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 00:00:00.000 --> 00:00:01.225 장애가 꼭 극복해야 하는 겁니까? 2 00:00:01.225 --> 00:00:04.775 대체 언제까지 장애를 개인의 노력으로 극복하고 3 00:00:04.775 --> 00:00:08.375 이겨내야만 하는 문제라고 생각하실 건가요? 4 00:00:08.975 --> 00:00:11.525 무심코 사용한 표현들이 장애인분들에게는 5 00:00:11.525 --> 00:00:13.325 큰 상처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6 00:00:13.325 --> 00:00:14.075 맞아요 7 00:00:14.075 --> 00:00:17.825 '장애를 앓다', '장애를 극복하다' 이런 표현들이 8 00:00:17.825 --> 00:00:20.225 올바르지 못한 표현인 걸로 알고 있거든요 9 00:00:20.225 --> 00:00:22.325 이런 잘못된 인식이 뿌리박힌 표현들 10 00:00:22.325 --> 00:00:23.675 더 많을 것 같거든요 11 00:00:23.675 --> 00:00:24.925 어떤 게 있는지 좀 알아볼까요? 12 00:00:24.925 --> 00:00:25.925 좋은 생각이네요~ 13 00:00:25.925 --> 00:00:28.175 알아야 고칠 수도 있으니까요 14 00:00:28.175 --> 00:00:31.375 로이야, 강사님한테 궁금하다고 전해줘~ 15 00:00:31.375 --> 00:00:33.675 네, 바로 전달하겠습니다 16 00:00:34.675 --> 00:00:37.275 강사님, 궁금증 배달 왔어요 17 00:00:37.275 --> 00:00:39.425 아주 좋은 지적이셨어요 18 00:00:39.425 --> 00:00:43.625 '장애를 극복하다'는 표현이 왜 올바르지 못한 표현일까요? 19 00:00:43.625 --> 00:00:46.925 표준국어대사전에서 '극복하다'는 20 00:00:46.925 --> 00:00:51.225 '악조건이나 고생 따위를 이겨낸다'는 사전적 의미와 같이 21 00:00:51.225 --> 00:00:54.275 부정적인 것을 이겨낸다는 의미를 지닙니다 22 00:00:54.275 --> 00:00:56.575 이는 장애를 가진 사람을 23 00:00:56.575 --> 00:00:58.925 존재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24 00:00:58.925 --> 00:01:00.575 장애를 극복해야 하는 25 00:01:00.575 --> 00:01:03.475 부정적인 상태로 바라보고 있는 것입니다 26 00:01:03.475 --> 00:01:06.275 또한 '앓다'라는 단어는 27 00:01:06.275 --> 00:01:09.975 '병에 걸려 고통을 겪다'의 의미를 갖습니다 28 00:01:09.975 --> 00:01:12.675 즉 '장애를 앓다'라는 표현을 풀어보면 29 00:01:12.675 --> 00:01:15.725 장애라는 병에 걸려 고통을 겪고 있으니 30 00:01:15.725 --> 00:01:18.325 치료를 받아야 함이란 뜻이죠 31 00:01:18.325 --> 00:01:21.625 이런 표현을 계속 사용하면 은연중에 우리는 32 00:01:21.625 --> 00:01:24.825 장애라는 것은 고통스러우니 고쳐야 한다는 33 00:01:24.825 --> 00:01:27.525 잘못된 인식이 심어질 수 있습니다 34 00:01:27.525 --> 00:01:30.775 장애는 질병이 아닌 후유 증상입니다 35 00:01:30.775 --> 00:01:34.125 앓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고착된 상태로 36 00:01:34.125 --> 00:01:37.925 사람이 가진 특성 중 하나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37 00:01:37.925 --> 00:01:40.525 그래서 '장애를 앓다'가 아니라 38 00:01:40.525 --> 00:01:43.925 '장애를 갖다'라는 말을 사용해야 합니다 39 00:01:43.925 --> 00:01:46.675 얼마 전 신문기사의 한 헤드라인에서 40 00:01:46.675 --> 00:01:48.925 '장님 코끼리 만지기식 교육'이라는 41 00:01:48.925 --> 00:01:50.675 글귀를 본 적이 있습니다 42 00:01:51.125 --> 00:01:53.475 '장님 코끼리 만지기식 교육'을 43 00:01:53.475 --> 00:01:57.575 '주먹구구식 교육'이라고 바꿔 쓸 수는 없었을까요? 44 00:01:57.575 --> 00:02:01.025 우리는 충분히 다르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45 00:02:01.025 --> 00:02:04.075 벙어리 냉가슴을 말 못 할 고민 46 00:02:04.075 --> 00:02:07.575 절름발이 성장을 불균형 성장으로 말이죠 47 00:02:07.575 --> 00:02:11.225 시대가 바뀌더라도 남아있는 과거의 언어는 48 00:02:11.225 --> 00:02:13.775 현재까지도 무의식적 차별 행위를 49 00:02:13.775 --> 00:02:16.525 허용하게 되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50 00:02:16.525 --> 00:02:20.275 일상에서의 표현부터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51 00:02:20.725 --> 00:02:24.975 혹시 '땡깡 부리다'라는 말의 어원을 아시나요? 52 00:02:24.975 --> 00:02:27.825 '땡깡'은 일본에서 온 표현으로 53 00:02:27.825 --> 00:02:30.525 그 뜻은 뇌전증을 의미합니다 54 00:02:30.525 --> 00:02:35.975 '땡깡 부리다'는 발작하듯 억지 행패를 부린다는 의미로 55 00:02:35.975 --> 00:02:38.175 일본어이면서 뇌전증 장애인을 56 00:02:38.175 --> 00:02:40.575 비하하는 뜻까지 내포되어 있으므로 57 00:02:40.575 --> 00:02:42.925 쓰지 않는 게 바람직합니다 58 00:02:42.925 --> 00:02:48.000 국립국어원은 '땡깡' 대신 '생떼'를 쓸 것을 권고합니다