262 --> 00:05:48.460 엄마하고 완전 밀착 81 00:05:48.460 --> 00:05:51.454 그래서 한방에 같이 잘 뿐만 아니라 82 00:05:51.454 --> 00:05:54.146 쉬를 가려야 되는 그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83 00:05:54.146 --> 00:05:59.145 기저귀를 가지고 다니면서 엄마가 떼어주는 현상을 볼 수가 있어요 84 00:05:59.145 --> 00:06:01.693 이것뿐만 아니라 영아기의 자녀가 아닌 85 00:06:01.693 --> 00:06:05.719 청소년기의 자녀 혹은 청년의 자녀임에도 불구하고 86 00:06:05.720 --> 00:06:07.118 엄마가 그 아이의 87 00:06:07.118 --> 00:06:18.026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다 조정하고 통제하려고 하는 시기가 만들어지는 경우도 사례를 볼 수가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88 00:06:18.026 --> 00:06:19.924 이렇게 본다고 하면 89 00:06:19.924 --> 00:06:23.971 가족의 발달에 있어서도 뭔가 발달의 90 00:06:23.971 --> 00:06:29.870 지연이 되어지고 발달장애가 이루어지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91 00:06:29.870 --> 00:06:35.082 제가 둘째 아이를 가졌던 때가 기억이 나는데 92 00:06:35.082 --> 00:06:38.687 힘이 드니까 엄마 친정집에 찾아갔어요 93 00:06:38.687 --> 00:06:46.931 그랬는데 이틀이 되지 못해서 저의 엄마가 아주 깊은 근심에 찬 얼굴로 저에게 94 00:06:46.931 --> 00:06:52.002 "너희 집에 가라" 했던 그날을 저는 잊을 수가 없어요 95 00:06:52.002 --> 00:06:56.123 '왜 그랬나?' 라고 생각해 보면 저희 엄마는 사실 96 00:06:56.123 --> 00:07:00.391 제가 결혼하는 것조차도 맘에 들지 않으셨어요 97 00:07:00.391 --> 00:07:08.738 왜냐하면 평생을 아이들만을 위해서 사셨던 엄마에게 있어서는 제가 그냥 한 여자로서 신나게, 재미있게 98 00:07:08.738 --> 00:07:13.425 "네가 할 수 있는 역량을 잘 발휘하면서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" 하셨거든요 99 00:07:13.425 --> 00:07:18.228 그렇게 기대했던 딸이 어느 날 자녀를 키우겠노라고 100 00:07:18.228 --> 00:07:22.514 자신의 일생은 없이 '엄마로서만' 살아야 한다고 101 00:07:22.514 --> 00:07:25.493 생각하니까 암담하셨던 거예요 102 00:07:25.493 --> 00:07:28.403 그래서 제가 보기 싫었던 것 같아요 103 00:07:28.403 --> 00:07:30.607 그래서 "가라" 라고 하셨던 104 00:07:30.607 --> 00:07:33.620 그날의 엄마 표정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105 00:07:33.620 --> 00:07:37.629 그렇지만 때는 지나가더라고요 106 00:07:37.629 --> 00:07:39.507 그래서 엄마에게 다짐했죠 107 00:07:39.507 --> 00:07:43.858 '엄마, 내가 지금은 엄마로서 살아야 되는 시간인 것 같아' 108 00:07:43.858 --> 00:07:48.722 이제 이유가 되면 또 '나로서 살아야 될 시간이 올 거야' 109 00:07:48.722 --> 00:07:55.244 '엄마 그때를 기다려 주세요' 라고 마음으로 먹었던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110 00:07:55.244 --> 00:07:58.123 산후 우울증을 겪고 있는 엄마들을 보면 111 00:07:58.124 --> 00:08:01.309 이때 엄마로서의 삶 24시간 112 00:08:01.309 --> 00:08:07.459 아이에게 메여야 하는 그래서 자기의 시간이 없는 걸로 인해서 우울하긴 하지만 113 00:08:07.459 --> 00:08:11.124 뜨거운 땡볕에 한여름을 보내야 되는 것처럼 사실은 114 00:08:11.124 --> 00:08:15.899 치열하게 아이들과 함께해야 되는 시간이 있기도 해요 115 00:08:15.899 --> 00:08:19.419 그러나 그 시간이 영원하지 않더라고요 116 00:08:19.419 --> 00:08:21.301 계절이 변하는 것처럼 117 00:08:21.301 --> 00:08:25.528 아이에게 온전하게 시간을 보내야 되는 시간이 있기도 하지만 118 00:08:25.529 --> 00:08:36.329 이제 조금씩 아이들은 우리의 계절에서 떠나가면서 우리로 하여금 나의 시간을 허락해 주는 때가 온다는 것입니다 119 00:08:36.329 --> 00:08:42.207 빈 둥지 증후군을 경험하는 부모 자녀 관계를 살펴볼 수 있어요 120 00:08:42.207 --> 00:08:46.057 '언제나 이곳에 나와 함께 할 줄 알았는데' 121 00:08:46.057 --> 00:08:51.913 그 아이가 이제 자기의 삶의 시간을 찾아서 떠나가는 그 모습을 보면서 122 00:08:51.914 --> 00:08:55.179 빈 방에 허락되어진 그 방 속에서 123 00:08:55.179 --> 00:08:59.506 엄마들이, 아빠들이 눈물을 감추기도 해요 124 00:08:59.506 --> 00:09:04.840 그래서 죽어가는 사람들이 가장 후회하는 말들이 있대요 125 00:09:04.840 --> 00:09:06.593 그리고 후회하는 시간이 있대요 126 00:09:06.593 --> 00:09:10.905 그때 '있을 때 잘할 걸' 할 수 있을 때 127 00:09:10.905 --> 00:09:17.723 '사랑할 수 있을 때 그때 내가 할 걸' 이라고 하는 후회를 한다고 합니다 128 00:09:22.327 --> 00:09:27.333 여러분의 가족은 어느 때를 지나고 계십니까? 129 00:09:27.333 --> 00:09:29.812 설레임의 계절일 수도 있겠죠 130 00:09:29.813 --> 00:09:34.467 이제 막 태어난 아기가 온전하게 나만 바라봐 달라고 131 00:09:34.467 --> 00:09:37.901 떼쓰는 시간일 수도 있습니다 132 00:09:37.901 --> 00:09:41.443 뜨거운 투쟁의 계절일 수도 있어요 133 00:09:41.444 --> 00:09:46.085 문 쾅 닫고 들어가는 청소년기 자녀의 뒷모습에서 134 00:09:46.085 --> 00:09:49.639 쓸쓸함을 경험하면서 치열하게 엄마는 135 00:09:49.639 --> 00:09:54.104 갱년기의 삶을 살아내야 되는 시간들일 수도 있어요 136 00:09:54.104 --> 00:09:56.021 요즘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137 00:09:56.021 --> 00:10:00.134 사춘기의 자녀하고 갱년기의 엄마가 만나면 138 00:10:00.134 --> 00:10:02.879 갱년기의 엄마가 이긴답니다 139 00:10:02.879 --> 00:10:06.160 예전에는 사춘기의 자녀가 나라를 지킨다고 했는데 140 00:10:06.160 --> 00:10:11.613 이제 우리나라를 뜨겁게 지키고 있는 그 힘의 근원은 141 00:10:11.614 --> 00:10:14.658 갱년기의 부모들에게 있다는 것 142 00:10:14.659 --> 00:10:23.004 그래서 우리가 그런 또 투쟁의 치열한 시간들을 가족 관계 안에서 보내고 있을 수도 있죠 143 00:10:23.005 --> 00:10:26.351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이 계절을 통해서 144 00:10:26.351 --> 00:10:30.823 우리의 인생의 관계 속에서, 가족이라는 관계 속에서 145 00:10:30.823 --> 00:10:37.703 참 계절의 의미를 그리고 시간의 때를 알려주시고 있는 것 같아요 146 00:10:37.703 --> 00:10:41.231 '하나님의 때' 그리고 '그때 해야 되는 것'` 147 00:10:41.231 --> 00:10:43.014 봄에는 씨를 뿌리고 148 00:10:43.014 --> 00:10:49.660 여름에는 그 뜨거운 여름 앞에서 물을 주고 자라나는 과정을 거쳐서 149 00:10:49.660 --> 00:10:51.423 가을에 추수하여 150 00:10:51.424 --> 00:10:57.759 겨울에 또 다른 봄을 위하여서 땅을 쉬게 해야 되는 그 시간처럼 151 00:10:57.760 --> 00:11:03.921 우리 '가족 안에도 그러한 시간의 때가 있다'고 하는 것을 보면서 152 00:11:03.921 --> 00:11:08.284 우리 때를 보며, 계절의 지나감을 보며 153 00:11:08.284 --> 00:11:13.302 우리 이 시간의 찬란함을 우리 가족의 이 찬란함을 놓치지 않고 154 00:11:13.308 --> 00:11:21.468 적기에 흘러가는 우리 가족 관계를 치열하게 해내는 우리의 서로의 관계가 있었으면 합니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